- 분석을 시작하고 소비자 조사 방법을 사용하는 순간 그 제품의 모든 창조성이 사라져 버립니다. 계량적 시장조사를 통해 훌륭한 상품이 만들어진 사례는 전혀 없지요. 위대한 제품은 여러 위원회와 경영과정, 그리고 조사분석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열정적인 디자이너에게 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철학의 지지자들은 분석에 기반을 두지 않는 순간적인 통찰과 창조적인 직감을 혁신의 진정한 원천으로 여 기며 중시한다. 이와 같은 관점의 핵심에는 '직관적 사고', 즉 추론을 하지 않고 사물을 이해하는 기술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독창성과 발명의 세계다.
- 분석적 사고가 지배적인 조직은 이미 시도되고 검증된 것을 철저히 고수함으로써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바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직관적 사고가 지배하는 조직에서는 혁신이 빠르고 강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조직의 성장과 지속이 엄청난 문제에 부딪히기 쉽다. 직관에 치우친 기업들은사업을 체계화할 수 없어 직관력이 있는 개개인의 리더들과 함께 흥망성쇠의 부침을 겪는다.
- 제임스 마치는 조직이 주로 새로운 지식을 탐색하는 (이것을'지식의 각 단계에서 이동한다'고 표현한다) 탐구exploration' 작업에 집중하거나, 기존의 지식을 최대한 개발exploitation'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극대화(하나의 지식단계 내에서의 개선)에 집중한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활동 모두 엄청난 가치를 창조할 수 있고 어느 사업 조직에서나 성공을 이끄는 데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두 가지 작업을 한꺼번에 수행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조직은 개발과 탐구 중 한 가지 활동만을 선택해 집중한다. 그러나 선택하지 않은 활동을 배제하는 조직의 활동은 결국 스스로에게 손해를 입힐 뿐이다.
배타적으로 탐구에만 집착하는 조직은 비교적 단기간에 사라진다. 탐구 자체만으로는 더욱 깊은 탐구에 요구 되는 자금을 충당할 만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맥도날드의 최근 행보는 우리에게 유용한 교훈을 준다.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이라는 경험법칙으로부터 퀵서비스 라는 알고리즘으로 전환한 이후, 맥도날드는 햄버거와 프 렌치프라이, 그리고 셰이크로 이루어진 알고리즘을 제대 로 활용함으로써 기업을 성장시키고 강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르러 맥도날드는 고객들의 변화 하는 패스트푸드 취향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패스트푸드란 무엇인가?'라는 미스터리에 대한 원래의 해결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선하지 않은 것이된다. 기존의 알고리즘을 운영하는 데에만 매우 바빴던 맥도날드의 경영진은, 압력으로 익힌 고기, 기름에 흠뻑 젖은 감자튀김, 그리고 설탕이 들어간 우유보다는 건강에 유익한 음식과 좀 더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방향으로 많 은 고객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화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받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고객 회전을 빠르게 하겠다는 것이 맥도날드의 구호였지만, 고객은 맥도날드 자체로부터 빠르게 돌아섰던 것이다. '고객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미스터리를 개발했던 타코벨Taco Bell이나 서브웨이Subway를 비롯한 다른 체인점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맥도날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 진정한 해답은 사고의 세 번째 형태, 즉 디자인 씽킹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은 기존의 단계 안에서 지식을 정밀하게 다듬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지식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이 과정을 '비즈니스 디자인the Design of Business' 이라고 부른다. 디자인 씽킹에 관해서는 3장에서 자세히 탐구할 것이다. 여기서는 일단 디자인 씽킹의 핵심에 귀추논리 abductive reasoning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것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 활동했던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anders Peirce가 처음으로 제시했던 개념이다. 퍼스의 중요한 통찰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 혹은 아이디어를 미리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미래의 사건들이 일어나고난 뒤에만 그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다. 지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증명에 관한 일반적 정의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그것은 과거에 의존하는 잘못된 확실성이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가능한지를 질문하 면서 미스터리를 응시하는 것이다. 퍼스는 미스터리를 이 해할 수 있는 경험법칙을 상상하는 사고의 논리적 비약 또는 최선의 설명을 향해 추론하는 과정을 통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 맥킨지의 기사에서 올바르게 관측했듯이, 신뢰성 지향적 경영체계는 거대한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그러나 신뢰성 추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은 회사의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확고한 경영전략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은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고객들과의 친밀함을 대체할 수는 없다. 고객관리 시스템을 대하는 일이 마치 거대한 관료집단을 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다.
식스시그마와 통합품질관리 시스템이 현재의 상태에서 비즈니스의 낭비를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지식관리 시스템이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는 체계화하겠지만, 풍부한 상상력에 기인한 돌파구를 제시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 지식의 발전은 타당한 결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 어진다. 타당성을 추구하려면 전혀 다른 일련의 도구와 프로세스, 그리고 전혀 다른 종류의 조직이 필요하다.
이처럼 알고리즘의 한계를 지적한다고 해서 비즈니스 에서 알고리즘이 갖는 진정한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 니다. 기업이 경험법칙을 충분히 다듬어 지식생산 필터의 다음 단계인 알고리즘으로 끌어올릴 경우, 비용이 절감되고 효율성이 제고되며 결국 기업과 주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 기업 활동의 대부분을 알고리즘의 적용으로 규정하거나 오로지 알고리즘 활용만을 기업 활동으로 정의 하는 조직은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신뢰도가 대단히 높은 프로세스가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리라 기대한다고 가정해보더라도 그렇다.
신뢰도 높은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기업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것들이 작은 오차가 초래하는 비즈니스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가오는 미래가 과거와 비슷하지 않은 경우나 기존의 알고리즘이 더 이상 적절하지도 유용하지도 않게 되는 큰 변화가 일어났을 경우에 짊어져야 하는 위험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 그렇다면 타당한 예측이란 무엇인가? 이는 결국 진실인 것으로 밝혀지는 예측이다. 예측이란 언제나 '미래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측이 단정했던 미래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는 그 진위를 판단할 방법이 없다.
신뢰성으로부터 타당성을 추론하는 것은 귀납적 오류 inductive fallacy다. 이와 같은 오류 중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유해한 형태는 예측의 신뢰성이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수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999년 이전 첨단기술 기업에 관한 신뢰도 높은 예측은, 신생기업의 웹사이트에 사람들이 방문한 횟수와 그 기업이 고용한 엔지니어의 수가 훨씬 늘어남에 따라 해당 기업의 가치가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 9월 이후 이와 같은 기업가치 평가는 타당성이 없는 예측이었고, 타당하지 않은 투자로 이어졌음이 밝혀졌다.
- 신뢰성으로부터 타당성을 추론하는 사고의 문제점은 대다수의 실험결과와 경험적 연구결과에 등장하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조건이다.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는 인과관계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다른 맥락에서도 효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그 조건은 개 방적이며 통제되지 않는 시스템, 즉 우리에게 '세상'으로 알려진 곳에서 정확히 삶의 핵심이 된다. 하나의 상황과 다른 하나의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동일하지 않다.'
- 신뢰성에서 타당성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안전장치는 그저 간단한 추론의 한 단계가 아니라 훨씬 복잡한 귀추논리의 단계다. 타당성을 추구하는 일은 신뢰성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과거의 성공적 예측을 가설'로 간주하고, 미래에 대한 타당한 예측을 내놓으려는 작업에서 이 가설들을 조심스럽게 시험하고 이용한다. 따라서 '진정한 경험론자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가정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예외적 요소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일류 관찰자'이다.
- RIM은 '기업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무선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라는 거대한 첫 번째 미스터리를 해결 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이를 하나의 경험법칙, 즉 초기의 블랙베리로 이끌어냈다. RIM은 그 경험법칙을 밀고 나 가 알고리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 세계의 기업고객들 에게 스스로 만든 무선 통신 기기와 자신들이 소유한 네 트워크를 제공한 것이다. 지식생산 생산 필터를 통과하면서 RIM은 엄청난 규모와 효율성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RIM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 회로기판에서 호출기로, 다시 블랙베리로 변화를 거듭한 라자리디스는 원래의 미스터리를 다시 검토하는 작업을 계속했으며, 나아가 새로운 미스터리를 찾아내려는 노력 또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아무리 프로세스가 훌륭하고, 제품에 관해 아무리 잘 이해하고,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이고, 아 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언제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만 합니다. 우리가 시장을 바라 보는 시각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은 없는가? 혹시 우리 가 가진 정보가 불완전한 것은 아닌가? 왜냐하면 바로 이 러한 요인들이 우리의 덜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도 모르는 애송이가 우리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가 지고 도전하는 상황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들이 전혀 다른 전제에서 시작할 것이고, 우 리와는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의 생각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게 될 수도 있 다는 것입니다.”
-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전의 모델 혹은 모델들로 설명할 수 없는 데이터어떤 경우에는 단 하나의 사건를 관찰함으로써 떠오른다.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관찰한 사람 은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퍼스는 이 과정을 '최선의 설명을 위한 추론'이라고 불렀다. 추론의 진정한 첫걸음은 관찰이 아니라 궁금해하는 것이라고 그는 결론지었다.
- 퍼스는 자신이 주장한 추론의 형태를 '귀추논리'라고 이 름 붙였다. 귀추논리는 선언적 추론이 아니다. 무언가를 진실 또는 거짓이라고 선언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 다. 이는 양상논리 modal logic에 근거한 추론으로 무엇이 진실일 수 있는지를 가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자이너들은 본인들이 인식을 하건 그러하지 못하건 퍼스가 말한 귀추논리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적극적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찾고, 사람들이 이미 받아들인 설명에 도전하며, 가능성 있는 새로운 세계를 추측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은 대부분의 비즈니스 업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통념을 고작 사소한 잔소리 정도로 여기고, 마감기한을 불편하고 귀찮은 간섭 정도로 치부하는 변덕스럽고 활기가 넘치는 '창조적 유형'의 직원을 다루어야만 하는 중간관리자에게 디자이너처럼 되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은 사실상 '생산성을 낮추고 효율성을 떨어뜨리며 파괴를 일삼고 괴짜처럼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 매력적인 제안은 아닌 것이다.
- 메시지가 화면에 표시될 수 있는 상태가 된 후에 사용 자에게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과, 메시지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블랙베리가 성취한 눈부신 성과였다. 라자리디스는 이렇게 말한다.
화면에 표시되고 자판이 신속하게 반응하도록 했고 다양한 단축키들을 개발했습니다. 우리는 사용자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대단히 가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노력을 여기에 쏟았습니다. 사용자가 블랙베리를 아주 쉽게 사용하고, 또 불필요한 동작을 최대한 줄여 소비자들이 쉽게 손에 익히도록 했습니다. 습관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우리는 사용자의 동작을 최적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았습니다. 다른 모든 요인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습니다.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하는지에 관해 신경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경쟁사들은 휴대용 기기에 어떻게 무선호출 시스템을 추가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을 부과할 수 있을지, 그리고 소비자 들에게 어떻게 알림 신호를 보낼지 등의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일은 사용자에게 메시지의 주요 내용을 전달하고 스스로 어떻게 할지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G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브랜드 74에 관한 지혜를 문서화한 일을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지식이 오랜 기간 P&G에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면서도 '동시에 문서화 작업이 가장 적게 이루어진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브랜드 구축에 관한 노하우가 가장 많이 문서로 남겨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경험법칙을 적용하는 담당자들이 경험법칙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무시하는 데서 생긴 오해이다. 브랜드 구축의 원리 대부분을 알고리즘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P&G는 이와 같은 인센티브를 체계적으로 제거했다.
'브랜드 구축의 기본 체계는 두 가지를 목표로 한다. 첫 번째는 이건에 높은 보수를 받는 엘리트 경영자들이 했던 각업의 상당 부분을 하위 마케팅 담당자들이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엘리트들이 불필요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이전에 수행하던 작업 중에서 기계적으로 반복하던 부분을 부하 직원들에게 넘 겨줌으로써, 엘리트 경영자들은 브랜드 구축 기본체계의 두 번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그들이 가진 재능의 상당 부분을 다음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작업에 투입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또 다른 브랜드를 만들거나 기존의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들 경영자 중 일부는 새로운 미스터리를 탐구하는 작업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영자들은 P&G 의 미래를 개척하는 역할을 맡는다. 브랜드 구축의 경험법칙을 알고리즘을 향해 발전시키면서 조직이 미래에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런 고약한 문제와 씨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핵심 연구자인 빌 벅스턴은 이렇게 설명한다.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혹은 그 이상으로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치를 발한다.”
- 디자이너들은 '사용자들이 온종일 사용하는 의자와 어 떻게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미스터리의 연구를 세심 하게 진행했다. 그들은 그 세심한 작업을 새로운 디자인 에 대한 사고의 논리적 비약을 위해 산업디자인 분야에 대한 자신들의 깊이 있는 전문성과 결합시켰다. 이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사전에 성공 여부를 증명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스텀프는 이렇게 말했다. “에어론만의 새롭고 독창적인 외관을 창조하기 위한 세심한 디자인이 중요했습니다. 경쟁사들의 인체공학적 의자들은 모양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에어론의 디자인 전략에서 가장 크게 고려한 부분은 차별화였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내놓은 디자인에 확신을 가졌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진짜 놀라운 사실은 다른 데 있었다.
- 디자인 책임자인 로브 하비와 의자 부서의 사장 앤디 맥그리거Andy McGregor, 그리고 CEO 컴 캠벨Kerm Campbell이 혼란스러운 시장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의 논리적 비약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승인이 아니라 대대적 지지였다. 허먼 밀러는 에어론을 시장에 조금씩 유통시키며 출시하지 않고 대량으로 쏟아붓는 유통 방식을 취했다.
- 에어론은 사무용 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의자가 되었고, 다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품으로 선정되었다. 역설적으로, 사용자들이 의자처럼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던 제품이 새로운 인체공학 의자들이 모두 모방할 수밖에 없는 현대 의자의 대표적 상징이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스텀프와 채드윅이 제시한 논리적 비약은 그 타당성이 이미 입증되었다. 허먼 밀러의 구조와 프로세스, 그리고 허먼 밀러 문화의 타당성 역시 입증되었다.
- 랄리베르테는 새로운 형태의 서커스를 만들기 위해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는 조사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가 창조한 서커스 시장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84년 그러한 현실에 단념하지 않은 채, 랄리베르테는 13주에 걸쳐 퀘벡의 11개 도시를 순회하는 '태양의 서커스'를 출범시켰다. 순회에 나선 후 첫 번째 공연을 앞두고 서커스 텐트의 붕괴와 만성적인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등 초기에는 고군분투했으나, 1990년 '누벨 엑스페리앙스 Nouvelle Experience', 다.시 말해 새로운 경험이라고 불린 쇼를 선보이면서 정상궤도에 올랐다. 쇼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청중들은 공연에 열광했다. 쇼의 타이틀 역시 적절했다. 사람들은 그와 유 사한 쇼를 이전에는 전혀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태양의 서커스'는 하나의 쇼를 순회 공연하는 극단에서 여러 개의 순회공연단을 동시에 운영하는 조직으로 빠르게 변신해갔다. 몇 년 지나지 않아 '태양의 서커스'는 일회성 거리공연에서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상연되는 쇼로 발전했다.
- 고객들에게 동일한 유형의 쇼를 계속 전달하고 싶은 유 혹이 분명 강했을 것이다. 랄리베르테와 동료들은 거의 10년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쇼를 개발하는 데 투자했 다. 그러나 랄리베르테는 똑같은 쇼를 반복하고 싶은 유 혹을 뿌리쳤다. '태양의 서커스가 계속 공연되는 동안 그 는 쇼를 더욱 창조적으로 변화시키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훌륭한 쇼에 변화를 가하게 되면 결국 회사가 붕괴될 것이라는 반발이 자연스레 따랐다.
- 1991년, 랄리베르테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설 쇼 미 스테르 Mystere'를 창조했다. 언제나 그랬듯, 많은 사람이 그의 아이디어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도박을 하려고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사람들이 도박테이블과 슬롯머신으 로부터 두 시간 정도 떠나서 수준 높은 쇼를 관람할 것이 라는 그의 발상을 비웃었고, '태양의 서커스'가 상설 쇼를 마련할 능력이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2006년, 랄리베르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스테르는 사막에 꽃을 심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커다란 위험이었으나, 아름답고 창조적인 도전을 하 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연출을 배워 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창조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고 믿었습니다.”
미스테르는 라스베이거스 사람들에게만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의 관광객들이라면 반드시' 관 람해야만 하는 그곳의 상징이 되었다.
- '백지상태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하 는 기업은 CEO 사무실의 주인으로 디자인 씽킹 능력자를 앉히려 한다. 그러나 RIM의 라자리디스 혹은 태양의 서커스의 랄리베르테가 수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CEO 가 곧 제품디자인의 구루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대신, 라자리디스와 랄리베르테가 그랬듯이, CEO는 기업 내부에서 신뢰성과 타당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수호천사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조직의 구조, 프로세스, 그리고 규범을 구축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 깊이 있고 사용자 중심적인 이해를 위해 참여관찰 방법을 사용하는 민속지학자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디자인 씽킹의 필수적 도구다. 얕은 이해는 현재의 모델을 확인하고 계속 사용하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으며, 지식을 발 전시키기보다는 경직시켜 버린다. 경영자로서 고객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데이터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그런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만 한다. 소비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은행 스타벅스 코인 (0) | 2022.03.09 |
---|---|
새로운 금융이 온다 (0) | 2022.03.03 |
최고의 혁신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0) | 2022.03.03 |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0) | 2022.03.03 |
테슬라 쇼크 (0) | 2022.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