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이 통째로 무지한 경우도 있습니다. 1980년대에 일본의 경영컨설 턴트였던 신고 시게오는 '무지의 빙산(The Iceberg of Ignorance) 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조직의 문제 인지 정도를 빙산에 비 유한 개념인데요. 빙산의 일각만이 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것처럼 조직 의 최고 경영진이 인식하는 문제는 조직 전체가 가진 문제의 일부에 불 과하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수면 아래에 숨겨진 큰 부분 즉, 조직의 보다 큰 문제는 조직을 구성하는 하위 계층이 더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신고 시게오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그가 통계를 집계한 결과, 최고 경영 진(Top Executives)은 조직 내 문제의 약 4퍼센트를, 중간 관리자(Middle Management)는 약 9퍼센트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하위 리더인 감독자(Supervisors)는 약 74퍼센트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현장 직원(Front-line Employees)은 거의 모든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조직의 문제들은 최고 경영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조직의 무지 역시 개별 리더의 역할을 방해하는 커다란 요소입니다. 

- 리더의 자리는 남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노출된 위치입니다. 축구나 농구 경기장 등에 가면 감독은 선수들과 같은 팀이지만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습니다. 대체로 정장을 갖취 입고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그리고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중들과 상대팀이 지켜봅니다. 이때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요? 바로 자신 의 모든 언행이 승리와 패배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리더는 자기가 어떤 모습을 팀원들에게 보여야 하는지, 그 모습이 조직의 승리에 얼마나 어떻게 도움이 될지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리더의 책임은 반성이고 결단이며 개선입니다. 리더는 알아야 합니다. 무책임한 리더에게 세상은 몇 번씩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한 번 책임을 진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만일 자신의 오판으로 인해 조직이 추진한 일이 실페했다면 책임을 회피할 것 이 아니라 철저히 책임을 짐으로써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불명예를 회복 하고 조직 차원에서는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움습니다. 

- 리더가 심리적 불안을 겪을 때 내리는 결정은 오판이 되기 쉽습니다. 평평한 바닥에서 차분히 앉아 체스를 두지 못하는데 상대의 다음 수가 보일 리가 없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에 '리더십 사고방식을 바 꾸는 세 가지 열쇠(Three Keys To Shift Your Leadership Mindset)'라는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리더들에게는 대표적인 리더십 방향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문제-반응 리더십이라고 합니다. 가령 문 제가 발생하면 리더에게 다양한 종류의 두려움이 생깁니다. 이후 그들 은 문제에 대응하고, 그러고 나면 문제는 조금 작아집니다. 리더의 두려 움도 함께 줄어들지요. 반대로 리더가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다시 문 제는 커지고 그때 리더는 커진 문제에 더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여기서 리더가 느끼는 두려움은 총 네 가지입니다. 거부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감정적 불편함에 대한 두려움, 오류(틀림)에 대한 두 려움이 그것들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리더십 서클의 사장 베시 레더먼(Beisy Leather- man)은 이런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 신체 상태를 먼저 점검하라고 조언합니다. 두려움을 느끼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데, 이런 신체적 반웅을 체크하면서 '나는 무엇이 두려운가? 왜 그런 K 려움을 느끼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계속 나아가고 싶은가?'라 고 스스로 질문해 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에 이 름표를 붙이는 순간 그 두려움은 해소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접근 법을 통해 우리는 정신과 신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 다. 즉, 멘탈을 지키려면 피지컬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 말은 할수록 좋아지기 때문에 계속 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 처음에 말을 거는 방법과 말을 듣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또 나의 말이 듣는 이에게 어떻게 해석되는가도 생각해야 한 다. 말은 사람의 지성을 자극하기 때문에 말을 논리적으로 구 성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동시에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에 사 람의 심리도 알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도 잘 알아야 한다. 여러분 자신과 상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결국 말하기 는 인간관계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 2009년 2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는 "왜 훌륭한 리더들이 나쁜 결 정을 하는가(IWhy Good Leaders Make Bad Decisions)"라는 글이 실렸 습니다. 이 글에서는 리더에게 '부적절한 자기 이익이나 '왜곡된 애착 대상이 있을 경우, 또는 '잘못된 기억을 하고 있을 경우에 바른 결정을 내리 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서 부적절한 자기 이익은 우리말로 쉽게 표 현하자면 사심입니다. 두 번째 경우인 '왜곡된 애착 대상은 조금 더 복잡 한데, 가령 경영진이 자신이 근무한 부서를 매각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 우가 바로 부적절한 애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편 '잘못된 기억이란 현재 상황과 관련이 있고 유사해 보이지만 우리의 사고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기억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기억은 중요한 차이점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만듭니다. 즉, 다른 상황에서 작동해야 할 다른 기억이 예 전의 잘못된 기억으로 대체되어 객관성을 상실하는 경우입니다. 이 세 가지 경우의 공통점은 리더의 마음에 잡념을 채우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리더는 자기만의 특별한 이익이 존재할 경우, 그 이익이 금전적인 것이든 명예나 자부심과 관련된 것이든 잘못된 결정을 내립니다. 또한 리 더가 특정한 사람이나 대상에 애착을 가질 경우에도 잡념이 눈앞을 가려 잘못된 결정을 내립니다. 리더가 잘못된 기억을 소환해 잘못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잡님의 방해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리더라면 바쁜 업무를 소화하면서도 차분하게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자기만의 시간과 장소를 만들어 두고 그곳에서 자기 자신을 돌보 는 것은 물론이고 커다란 결정을 내리기 전 상황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이때 장소가 반드시 조용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백색소음이 있는 곳 도 좋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도 괜창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성찰 이라는 거창한 말을 안 쓰는 이유는 리더가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면 오히려 잡생각이 더 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신이 편하다고 여기 는 곳에서 차나 커피를 한 잔 앞에 놓고 느슨한 마음으로 집중할 수 있 으면 됩니다. '코끼리만 생각하지 말라:'라고 하면 코끼리만 생각나는 것 처럼 리더에게 지나친 침잠을 강요하면 오히려 그 여백 속에서 불필요한 잡념이 떠오르기 쉽습니다. 제 경우에는 운전을 하며 음악을 들고 생각 을 흘려보내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곤 합니다: 잡념을 없앨 시간과 장소를 택했다면 리더는 이제 자신의 생각을 시 각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종이에든 테블릿에든 본인이 해야 할 결 정과 주변 상황을 그려 보길 권합니다. 우리 머릿속은 생각보다 체계적이 지 않습니다. 순서도나 '디시전 트리(Decision Trec)를 만들어 '로지컬 씽킹(Logical Thinking)을 하는 이유는 체계적이지 않은 우리의 사고 경로를 최대한 단순화함으로써 논리적 체계를 세우려고 하는 것입니다. 

- 사실 리더의 결정 능력은 리더가 얼마나 옵션을 잘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리더는 옵션을 아래에서 만들어 주는 대 로 받아 고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팀원의 옵션에 자기만의 내공을 더해 더 좋은 옵션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정을 잘하는 리더 는 최고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의 질을 극대화하는 리더입니 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즉, 고도의 해결책이 필요할수록 옵션은 더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합니 다. 좋은 결정이란 주어진 메뉴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메뉴에 없던 맛있는 음식을 새로 만드는 것입니다. 리더의 창의력은 예술적 창 의력이나 기술적 창의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얼마나 다양한 옵션을 생각해 낼 수 있는지를 가리집니다. 선택지들이 좋으면 조직 내에서도 건강하고 생산적인 논쟁이 일어납 니다. 그동안 제가 현장에서 본 뛰어난 리더들은 기발한 창의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낼 엉뚱한 옵션들을 생각해 내거나 그 옵션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을 것 같다고 팀원이 보고하면 특정한 읍션만을 고집하기보다 보완해서 더 나은 옵션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결정을 잘 하고 싶다면 선택을 잘해야 하고, 선택을 잘하고 싶다면 옵션을 잘 만 들면 됩니다. 결정은 '옵션 게임(Option Gam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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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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