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반성문

경영 2020. 4. 29. 12:24

- 인지심리학자들은 리더가 빠지는 가장 위험한 함정이 알고 있다는 '착각'이라고 말한다. 리더는 오랜 실전 경험이 있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야말로 착각이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대다수 문제의 원인은 리더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며, 그 결과 성과도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리더라면 가장 먼저 자신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람에 대한 이해다. 구성원은 언제 동기가 유발되고 언제 동기가 사라지는가. 리더가 가장 크게 고민하는 성과도 마찬가지다. 성과가 무엇인 지를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을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지시하고 소통할 수 없고, 실행을 알지 못한다면 업무가 제대로 실행되도록 이끌 수 없 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모 르는 경우다. 리더가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므로 구성원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 는 오랜 실무 경험과 연구 끝에 '조직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절반이 실패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 이유가 안타까울 정도로 쉽게 이해된다. 리더가 변화를 추진하 기 위해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더라도 구성원은 과거와 똑같이 행동하기 때문이다. 꼭 맥킨지의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이런 성향은 오래전부터 통찰되어왔다. 톨스토이는 “모든 사람은 세상을 바꾸려고 할 뿐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공 격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세상이 변하지만 내가 변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예측 불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킨지와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이미 유일무이한 위험 회피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에 집중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맥킨지는 조직 내에 자리한 잘못된 사고방식의 원인을 찾고 그것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태풍이 불면 담을 쌓을 일이 아니라 풍차를 달아야 한다. 새로운 희망은 거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60퍼센트는 잘못된 커뮤니케이 션에서 비롯된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피터 드러커가 한 말이다. 커 뮤니케이션이란 기본적으로 '말하기'와 '듣기'로 이루어져 있다. 태어나서 옹알이부터 시작해 수십 년간 말하기와 듣기를 해온 우리는 왜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 해 그처럼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리더들에게 어떻게 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지 그 해법을 물으면 이런 답변이 돌아오곤 한다. “대화를 많이 하면 되지 않을까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런 접근법은 매우 상식적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가장 왜곡된 방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본 트리올대학의 앨라인 고셀린(Alain Gosselin)은 피드백 백래시 (Feedback Backlash) 현상을 말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욕심이 있는 리더가 한 번의 커뮤니케이션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아 너무 자주 하는 경향을 보이면, 구성원은 그가 전하는 정보의 양에 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심할 경우 구성원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리더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피하거나, 리더가 말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리더가 단기간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혹은 성과 창출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에 지나치게 집중할 때 자주 나타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떨어뜨리는 부작용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는 구성원과 많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커뮤니케이션 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혼자 떠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조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시행착오, 실수, 누락, 중복은 대개 리더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구성원이 그것을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구성원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가? 구성원이 자꾸 엉뚱한 짓을 하는 가? 그렇다면 리더인 자신에게 질문해봐야 한다. “내가 전하려 는 메시지 안에 내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는가? 그것을 구성원 이 충분히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반대로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인지, 꼭 해야 할 말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꼭 해야 할 말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간단하다. 구성원이 내 말을 듣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결과에 이르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한다면 내 생각이 잘 전달된 것이다. 반대로 리더 자신은 제대로 말했다고 생각하는데 구성원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누구의 문제일까? 거의 모든 경우 리더의 문제다. 이럴 때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 전달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생각의 정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리더 스스로 정의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은 구성원이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 회의(會議)'는 모여서 의논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정말로 필요한 회의는 무엇을 하는 회의인가? 모든 리더가 조직의 경쟁력을 논하고 성과를 말하지만 정작 내부의 쓸데 없는 회의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성과를 창출할 시간을 좀먹고 있다.회의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글로벌 리더의 노력은 필사적 이기까지 하다. 생활용품 제조회사 프록터앤드갬블을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앨런 래플리 회장은 평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가 직접 회의 자료에 대한 피드백을 줄 테니, 보고서를 세장으로 줄여 회의에 참석하십시오. 만일 회의 안건에 대해 충 분히 이해하고 고민했다면 한 장으로 줄여도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완전히 없애십시오." 무엇이 문제인가? 리더는 자신에게 질문할 필요가 있다. 나 는 지금 꼭 필요한 회의를 하고 있는가?' '회의란 무엇인가?' '왜 회의가 필요한가?' '모여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 에 답하고 정의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현재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KPI는 원래 전사의 계획과 실행을 관리하기 위한 툴로 개발 있다. 그 이름대로 수많은 성과 지표 중 현재 전략에 가장 필요한 핵심 지표를 찾아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지나치 게 포괄적이 되기 쉬워 부서 간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 이 있다. 게다가 위에서 정해진 KPI가 실행 부서로 내려오면서 KPI를 위한 KPI가 새끼를 치듯 늘어나 원래 목적보다는 관리 를 위한 툴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중 간관리자에게 KPI의 효용을 물으면 쓴웃음만 짓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다음과 같이 KPI의 맹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 진정한 성과가 외면당할 수 있다.
• 도전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책임 회피를 조장할 수 있다.
• 편법과 꼼수 활용을 부추길 수 있다.
• 직원들의 편법을 조장할 수 있다.
• 단기적 성과만 추구하게 만들 수 있다.
• 유연한 관리 환경을 해칠 수 있다.
• 우리 부서의 KPI가 다른 부서의 성과를 방해할 수 있다.
• 성과를 올리기 위해 도입한 KPI가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 결국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동기유발이 됐는가 되지 는가'가 아니라 '어떤 동기가 유발되어 있는가'라는 점이다. 동기유발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예를 들어 해외 근무를 발령받은 구성원이 있다고 하자. 그는 왜 하필 내가 해외 근무를 해야 하는가'라는 내면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답할 수 있다.
• 즐거움: 해외 근무해보고 싶었어! 얼마나 멋진 경험일까?
• 의미 : 도전하는 건 의미 있잖아! 이거야말로 기회야!
• 성장: 앞으로 내 경력에 있어서 이번 해외 경험이 큰 도움이 될거야!
• 정서적 압박: 안 간다고 하면 회사에 찍힐지도 몰라.
• 경제적 압박: 해외 근무하면 수당 더 준다는데 가야지.....
• 타성: 회사에서 가라고 하면 그냥 가야지, 뭐.....
무엇이 다른가? 동기유발 요소가 다른 것이다. 위의 여섯 가지 요소가 스펙트럼을 이루며 그 사람을 일하게 한다. 여기서 '즐거움, 의미, 성장'은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성과를 끌어올리는 동기, 즉 고차원 동기다. 이런 동기를 가지게 되면 구성원은 도전 의식을 품게 되고 자신의 비전을 찾게 된다. 반면 그다음 요소인 '정서적 압박, 경제적 압박, 타성'은 업무와의 관련성이 낮고 주로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저차원 동기다.
- 동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것이 촉발되고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지속성'이 중요하다. 한 번 행동하거나 움직였다고 해서 그것을 동기가 유발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장기간 그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 그 것이 바로 진정한 동기유발이다. 그런 면에서 상사의 격려를 통한 내적 동기가 작동했을 때 5주간이나 생산성이 유지된 경 우가 진정한 동기유발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순간적으로는 생산성이 오르지만 이내 다시 떨어진 경우는 지속성을 가진 동 기유발이라고 볼 수 없으며 한순간의 흥미 혹은 잠깐의 관심에 불과하다. 이런 흥미와 관심만으로 조직을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동기를 이루는 동기 스펙트럼과 총동기 지수를 이해했다면 이를 리더십에 활용해 조직의 성과를 향상하는 매우 강력한 리 더십 툴로 활용할 수 있다. 총동기 지수를 개발한 팀은 연구 범 위를 리더십으로 확대하여, 조직을 이끄는 데 있어서 저차원 동기와 고차원 동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리더를 네 가 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거래형 리더다. 이들은 고차원 동기는 방치 하고 저차원 동기만을 활용하는 리더십을 펼친다. 착한 행동에 는 보상하고 나쁜 행동에는 처벌과 위협을 가해야 한다는 믿음 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명령하고 통제하는 성향을 보인다. 자 신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능력주의 리더십을 펼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높은 정서적, 경제적 압박감과 타성을 조장한다.
두 번째 그룹은 '무관심한 리더'다. 이들은 고차원 동기도 저 차원 동기도 활용하지 않으며 다만 조직에 문제가 발생할 때만 관여한다. 팀이 자유를 원한다고 믿는 성향이다.
세 번째 그룹은 '열정적인 리더다. 이들은 저차원 동기와 고 차원 동기를 가리지 않고 활용하며 팀을 위해 열정적으로 뛰어 다닌다.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보는 리더들이 이에 속한다. 열정적 인 리더들은 구성원을 아끼기도 하지만 때로 협박과 회유도 불 사한다. 그런 행동이 모두 조직과 구성원이 잘되기를 바라는 좋 은 의도와 열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매우 인간적인 리더들이다.
네 번째 그룹은 '파이어 스타터(Fire-starter) 리더다. 이들은 글자 그대로 불꽃을 당기는 리더들이다. 저차원 동기는 가급적 피하고 고차원 동기를 통해 열정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네 가지 유형의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총동기 지수를 측정한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거래형 리더의 경우 총동기 지수가 마이너스 1점을 기록했다. 플러스 요인인 직접 동기보다 마이 너스 요인인 간접 동기만을 주로 활용한 결과다. 그런데 두 번 째와 세 번째 그룹 리더들의 점수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무관심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총동기 지수는 11점을 기록한 반면 구성원에게 열정을 가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리더가 이끄 는 조직의 점수는 그보다 조금 나은 14점을 기록했다. 이 세 가지 결과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간접 동기를 활용할 바에는 차라리 방목하는 무관심한 리더가 되는 것이 조직의 성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열정적인 리더가 무관심한 리더보다 조금 나은 총동기 지수를 기록했지만 리더의 에너지 소모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무관심한 리더가 되는 편이 낫다.
-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무리 고차원 동기를 활용하더라도 저차원 동기를 함께 활용한다면 총동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는 의미다. 저차원 동기에는 우리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인센 티브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리더는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리더의 시간과 에너지는 구성원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 효과적이라 함은 반드시 결과와 연결되 어야 한다는 뜻이다. 리더는 결과가 나오는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 하느냐는 조직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네 번째 리더인 파이어 스타터 리더의 경우 총동기 지수는 38점을 기록했다. 다른 세 그룹의 리더가 이끄는 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점수를 보인 것이다. 이는 고차원 동기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차원 동기 활용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왜 많은 리더가 고차원 동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일까?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저차원 동 기에 집중하게 되고, 그런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총동기가 낮 아지고 성과가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것이다. 리더가 동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연구다.
- 역량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리더는 구성원에게 '성과 목표보다 성장 목표'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에게 “오늘은 어 떤 새로운 것을 배웠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짐으로써 성장 목표를 꾸준히 환기해주어야 한다. 미국의 이삿짐 운송 업체인 젠틀자이언트(Gentle Giant)는 구성원의 역량감을 키워줌으로써 기업을 발전시켜나갔다. 이 회사는 현장에서 50여 가지 기술 훈련을 하는데, 한 가지 기술을 습득할 때마다 '마스터(Master)' 라는 도장을 찍어준다. '당신의 능력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라 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구성원이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끼고 역량감을 맛보게 한다.
- 조직에서 구성원이 일에 미치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 차원 동기를 충족해주면 되는데, 이는 자율감, 유대감, 역량감 이 향상될 때 가능하다. 앞서 설명한 자율감, 유대감, 역량감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가 억압되면 전체가 흐트러지는 구조다. 하지만 이 구조를 끼는 일이 조직에서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리더는 구성원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그의 의견은 무시하고 자기 의견만 반영하여 수정하거나, 모든 일에 간섭함으로써 구성원의 자율 감을 억압하는 것이다. 또 구성원의 감정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기 증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유대감을 억압한다. 더 나아가 과도하게 업무에 참견하여 구성원이 스스로 무능을 탓하게 하고 자신의 능력이 의심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역량감을 억압하기도 한다. 고차원 동기의 유발은 결국 리더의 몫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일을 못 할까'가 아니라 내가 왜 저 사람이 일을 못하게 만들었을까'를 되물어야 한다. 지시하는 리더보다는 질문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모든 행복감은 강압적인 지시로 인해 사라져버리고 만다
- 닐 도시는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두 가지 종류의 성과를 설명한다. 하나는 '전술적 성과(Tactical Performance)'이고 다른 하나는 '적응적 성과(Adaptive Performance)'다. 전술적 성과는 조직이 계획한 전략 혹은 전술을 통한 성과를 말한다. 예상된 상황에 대응하는 힘으로서 실행력과 관련된다. 반면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실행해 얻은 성과를 말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힘으로서 적응력과 관련된다.
- 성과에 대한 리더의 생각은 종국에는 구성원의 역량에도 영 향을 미치게 된다. 조직 문화 전문 컨설팅 회사인 베가팩터(VegaFactor)의 공동 창업자인 린지 맥그리거(Lindsay McGregor)는 전술적 성과를 강조했을 때 구성원의 역량이 어떻게 저하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한다. 먼저 전술적 성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목표와 계획에 집중한 채 구성원에게 복종과 성실, 전문성을 요구한다고 해보자. 이는 역설적으로 구성원이 일의 본질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는다.
- 구성원은 어느 정도의 역량과 동기를 가졌는지에 따라 네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 스타형: 역량도 높고 동기도 높은 구성원,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
• 까칠형: 역량은 높지만, 동기가 낮은 구성원, 하면 잘하지만 웬만해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 측은형: 역량이 낮지만, 동기가 높은 구성원, 열심히 하지만성과가 나지 않는다.
• 혼수상태형: 역량도 낮고 동기도 낮은 구성원, 한마디로 블랙홀, 하지만 어느 조직에나 존재한다.
(1) 스타형 구성원은 임파워먼트 리더십을 적용해야 한다. 말 그대로 믿고 맡겨야 한다. 이런 구성원은 의욕이 넘치고 일에 대한 주인의식이 강하며, 일의 의미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왜'의 의미를 설명하고 일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주어야 한다. 또한 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적당한 때 피드백을 제공하여 일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까칠형 구성원은 자율적 리더십을 적용해야 한다. 이런 구성원은 가능하면 지시를 줄이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비록 간단한 일이라도 자기 결정하 에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권을 넘겨주는 전략 이 필요하다. 또한 주기적으로 일대일 면담을 하고, 개인적인 일과 성과에 관한 생각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피드백도 제공해 야 한다. 이런 구성원이야말로 조직에 정말 소중한 자원이므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3) 측은형 구성원은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런 구성원은 조직의 미래 주역이 될 인물이다. 비록 지금은 역량이 떨어져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지만, 열정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역량이 뒷받침된다면 스타형 구성원으로 발전할 가능 성이 크다. 이들에게는 가능하면 세심하게 업무 지시를 해야 하며,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이들에게도 주기적인 일대일 면 담을 통해 건설적인 피드백과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4) 혼수상태형 구성원은 구체적인 지시와 밀착형 감독이 필요하다. 파레토 법칙에 따라 어느 조직에나 이런 그룹이 존재. 아무리 저성과자를 가려내도 조직에는 항상 혼수상태형 구성원이 생기게 마련이므로 이들을 버리고 갈 수는 없다. 이들 중에서 다른 단계로 발전하는 구성원을 길러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런 구성원들에게는 멘토제를 활용하여 일을 배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프로세스'와 '프레임워크'라는 차원에서 생각과 고민은 결정적 차이가 있다. 생각에는 사고의 프로세스가 있으며, 그 프로세스를 온전히 장악하는 프레임워크라는 것이 존재한다. 프로세스란 생각을 밀고 나가는 일정한 흐름과 방향을 의미하며, 프레임워크는 그 생각을 다루는 일정한 뼈대나 틀 혹은 체제를 의미한다. 우리 의 생각이 진정한 생각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프로세스와 프레임워크 안에서 다뤄야 한다. 우리는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매우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때로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의 외형적 특성일 뿐, 생각이 제대로 작동하고 그것이 현실에서 힘을 얻기 위해서는 공학적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져야 막연한 고민에서 오는 불안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 구글은 34개국 1만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8개의 핵심 경영 기법을 연구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기업 들이 경영 어려움에 빠지는 이유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구글은 세 가지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 더 나은 방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부족
• 더 나은 방법을 채택하기 위한 기술의 부족
• 새로운 방법을 채택하기 위한 신뢰의 부족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회사의 문제 해결 능력을 좌우하는 것은 매우 사소한 사항이었다. 위기 상황에 직면했으면서도 인식이 부족하거나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여기에 구성원들 사 이의 신뢰 부족이 회사를 악화일로로 걷게 한다는 점도 문제다. 회사가 무너지면 구성원의 인생도 큰 타격을 입는 마당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원초적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 KPI는 문제점과 문제 영역을 특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 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 니다.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을 해야 병이 낫는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OKR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 세스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OKR의 역할이다. 자동차는 대시보드 정보와 내비게이션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완벽한 운행이 가능하다. 조직 관리도 마찬가지다. KPI와 OKR 이 서로 완벽하게 보완을 이루어야 혁신과 성과 관리가 가능하 다. OKR를 고안한 인텔의 앤디 그로브는 그것이 다음의 두 가 지에 대한 답변이라고 말한다.
• Objective(핵심 목표) : 무엇을 이룰 것인가?
• Key Result(핵심 결과) : 어떻게 이룰 것인가?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핵심 목표라면 1년 이내 달 착륙 모듈을 완성하는 것이 핵심 결과일 것이다. 핵심 목표는 거대하고 의미심장해야 하며 구성원의 도전 의식을 유발해야 한다.
- KPI와 OKR의 차이점
(1) KPI와 OKR은 실행 목적이 다르다.
KPI는 성과 관리와 평가 그리고 평가에 의한 보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반면 OKR은 철저하게 목표 달성에 목적을 두며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2) KPI는 과거 업무 평가, OKR은 미래 실행 계획
KPI가 과거 지향적이라면 OKR은 미래 지향적인 특성을 보 인다. KPI는 성과 관리와 평가, 보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지난 시간 동안 구성원이 얼마나 일을 잘했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피게 된다. 조직에서 이런 평가 지표들은 한 번 짜이면 1년 동안 바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가하는 데도 상당히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OKR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보다는 미래의 행동, 즉 실행 계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3) KPI는 목표 달성 여부, OKR은 목표 설정 여부
OKR은 100퍼센트 목표 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도 리어 60~70퍼센트 목표 달성을 추구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는 목표를 설정한 뒤 60~70퍼센트를 달성했다고 하면 매우 실 망스러울 수 있다. 겨우 반타작을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OKR에서는 이 정도 수준만 해도 매우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OKR의 경우 조직이 원하는 것을 정해놓고 큰 틀에서 설정한 목표이기 때문에 100퍼센트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앞으로 달려나갈 여지가 있다'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구성원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을 준다.
(4) KPI는 1년 단위 하향식, OKR은 분기 단위 상향식
KPI는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수립되며 경영진이 결정해 아 래로 내려보낸다. 이런 이유로 하위 조직에서는 운용의 묘를 살리기보다는 목표 달성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OKR은 상황에 따라 분기별, 심지어는 월 단위로도 변경할 수 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1년 단 위의 과거 일을 평가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당장 다음 달에 해 야 할 일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일은 역시 실무진이 가장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결과를 실행해야 하는 실무단위에서 계획을 세우고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접근법을 취한다.
-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것은 좋았고, 저것은 별로였어”라고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자신을 반성하고 변화의 계기로삼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왜 잘못했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과거를 반성하고 평가하는 것은 KPI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OKR라고 보면 된다.
- 효과적인 OKR 활용을 위한 세 가지 원칙
첫째, 시행 전에 구성원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OKR에 대한 충분하고도 본질적인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KPI나 OKR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은 “또 새로운 지표를 도입한다고? 더 골치 아프게 생겼군” 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가뜩이나 KPI 때문에 피가 마르 는데, OKR까지 도입한다고 하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구 성원에게 OKR이 목표 관리를 도와주는 툴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시키고 공감대를 유발해야 한다.
둘째, OKR을 구성원을 평가하는 기준이나 잣대가 아니라 피드백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네 OKR을 보니까 일을 열심히 안 한 것 같군!”라고 말하면 OKR을 평가 기준으 로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자네의 이번 분기 OKR을 보니 두 번째 핵심 결과가 완성되지 못했더군.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다음 분기 OKR을 어떻게 설정할지 함께 고민해보세!”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을 피드백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일 수 있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효과가 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OKR 활용법이다. OKR을 인센티브와 연결해서 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면 관리자들은 인센티브가 없는데 직 원들이 열심히 일하겠느냐며 반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OKR 은 KPI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조직에서 인센티브는 KPI 에 의해 결정되는데, OKR을 인센티브와 연결하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OKR은 KPI를 달성하기 위해 더 세부 적이고 실천적 목표와 결과물을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인센티 브가 있어야 구성원이 열심히 일한다는 관리자의 인식 자체가 큰 오류와 착각이다. 인센티브를 통해 구성원을 관리하는 것은 조직 문화 차원에서도 매우 저급한 관리 방법이 아닐 수 없다. OKR을 사용할 때 인센티브와 연계하지 않는 것은 구성원이 지켜야 할 본연의 업무를 통해 존경을 받고 자아실현을 이루게하는 리더의 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여기에 인센티브가 개입되면 이 욕구의 발전 단계가 오염되고, 결국 구성원은 더 높고 가 치 있는 욕구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인센티브라는 외적 동 기가 구성원의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이제 구성원들이 인센티브라는 낮은 수준의 동기유발이 아니라 OKR을 통한 목표 달성이라는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인센티브 같은 저차원 동기가 아니라 재미, 의미, 성장과 같은 고차원 동기가 더 큰 동기를 유발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어떤 툴을 사용하느냐보다 먼저 새겨야 할 것은 사람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리더는 사람 전문 가 되어야 하고 구성원은 '업무 전문가'로 키워야 한다.
- 피터 드러커는 리더의 덕목으로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며, 목표의 명확성을 강조했다.
둘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며, 리더 자신과 조직의 역량을 강조했다. 마지막으 로 그 일을 자신이 처리하지 않는다', 즉 리더의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리더는 생각을 명확히 정리하고, 효율적이 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이 핵심에 집중하여 목 표를 완수해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유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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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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