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도구의 시대

사회 2021. 7. 31. 19:45

- 아인슈타인은 미지의 대상과 영역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라. 아인슈타인은 이 말을 하고 곧바로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지식은 우리가 지금 알고 이해하는 모든 것에 한정되어 있지만, 상상 력은 온 세상을 포용하며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앞으로 알고 이해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상상력은 지식에 기반을 둔 논리적이고 확률적인 상상력이다. 논리적이고 확률적으로 상상하는 이유는 아직 발견하지 못 한 지식을 알아내기 위함이다. 그러기에 철학적 상상력이다. 망상이 아니다. 미래 연구도 지식을 기반으로 한 철학적 상상력이다. 
- 철은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청동보다 다루기 어려워서 더 강력한 불이 필요했다. 히타이트족도 우연히 인근 황야에서 불어오는 맹렬한 바람을 이용하는 행운을 얻어 최초로 철기를 만든 민족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알라시아의 금속공은 오랜 경험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커다란 풀무에 숯을 넣어 철을 녹일 만한 불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철을 가공하는 기술이 개발되자 구리보다 몇 배는 더 단단한 물질인 철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각종 무기부터 농기구, 다양한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 전반을 바꿀 새로운 도구가 되었다. 철은 지구 도처에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강력한 불을 사용해서 철을 다루는 기술만 전파되면 철기 문명이 세워졌다. 페르시 아의 10만 대군과 그리스와 스파르타 연합군의 전쟁도 그리스 최대의 철광산을 놓고 벌어진 전쟁이었다. 자신들보다 300배 이상 넓은 영토를 보유한 페르시아에 맞선 전쟁에서 그리스와 스파르타 연합군이 대승을 거둔 것도 밀집전투대형(phalanx)을 갖춘 중장보병의 손에 최신 철제무기를 쥐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도구 덕택에 위대한 그리스 문명이 오랫동안 유지됐다.
- 산업혁명 시기를 구분하는 또 다른 기준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이자 미래 사회 변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온 제러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에서 기준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기준은 에너 지와 에너지 사용 기관이다. 부수적으로 네트워크도 거론했다. 1차 산업혁 명은 석탄 에너지와 이를 사용한 증기기관, 철도망(철도 커뮤니케이션)을 통 한 산업의 혁명적 변화다. 2차 산업혁명은 석유 에너지와 1890년대에 발 명된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기준이다. 부수적으로 전기 커뮤니케이 션(Electric Communication)이 석유 동력 내연기관과 연결되면서 대량생 산 시대를 가속화시켰다. 제러미 리프킨은 1990년대 중반부터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지금도 지속 중이라고 주장한다. 3차 산업혁명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이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다양한 지능형 동력 장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에서 시작된다. 제러미 리프킨은 시간이 갈수록 가정, 사무실, 공장에서 자신만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며, 모든 건 물이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니 발전소와 저장소로 변형되고, 지능형 에너지 네트워크 기술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에너지를 교환하고 매 매하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런 변화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자녀교육부터 산업과 비즈니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했다.
제러미 리프킨은 1, 2차 산업혁명이 중앙집권적이고 엘리트주의적 에 너지 체제였다면, 3차 산업혁명은 분산과 수평적 방식 혁명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지능적 분산 에너지 기술로 에너지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초기 설치 비용을 제외하면 에너지 비용도 대부 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서 제임스 와트에서 시작된 위대한 산업혁명의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차 산업혁명이 인류의 마 지막 산업혁명이라는 말이다. 이런 새로운 에너지 체계와 운영방식(분산, 협 업, 공유방식)은 산업 전반으로 파급되고, 공동의 이익과 노력을 가능케 하여,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생산방식과 융합되면서 높은 수준에서 의 지속 가능한 새로운 경제 상황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클라우 스 슈밥과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에 동의하는 반대하든 이들이 말하는 기술이나 변화의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 2001년 닷컴버블 붕괴 전, (현재의 테슬라처럼) 시스코(Cisco)라는 회사 는 투자자들에게 '인류가 만든 최고의 회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업 경영 전략도 뛰어났다. 변화를 선도하고 생존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기술 을 제외한 나머지 필요한 부문을 외부 인수 합병 전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도 보여주었다. 시스코는 인터넷 연결에 필수 장비를 세계 최고 기술로 생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시스코 주가는 2000년 에는 상장가의 1,029 배까지 상승했다. (참고로 테슬라 주가는 상장 후 최근까 지 100~130배 수준을 오가는 중이다.) 하지만 기술버블 붕괴가 일어나자 시스코 주가는 88% 대폭락했다.
테슬라의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동차 산업은 소비시장에서는 애국 상품군에 속하는 특성을 가진다. 현재는 전기자동 차를 판매하는 회사가 적고 테슬라의 기술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높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주요 선진국 자동차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면 테슬라가 지금처럼 시장을 독점하기 힘들다. 자동차 산업은 직접 고용은 물론이고 산업과 일자리 파급력이 크기 때 문에 선진국 정치인이나 정부가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앞서 예측한 테슬라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들이 얼마나 현실화 되느냐도 관건이다.
- 블록체인 기술이 완벽하다는 생각은 시기상조다. 블록체인 기술이 뛰어나고 미래 잠재력도 크지만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 블록체인도 단점이 있다. 블록체인은 기록된 평판'과 '기록된 데이터의 정확성만 보장 한다. 신용 전체를 보장하는 기술이 아니다. 개인 자체의 신용이나 기록되 지 않은 평판, 물건 자체의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이 아니다. 중재자 혹은 중개인의 사기를 피하고, 이들에 의해 발생하는 비용을 없애주는 기술이 다. 기록에 대한 신뢰성이 필요한 곳에서는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실물 자체를 속이면 조작된 실물에서 얻어낸 기록 자체가 오염되기에 장부(기록)의 신뢰성이 의미가 없어진다.
블록체인은 중재자나 중개인을 없애고, 보안 기술을 향상시키고, 데이터 관리와 감시 기술을 향상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지만, 시장 자체를 확장하는 기술은 아니다. 보안, 금융, 보험, 부동산, 자산관리, 투자, 무역, 유통, 환경, 농축산물 거래, 법, 저작권 등에서 이미 존재하는 기존 시장의 지배자를 교체하는 기술이다. 모든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개인의 소비 여력을 향상시켜주는 기술이다. 인터넷처럼 특수한 집단 의 경제적 이익을 개인에게 분산시켜주는 기술이다. 중재자, 중개인, 대리 인의 힘을 약화시키거나 역할을 없애고 소비와 거래의 주체인 개인의 영향 력을 향상시켜주는 기술이다. 경제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각종 거래 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개인의 직접 참여를 높여주는 기술이다.
중재자, 중개인, 대리인이 계속 유지되더라도 그들을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기술이다. 그들이 갖던 독점권을 약화시켜 지불 비용을 낮춰주는 기술이다. 중재자, 중개인, 대리인의 권력을 낮춰 개인과 동등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물론, 이런 긍정적 변화를 위해 지불하는 새로운 비용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30억 달러 가치의 비트코인을 보호하고 처리하 는 데 필요한 장비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1년 전기료는 1억 달러가 넘고 엄청난 분량의 탄소 배출이 추가로 발생한다. 하지만 중재자, 중개인, 대리인을 없애거나 축소하여 지불비용을 낮춘 대가를 에너지 비용으로 부담하는 격이다.
- 미래에 기업이나 특정 기관이 발행한 암호화폐 중에 살아남는 것들은 7가지 특징을 가질 것이다. 가상, 분권화, 오픈 소스 기반의 자생성, 익명성, 네트워크, 탈국경, 탈국가 화폐다. '분권화'는 기존 화폐와 달리 중 앙은행처럼 통제적 권력이나 통제적 금융 기관의 개입을 받지 않고 화폐 주조 및 발행, 유통, 관리 등이 서로 분리된 권한을 갖는 민간 주체들이나 참여자들 모두에 의해서 행해진다. 오픈 소스 기반의 자생적 화폐는 미래 에 살아남아 사용되는 암호화폐는 화폐 주조 및 관리 소스들이 오픈 소스 로 공개되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 참여와 관리를 하면서 신뢰성을 높인다. '익명성'이란 현금을 사용할 때처럼 미래 화폐는 익명성 보장이 강화된다. 네트워크 화폐라는 것은 P2P(peer-to-peer) 기반의 수평적 네트워크에서 수학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화폐 주조 및 발행, 유통, 관리 등이 운영된다는 말이다. 탈국경'이란 금융기관을 거치지도 않고 국 가 통제도 받지 않아서 화폐를 사용하는 회원들 간에는 환율 수수료 없이 이메일이나 SNS 문자를 보내듯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먼 미래에는 현실 국가 보다 가상 공동체 중심 연합체가 자신들이 지향하는 사회 및 경제 철학에 따라 운용되는 다양한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도 있다.
- 미래 산업에 대해 강의할 때, 내가 강하게 예측한 것이 있다. 앞으로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해체되면서 당분간 미래형 산업의 재구조화 기준으로 5개의 공간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렇게 되면 이 5개의 공간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 산업을 선점하고,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의 소비자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5개 공간을 간단하게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공간은 '손(Hand)이란 공간이다. 손을 지배하려면 세 가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 첫째는 디바이스다. 디바이스는 공간을 형성하고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둘째는 운영체제다. 운영체제는 공간이, 경계의 해체와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구조화의 장이 되어 움직이도록 하는 기반이다. 마지막으로 가상 생태계를 지배해야 한다. 가상 생태계는 가상이 현실로 튀어나오고 현실이 가상으로 편입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사람들 을 연결하는 삶의 터전이다. 이 세 가지를 잡는 자가 손을 지배한다. 손이 라는 공간을 지배하는 전쟁은 지금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공간은 곧 시작될 두 번째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다. 바로, '자동차'다. 두 번째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지금의 스마트폰 전쟁보다. 더 크고 치열할 것이다. 세 번째 공간은 집과 사무실'(건물)이고, 네 번째 공 간은 '몸'Human body)이며, 마지막 공간은 길'(Way)이다. 자동차가 공간 산업이 되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해주는 콘텐츠 역량이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뇌신경적 구조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모방이 많이 시도된다. 각종 인공지능 신경망들이 이런 시도를 한다. 하지만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는 근본적으로 하드웨어 모방도 필요하다. 뇌 구조, 신경계 구조를 모방한 시냅스 칩 설계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컴퓨터는 폰 노이만 방식을 사용한다.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은 현대적 범용 컴퓨터를 만 드는 데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 폰 노이만은 게임이론과 양자역학에 획기 적인 이론을 정립하였으며, CPU를 개발한 개발자이며, 컴퓨터에서 2진법을 사용하도록 제안하기도 한 천재 학자였다. 폰 노이만은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 당시 「전자계산기의 이론 설계 서론」이라는 논문에서 주기억 장치, 중앙 처리 장치, 입출력 장치의 전형적인 3단계 구조로 이루어진 프로 그램 내장방식의 컴퓨터를 제안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컴퓨터가 이 구조를 따른다. 하지만 폰 노이만이 제안한 범용 컴퓨터의 구조는 폰 노이만 병목현상이라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나열된 명령을 순차적으로 수행하고, 그 명령은 일정한 기억 장소의 값을 변경하는 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료 경로의 병목현상 또 는 기억장소의 지연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폰 노이만 병목은 고속 컴퓨터 설계에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폰 노이만의 직렬방식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면 보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와 같은 작동을 하고, 인간 전체의 지능을 넘어서는 성능을 내려면 폰 노이만 구조로는 역부족이다. 결정적으로, 인간 뇌는 병렬처리 방식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 작동과 발현을 완벽하게 모방하려면 인간처럼 병렬방식으로 전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병렬구조 칩이 필요한 이유다.
- 목표로 하는 패턴 없이 학습을 시키는 무감독 학습 방법은 인스타 규칙(Instar rule)을 사용한다. 인스타 규칙은 “어떤 신경세포가 특정 연결을 자극하면...” 그것의 연결 가중치를 그 자극과 같아지도록 조절하 라는 규칙이다. 흥분을 전달하지 않고, 흥분 전달을 억제하는 억제성 시냅스도 있다. 억제성 시냅스는 세포의 흥분(활동전위의 발생)을 억제하는 전달물질을 분비한다. 가바(GABA)라는 물질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시냅스는 흥분을 가중하거나 억제하여 고차원적인 신경작용을 만들어낸 다. 흥분 가중치를 갖게 하는 것이 강화 피드백이라면, 억제성 시냅스는 균형 피드백 작용을 하는 셈이다. 전기신호의 크기 차이, 전기신호의 흥분과 억제는 뇌신경세포가 소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을 한다는 의미다.
- 뇌는 뉴런의 무차별적 활성화를 막는 장치도 가지고 있다. 활성화가 지나치게 퍼져나가면 기억이나 사고에 혼돈이 생기기 때문에 뇌는 활성화 정도를 조절한다. 각각의 뉴런에 높은 활성화 역치(threshold value)를 할당하는 방식이다. 역치는 자극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강도를 표시하는 수치다. 일정한 양의 가중치 신호가 들어와야 흥분하게 하는 안전장치다. 하지만 높은 역치를 정해놓으면 기억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준이 엄격해진 다. 정해진 수준의 강도가 전해지지 않거나 활성화가 너무 적게 확산되면 기억이 나지 않거나 불완전해진다. 기억을 떠올리려면 최소 2개 이상의 뉴 런들을 활성화해야 한다. 첫 키스의 추억을 기억해내려면 눈처럼 내리는 벚꽃 잎과 분위기 있는 가로수 불빛 정보가 동시에 자극되어야 하는 식이다. 이렇게 뇌 신경계 전체에서 일어나는 소통과 신호의 조합이 지능과 의식의 실체다. 인공지능은 이런 뇌신경계 구조와 작동원리를 모방한다.
- 지능형 로봇은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지기초 지능형 로봇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기초 지능형 로봇이다. 로봇의 몸체 내부에 '인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이 인지기 초 지능형 로봇이다. 외부환경을 인식(perception)하고, 스스로 학습하 여 2D 혹은 3D 외부지도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 자율적인 판 단(decision)과 동작(manipulation)을 하는 로봇이다. 반면 MIT 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이며 세계적인 인공지능 학자인 로드니 A. 브룩스 박사가 개발한 '행동기초(Behavior-based) 지능형 로봇은 '포섭 구조(subsumption architecture)라는 이론을 기반으로 한다. 행동기초 지능형 로봇은 흔히 말하는 (두뇌형)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지 않다. 로드니 A. 브 룩스 박사가 개발한 포섭 구조 이론은 로봇이 주어진 환경에 대응하여 똑 똑하게 반응하는 데는 복잡하고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인식 장치를 가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전제한다. 로봇에 달린 감지 장치(sener)를 작동 장치에 직접 연결하여 파블로의 개처럼 조건반사적 행동들을 하게 하고 단순하게 조합된 학습 장치를 통해 병렬분산 방식의 단순 계산만으로도 보기, 걷기, 길 찾기, 미적 판단 등에서 훌륭한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생명체의 행동 상당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해진다는 데서 착안한 이론이다. 대신 감지 장치(sener)와 작동 장치가 아주 빨리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드니 A. 브룩스 박사는 자신의 이론을 따라 '징기스(Genghis)라는 로봇을 만들었다. 그리고 징기스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는 전혀 심오하지 않지만, 징기스의 행동은 아주 심오할 정도로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인공지능 로봇 강도, 로봇을 속이는 인간, 로봇을 불법적인 영역에서 사용하는 인간 시나리오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국가에게 인공지능 형태나 데이터 형태로 된 무기를 판매하는 불법 단체가 생겨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2010년 5월 6일 오후 2시 42 분부터 불과 몇 분 만에 미국 다우존스 주가가 천 포인트(시가총액대비 9%) 하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갑작스런 붕괴) 현상이 발발하면서 개 인과 기관들이 은퇴자금, 학교 기부금, 은행에 저축한 돈, 수십 년 모은 돈 으로 투자한 금액에서 1조 달러가 사라졌다. 이 돈을 몇 분 만에 강탈해 간 장본인은 초단타매매를 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었다. 초단타매매 알고리즘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주식을 내다팔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애플의 주가는 한때 주당 십만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고, 엑센추어 주가는 주당 1센트로 폭락하기도 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긴급하게 거래중지를 하 고난 후에야 악몽은 끝이 났다.
- 일부 전문가의 지적처럼 인공지능이 심도 깊은 추론이나 직관을 요하는 인식이나 명령 수행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인간 근육을 대신했던 기계의 역사를 생각해보라.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 근력을 대신한 지 200년이 넘었지만, 공장에 있는 기계는 여전히 인간이 뼈와 근육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수만 가지의 행동들 중 하나 혹은 몇 가지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런 수준의 능력만으로도 일터의 모습, 인간의 노동 생산성, 노동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인간이 기계를 사용하면서부터 기계가 없던 시절의 인간보다 더 뛰어난 일을 하지 않았는가! 인공지능도 같은 방식으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인간 두뇌로 할 수 있는 한두 가지 일만 잘하는 인공지능이라도 인간의 지적 능 력, 판단력, 의사결정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인간 지능의 극대화에 기 여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이 똑똑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놀랍기 때문에 소비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특수 한 영역에서 인간보다 빠르고 냉철하게 사고하고 판단을 내려주는 인공지 능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인간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정도가 미 래 소비자의 똑똑함의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예측한 것처럼, 미래 인 간은 하나의 단위로 작동하는 인공 뇌(Artificial Brain), 인간의 모든 지능 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뇌(Cloud Brain)와 생물학적으로 향상된 인간 뇌가 실시간으로 하나로 연결되면 소비자 지능이 혁명적으로 증강된다. 
- 앞으로 10~30년 이내에 3개의 플랫폼 경쟁이 추가될 것이다. 인공지능 플 랫폼, 가상현실공간 플랫폼, 제조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은 사물과 인간을 연결하고, 가상현실공간 플랫폼은 가상과 인간을 연결할 것이다. 제조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제조 플랫폼 회사의 등장이다. 제조 플랫폼 회사는 3D 프린터를 구매한 모든 개인을 인터넷 공간에 묶을 것이다. 물건 제조와 관련된 모든 회사도 모을 것이다. 제조 플랫폼 회사는 물건을 구매하고 제조에 필요한 금융서비스까지 모든 인프라와 생태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을 주도할 수 있다. 제조 플랫폼 위에 생산해야 할 물건의 설계도와 개수를 올리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개인이 자신의 3D 프린터로 동시에 인쇄하 여 수량을 빠르게 맞출 수 있다. 고객이 특별하게 원하는 취향의 자동차를 내일까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하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의 생 산 총괄자가 자사 플랫폼에 주문 내역을 올리면 플랫폼 내에 수천수만 개의 기업과 개인이 거미줄처럼 얽힌 생산 노드를 총괄하는 인공지능이 자 동으로 부품이나 모듈 제작을 생산 네트워크에 할당한다. 자동차 한 대에 필요한 수천수만 개의 부품들은 개별 생산 노드 단위에서 금속이나 플라 스틱, 특수 물질 등으로 찍어 나오고, 1~2일 안에 생산 총괄자에게 배송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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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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