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IMF가 전망한 것처럼 글로벌 GDP는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이에 대해 로버트 고든 등 많은 경제학자는 일찍이 장애요인들을 지적하고 나섰다. 첫째,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령화 추세다. 고령화는 일인당 노동시간을 줄이고, 결국 일인당 생산성을 떨어 뜨릴 것이라는 우려다. 둘째,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등교육 수요 감소 추세다. 교육비 상승이 고용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셋째, 소득 불평등 심화이다. 미국에서 1993년부터 2008년 사이 평균 가계소득 성장률은 1.4%였으나 소득 하위 99%의 성장률은 0.75%에 불과했다.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52%를 점유했다. 넷째, 오프쇼어링의 확산이다. 저임금 기반의 오프쇼어링은 선진국 생산기반의 공동화를 초래했다. 다섯째,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 문제다. 규제가 신흥개도국의 성장을 막을 것이라는 우려다. 여섯째, 가계부채의 증가이다. 2020년 현재 전 세계 가계부채는 GDP 대비 60% 수준으로 무려 47조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조 달러 증가한 수치다.”
- 사실 일본의 급성장이 1985년 이후 꺾인 이면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그룹의 환을 전쟁이 있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까지 미국 의 성장을 이끈 것은 금융자본이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시동을 걸기 시작한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의 IT산업이 2004년 이후 성장세를 가속화 하면서 2009년 주저앉은 미국의 경제성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신성장엔진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성장 독점은 미국경제 자체보다는 금융산업 과 IT산업이 바톤을 주고받으며 이끌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성장 독점에 대한 가치적 도의적 판단은 무의미하다. 어찌 보면 성장 독 점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진정한 성장엔진인지도 모른다. 현대 자본주의의 기반을 마련한 2차 산업혁명 시대의 힘의 원천이 자연독점에 의한 거대 기업의 탄생이었듯이, 세계화된 지구촌 경제에서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끄는 힘이 성장 독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국가 내에서 발생하는 독점의 폐해는 독과점방지법이나 공정거래규제와 같은 제도적 장치로 통제할 수 있지만, 글로벌 지배구조가 존재하지 않는 국제 교역과 글로벌 가치사슬에서는 힘과 힘이 부딪칠 뿐 합리적 통제 메커니즘이 작동할 리 만무하다.
-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함께 경영학 분야에서 가장 모범적인 기업으로 회자되었던 GE seneral Electrie 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GE는 복 합기업으로서의 특성상 금융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이다. GE의 시가총액은 금융위기 때 가장 극적으로 하락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E의 재무적 성과로부터의 기대는 2007년 이래 2017년까지 2 내외에서 안정세를 보여 왔다. 그리고 PSR은 금융위기 때 를 제외하고는 동기간 동안 재무적 기대를 상회하는 선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그런데 2017년이 지나면서 이러한 추세는 급반전을 이루면서 급락하 게 된다. 재무적 기대가 하락하면서 비즈니스 컨포먼스가 크게 하락하 고, 다시 시가총액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최근 3~4년간의 GE의 위기 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내용을 재무적 관점에서만 보면, 첫째 GE의 매출은 2009년 1,825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서서히 하 락, 2019년에는 1,216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그런데 더욱 최악인 것은 2018년 처음으로 78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더니 그 규모가 2019년 에는 224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 GE의 사례는 기업가치와 관련해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그것은 자본시장이 기업에 대해서 갖는 기대가 좋은 시절에는 상당한 비재무적 프리미엄을 만들어내는데, 이런 상황을 만드는 가장 기 본적인 전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첫째, 기업의 존재 이유인 창출가치, 즉 매출이 감소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 어떤 상황에서도 손실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은 일시적 손실은 참으나 지속되는 손실은 참지 못한다.
- 가치창출은 새로운 가치 영역을 발굴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을 통해 가치가 유통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가능하다. 아미트와 조트는 일찍이 가치창출 메커니즘, 즉 비즈니스 모델로서 네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가 '새로움'으로, 과거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품은 2000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제품이다. 둘째, 효율성'이다.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시간, 자원, 돈을 절약해주면 소비자는 가치를 느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6시간 걸리는 기차와 2시간 걸리는 기차가 있을 때 소비자는 세 배 빠른 기차를 선택한다. 셋째, '보완성이다. 케이블TV와 인터넷을 묶음 구매하면 각각을 따로 구매할 때보다 30% 저렴한데, 묶음 구매를 안할 이유가 없다. 이를 보완성이라고도 하고 시너지라고도 한다. 마지막은 '단골 효과다. 단골가게를 정하면, 믿고 살 수 있으면서 할인도 되고 마일리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처음 가는 가게보다 단골가게를 선택하는 이유이다.
- 세계경제는 1990년대까지 저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었지만, 안으로 인터넷 기반 세계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내부에너지를 축적해 왔다. 그렇게 축적된 에너지는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을 쌓아갔고, 2000년 4월 이 버블이 꺼지면서 세계경제는 약 2년간 자숙기를 갖는다. 자숙기가 끝나자 2003년부터 세계경제는 인터넷 기반의 글로벌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 이라는 세계화 바람을 타고 급성장기로 접어든다. 급성장기는 인터넷 경 제라는 엔진을 달고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고 그렇게 축적된 부는 고성장기 후반인 2006년~2008년간 금융거품을 만들어낸다. 2008년 고위험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하늘로 치솟던 금융 부문의 거품이 일시에 터지면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이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어 2009년의 GDP를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나 이후 대대적 양적완화 등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은 빠르게 이어지나 후유증으로 발생한 유럽 지역의 재정위기는 2015년 결국 그리스 국가부도로 이어진다. 2000년부 터 2019년까지 두 번의 외부충격을 겪으면서 세계경제의 급성장세는 충 격을 받을 때마다 탄력을 잃어갔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성장 단계별 평균 연간 성장액은 점차 줄어들었다.
- 이런 와중에 새로운 외부충격의 에너지가 세계경제 내부에 축적되고 있었는데, 2017년 이후 트럼프가 주도해 온 미국기업의 리쇼어링 확산과 노골화된 미중 무역분쟁이 그것이다. 사실 돌이켜 보면, 2000년 이후 세 계경제 성장을 떠받친 힘은 이른바 세계화에 의한 IT 기반의 국제 분업과 이 과정에서 유럽의 독일, 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 등이 형성한 글로벌 공급사슬(Global Streply Chain 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역할과 비중은 매우 커서 이 시기 중국은 일명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금융산업과 제조업이 오프쇼어링된 저임금 기반의 '세계 공장' 을 통해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었고, 이는 다시 세계경제 성장의 중국의 존도를 크게 높여 갔다. 2018년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새로운 세계적 추세는 리쇼어링과 미 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탈세계화의 분위기이다. 2019년 말, 2020년 초에 들어서자 이들 추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글로벌 팬데믹의 발생이다. 누구도 상상 못했던 일이 세 계경제의 방향 전환 국면에서 발생하여, 2000년 이후 약 20여 년 동안 지 속되어 온 세계경제의 성장 패러다임 자체가 붕괴될 위기를 맞은 것이다. 미래 부의 향방을 모색하면서 과거의 연장선을 그릴 수 없는 이유는, 이번 충격이 우리가 과거에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충격이 면서 이 충격이 상태 전이'라고 부를 만큼 커다란 경제성장 패러다임의 전 환기와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세계경제의 향방과 이에 따른 글로벌 부의 재편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탈세계화와 글로벌 공급사슬 재편은 코로나 사태처럼 단기적이며 즉 각적인 충격은 아니다. 다소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중장기 패러다임 전환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리쇼 어링에 의한 세계 공장의 탈중국화와 중국경제와 세계경제 간 디커플링을 가속시킨다면, 그 여파는 즉각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미중 갈등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서 중국이 새로운 체제하에서 세계 공장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한편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중 갈등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중국의 정치경제체제가 서방 세계와 극한적인 대척점에 서고 그 여파로 중국이 세계 공장의 지 위를 완전히 잃는 것이다. | 결국 우리가 향후 맞을 미래의 세계경제는 이 두 가지 환경요인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 시나리오 1. 노 스완
노 스완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 내 종식되고 세계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 리오하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 에는 점차 수그러진다. 2020년 상반기에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일부 치료 제가 FDA의 승인을 받고, 백신은 2020년 말까지 가시화된다. 그 결과 세 계경제는 2021년부터 코로나 사태 이전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한다. 2020년 전반기에 전 세계가 입은 경제적 손실로 인해 미중 간 무역대 립은 2019년 말 체결된 무역합의를 상호 준수하는 선에서 봉합된다. 양국간 무역합의는 순조롭게 실행되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는 수년에 걸쳐 점차 완화된다. 미국의 GDP는 무역적자 해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중국의 GDP는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여기에 중 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로 미국의 대중국 투자와 자본이동도 증가한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세계경제는 기본적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되어 온 경제회복의 트렌드를 유지한다. 다만 코로나에 의한 충격으 로 2020년 글로벌 GDP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보다 크게 역성장을 하 고, 실물경제가 입은 상처를 회복하는 데 2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 코로 나 사태로 인한 충격의 강도는 선진국과 개도국에게는 크게, 중국에게는 작게 나타나지만 세 개의 경제권 공히 2008년, 2015년의 충격보다는 더 크게 타격을 입는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중국제조 2025 전략의 골격은 그게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반도체, 소 프트웨어/서비스, 정보통신서비스 등 일부 가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서 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거나 일부 분야에서 추월하기도 한다.
* 시나리오 2. 화이트 스완
화이트 스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 내 진정되고 2021년 초에 는 세계경제가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중국 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놓고 갈등이 심화 확대된다는 시나리오다. 갈등은 코로나 사태의 책임공방으로 시작되나 피해국들의 법적 제소와 중국의 반발이 커지면서 점차 대치 국면으로 확대된다. 예 컨대 미중 간 무역합의가 천재지변을 이유로 깨지고 미중 간 관세전쟁은 재점화된다. 디커플링은 중국에 대해 주요 선진국이 갖게 될 감정에서 비롯되어 국제교역 파트너로서의 중국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나 공급선을 바꾸고 자국에 생산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것, 중국시장 공략을 목적으로하는 직접투자를 되돌리는 것은 선진국에게 막대한 비용과 기회손실을 유발한다. 따라서 디커플링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생산기반 재구축, 제조 업 부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의해 주도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과 손실은 디커플링을 지체시킨다. 디커플링에 의해 중국경제와 선진국 경제 간 무역이나 직접투자, 기술 이전 등은 중장기적으로 점차 축소되고, 이 빈 곳은 선진국의 리쇼어링과 공급선 다변화, 그리고 인도, 베트남, 멕시고 같은 개도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채워진다. 그 결과 중국 이외의 개도국에게는 해외직접투자와 일자리 증가, 이로 인한 GDP 성장 등 새로운 성장기회가 열리는 반면 선 진국에게는 저임금 기반의 오프쇼어링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시스템 구축압박이 증가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재정과 금융권의 부담은 증가하나 선진국과 개도국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발생하여 장기적으로 경기활성화로 이어진다.
* 시나리오 3. 그레이 스완 Stay Seun
'그레이 스완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2020년 중에 진정되지 않고, 2020년 겨울을 지나 2021년 초 재확산함으로써 경제활동에 대한 제약이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세계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생산저하 및 원상회복의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2019년 말 체결된 미중간 무역합의가 계속 유 효한 상태에서 양국간 갈등은 표면화되지 않는다.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반감과 법적 제소에 대해 중국이 채택한 여러 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무마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많은 국가의 이기적 행위나 독자 정책이 표면화되면서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코로나 사태의 책임을 놓고 중국에 대한 비난이 증가하고 법적 책임공방이 격렬해지나 현실적으로는 단기적 경기부양, 급증한 실업의 해소, 재난지원금 지급 등 국가재원이 단기 처방에 집중, 소진됨에 따라 디커플링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장 기적 과제로 남는다. 코로나 사태가 2020년 후반은 물론 2021년까지 진정되지 않음에 따 라 2020년 글로벌 GDP는 노 스완 시나리오에 비해 3~4%포인트 더 하 락한다. 회복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도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 로 국가재정이 취약한 국가에서부터 재정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하며 이는 다시 선진국의 부담을 증가시켜 세계경제의 성장기반을 약화시킨다. 그 결과 세 개의 경제권 중 중국경제는 작게나마 성장하는 반면 선진국과 개 도국의 경제는 성장 정체 또는 일부 역성장으로 전환된다. 세계경제가 바야흐로 성장 정체 시대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 시나리오 4. 블랙 스완 Hack. Swan
'블랙 스완'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생각과 달리 쉽게 증식되지 않고 오히려 2020년 겨울 재확산돼 풍토병으로 자리를 잡는데 더해 이 사태를 종식할 백신과 치료제는 여러 가지 부작용과 효과 검증의 어려움으 로 난항을 겪는 시나리오다. 코로나 사태가 지루하게 지속되면서 각국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중국을 향한 선진국의 비난 은 중국과의 거래 회피나 단절, 법적 분쟁으로 확대된다. - 그 결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중국에게 책임을 묻고 탈중 국화 정책이 국민적 지지를 받게 되면서 수입선 전환이 대대적으로 진행 된다. 이 움직임에 대응하여 중국은 중국으로 진출한 선진국 공장에게 불이익을 주고, 이는 다시 선진국 오프쇼어링 공장의 대대적 중국이탈을 가속화시킨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리쇼어링에 의한 탈중국화는 코로나 사태로 입은 경제적 손실에 추가해서 이전 비용과 재훈련 비용 등 막대한 전 환 비용을 발생시킨다. 코로나 사태의 심화로 인한 경제위기는 재정이 취약한 국가에서부터 나타나 일부 국가에서 모라토리엄이 이어지고, 이에 대한 IMF 등 국제금 융기구의 지원 역시 예전 같지 않아 코로나 사태는 제2의 글로벌 금융위 기로 번진다. 결국 블랙 스완 시나리오에서 세계경제는 2008년 세계 금 융위기와 2015년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가 겹친 정도의 충격을 입으며 경제대공황의 위기에 직면한다. 이 시나리오하에서 가장 크게 경제적 타격을 입는 경제권은 중국이다. 세계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입지는 대폭 축소되고, 중국경제는 세계경제 와 완전히 분리된 독립경제로 운영된다. 중국과의 무역은 내수 용도의 제 품과 서비스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진다. 개도국은 국가마다 입장이 갈리는데, 인도, 베트남, 멕시코와 같은 국가는 글로벌 공급 사슬의 재편 과정에서 성장기회를 갖는 반면, 태국처럼 관광, 컨벤션, 엔터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하던 국가는 수요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선진국은 코로나의 장기화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대공황의 위기에 직면한다. 그러나 대대적 재정투자를 통한 경기회복이 필요한 만큼 디커플링에 따른 글로벌 공급사슬 재편을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다. 즉 중국으로부터 리쇼어링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저임금 인력 중심의 해외 오프쇼어링 공장을 리쇼어링 하면서, 고생산성의 로봇공장 인프라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이는 물론 재정 여력이 있는 선진국에게 해당하는 전개다. 결국 블랙 스완 시나리오하에서 세계경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 운 패러다임의 경제체제로 전환되며, 이 전환을 주도하거나 전환에 동참 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부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독일, 한국, 대만, 멕시코, 인도 등이 대표적인 수혜국가로 부상하는 반면 중국은 세계 공장의 지위를 완전히 잃고 파워 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락한다. 블랙 스완 시나리오하에서 새로운 세계경제 체제가 자리잡기까지 는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 이전까지 즉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일종의 구조개편 과정으로서 세계경제는 큰 고통을 겪으나 2025년 이후부터 새로운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세계경제 는 새로운 재도약의 기회를 잡게 된다.
- 한가지 주목할 것은 바로 디커플링의 장기적 효과이다. 디커플링은 탈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사슬의 재편을 상징하는데, 디커플링의 장기적 결 라는 탈세계화 56 보다는 재세계화에 가까울 것이라 는 점이다. 따라서 디커플링은 단기적으로 상당한 전환 비용을 발생시키 지만 전환기에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나면 세계경제는 다시 성장 국면으 로 걸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림 46)에서 디커플링이 진행되지 않는 노 스완과 화이트 스완의 경우 회복은 빠르나 장기적으로는 성장에너지가 약화되는 반면, 디커플링이 진행되는 그레이 스완과 블랙 스완의 경우에는 회복세는 더디지만 구조조정 효과와 성장 에너지의 축적으로 2025년 이후 새로운 재도약의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국제분업 구조의 변화와 함께 리쇼어링에 의한 글로벌 공급사슬 재편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시장수요를 만들어낼까? 이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단 소비지 중심으로 입지된 생산 공장의 경우 리쇼어링에 의한 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단 소비지의 경제상황이 중 장기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예컨대, 미국에 건립된 현대나 기아의 자동차공장, 유럽의 체코나 터키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동 차공장의 경우 시장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한 입지 변경까지 고려할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소비지 시장을 쫓아 입지했던 곳이 중국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는 정치경제적 탈중 국화, 즉 디커플링의 신전으로 자발적이든 타의 에 의하는 중국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요시장을 타겟으로 설립한 현지 공장이 정치적 불이익이나 새로운 규제로 제약을 받는 경우 비즈니스 여건은 급격히 나빠진다. 이 경우 소비지에 입지된 공장이나 제3국으로의 수출을 위해 설치된 저임금 해외 오프쇼어링 공장은 공급사슬 재편 과정에서 이전용역, 물류수송, 전기가스와 같은 인프라 시장수요를 리쇼어링 현지에 만들어낸다. 이 동기에서는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국가 금융 부문의 투자수요가 증가하나 그 부담은 정부재정이 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식량안보, 자원안보, 건강안보 차원에서 독자적 생산역량을 갖추고자 하는 동기의 리쇼어링 수요는 과연 어느 산업군의 성장을 자극할 까? 이를 추진할 선진국들은 저임금 오프쇼어링 공장과 비교하여 생산효율이 낮지 않은 자동화 공장을 원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두 가지 새로운 경영혁신이 필요해지는데, 하나는 공장이전과 함께 제품혁신으로 오프쇼어링 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의 하이엔드 대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임금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생산시스템과 비즈니스 운 영체제를 새롭게 구비하는 것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4차 산업혁명기반 경영혁신이 공급 주도가 아니라 시장수요 주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이 과정에서 크게 증가하게 된다. 결국 디커플링의 진전은 초기에 많은 일회성 자원투입과 비용증가, 교 체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일단 4차 산업혁명 기반,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 선 기반의 경영혁신이 실질적 시장수요와 맞물리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크다.
- 제철강, 내구소비재, 화학, 생활용품, 자본재, 항공우주, 건설), 3차 산업군(은행, 금융서비스, 전기수도가스, 보험, 소매유통 미디어, 물류수송, 푸드마켓, 호텔/레스토랑/레저, 무역상사)과 상생결합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 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앞서 제시한 재세계화 전략인 'GVC의 다각화를 통한 성장의 분점은 코로나 이후 시대의 강력한 신성장 모델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북남모델로서는 개도국이 강한 1차 2차산업과 선진국이 강한 IT 등 첨 단혁신기술을 융합하는 수직결합형 GVC'를 추구하고, 새로운 북북모델 로서는 선진국이 강한 3차산업과 첨단혁신기술 간 융합을 추구하는 수 평결합형 GVC'를 새롭게 다양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통 적으로 생산과 소비로 구분되었던 성장 독점형 GVC는 다양한 다수의 산 업군 또는 소비시장별 GVC 체제로 재편된다. 1차산업과 2차산업이 결합한 기계화 영동, 1차산업과 3차산업이 결합 한 기계위탁영농, 1차산업과 4차산업이 결합한 GMO/영농물류와 스마 트영농, 2차산업과 3차산업이 결합한 서비타이제이션, 2차산업 과 4차산업이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3차산업과 4차산업이 결합한 스마트 인프라와 스마트 소사이어티는 모두 선진국과 선진국, 선진국과 개도국이 영역별로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성장 분점형 GVC'의 후보들이다. 이렇게 재편된 다자에 의한 성장 분점형 GVC 체제에서는 개별 국가들 이 유망한 GVC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되고, 이는 다시 GVC 간 경 쟁으로 이어진다. 이 성장 분점형 GVC 간 경쟁이 코로나 이후 시대를 이 끌 새로운 신성장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제가 갖는 좋은 점은 코 로나 이전 시대의 성장 독점형 GVC와 다르게 소수 국가에 의해 지배되는 위험이 적으며, 그 폐해를 규제하기 위한 강력한 중앙집중형 지배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GVC 간 자유경쟁 촉진, 개별 GVC의 집단 재산권 중시, 그리고 중앙에서 GVC 간 경쟁에 개입하는 그 어떠한 권력도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성장 분점형 GVC 체제는 세계경제에 적용된 포스트 신자유주의의 모델 이다. 탈세계화를 추진하면서 GVC 대신 지역적 속성이 강한 RVC를 추진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새로운 교역질서로서 재세계화 전략을 지원하면서 지구촌 전체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다는 점은 성장 분점형 GVC 전략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이다. 성장 분점 형 GVC의 프레임워크하에 기업들이 정교한 성장 모델의 개발에 지금부터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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