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NA를 이루는 리보뉴클레오타이드 블록들의 전생물적 합성 을 이해하려는 40년에 걸친 노력들은, 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세 가지 구성요소 분자들의 조합에서 나왔다는 가정에 기초해왔다. 그 세 가지 구성요소란 핵염기(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또는 우라 실)와 리보스당, 그리고 인산이다. 이 분야에서 봉착해온 많은 난관 중 가장 좌절감을 안겨준 것은 피리미딘 계열의 염기-시 토신과 우라실-와 리보스가 어떻게 해도 딱 맞게 결합되지 않 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파우너 Powner와 동료들은 공통 전 구체에서 당과 핵염기를 출현시키는 피리미딘 리보뉴클레오타 이드 합성법을 탐구함으로써 "RNA 먼저" 모형의 전망을 부활시 켰다. 이어진 일련의 혁신들과 결합된 이 핵심 통찰로 말미암아, 전생물적 리보뉴클레오타이드 합성 문제에 대한 현저하게 효율 적인 해법이 제시되었다. (Szostak 2009)
진화생물학자 그레그 메이어Greg Mayer(2009)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다음의 요점을 강조했다.
연구는 파우너의 공저자들 중 한 명인 존 서덜랜드John Sutherland 의 연구실에서 진행되었는데, 서덜랜드는 답을 찾기 12년 전부 터 이 문제를 연구해왔다. 만일 그가 연구를 10년만 하고 그만두 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는 어떠한 합성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작업은 무지를 주 된 전제로 삼아 그에 의존하는 다양한 모든 종류의 논변들-설계 논변, 틈새의 신the God of the gaps 논변, 개인적 불신 논변-이 무용지물임을 보여준다.
- 목적론의 죽음인가, 부활인가?
다윈은 종종, 세상 모든 것에는 목적 또는 “끝”이 있다는(결과 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의미에서), 지나치게 영향력 있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교리들을 모두 타도한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서 목적 이나 끝은 프랑스어로 레종 데트르raison d'être, 즉 존재의 이유라 일 컬어지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에 대해 우리가 물을 수 있 는 네 가지 질문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 그것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또는 그것의 질료인 material use은 무엇인가?
2. 그것의 구조는 어떠한가, 또는 그것의 형상인 formal cause은 무엇인가?
3. 그것은 어떻게 비롯되었는가, 또는 그것의 작용인 efficient cause은 무엇인가?
4. 그것의 목적은 무엇인가, 또는 그것의 최종인 final cause 혹은 목적인 telic cause은 무엇인가?
네 번째 원인에 등장하는 단어 telic의 어원은 그리스어 텔로스 telos이며, 목적론이라는 영어 단어 teleology는 여기서 유래했다. 우 리는 종종, 과학이 텔로스를 추방했으며, 다윈에게 그 공을 돌리며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1861)가 다윈 의 《종의 기원Origin of Species》을 읽고 남긴 유명한 소감처럼 말이다. "여기서 다뤄진 것은 자연과학에서 '목적론'에게 날린 최초의 치명 타일 뿐 아니라, 그 합리적 의미에 대한 경험적 설명이다."
-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마르크스의 이 말은 계속 옹호되고 있는 두 가지 견해를 뭉뚱그리며 얼버무리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그 두 견해는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자연과학에서 모든 목적론적 형식화를 타도해야 한다. (2) 이제 우리는 엔텔레키 entelechy" 나 지적설계자인 창조주 등 과 같은) 고대의 이데올로기 없이 자연 현상들의 "합리적 의 미"를 "경험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시대에 뒤처 진 목적론을 새로운 후기다윈주의적 post-Darwinian 목적론으로 대체할 수 있다.
- 진화 과정들은 색각(색채 지각) color vision을(그리고 이에 따라 색 Color도) 생겨나게 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목적들과 이유들을 생겨 나게 한다. 점진적으로 말이다. 이유들로 가득한 우리 인간의 세계가 이유가 없던 더 단순한 세계로부터 성장해나온 방식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목적들과 이유들이 색깔만큼이나, 그리고 생명만큼이나 실재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윈이 목적론을 추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과학이 색과 생명 자체의 비실재성 또한 실증해주었다고도 주장해야 한다. 생물과 색이 있는 사물은 모 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원자는 색이 없고, 살아 있지도 않 다. 색도 없고 살아 있지도 않은 이 존재들의 커다란 집합체에 불과 한 것들이 어떻게 색을 지닐 수 있고 또 살아 있을 수 있을까? 이것 은 (결국엔) 대답되어야 하고 또 대답될 수 있는 수사적 질문이다. 이 제 나는 단백질이 하는 일에 이유가 있고, 박테리아가 하는 일에 이 유가 있으며, 나무가 하는 일, 동물이 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에 이유가 있다는 주장을 옹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마찬가지 로 색도 실재하고, 그렇다. 버지니아주도, 생명도, 실제로 존재한다.)
- "왜"의 서로 다른 의미들
이유들이 실재함을, 정확히 말하자면 자연에 이유들이 편재함 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왜"의 서로 다른 의미들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일 것이다. '왜'라는 단어는 다의적인데, '왜'의 자리 를 무엇을 위해what for와 어떻게 해서 how come라는 두 가지의 익숙 한 어구로 대체해보면 주된 모호함이 잘 드러난다.
"너 왜 네 카메라를 내게 건네는 거야?"는 당신이 무엇을 위해 그 행동을 하는지 묻는 말이다.
"얼음은 왜 물에 뜨지?"는 이 현상이 어떻게 해서 벌어지는가를 묻는 말이다. 얼음의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었기에 액체 상태의 물보다 밀도가 낮은가를 답해야 한다.
- 어떻게 해서를 묻는 질문은 그것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되었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배제된, 그 현상을 설명할 과정 서사process narrative를 요구한다. "하늘은 왜 파란가?" "해변의 모래는 왜 크기별로 분급되 는가?" "방금 왜 땅이 흔들렸지?" "왜 우박은 뇌우를 동반할까?" "진 흙이 마르면 왜 이런 모양으로 갈라지지?" "이 터빈의 날은 왜 고장 이 났을까?" 등이 그 예다. 어떤 사람들은 얼음이 왜 물에 뜨냐는 질 문을, 무생물계의 이러한 특성이 무엇을 위해 생겨난 것인가를 묻는 질문-아마도 그 답은 신의 이유일 것이다-으로 취급하길 원할지 도 모른다. ("나는, 물고기들이 겨울에도 죽지 않기를 신께서 원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얼음 아래의 물에서 지낼 수 있게끔 하신 거지. 연 못이 밑바닥부터 얼어버리면 물고기들이 살 수 없을 테니까.” 그러나 어떻게 해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 즉 물리학과 화학의 언어로 된 설명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 그 답 외의 것을 더 묻는 것은 진짜로 편집증에 가까운 무언가가 되어버릴 것이다.
- 인간 반응의 중심 특성이자 우리 종에게만 고유한 특성 중 하 나는, 상대에게 스스로를 설명할 것을, 그리고 선택과 행동을 정당 화할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얻은 설명과 정당화를 바탕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보증하고 반박하는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 활동은 순환 적인 "왜"게임 안에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자기 역할을 일찍 깨 치고, 종종 그 역할을 과도하게 수행하면서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하 기도 한다. “널빤지를 왜 잘라요?" "문짝이 망가져서 새 문짝을 만드 는 거란다." "새 문짝은 왜 만드는데요?” “그래야 우리가 외출할 때 잠그고 나갈 수 있으니까." "왜 외출할 때 잠그고 나가야 하는데요?” “우리 "모르는 사람이 우리 물건을 가져가면 왜 안 돼요?" 한테 물건이 왜 있어요?" 이 상호 이유 점검 reason-checking에는 우리 모두 참여하며, 또 모두 능수능란하게 이것을 해낸다. 이 사실은 상 호 이유 점검이 우리 삶을 영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가 된 다. 이 이유 점검 활동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은 책임의 뿌리다. (Anscombe 1957) 자기 자신을 설명하지 못하거나 타인이 제안한 이유들에 의거하여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충고자들의 설득에 "귀 막은 사람들은 책임감이 적다고 판정되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법적으로 다른 취급을 받는다.
행동의 이유들을 서로 요구하고 평가하는 행위가 인간이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활동들을 조직화하 고 청소년들이 어른의 역할을 시작하게 하는 데, 그리고 우리가 서 로를 판단할 규범을 확립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 이 연습은 우리 삶의 방식에서 매우 중심적인 것이어서, 다른 사회적 종이를테면 돌고래, 늑대, 침팬지ᅳ은 어떻게 이것 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 상상 하기조차 힘들 때가 종종 있다. 유년기의 비인간 동물들은 어떻게 "자기 자리를 배우는가?" 그들의 자리가 어디라고 누가 말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코끼리들은 다음 이동의 행선지와 시기에 관한 의견 불일치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승인과 비승인의 미묘한 본능적 신 호들은 충분해야 하고, 다른 그 어떤 종도 우리 인간이 성취한 것과 같은 복잡한 수준의 협동 행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 해야 한다.
- "자연선택"이라는 용어는 어떤 면에서는 나쁜 표현인데, 의식 적인 선발 choice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 의에 조금 친숙해지면, 이 점은 무시하게 될 것이다. 화학자들 이 "선택적 친화력 elective affinity"을 말하는 것에는 누구도 반대하 지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생명체가 새로운 형태의 선택이나 보 존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권이 없듯이, 산이 염기와 결 합할 때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 간략함을 위해 나는 때때로 자연선택을 마치 지성적인 힘인 것처럼 이야기하곤 한다-중력 에 의한 이끌림이 행성의 운동을 지배한다고 천문학자들이 말하 는 것처럼. 또한 나는, 종종 자연Nature을 의인화하기도 한 다. 이 애매성을 거부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러나 나는 본성 nature이라는 말로는 많은 자연법칙의 산물과 집 합적인 반응만을 의미한다-그리고 법칙이라는 말로는 사건들 의 확인된 연쇄만을 가리킬 것이다.(1868, pp. 6-7)
- 따라서 이유들은, 이유 표상자 reason-representer바로 우리-가 존재하기 오래전부터 있었다. 진화에 의해 추적된 이유들을 나 는 "부유하는 합리적 근거 free-floating rationales"라 불렀는데, 이 표현 은 확실히 몇몇 사상가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고, 그들은 내가 모 종의 유령을 불러내려는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부유하는 합리적 근거들은 수나 질량중심이 그러하듯 전혀 문제적이지도 않고 유령 같지도 않다. 사람이 산수를 표현할 방식 을 고안하기 전에도 육면체는 8개의 모서리를 지니고 있었고, 소행 성들의 질량중심은 그 개념을 생각하고 계산해낼 물리학자들이 존 재하기 전부터 존재해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유들은 이유추론자 reasoner, 즉 이유를 생각하는 존재들이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 왔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며 아마 도 "불건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수긍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내가 그들의 두려움을 가라앉힐 수 있기를, 그리고 이유-인간 탐 구자들 또는 그 어떤 마음들에 의해 표상되거나 표현되기 전에 존 재했으며, 진화에 의해 밝혀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우리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신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1
- 어떻게 해서에서 무엇을 위해로의 진화는 생물들이 전 생명사이클들의 연쇄를 거쳐 점진적으로 출현했다고 해석하는 방식에 서 볼 수 있다. 부유하는 합리적 근거는 왜 어떤 특성들이 존재하는 가에 대한 이유로 드러난다. 드러난 설계들이 비상하게 뛰어날 경우 라 해도, 그 특성들은 지성적 설계자를 전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흰개미 군집이 그런 특성을 가지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우 디와 달리 흰개미는 이유를 표상하거나 가지지 않으며, 그들의 뛰어 난 설계는 지성적 설계자의 산물이 아니다.
- 이해력 없는 능력에 대한 회의론에는 원인은 있을지언정 이유, 즉 합당한 근거는 없다. 이해력 없는 능력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은 "합당한 이유에 따른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옳은 듯 느껴지는 것일 뿐이고, 그것이 옳은 듯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그렇 게 생각하도록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걸어둔 주문 을 깬 사람이 바로 다윈이고, 곧이어 등장한 튜링이 그 주문을 다시 부숨으로써 새로운 생각을 열어주었다. 그 새로운 생각이란, 전통 적인 순서를 뒤집어야 하며 능력의 연쇄로부터 이해력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를 통해 훨씬 더 똑똑한 내부 배열과 기관과 본능 이 구축된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 상의하달식 지성적 설계는 분명 작동한다. 계획을 미리 세우 고 문제를 명확히 하고 과제를 개선하고 각 단계의 이유를 분명하 게 나타낸다는 행동 수칙은 수천 년 동안 발명가들과 문제 해결자 들에게 확실해 보였던 방책이었을 뿐 아니라, 인간이 노력해온 모든 분야-과학과 공학에서부터 선거 운동과 요리, 농사, 항해에 이르 기까지에서 독창성과 선견지명이라는 무수한 승리를 통해 스스 로를 증명해 보인 전략이기도 했다. 다윈 전에는 이것이 성취 가능 한 유일한 설계 방식이라고 여겨졌다. 지성적인 설계자가 없는 설계 는 불가능하다고 간주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상의하달식 설 계가 우리 세계에 기여한 바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게 다가 다시금 베벌리를 상기시키는 몇몇 "창조적 기교의 성취에 대 해 말하자면, 승리는 지금껏 그 방식을 피해 이루어져왔다. 다윈의 "기묘한 추론 뒤집기", 그리고 이와 동등하게 혁명적인 튜링의 뒤집 기는 이해력 없는 능력이라는 한 가지 발견의 두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이해력은, 모든 설계가 흘러나오는 원천이라는 신적인 재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것은 이해력 없는 능력을 지닌 시스템들로부 터 출현하는 결과다. 이해력 없는 능력의 한편에는 다윈의 아이디어 인 자연선택이,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튜링의 아이디어인 무심한(무 마음적인) 기계적 계산이 있다. 이 쌍둥이 아이디어는 합리적 의심 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증명되었다. 그러나 아직 일부에서는 이 생 각들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표하고 있으며, 나는 이 챕터에서 그것 들을 축출하고자 했다. 창조론자들은 유기체 내부 작용에서 주석 달 린 코드를 찾으려 하지 않고, 데카르트주의자들은 비물질적인 레스 코기탄스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거기가 바로 “모든 이해가 발생하 는 곳인데도 말이다.
-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이해할 기본 틀은 일찍이 다윈이 《종 의 기원》에서 제공한 바 있다. 다윈은 《종의 기원> 각 장의 끝 부분 에 그 장의 내용을 짧게 요약해놓았는데, 지금 우리가 살펴볼 틀은 4장의 요약 부분에 기술되어 있다. 이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논란의 여지조차 없겠지만, 만약 기나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생 활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생물의 조직 일부에서 어 쨌든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보자.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없다 는 것이 확실하지만, 만약 각 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매 우 강력한 힘으로 인해 어떤 시기, 계절 또는 어느 해에 심한 생존 투쟁을 겪었다고 해보자. 그리고 개체 상호간, 개체와 환경 간에 존재하는 극도로 복잡한 관계가 개체의 구조, 체질, 습성을 극도로 다양하게 만들어 개체들에게 이득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인간에게 유용한 변이가 여러 차례 발생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개체 자신의 생존에 도움이 될 만한 변이가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어떤 개 체들에게 유용한 변이들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그로 인해 그 개 체들은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을 좋은 기회를 가질 것이 분명하 다. 또한 대물림의 강력한 원리를 통해 그것들은 유사한 특징을 가진 자손들을 생산할 것이다. 나는 이런 보존의 원리를 간략히 자연선택이라고 불렀다."
- 내가 옹호하는 주장은 이렇다. 인간의 문화는 완전히 다윈주의적으로, 즉 이해력은 동반되지 않지만 다양한 가치 있는 구조를 낳는 능력(거칠게 말하자면 흰개미가 자신들의 성을 짓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시작해서 그 후 점진적으로 감다윈화되어, 더욱더 이해력을 갖추게 되고 더욱더 상의하달식 조직화가 가능해지며, 설계공간을 더욱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탐색하게 된다. 짧게 말하자면, 인간의 문화는 진화하면서 스스로의 진화로 얻은 열매를 다시 양분으로 삼 으며 훨씬 더 강력한 방식으로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설계 위력 을 증가시킨다.
- 프로그래머들이 크고 작은 개선 작 업을 하면서 이전 세대 프로그래머들이 고되게 작업한 것들을 모두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중에라도 그것들이 무언가에 소용 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한물간 과거의 코드를 그대 체 코드 곁에 그대로 내버려두고 그저 "주석 처리 comment out "한다. 레거시 코드를 괄호나 아스테리스크(*표시) 등의, 컴파일러 프로그 램이 인식할 수 있는 약속된 기호들로 둘러싸면, 컴파일러는 그 부 분을 처리하지 않고 지나가고, 따라서 컴퓨터가 실행할 코드 내에 드러나지 않게 된다.
- 동일한 코드 침묵화silencing가 일어날 수 있음을, 그리고 이는 조절유전자(유전자가 단백질로 "발현expression"되는 것을 조절하는 유전자) 에서의 단순한 돌연변이 덕분임을 기억하라.
동물이 길들 때, 길들이는 사람은 바람직한 특성들을 선택한 다. 무의식적으로든 체계적으로든 말이다. 한배에서 태어났거나 같 은 무리에 속하는 개체들이 보이는 가시적이고도 확연한 차이점은 비교적 사소한 유전적 차이에 의한 것일 수 있으며, 어쩌면 모두가 공유한 하나의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한 결과일 수도 있다. 길들이는 사람이 자기 가축의 유전자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거나 특정하게 영 향을 미치겠다고 의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유전자를 변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침묵시키는 것이 교배자가 원하던 결과에 이르 게 할 공산이 있는 길이다. 그렇다면, 길든 동물의 후손이 탈출하여 야생화될 때, 레거시 코드를 둘러싸고 있던 "괄호들"을 제거하여 그 코드들이 다시 튀어 올라와 활동하게 하는 것에 해당하는 일이 일 어나기만 한다면, 그간 억눌려온 야생의 특성이 유전적으로 복원될 것이다. 이는 야생화된 생물의 계보에서 야생 형질들이 왜 그토록 신속하게 복귀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예를 들면, 야생화된 돼지들 은 몇 세대만에 외형에서뿐 아니라 행동 면에서도 그들의 사촌인 멧돼지의 많은 형질을 복원하며, 야생화된 말들 - 미국에서는 머스 탱mustang이라 불리는은 가축화된 조상들에서 떨어져 나온 지겨 우 수백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기질 면에서 그 조상들과 현저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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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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