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Huawei, SMIC을 겨냥한 명백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이 기 업들만 미워해서가 아니라 이들 기업을 때리는 노림수가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첫째, 큰 놈만 잡자. Huawei는 중국 기술굴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 업이다. 글로벌 5G 장비·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했거나 1위를 넘나들고 있다. 미국의 눈에는 가시 같은 존재다. 중국 Fabless 반도체 설계업체 1위 업 체인 하이실리콘 Hisilicon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확장성마저 높다. SMIC는 중국 1위 파운드리 위탁생산 업체이다. 중국에서 가장 앞선 14nm 생산까지 기술이 올라왔다. Intel이 가진 최첨단 공정기술이 10nm 수준에 있어 Intel을 위협할 가장 큰 도전자로 부상했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담당 하는 큰 물고기 두 마리만 잡으면 일단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둘째, 관련산업의 길목을 차단하자. Huawei, SMIC은 중국의 군산복 합체와 AI 등으로 연결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한다. Huawei의 Fabless, SMIC의 파운드리를 잡을 수 있으면 군산복합체 이든 인공지능 이든 중 국의 질주를 제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군산복합체 가운데 규모가 큰 기업들은 미국의 Black List에 등재돼 있어 해외에서 제품구매의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Huawei의 설계능력과 SMIC의 생 산능력의 결합을 막을 수 있으면 중국의 반도체 문제는 당분간 걱정하 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의 야심 찬 계획이 실현된다면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반도체 생산시설이 늘게 된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Super cycle의 도래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세계는 점점 더 디지털 화되고 있고 모든 디지털에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10년간 반 도체 산업에 좋은 시기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Super cycle의 대변자이다.
Super cycle의 반대편에는 공급과잉 overcapacity이 자리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2~3년 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공장이 증설되면 수익성이 떨어지며 시장 전체에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시기는 현재 많은 회사들이 발표한 공장건설의 완공이 다가오는 2024년 전후로 보고 있다.
공급과잉이나 Super cycle 논쟁과는 별개로 대형 Fab이 많이 들 어서면서 이에 필요한 소재·장비의 부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 형 Fab의 신축계획에 발맞춰 소재·장비 회사의 생산시설 증설 뉴스 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용 반도체의 Shortage 에서 보듯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이에 필요한 공급이 제때 어 려울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미국은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책사들이 정책방향을 결정한다면 구체적인 한 방은 산업전문가들의 몫이다. 미국은 중국과 어떤 수준의 관계를 가져가려고 하는가? 이 질
문에 대해 미국 의회산하 민관 합동자문기구인 AI 국가안보위원회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을 막을 수 있는 만큼 막아야 한다. 완전히 막기 어렵다면 2세대 앞선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가장 앞선 기술은 SMIC의 14nm이고 인텔은 10nm를 상용화했다. 그렇다면 명확하다. 중국의 기술을 현 수 준에서 막고 미국이 계속 앞서가는 것이다. 미국의 장기적인 그림이 기술 격차 유지라고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규제는 쉽게 거둬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두더지 잡기식 게임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구멍이 숭숭한 그물을 계속 던질 것이다. 큰 놈만 잡고 새로 큰 놈이 나오면 또 잡는 방법이다. 한마 디로 현재의 기술규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적용 기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의 기술규제에 해당되지만 이를 적용하지 않은 기업들 이 많다. 벌써 YMTC, UNISOC 등 다음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미국의 언론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때리면서도 조심조심할 것이다. 때리면서 상대방이 녹다운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구멍이 숭숭한 그물을 던진 것이나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거래제한 기업을 늘리는 이유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구멍이 숭숭하다는 것은 모든 기업들을 잡을 생각이 없다 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다가 중국 반도체 기업이 다 죽으면 그것도 걱정 거리가 되는 것이다. 시차를 두고 목표기업을 정하는 것은 중국기업이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규제 효과를 확인 하고 한 발자국씩 규제기업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모 든 반도체 기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정치인들은 기뻐할 일이지만 그만 큼 미국 기업들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정 치인은 대의명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경제성적표에 따라 민심의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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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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