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츠나구

etc 2023. 7. 24. 12:05

이 책은 일본 고단샤 출판사의 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받은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단 한번의 해후'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츠나구'라는 제목으로 2011년 소개된 바 있다.

츠나구는 '연결하다', '잇다'라는 뜻으로 단 한번 산자와 죽은자를 만나게 해주는 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츠나구이다. 이 책은 단 한번이라도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런 간절한 마음과 사연을 지닌 사람이 츠나구를 찾아가고, 보름달이 뜨는 단 하룻밤 동안 단 한번 산자와 죽은자가 만날 수 있다. 죽은 자도 마찬가지로 단 한 번만의 기회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사자의 요구가 있어소 죽은 자는 만남을 거절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다섯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챕터는 소심한 성격의 한 여성이 평소 자신이 동경하던 아이돌 스타가 돌연사하자 '츠나구'의 도움으로 돌연사한 아이돌 스타와 만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의 설정에 따르면 산 자가 만날 수 있는 죽은 자는 단 한명 뿐이고, 죽은 자 역시 단 한번 산 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기회를 고작 아이돌 스타에게 소비해버리다니... 하지만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동료 사이에서도 왕따인 그녀의 사연을 읽다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두번째 챕터는 고지식한 중년의 사업가가 죽은 어머니를 만나는 이야기이고, 
세번째 챕터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단짝 친구를 만나길 원하는 한 여학생의 사연을 담고 있다. 
네번째 쳅터는 7년전 갑자기 모습을 감춘 약혼녀를 만나게된 한 남성이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은 할머니로부터 '츠나구'의 능력을 물려 받은 고등학생 아유미의 이야기와 함께 아유미와 죽은 자를 만나고 싶어했던 앞선 네 명의 사람들의 사연을 한데 엮고 있다. 

호텔에서 산자와 죽은자가 만난다는 내용에서 몇년전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호텔 델루나가 떠오르기도 했다. 호텔 델루나는 이승에 미련이 남아 떠도는 귀신들을 잘 보살펴서 저승으로 보내주는 이야기지만, 현실의 인물 구찬성이 등장한다는 측면에서 산자와 죽은자의 만남이라는 점은 일맥상통해 보인다.

우리는 사자라고 하면 저승사자를 떠올리고, 왠지 무섭고 정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의 츠나구는 소년의 모습에 나름 잘 꾸미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사자가 등장한다고 해서 분위기 자체가 음울하지 않고, 오히려 밝고 신선한 분위기다. 살아 있는 동안 단 한번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다면, 혹은 죽었을 때 살아있는 사람 중 단 한명만 만날 수 있다면, 나는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니,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늘 따뜻하고 마음으로 대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 이후,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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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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