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설계자들

경영 2021. 8. 31. 19:51

- 간단히 말하면, 우리 고객 중에는 무모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고도 결과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있었다. 나의 첫 고객처럼 때로 규칙을 깨고 특이한 방식으로 행동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들은 새롭고 창의적으로 행동한 경우가 거의 드물 었다. 반대로 그들은 이전의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형편없는 의 사결정을 내렸다. 톨스토이Leo Tolstoy가 《안나 카레니나》에서 보 여준 여러 가족에 대한 통찰(이 소설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옮긴이)과는 정반대였다. 전략적 차별화를 연구하는 학자 들이 오래전에 이론화했듯이, 모든 성공적인 전략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전략적 실패는 모두 엇비슷하다.
- 스토리텔링의 힘은 이야기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에 기초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는 《블랙 스완》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정신은 놀라운 설명 기계여서 거의 모 든 것에서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으며 온갖 종류의 현상에 대 해 설명을 끼워 맞출 수 있다.” 몇 가지 독립적인 사실을 경험 한 웨인처럼 당신 역시 어떤 실마리들을 갖게 되면 거기서 만들어지는 패턴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즉 그것들이 서 로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첫 번째 충동은 그것들을 일관성 있는 스토리로 바라 보는 것이다.
-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확증 편향은 정치적 견해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들의 글이 그들의 친구들에게 과도하게 노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친구들은 서로 같은 견해를 갖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설계 방식은 이용자들의 기존 견해를 더욱 강화시킨다. 이러한 현상을 반향실 효과 echo chamber effect(메아리가 방 안에서만 크게 울리듯 특정 정보에 갇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옮긴이) 또는 필터 버블riter bubble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편향된 정보에 갇히는 현상-옮긴이)이라고 한다. 아울러 소셜미디어는 부정확한 또는 오도된 정보인 '가짜 뉴스를 퍼트 린다. 확증 편향이 있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가짜 뉴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 모델의 필요성은 인정할 만하다. 경영자들이 다른 리더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점검하는 것은 좋은 태도다. 하지만 이렇게 모델을 추종하는 태도는 종종 세 가지 잘못으로 이어진다. 첫째, 우리는 모든 기업의 성공을 한 사람의 공로로 돌린다. 둘째, 그렇게 되면 그 개인의 모든 행동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으로 보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너무 성급하게 그 모델을 모방하려고 한다.
- 하지만 이 이야기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 애플스토어가 성공한 원인을 혁신적인 매장 설계(그리고 매장 설계자)에서 찾는 바람에 우리는 너무나 빨리 중요한 요인을 놓친다. 소비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 가지 제품이 출시되었다는 사실 말이 다. 애플스토어의 매출액 증가를 잠시만 살펴보아도 충분히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 2001년 최초의 애플스토어가 개장한 시기는 획기적인 혁신 제품이었던 아이팟이 출시된 시기와 같았다. 2008년 아이폰 출시 이후 매출액은 50퍼센트 급증했다. 이후 매출액은 1년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아이패드가 시장에 출시된 2010년 갑자기 65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폭증했다. 달리 말하면, 애플스토어의 매장 설계와 애플스토어의 성공 사이에 인과 관계는 미약한 수준이다.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새 줄 서서 기다린 소비자들은 대리석 바닥이나 블론드 색의 나무데코를 감상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신제품을 구하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 많은 기업이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했다. GE는 성공을 거둠으로써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강제적인 직원 평가 시스템 의 논리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 인재의 수준이 기업 의 성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누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는 가? 저성과자를 해고함으로써 직원들의 평균 수준이 기계적으 로 향상될 것이라는 사실에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시스템을 채택한 기업들은 대부분 이를 곧 포기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기업의 비율은 2009년 49퍼센트에서 2011년 14퍼센트로 떨어졌다. 많은 기업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사내 정치와 정실주의를 악화시켰고, 아울러 단체정신, 동기부여,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GE조차도 이 시스템을 포기하고 지금은 좀 더 섬세한 성과 평가 방법을 사용한다. GE의 성공에는 강제적인 직원 평가 시스템보다는 더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애플이나 GE의 성공을 설명해 줄 요인들을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어떤 요인이 특정 상황에서 적용 가능한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해야 한다는 과제가 여전히 남는다.
- 물론이다. 우리는 이런 탁월한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실천적 교훈을 찾는다면 심각한 추론적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감탄하는 성공을 거둔 모델들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친 사람들 중에 대다수는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승리자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이런 사실을 잊어버린다. 우리는 생존자만 바라볼 뿐 똑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똑같은 행동을 모방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은 보지 않는다. 이러한 논리적 오류가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 이다. 우리 는 생존자로만 이루어진 하나의 표본에서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렇게 하는 까닭은 생존자들만 바라 보기 때문이다.  모델을 좇는 것은 우리에게 영감을 줄 수 있지만 길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온 세상이 모방하려고 애쓰는 소수의 우상들 대 신,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 탁월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의사결정자에게서 배움으로써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더 좋은 방법으로, 최악의 실천 사례를 연구하면 어떨까? 사 람들은 우리가 성공보다는 실수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점에 동 의한다. 성공한 기업보다는 파산한 기업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 그들의 실수에서 배우는 것은 실패를 피하 는 좋은 길이 될 수 있다.
- 아무도 맹목적으로 믿지 말라, 자기 자신조차도, (스탕달)
-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직관을 신뢰할 수 있을까? 카너먼과 클 라인의 의견이 일치할 경우에는 언제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다. 첫째, 우리는 동일한 원인이 대개 동일한 결과를 일으키 는 확실성이 높은 환경 속에 있어야 한다. 둘째, 우리는 '장기 간의 실천과 신속하고 분명한 피드백을 통해 환경을 학습할 적 절한 기회를 갖고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직관은 이전에 경 험했던 상황에 대한 재인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인식하고 올바로 대응하는 방식을 습득했다면 직관을 신뢰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 비추어 보면 우리는 전문 지식의 가치와 관련하여 다른 환경에서 수행된, 모순되어 보이는 연구 결과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언뜻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소방관들이나 집중치료실 간호사들은 상대적으로 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일 한다. 물론 그런 환경에 불확실성이나 위험이 없다는 뜻은 아니 다. 그런 환경은 상황에 관해 합리적인 단서를 제공한다는 뜻이 다. 화재가 발생한 빌딩이나 응급실 환자들을 관찰해보면 곧 어 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 년 동안 화재나 응급 상황이 발생한 직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관찰하면서 소방관과 간호사들은 많은 교훈을 얻는다. 아마 의식적으로 깨닫는 것보다 더 많은 교훈을 얻을 것이다. 항공기 성능 시험 조종사, 체스 선수, 회계사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규칙적이며, 대개(전부는 아닐지라 도) 의사결정의 질에 관한 신속하고 명확한 피드백이 제공된다. 따라서 학습이 가능하다.
이런 환경을 정신과 의사, 판사, 주식 투자자가 직면하는 상황 과 비교해보라. 이런 분야의 전문가들 역시 자신의 직관을 신 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환경은 복잡하고 상당히 예측 불가능하다. 피드백이 있다고 해도 모호하고 지연된다. 따라서 정확한 전문 지식을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문 지식이 발전할 수 없는 가장 극단적인 환경은 정치적, 전략적, 경제적 사건을 예측하는 일일 것이다.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 Philip Tetlock은 20년 동안의 정치경제적 추세에 관한 전문가 약300여 명의 예측 자료를 정리(모두 8만 2,361개)하고 평가했다. 한 전문가가 경기침체를 예측했다면 실제로 그렇게 되었는가? 정치 평론가가 선거에서 압승을 예상했다면 실제로 그렇게 되었 는가? 테틀록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그들이 임의로 대답했을 때 보다 좋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오히려 아마추어의 대답보다 형편없었다. 극단적으로 합리성이 부족한 이런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직관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
- 진정한 전략적 의사결정은 카너먼과 클라인의 원칙과 잘 들 어맞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들의 원칙과 정반대다. 전략 적 의사결정은 확실성이 낮은 환경에서 일어나며, 의사결정자 들에게는 제한된 경험과 지연되고 불명료한 피드백만이 있다. 전문가의 직관이 발전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이보다 더 나은 사례 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임원들은 대부분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 특히 이전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주관적 신 념이 우리의 나침반이 된다. “의구심이 든다면 기다리겠지만, 정 말 확신이 든다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해.”  이런 경우 우리는 많은 CEO, 통계 전문가, 주식 중개인들이 자신의 직감을 크게 확신하다가 길을 잃었다는 사실, 아울러 판단에 대한 우리의 확신이 거의 항상 너무 과도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 일반적으로 제품은 과도하게 낙관적인 계획에 기초하여 출시된다. 만일 우리가 사업의 성공을 위협하는 환경, 경쟁자 등 수많은 변수를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면 아무것도(또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 최악의 전략이다. 분석에 의한 마비는 많은 기업을 꼼짝 못 하게 하여 낙관주의 보다도 많은 피해를 준다. 설령 나중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해 도 낙관주의는 적어도 우리를 행동하게 만든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자. 낙관주의는 귀중하고 더 나아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조직들은 의도적으로 당당하게 낙관주의를 장려한다. 대부분의 경영 환경에서 우리는 야망과 현실, 목표와 예측, 희망과 확신 사이의 의도적인 혼동 상태에서 활동한다. 이런 혼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예는 연간 예산 수립이다. 예산은 사업 활동을 위한 도구이자 사업 활동에 대한 예측이다. 당신이 관리자에게 목표를 제시하면 관리자는 그 목표가 달성되기를 원한다. 예측과 목표 간의 이런 긴장감이 사업의 본 질이다. 이론적으로 두 부분이 현실성을 갖도록 숫자를 조정할 수 있다. 관리자의 목표치는 당신의 예측치다. 이런 긴장이 증가하면 자주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관리자의 목표 달성이 위태로워 보이면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는가? 당신은 목표의 실현 가능성(당신은 여전히 예측치를 확신한다)을 확신한다고 말하겠는가? 아니면 관리자에게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 하라고 하겠는가? 즉 당신은 예측치가 비현실적이라고 믿으면서도 관리자에게 목표치로 제시하겠는가? 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진심이든 아니든, 예측과 목표, 확신과 희망 사이의 혼동을 유지하는 것이 부하 직원의 동기부여를 지속시키는 데는 가장 좋으니까. 냉정하고 현실적인 분석가는 최초의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아마 합리적인 판단이겠지만 종종 부작용이 따를 것이다). 어디서 우리의 확신이 멈추고 우리의 희망이 시작될까? 경험 많은 리더라면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성공적인 리더가 되려면 낙관적인 계획가가 되 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 낙관주의가 의사결정에는 나쁘지만 리더에게는 좋은 이유가 또 있다(리더들은 낙관주의자들이다). 우선 우리는 낙관주의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낙관주의, 야망, 대담함은 영감 넘치는 리더들과 관련되는 자질들이다. 이유가 분명하지 않지만, 결과를 기준으로 성공을 평가할 경우 낙관주의가 유리하다.  왜 우리는 인지적 편향의 영향을 받을까? 왜 우리는 추론할 때 과도한 신뢰와 낙관주의 같은 체계적 오류를 범할까? 구체 적으로 말하면 진화는 어떻게 이런 편향을 선택했을까? 인지적 편향에 의한 체계적 실수가 우리의 적응과 생존에 해롭다면, 자 연선택은 편향된 개인을 제거했을 것이며 편향이 점점 더 드물 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편향은 보편적이다. 이것은 우리의 먼 조상들에게는 이런 편향이 휴리스틱스(조상들이 이따금 보여주었던 또 다른 측면이다)보다 불리한 요소가 아니라 자산이었음을 시사한다. 자연 선택은 자신감 없는 사람들, 보수적인 사람들, 신중한 사람들보 다 낙관적인 사람들, 모험적인 사람들, 위험 감수자들을 더 선호했다.
조직 내에서 낙관적 편향을 선택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필연적 이다. 능력에 따라 리더를 선택하는 선택 메커니즘은 낙관주의 편향을 선택한 다원주의적 프로세스와 유사할 것이다. 논리적으 로 보면 영감 넘치는 리더들은 가시적이고 매우 극적인 결과를 얻고 싶을 것이다. 기업에서든, 정당에서든, 실험실에서는 그런 결과를 얻는 가장 좋은 길은 무엇일까? 물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그리고 행운을 얻는 것이다)! 보통 수준의 그런대로 괜찮은 결과에 만족하는 조심스럽고 소심한 사람들은 존경할 만한 경력을 오랫동안 누릴 것이다. 그들은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빛나는 경우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반면 위험 감수자들은 종종 추락해버리겠지만 그중 소수는 결국 정상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요점은 우리의 리더들은 조심스러운 사람(또는 불운한 사람)이 아니라 성공을 거둔 낙관주의자들이라는 것이다. 낙관주의자들 이 훨씬 더 좋다! 이런 낙관주의자들은 정상에 올라간 뒤에 자 신의 능력과 직관 그리고 의사결정을 지나치게 과신하게 된다. 어쨌든 그들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니까...... 지금까지는
- 상황이 지금 상태로 유지되기를 원한다면 바뀌어야만 합니다. 이해하겠습니까? (주세페 디 람페두사, 《표범》)
- 디카밀로와 그의 전임자들 모두 디지털 사진 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일찍이 1990년에 이 회사의 장수 CEO 맥알리스터 부스MacAllister Booth (직장 생활을 거의 폴라로 이드에서 보냈다)는 주주들에게 “우리는 새로 강력하게 등장하는 디지털 이미지 분야에서 중요한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라고 말했다. 1996년 폴라로이드의 디지털 부문 매출액은 1억 달러가 넘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디지털 카메라 PDC-2000은 이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디카밀로는 이러한 기술 혁명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의 전략 계획에 포함된 세 가지 중요 주제 중 첫 번째가 디지털이었다. 폴라로이드의 파산은 CEO가 물속에 잠긴 빙산을 보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배가 너무 굳어서 방향 전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는 널리 퍼져 있다. 기업들이 리더들의 결정 사항을 항상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니다. 시장 붕괴에 직면했을 때 기업 들은 리더들의 말보다 훨씬 더 느리게 바뀐다. CEO가 발표하는 전략에 맞추어 직원들의 역량이 집중되지도, 재정적 자원이 배분되지도 않는다. 이런 관성은 인지 편향과 조직적 요인들이 결합된 형태로 깊이 뿌리박혀 있고, 때로 폴라로이드의 경우처럼 치명적이다.
- 기업의 핵심 임원들에게 자사가 실수를 인정하고 적절한 시기에 실패한 계획을 중단하는지 물어보면 80퍼센트가 그렇다 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들보다 직급이 낮은 임원들에게 물어보면 52 퍼센트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이 모든 것이 의미 있는 자원 재배분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설명해준다. 다행히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기업들은 CEO가 새로 임명된 다음 해에 눈에 띌 정도 로 많은 자원을 다시 배분한다. CEO가 외부인일 경우 더욱 그 렇다. 그는 기준점 효과와 조직 내부의 사회적 압력에 더 잘 저항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신임 CEO들은 대체로 좋은 성과를 낸다. 자원의 재배분이 신속하고 결정적인 경우 훨씬 더 그렇다.
- 디카밀로가 CEO에 취임했을 때 폴라로이드는 수익성이 미미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마케팅부는 자사의 시장점유율이 100퍼센트라고 선언하는 보고서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그 보고서는 시장을 미국의 즉석카메라 시장으로 정의했다. 이 회사의 연구실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디카밀로는 즉시 기업 문화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는 부임 하자마자 폴라로이드 연구실을 시장과 가깝게 재편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우리의 사업은 가장 많은 특허권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사업은 가장 많은 연구 보고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사업은 얼마나 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강력하고 새로운 메시지였다. 디카밀로는 구조조정을 통해 전 체 직원의 4분의 1인 2,500명을 내보냈다. 그는 폴라로이드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의 관성은 피할 수 없었다. 뛰어난 폴라로이드 연구소와 연구원들은 무슨 일을 했을까? 디지털 제품도 개발했지만 대부분은 즉석카메라 제품의 연장선상에서 더욱 저렴한 모델을 만들었다(일부 제품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폴라로이드의 사업 모델 역시 관성을 부추겼다. 전형적인 면도기와 면도날' 모델을 이용하는 폴라로이드는 카메라를 저가에 팔고 필름에 서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소모품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디 지털 세계에서 이 사업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디지 털로의 전환을 위해 폴라로이드에는 과감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기업의 비용을 철저하게 줄이고, 적극적으로 핵심 사 업을 분리하고(또는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디지털 기술에 대대적으로 재투자해야 했다.
폴라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이 환경 변화에 직면하여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너무 늦게 대응한다. 또한 자원을 충분히 재배분하지도 않는다. 출구 전략에 관한 역사적인 연구 를 수행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지 편향 탓에 “기업들은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새로운 정보 앞에서도 목표를 조정하지 않으며, 밑 빠진 독에 더 많은 물을 쏟아붓는다.
- 안전을 추구하지 마라.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휴 월폴)
- 사후 확신 편향은 역사 교과서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이나 '베르사유 조약의 결과'를 분석하는 법을 배운다. 역사가들은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여러 사실 간의 연결점을 조심스럽게 선택한다. 그러다 보면 흔히 '원인'은 완전히 간과된다.
최근 역사가와 인공지능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현대의 정보에 만 기초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그리고 사건들이 나중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을지를 예측 하게 했다. 그들의 결론은 이렇다. 역사적 의미는 예측하기 극히 어렵다. 세상은 너무 뒤죽박죽이고 임의적이기 때문이다. 역사가들은 오로지 사후적인 시각 으로 자신의 서사에 들어맞는 사실들을 선택하고 다른 사실 들을 배제한다. 그러므로 똑같이 그럴듯한 다수의 역사 해석이 공존할 수 있으며, 새로운 '수정주의적' 역사 이론도 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불확실한 사건을 나중에 되돌아보면서 필연적이었다. 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1940년 나치 독일의 위협에 직면한 영 국은 불굴의 전사를 수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고 우리는 배웠다. 그리고 우리는 전시 영국의 수상으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외에 누구도 상상하기 힘들다. 영국 여왕이 처칠을 부르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원의원 가운데 그가 수상이 되 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우리는 이런 사실은 종종 잊어버린다. 처칠이 주로 계획했지만 결국 참패한 노르웨이 작 전에 관해 의회에서 논쟁을 하다가 놀라운 반전이 일어나면서 역설적이게도 그가 수상으로 지명되게 되었다. 전기 작가인 마 틴 길버트Martin Gilbert는 3만 페이지 분량의 처칠 전기를 쓰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질문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예를 들어 당신이 가장 최근에 참석했던 위험한 투자 사업 회의를 떠올려보라. 회의 참석자들은 그 사업의 본질적인 위험성 을 인식하고 있었는가? 그 사업을 제안한 사람은 실패(또는 성공) 확률을 계량적으로 추정하려고 노력했는가? 한마디로, 그 의사결정은 주사위 굴리기와 비슷했는가?
당신은 이 질문에 대해 "아니요”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며 정당한 이유를 댈 것이다. 의사결정자는 원칙적으로 미래가 불확실하며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을 계산 가능한 통계적 성공 확률에 기초해 베팅하는 도박꾼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 위험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위험은 최소화해야 할 예로 사항이며 맞서야 할 도전 과제다. 관리자가 위험을 언급하자마자 의사결정자들은 위험을 줄일 대책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여기서 '위험'은 의사결정 이론가가 생각하는 위험, 즉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아니다. 의사결정자들에게 위 험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과신의 실수가 발생한다. 기업이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 의식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지나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거의 100퍼센트 확신하기 때문에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착각은 살펴본 편향의 직접적인 결과다. 
- “그들은 그 일이 불가능할 거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해낸 겁니다” 라는 마크 트웨인 Mark Twain 의 말은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권유할 때 자주 인용된다. 이 말은 우리가 위험에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멋지게 보여준다. 즉 용기가 아니라 무지 탓이다. 물론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것은 나쁜 결정이고, 당연히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히 알면서 위험 회피를 극복하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더 자주 시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 세상의 지혜는 우리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패배하는 것이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가르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 케네디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아서 슐레진저 2세Arthur M.Schlesinger Jr. 는 이렇게 썼다. “피그스만 공격이 끝나고 몇 개월 뒤, 나는 회의 중에 계속 침묵한 것에 대해 심하게 자책했다.......내가 소심하게 몇 가지 질문밖에 못 한 것은 이런 터무니없는 계획에 대해 경고하려는 마음이 토론 분위기에 휩쓸려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글은 집단사고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윌리엄 화이트가 만든) 이 용어를 대중화시킨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는 집단적 의사결정에 기초해 집단 역학을 연구했다. 케네 디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관 슐레진저는 쿠바 침공을 결정한 것은 실수라고 확신했고 그로 인한 끔찍한 결과도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소심하게 몇 가지 질문밖에 못 했다. 그는 자신의 의심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집단과 리더가 제시한 지배적인 의견에 따랐다.
* 집단사고는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의심에 대해 침묵하게 할 위험이 있다.
* 집단사고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지만, 집 단에게는 개인이 알고 있는 유용한 정보의 공유를 막기 때문에 해롭다.
* 집단은 다수의 의견을 강화하기도 한다(집단의 극단화).
* 동질성은 집단사고를 악화시키고, 이것이 윤리적인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 할 게 뭐야?"
- 무지의 대가로 이익을 얻는 사람에게 어떤 것을 이해시키기는 어렵다! (업튼 싱클레어)
- 현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함으로써 일관되게 사실을 왜곡하는 사례는 많다. 판단하기 모호할 때 우리는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되, 다른 사람들(그리고 우리 자신)이 의심(우리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다는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그럴듯하게 선별적 으로 추론한다. 댄 애리얼리는 이런 행동을 인상적인 문장으로 요약한다. “우리는 자신의 이미지가 상당히 정직한 개인으로 남을 만한 정도까지만 다른 사람들을 속인다.”
- 결론을 말하자면 자신의 편향과 그것을 줄이는 방법에 집착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조직의 의사결정을 개선하는 방법은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동어 반복적인 설명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어떤 결정이 리더만의 결정이 아니라 조직의 결정이어야 한다면 리더 는 혼자 결정할 수 없다. 의사결정이라는 예술에는 집단적인 차 원이 있어야 한다. 전략적 선택에 직면한 똑똑한 리더는 팀원들 에게 의지하고 전문가에게 묻고 이사회와 함께 논의할 것이다. 리더는 스스로 자신의 편향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편향을 분명하게 보고 피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 설령 리더가 최종 판단을 내린다고 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더는 결코 혼자가 아닐 것이다. 그는 편향과의 개인적인 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나쁜 결정을 막기 위한 집단적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집단이 항상 좋은 결정을 내린다면 지금까지 언급한 실수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결정 측면에서 팀은 최고의 수단인 동시에 최악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 다행히도 기업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핵 공격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 케네디가 1962년에 던졌던 질문을 그대로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결정에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면 어떤 팀이 필요할까? 그 팀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면 어떤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필요할까? 우선 팀과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임원들은 확실히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 자신의 편향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는 아래의 세 가지 문제에 부딪힌다. 
* 자기 자신의 편향을 알아차리는 일은 쉽지 않다.
* 모든 상황에서 여러 가지 편향이 개입된다. 
* 휴리스틱스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편향도 있다.
-  개인과 달리 조직은 의사결정 과정을 바꿈으로써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
-  의사결정을 개선하는 두 가지 조건은 협업과 프로세스다. 협업을 통해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편향을 바로잡을 수 있고, 프로세스를 통해 집 단은 집단사고에 함몰되지 않는다.
- 영화 〈필사의 도전〉에 나오는 '카우보이 문화(실수는 수치스러운 일이며 감추어야 한다)'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대신 우주비행사들은 모든 의심에 대해 토론하고 작은 사고도 모두 보고하도록 권장된다. 그들은 그런 행동에 대해 칭찬을 받고, 그들의 보고가 차후 비행사 훈련이나 체크리스트 개정에 반영될 거라는 말을 듣는다. 우주비행사들이 생명을 구하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한다면 그것은 임기응변이 아니라 프로세스 덕분이며, 개인의 천재성이 아니라 협업 덕분이다.
- 대부분의 조직은 전략적 의사결정보 다는 일상적인 의사결정에 공식적인 방법을 훨씬 더 자주 이용 한다. 거의 모든 기업에 사무용품 구입 절차가 있지만 기업 인 수나 합병에 대한 공식적인 절차가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기업들은 대부분 자사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엄격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지만 의사결정에는 이와 동일한 품 질 기준을 거의 적용하지 않는다. 모든 조직은 어떤 결정이든 내 리는 '공장'이지만 이 가상의 공장에서는 실제 공장과 같은 품 질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기업의 경영구조는 의사결정의 품질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유형의 의사결정(예컨대 특정 금액을 초과하는 투자)을 승인하기 위해 이사회나 감사위원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면 이것은 일종의 프로세스다. 이사회는 합의체이기 때문에 이 론적으로는 협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사회가 효과적이고 협력 적으로 운영된다 해도(매우 드문 경우다) 좋은 경영구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장의 비유로 다시 돌아가면, 경영구조는 품질관리다. 이것 은 제품, 곧 이사회에 제출된 의사결정이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준다. 하지만 품질관리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좋은 제조공정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경영구조는 리더들이 의사결정을 위한 좋은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하도록 자극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의사결정의 품질을 개선해주지 못한다.
사실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의사결 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감독기관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 니다. 판사들이 정당한 법 절차를 존중하는 것은 법 절차를 준 수하지 않으면 해임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비행사들이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휴스턴 우주센터에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과 아무 관련이 없다. 두 경우 모두 의사결정자들은 최선의 결정을 내리 기 위해 노력하고, 협업과 프로세스가 최선의 방법임을 진심으로 확신한다.
- 구체적인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유용하다. 1,048개의 의사결정 사례에서 투자의 성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요인은 무 엇이었을까? 투자 결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을 극복 하기 위한 협업과 프로세스였다. 특히 다음의 4가지 질문이 최 선의 투자 결정과 최악의 투자 결정을 갈라놓았다. 첫째, 투자 제안과 관련된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해 확실하게 논의했는가? 만일 이런 논의가 없었다면 자기과신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투자를 둘러싼 분위기가 긍정적일 경우 아무도 어둡고 우울한 말을 해서 파티를 망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둘째, 투자 제안에 대해 토론할 때 CEO의 의견과 배치되는 관점이 제시되었는가? 그런 관점이 제시되어야 집단사고를 극복할 수 있다. 회의 참석자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CEO의 의견에 동조하는 성향이 있다면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다. 
셋째, 투자를 지지하는 자료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와 상반되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아보았는가? 앞으로 보겠지만 이것은 확증 편향(투자 제안을 자연스럽게 묵인하게 한다)을 방지하는 직접 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승인 기준이 사전에 설정되었는가? 그리고 그 기준이 회의 참석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었는가? 이런 행동은 의사결정자들이 스토리텔링 편향에 빠지지 않게 한다. 우리는 선별된 자료를 이용해 좋은 이야기를 만듦으로써 모든 결정을 얼마나 쉽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 사전에 설정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당신은 원하는 결론에 맞게 추론을 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선택할 위험이 있다.
- 우리는 의사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한 추가 토론을 다음 모임 때까지 연기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각자 다른 관점을 생각함으로써 의사결정의 핵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앨프리드 슬론)
- 많은 조직에서 잘 진행된 회의는 논쟁이 없는 회의다. 생각이 서로 부딪치면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질적인 토론을 회피하여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마찰이 예상 되면 현명한 발표자는 회의 전에 핵심 이해당사자들과 일대일 로 만나 문제를 해결한다. 회의는 결국 이미 결정된 사안을 대충 훑어보고 승인하는 요식 행위가 된다.  이런 행위가 다양한 편향을 어떻게 발생시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예컨대 집단사고는 대다수가 이미 투자 제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증 편향은 청중이 발표자의 이야기를 추종하는 것으로, 자기과신은 아무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획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이익 편향은 의사결정위원회 구성원이 서로의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를 암묵적으로(또는 명시적으로) 거래하는 것으로 각각 나타난다. 의사결정 회의는 이런 편향들이 표면 으로 끓어오르는 가마솥이다. 
- 의사결정 과정과 관련하여 대화라는 주제를 꺼낼 때 흔히 세가지 우려가 생긴다. 이런 우려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하는 이유는 대화의 가치를 진정으로 믿지 않으면 이런 대화 기법들이 아 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우려는 대화가 끝없는 논의로 전락하여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귀중한 시간이 낭비되거나 더 심한 경우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이것은 앞에서 간단히 언급 한 '정보 과다로 인한 분석 불가능'의 위험으로 일부 조직이 이런 문제에 직면한다. 이때 리더는 해결책으로 토론을 줄이거나 심지어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소비재를 만드는 한 다국적기업은 잠시 다음과 같은 문장을 공식적인 모토로 삼았었다. “논쟁하지 말고 행동하라").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의사결정 속도를 개선하기 위 해 의사결정의 질을 희생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도(그리고 충분하 지도) 않다. 
두 번째 우려는 전략적 의사결정에 관한 대화가 결국 타협에 의한 합의(별로 좋지 않은 두루뭉술한 합의)로 끝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오해다. 대화는 민주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대화가 끝나면 의사결정자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그는 논의 결과를 경청한 뒤에 결정을 내리지만 다수의 관점을 반 드시 선택해야 할 의무는 없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임원은 대화를 끌어내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며, 사람들을 부드럽게 합의에 이르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 까닭에 대화를 통해 팀을 이끌려면 경영자에게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세 번째 우려는 명확한 의사결정에 따른 결과에 기인한다.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졌다면 사람들은 서로 대립되는 관점을 표출했을 것이다. 일단 최종 결정이 이루어지면 소수파에 속한 사람들도 실행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이 반대했던 전략을 실행하는 것을 망설일까? 다른 관점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불편한 상황을 피하는 것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할까?
경험과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는 그 반대다. 모든 사람의 의견 이 공평하게 경청되는 진정한 대화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힘을 부여한다. 김위찬과 르네 마보아 Renee Mauborgne는 이것을 '공정한 프로세스라고 부른다.
- 어떤 사람들은 의사결정 체계를 정하고, 의사결정 규칙을 공식화하고, 일정한 형식을 만드는 것이 부정적인 효과를 낼까봐 걱정한다. 그들은 이런 도구를 사용하면 논의가 위축되고, 독창 적인 논쟁의 가능성을 없애며, 궁극적으로 위험 감수 기회가 박탈될까봐 두려워한다. 이런 우려는 타당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의사결정 체계와 체크리스트가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 보 조 도구가 아니라 대체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일부 관료적 인 조직에서는 논쟁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의사결정 회의가 단순히 제안서를 대충 훑어보는 자리로 이용된다면 잘 정립된 의사결정 체계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훌륭한 의사결정 체계는 실질적인 대화와 다양한 생각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업에서 이 책에 소개한 다른 기법들과 함께 사용할 경우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앞서 언급한 CEO(그리고 다른 많은 CEO)가 발견했듯이 일반적인 의사결정체계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형식을 지키는 것은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사실을 선택적으로 제시하여 위험을 최소화하거나 현실을 왜곡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의사결정 회의에 기본 자료가 더 신속하게 전달되어 자유로운 토론 시간을 갖게 해준다. 참석자들은 필수적인 사실 확인 단계를 건너뛰고 자유롭게 자신의 관점을 말하면서 진정 한 대화를 나눈다. 그들이 동일한 사실들에 동의했기 때문에 성과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결국 CEO가 위험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프로젝트에 수반된 위험 수준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이를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영국의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는 의 견을 바꾼 것 때문에 종종 비판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반박했다고 한다. “사실이 바뀌면 나는 생각을 바꿉니다. 당신은 어떻 습니까?”
이말은 근본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의사결정 과정에 서 우리는 계속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우리는 당연히 그것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얼마나 고려해야 할까? 언제 우리는 중요한 정보를 새로 발견하고 자신의 입장을 재고할까? 새로운 자료가 나올 때마다 입장을 바꾸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고집쟁이 처럼 완고한 것도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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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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