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분노는 일종의 광기다. 무가치한 것에 높은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다.
- 세네카가 보기에 분노는 가장 강렬하고 파괴적이고 저항할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 일단 분노가 주도권을 쥐게 되면, 하강을 멈출 길은 없다.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분노를 놓아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노는 결코 우리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악한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는 악한 사 람들일 뿐이다. 우리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오 직 하나, 상호 관용의 협약뿐이다.
- 아이의 정신이 천박하고 노예적인 것과 만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구 걸하듯이 매달리게 해서는 안 되고, 매달리기만 하면 어떤 것이든 가질 수 있게 해서도 안 된다. 지금까지 한 일이나 앞으로 좋은 일을 하겠다는 약속을 토대로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도록 내버려 두거나 화내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경쟁자들이 자신의 친구들임을 알게 함으로써 그들을 다치게 하고 싶어 하는 대신에 이기고 싶어 하는 습관 을 갖도록 키워야 한다.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기거나 칭찬받을 일을 할 때는 기를 세워주되 자만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칭찬받는 즐거움은 내가 해냈다는 희열로 이어지고, 이런 희열은 교만한 자아와 과도한 자존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어느 정도 쉴 시간을 주되 게으름을 피우거나 빈둥거릴 정도로 풀어주어서는 안 된다. 또 아이가 감각적 쾌락에 빠져들지 않게 해야 한다. 지나 치게 풍족하고 달콤한 양육만큼 아이를 화를 잘 내 는 어른으로 키우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외동아이의 응석을 받아줄수록, 후견을 받는 고아에게 많은 것을 허용할수록, 아이의 정신은 더 망가진다. 엄마가 눈물 을 닦아주는 아이, 보모가 대신 혼나는 아이, 한 번도 “안 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아이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하게 된다.
- 분노에 대한 최고의 치료법은 분노를 지연하 는 것이다. 처음부터 너의 분노에 부탁하라.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단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달라고, 분노의 감정은 처음에는 거칠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 리면 누그러진다. 그러니 분노의 감정을 단번에 없애 려고 애쓰지 마라. 조금씩 나누어 제거하다 보면 완 전히 없어질 것이다.
- 파비우스 Quintus Fabius Maximus는 지휘관으로서 가장 부끄러운 변명은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라는 말이라고 했다. 이 말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가장 부끄러운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일을 예 상해야 한다.
- '복수'는, 비록 그것이 정의로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해도 인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 공중목욕탕에서 실수로 마르쿠스 카토 Marcus Cato3와 부딪힌 사람이 있었다(카토에게 일부러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었겠는가?). 그가 사과하자, 카토는 말했다. "나는 부딪힌 기억이 없소.” 그는 보복을 하기보다는 그 일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도 아무런 후환도 없었다고?” 그렇다. 오히려 아주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는 카토와 알고 지내게 되었다! 자신이 받은 피해에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은 위대한 정신의 징표다. 상대를 복수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보는 것이야말로 상대에 대한 가장 모욕적인 복수다. 많은 이들이 복수를 함으로써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심각한 일로 만들어버린다. 이와 달리 위대하고 고귀한 사람은 작은 사냥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도 커다란 맹수처럼 아랑곳하지 않는다.
- 상대가 우리와 대등하건 우리보다 잘 나거나 못났건 간에 우리는 분노를 억제해야 한다. 대등한 자와 싸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잘난 사람 과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다. 못난 사람과 싸우는 것 은 비열한 짓이다. 자신을 문 사람을 똑같이 물어뜯 는 것은 비겁하고 천박한 자나 하는 짓이다. 쥐나 개 미는 네가 손을 들어올리기만 해도 바짝 긴장한다. 약한 것들은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자기에게 해를 입히려는 것으로 생각한다.
- 누군가 화를 내면, 친절함으로 대응하라. 한쪽이물러서면, 싸움은 끝난다. 상대가 없으니 싸움도 없다. 싸움은 양측 모두에서 분노의 불길이 타오를 때 일어난다. 먼저 물러서는 자가 더 나은 자다. 패배한 자가 승자다. 누군가가 너를 치면, 물러서라. 그에 맞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더 잦은 폭력의 기회와 구실이 될 뿐이고, 나중에 거기서 빠져나오고 싶을 때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 다른 감정들은 뒤로 미루고 서서히 돌볼 수도 있 지만, 분노는 일단 자극을 받아 발동이 걸리면 조금씩 전진하는 법 없이 전속력으로 폭주한다. 분노가 마음을 움직이는 방식은 다른 악덕들과 다르다. 그것 은 마음을 질질 끌고 가고, 마음에게서 자제력을 빼앗고, 마음이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해악을 갈구하도록 몰아가고, 겨냥한 목표물뿐만 아니라 자신의 길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공격한다. 다른 악덕들은 마 음을 움직이게 하지만, 분노는 마음을 내던져 곤두박질치게 한다. 다른 감정들에 저항하는 것 또한 불가능할 수 있지만, 그런 감정들은 언젠가는 멈춘다. 하지만 분노라는 감정은 벼락이나 폭풍 또는 추락하기 때문에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그밖의 다른 것들처럼 갈수록 힘이 강해진다. 다른 악덕들은 이성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분노는 온전한 정신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른 악덕들은 서서히 잠입해 우리도 모르게 커지지만, 우리의 마음은 단숨에 분노로 도약한다.
- 어떤 일에도 화내지 않는 것만큼 위대함을 보 여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더 질서정연하고 별들이 자리하고 있는 우주의 상층은 구름도 모이지 않고 폭 풍도 치지 않고 회오리바람도 휘몰아치지 않는다. 아 래쪽에서는 벼락이 쳐도, 위쪽은 모든 소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 마찬가지로 고고한 정신은 조용한 안식처에서 자신을 화나게 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언제나 평정을 유지하며, 절도 있고 고결하고 질서정연하다.
- 무언가를 시도할 때는 항상 하려는 것이 어느 정도의 일이고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재어보라. 일을 하다 중도에 그만두면, 후회로 인해 성정이 상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기질이 활달한지 활달하지 않고 소극적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패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안겨주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소극적인 사람들에게 우울을 안겨준다. 그러니 너무 사소하지도 않고 너무 벅차지도 않은 일들을 시도 하라. 우리의 희망은 바로 다음에 있는 문만을 향해야 한다. 자신이 해내고서도 스스로 놀랄 만한 일들은 시도하지 말라.
- 분노의 신호를 감지하는 순간 일단 멈춰선 다음, 가능한 한 자신의 입에 고삐를 채워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것을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의 감정이 최초로 발생하는 순간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전조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폭풍이나 비가 오기 전에 조짐이 있듯이, 분노나 사랑을 비롯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돌풍이 불기 전에도 그것들을 미리 알리는 신호가 있다.
- 분노를 저지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 분의 일들은 재미나 장난,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줄 알아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머리를 얻어맞고도 단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언제 투구를 쓰고 외출해야 할지 알 수 없으니, 참 난감하군.” 얼마나 손해를 입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손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 자신과 싸워라. 분노를 정복하고자 한다면, 분노가 너를 정복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분노를 감추고 출구를 내주지 않으면, 분노는 정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가능한 한 분노의 신호를 내보이지 말고 남들이 모르도록 분노를 감추어라. 이는 매우 힘든 일이다. 분노는 밖으로 뛰쳐나오고 싶어 하고 눈을 활활 불타오르게 만들고 싶어 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만일 분노가 우리 밖으로 뛰쳐나가게 내버려두면, 그것은 우리를 깔보게 될 것이다. 분노는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묻어 두 어야 한다. 분노가 우리를 사로잡아서는 안 되고, 우리가 분노 를 사로잡아야 한다. 분노의 징후들을 모두 정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얼굴을 편안하게 하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고, 걸음걸이를 늦추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감정도 점차 외적 신호들을 따라가게 된다.
- 한마디로 말해 우리 모두는 악하다. 각자가 남에게서 어떤 허물을 찾아내건 간에 똑같은 허물을 자신 안에 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사람의 창백한 얼굴이나 저 사람의 마른 몸에 왜 관심을 갖는가? 허물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라. 우리는 사악한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는 사악한 사람들일 뿐이다. 우리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상호관용의 협약뿐이다. “그는 내게 해를 입혔지만, 나는 그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어.” 그러나 너는 이미 누군가에게 해를 입혔거나 앞으로 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 오늘만 생각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네 마음의 모든 움직임을 생각해보아라. 네가 지금까지 어떠한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나쁜 짓을 할 수 있다.
- 디오게네스가 분노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오만한 청년 하나가 그에게 침을 뱉었다. 디오게네스는 자신 이 받은 모욕을 유쾌하면서도 현명한 유머로 받아넘 겼다. “나는 화나지 않았네. 사실 화가 나야 하는 것인 지도 잘 모르겠네.”
- 때때로 이웃집에서 “불이야" 라고 외치는 소리가 다툼을 끝내고 산짐승의 출현이 강도나 산적을 몰아 낸다. 더 큰 두려움이 닥쳤을 때는 더 작은 문제들과 씨름할 시간이 없다. 네가 싸움과 배신 속에서 결국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너를 화나게 만든 상대에 게 죽음 이상의 것을 원할 수는 없다. 그런데 네가 아 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는 어차피 죽는다. 어떤 식으로든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는 일을 일어나게 하려고 애쓰는 것은 노력 낭비다. (...) 네가 사형을 생각하든 그보다 좀 더 관대한 처벌을 생각하든 간에 그가 대가를 치름으로써 고통을 받을 시간도, 네가 벌을 줌으로써 사악한 기쁨을 얻을 시간도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머잖아 우리는 생명의 마지막 숨을 내뱉을 것이다. 숨을 쉬고 있는 동안은, 인간 세상에 있는 동안은 인 간다움을 소중히 간직하자. 누구에게든 두려움이나 위험을 안겨주는 사람이 되지 말자. 손해, 해악, 모욕, 비웃음에 경멸을 보내자. 웬만한 짜증나는 일들은 참 자. 흔히들 말하듯이 몸을 돌려 뒤를 보는 순간, 죽음은 지척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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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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