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 씽크

인문 2021. 7. 17. 19:40

- 철학이 계산과 증명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수학이고, 관찰과 실험 등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 과학이다. 즉 수학과 과학의 다른 이름이 철학이다. 우리가 왜 수학, 과학을 못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려 12년간 수학, 과학을 배우고도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철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의 아이가 학교와 학원에서 그토록 열심히 수학, 과학을 배우고도 성적은 언제나 제자리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가? 역시 이유는 단 하나다. 철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 고대 그리스에는 이상적인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교육을 파이데이아라고 칭했다. 고대 그리스의 교육은 성공적이었다. 고대 그리스 문명, 즉 헬레니즘은 헤브라이즘과 더불어 서양 문명의 뿌리가 됐다. 파이데이아는 고대 로마로 넘어가서 ‘후마니타스 humanitas’가 됐다. 후마니타스는 찬란한 로마 문명을 꽃피웠다. 파이데이아를 우리말로 바꾸면 '교육'이고, 후마니타스를 우리말로 바꾸면 '인문학'이다. 즉 인문학은 교육이다.
- 1. 기원전 420년경 그리스에서 데모크리토스가 원자론을 완성했다.
2. 1803년, 영국에서 돌턴이 데모크리토스의 고대 원자론에 깊은 영향을 받아 근대적 의미의 원자설을 발표했다.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철학자다. 어떤 사람 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데모크리토스라면 몰라도 화학 교과서에 나오는 돌턴이 철학자라고?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걸.” 물론 돌턴은 화학자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맨체스터 대학과 뉴칼리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고, 자신이 회장직을 맡은 맨체스터 문학철학협회에서 116편에 이르는 과학철학 논문과 문학작품을 발표한 철학자이자 문인이다. 그는 또 당대 최고의 문법 교과서를 집필한 문법학자이기도 하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조물주 대신 원자, 즉 물질을 만물의 원리로 믿는다. 그의 원자론은 인류 최초의 유물론으로 발전했고, 에 피쿠로스에게 전수됐다. 그리고 두 철학자의 유물론은 마르크스의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가 됐다. 마르크스는 스물세 살이던 1841년에 박사가 됐고, 서른 살이던 1848년에 엥겔스와 함께 공산당 선언》을 발표했다. 얼마 뒤 레닌이 나타났고, 스탈린과 마오쩌둥과 김일성이 나타났다. 한편으로 돌턴의 원자설은 서구의 근대 과학기술과 군사기술이 눈부시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고, 이는 그대로 일본에 전해졌다.
-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
- 사람은 자기보다 재산이 열 배 많은 자를 만나면 욕을 하고, 백 배 많은 자를 만나면 두려워하고, 천 배 많은 자를 만나면 고용당하고, 만 배 많은 자를 만나면 노예가 된다. 그게 사물의 이치다. (화식열전)
- 스티브 잡스가 말한 '인문학'은 하이데거의 철학을 뜻한다. 그리고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리더였던 마크 와이저 Mark Weiser의 작업을 의미한다. 또 '심플'은 루이스 설리번 Louis Sullivan→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조지프 아이클러 Joseph Eicher 로 이어진 미국 건축의 디자인 철학과 독일 의 예술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철학을 의미한다.
하이데거는비록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협력한 전력을 갖고 있지만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플라톤 이후 2500년 서양철학의 존재론이 잘못됐다고 결론짓고, 'Think Different'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존재 철학을 정립해 《존재와 시간》에 담았다. 그는 이 책에서 세계의 모든 것은 인간에게 도구로 나타나는데, 도구는 평소에는 인간이 의식하지 못한 채 쓰지만 사용 불능 상태가 되면 비로소 인간은 이를 의식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데거는 대표적인 산문 《숲길》에서 심플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보 물이라고 설파했다. 이와 같은 하이데거의 철학은 미국 현대 철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휴버트 드레이퍼스Hubert Dreyfus를 통해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마크 와이저에게 전수됐는데,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나 오는 도구철학을 기반으로 숟가락이나 젓가락처럼 인간에게 의식되지 않고 사용되는 (병따개나 라이터처럼 인간이 쉽게 사용하는, 복잡한 버튼과 기능으로 피로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즉 심플한 디자인과 사용법으로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간 중심의 컴퓨터 기술인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창안했고, 이는 그가 이끄는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파크패드’ 개발로 현실화됐다. 그리고 이 파크패드는 약 19년 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로 실용화했다. '아이폰' '웨어러블 컴퓨터 '사물인터넷' 등도 마크 와이저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빌 게이츠의 표현을 빌린다면, 만일 하이데거의 'Think Different가 없었다면 마크 와이저의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의 파크패드도 없었 을 것이고,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세계 컴퓨터 산업의 핵으로 떠 오르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와 사물인터넷도 없을 것이다.
- 탈레스에서 에디슨, 그리고 잡스로 이어진 핵심 철학 
루이스 설리번은 미국의 대표적인 '아르누보 건축가이고, 그의 제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 축가다. 그리고 조지프 아이클러는 미국의 전설적인 부동산 개발업자다. 이 세 사람은 스티브 잡스의 '심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이는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 Watter Gropius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가 세운 예술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철학 '심플' 의 모태가 됐다. 그리고 바우하우스의 심플은 잡스에게 전해져 애플 의 디자인 철학 심플이 됐다. 참고로 잡스는 바우하우스의 심플을 접하고 이를 통해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될 만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훗날 그 목표를 이루었다. 라이트는 아름다움, 유용성, 적정성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조화 를 이룬, 즉 자신이 정의 내린 디자인 철학 심플이 완벽하게 구현된, 현대식 주택을 미국의 보통 사람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 지고 있었다. 이는 아이클러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로 하여금 캘리포니아에 1만 1000채에 이르는 심플한 현대식 서민용 주택을 짓게 했다. 그런데 이 중 한 채를 잡스의 아버지가 구매했다. 어린 잡 스는 당연히 이 집에서 살게 됐다. 그렇게 라이트와 아이클러의 심플은 잡스의 일부분이 됐다. 여기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에서 “아이클러 주택에 대한 호감과 존경으로 인해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대중 시장에 공급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났다” 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으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과 '심플' 철학은 서양 문명 의 전통이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서양 최초의 철학자이자 과학자 탈레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이후 이 전통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뿌리가 됐고, 중세와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근대 유럽 문명을 탄생시켰으며, 현대 미국 문명의 근원이 됐다. 
- 저커버그는 그리스, 로마 고전을 원어로 읽고, 역시 원어로 논문 을 쓰는 졸업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최고의 명문 사립 필립스 아카데미 출신이다. 그는 이 학교 재학 시절 라틴 인문고전의 왕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원어로 읽었고, 라틴 고전 전문가들에게 이 작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페이스북을 창업한 뒤에는 숀 파커 Sean Parker, 독학으로 인문학을 공부하고, 이를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파일 공유 서비스 냅스터를 창업했다를 멘토로 두고, 수시로 그의 인문학적 지혜 인문학을 컴퓨터 기술 개발과 기업경영에 적용하는 법를 경청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창업 멤버들과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를 통해 추구한 '영원한 로마제국의 이상을 어떻게 페이스북에 접목할 수 있을지, 인터넷상에서 영원한 페이스북 제국을 만들기 위해 어떤 기능을 새롭게 개발하고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했다. 그러다가 격렬한 논쟁 이 벌어지게 되면, 인문학 전공자인 크리스 휴Chris Hughes에게 중재를 구했다.
저커버그는 《아이네이스》를 읽고, 경청하고, 토론한 것을 토대로 미국의 20대를 심리학적 관점으로 관찰했고, 그들이 사회적 교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친구들의 관심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 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비리그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했던 초 창기의 페이스북을 미국의 20대는 물론이고, 전 세계 20대가 열광하는 오늘날의 페이스북으로 발전시켰다. 그렇게 저커버그는 기존의 컴퓨터 문명을 개선했고,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만들었다.
- “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어떤 고된 노동에도 지치지 않을 것이다. 타인을 위한 봉사도 마찬가지다. 절대로 지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나의 축제 같은 삶을 위한 모토다.”
이를 위해 다빈치가 선택한 자기계발 기법은 자기암시였다. 그는 스스로 이런 주문을 걸었다. 
“만능인萬能人이 되는 것은 쉽다.”
“위대한 존재로 선택받은 인간은 자신의 결심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나는 그 어떤 방해물 앞에서도 결심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장애물도 고된 노력으로 극복한다."
- 빌 게이츠의 'Think Week'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문학 공부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Think Week' 의 핵심은 다빈치의 인문학 공부법 중 '홀로 사색하라', 즉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도시를 떠나 산과 계곡이 있는 자연으로 향하라. 그렇게 홀로 자연을 경험하면서 영혼 가득 충만해지는 사색과 깨달음의 시 간을 가져라' 이기 때문이다.
게이츠의 'Think Week'는 그가 스물다섯 살이던 해, 그러니까 지 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에 탄생했다. 이때부터 그는 외가에서 다빈치처럼 홀로 독서하고 사색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설계했다. 그러다가 Think Week'에서 탄생한 경영 전략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마법처럼 성장하기 시작하고 돈을 벌게 되자, 미국 서북부에 있는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한 호숫가 주변 땅을 매입 했다. 그러고는 그곳에 2층짜리 통나무집을 지었다.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CEO에서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차례씩 이 통나무집에서 'Think Week'를 보냈다. 
-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에 따르면 인류의 99퍼센트는 사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색하는 1퍼센트 밑에서 노동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색은 주로 기업경영에 관한 것이다. 인문학적 사색은 어떨까. 아마도 인류의 99.9퍼센트는 인문학적 사색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 사색하는 사람의 존재는 심히 낯설고 이상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군중은 사색하는 사람을 두고서 수군거린다. 마치 아테네 군인들이 소크라 테스에게 그랬듯이 말이다. 타인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을 초월하라. 그들의 눈빛과 의견에 신경 쓰는 순간 사색의 끈은 풀려버리고, 그 동안 해온 사색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그 함정에 빠지지 말라.
- 소크라테스식 사색법은 서양과 동양의 천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다. 인문학·과학·수학 등의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음악·미술 등의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헨델 과 아인슈타인의 경우를 보자. 헨델은 메시아>를 작곡할 때 24일 동안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오직 〈메시아>만 생각했다. 아인 슈타인에 대해서는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의 저자 데니스 오버 바이와 안녕, 아인슈타인》의 저자 위르겐 네페의 말을 들어보자.
데니스 오버바이는 이렇게 말한다. 
“대학 시절 당시에 그는 종종 무아지경이나 발작과도 같이 자신 만의 세계로 사라지는 이상한 상태에 빠지곤 했다. 후일 그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것은 낯선 행동이 아니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조용할 때는 말할 것 도 없고 아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갑자기 무아지경에 빠져 자신만의 생각에 몰두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곤 했다.
위르겐 네페는 이렇게 말한다.
"안토니나 발렌틴은 아인슈타인이 가령 성자들이 도취경에 빠질 때처럼 정신을 육체로부터 분리시키는 게 가능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지독하게 떠들거나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게 침묵을 지키면서 그를 쳐다보고 있다고 해도 그는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 못했다. 그는 마치 무인도에 있는 것처럼 자신 속으로 침잠해서 고 립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있어도 멍하고 빛 을 잃어 마치 장님의 그것 같았다.” 
소크라테스식 사색법은 놀랍게도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 이스북의 창업자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IBM의 창업자 토머스 J. 왓슨은 IBM을 경영하는 일보다 사색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한번 사색을 시작하면 해답을 얻을 때까지 그만두는 일이 없었다.
“왓슨은 아침식사를 마치면 특별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지않은 한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는 현관 밖으로 나갔다. 왓슨은 생 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으면 출근하지 않았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생각에 잠겼다. 문제가 해결됐다 싶어야 승용차를 타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섰다.” 
《과학자 빌 게이츠, 부자가 되다》의 저자 마이클 화이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몇 시간 씩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버릇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하느냐고 물으면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젊은 시절부터 선불교식 사색법을 실천했다. 이 사색법의 특징은 무아지경에 빠질 때까지 사색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한번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저녁 만찬을 하던 도중에도 주위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잊고서 깊은 사색에 잠기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 사색법의 진정한 비밀은 육체의 욕망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진리와 만나는 것이라고 말 한다. 과연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에게 이런 경지가 가능할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감히 소크라테스처럼 사색하기에 도전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비록 무모해 보이지만 태양을 향해 던지는 창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우리가 하는 사색도 소크라테스의 경지를 추구할 때 가장 깊은 곳에 이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인류 역사의 모든 귀족계급이 그렇듯이 영국 귀족계급의 고민도 "어떻게 하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을까?”였다. 그들이 찾은 답은 인류 역사의 모든 귀족계급이 찾은 답과 같았다. 바로 인문학 교육이었다. 영국의 귀족계급은 자녀가 어릴 적부터 가정교사를 고용해서 그리스어와 라틴어 를 가르쳤고, 인문고전을 원전으로 읽게 했다. 그런데 그들은 욕심이 많았다. 그들은 후손들이 영국을 넘어 세계의 귀족계급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려면 인문학 교육의 혁명이 필요했다. 다른 모든 나라의 귀족계급은 상상도 하지 못할 그런 인문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그들은 자식을 서양 인문학의 본산지인 그리스, 로마 등지로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 수년씩 머물면서 그동안 책과 강 의를 통해서만 접했던 인문학을 온몸으로 배우고 느끼고 깨닫게 했다. 그것도 애덤 스미스 같은 저명한 인문학자를 동행시켜 함께 보고, 느끼고, 사색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게 했다. 그들은 이 인문여행 교육 프로그램을 가리켜 그랜드투어라 칭했다.
영국에서 그랜드투어가 막 시작된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 에는 고작 수백 명의 여행자가 유럽 대륙을 밟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숫자는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4만 명 가까이 늘어난다. 영국의 귀족 가문 자제들은 물론이고, 귀족 바로 아래 계급인 젠트리의 자제들까지 그랜드투어를 한 셈이다. 그리고 영국은 19세기 초반에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대영제국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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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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