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니? 혹시 스팸 메일이 가득 쌓 여 있다면 지구를 뜨겁게 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거야. 전 세계 이메일 이용자는 대략 23억 명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 이 필요 없는 이메일을 각자 50개씩만 지워도 862만 5000 기가바이트의 데이터 공간을 절약할 수 있대. 이 공간이 줄어 들면 2조 7600만 킬로와트시의 전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고 1시간 동안 27억 개의 전구를 끄는 정도의 효과가 있어. 읽지 않는 이메일을 쌓아 둔 채 에너지를 소비하고 그로 인 해 지구가 뜨거워진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 몇 번의 클릭 으로 굉장한 결과가 일어나잖아. 이메일함부터 정리해 보면 어떨까? 톡방에 올린 불필요한 사진이나 링크도 얼른얼른 정리하고 말이지.

- 일본은 무척 까다로운 분리배출 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분리배출한 재활용품이 깨끗하게 세척된 상태가 아니면 수거하지 않거든. 또 일본은 대부분의 페트병이 투명해. 1990년대부 터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엄격하게 재활용을 하고 있지. 우리나라에는 페트병에 색이 입혀진 게 많은데 이 경우 투명 페트병에 비해 재활용이 쉽지 않아. 이제 우리나라도 투명 페트병만 따로 모으기 시작했어.
또 다른 사례도 살펴볼까?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 환경 에너지 기술력을 갖춘 나라야. 네덜란드의 생활 폐기물 가운데 64퍼센트는 재활용되고 34퍼센트가 소각되며 나머지 2퍼센트를 매립한다고 해. 네덜란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994년 '싱크의 사다리'라는 정책을 발표했고 꾸준한 노력 끝에 이런 결과를 가져왔어. 쓰레기를 가능한 줄 이고 재활용을 통해 자원을 보존하자는 거야. 그래도 발생하 는 쓰레기는 태워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쓰고 최종적으로 남 는 것만 매립한다는 내용이지.

- 우리 사회는 점점 누가 어떤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어떤 메 이커 옷을 입고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 가하는 것 같아.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도 비슷해. 안전하고 승 차감 좋은 차를 사려던 기준이 차에서 내릴 때 사람들이 와, 하며 부러운 눈길로 쳐다볼 수 있는 비싼 고급 자동차로 바뀌 었대. 그걸 '하차감'이라고 비틀어 얘기한다고 해. 한마디로 '웃픈' 현실이지.

- 비는 나무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땅속으로 스며들어 가. 우 드와이드웹이 잘 이루어진 땅이라면 빗물은 마치 스펀지가 물 을 빨아들이듯 토양층으로 쑥쑥 잘 스며들 거야. 촘촘하게 뻗 어간 뿌리 주변의 흙은 물 저장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하거든. 이렇게 스며든 물 가운데 일부는 다시 나무가 빨아올려 갈증 을 해소할 것이고, 남은 물은 그대로 지하로 서서히 스며들며 지하수가 되는 거야.
오래된 나무는 줄기에 이끼가 많아. 이끼는 대략 자기 몸의 다섯 배나 되는 물을 저장할 수 있어. 숲이 이렇게 물을 조절 해주니 홍수를 방지하고 물을 저장하는 녹색 댐이라 할 만하 지? 그런데 날씨가 너무 더우면 나무도 물을 많이 소비해 폭 염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나무는 수분 부족에 시달리게 되 고 땅속에 저장해 둔 물도 바닥이 날 수 있어. 우드와이드웹은 나무들에게 물을 아껴 쓰라고 주의를 줄 거야. 이제 나무는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잎을 누렇게 만들어 떨궈. 가뭄을 견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지. 폭염이 끝나도 나무는 다음 해 봄까지 잎을 새로 낼 수가 없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공장이 줄어들게 된 거야.
2021년 《네이처》에 실린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과학자들 의 연구에 따르면 숲 벌채와 점점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로 아 마존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남동쪽 숲이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배출원으로 역전되었어. 대기 중 탄소 농도가 올라가서 폭염은 더 길어지고 나무도 폭염으로 힘들어지니까, 한마디로 악순환인 거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숲의 약 절반만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손상되지 않은 상태"라고 추정하고 있어. 2019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숲 파 괴와 관련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중 29~39퍼센트가 국제무 역 때문이라고 해. 숲이 사라지는 곳은 대부분 저개발 국가들 이지만 숲을 없애면서 생산한 상품들을 소비하는 곳은 대개 부자 나라들이거든.

- 지난 50년 동안 고기를 얻으려 사육하는 가축의 수가 소는 두 배, 돼지는 네 배, 닭은 열 배나 늘었어. 50년이라는 시간을 가늠하면 별것 아니라 여길 수도 있을까? 증가한 인구수를 감 안해서 1인당 연간 육류 섭취량을 비교해 보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져, 캐나다 식량학자 토니 웨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인구가 30억 남짓이던 1961년에 1인당 연평균 고기 섭취는 23킬로그램, 달걀은 5킬로그램이었어. 그런데 세계 인구가 70억이던 2011년에는 연평균 고기 43킬로그램, 달걀 10킬로 그램을 먹어치웠다. 한 사람당 고기 소비가 두 배 가까이 증가 했는데 전체 인구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건 대체 얼마나 많 은 가축을 기르고 먹었다는 걸까?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도 살된 동물은 80억 마리에서 640억 마리로 여덟 배가 늘었어.
마트에 가면 랩으로 포장해 놓은 삼겹살을 보기만 해도 군 침이 도니? 그런데 그 고기가 불과 얼마 전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던 생명체라는 사실을 생각해 봐. 그 고기를 얻으려고 지 구의 허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 그 고기를 얻으려고 누군 가는 배가 고프다면? 그리고 그 고기를 얻느라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면? 그럼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일주일에 딱 하루, 고기 없이 살아 보지 않을래? 고기를 먹는 건 어쩌면 우리 미래를 먹어치우는 일인지도 몰라.

-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카카오가 주로 생산되지만 사실 초콜릿으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벨기에와 스위스야. 19세기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는 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인 콩고 를 점령해서 사유지로 삼았어. 그런 다음에 카카오 농장을 만 들고 지역 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카카오나무를 대량으로 재배했지. 초콜릿의 원료가 대량으로 재배되니까 벨기에에서 초콜릿 제조 기술이 발달하지 않을 수 있었겠니? 유명 초콜릿 상표가 벨기에인 까닭이 여기에 있어. 벨기에는 그러는 동안 콩고의 환경을 보존할 생각이나 했을까?
- 카카오를 생산하는 나라의 아동 노동에 대해 들어봤니? 초 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면서도 초콜릿 맛을 모르 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 세계 카카오의 60퍼센트 이상을 생산하면서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너무나 가난한 나라야. 그런데 카카오로 초콜릿을 만드는 기업들은 엄청난 이윤을 남 기고 있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동화 알지?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아마 많이들 봤을 거라 생각해. 거기 보면 윙카 씨 의 초콜릿 공장에 움파룸파족이 나와. 룸파랜드에 살고 있는 이들은 카카오를 배불리 먹어 보는 게 소원인데, 윙카 씨가 이들에게 카카오를 마음껏 먹게 해 주겠다며 초콜릿 공장으로 데리고 오거든. 그렇지만 움파룸파족은 초콜릿 공장에서 온종 일 초콜릿 만드는 일만 해야 했어. 윙카 씨는 엄청나게 돈을 벌었지만 말이야.
이 동화는 오늘날 카카오를 생산하는 나라와 초콜릿을 파 는 기업을 빗댄 이야기 같아. 카카오를 재배하는 일은 너무나 고된 노동인데 그런 노동에 비해 카카오 값은 터무니없이 싸거든. 초콜릿 판매 수익 가운데 카카오를 재배한 농민에게 돌 아가는 이익은 6.6퍼센트 반면 초콜릿을 만드는 기업과 무역 업자가 가져가는 이익은 80퍼센트가 넘어. 왜 이런 불공정한 일이 일어나는 걸까?
초콜릿을 생산하는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카카오 생산국 들이 초콜릿 생산국이 될 수 없도록 무역 장벽을 만들었기 때 문이야. 차별적인 관세 정책을 편 것이지. 관세란 상품이 국경 을 통과할 때 부과하는 세금이야. 카카오 열매 같은 원료에는 관세를 붙이지 않아서 자국의 초콜릿 산업이 큰 이익을 보게 하는 반면에, 원료를 이용해서 만든 가공품인 초콜릿에는 엄청난 관세를 붙였어. 코트디부아르나 가나와 같은 카카오 산 지에서는 초콜릿을 생산할 수 없게 만들었지. 코트디부아르산 코코아, 가나산 코코아는 있어도 코트디부아르산 초콜릿이나 카나산 초콜릿이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
이런 거대 국가들의 횡포를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니? 카카오 가격 또한 터무니없이 싸다 보니 사람 손을 많이 필요 로 하는 농장에서 사람을 고용할 수가 없어. 뼈 빠지게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야. 그래서 인신매매로 팔려 오는 어린이들을 농장에서 일꾼으로 쓰게 된단다. 이걸 농장 주인의 잘못으로만 몰아갈 수 있을까?

- 지난 50년간 전 세계 맹그로브 숲의 30~50퍼센트 가량이 새우 양식장 등을 만들면서 사라졌어.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 라지는 속도보다 무려 4배나 빠르다고 해. 인구는 점점 늘어 날 테고, 이런 속도라면 나머지 맹그로브 숲이 다 사라지는 데 50년도 채 걸리지 않을지도 몰라. 맹그로브 숲을 없애면 나무 안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배출될 뿐만 아니라 탄소를 흡수할 곳 자체가 사라지는 거지. 맹그로브 숲이 있는 해안가에서 필 요한 만큼 물고기를 잡으며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지역 주민들은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면서 생계가 막막해졌어. 또, 해일 등이 밀려왔을 때 완충 역할을 할 곳도 없어 지역 주민들 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었지.
2013년 필리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어. 슈퍼 태풍 하이옌으 로 7800여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거든. 무엇보다 맹그로브 숲이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따라 피해가 달랐어. 태풍 에 이은 해일로부터 보호막이 돼 줄 맹그로브 숲이 없었던 타 클로반의 피해가 가장 컸다. 반면 타클로반에서 북쪽으로 160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사마르 지역은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고 있던 중이어서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해.
지구 온난화로 태풍이 더 자주 그리고 더 큰 규모로 발생하 고 있어. 그런데 해안가에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면 그 지역은 태풍의 피해를 더 많이 입지 않을까? 인도네시아 아체주의 해 일 피해 이후 맹그로브 숲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 졌어. 과학 전문잡지인 <사이언스>에 100제곱미터당 맹그로 브 나무 30그루를 심으면 해일을 90퍼센트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여기저기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 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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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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