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경솔한 10대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이유로 불확실성을 들곤 한다.20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후 모델이 주어진 배출량에 대한 온난화 효과를 얼마나 잘 예측할지, 또 어느 정도의 온난화가 경제에 얼마만큼의 피해를 줄지 알지 못하며, 따라서 그 문제에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형편없는 논거다. 기후변화가 무엇을 의 미하는지에 대해 엄청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도 인정한 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선한 쪽으로도, 악한 쪽으로도 진행할 수 있 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전형적인 예측을 밑돌 수도 있다. 하지 만 반대로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후가 예상보다 온 도 변화에 더 민감할 수도, 혹은 적응이 어려울 수도, 혹은 우리가 전 문가들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기후변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대칭적이지가 않 다. 더 큰 불확실성은 더 나쁜 경우의 결과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런 변화는 최선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상쇄되는 것이 아니다." 최악의 결과는 최선의 결과가 좋은 것 보다 훨씬 더 나쁘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IPCC에 따르면, 중·저 배출 시나리오에 대한 가장 정확한 추측은 이번 세기 말까지 섭씨 약 2.5도 상승으로 온난화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불확실하다. 섭씨 2도 미만일 가능성은 10%다. 하지만 거기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섭씨 3.5도를 넘을 가능성도 10%이기 때문이다." 섭씨 2도 이하는 가장 정확한 예상치보다 안심되는 수치라고 할 수 있지만, 3.5도 이상이라면 훨씬 훨씬 더 나쁘다. 불확실성은 걱정해야 할 이유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늘려준다. 10대 때의 내가 건물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괜찮아. 얼마 나 높은 곳에서 떨어질지 모르거든”이라고 말하면서 구경꾼을 안심 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다.
-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의 감독 프랭크 카프라는 1958년
기상에 관한 교육용 다큐멘터리 <풀려난 여신Unchained Goddess>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지금도,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명의 배설물을 통해 세 상의 기후를 바꾸고 있을지 모른다. 공장과 자동차를 통해 매 년 배출하는 60억 톤의 이산화탄소, 공기가 태양의 열기를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이산화탄소 때문에 우리 대기는 점점 더워지고 있는 듯하다. (...) 지구의 온도가 섭씨 몇 도만 상승해도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 모순이 그렇게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특정한 노예제 폐지 활동이 없었을 경우 노예제가 오늘날까지도 지 속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면 노예제 폐지는 우발 성이 대단히 높은 일이고, 이것이 크리스토퍼 레슬리 브라운의 견해 다. 브라운은 자신의 책 <도덕 자본Moral Capital》에서 이렇게 주장한 다. “반노예제 운동의 조직화는 불가피했다기보다는 특이한 일이었 고, 도덕적·문화적 진보의 불가피한 결과라기보다는 기이한 일이었 다. 영국 반노예제 운동은 여러 핵심적인 면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역사의 사고, 우발적 사건이었다.
이 견해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놀라운 이야기들이 내재해 있다. 핵심은 노예제 폐지 운동이 많은 놀라운 혹은 우발 적인 요소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브라운은 특히 미국 독립전쟁 을 강조한다. 미국이 계속 대영제국의 일부로 남아 있었다면, 영국은 노예무역 폐지같이 분열을 초래하는 조치를 취해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일을 더 꺼렸을 것이다.  통일된 제국에서라 면 대농장의 로비 역시 더 거셌을 것이다.
브라운은 마지막으로 프랑스 폐지론자들이 영국 폐지론자들보다 위상이 낮고 기회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브라 운은 프랑스에서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사상이 성장한 것은 프랑스혁명과 아이티 혁명의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폐지론 사상은 폭력이나 투쟁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브라운에 따르면,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폐지론자들의 행동이 덕virtue을 입증하는 방편이었다.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 견 해에서 보면,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활동은 도덕의 다중 평형 상태에 서 가소성의 순간에 일어났다. 중요한 몇십 년 동안 상황이 다르게 펼쳐졌더라면, 반폐지 정서가 득세하고 대농장의 로비에 의해 노예 제가 더 지속되었을 수도 있다'
- 마지막으로, 영국의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세계의 노예해방에는 필연성이 없어 보인다. 영국 운동가들의 노력과 자유주의 사상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노예제 폐지에는 한 세기가 더 걸렸다. 1930년대에 들어서도 에티오피아 인구의 약 20%는 노예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한다. 에티오피아의 노예제는 1942년에야 폐지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은 그보다 더 늦은 1962년에 노예제를 폐지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수천 명의 노예가 있었다.'''
모리타니는 1980년에 이르러서야 노예제를 폐지했고, 노예를 소유 한 사람을 형사처벌한 것은 2007년부터였다.''' 세계적으로 노예제 폐지를 촉진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더라면, 노예제는 일부 국가에서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것이다.
-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우리는 노예제 폐지가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는 놀라운 생각에 마음을 열어두어야 한다. 경제적 근거로 노예제 폐지가 불가피했다는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 자유주의를 향한 폭넓은 추세를 고려할 때 노예제 폐지의 궁극적 가능성이 높았는지, 특정한 노예제 폐지 운동의 성공에 크게 좌우되었는지의 문제에 답을 찾아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후자의 견해에서라면, 노예제 폐지는 극소수의 행동이 야기한 것이다. 전자의 견해에서라면, 프랑 스와 영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을 노예제를 용납할 수 없는 세계관의 방향으로 밀어붙인 수천 명의 집단적 산물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노예제의 종말을 불러온 것은 사상가, 작가, 정치가, 노예 출신 운동가, 노예 반란자의 행동이다. 이들 견해의 어느 쪽에 근거해도 노예제 폐지는 이미 정해진 운명이 아니었고, 역 사가 다르게 진행됐다면 지금 우리는 합법적으로 허용된 광범위한 노예제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도덕적 변화를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도덕적 변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영 감을 주는 존재로도 볼 수 있다. 앞서 나는 18세기 노예 폐지론을 주 장한 퀘이커교도들이 도덕적 영감의 지속적 원천으로 벤저민 레이의 초상을 집에 두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들의 선례를 따랐다. 레이의 초상은 지금 내 모니터 옆에 있다. 그는 내가 이 책을 쓰는 것 을 지켜보고 있다.
레이는 도덕적 기업가의 전형적인 예다. 도덕성에 대해 깊이 생 각하고, 그것을 대단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말로 기꺼이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그런 이유에서 기이한 괴짜로 취급받았다. 우리는 그와 같은 괴짜가 되는 것을 꿈꾸어야 한다. 누군가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 돼지와 닭, 수천 년 후에 태어날 사람들 을 걱정하는 당신을 놀릴지도 모른다. 과거 노예제 폐지론자들도 많은 이들에게 조롱당했다. 우리는 완벽한 사회와는 거리가 아주 먼 곳 에 있다. 거기에 이를 때까지 도덕적 진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덕 적으로 의욕 넘치는 이단자들이 필요하다. 현상 유지를 바라는 이들의 조롱을 견딜 수 있는 사람들 말이다.
- 전면적인 핵전쟁(어쩌면 생물무기까지 가세한)은 대단히 파괴적일 것이 다. 하지만 대량 살상 무기의 위험과 세계열강 사이의 전쟁 가능성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주 된 흐름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이 보통이다. 나는 이 점이 충격적이고 걱정스럽다. 그런 재앙이 회복 불가능한 문명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내 견해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이런 지속적 불확실성은 회복 불가능한 붕괴 위험을 장기주의의 핵심 우선 사항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런 위험은 우리가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더 커진다. 완전한 탈탄소에 실패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화석연료를 다 태워버린다면, 우리가 문명 붕괴로부터 회복할 가능성은 훨씬 더 낮아질 것이다.
멸종을 통해서든, 영구적인 붕괴를 통해서든 금세기에 문명의 종말을 맞을 가능성은 안심할 만큼 낮지가 않다. 내가 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1% 이상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확률을 0.1%라고 본다 해도, 이번 세기 인류가 안고 있는 위험은 당신이 올해 안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위험보다 높다. 인류는 10대, 그것도 술을 마시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앞이 보이지 않는 모퉁 이를 돌며 속도를 올리는 10대다.
이것은 금세기의 위험만을 생각한 것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존 속하면서 번영하길 바란다면, 재앙의 위험을 가능한 한 낮추고 영구 적으로 낮게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가 기술적으로 정체된다면, 재앙의 위험이 높은 시간에 계속 갇히며 장기에 걸쳐서는 멸종이나 붕괴가 거의 불가피할 수도 있다. 
-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에 대해 논의할 때 기껏해야 몇십 년의 시간 척도를 고려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더 긴 시간 척도에 관심을 두며 거기에서 방대한 가능성에 직면한다. 단순히 지난 100년의 추 세를 추론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인 일이 아닐 수도 있다. 2000년 의 성장이 1700년의 성장과 크게 다르듯이, 2300년의 성장은 오늘 날의 성장과 매우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채드 존 스 교수 같은 몇몇 성장경제학자들은 더 긴 시간 척도를 고려하는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그들의 모델에서는 지수보다 빠른 성 장과 0에 가까운 성장 모두가 상당히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이를 하 나의 가능성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성장이 0에 가깝게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경제학자들은 장기적으로는 기술 진보가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데 거의 보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기술 진보를 이루는 과정에서 우리는 손이 닿는 가지의 과실을 먼저 딴다. 따라서 이후의 진보는 당연히 점점 어려워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문 제에 점점 많은 사람을 투여하는 대응을 해왔다. 몇 세기 전과 비교 하면 훨씬 훨씬 훨씬 더 많은 연구자, 엔지니어, 발명가가 있다. 하지 만 이런 추세에는 끝이 있다. 연구·개발에 투여하는 노동력 비율을 계속 늘릴 수는 없다. 그리고 세계 노동력의 규모는 이번 세기 말 절 정에 도달했다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우 리의 경제성장 모델은 이런 상황에서 혁신의 속도가 0으로 떨어지고 기술 발전 수준이 정체기에 도달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 이 주장의 다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일정량의 과학적·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나면, 이후의 진보가 더 쉬워질까 아 니면 더 어려워질까? 상충하는 두 가지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 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 라서 있다." 이전의 발견이 미래의 진보를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다. 예를 들어, 인터넷의 발명은 이 책을 위한 조사 작업을 과거보다 훨씬 쉽게 만들어주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낮은 가지의 열매를 먼저 딴다." 쉬운 발견을 먼저 하기 때문에 남은 발견은 더 어렵다. 바 퀴는 한 번만 발명할 수 있다. 일단 발명하고 나면 비슷하게 중요한 발명을 찾기는 더 어렵다.
두 가지 효과가 모두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후자의 효과, 즉 "낮은 가지의 열매를 따는 효과가 두드러진다. 전반적으로 과거 의 진보는 미래의 진보를 더 어렵게 만든다.
- 혁신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를 정성적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물리학에 대해 생각해보자. 1905년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 '기적 의 한 해였다. 그는 광전효과, 브라운운동, 특수상대성이론, 그 유명한 방정식 E=mc2을 만들어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26세 였고, 더구나 이 모든 일을 특허 사무원으로 일하면서 해냈다. 현시 대 물리학의 진보는 아인슈타인의 시대에 비해 훨씬 더 어렵다. '대 형강입자충돌기 LHC: Large Hadron Collider'는 50억 달러이고 수천 명이 그 설계, 건조, 작동에 참여한다." 이 기계는 힉스 입자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가치 있는 발견이지만 아인슈타인의 기여에 비 교하면 작고 점진적인 발견이다. 
스탠퍼드대학교와 런던정치경제대학교의 경제학자들은 최근 <아이디어의 발견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나? Are Idea Getting Harder to Find〉라는 논문을 통해 이 현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들은 여 러 기업을 망라하는 다양한 산업과 종합 경제 데이터 속에서 같은 것 을 발견했다. 진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치로 표현하면, 기술 발전의 전반적인 수준을 두 배로 높이기 위해서는 보수적으로 계산해 서) 이전 노력의 네 배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세계의 기술 발전 수 준을 두 배로 높이기 위해(돌도끼 만드는 방법을 아는 것에서 도끼와 창모 두를 만드는 방법을 아는 것으로) 10인年(1년은 한 사람의 1년간 작업량의 '연구'가 필요했다고 가정하자. 기술 진보 수준을 다시 두 배 로 높이기 위해서는 40인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다음 두 배에는 160인년, 다음 두 배에는 640 인년, 또 그다음에는 2,560년....
- 지금까지는 평범한 인간의 삶이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지를 살 펴봤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감안해 전체로서 세상이 좋은지, 더 나아 질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넓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아직 지구상의 지각 있는 존재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들, 즉 인간이 아닌 동물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했다. 우선 사육동물부 터 시작해보자."
2018년 현재, 매년 790억 마리 이상의 육지 척추동물이 식용으 로 도살되고 있다. 그중 690억 마리가 다 자란 닭이고, 30억 마리가 어린 수탉, 3억 마리가 오리, 15억 마리가 꿩, 15억 마리가 돼지, 9억 2,200만 마리가 토끼, 6억 5,600만 마리가 칠면조, 5억 7,400만 마리 가양, 4억 7,900만 마리가 염소, 3억 200만 마리가 소다. 그 외에도 약 1,000억 마리의 물고기가 매년 양식장에서 도살된다."
우리가 이 동물들에게 가하는 고통은 더 이상의 과장이 어려운 정도다. 아마 가장 많은 고통을 겪는 것은 식용으로 도살되는 육지동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닭일 것이다. 식육으로 키우는 닭, 즉 육용계는 너무 빨리 자라도록 키운 나머지 30%는 수명이 다할 때 쯤 중상中 정도에 이르는 보행 장애를 겪는다. 도살할 만큼 자라면 대부분의 육용계는 거꾸로 매달린 채 전기가 흐르는 물을 지나 마지 막으로 목이 잘린다. 수백만 마리의 닭이 오로지 죽기 위해서 산다. 그리고 깃털을 잘 뽑기 위한 과정의 한 단계로 뜨거운 물에 잠긴다."
알을 낳는 닭은 부화하는 순간부터 더 심한 고통을 겪을 가능성 이 높다. 수평아리는 달걀 산업에서 쓸모가 없어 태어나자마자 '폐기' 된다. 이산화탄소 가스실에서 죽거나, 땅에 묻히거나, 쓰레기통에 버 려진다. 하지만 암평아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폐기되는 수평아리는 행운아일 수도 있다. 일단 성체가 되면 많은 암탉이 편지정도다. 아마 가장 많은 고통을 겪는 것은 식용으로 도살되는 육지동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닭일 것이다. 식육으로 키우는 닭, 즉 육용계는 너무 빨리 자라도록 키운 나머지 30%는 수명이 다할 때 쯤 중상中 정도에 이르는 보행 장애를 겪는다. 도살할 만큼 자라면 대부분의 육용계는 거꾸로 매달린 채 전기가 흐르는 물을 지나 마지 막으로 목이 잘린다. 수백만 마리의 닭이 오로지 죽기 위해서 산다. 그리고 깃털을 잘 뽑기 위한 과정의 한 단계로 뜨거운 물에 잠긴다."
알을 낳는 닭은 부화하는 순간부터 더 심한 고통을 겪을 가능성 이 높다. 수평아리는 달걀 산업에서 쓸모가 없어 태어나자마자 '폐기' 된다. 이산화탄소 가스실에서 죽거나, 땅에 묻히거나, 쓰레기통에 버 려진다. 하지만 암평아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폐기되는 수평아리는 행운아일 수도 있다. 일단 성체가 되면 많은 암탉이 편지지보다 작은 배터리 케이지에 갇힌다. 알을 낳는 암탉은 다른 암탉을 쪼는 습성이 있고, 이는 종종 동종 포식으로 이어진다. 이를 막기 위 해, 뜨거운 칼날이나 적외선으로 암컷 병아리의 극히 민감한 부리 끝 을 잘라낸다. 병아리 때는 신체 훼손을, 성체가 되어서는 극심한 감 금을 견딘 후, 산란 시기 끝에 가까워진 암탉 대부분은 강제 털갈이 를 거친다. 체중의 25%가 빠질 때까지 2주 동안 굶긴다. 그 시점에 다시 산란 주기가 시작된다. 수익성이 없을 정도로 생산력이 떨어지 면 가스로 죽이거나 도살장에 보낸다.
사육되는 소와 돼지는 이보다는 나은 삶을 산다. 하지만 그들도 불필요한 고통을 많이 겪기는 마찬가지다. 돼지는 거세하고 꼬리를 절단한다. 소는 거세하고, 뿔을 제거하고, 뜨거운 쇠로 낙인을 찍는 다. 모두가 마취 없이 이루어진다. 암퇘지와 젖소는 최소 1년에 한 번 고통스럽고 침습적인 인공수정을 견뎌야 한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빠지기만 한다. 새끼를 밴 동안 암퇘지 절대 다수가 임신 상자에 갇힌다. 임신 상자는 너무 작아서 몸을 돌릴 수조차 없다. 산업형 농장의 암소들은 1년 12개월 중 10개월 동안 기계화 착유를 받아야 하고, 5세 무렵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도살된다. 낙농업계에서 쓸모없는 수송아지는 송아지 고기 공장에 팔린다. 이 공장은 송아지를 작은 외양간에 넣어두며, 대부분 나라에서는 송아지를 짧은 인생 내내 벽에 묶어 키운다.
- 양식 어류도 끔찍한 고통을 겪는다. 양식장은 대단히 과밀하다. 약 75센티미터인 연어에게는 한 마리당 욕조 크기 정도의 공간이 주어진다." 이런 과밀한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없고 결국 상처를 입거나 조기 사망한다. 양식장의 사망률은 15~80%에 이른 다." 대서양연어와 무지개송어는 도살 전에 내장을 비우기 위해 며 칠, 때로는 2주 이상 굶긴다." 대부분의 양식 어류는 천천히 질식해 죽도록 방치된다. 이 과정은 한 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이산화탄소로 죽이기도 하고 산 채로 아가미를 자르기도 한다.
- 거의 모든 언어가 미래를 우리 앞에 있는 것으로 나타내는 까닭은 우리가 걷거나 뛸 때 시간을 보내면서 동시에 앞의 공간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아이마라어에서 시간의 더 중요한 특징은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와 과거를 볼 수 있다. 그것들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에 대해 미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지식을 가질 수 있다. 우리 가 미래에 대해 알거나 믿는 모든 것은 우리가 현재나 과거에 경험했 던 것으로부터의 추론에 근거한다.' 아이마라어에 내재된 철학은 미 래에 대해 계획할 때 마치 알지 못하는 땅을 뒤로 걷는 것과 같은 태 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유는 미래로의 여정을 생각하는 적절한 방법이다. 내가 지난 아홉 개장을 통해 미래에 대해서 명확하게 생각하는 것, 미래 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게 쉽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기껏해야 어깨너머로 우리 뒤에 있는 미래의 모습을 잠깐 보여 주었을 뿐이다.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에도 여러 중요한 사안에 대해 마음을 바꾸었다. 나는 역사적 우발성, 특히 가치관의 우발성을 몇 년 전보 다 훨씬 더 진지하게 취급한다. 기술 정체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불과 한 해 전보다도 훨씬 걱정이 많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다란 재 앙 앞에서 문명이 갖는 회복력에 대해 안심하게 되었고, 미래에 쉽게 접근 가능한 화석연료의 고갈과 그것이 문명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담했다.
가장 긴급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선택했다고 가정하면, 당신이 다 음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보통 개인적 행동이나 소 비 결정에 집중하곤 한다. 동물 복지에 관심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이라고,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비행기를 덜 타고 운전을 덜 하는 것이라고, 자원 남용 을 걱정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을 재활용하고 비닐봉지 사용 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이해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크게 볼 때는 이런 식의 집중은 세 상을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전략적 실수 다. 소비 결정에만 초점을 맞추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에서 실패한 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최근의 운동을 생각해보자. 이런 운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런던에서 뉴욕으로 비행기를 한 번 타고 가는 효과를 상쇄하려면 비닐봉지를 8,000번 재사용 해야 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대양의 오염에 아주 작 은 영향을 줄 뿐이다.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부유한 국가에 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대양에 버리는 일이 매우 드물다. 대양의 거 의 모든 플라스틱은 어선과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가난한 국가에서 비롯된다.''
개인의 소비 결정 중 비닐봉지 재사용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갖 는 것이 있다. 심정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은 채식주의다. 내가 가장 먼저 자율적으로 내린 주요한 도덕적 결정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 이었다. 부모님의 집을 떠나던 18세 때의 결정이었다. 내게는 중요 하고 의미 있는 결정이었으며, 나는 지금까지도 채식을 이어오고 있 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과 비교했을 때 그 일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내가 채식주의를 선택한 것은 주로 동물 복지 때문 이었지만, 이번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하 자. 채식을 함으로써 나는 매년 0.8 이산화탄소 환산톤(다른 온실가스의 영향을 결합한 지표)을 덜 배출한다." 상당한 양이다. 내 전체 탄소 발 자국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한다. 20 80년 동안, 나는 약 64이산화탄소 환산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당신이 할 수 있는 다 른 일들이 있다. 중위 소득 구간 미국인이 소득의 10%(약 3,000달러) 를 클린에어태스크포스에 기부한다고 가정해보자. 클린에어태스크 포스는 도외시되는 청정에너지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비용 효율이 극히 높은 조직이다. 내가 아는 가장 정확한 추정에 따르면, 이 정도 의 기부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매년 1만 3,000톤까지 줄일 수 있다." 이것은 평생 채식을 하는 효과보다 훨씬 크다. (기후변화에 대한 자금 조달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라.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을 때면 클린에어태스크포스는 이미 자금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 '기빙위캔'은 기 후변화를 비롯한 영역에서 가장 좋은 자선단체의 최신 목록을 제공한다.)
채식주의자가 되고 채식을 유지하는 데에는 선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후변화 완화를 지지하고, 동물 복지를 옹호하며, 위선적 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고통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 도덕적으로 더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 만 당신의 목표가 최선을 다해 기후변화에 맞서는 것이라면, 채식을 하는 것은 그 그림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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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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