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패권의 미래

사회 2023. 6. 18. 14:28

-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로버트 고든(Robert J. Gordon) 교수는 미국의 위대한 번영이 이제 막을 내렸다고 주장한다. 생산성 속도는 이미 저하되고 있으며, 앞으로 불평등의 심화, 교육 침체, 인구 고령화 및 대학생과 연방 정부의 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성이 더욱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한다. 고든의 저서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에서는 다음 세대의 미국인은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세대가 되리라 전망한다.' 대조적으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명예교수이자 현재 구글 의 수석 경제학자 할 배리언(Hal Varian)은 생산성이 문제가 아니라 측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 201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진을 찍는 횟수가 스무 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필름을 사용해 사진을 인화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디지털 및 온라인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장당 50센트 정도의 비용이 무료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GDP 감소에 반영돼 있다. 사람들이 사진을 훨씬 더 많이 찍는다는 면에서 전 세계 생활수준이 높아졌지만, 1인당 GDP를 보면 마치 생활수준이 낮아진 것처럼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데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전화처럼 분명하게 알려진 제품이나 서비스의 비용이 급격히 줄어든 경우에는 이를 고려해 적절하게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통신 혁 명이 수많은 신제품 및 서비스를 창출한 덕분에 이를 일일이 고려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일례로 소셜 미디어에 가격을 매긴다면 과연 얼마로 정해야 할까? 2021년을 기준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자신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사람이 전 세계 인구의 약 60퍼센트라고 한다. 대다수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소셜 미디어는 다른 미디어를 상대로 광고 를 활용해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따라서 소셜 미디 어가 놀라운 혁명을 가져오긴 했지만, 생활수준의 향상 여부를 측정할 때 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 부정성 편향은 상당히 복잡하다. 하지만 로슬링은 이러한 편향이 나타 나는 이유 중 하나로 과거에 대한 왜곡된 기억을 언급한다. 사람들은 과 거에 대한 기분 나쁜 측면을 기억하지 않으려 하므로 그 후로 얼마나 많은 발전이 있었는지 잘 판단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 세상이 점점 나아지지 않 는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있는데도 이 세상이 전반적으로 나아지 고 있다는 말로 모든 사람을 안심시키는 행위가 냉혹해 보이기 때문일 것 이다. 핑커는 현대 사회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경쟁자를 억누르는 교묘한 방식이며, 이는 한발 앞서가기 위한 일종의 지능적 수법이라고 설명한다. 혹은 단지 자신을 지적으로 포장하는 단순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상황이 점점 나빠진다고 말하면 남에게 좀 똑똑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상황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말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나 최악의 경우 어리석기 짝이 없는 바보라는 평을 얻을지 모른다. 핑커는 인 간의 진보를 낙관적으로 보는 책이 계속 쏟아져 나오지만, 문학상 수상작 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한다. 대조적으로 집단 학살에 관한 책 네 권, 테 러리즘을 다룬 책 세권, 암에 관한 책 두 권, 인종차별을 다룬 책 두권, 멸종에 관한 책 한 권이 논픽션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하지만 전체적으 로 보면 비관론자의 예상이 빗나가고, 낙관론자의 주장이 (적어도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물론 맹목적인 낙관주의도 맹목적인 비관주의 못지않게 비합리적이다. 미래에 대한 일반적인 낙관론에 경고를 가해야 한다는 생각, 즉 인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인 식을 좋게 표현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위험이 어 디에 도사리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슬링은 우리에게 '세상 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라는 사실 기반의 세계관이 필요 하며, 그러한 세계관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 독일은 고급 제조업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독일의 성공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단 독일은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 흑자를 자랑하며, 자동차 최대 수출국으로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인 다. 2019년 자동차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1,420억 달러였다. 당시 세계 2위였던 일본의 자동차 수출액은 98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은 의약품 수출에서도 세계 1위다. 다른 부문에서도 세계 최정상을 유지하거나 그러한 수준에 가깝다. 전 세계 많은 나라가 독일을 우러러보 며 부러워할 만하다. 세계대전이 종식된 이후로 지금까지 통화 평가절상(currency revaluation)으로 자국 제품의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할 때마다 고급화시장(upmarket)을 확대해 위기를 모면하는 기지를 발 휘했다. 서독 화폐가 주기적으로 재평가될 때마다 일시적인 침체를 겪었 지만 그때마다 독일 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개 선해 고가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독일은 자신들의 경쟁력에 전혀 도 움이 되지 않는 비율로 유로화에 가입했고, 2000년대 초반까지 이전과 같은 산업 정책을 이어갔다. 당시 경제 성장은 둔화됐고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게다가 구동독의 재건 자금까지 부담해야 할 처지였기에 '유럽의 병자(the sick man of Europe)'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다행히도 노동 개혁, 특히 산업 분야의 저력과 적응력을 발휘한 덕분에 기존의 경쟁력을 회복해 유럽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되찾았다. 독일보다 못한 회원국의 상황이 유로환율에 반영된다는 사실은 독일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막대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뜻한다. 특정 요인으로 인해 지금의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는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인 입지를 독일이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독일 경제에도 가려진 약점이 있다. 수출에서는 독보적이지 만 국내 서비스업은 질적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다. 금융 업, 고등 교육 분야 및 사회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서는 취약점이 드러난 다. 실제로 독일에는 세계 45위에 드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기 술의 우수성이 앞으로도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인지 우려된다. 세계 총생산량에서 제조업의 비율이 줄고 서비스업의 비율이 커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서비스 부문에서 우수성을 드러내며 더 큰 역할을 해야 할지 모른다. 현재 독일은 제조업 부문의 비율이 너무 높아 보인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다. 2019년 기준으로 독일 GDP에서 제조업이 19퍼센 트를 차지했다. 같은 해 미국의 제조업은 11퍼센트, 프랑스가 10퍼센트, 영국은 9퍼센트였다. "여기서 또 하나 유의할 점이 있다. 독일 제조업의 능력은 사람들이 구매할 마음이 별로 없는 물건을 만드는 데 집중돼 있다 는 것이다. 자동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젊은 사람들이 점점 차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기존 세대에 비해 젊은 인구의 운전면허 취득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보다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은 유럽보다 미 국이나 아시아에서 주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베네룩스 국가들의 경제적 번영은 독일에 달려 있다. 벨기에는 유럽의 행정수도 역할을 맡아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그중 독일에서 받은 혜택이 가장 크다. 네덜란드는 수출량의 4분의 1을 독일과 거 래하고 있어 경제 면에서 독일의 파생 경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 덜란드가 메릴랜드주보다 작은 영토에 1,700만 명이 밀집된 국가라는 점 을 감안하면 농산물 수출국으로서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실 제로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농산물 수출량 2위이며, 토마토 수출에서 멕시코와 세계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인구가 60만 명이며 면적은 브리스틀이나 볼티모어 정도 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하지만 룩셈부르크의 독특한 자랑거리가 하나 있 다. 바로 매우 부유하다는 것이다. 원유 생산국인 카타르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인 리히텐슈타인을 제외하면 룩셈부르크가 1인당 GDP 에서 세계 1위다. 독일 은행이 운영하는 역외 금융 센터를 만들어 독일의 세금 및 각종 제약을 우회한 영향이 주효하다. 또한 아마존과 같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여 자국을 유럽의 허브로 사용하도록 설득했다. 다른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룩셈부르크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지만 매우 영리하게 대처해 소득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 점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 프랑스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다.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 허하는 놀라운 성공을 이뤘다. 다들 프랑스를 생각하면 명품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세계 상위 10대 명품 브랜드 중에서 1~3위 브랜드인 루 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포함해 총 여섯 개가 프랑스의 브랜드다. 단 일 국가로서 전 세계 명품 사업을 장악한 것은 유일무이하다. 17세기부터 이러한 추세가 시작됐다는 것도 더욱 놀랍다. 루이 14세 재위 기간에 재 무장관을 지낸 장 바티스트 콜베르(Jean-Baptiste Colbert)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세금을 기술적으로 걷으려면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게 깃털을 뽑는 것처럼 해야 한다."
또한 콜베르는 1665년에 "프랑스에서 패션이란 스페인에서 페루의 금광을 생각하는 바와 같다”라고 했다. 그만큼 프랑스가 부를 축적하는데 패션이 크게 공헌했다는 뜻이다. 프랑스 혁명으로 명품 산업은 잠시 주춤했지만 19세기에 활기를 되찾았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Paris Exposition Universelle)에서 프랑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문명의 정점을 잘 보여줬다.
프랑스가 예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부문은 또 있다. 팬데믹으로 해 외 여행을 금지하기 전 프랑스는 연간 9,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 갈 만큼 인기가 많은 관광지였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무기 수출에서 도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유럽 프로젝트 기업 에어버스(Airbus)는 전 세계 민간항공 시장에서 보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다. 유럽에서 영유아사망률은 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고 한다.
- 사실 아프리카 대륙을 함부로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아프리카는 금세 기에 들어 GDP가 가장 빨리 증가하는 지역이다. 경제 성장 속도만 보면 중국도 이미 앞지른 상태다. 흥미롭게도 중국의 투자는 아프리카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다. 이 점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젊은 인구가 많고 출생률도 높으므로 이 지역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 다. 따라서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인적 자본 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려면 거버넌스, 교육, 훈련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급속한 경제성 장은 필연적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므로 젊은 층을 이 러한 변화에 준비시켜야 한다.
이 거대한 지역에는 약 2억 5,000만 명이 살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 국을 추가하면 인구는 3억 명이 넘는다. 천연자원이 무궁무진할 뿐만 아 니라 세련된 현대적 도시들도 많고 관광산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프 리카의 경제적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그런데 도 아프리카에 전 세계 최빈국이 적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의 문 제는 도로 사정과 직결된다. 아프리카 대륙은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가 아 예 없으며 내륙 도로의 전반적인 상태는 매우 열악하다. 철도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으며 항공 운송도 매우 취약하다. 인접국 수도에 가는 항공편을 찾는 것보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유럽행 항공편을 찾는 것이 차라리 더 쉬운 형편이다. 다행히 차츰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투자 덕분에 도로망이 꾸준히 건설 중이고 다차선 고속도로는 찾아보기 힘들어도 2차 선 도로망이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도로 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역의 농업, 사회 기반 시설, 제조업에 투자를 확대 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는 지금과 같은 급속한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거 나 이를 더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서방 세 계의 아프리카 원조 프로그램이 실패했는데 과연 중국의 상업적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투자는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전략의 핵심 요소다. 둘의 협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다. 아프리카는 상업적 투자가 필요하고 중국은 천연자원이 필요하기 때 문이다. 서방 국가나 서구 기업과 비교하면 중국은 식민 정치의 죄책감이 없어 아프리카에서 더 자유롭게 활동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의 미래는 중국과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파트너십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간에 아프리카는 세계 경제에서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반면 중동 지역은 예전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 같다. 중동 지역 은 정치 문제를 논하지 않고서는 경제적 장단점을 논의하기 어렵다. 중동 은 전 세계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불안한 지역이며 앞으로도 그 사실은 변 함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젊은 층 을 대상으로 일자리와 여러 가지 기회가 늘어날수록 각국이 정치적 문제 를 잘 해결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 유엔의 예측이 전반적으로 맞아떨어진다면 아프리카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아래 그림에 나와 있듯이 이러한 예측은 출산율 변화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엔의 예측이 달라졌다. 10~12년 전에 예상 한 것과 달리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학자들 사이에도 이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앞으로 출산율이 얼마나 빠르게 감소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향후 30년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가임기 여성을 헤아려보면 아프리카 인구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 는 예측이 적중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구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2100년 아니 그 이후까지도 인 구가 계속 증가할지 모른다. 공식적으로 유엔은 2100년에 아프리카 인구 가 43억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 109억 명에서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수치다. 2100년이면 아프리카만 인구가 늘어나고 다른 지역은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지역은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겠지만 아프리카는 젊은 층이 주류를 차지할 것이다.
- 정부의 태도를 크게 바꿔놓은 계기는 영국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 (Nicholas Stern)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였다. 그는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 출신으로 다수의 공공 기관에서 근무했으며 2003년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고든 브라운(Gordon Brown)의 추천으로 재무부 수석 경제 고문이 됐다. 스턴이 이끄는 팀은 2005년에 지구 온난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 해 <기후 변화의 경제학: 스턴 리뷰(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 The Stern Review)>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도덕적 이유나 환경 보존과 같은 요인은 차치하고 기후 변화의 속 도를 늦춰야 할 재정적 이유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러자 각국 정부의 반응 이 크게 달라졌다.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에 뒤늦게 대처하는 것보다 지금 경제 구조를 개혁해 대처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을 마침내 깨달 은 것이다. 이타적으로 행동하라고 종용하는 것보다 각국의 경제적 이득 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물론 이 보고서에 제시된 향후 전망이나 수치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보고서의 결론은 널리 인정받았다.
- 이전 세대는 피크오일(peak oil)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특정 시점이 되면 유전이 새로 발전되는 속도보다 원유 공급량이 소진되는 속도가 더 빨라서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다행히 새로운 유전이 계 속 발견되면서 위기의 순간은 어느 정도 뒤로 미뤄진 것 같다. 하지만 석 유 매장량은 제한돼 있으므로 얼마 못가서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피크오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원유 공급이 아니라 원유 수요가 최대치에 달하는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 돼버렸다. 그 동안 태양열 발전과 풍력 발전이 빠르게 개발됐으며 배터리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불과 5년 전에 예측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화석 연료에 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수요는 계 속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인구가 점점 늘어날 뿐만 아니라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신흥국가도 생활수준이 매우 높 은 편이다. 사실 선진국 경제는 에너지 수요를 전반적으로 대폭 증가하는 요소가 아니다. 일례로 영국에서는 2019년 총 에너지 사용량이 1970년보다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각 가정의 단열이 강화되고 더 경제적인 자가 용을 사용하는 등, 생활 전반에 걸쳐 효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 구조의 획기적인 변화다. 영국의 경제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크게 발전해왔다. 사실 영국은 수입품의 절반이 식품이며 전반적으로 상품 무역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 토마토나 자동차의 수입은 실질적으로 토마토를 재배하거나 자동차를 생산할 에너지를 수입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은 서비스 수출에서 많은 수익을 거 둬들이는 나라이고 서비스업은 에너지 집약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다시 말해 영국은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이면서 경제 규모를 키운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전 세계 경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이 생긴다. 에너지의 전반적인 수요는 얼마나 빠르게 증가할 것인가? 화석 연료에 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 에 대한 대답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성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기술이 점점 더 빠르 게 진보하고 있다.
- 구체적 사례는 유럽연합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목적으로 바이오 연료를 장려한 것이다. 당시에는 매우 바람직한 정책으로 여겨졌다. 원 유 대신 재생 가능한 농산물로 대체할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 고 생각한 것이다. 2009년 유럽연합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를 설정했 다. 2020년까지 유럽 내 운송 연료의 10퍼센트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로써 바이오 연료가 목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 다. 하지만 걸림돌이 남아 있었다. 바로 목표를 달성할 만큼 연료 생산 식 물을 재배할 역량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유럽연합은 팜유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의 나라에서 유럽연합으로 수 입하는 팜유 생산량을 늘리려면 야자수를 재배할 땅을 확보해야 했다. 결 국 열대 우림의 상당 부분을 벌채했다. 2018년까지 유럽에 수입된 팜유 의 절반은 운송 연료로 사용됐다. 그런데 우림이 파괴된 사실이 명백히 드 러나자 정치인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고 결과적으로 정책은 180도 달라졌다. 2030년까지 팜유가 연료 에너지에서 완전히 축출될 것이다. 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의 서식지였던 보르네오섬의 원시 열대 우림은 상당 부분이 이미 잘려 나간 상태다. 팜유 수입을 중단해도 열대 우림은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
-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공격한 시점보다 한참 이전인 2010년대 중반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와 중국 간 무역 전쟁으로 세계 무 역의 성장은 이미 둔화하기 시작했다. 무역은 세계 GDP 성장률보다 빠르 기는커녕 매우 더디게 증가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크게 보자면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신흥경제국가, 특히 중국과 선 진국의 임금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나 다수의 신흥국가에서는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운송비를 계산해보면 이제는 생산 설비의 역외 이전이 별 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들은 생산 설비를 본국으로 되가져오 게 됐고 일자리 기회도 예전과 달라졌다. '쇼어링(onshoring, 제조업의 생 산 설비를 자국에서 운영하는 것옮긴이)'이나 '리쇼어링(reshoring-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정책-옮긴이)'과 같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표현도 등장했다. 둘째, 제조업이 달라지고 있다. 공장 근 로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디자인이나 자동화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 은 증가하고 있다. 제조 비용 내역을 보면 실제 제조 비용은 얼마 되지 고 디자인과 제작팀의 전문 인력에 대한 지출이 높다. 제조 장소는 가장 비용이 저렴한 곳이 아니라 편리한 곳, 그러니까 시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하기 마련이다. 디자인팀은 보통 해당 기술자를 구할 수 있는 지역에 구성하는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양측의 수많은 기술 허브가 대표적이다. 즉, 전문가는 세계 곳곳에 포진해 있고 재화는 현지에서 만들어진다.
세 번째 이유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소비자 선택은 정확히 꼬집어 말하 기 어려운 분야인데 주로 다른 동인들과 뭉쳐져서 국제 무역의 성장을 제 한하는 것 같다. 한 가지 동인은 운송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 히 환경은 젊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푸드마 일(food miles, 농산물 등이 생산지에서 출발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 하는 거리-옮긴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요리사들은 수입 식품보다 현지에서 재배한 제철 음식을 먹으라 고 강력히 권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물건을 쉽게 버리고 새로 사기보다는 기존의 물건을 고쳐 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패스트패션 (fast fashion, 패스트푸드처럼 최신 유행과 소비자 취향을 즉각 반영해 빠르게 상품 을 기획, 생산, 판매하는 것-옮긴이)'을 비판하는 분위기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가장 고가의 소비자 내구재인 자동차와 같은 특정 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휘발유나 디젤 자동차보다 훨씬 단순해서 더 오래 탈 수 있는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이어서 자동차 수요가 더 줄어드는 것이다. 이렇게 자동차 구매 건수가 줄어들면 해외로 배송되는 자동차 물량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상품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네 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제품과 달리 서비스는 소비가 발생하는 장소에서 만들어진다. 자동차는 해외에서 생산한 다음 판매 대리점까지 옮겨 와야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식당에서는 바로 식사 를 마련해 손님에게 제공하거나 음식이 식기 전에 주문자의 집까지 배달 해줘야 한다. 이렇듯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하에 상품에 대한 지출이 감 소하고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면 더 많은 소득을 현지에서 지출하 게 된다. 그러면 GDP 대비 상품 교역량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다.
- 상품 교역 분야에서는 세계화의 정점에 도달했을지 몰라도 서비스 교 역 분야에서는 아직 정점까지 한참 남은 것 같다. 2050년이면 국제 교역 의 절반 이상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는 향 후 30년간 세계화의 방향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지금까지 추구한 방향 과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경쟁 우위의 주요 동인도 달라질 것이 다. 지금까지는 전 세계인이 갖고 싶어 하는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 가장 중시됐다. 덕분에 독일이 세계 1위의 공산품 수출국이 됐고 중국 경 제도 최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품 생산보다 제품 디 자인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애플은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인정받지만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하도급 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미래에는 온 세상 사람이 사고 싶어 하는 서비스 를 만드는 방법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 다행히 미래의 주요 기술 중 몇 가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아마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반드시 상위권 기술에 포함될 것이다. 사실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무제한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생활이 윤택해질수록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의료 서비스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언어나 문화차이 때문에 국제 무역에 제약이 많지만 나날이 국제화되고 있다. 언어장벽은 차츰 낮아져도 문화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른 서비스업에 대한 수요는 이만큼 확실치 않다. 통신 혁명에 서 가장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서비스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람들이 어 떤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등장하기 전에는 페이스북 같은 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 을 것이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모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수요가 창 출된 흐름이 비슷하다. 2050년까지 이어지는 기간 동안 어떤 정보 서비스 가 시장을 장악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 서비스가 만들어지지도 않 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나라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까?
- 미국과 중국 사이에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이라는 점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다른 영어권 국가가 미국 쪽으로 합세할 가능성도 있다. 앞으 로 중국이 정보 기술 산업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서비스 분야에서 과연 수출 지향적 비즈니스를 제대로 창출할 수 있을지 는 불분명하다. 경쟁 현장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최종 결과는 아직 추측에 맡겨야 한다.
- 이동 패턴에서도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래에도 자가용이 개인 의 주요 운송 수단이겠지만 사용 빈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선진국에서 는 2019년에 이미 자동차 주행거리가 정점을 찍었으며 지금은 계속 내림 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곳곳의 신흥 국가도 조만간 자동차 주행거리의 정 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다. 2050년이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내림세를 보 일 것이 분명하다. 그 결과, 선진국 도시는 지금보다 훨씬 조용하고 오염 도가 낮으며 살기 좋은 모습을 갖출 것이다. 신흥국 도시는 이런 모습을 갖추기 전에 어느 정도 혼란의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2050년 이면 신흥국가 도시도 살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를 향해 선진국 도시와 거 의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성장할 것이다.
- 대다수 사람은 기존의 사회적 태도를 유지하며 살아갈 준비가 돼 있다. 우리도 주변의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잘 지내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태도나 가치관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 또한 인 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대부분은 기존의 규범에 맞춰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과 거를 돌이켜보면 그러한 규범이 불과 한두 세대에 걸쳐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률은 현대와 분명 차이가 있을 것 이다. 빅토리아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이니 당연하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1960년대라면 지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소 힘들었던 1950년대보다는 약간 자유로워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1967년 까지 영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었다. 직장에서 남녀를 동등하게 처우해 야한다는 분위기도 그 무렵에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상의 변화와 함께 정치적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1960년대 정 계 분위기를 대략 설명하자면 당시 좌파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했고 우파는 사회적 통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돼 우 파가 자유주의를 표명하고 좌파가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언론의 자유나 일부 대학에서 우파 연설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심지어 사상의 자유에서도 달라진 태도를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 좌파나 우파 중 누가 옳은지 그른지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회 조직에 대한 현재 우리의 판단이 2050년이 되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1980년대 사람들이 1950년대의 주요 사상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확언하기 어렵지만 2040년대가 되면 미국의 인구 구성은 2020년에 비 해 크게 달라질 것이다. 히스패닉이나 아시아 소수민족의 가치가 더욱 높 아질 뿐만 아니라 유권자 수에 민감한 정치인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존 재가 될 것이다. 정치는 한마디로 숫자 게임이다. 유권자의 구성이나 규 모의 변화를 수용하는 정치인이 더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다. 미국의 인구 구성은 지금보다 더 다양해질 것이며 고령화 현상도 더욱 두드러질 것이 다. 히스패닉이 늘어나면서 한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전체 인 구가 고령화되기 때문에 반대쪽으로 다시 균형이 잡힐 것이다. 전체적으 로 보면 2020년대 초반과 달리 2040년대쯤이면 미국 사회는 분열이 가라 앉고 더 안정될 것이다.
미국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위와 같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 장래 세대가 확신을 가질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그중에서 세 가지 두드러진 이유를 생각해보자.
첫째, 미국은 전 세계의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자석과 같은 나 라다. 미국은 과거와 힘겨운 씨름을 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다인종 국가로 성장할 것이다.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첨단 기술을 보유한 혁신 사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끝부분에는 반전이 있다. 여러 합 리적인 근거를 고려할 때 2050년이면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앞지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 인구는 분명 감소할 것 이나 미국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 서 선진국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국 보다 더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이를 잘 해결하지 못할 우 려가 있다. 이를 모두 고려하면 흥미로운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약 30년 뒤에 미국이 경제 규모에서 중국을 추월해 금세기 후반의 어느 시점에는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으로 다시 성장할지 모른다. 
- 유럽은 지금처럼 중요한 지역으로 대우받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객관적 으로 많은 사람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장소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합리적인 수준의 부와 안정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따 라서 고급 기술자든 일반 기술자든 많은 이민자에게 매력적인 곳이며 앞 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행 유럽연합보다는 더 안정적인 국가 간 연합이나 동맹을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인구 비율이나 상대적 의 미의 경제적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므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전 세계 나머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만 못할 것이다. 유럽이 앞으로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는 유럽 사람이라면 이러한 예 측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는 지식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구사할 것이다. 하지만 유럽 대륙 전체를 놓고 보 면 미래의 새로운 아이디어의 보고가 아니라 과거의 업적을 간직한 박물 관에 더 가까운 상태일 것이다.
암울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조용 하고 안정된 사회에는 문제가 없다. 전 세계에서 일본이 바로 그런 이미지 를 보여준다. 2050년이면 유럽 인구는 2020년 일본과 비슷한 상태가 돼 고령 인구를 돌보느라 비슷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를 것이다. 남유럽과 북유럽, 수많은 이민자를 수용한 나 라와 이민자 수용을 완강히 거부한 나라, 영어권 국가와 나머지 지역 사이 에는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생길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일본에서 전혀 관 찰할 수 없다. 일본은 단일민족국가이며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유럽은 파편화된 사회이며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다.
-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제가 개선될수록 양국의 정치적 관계를 관리하기 는 쉬워진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마음껏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양국 경제가 재편되리라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은 대대적으로 전환되는 반면, 아일랜드는 점진적으로 바뀔 듯하다. 영국은 유럽과의 교역을 줄여야 하 는 시기인 2020년대를 힘들게 보내겠지만 2020년대가 끝날 무렵에는 새 로운 무역 패턴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때쯤이면 유럽연합 회원국 에 대한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20퍼센트가 될 것이다. 2020년 유럽연합 회원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40퍼센트였던 것과 대조된다. 홍콩 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로부터 이민자의 유입이 계속 늘어나고 유럽으로 빠져나가는 인구는 줄어들 것이므로 영국의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특히 2030년 이후로는 새로 유입된 이민자들이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영국이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인구나 경제 규모 에서 독일과 어깨를 견줄지도 모른다. 노동력의 성장과 글로벌 수요에 따른 상품 및 서비스 생산 경제의 장점이 합쳐지면 영국은 유럽에서 최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 그에 앞서 몇 가지 선행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유럽연합을 탈퇴한 이후로 전 세계에서 영국의 입지가 어떤지 생각해보자. 일단 영국은 이민 자에게 나라를 개방해야 한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이민자를 끌어들여 경 제를 크게 부흥시키는 것은 흥미로운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영 국은 외교나 안보 및 국방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앞 으로는 경제 협력 부문에서도 그와 같은 긴밀한 관계를 넓혀야 한다. 또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무역을 확대하되, 특히 인도와의 교역을 활성 화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에 유용한 친구가 돼야 한 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이 합법적으로 상업적 확장을 시도하는 것을 환 영해주고 적절한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
이 밖에도 유의할 점이 두 가지 더 있다. 영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비교 우위가 있는 분야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심해야 한다. 금융, 제약, 교육, 창 조산업 및 고급품 제조업 등이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지역의 경제적 수준이나 생산성을 런던과 주변 지역과 비슷하게 끌어올림 으로써 고루 균형 잡힌 경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2020년이 되면 튀르키예가 유 럽연합 정회원국으로 승인되고 한참 지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튀르 키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유럽연합 가입을 신청한 지 불과 1년 후인 1987년에 신청을 했다. 당시 헝가리, 폴란드와 같은 바르샤바조약 회원국 은 여전히 소련의 위성국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유럽연합에 무슨 일이 일 어나든 튀르키예가 회원국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튀르키예가 정치적 다양성에 대한 유럽연합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도 있 지만 그보다는 유럽연합 회원국이 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 다. 경제적으로 약간의 이점이 있더라도 정치적인 단점 때문에 상쇄되거나 완전히 가려버릴 것이다. 따라서 튀르키예는 유럽과 점점 멀어질 것이며 유럽과 가까워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더욱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유럽의 외부 링에 진입 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 유럽 내부를 들여다볼 때도 있지만 다른 지역적 이익을 위해 유럽 외부로 눈을 돌리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튀 르키예와 러시아는 중동 지역이 안정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한다. 따 라서 튀르키예는 강경한 포퓰리스트 정부와 비교적 협조적인 자유주의 정 부 사이를 오가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둘 중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관계없이 강렬한 민족주의적인 색채는 계속 유지할 것이다.
- 2050년이 되면 유럽 대륙은 경제적 측면에서 지난 250년과 비교할 때 매 우 위축될 것이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근해 섬을 다 포함하더라도 유럽의 GDP는 전 세계 GDP의 1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는 1800년 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하는 수치다. 하지만 특정 지 역은 지금처럼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지역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활동의 본고장 역할을 할 것이고 일 부 기술 분야에서는 전 세계 리더의 역할을 해낼 것이다. 유럽에 거주하는 대다수 사람은 객관적으로 여유로운 생활 방식을 계속 누릴 것이다. 그러 긴 해도 유럽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약화할 것이다. 유럽연합의 존속 여부나 유럽연합의 뒤를 잇는 조직이 어떤 형태를 취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럽 전반의 인구 역학 및 경제가 더 큰 관련이 있다. 유럽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하고 인구수가 적어도 더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유럽인이 이러한 전망에 부정적일 것이다. 브뤼셀의 관료나 유럽 연합을 옹호하는 정치인들은 이런 예측을 입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 전세 계적 성장에 관한 수치 자료를 내민다면 어디에서도 환영받기 어렵다. 고 등 교육을 받은 젊고 활기찬 유럽의 인재들이 해외에서 취업할 경우 유럽 의 앞날에는 더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현재 이탈리아 남부 지 역에서는 인재 유출 현상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 문제가 유럽 대륙 전체로 번진다면 유럽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 하지만 유럽의 중요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상황은 달라 질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유럽 대륙은 여러 가지 활동에서 다른 지역 보다 훨씬 유리한 편이다. 유럽은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 이며 평화와 안정이 보장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또한 전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어느 정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유럽이 오랜 자존심 을 내려놓고 그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즉 향후 30년 간 세계적으로 주요한 결정은 유럽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내릴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세 계적으로 주요한 결정은 앞으로 어디에서 정해질까? 아마도 아시아가 주 무대가 될 것 같다.
- 섬으로 된 국가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곤 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서 국제 사회를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해도 국제 사회에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애쓰거나 최대한 외부 세상의 영향을 차단하 거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일본은 전자의 행로를 선택했다. 그 결과 토요타, 미쓰비시와 같은 대기업이 전 세계적으 로 성공을 거뒀으며 이러한 성과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금세기에 와서 일본은 외부 영향을 차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2050년 까지 차단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 2050년이면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선진국으로서 우뚝 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쯤이면 생활수준이나 의료 및 사회복지 수 준이 2020년의 한국과 비슷할 것이다. 베트남은 약간 뒤처질지 모른다. 이웃 국가인 라오스나 캄보디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교적 차분 한 나라인 미얀마가 인권에 관심을 더 보인다면 좋을 것이다. 그것은 세계 경제와 긴밀한 연합을 이루고 더 큰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이루는 전제 조 건이다. 그러나 이 점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볼 때, 지 난 50년간 매우 빠른 성장 속도를 유지했으나, 이러한 속도를 계속 유지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캐치업 위주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가 이제는 격차를 많이 따라잡은 것 같다. 싱가포르만 경제 발전의 정 점에 도달한 상태이며, 동아시아 시간대에는 싱가포르 이외에 이러한 성 장을 이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 지역의 인구 고령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고속 성장보다 안정과 편안함을 더 바랄지 모른 다. 또한 남중국해를 장악하려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라는 정치적 고민도 떠안고 있다. 전 세계 무역 판도가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로 양분되고 있는데, 과연 어느 편에 서야 유리할 것인가? 중국으 로서는 남쪽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것이 유리한 것일까? 중국이 계속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면 후자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무역 시장의 긴장이 고조되면 동남아시아 가 불리해질 수 있다. 실제로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면 치명타를 입을 것이 다. 세계화를 기반으로 경제적 성공을 추구하면 세계 무역이나 경제가 휘 청거릴 때 그만큼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지금부터 2050년까지 위기의 순 간이 반드시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동남아시아는 매우 취약한 지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회복성이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향후 30년간 특히 남다른 회복력을 발휘해 빠르게 균형을 되찾아야 할 것 이다.
- 이스라엘 태생의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Daniel Barenboim)은 2006년 예루살렘에서 개최 된 리스 강연(Reith lectures, 영국 라디오 BBC에서 주최하는 강연-옮긴이)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영구적으로 자리 잡을 터전을 원한다면 중동의 일부 가 되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그리고 중동에 이미 형성된 문화를 이해해 야 한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중동이 사막이고 문화도 미개한 곳이라고 여 겼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그런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해서 아랍 문화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스라엘이 사실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중동의 유산과 유럽 유산을 동등하게 취급하면 유 럽 유산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하지 않 으면 이스라엘 국가는 이물질과 같은 존재라는 이미지를 영원히 탈피하지 못할 것이며 그런 존재로는 장기적인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사회이든 음 악이든 인체이든 이물질은 제한된 시간 동안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 바렌보임의 의도는 문화를 논한 것이지만 그의 주장은 정치와 경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치적 경고는 모든 사람에게 두려움을 자아내지만 경제 적 메시지는 상당히 희망적일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 지역 경제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벌써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이스 라엘은 중동 전체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동 지역이 선 진국 시장,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다. 그들이 가진 기술을 활용하면 에너지가 부족한 국가는 수입 연료에 덜 의존할 수 있고 에너지가 풍부한 국가는 석유 및 가스 수출에 대한 의존도 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내전으로 황폐해진 인접국이 재기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사람들이 더 많은 부를 얻을 기회도 열어줄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전 반적인 교육 및 경영 기준도 향상할 것이다.
- 중동은 여러 의미에서 불안정하고 취약한 곳이다. 하지만 엄청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렌보임이 언급했듯이 이스 라엘은 유럽의 유산을 윤택하게 만들고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문화도 갖추 고 있다. 하지만 시야를 좀 넓힐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물려받은 유산만 이 그들의 나라를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중동 은 보편적 가치를 탐색하기에 그리 바람직한 곳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소 수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처우를 보면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을 놓고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 미하다. 과거는 과거일 뿐, 누구도 이를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수 백 년의 전통에 따라 만들어진 이 지역의 관용이 향후 30년이라는 기간동 안 점차 그 진가를 발휘하리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현재 요르단은 수백만 명이 넘는 난민, 수자원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처하면서 관용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중동에 더 큰 요르단이 생기면 된다는 식의 추론은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이 지역에 내재한 여러 가지 문화 적 전통을 존중, 확대하고 해묵은 갈등을 잘 억제해야 한다는 제안이 더 나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이 지역은 향후 30년간 사이에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 성도 있다. 전 세계가 그 점을 걱정하고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두려움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이곳도 일이 잘 풀릴 가능성이 있다. 중동은 오랫동안 역풍을 맞으며 힘겨운 시절을 보냈기에 이제 순풍에 올라탈 자격이 있다. 지금 당장은 희망을 품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 영국은 히틀러와 씨름을 하느라 너무나 많은 자원을 투여해 과거의 부와 권력을 잃게 됐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런 변명거리도 없다. 나는 금세기 중반에 중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미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고 세기말쯤에는 미국이 다시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타이틀을 탈환하리라 생각한다. 미국은 그때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수십 년간 상대적인 쇠퇴의 시기를 잘 견뎌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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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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