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초아가 주도적인 성격으로 자라나면 제멋대로인 어른이 되지요. 화가 나면 화를 내야 하고 분노 조절이 힘듭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분노조절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죠. 참을성 없고 욕심 많고 자기만 생각하니까요. 몸 만 큰 아기처럼 본능에 충실합니다. 주위 사람은 피곤하지만 자 기 자신은 편안하지요. 반면에 초자아가 주도적인 성격으로 자 라나면 완벽주의적이고 이상을 좇는 사람이 됩니다. 규칙을 잘 따르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반듯한 어른이 되는 것이지요. 그 런데 너무 반듯한 게 문제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싫어하 지 않을까? 이렇게 해야 칭찬을 받지 않을까? 남들에게 잘 보이 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큽니다. 무리 한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지요. 착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실은 착 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렸을 뿐입니다.
-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응원받고 칭찬받는 아이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가지게 됩니다. 자기 효능감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지요. 자기 효능감이 생긴 아이 는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실패할 때도 있 지만 워낙 많은 도전을 하다 보니 성공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얻어걸린 거지만요. 그래도 내적 작동 모델은 또 강화 되지요. '역시 난 잘해!' 이런 과정은 선순환됩니다. 믿음은 그에 맞는 행동을 이끌어내고, 그 행동은 기대했던 결과를 이끌어냅니 다. 믿음은 더욱 굳건해지지요. 이렇게 양육자로부터 형성된 내적 작동 모델은 일생 동안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재난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SOS 신호를 보내도 구조대원이 오지 않을 때 주인공은 어떻게 하나요? 도움받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상황을 개척해나갑니다. 아기도 마찬가지예요. 양육자의 반복되는 무반응이 마음에 새겨지면 도움받는 것을 포 기합니다. 더 이상 양육자를 신뢰하지 않아서, 애착이 불안정하 게 형성됩니다. 민감성이 떨어지는 양육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방향으로 '회피 애착 avoidant attachment'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그리 고 아기는 이 애착 유형을 토대로 부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을 가 지게 됩니다. 자신은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도움받 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지요.
- 부정적인 내적 작동 모델을 내재한 아이들은 색안경을 쓴 채 세상으로 나갑니다. 평범한 선생님을 날 도와주지 않을 선생님 으로, 평범한 친구를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친구로 바라보는 것이죠. 회피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에게 세상은 도움을 주고받 는 곳이 아닙니다. 홀로 서야 하는 곳이고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할 수 없고, 힘들 때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못하지요. 남과 같이 하는 일보다 혼자 하는 일이 편하고, 어쩔 수 없이 여럿이 일을 할 때에도 '독박을 쓰는 위 치에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개인주의적이고 독립 적인 사람이 되어가지요.
이들은 모범생으로 자라납니다.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하고 책 임져야 하니까 치열하게 삽니다. 세상에 의지할 데라고는 자기 자신뿐이니 열심히 살아야 하겠지요. 마치 영국인 탐험가 베어 그릴스 Bear Grylls가 정글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찍듯 목숨 걸 고 살아가는 것이죠. 대학을 못 가면 먹고살 길이 없으니 공부하 는 수밖에요. 돈을 벌지 못하면 누가 나를 먹여 살리나 싶어 열심 히 벌고 아껴 씁니다. 게임 캐릭터처럼 기술은 점점 늘어가고 능 력치도 올라갑니다. 이렇게 살다 보니 좋은 성과를 낼 수밖에 없 고,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 우리는 왜 울고 소리치고 따지는 걸까요?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내 마음을 이해해달라고, 나를 위 해변해달라고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기대가 없다면 싸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연인 사이에서도 싸움이 없어지는 순간 이별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서로에게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어진 상태니까요. 기대 없는 관계에선 싸움이 있을 수 없습니다. 회피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모든 사람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싸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죠. 굳이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갈등은 피하고 그냥 좋게 넘어가는 척합니다.
- 아기는 양육자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으니 보채고 떼를 써야 하는 사람. 이렇게 불안정하게 형 성된 애착을 '불안/양가 애착Anxious-ambivalent attachment'이라고 합 니다. 불안/양가 애착을 갖게 된 아기는 자신의 변덕스럽고 즉흥 적인 모습이 양육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 다. 이렇게 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지요.
- 불안/양가 애착 유형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불신합니다. 회피 애착 유형에게 불신이 세상에 믿을 놈 하 나도 없다'라는 의미라면, 불안/양가 애착 유형에게는 '저 사람이 지금 잘해줘도 언제 변할지 모른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니 변하기 전에 상황에 대비하려 합니다. 방심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을까 봐 불안해하면서 말이지요. 불안/양가 애착을 가진 이들은 이래서 늘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상대방을 의심하고 원망하며 그에게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 지나친 낙관으로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가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것을 '계획 오류 planning fallacy'라고 부른답니다.
혹시 오늘의 나는 해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 고야 말 내일의 나를 믿고 있진 않으신가요?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같은 사람입니다. 오늘 하지 못하면 내일도 하지 못할 겁니다. 내일의 나에게 오늘 일을 미루지 마세요.
- 세상에 아무도 내 편이 되어줄 수 없는 상황에도, 여전히 내편이 되어줄 단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 스스로에게만 솔직해져도 우리는 위로받을 수 있거든요. "많이 힘들지? 그래, 지치고 어려울 거야. 많이 애쓰고 있는 것 알아. 애써 괜찮다고 할 필요 없어. 괜찮지 않은 상황이니까 힘들 땐 힘들다 고 이야기해도 돼.” 이렇게 스스로를 토닥여주세요. 실패로 무언 가를 깨닫는 것,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다음 문제입니다. 성숙일까, 정신 승리일까? 지금 여러분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픔을 인정하고 더 나은 것을 바라 보면 성숙입니다. 아프지 않다고 현실을 부정하고 상처를 포장 하면 합리화, 즉 정신 승리지요. 합리화는 성숙을 불러오지 않습니다. 그럴듯한 포장만 해댈 뿐이지요. 그러니 많이 애쓰고 수고했다고 스스로를 토닥여주세요. 무의식에 숨어 있던 상처가 조 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성숙이 일어날 것입니다.
- 기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F. Loftus는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질문의 표현이 기억을 왜곡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였지요. 연구진은 사람들에 게 자동차 사고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집단을 둘 로 나누어서 한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자동차가 '부딪힐 때' 속도 를 짐작해보라고 했습니다.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자동차가 '충돌할 때' 속도를 짐작해보라고 했지요. 두 질문의 차이를 눈치 채셨나요? 아무래도 '부딪힌다'는 표현보다는 '충돌한다'는 표현 이 더 강렬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예상대로 두 집단의 대답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부딪힌다는 표현을 들은 집단의 사람들보다 충돌한다는 표현을 들은 집단의 사람들이 더 빠른 속도로 차가 달렸다고 추측한 것이죠. 질문의 표현이 기억을 왜곡시킨 것입 니다. 이처럼 우리는 기억을 인출할 때 어떤 정보에 노출되면, 그 정보의 영향을 받아 기억을 왜곡합니다. 이런 현상을 '오정보 효 과 misinformation effect'라고 부르지요.
우리 머릿속에는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 는 책에서 본 이야기, 영화 속 한 장면, 친구의 경험담, 자기 전에 심심해서 펼쳤던 상상의 나래가 모두 들어 있지요. 정리 잘된 파일처럼 착착 저장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 들은 뒤죽박죽 섞여버립니다. 그래서 이게 내 얘긴지 쟤 얘긴지, 상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기 시작하지요. 기억을 끄집어 낼 때가 되면 이 기억들은 서로 얽히고설킵니다. 그래서 마치 오 징어잡이 배의 그물에 오징어가 줄줄이 딸려오듯이 비슷한 기억 들이 동시에 줄줄이 딸려 올라오지요. 이때 기억의 물꼬를 튼 질 문이 어땠느냐에 따라 '진실의 오징어'가 올라오기도 하고 '허구 의 오징어'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미끼가 뭐냐에 따라 낚이는 놈이 달라지는 것이죠.
-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 자체에만 시선을 두게 되지요. 이렇게 관찰자는 행위자의 행동 그 자체를 전경으로 여기고, 행위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전경으로 여기 게 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를 행위자-관찰자 편향 actor-observer bias'이라고 부릅니다. 행위자-관찰자 편향이 시작되면 내 잘못 은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으로, 남의 잘못은 그 사람의 인격 탓으 로 돌리는 실수를 범하게 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원 인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기본적 귀인 오류 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내로남불', 즉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태도가 바로 기본적 귀인 오류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행위자는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관찰자는 불온한 그들의 선택을 바라보니까요.
관찰자는 행위자의 도드라지는 모습을 바탕으로 의도를 파 악하려 하는데, 이때 가장 쉬운 판단은 그 사람의 성격을 탓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약속 시간에 늦은 친구를 보고 게으르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죠. 짜증내는 친구를 보고는 성격이 나쁘다 고 생각합니다. 길거리에서 어깨를 부딪치고 가는 사람은 성격 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앞에 뻔히 꺼내놓은 쓰레기를 보 고도 버려주지 않는 배우자에게 이기적이라고 말합니다.
- 반면에 자기 복잡성이 높은 사람은 다양한 자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할, 취향, 능력, 외적인 모습까지 말이죠. 자기 복잡성 은 삶의 다양한 어려움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오 로지 좋은 대학을 목표로만 살아온 고3 학생은 수능을 망치면 인 생이 끝났다고 좌절합니다. 하지만 일찌감치 자신이 랩에 재능 이 있다고 깨달은 학생은 부모님 몰래 음악을 준비합니다. 비트 도 찍고 가사도 쓰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킵니다. 수능시험 을 망쳐도 괜찮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나의 가치를 높일 또 다른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자기가 인생의 전부인 사람은 직장 상사나 동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인당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 친구, 모임 회원과 같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직장 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습니다. 집에 가면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회사에서 힘들었던 일을 술 한잔 기울이면서 털어낼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정 힘들면 그만두면 됩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자기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일 에 도전할 자기도 있으니까요. 누군가의 연인으로만 살아온 사 람은 이별을 맞으면 세상이 무너집니다. 다시는 누군가를 만나 사랑할 수 없을 것 같고, 영원히 외로움의 덫에 빠져 불행하게 살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한 사람은 애인과 헤어지고 친구들과 노래방을 갑니다. 소리를 지르고 감정을 쏟 아내며 떠나간 인연을 조금씩 정리하지요. 자기가 복잡해서 좋 은 점은 하나의 자기가 실패할 때 다른 자기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내 탓을 하는 것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발전할 기회를 주지요. 하지만 때로 살다 보면 내 노력으로 해낼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잘못이 아닐 때가 있지요. 그런 날 에는 우리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하루만 남 탓을 해버리세요. 난 아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인 데, 세상에 거지같아서 못 알아줄 뿐이라고 말이죠.
저는 지칠 때마다 SNS 프로필에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는 잘하고 있다. 그 말이 뭐라고 힘이 됩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뇌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잘하고 있다. 나는 잘하고 있다." 여러분은 정말 잘하고 있으니까요.
-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에도 적응을 하죠. 힘이 든 상황도 힘들지 않은 것이라고 간주해버려요. 하지만 마음은 익숙해질지언정 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에너 지는 한정되어 있거든요. 마치 자동차의 기름처럼 말입니다. 달 리고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기름이 바닥나는 순간이 옵니다. 주 유등에 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 금만 버티자며 주유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갑작스러 운 돌발 상황이라도 벌어진다면 어떨까요? 음주운전 차량이 역 주행을 해서 갑자기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요? 앞 유리 에 성애가 그득해서 히터를 세게 틀어야 한다면요? 차는 곧바로 멈춰버리고 말겠죠. 돌발 상황에 필요한 연료가 없으니까요.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에너지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언젠간 고갈이 되고, 새로운 스트레스에 저항하 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러니 주유등에 불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미리 충천을 해놓는 것 이 좋겠지요. 그렇다면 바닥난 우리 마음의 에너지는 어떻게 충전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몸은 잠을 자는 동안 피로를 회복하고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예 민해지고 피로감을 많이 느낍니다. 하품이 나고 머리가 몽롱해지죠. 이것은 충전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력으로 몸의 한계를 뛰 어넘을 수 있다고 합니다. 카페인으로 버티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건 위험한 생각이에요. 우리 몸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밤 사이 가득 충전을 해야 휴대폰이 하루 종일 버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의 몸도 잠으로 충전해주어야 다음 날을 살아나갈 수 있습니다. 초콜릿, 사탕, 캐러멜을 먹는 것도 일시적으로 도움이 됩니 다. 두뇌회전이 안 될 때 단 음식을 한 입 물자마자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것을 느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뇌의 먹이 는 글루코스 glucose, 즉 당입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느껴지는 단것에 대한 욕구는 우리의 뇌가 더 이상 생각할 에너지가 없으니 먹이를 달라고 보내는 신호 같은 거예요. 이때는 주유등에 불이 들어왔다고 보면 됩니다. 혹시 단것이 먹고 싶을 때 살을 빼야 한다고 참고 있진 않았나요? 오늘부터는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생각하고 단것을 조금씩 섭취해주세요.
- 우리의 마음은 근육과 같다는 비유를 자주 하지요. 근육은 과한 활동을 통해 근섬유에 상처를 내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더 커집니 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점점 발달시킬 수 있는 것처럼, 마음의 그릇도 훈련과 노력을 통해 단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의 그릇은 힘겨운 일을 겪어 마음이 상하고, 그 상한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집니다.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도 늘어나겠지요. 그럼 힘든 일을 계속해서 겪으면 성장할 테니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휴식이에요. 보통 이틀 운동을 하면 하루는 꼭 쉬어주라고 하죠. 근육은 운동을 쉬는 동안에 생기기 때문입니다. 근섬유가 상처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휴식하지 않고 며칠을 내리 달리면 엄청난 손상이 와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위험 상황에 도전하는 경험을 한 뒤에는 꼭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이를 반복하는 것을 연습해보세요. 언젠가 마음의 그릇도 점점 크고 단단해져서,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 그러려면 우리는 행복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일단 실현 가능한 일로 정의해야 합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과 결혼하면 행복하겠다', '여자 주인공과 연애하 면 행복하겠다' 등의 꿈을 세운다면, 죄송하지만 여러분은 영원 히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결혼하신 상태면 배우자 얼굴을 볼 때마다 분통만 터지겠지요. 로또 1등 당첨을 행복의 정의로 내린다면, 2등을 해도 3등을 해도 아깝다며 분노하게 됩니다. 물 론 2등, 3등을 하는 것도 실현이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매주 5000원씩 날리면서 행복도 경험하지 못하게 되겠죠. 우리 아이가 머리가 나쁜 거 같아도 SKY는 가야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나와 아이 모두 불행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행복을 정의할 때는 실현 가능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월급이 10 만원 오르는 것이나, 주말에 유기동물 봉사활동을 가는 것, 난이 도가 낮은 게임이나 잘하는 운동경기를 하는 것처럼, 성공 가능 성이 높은 도전을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다음으로 돈이 별로 안 들어야 합니다. 철마다 휴대폰을 바꾸 고, 비싼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고, 5성급 이 상 호텔에 가야 행복해진다면 자주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많이 안 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돈을 아낀 다 해도 20박 21일 배낭여행을 하는 것은 백수가 아니고서야 현 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연차를 쪼개서 겨우 휴가를 간다 해도 긴 시간이 필요한 여정에는 여행지에 있는 시간보다 이동 시간이 더 길 때도 있습니다. 저는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갔었습니다. 배를 타고 갔지요. 여행 일정은 5박 6일이었는데, 일본에 머문 시간은 사흘밖에 되지 않았죠. 나머지는 배에서 보냈고요.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삼십 분, 한 시간 내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 다. 오늘 야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했어도 맥주 한 캔을 따고 좋아 하는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잔다거나, 아이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치킨을 시켜 먹으면서 잡지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소소하면서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지요.
- 우리는 아주 작고, 사소하고, 저렴하고, 반복할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찾아야 합니다. 한 행복이 익숙해져 끝나갈 무렵 또 다 른 행복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행복을 여러 개 찾아야 하 지요. 처음에는 어려워요. 우리가 행복이라고 부르던 것들은 영 화 속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만나봤기 때문에, 행복은 뭔가 크고 특별하고 거창해야만 할 것 같지요. 다시 말하지만, 행복은 내가 안녕하다고 느끼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답니다. 소위 말하는 '소. 확행', 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소확행 1번에 익숙해져서 지루해질 때쯤에는 소확행 2번을 누리세 요. 이렇게 소확행 리스트를 만들어가며 내 인생에 행복을 채워 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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