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교황청에서 펴내는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20세기 여성 해방 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세탁기’라는 글을 실었다. 1908년 세탁기가 발명된 뒤 17kg 분량의 빨래를 세탁하는 시간이 4시간에서 41분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대폭 줄어든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성들의 다양한 사회활동을 가능케 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전히 다른 형태로 우리 삶에 존 재하고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가사 서비스를 아웃소싱함 으로써 자신에게 가치 있는 방식으로 시간을 소비할 수 있길 바란다. 코로나19 의 위기에도 홈시어지 서비스가 여전히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20세기의 가사노동 부담을 덜어준 가장 큰 혁신이 세탁기였다면 21세기 에는 O2O에 기반한 홈시어지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소환 놀이는 스타의 탄생 그리고 콘텐츠의 흥행 공식을 바꾸고 있기에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과거에는 미디어가 스타를 만들어내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네티즌들의 디지털 놀이문화가 떠오를 스타를 선택한 다. 지나간 영상과 콘텐츠라 하더라도 네티즌들은 그 콘텐츠를 소환해 서 음미하고 새롭게 해석하여 재조명한다. 이를 통해 발굴된 콘텐츠는 더이상 과거완료형으로 머물지 않고 현재진행형이 되어 대중의 관심 과 사랑을 받게 된다. 이처럼 소환 놀이는 대중문화의 흥행 주체를 바꾸었다는 점에서 콘텐츠 흥행 공식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주었다.
- 개인을, 콘텐츠를, 상품을, 가상현실 플랫폼을 통해 요즘 우리의 세계관은 끊 임없이 확장되어가고 있다. 다양한 세계관에서 비롯된 풍부한 경험이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향후 세계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세계관을 활용한 활동들, 특히 마케팅 활동에 있어서 각 세계관에 대한 명확한 목적성과 메시지가 더욱 요구된다. 실제로 가상현실 플랫폼의 초기 형태인 '세컨드 라이프'가 현실을 그대로 담아 금융, 비즈니스 활동까지도 가능한 자유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원인은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음에 따른 동기의 결핍으로 보인다. 반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커뮤니케이션, 생활, 꾸미기 등의 자유도를 통해 접속과 동시에 무인도로 날아가 당장 생존을 고민하도록 유도하면서 현실의 자본주의 노예에서 벗어나 힐링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목적성 은 게이머에게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단순히 화려하고 재 미있는 설정을 가진 세계관이 아니라, 목적에 기반하여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 하는 것이다. 앞으로 일상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관을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현상이 결론적으로 이전보다 더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각 잡도 그런 부류이다. 기 잡이 풀타임 잡 대비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부분이 분 명하게 존재한다. 그렇기에 각 나라는 법적으로, 정책적으로 각 잡을 어떻게 정의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사회 전체의 합의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시대는 업 무 단위별로 급여를 책정하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며, 그것을 구현할 만한 기술 도 충분히 발전되었고, 유연한 업무 형태를 원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1920년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는 연주할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재즈 클럽 한편 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고, 2020년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는 연주자와 음악 클럽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계속 확인하면서 아마존의 물건들을 배송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점점 우리 주변의 직업들은 기 잡으로 바뀌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사람을 고용하고 고용당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될 것 이다.
- 인간 인플루언서 또는 한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나 홍보대사를 선정하고 활용함에 있어서 가장 큰 우려 사항은 그들이 돌발적인 행동이나 문란한 사생활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을 때 협력 관계에 있는 브 랜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가상의 존재로 탄생 한 브랜드 아바타는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롭다.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에 사생활 논란이나 사회적 물의를 빚을 만한 돌발 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물론 마케터나 기획자의 실수로 논란을 일으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마케터의 의도와 전혀 무관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KFC와 같이 브랜드에서 자체 제작한 브랜드 아바타는 전적으로 기업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제작자의 니즈에 따라 외모, 나이, 성별, 직업, 출신지 등의 주요 설정을 원하는 대로 최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원하는 최적의 브랜드 아바타 또는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기업이 해왔던 것처럼 브 랜드에 잘 어울리는 있는 유명한 연예인이나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 브랜드 아바타는 인간 인플루언서와 비교해 다 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실제 존재하는 사람만이 전달할 수 있는 진정성이라는 가치 측면에서는 회의적이다.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은 팔로워를 유지하고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자신이 홍보하는 제품이나 소통하는 태도, 언행 등에 있어서 진정성 을 담고자 노력을 한다. 하지만 브랜드 아바타들은 진정성을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창작자는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아바타를 삭제하고 새 로운 아바타를 만들 수 있으며 사회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가상의 인플루언서가 올리는 콘텐츠를 즐겨 보는 팔로워 역시 이와 같은 매커니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람을 신뢰하듯, 이들을 신뢰하지 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가짜 콘텐츠의 생산 기지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 상류층을 구분해주던 계급사회가 사라지고, 개개인이 자신 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크고 작은 신흥 브랜드들이 성공할 수 있는 다양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과 같은 시대 변화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럭셔리 브랜드들 또한 브랜드가 추구할 가치를 재정비하도록 한다. 높은 제품 퀄리티와 브랜드 철학이라는 럭셔리의 본질적인 가치들은 기본적으로 갖추되, 그 이상의 시대적 담론을 고려하여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점검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사회적 책임감이다. 사회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치와 향락을 누리는 것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에 개인과 사회, 브랜드가 동참하는 것이 필수가 되고 있다. 앞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를 세운 구찌나 브랜드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를 대중화하려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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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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