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에프 케네디가 대통령이될 수 있던 배경에는 그의 아버지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가 있다. 아일랜드 이민자 아들이었던 조지프 케네디는 20년대 금주법이 만들어낸 부자다. 알 카포네가 밀주 제조, 유통으로 돈을 번 갱단 수괴라 하면, 조지프 케네디는 주류수입이라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쌓음. 그리고 그 돈을 주시시장에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거머쥠. 그는 27년도 대공황도 피해갔다. 대공황 직전 모든 주식을 팔아서 현금으로 바꾸었기 때문. 아버지의 부가 있었기에 존 에프 케네디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조지프 케네디가 주식을 대거 매도하여 대공황 주식시장 붕괴를 피한 거이 구두닦이 때문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월가 한 구두닦이에게 구두를 닦는데, 어느 날 구두닦이가 그에게 좋은 종목을 추천했다는 것. 이 순간 조지프는 주식시장이 버블이라고 판단하여 그날로 주식을 전량 매도했고, 그렇게 그의 자산을 지켰다. 그러나 여러분이라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구두닦이까지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 주식시장 붕괴를 직감하고 연일 급등하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전량매도할 수 있을까? 여러분이라는 과연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이는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조지프 케네디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정보탐닉 성향 때문. 그는 정보광이라 불릴 정도로 정보에 탐닉했다. 그는 회사 내부 정보에서 온갖 공개정보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었고, 주식시장의 과열상태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구두닦이가 화룡점정을 한 것일 뿐이다.
- 경제체력에 비해 낮은 금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초과 과잉유동성이다. 어차피 2% 미만의 레벨에서 금리의 절대수준은 경기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함. 금리 인하나 인상으로 실물경제가 반응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 다시 말해 금리인하나 지준율 인하를 단행해도 신용창조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총통화량이 반응하지 않는 구간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양적완화라는 수단을 구사하는 것. 즉 금융시장의 통화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채권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주입. 그렇다고 시중에 유동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 유동성은 차고 넘친다. 초과 수익의 기회만 엿보고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이 과잉 대기유동성이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
- 자유주의자들도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맬서스는 인구론에서 노동시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임금이 올라가면 풍부한 음식소비로 인구가 증가하고, 증가한 인구가 노동시장으로 나오면서 노동의 공급을 증가시켜 임금하락을 유발한다. 이것은 다시 식량부족으로 인구감소와 노동공급 부족을 초래하여 임금상승을 가져오게 된다고 보았다. 특히 수확체감으로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항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실질임금이 최저생계비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 이런 그의 주장은 현재 기준으로 보면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자유주의자들이 당시 새로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 유럽, 미국, 일본, 한국, 중국 등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나라들은 똑같이 농촌해체와 농민의 도시유입을 경험하는데, 노동력의 끊임없는 도시유입이 실질임금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 마르크스에 와서야 농촌해체에 따른 끊임없는 노동력 유입이 원인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도 이런 현사을 정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한 것이 그는 농촌해체가 끊임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농촌해체에 따르는 노동력 유입이 비교적 정확히 설명된 것은 영국경제학자 아서 루이스에 의해서다. 루이스는산업화가 어느정도 완성되는 국면으로 들어가면 더 이상 도시화는 일어나지 않고, 이때부터 노동력 부족에 의한 실질임금 급등과 이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구조 정착 및 성장둔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 공로로 7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 이렇게 농촌해체가 완성되어 도시유입 노동력이 고갈되는 시점을 루이스 전환점이라 부름.
-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세계 경기 사이클을 버블과 붕괴의 연속으로 바꾸어 놓음. 그리고 4차산업혁명이 불러온 긱경제는 일자리의 파편화를 초래하여경제구조를 유리처럼 부서지기 쉽게 바꿈. 금리 저항성이 떨어져서 약간의 금리인상에도 일자리가 버티지 못하는 상태로 전락. 그러다 보니 물가도 쉽게 반응하지 못함. 이에 따라 경제를 지탱하는 방식으로 양적 완화와 확대재정에 의존하는 현대통화이론이 득세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과잉유동성에 의한 자산버블을 불러옴. 이 세가지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만나 허리케인과 같은거대버블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소득으로 지탱할 수 없는 부동산 가격은 항구적 가격이 아님.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루어진 소비는 기업의 실적마저 설탕유리로 바꾸어 놓았고, 따라서 주가도 항구적 가격은 절대 될 수 없다. 버블은 붕괴할 수밖에 없고, 경제는 공황으로 추락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 코로나 19 팬데킥은 언택트로 패러다임을 바꿈. 이것이 부동산 시장에 가져오는 변화는 바로 1층 상가의 재조명이다. 상가는 항상 1층이 가장 비쌌다. 원래 상가 1층은 토지비용과 맞먹는다. 상가분양을 할 때 1층으로 토지가격을 빼고, 2층으로 건축비를 빼고, 3층 이상에서 수익을 낸다는 것은 오래된 공식. 지가가 올라가면서 여건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사한 공식이 작동. 그 정도로 1층은 상업적 가치가 크다. 그런데 상가 공실이 늘기 시작.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며 오프라인 상가들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됨. 온라인으로 배송가능한 것은 무엇이든 택배로 배송될 것임. 오프라인 상가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시작된지 오래고, 팬데믹으로 인하여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1층 상가의 용도가 사라질 것이다.
- 미용실은 온라인 배송이 안된다. 커피숍은 장소를 빌리러 가는 곳이니 온라인 트렌드를 비껴갈 것이다. 치킨집은 요즘 다 배송이다. 주점도 쉽지 않다. 혼술족은 주점에 가지 않는다. 친구 모임도 캔맥주를 들고 줌으로 하는 세상이다. 이런 변화를 고려하여 입점이 가능한 업종이 자리잡을 수 있는 입지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2,3,층에 원룸이 잘 나갈지도 봐야 한다. 미니상가도 어려워지고 있다.
- 루이스 전환점은 79년 노벨상 수장자 윌리엄 아서 루이스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으로, 그는 경제개발 초기 농촌해체에 따른 노동공급이 어느 시점에 가면 마무리되면서 임금상승 욕구가 분출하게 된다고 주장. 미국은 1900년을 전후로이 과정을 겪었고, 한국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겪음. 중국은 지난 04년부터 동부 연해 지역에서 농민공 부족이 발생하며 루이스 전환점을 통과하였는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은 중국이 루이스 전환점을 통과하였으며, 앞으로는 고도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학자들은 아직 통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04년 당시에는 논쟁적 이슈였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면서는 중국도 루이스 전환점을 통과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베트남 등 제3국으로 이동하기 시작. 더 큰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 기업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의 본국 회귀가 시작된 것임. 일본은 이를 유턴현상이라 불렀고, 미국은 오프쇼어링의 반대말로 리쇼어링이라 불렀다. 미국 원자재를 중국으로 보내서 제조과정을 거치고 완제품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보다 미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된 것. 이것은 더는 중국 인건비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
- 한 국가가 루이스 전환점을 통과했는지는 경제적 의미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이야기할 때 루이스 전환점의 다른 이름은 중진국의 함정이다. 신흥국이 경제개발과정에서 겪는 두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빈곤함정, 다른 하나는 중진국 함정. 빈곤함정이란 경제 내부에 축적된 자본의 절대적 부족으로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인적, 물적, 그리고 기술자본 등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황폐한 상황을 말함. 쉽게 설명하면, 먹을 것이 없어서 종자 씨앗을 다 먹어버릴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그 다음 해 농사를 뿌릴 씨앗이 없어지는 경우다. 빈곤함정을 넘어서면 중진국 함정이 기다람. 절대 빈곤을 넘어서 중진국까지 가는 과정에서 누적된 온갖 사회문제와 경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체제의 후진성 등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만년 중진국에 머물게 되는 현상을 말함. 일부 남미 국가에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루이스 전환점을 통과했다는 것은 빈곤함정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의미.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면 상대적 빈곤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가 거세짐. 중국의 양극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다. 농민공은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반면 기업주는 수십 조 위안의 재산을 보유. 문제는 이것이 중국 정치시스템과 맞물려 있다는 점. 국유기업들의 문제와 당간부들과 기업과의 유착관계가 그 어느나라보다 심한 것이 중국이고 보면 양극화 문제가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주의적, 전제주의적 국가 지배구조도 문제가 될 것임.
- 미국 무역적자는 상대국의 무역흑자다. 중국, 한국, 독일 같은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는 1초8천억불의 화폐를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이 돈을 달러 지폐로 중앙은행 지하창고에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예컨대 한국이 1천억불 대미 무역흑자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한국은행은 1천억불 지폐를 미국으로부터 받아서 한국은행 지하창고에 쌓아놓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한국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뉴욕 지점에 개설된 한국은행 계좌에 1천억불을 예치해 놓고 있는 것이고, 이 돈을 은행에 예금으로 놔둬도 이자가 한 푼도 붙지 않으니 미국 국고채를 사게 되는 것이다. 결국 미 재정적자 국고채 발행은 무역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서 한국의 미 국고채 매입으로 연결된다. 미국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고 한국으로부터 1천억불 어치 상품을 가져다 쓰는 것이다. 물론 한국은 미국에 대해서 1천억불 어치의 상품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미국 달러호가 약세가 되면 그만큼 한국의 권리는 줄어들고 앉아서 손실을 보는 결과가 초래됨. 이것도 한미 간에 관계가 좋을 때 이야기고,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한국이 들고 있는 미국 국고채는 휴지가 되어버린다. 미국은 하나도 갚지 않고 전부 떼어먹고 말 것이기 때문. 미국으로서는 꽃놀이패고, 한국은 잘해야 본전이다.
이렇게 미국이 돈을 찍어서 다른 나라의 상품을 갈취하는 순간에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 버블이 형성된다. 무역흑자가 많이 그리고 빨리 나는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일수록 더 큰 버블이 더 빨리 형성된다. 달러 약세로 인한 미국 달러의 미국 엑소더스 때문인데, 이들 미국달러는 한국으로 흘러들어와서 주식시장에 버블을 만들어내고 상투에서 매도함으로써 대미 무역흑자로 인한 주가상승 차익을 다 벌어간다. 결국 미국은 돈 들이지 않고 재정적자를 내고, 상품을 수입해서 쓰는 경제구조. 한국 개미들만 상투에 물려서 고생하는 구조임. 과연 미국 연준이 한국 주식시장 버블을 걱정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한국 주식시장에 버블이 형성되는 것도 또 그것이 붕괴되는 것도 미 연준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것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때만 신경을 쓴다. 미 경제가 너무 달아올라서 그냥 놔두었다간 버블 붕괴가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무조건 금리인상이다. 통화를 환수하고 금리를 인상해서 미국 경제가 너무 뜨거워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임. 한국 주식시장 버블이 붕괴되는 것을 염려하기에는 자국경제가 훨씬 더 급하다. 그러니 제발 연준이 한국 주식시장에 버블이 터질까봐 금리인상을 살살 할 것이라는 믿음은 갖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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