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시중에 돈이 늘어날 때와 늘어나지 않을 때 생기는 두 가지 나쁜 점'을 비교해 보자.
*시중에 돈이 늘어나지 않을 때 생기는 나쁜점 -->경제가 유지되지 않아 국가가 불안정해지고 결국 돈 없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시중에 돈이 늘어날 때 생기는 나쁜 점 -->물가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하지만 감당이 되고 관리가 가능하다).
상식적인 해답은 분명하다. 결국'시중의 돈은 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돈이 가진 매우 중요한 속성은 '끊임없 이 늘어나고, 늘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면에서 이는 우리의 상식과는 크게 어긋날 수 있다. '경제가 어럽다',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진다'라는 말을 들으면 은연중에 '돈이 없다, '돈이 부족하다 라고 연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주식 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매수 시점의 선택이 투자 결 과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앞의 두 그래프는 주식을 매수해서 현재 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으로 그린 것이어서 매수 시점이 수익 률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만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매 도 시기의 결정도 중요한데, 가격의 변동성이 커서 언제 파느냐가 수익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부동산은 언제 사느냐 또는 언제 파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주식투자의 본질은 가능하면 최대한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고,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가능하면 일찍 사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를 길게 오래 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 주식을 단기에 쉽게 팔아 버리는지를 반대 로 생각해 보면 쉽다. 언제 주식을 파는가? 아마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돈이 급히 필요할 때. 둘째,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거 나 너무 많이 하락했을 때.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돈이 급히 필요한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필요한 보험에 적절하게 가입하고 각자의 직업에 충실하는 것이다. 직업에서 나 오는 현금흐름을 최대한 키워서 그 돈으로 비상사태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돈이 급히 필요한 상황 때문에 투자금을 깨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오래 투자할 수 있다. 둘째,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거나 너무 많이 하락하지 않도록 해 야 한다.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거나 하락하면 우리의 마음이 흔들 려서 장기 투자를 못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주가는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너무 많이 오르는 것도, 너무 많이 하락하는 것도 우리의 의지로 막을 수 있는 영 역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식 가격은 변동성이 크므로 1년 만에 두 배가 오를 수도 있고,.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계좌의 잔고는 두 배로 올라도 안 되고(그 수익을 확정하고 싶어서 주식윤 쉽게 팔아 버릴 수 있다), 반토막이 돼도 안 된다(그러면 공포감에 주식을 팔아 버릴 가능성이 크다).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 주식을 사거나 팔 때는 장기간에 걸쳐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하라는 조언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계좌의 잔고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다.
- 왜 유례없이 강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계속 오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늘 궁금한데 그것은 첫째, 우리나라는 어떤 이유에서든 가격이 하락하면 공급이 크게 위 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둘째, 유례없이 강한 정책들이 대부분 공급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을 어느 한쪽으로만 재단하고 분류하는 것도 좋지 않은 생각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 는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집을 한 채 더사도 양도세를 면제해 주거나, 대출 규제를 완화 하여 빛을 내서 집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책 이 시행될 때 많은 사람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다시 올리려고 한다'거나 ' 부동산 업계나 토건족들을 돕는 조치'라고 비판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면도 있지만, 문제는 더 복잡하다. 부동산 경기가 나 빠지면 아파트 건설 사업이 중단되는데, 이 상태에서 정부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주택 공급이 멈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다. 정부는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없기 때 문에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집을 내놓으면 그 집을 무주택 자들이 저렴하게 구매하지 않겠느냐는 순수한 생각은 두가지 지 점에서 작동하기 어럽다. 첫째, 그런 일이 벌어지면 집값이 하락하 면서 새로운 주택 건설이 중단된다. 그럼에도 멸실 주택은 꾸준히 늘어나므로 주택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둘째, 집값이 비싼 서울의 주택은 다주택자의 매물이 쏟아져도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 서민들보다는 지방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이 먼저 구매하게 될 것이 다. 그러면 무주택 서민들의 규모는 비슷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 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정부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게 것인지도 예측하고 대웅할 수 있다. 좀 더 강력한 소신을 가진 정부 가 등장하면 다주택자들에게 무거운 보유세나 다른 부담을 지게 하고, 그러면 매물이 늘어나서 지금보다 휠씬 낮은 가격에 내집 마 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집짜 안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벌써 도입해서 시행했을 것이다.
- 우리나라가 금리를 낮취도 뛰르키에나 아르헨티나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일이 덜 발생하는 이유는 수출 기업들이 많은 달러를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꾸준히 달러를 벌어 온다. 그렇다 보니 한국 주식을 사 는 외국인들도 많고, 한류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오 면서 그만큼 들고 들어오는 달러도 많아진다. 그래서 금리가 낮아 도 고금리를 기대하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달러가 별로 없더라도 환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즉거 칠게 요약하면 '잘사는, 경쟁력 있는 나라가 되어야만 금리도 낮출 수 있다'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집값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저금리로 인해 많은 사람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하면서 가격이 비싸졌다'라는 말 이 맞으면 한국의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있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소비가 늘어났다.
*수출, 주식투자, 관광으로 인해 달러가 충분하다.
*금리를 낮춰도 외국인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금리가 낮으니 대출이 쉽고,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진다.
*결국 아파트 가격이 오르게 된다.
- 우리는 지금까지 시중에 풀려 나온 돈의 양이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는 설 명을 계속 해 왔다. 그러나 그 설명도 사실은 정확하지 않다. 정확히는 돈이 많아졌다는 심리적 믿음이 우리의 지갑을 열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앞으 로 10년간 통화량이 전혀 늘지 않는다면 집값은 오르지 않을까?
통화량이 늘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계속해서 잠자는 돈이 생기기 때문 이다.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승리한 부유층들의 주머니로 돈이 들어가면 그 돈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물론 소비도 하고 투자도 많이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돈이 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잠자는 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세상의 다른 어딘가에서는 부족해지고, 그것을 해
결하기 위해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 생각해 보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돈은 모두 누군가의 부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금이라고 불리는 화폐도 화폐를 발 행한 중앙은행이 국민들에게 진 부채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 거에는 현금을 들고 은행에 가서 금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 바 꿔 줘야 했다. 1만 원이라는 화폐의 본질은 '언제든지 이 중서를 들 고 중앙은행에 오면 1만 원의 가치가 있는 금 또는 유사한 것으로 내어 드리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한 중서이고, 중앙은행 입장에서 보면 언제든지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는 부채이다. 금본위제가 끝 난 이후에는 '언제든지 이 중서로 세금을 낼 수 있게 보장해 드립니 다. 납세가 의무인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이 중서의 가치는 영원합 니다'라고 부채의 담보물이 약간 바뀌었을 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부채(정부부처와 기업 부채, 가계 부채) 의 총합은 2023년 4분기 기준으로 6,033조 원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시점에 우리나라에 풀려 있는 '광의 유동성'이라는 통화 량 지표도 매우 흡사한 숫자인 6,600조 원이다. 참고로 이 광의 유동성이라는 지표는 우리나라의 모든 금융기관에 예치된 예금 또는 금융상품에 국채와 회사채, 기업어음 발행 잔액을 더한 것이다. 이 것이 우리나라에 돌아다니는 돈의 총합이다. 그런데 왜 광의 유동성과 우리나라의 총부채 규모가 비슷할까.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에 예치된 예금과 금 융상품은 결국 그 예금주들이 언제든지 인출을 요구하면 내줘야 하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부채이다. 그리고 국채는 정부의 부채,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기업들의 부채이니 우리나라의 부채를 모두 더한 숫자와 비슷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부채, 즉 우리 국민들의 예금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면 결국 누 군가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늘어난 통화량이 경제활동 을 통해 국민들에게 흡어지면서 늘어난 것이다. 결국 누군가가 가진 돈은 누군가가 진 부채에서 나오는 것이니 세상에 돈이 늘어났다는 말과 부채가 늘어났다는 말은 동의어인 셈이다.
- 자국 국민들의 가계 부채 때문에 나라가 큰 위기에 빠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 위기는 미국 가계가 빌린 가계 부채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금융 회사들이 가계 부채를 기반으로 만든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인해 발생한 신용 위기다. 미국발 금융 위기는 미국의 가계 대출이 파생 상품으로 엉켜 있지 않았다면 그 위기의 출발이었던 일부 저신용 자들의 연쇄적 대출금 연체를 지연시키거나 감당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가계를 부담스럽게 할 수는 있겠지만, 어느날 갑자기 폭발하는 시나리오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 국가 부채에 대한 비슷한 논란이 있다. 현재 세대가 국가 부채를 조달해서 사용한다면 미래 세대가 그 빚을 갚아야 하는데, 그것은 불공평하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그런데 현재 세대가 국가 부채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 국채는 현재 세대에서 여유 자금이 있는 계층이 매입할 것이고, 현재 세대의 자손들에게 상속될 것이다. 그 국채의 원리금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하지만, 그 원리금을 상환받는 주체도 역시 미래 세대다. 그러니 현재 세대가 일으킨 국가 부채를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한다는 말도 맞지만, 미래 세대만 부담을 진다는 논리는 이상하다. 미래 세대가 그 돈을 갚을 때 부담을 젊어지는 주체도 미래 세대이지만, 그것을 상환받는 세대도 역시 미래 세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 세대의 부유층이 가진 돈을 국가가 빌려 쓰고, 국채를 상속받은 미래 세대의 부유층에게 되갚는 것이다.
그럼 무슨 돈으로 되갚을까? 미래 세대의 부유층이 낸 세금으로 갚게 될 것이다. 결국 미래에 국채를 갚는 계층도 미래의 부유층(납세자)이고, 미래에 그 국채를 상환받는 계층도 미래의 부유층(국채 상속자)인 셈이다. 이것은 미래 세대의 일방적 희생일까, 아닐까? 그렇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복잡한 문제다.
-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 때 "빛이 있으라"고 외쳤듯, 현대사회의 경제 시스템은 어느 날 갑자기 "빛이 있으라"고 외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거의 이뤄내지 못했던 경제 발전이 최근 수백 년 사이에 눈부시게 나타난 것은 이제 시중의 여유자금을 빌려다 쓰는 게, 아니 시중에 여유자금이 없더라도 내가 돈이 필요하 면 은행에서 빌려 쓸 수 있는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커피가 보약도 아니고 독약도 아니듯, 부채도 그러하다. 차이가 있다면 커피는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지만, 부채는 그렇지 않다. 부채가 사라지는 순간, 세상도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