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책

사회 2023. 8. 14. 16:30

- 지질학 자료에 따르면, 지구 시스템은 때로는 임계점을 넘어설 만 큼 심한 충격을 받기도 한다. 지구 시스템은 충격을 받으면 휘어질 수도 있지 만 붕괴할 수도 있다. 지구 역사에서 아주 드물게 발생했던 파국적인 사건들에 서 그랬듯이, 탄소 순환 역시 때로는 완전히 교란되고 붕괴되어 걷잡을 수 없 는 혼란으로 빠져든다. 이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결과가 바로 대멸종이다.
대륙 크기의 화산이 활동을 시작해 탄소 함유량이 높은 석회암을 불태우 고 지하에 묻힌 막대한 양의 석탄과 천연가스에 불을 붙여 분출하는 분화구 를 통해, 또는 증기와 빛을 방출하며 광대한 면적을 뒤덮는 이글거리는 현무 암 용암을 통해 수조 톤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억 5190만 년 전, 지구에 살던 불운한 생명체들에게 이런 일이 닥쳤고, 지구 생명 체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으로 이어졌다. 페름기 말,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에 따른 탄소 순환의 완전한 붕괴로 지구 생명체의 90퍼센트가 치명적인 대가를 치렀다.
- 페름기 말 대멸종기에 시베리아 화산들이 수천 년 동안 이산화탄소를 뿜 어내면서 복잡한 구조의 생명체를 거의 절멸시켰다. 지구의 모든 지질시대를 통틀어 최악의 충격을 빚어낸 이 사건으로 탄소 순환을 지탱하는 모든 정상적 인 안전장치가 무너졌다. 기온이 10도나 치솟았고, 치명적인 수준으로 뜨거워 지고 산성화된 지구 전역의 바다에 점액질의 분홍색 조류가 번성하면서 산소 를 고갈시켰다. 산소가 바닥난 바다에는 유독한 황화수소가 가득 찼고 비정상 적으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이 바다를 휩쓸었다. 격동의 시대가 끝나고 기온 이 떨어진 직후, 지구에는 나무 한 그루 남지 않았고 지구 전역의 바다에는 산 호초 대신 끈적거리는 박테리아 점액이 가득 찼다. 이 시대의 지층에는 화석 기 록이 없다. 약 1000만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생물이 번성하면서 지구는 화 석 기록을 다시 남기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가 쓰는 화석연료도 만들어졌다.
지구화학자들이 암석 분석을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지구 역사에서 발 생한 모든 대멸종은 전 지구적 탄소 순환의 대붕괴와 관련이 있다. 이산화탄소 는 생물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탄소 순환 시스템이 지나친 압 박을 받아 평형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면 지구 전체가 파국에 휩쓸릴 수 있다는 건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영장류의 한 종인 인간이 수억 년 전 대규모 화산 활동이 했던 것 과 똑같은 일을 하려고 한다면 어쩔 것인가? 인간이 지구 역사 내내 광합성 생 명체가 지각 아래 묻어놓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끌어낸다면? 탄소를 제멋대로 뿜어냈던 페름기의 거대한 화산과는 달리, 지각 깊은 곳에서 지표면으로 뽑아 낸 탄소를 지구 전역의 무수히 많은 내연기관과 용광로에 나눠 넣고 훨씬 더 기품 있게 태우는 방식으로, 페름기 대멸종 시기의 화산보다 열 배 빠른 속도 로 탄소를 뿜어낸다면 어쩔 것인가? 우리는 지구에게 이처럼 터무니없는 질문 을 들이대며 답을 내놓으라고 조르고 있다.
기후는 정치적 구호에 반응하지 않고 경제 시스템에도 무심하다. 기후는 물리적 법칙만 따른다. 대기 중으로 과다 방출된 이산화탄소가 1억 년에 한 번 일어나는 화산 활동의 결과이건, 생명체 탄생 이후 최초로 일어난 산업 문명 의 결과이건, 기후는 개의치 않는다. 어디서 나온 것이든 기후는 똑같이 반응한다. 우리는 암석에서 찾아낸 확실한 경고장, 과거에 일어난 대재앙의 흔적이아로새겨진 화석 기록을 손에 쥐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그 옛날 대격변으로 치닫는 경로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어쩌면 지구는 참혹했던 과거의 그 시절보 다 훨씬 더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탄소 순환의 교란에 대처할지도 모른다. 우리 는 지구 역사상 최악의 사건의 희생자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길 이유가 없다. 우리가 화석에서 읽어내야 할 경고는, 우리가 지구 시스템의 가장 핵심 적인 요소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는 스스로를 위태롭 게 하는 일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
- 과학자, 언론인, 활동가들은 화석연료 산업이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방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 음을 조사해 기록하고 있다. 이 작업의 상당 부분이 화석연료 산업의 골리앗 엑슨모빌에 집중되어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엑슨모빌 소속 과학자들은 자사 제품이 일으키는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해 회사에 보고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 엑슨모빌은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가 대단히 불확실하다는 여론을 조장하는 한편, 정책적 개입이 시의적절하지 않고 불필요하다는 주장 을 펼쳤다. 엑슨모빌은 석탄회사, 자동차 제조업체, 알루미늄 생산업체를 비롯 해 값싼 화석연료 에너지 덕분에 수익을 얻는 업체들로 구성된 '탄소복합체' 네트워크의 구심점이었다.
- 탄소연소복합체는 광고와 홍보 캠페인, 그리고 '고용된 전문가'에게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의구심을 조성했다. 여기에는 담배 산업에서 베껴온 전략과 전술이 동원되었다. 나열하면 이런 것 들이다. 불리한 자료는 숨기고 유리한 자료만 골라 제시하기, 과학적 증거 왜 곡하기, 다른 분야의 과학자를 부추겨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분야에서 과학적 논 쟁을 일으키기,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에 관심이 쏠리지 않게 할 목적의 연구에 자금 대기, 기후과학자들의 신망에 흠집 내기,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화석 연료 산업의 면모는 감추고 '건전한 과학'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위장하기 등등. 이들은 또한 국민 개개인이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앞장서는 등 '개인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에 쏠리는 여론의 관심을 흩트려놓았다.
화석연료 산업은 기후과학에 대한 의혹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증폭시키는 보수주의,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정치 성향의 싱크탱크들의 네트워크와 협업 했다. 이 대열의 한편에는 미국의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 영국의 경제문제 연구소 Institute for Economic Affairs 등 정부 주도 조치에 반발하며 자유방임적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독립적인 싱크탱크들이 있었다(이들은 담배 산업의 전략을 모방 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조치가 시행되면 자유가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작전을 자주 폈다). 대열의 다른 한편에는 모빌코퍼레이션이 앞장서서 이끄는 지구기후연 합Global Climate Coalition과 미국 석탄회사들이 만든 '환경에 관한 정보에 밝은 시 민들Informed Citizens for the Environment' 등의 간판 단체들이 있었다. 2006년에 세계 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유명한 과학학술단체인 영국왕립학회는 기후과학의 주장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서른아홉개 조직이 엑슨모빌로부터 자금을 지 원받고 있다고 밝혔다.
-  '티핑의 연쇄 발생 tipping cascade'은 지구 시스템을 새로운 열실 지구hothouse 경 로로 밀어낼 수 있다. 지구 기온이 1.1도 상승하면 북극 기온은 두세 배 더 빠 르게 오르고 그린란드 빙상(그리고 북극 해빙)의 융해가 점점 더 빨리 진행된다. 이는 다시 해양 열 순환과 대서양 자오면 순환의 속도를 늦추고, 이는 남아메 리카 대륙의 몬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몬순 시스템의 변화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갈수록 잦아지는 가뭄과 그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화재, 그리고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을 일으키는 부분적인 원인이 되고, 이는 다시 온난 화를 강화한다. 또 대서양 열 순환이 느려짐에 따라 남극해에 따뜻한 표층수가 더 많이 갇히는데, 이것이 서남극 빙상 융해가 점점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복잡한 역학은 여전히 과학계의 논란거리이며 아직 그 작동 방식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과학계 내에서 이와 관련해서 우려가 깊어지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예방 조치와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목소 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폭염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한 답은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점점 더 흔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온 상승은 기상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돔 형태의 고 기압이 한 지역에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머무르는 일이 흔하다. 열돔이라고도 불리는 이 고기압 현상은 하늘에 머무는 '따뜻한 공기 산'과도 같다. 열돔 아래 의 하늘은 대개 화창하고, 따라서 날마다 온종일 햇빛이 쨍쨍 내리쬔다. 또 열 돔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기단과 폭풍의 접근을 막고 구름과 비의 주된 형성 원인인 대류를 억제한다. 따라서 열돔이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지역 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더워진다. 기후변화는 이 현상에 어떤 영향을 줄까? 기 온이 평균보다 높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열돔 현상이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 바로 이것이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위어딩이다. 지구가 점점 더 따뜻해지 면 여러 가지 극한 기상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력해지고, 더 오래 이 어지고, 더 위험하게 진행된다.
-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미 에어로졸 배출 감축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산화황을 대량 배출해온 중국은 최근 들어 유럽과 미국이 수십 년 전에 걸 었던 경로를 따라 이산화황 배출량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을 지키고 더 나아가 기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렇게 대기질 개선이 이루어지면 특정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후변화가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에어로 졸의 냉각 효과가 사라지면 지구 전역에서, 그리고 배출원 인근 지역에서 표면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해 더 강력하고 더 빈번한 폭염이 발생할 수 있고, 극단 적인 집중호우가 더 자주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세계의 일부 지역에 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를 진행하는 일부 국가에 서는 더 효율적인 오염 제거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 한, 에어로졸 배출량과 대 기 오염 농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 우리 인간은 여러 방면에서 복잡한 방식으로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이지만, 세계의 여러 지역 에서는 에어로졸이 온실가스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에어로졸은 지금까지 는 지구 온난화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 효과를 내왔지만, 우리가 기후 중립 사 회로 전환해감에 따라 에어로졸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이런 변화가 기온과 강우, 극한 기상 등과 관련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빠짐없 이 대비하려 할 때 에어로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 구름이 기후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 려면 먼저 구름이 현재의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구 름은 두 가지 경로로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로 구름은 햇빛을 반사해 우주로 돌려보낸다. 즉 태양 에너지가 지구 표면에 닿는 것을 막아주는 파라솔 역할을 한다. 다른 한편으로 구름은 마치 단열 담요처럼 지구 표면에서 나오는 복사열을 잡아두어 우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제한한다.
냉각 파라솔 효과와 단열 담요 효과, 이 둘 중 어느 효과가 더 우세한가는 구름의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구름은 높은 곳에 있을수록 담요 효 과를 더 강하게 낸다. 그러나 전 세계 평균적으로 모든 구름 유형을 고려하면, 냉각 파라솔 효과가 단열 담요 효과보다 두 배가량 크다. 만약 구름이 모두 사 라지면 지구는 훨씬 더 뜨거워질 것이다.
- 북극이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면서 예전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세 유 형의 얼음, 즉 바다 얼음(북극해에 떠 있는 해빙.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다)과 육상 얼 음(빙하와 빙상), 그리고 영구동토(1년 내내 얼어 있는 땅)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 다. 고위도 지역의 봄철 적설량 역시 빠른 감소세를 보인다. 해빙과 눈 등의 밝고 흰 표면이 줄어들면 우주로 반사되는 태양 에너지량이 줄어든다.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한 태양 에너지는 기후 시스템에 흡수되어 얼음과 눈을 더 많이 녹인다. 흔히 얼음-알베도 되먹임이라고 불리는 이런 악순환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북극의 기온 상승이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속도보다 세 배 이상 빠르 게 진행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그림 1). 지구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 인 북극에서 일어나는 이런 엄청난 변화는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먼 곳의 날 씨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근 지역에 끼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직접적이다. 북극 지역의 온도가 오르면 여름에는 더 뜨겁고 건조해져서 툰드라 습지 지역에서까지 산불이 발 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그런데 아주 멀리 떨어진 남쪽, 수십억 명이 살 고 있는 지역의 날씨 패턴과의 연관성은 훨씬 더 복잡하다. 많은 연구자들이 그 답을 찾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연구의 핵심은 북극의 급격한 온난화가 제 트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이다. 제트기류란 북반구를 둘러싼 대 기 상층(제트기가 비행하는 고도)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강한 바람의 흐름 을 말한다(제트기류는 남반구에도 존재한다)
- 슈테판 람스토르프는 이런 글을 썼다. "지구상에는 해수면을 65미터(대략 20층 건물 높이) 상승시킬 수 있을 만큼 많은 얼음이 있다. 마지막 빙하기 말에 는 지구 기온이 약 5도 상승한 결과 해수면이 120미터 상승했다." 이 수치는 우 리가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해수면 상승이 언제까지나 밀리미터나 센티미터 단위로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 해양 온난화는 여러 가지 놀라운 문제를 낳는다. 첫째, 뜨거워진 해양이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여 발달하는 속도 가 더 빨라지고 위력도 더 강해진다. 둘째, 뜨거워진 해양에서는 물의 증발이 빨라지기 때문에 전 세계 강우량이 증가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뭄 완화 대 신에 홍수 유발 가능성이 높은 극심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한다. 셋째, 일반적 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한다. 지금 바다는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가운데 무려 4분의 1가량을 흡수하지만, 더 따뜻 한 물은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지 못한다(궁금하면 석회수가 섞인 광천수를 끓여 보라). 넷째, 해양 온난화는 산호초 백화 현상을 일으키는 등 해양 생물에 큰 피 해를 준다. 다섯째, 물은 열을 받으면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이는 다음에 살펴 볼 해수면 상승 문제로 이어진다.
- 빙하기 말과 비교하면 최근의 해수면 상승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며, 19세기 이후로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20센티미터 상승했다(그림 2). 아직까지 상승 폭이 크지 않은 것은 열이 바다 깊이까지 퍼져가는 데에도, 그리고 거대 한 얼음이 녹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규모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규모 해수면 상승은 이미 확정된 것이며 더 이상 온난화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다.
-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있다. 세계적인 물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연성 물 경로soft path for
water'다. 연성 물 경로란 댐, 수로, 대규모 수처리 시설 등 중앙집중화된 물리적 기반시설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수처리와 재사용, 빗물 수 집 및 사용 방식의 개선, 소규모 분산형 물 관리 시스템, 그리고 (경제적, 환경적 으로 타당한 경우) 해수 담수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또한 물 이용 방식을 재 구상하고 최소의 물과 에너지를 사용해서 물의 혜택을 최대로 끌어내는 것이다. 연성 물 경로는 건강한 생태계와 건강한 인간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형평성을 강화하는 경로다. 우리는 물 및 에너지 시스템과 관련한 심각한 불평 등을 해소하고 기후변화가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안기는 극단적인 충격을 완 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제공하고 손상된 생태계를 보호·복원하며, 피할 길이 없는 기후 충격으로부터의 회복탄 력성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물과 관련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일굴 수 있는 길이다
- 더 높아진 기온과 늘어난 강수량은 모 기 같은 일부 곤충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곤충에게는 오히려 위험 하다. 내가 연구 중인 호박벌은 몸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더워진 기후를 견 디지 못해 예전 활동 지역의 남단부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기후가 변하면 곤충도 서서히 변해갔고, 야생생물은 인간의 손길 이 닿지 않은 드넓은 서식지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개체군을 이루 고 살았다. 생물 개체군은 기온이 오르면 극지 방향으로 큰 어려움 없이 이동 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곤충 이 개체군 규모가 크게 줄어든 채로 잘게 조각난 좁은 서식지에서 간신히 버 티고 있다. 극지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농지와 도시 지역을 지나는 위험을 무릅 써야 하는데 그곳을 무사히 넘어간다고 해서 서식지로 적합한 땅을 만나리라 는 보장도 없다. 기후변화 때문에 더 잦아진 폭풍과 가뭄, 홍수, 산불은 이미 위 기에 처한 개체군에게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일부 개체군에게는 이 타격이 최후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
- 미국의 생물학자 폴 에얼릭은 생태 공동체에서 종들이 사라지는 것을 비 행기 동체에 박아둔 조립용 리벳을 무턱대고 뽑아내는 것에 비유했다. 리벳이 한두 개쯤 사라져도 비행기 운행에는 지장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열 개, 스무 개, 쉰 개... 이렇게 자꾸 뽑아내다 보면 비행기는 어느 시점엔가 치명적인 작 동 불능 상태가 되어 하늘을 날지 못하고 추락할 것이다. 곤충은 생태계의 지 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일종의 리벳이다.
- 북극권 육지와 해저에 걸쳐 있는 오래된 탄소와 메탄의 이 방대한 저장고 는 '잠자는 거인'이다. 최근 들어 이 거인이 깨어나고 있다는 조짐이 점점 뚜렷 해지고 있다. 20년 전부터 유라시아 대륙 북단과 북극권의 절반, 그리고 세계 각지 해양의 얕은 연안해에서 탐사 연구가 진행되어왔는데, 수만 년 동안 저장 되어 있던 탄소가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방출되고, 얕은 해저에서 메탄이 기체 가 되어 거품처럼 올라오는 모습을 수백 곳에서 관측하고 있다. 이 메탄은 녹 고 있는 해저 영구동토와 분해되는 메탄수화물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북극 지역의 일부 영구동토는 매년 해빙되었다가 다시 얼기를 되풀이한다. 그러나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동토가 더 깊은 곳까 지 녹아내리고 영구동토 지역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 도 상승이 1.5도 이하로 억제되더라도 21세기 말까지 영구동토 지역의 3분의 1에서 2분의 1가량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기온이 더 오르고 강수 가 더 늘어남에 따라 영구동토 지표의 붕괴와 심층 유기탄소 퇴적물의 분해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 우리는 당장 북극의 탄소 저장고에서 화석연료를 뽑아내는 것을 멈추고, 더 나아가 블랙카본 에어로졸 등의 단기 체류 오염물질을 배출해 대기를 더럽 히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블랙카본 에어로졸은 대기 온도를 상승시킬 뿐 아니 라 육지 표면의 눈과 얼음 위에 내려앉아 얼음-알베도 되먹임을 강화하는 등 의 문제를 낳는다. 블랙카본 배출 저감은 북극의 유전과 가스전에서의 가스 플 레어링을 최소화하고, 스칸디나비아, 러시아, 캐나다 등 북방림 지역의 난방 용 목재 연료 연소를 규제하면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이런 저감 조치들을 즉시 시행해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북극의 영구동토 와 메탄수화물이라는 잠자는 거인이 깨어나는 걸 알았으니, 이제 우리가 할 일 은 국제사회가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 내가 꾸린 연구팀은 세 개 대륙에 실험지를 정해 몇 가지 실험을 수행한 결과 쌀, 밀, 옥수수, 콩 등의 주식용 작물에서 인간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가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는 21세기 중반에 도달할 것으로 예 상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550ppm의 실험 환경을 만들어 그 환경에서 작물을 길렀다. 이 작물을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 환경에서 기른 동일한 품종 의 작물과 영양 성분을 비교했더니 철, 아연, 단백질 함량이 상당히 낮게 나타 났다. 다시 말해 지구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계속 추가하는 우리 행동이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영양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후속 연구에서는 높은 이 산화탄소 농도에서 자란 몇몇 품종의 쌀 역시 엽산과 티아민 등 중요한 비타민 B군의 함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도 똑같은 상황이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계 속 유지한다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 온도는 32도나 오를 것이다. 한마 디로 재앙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 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힘 있는 사람들에겐 그쯤이야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는 믿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같 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걸 두고도 '비관주의' 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건지도 모른다. '당황할 것도 없고 걱정 할 것도 없어. 독일이나 호주,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 안전할 거야. 에어컨이나 스프링클러를 더 세게 틀면 괜찮다니까.'
세계 전역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운 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도 스웨덴 같은 나라의 국민들이 듣는 이야기는 이런 식이다. '걱정하지 마. 네 친구와 동료들은 버텨낼 수 없을지 몰라도 너만은 안전할 거야.' 이게 에코파시즘이나 인종주의가 아니면 무엇인지 모르겠다. 우 리는 모두 같은 폭풍 속에 있지만 한배를 타고 있는 건 아니다.
이 위기를 위기로 다루지 않고도 해결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 는 사이에 귀중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갈 것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긴밀하 게 얽혀 빚어진 재앙에 충분히 적응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허풍을 떨며 시간 을 허비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귀중한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희망은 우리가 진실을 말할 때만 찾아온다. 과학이 우리에게 행동해야 할 근거로 알려준 모든 지식이 곧 희망이다.
- 연구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한 사람들보다 기후변화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입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가난한 공동체는 기후변화의 영 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고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훨씬 제한되어 있다. 에어컨과 파도를 막기 위한 방파제와 관개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기온 상 승과 극한 기상 현상의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마련하려면 상당히 많은 돈과 자원을 투자해야만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 있다. 바로 기온과 여러 가지 중요한 인간 활동이 '비선형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온난화의 영향은 해당 지역의 현재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연구에 따르면, 추운 지역(예: 노르웨이)에서는 기온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난방비와 겨울철 호흡기 질환 발생 건수가 줄고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 온대 지역(예: 미국 아이오와)에서는 온난 화가 삶의 질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많은 연구들은 '이상적인' 평균 기 온이 13~20도 구간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미 기온이 높은 지역(예: 인도)에서는 기온이 오르면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매개체 전파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등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기온이 1도 더 오를 때 받 는 영향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것은 세계적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 중 요한 함의를 지닌다.
기온의 비선형적인 영향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 는 곳이 대체로 더운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림 2의 첫 번째 지도에는 현재 세 계각 지역의 1인당 GDP가 표시되어 있다. 흔히 알고 있듯이, 기후가 춥거나 온화한 지역의 나라들은 평균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적도에 가까운 열대 와 아열대 지역의 나라들은 대체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낮다. 기후변화 와 관련해서 가난한 사회는 더 불리한 출발점에 있다. 이들은 애초에 더운 곳 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로 더 큰 피해를 입는다. 반면에 부유한 사회는 기 온이 비교적 낮은 지역에 있어서 온난화로 입는 피해가 덜하고 때로는 혜택을 보기도 한다.
- 학자들과 저술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가 인간 사이의 행동방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서 벤볼리오는 친구 머큐시오에게 한낮의 열기 때문에 싸움이 날 수 있으니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결국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비극이 시작 된다.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알제 해변에서 지독한 더위 에 이성을 잃고 한 남자에게 총을 쏜다. 100여 년 전 주류 경제지 기사들은 그 리스도 탄생 전후 수백 년간의 기후 변동이 로마제국의 갑작스럽고 폭력적인 붕괴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많은 연구자들이 세계 각지에 서 일어난 분쟁의 발생 시기 및 장소와 관련해 훨씬 개선된 자료를 근거로 기 후변화가 특정한 상황에서 분쟁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어째서 변화하는 기후가 분쟁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분쟁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일어나는 사건이다. 두 사람 간에 일어나는 격렬한 언쟁 도 그렇고, 정부에 맞선 게릴라 집단의 무력 공격도 마찬가지다. 기후 요인 하 나만으로 분쟁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기후 요인은 개인 또는 집단이 상대와 싸우려는 의지나 능력, 또는 유인을 강화하는 '저울에 올린 손가락'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 국방 부는 오래전부터 기후변화를 사람들 사이에 분쟁을 일으키는 무수한 요인들 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 강화 요인으로 여겨왔다.
수십 년 전부터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통해서 방의 온도를 높일수록 피실 험자들의 짜증이 심해지고 공격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생리 학적 반응은 실험실 밖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시행된 연 구에 따르면 기온이 높을수록 운전자의 공격성이 증가하고, 프로 스포츠 경기 중 폭력이 늘어나며, 가정폭력 및 폭행, 살인 등이 증가한다.
-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할까? 우리가 현재 경로를 계속 유지해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3도 더 높아지면 문 명 자체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 금융 붕괴와 대량 기아, 대량 이주가 발생하고 많은 나라가 사회적 소요에 휩싸일 것이다. 1990년대 초에 여러 나라 정부들 이 이런 위험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잠재적인 재 앙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 한 사회경제적 피해 비용의 초기 예측값은 터무니없이 낮았고, 기후 대응 조치 를 미루려는 사람들은 이것을 이론적인 방패로 삼았다(나중에 노벨상을 받은 어 느 경제학자는 1993년에 한 유명한 논문에서 2100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3도 더 올라도 미국 경제가 입는 피해는 고작해야 GDP의 0.2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이제야 경제학자들은 현실에 눈을 뜨고, 미래의 번영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기후변화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 기후 금융위기는 이렇게 진행된다. 홍수와 화재가 급증하고 폭풍이 더 강 해지고 더 잦아지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주택 소유자와 사업자에게 자연재 해 피해를 보장해주는 보험료가 오른다. 보험사는 할 수만 있다면 재해 발생 확률이 아주 높은 지역에서는 손을 뗄 것이다. 보험에 들지 못하면 대부분의 주택 매수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할 것이고, 화재와 홍수가 잦아 보험료 가 치솟는 지역에서는 많은 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과 연 누가 그 집을 사려 할 것이며, 어느 은행이 그 주택의 구입 자금을 빌려주려 하겠는가? 이렇게 되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공포 투매와 주 택 시장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기후 재해는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찾아 올 테니 말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보았듯이,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가치의 대부분, 즉 위험의 대부분을 은행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 위기는 순식간 에 금융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 욕조에 물이 넘쳐흐르기 직전인데 양동이를 찾으러 가거나 바닥에 수건을 까는 일부터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라도 가장 먼저 달려들어 수도꼭지부터 잠글 것이다
- 구매나 투자, 건설만으로는 기후위기와 환경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돈은 여전히 이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투자는 아주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재원을 찾아내 이용할 수 있는 최상의 해법과 적응, 복원에 투 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 지도자들은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20년에만 석탄과 석유, 화석가스의 생산과 연소에 무려 5조 9000억 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지구 파괴용 자금으로 1분마다 1100만 달러의 거금이 지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부들은 유례없이 대대적인 재정을 투입해 경제 회복 정책을 펼쳤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재정정책은 인류를 지속가능한 경제를 지향하는 새로운 행보로 이끌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기회였 다. 그런가 하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 재원이 조금만 잘못된 용 도에 투입되어도 향후 기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뜻 에서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6월, 국제에너지기구는 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회복 정책 에 투입된 재정 지출 가운데 녹색 에너지에 투자된 것은 고작 2퍼센트라고 결 론지었다. 그런데 여기서 '녹색'이 어떻게 분류되느냐도 문제다. 유럽연합을 예로 들면, 이 2퍼센트가 푸틴 집권하의 러시아에서 수입해오는 화석가스나 숲에서 벌채해오는 연료용 바이오매스 구입비로 지출된 건지도 모른다. 유럽 연합의 새로운 분류법은 이런 활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활동을 녹색으로 분류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지도자들은 '조금만 잘못을 한 게 아니라 완전히 실패했다.
- 북반구에서 조림 면적을 확대하는 방법은 탄소 격리의 잠재력이 크지 않 다. 긴급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 방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 니라 토지 경합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최적의 전략은 나무 수확을 줄 여 탄소를 저장하는 숲을 보호하는 것이다. 숲은 현재 연간 온실가스 106억 톤 (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을 격리하는데, 이는 전 세계 연간 배출량의 약 30퍼센 트에 해당한다. 현재로서는 삼림에 의한 탄소 격리가 대기 중 탄소를 대량으로 격리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은 몇 년 안에는 아니라도 대략 50~150년이 지나면 포화 상태에 도달한다. 자연적인 교란은 숲의 탄소 저장량에 영향을 미쳐 저장 량을 줄이는데, 산업적인 단일 수종 조림지가 특히 자연 교란에 취약하다. 따 라서 우리는 동시다발적인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 나무 수확은 이런 단일 수종 조림지에 국한해서 시행하고, 숲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종의 다양성이 개 선되고 일부 나무들이 오랜 기간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물다양성이 높고 회복탄력성이 큰 숲은 훼손하지 않은 채 보전해야 하고, 그것을 생물다양 성의 혜택을 극대화하고 다른 부문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때까지 탄소를 격 리해 시간을 벌어주는 '지름길'로 간주해야 한다.
- 오늘 온실가스가 대기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비용은 내일 대기에서 온 실가스를 제거하는 비용보다 당연히 적게 든다. 대기에는 다른 기체 분자 2500개당 약한 개꼴로 이산화탄소 분자가 분포해 있는데, 이 이산화탄소를 찾아 제거하는 것은 건초 더미를 뒤져 바늘을 골라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인 화석연료 발전소 굴뚝에서 배출되는 분자 열 개 중약한 개 가 이산화탄소인데, 발전소 굴뚝에서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통 제하지 않으면서 공기 중에 희석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우 리에게 부담시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굴뚝에서 곧바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기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에는 수천 개의 화석연료 발전소가 있지만, 탄소 포집 및 저 장(CCS) 시설을 갖춘 발전소는 30여 개에 불과하다. 만일 모든 화석연료 발전 소가 탄소 포집 및 저장 시설을 갖추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운영된다면, '수명 주기 배출'로 인해 수천억 톤의 이산화탄소 오염이 발생해 지구 온도를 1.5도는 물론이고 2도 문턱 너머로 끌어올릴 것이다.
- 기후 활동가들은 '기후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질문 자체가 틀린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무슨 일 부터 그만두어야 하느냐'라고 물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기후위기를 해결할 모 든 해법이 이미 우리 손안에 있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해법을 실행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실 효성 있는 해법이라고 보는 경우에만 이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생각을 수용할 때에만 이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열린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필요한 변화 때문에 우리의 행복이나 만족이 덜해 질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변화를 제대로 이뤄낸다면, 우리 삶은 이기적 이고 무의미한 과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으로 채 워질 것이다. 우리는 과소비 대신에 공동체와 연대와 사랑을 위해서 시간과 장소를 내어줄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발전과 멀어지는 후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 우리가 섭취할 열량을 어디서 얻느냐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식품 시스템은 단일 시스템으로는 가장 큰 환경 파괴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30퍼센트를 배출하고 지구 토지의 40퍼센트, 지구 담수의 70퍼센트 이상을 사용하며 생물다양성 손실과 영양염류 오염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다. 또한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과 식품 생산 방식을 통해 우리의 건강과 영양에 해를 끼치는 중요한 원천이기도 하다.
- 그러나 이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결실을 본다고 해도, 국제에너지기구의 '2050년 넷제로' 시나리오는 2030년 CCS 시설의 포집 용량으로 연간 15억 7800만 톤을 책정했는데, 이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PDF와 멋진 사진 속 근사한 기후 계획의 세계에서 CCS는 후광을 뿜는 구세주다. 그러나 칙칙한 현실 세계에서 CCS는 실패작이다. 그럼에도 두 얼굴 은 여전히 유지된다. CCS가 기술적 목적이 아닌 감정적 목적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CCS는 변함없이 유지되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환상에 수사적 마 법의 보호막을 덧입힌다. CCS는 '곧 이루어질 일'이라는 명목을 끈질기게 내 세우면서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화석연료 사업의 확장을 정당화하는 명분 으로, 그리고 현실적인 기후 대응을 늦추는 구실로 쓰이고 있다.
우리는 CCS라는 해법을 기후 해법 목록에서 제거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엄중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하고 근본 적인 변화, 특히 화석연료 경제를 겨냥한 변화다. 우리는 재료 사용 방법과 관 련한 효율화와 변화를 넘어서서 수요 감축을 이루어야 한다. 특히 물질적으로 가장 풍족하고 물질적 탐욕이 가장 심한 백인 사회에 만연한 과소비를 빚어내는 근본적인 사회적 원인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어떤 기계를 쓸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이냐에 생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은 기술 중심 해법의 위험성을 똑똑히 입증한다. 이 기술은 신속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두려워하는 온실가스 대량 배출자들에 게 헛된 희망의 신호등이다. 중공업 등 탄소 감축이 몹시 어려운 부문에 있어 기술적 환상은 생산과 소비의 대폭 감축이 필요하다는 본질적인 논의를 피해 야 한다는 산업계의 긴급한 요구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다.
물론 설계와 기술은 탈탄소화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다. 국제에너지기구 가 강조하고 있듯이, '재료 효율 향상이 이루어지면 산업 제품의 수요와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멘트 수요는 기 존 구조물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개조하거나 콘크리트 소요량을 줄이는 최적화 설계를 통해서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수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 없이는 신속한 탈탄소화 경로를 열어갈 수 없다.
- 위기 해결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체 상황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행 동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그건 나중 순서다. 위기 해결의 첫 단계는 위기에 처 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이 단계에도 이르지 못 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기후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그 사실을 알지 못 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열쇠는 이런 이중의 인식 결여 상황을 알아채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몇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렇다. 그런데도 누구나 다른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런 떠넘기 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 위기 해결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체 상황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행 동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그건 나중 순서다. 위기 해결의 첫 단계는 위기에 처 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이 단계에도 이르지 못 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기후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그 사실을 알지 못 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열쇠는 이런 이중의 인식 결여 상황을 알아채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몇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렇다. 그런데도 누구나 다른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런 떠넘기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 거금을 들여 최신형 테슬라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계 속 타는 게 정답이다. 윤리적 패션으로 불리는 의류 일습을 구색을 갖추어 새 로 장만하는 것보다는 지금 옷장에 있는 옷을 닳을 때까지 입는 게 정답이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통계가 하나 있다. 덴마크 정부가 추정한 통계에 따르면, 유기농면으로 만든 캔버스가방은 5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해야만 제 조에 따른 환경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한다.
소비는 답이 아니다. 줄이려면 덜 써야 한다. 이것이 불편하지만 핵심적인 진실이다. 가방이든 비행기 여행이든 자동차 추가 구입이든, 비합리적이고 불 필요한 소비를 멈추어야 한다. 더 작고 더 친환경적인 집에 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량멸종과 파국적인 온난화를 초래한 경제 이데 올로기의 유효성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고 발전시켜야 하고, 진짜 재앙이 닥쳤 을 때처럼 이 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 지금은 기후와 생태계의 비상사태다. 이에 대응하는 중요한 해법 중 하나가 전 세 계인이 자신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땅에서 화석연료를 캐내 태우는 최종 목적은 소비자의 필요나 바람을 충족시키는 데 있다. 온실가 스는 자동차 배기가스처럼 직접적이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도 배 출되고, 어떤 제품 생산에 투입될 물건을 만드는 지구 반대편 공장 굴뚝에서도 배출된다. 이 물건을 이용해 생산된 제품을 누군가가 구입한다. 소비자는 알아 보지 못하지만, 그 물건은 우리의 공유재인 대기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생 산된 것이다. 예를 들어 새 노트북은 자동차로 수천 킬로미터를 주행할 때와 비슷한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새 청바지는 몇 주 동안 먹을 친환경 식품이나 큼직한 고기 한 덩어리와 비슷한 발자국을 남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 서 자신이 하는 다양한 활동과 구입하는 여러 가지 물건에서 보이지 않는 온 실가스가 나온다는 점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 그뿐이 아니다. 유엔환경계획 생산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30년까지 예정된 화석연료 생산량이 1.5도 목표를 유지하는 데 부합하는 양 의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학적 표현을 쉽게 풀어 말하면, 현재 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이 목표를 결코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의 계약과 법률적으로 유효한 거래 와 합의가 폐기되어야 하는데, 이런 일은 현재 시스템 안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으니 말이다.
이 사실은 당연히 우리가 매일 매시간 이용하는 뉴스에서, 모든 정치적 토론에서, 모든 업무 회의와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중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사실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고, 익명의 보고서 내용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과학 이 요약해놓은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확인했겠지만, 과학은 본질적으로 으름장을 놓지도 않고 과장하지도 않는다. 과학은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언론매체와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시행할 기 회가 열려 있는데도 의식적으로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에 그러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어 쩌면 잘 몰라서, 어쩌면 문제 자체보다 해법이 더 두려워서, 어쩌면 사회 혼란 이 빚어질까 두려워서, 어쩌면 대중적 인기를 잃을까 두려워서 그러는지도 모 른다. 어쩌면 자신이 옳다고 믿는 체계, 자신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지해온 체계를 뒤집는 것은 정치인 또는 언론인의 소명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 모든 이유가 한꺼번에 뒤엉켜 있기 때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 우리는 현재의 경제 체계 안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귀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것은 그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지 속가능한 자동차를 사서 지속가능한 석유 연료를 넣고 지속가능한 고속도로 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고기를 먹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병에 지속가능한 청량음료를 넣어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패스트패션을 구매하고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지속가능한 기후 목표를 큰 노력을 기울이 지 않고도 달성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한다.
'어떻게' 가능하다는 걸까? 이 위기를 거뜬히 해결할 기술적 해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이제껏 해오던 일을 중단하는 것은 지금 우리의 경제 체계 안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다는 걸까? 무얼 어떻 게 하라는 걸까? 자, 답은 언제나 한결같다. 꾀를 쓰면 된다. 1995년 베를린에 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1차 당사국 총회 이후에 우리가 기후정책의 기본 준거에 집어넣은 온갖 허점과 기발한 집계 방식을 사용하면 된다. 공장을 다른 나라로 이전했으니 온실가스 배출량도 다른 나라로 떠넘기고 배출량 기준선 을 편한 대로 조정하고 배출량 감축분을 유리하게 집계하면 된다. 나무와 숲, 바이오매스는 공식 통계에서 제외되니까 그걸 태우면 된다. 수십 년 동안 온 실가스를 배출할 화석가스 관련 기반시설을 세워놓고 그걸 '친환경 천연가스' 라고 부르면 된다. 나머지 배출량은 형식적인 조림사업으로 상쇄하고(병충해 나 화재로 소실되는 건 알 바 아니고), 마지막 남은 노숙림은 더 빠른 속도로 베어 내 연료로 쓰면 된다. 이 배출량도 집계에서 제외되니 말이다. 이것이 기후 대응 계획이다. 물론 이건 어느 한 지도자나 어느 한 국가가 의도한 바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것은 이들의 집단적인 노력에서 나온 결과다.
- 말은 위력이 있다. 우리를 속이기 위해 여러 가지 말이 동원되고 있다. 지 속가능성이 없는 세상에서도 지속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도, 보상에 의지하면 이 위기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말 도 역시 속임수다. 모두 거짓말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천만한 지연을 불러올 위험한 거짓말이다.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 무렵에 지금보다 16퍼센트 증가할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기후 재앙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21세기 말 이전에 3.2도 온난화에 도달하는 경로를 달리고 있다. 물론 이건 각국이 직접 세운 정책을 완벽히 이행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예측이 다. 그런데 실제로는 각국이 오류가 있거나 과소평가된 수치에 근거해 정책을 입안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이 이런 정책마저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 2021년 가을에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가 한 말을 인용하자면, 이런 식으로는 "기후행동 목표 달성에 몇 광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우리에겐 구 속력이 없는 서약과 약속을 해놓고는 그걸 완전히 외면했던 전력까지 있다. 하 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확실치 않은 문제라고 해두자.
- 부유한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협약에서 기후정의를 제외하거나 희석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은 2015년 파리 협정을 극찬한다. 협약 내용에 역사적 배출량이라는 개념 자체를 넣지 않았고, 기후정의를 부수적인 사항으로 넘겼다는 점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손실과 피해를 입는 국가들에 대한 보상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넣지 않았다. 이 협약의 가장 큰 한계는 부실하 고 무의미한 기후행동의 준거 체계를 만든 것이다. 즉 역사적 배출량에 미친 영향의 정도나 마땅히 부담해야 할 몫에 근거해서 나라별로 감축 의무를 부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나라가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 했다. 이런 식으로 해놓았으니 모든 나라가 국가결정기여(NDC: 국가별 온실가 스 감축 목표를 뜻하는 유엔의 표현)를 빠짐없이 달성해도 세계는 최소 3도 이상 의 지구 온도 상승 경로로 가게 된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 자원 사용과 관련해서도 똑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부자 나라들은 평균적으로 1인당 연간 28톤의 자원을 사용하는데, 이는 지속가능한 수준의 네 배가 넘고, 남반구 사람들의 평균 사용량의 몇 갑절이다. 게다가 부자 나라들 은 남반구로부터의 자원의 대규모 '순전에 의존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북반구 소비가 빚어내는 충격과 피해는 남반구로 효과적으로 떠넘겨져 피해 는 남반구에서 발생하고 남반구의 지역 사회는 자원을 빼앗긴 탓에 발전을 이 루기는커녕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체계는 빈곤의 만연을 영속시키고 세계적인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요컨대 생태위기는 식민화의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 북반구의 지속적인 성장은 대기의 식민화와 남반구 생태계의 전유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생태 위기의 식민적 특성을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된다.
- 지난 50년 동안 북반구의 많은 경제학자와 정책결정자가 성장을 지속하되 '녹색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것은 GDP 증가와 환경이 받 는 충격의 증가를 '탈동조화'(디커플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표현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이론이 경험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다.
첫째, 성장과 세계적 규모의 에너지 및 자원 사용이 완전히 탈동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기존의 세계적 모델은 효율성 및 기술 변화를 아주 낙관적으로 가정한다 해도 이런 탈동조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추정한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한 결과다. 최근의 한 연구는 "탈동조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성장 지향적인 정책을 전개하는 것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배출량은 어떨까?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GDP와 온실가스 배출의 탈동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 이 런 탈동조화가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고소득 경제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계속 성장할 경우에는 파리 협정의 목표 시한 내에 탈탄소화를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 성장률이 증가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에너지 사용량 이 증가하면 목표 시한 내에 배출량을 0으로 줄일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이런 증거에 비추어 생태경제학자들은 관점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고소득 국가는 더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 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는 현재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에 너지와 자원으로도 자국민의 높은 생활수준을 부양할 수 있다. 핵심은 긴요하 지 않은 생산을 줄이고, 자본 축적이 아니라 인간 복지를 중심으로 경제를 조 직하는 것이다. 이것이 탈성장이다. 탈성장론의 요점은 고소득 국가가 과도한 자원과 에너지의 사용을 계획적으로 줄이고 경제를 정의롭고 공평한 방향으 로 전환시켜 지구 생태계가 균형을 회복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 결과적으로 대부분 수백 년간의 식민 지배로부터 혜택을 누린 경험이 있 는 북반구의 부유한 국가들과 식민 지배를 당했던 남반구 국가들 사이에는 기 후변화에 대해 커다란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 선진국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주 로 기술, 경제, 과학의 관점에서 다루어지는 데 반해, 개발도상국에서는 지구 온난화라는 동일한 현상이 식민주의 시대에 굳어진 지정학적 불평등 관계가 낳은 권력과 부의 격차라는 관점에서 다루어진다.
남반구에서는 폭력, 인종, 지정학적 권력 등의 문제가 트르나테섬의 정향 재배 농민들 같은 사람들 인식의 저변에 깔려 있다. 세계적인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 덕에 대체로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북반구에서는 이런 문제 가 거의 논의되지 않으며, 기후변화는 일반적으로 유엔과 같은 다자회의 기구 내부의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모순이 있다. 다자회의 기구는 모든 국가와 만인이 평등하며 부와 복지가 만국에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가정 아래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반면에 지정학은 완전히 다른 가정을 근 거로 한다. 지정학의 관심은 평등과 정의의 실현에 있지 않고 그 반대를 이루 는 데 있다. 지정학은 지배 구조, 즉 불평등 구조를 유지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 세계적인 다자간 의사결정 구조와 지정학적 힘 사이에는 거의 메울 수 없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외관상으로는 '해결책' 과 조약을 끝없이 만들어내지만, 국제 협상의 반복적인 결렬은 전혀 다른 현 실, 대개는 숨겨진 현실을 반영한다. 잘 드러나지 않는 이런 역학관계를 싱가 포르 출신의 한 기자는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리의 권력에 대한 의지는 미 래를 좌지우지할 중요한 동인인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 지도자들이 국제 협상에서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을 자세히 따져보면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권력에 대한 의지 인 듯 보인다. 부유한 국가들이 국방비 1조 달러는 척척 증액하면서 큰 위기에 몰린 나라들을 돕는 기금으로는 100억 달러만 내놓으려 하는 것도 이런 맥락 으로 읽힐 수 있다. 즉 공개적으로 하는 말과는 다르게,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갈등이 고조되는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기후위기와 생태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으려면, 이제는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행 동을 해야 한다. 그 일을 해내려면 모든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 개인, 정부, 기 업뿐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조직과 기관이 움직여야 한다. 명심해야 할 또 한 가지는 티끌 모아 태산이 가능한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는 점 이다. 지금은 느긋하게 사람들을 모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약간의 진전'이나 '점진적인 개선'만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없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는 미국 작가 알렉스 스테픈이 한 말이 옳다. "점진적인 진전은 곧 실패다."
- 흥미롭게도 홍보 및 선전 산업의 창시자 버네이스는 지크문트 프로이트 의 조카였다. 그는 심리치료의 기본 아이디어에 착안해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시장에 나온 최신 제품과 연결시킴으로써 욕구 충족용 소비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 1920년대에 그는 여성들에게 담배가 '자유의 횃불'이라 고 설득했고(아메리칸 타바코를 위해), 베이컨과 달걀이 미국인의 '마음에 딱 맞 는' 아침식사라고 설득했다(비치너트패킹 정육사업부를 위해). 그는 광고의 힘을 확실하게 알았다. “우리 행동을 좌지우지하고, 우리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우 리 취향을 결정하고, 우리 생각을 형성하는 것은 대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이들은 대중의 마음을 조종하는 줄을 손에 쥐고 있다."
광고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비주의를 사람들이 열망하는 생활양 식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사회비평가 존 버거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 (1972)에 쓴 글을 인용해보자. "광고는 단순히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그럴듯한 메시 지들을 모아놓은 집합이 아니다. 광고는 언어다. 늘 똑같은 보편적인 제안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언어다. (...) 광고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많은 물건을 사들여서 우리를, 그리고 우리 삶을 변화시키라고 채근한다."
더 많은 물건을 소비하는 행동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맹렬한 노력을 대표하는 산업이 바로 패션계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주요 패션 소매업 체는 연간 신상품 출시 횟수를 네 번에서 열두 번으로, 심지어는 쉰두 번의 '마 이크로 시즌'으로 더 촘촘하게 쪼개고 매주 '새로워진 당신'을 약속한다고 장 담한다. 저렴한 가격과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진 신상품 출시 주기는 대중의 소 비에 반영된다. 2014년에 평균적인 소비자가 구입한 의류의 수는 2000년보다 60퍼센트 증가했지만, 구입한 의류를 보유하는 기간은 2000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 블루카본
탄소 흡수를 위해 나무를, 그것도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심자는 이야기는 자주 나오지만, 전 세계 광합성의 약 50퍼센트가 바다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육지 중심의 근시안적 관점으로는 습지와 해 초, 산호초, 갈조류 서식지, 맹그로브림의 탄소 저감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한 다. 해양 생태계는 육상 삼림보다 헥타르(1만 제곱킬로미터)당 최대 다섯 배 많 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해조류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 자연적으로 심해 로 가라앉는 해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 톤의 탄소를 격리한다. 해조 류를 양식한 뒤 가라앉힌다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격리할 수 있다. 그러 나 우리가 이런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한 탓에, 훼손되고 파괴된 해안 생태계에 서는 메탄을 제외하고도 매년 최대 1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 핀란드 투르쿠대학교의 철학자 엘리사 알톨라는 수치심이 매우 효과적인 도덕적, 심리적 설득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죄책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죄책감은 안정적인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 요소다. 우리는 법을 어겼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려고 물건값을 정확히 치르고 법률을 준수한다. 어떤 면에서 우리 사회는 죄책감을 피하려는 욕구에 의해 지탱된 다. 죄책감을 느끼는 순간에는 기분이 언짢지만, 일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면 용서를 구하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며, 때로는 깊은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기후위기와 관련한 죄책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걱정 할 필요가 없다.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화석연료 기업과 에너지 기업, 주요 산 유국의 지도자다. 기후 불평등은 결코 평범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다. 대부분 의 사람들은 역사적 배출량이 뭔지, 과거의 잘못이 뭔지도 잘 모른다. 심지어 지구 온난화의 기초적인 지식에 대해서도 거의 모른다.... 어떻게 알 수 있겠는 가?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적어도 공식적인 통로로는 말이다. 정부, 국제 신문, 주요 방송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은 일반 시민의 책임 이 아니다.
- 내가 보기에 영국 언론 역사상 환경에 가장 큰 해를 끼친 방송은 2006년에 방영된 2부작 다큐멘터리 <기후변화의 진실>이다(절대 반어법이 아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사람은 '영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 로 꼽히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절대적인 진리로 취급받는 데이비 드 애튼버러 경이다. 여기서는 화석연료 산업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다가, 해법 이야기를 할 때만 나온다. '석유, 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추출하는 사람들 은 이제 이산화탄소를 다시 지하에 돌려보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라는 대 목이다. 그러나 탄소 포집 및 저장은 석유산업이 늘 약속만 하고 실행에 옮기 는 법이 없는, 그러니까 채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써먹는 전형적인 방패막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화석연료 산업 대신에, 다른 집단에게, 즉 '13억 중국인'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책임을 전부 떠넘겼다. 그 것 말고는 다른 원인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자마자 전 염성이 높은 새로운 기후 부정론이 등장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지 금까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지구를 망쳐놓고 있는 것은 중국인들이니까, 지금 이 땅이든 다른 어디에서든 어떤 행동도 무의미하다.'
- 나는 2021년에 쓴 《새로운 기후전쟁The New Climate War》에서 관심 돌리기 전 술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후변화 해법에서 개인의 역할을 강조 하는 태도는 산업계가 신중하게 계획해 조장한 것"이며 "개인의 탄소발자국이 라는 개념은 석유기업인 BP가 2000년대 중반에 퍼뜨린 것으로, BP는 초기에 등장한 개인 탄소발자국 계산기 중 하나를 실제로 만들었다." BP를 포함한 많 은 화석연료 기업들은 사람들이 개인 탄소발자국에 집중해 자신들이 내뿜은 더 큰 탄소발자국에는 주목하지 않기를 바랐다. 총 탄소 배출량의 70퍼센트가 단 100개의 오염 기업에서 나오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개개인이 환경에 미치 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정부 정책을 마련해 오염 기업들이 우리의 유일한 대기를 쓰레기통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 과학에 기반한 기후행동은 에너지와 농업, 운송 시스템을 최대한 빨리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정의에 기반한 기후행동은 그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 화석연료로부터의 대대적인 전환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더 평등하 고 더 민주적인 경제를 이뤄가야 한다.
가장 좋은 출발점은 에너지 소유권의 전환이다. 현재는 극소수 화석연료 기업이 세계 시장을 통제하고 거의 모든 지역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 전력의 장점 중 하나는 화석연료와 달리 해가 들고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분산 되고 다양한 소유 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 녹색 에너지 협동조합, 지자체가 소 유하는 에너지, 지역 사회가 소유하는 마이크로그리드 등등. 이런 소유 구조가 정착되면 새로 구축된 녹색 에너지 산업이 생산한 이익과 혜택이 기업의 주식 소유자에게 빠져나갈 일이 없이 지역 사회 안에 머물고, 이 때문에 지역 주민 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이 정의로운 전환 원칙은 에너지 민주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기후정의를 위해서는 에너지 민주주의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이 루어야 한다. 우리는 에너지 정의와 더 나아가 에너지 배상을 이뤄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로 에너지 생산 산업과 그 밖의 오염 배출 산업은 발전 과정에 서 가장 가난한 지역 사회들에 경제적 혜택은 아주 찔끔 주면서 막중한 환경 적 부담을 안겨왔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 기후위기는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에서 발을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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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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