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사고

etc 2025. 3. 11. 07:31

- 심리치료도 마술적 뿌리에서 생겨났음. 프리드리히 안톤 메스머는 빈에서 의사로 활동하다가 나중에 자기치료를 행하였다. 지금도 영어에는 mesmerize라는 개념이 있는데 누군가에게 마술을 걸다, 최면을 걸다, 영감을 주다 등의 의미로 사용됨. 메스머는 육체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 에너지가 있다고 믿었따. 메스머는 1774년에 치통과 이통으로 고생하는 젊은 여성 환자의 몸 위에 자석을 이러저리 갖다 대는 방식으로 치료를 실시. 그러자 한동안 증상이 사라짐. 메스머의 치료법은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안겨주었고, 비밀스러운 힘을 찾아 이러저리 헤메던 낭만주의자들에게도 영감을 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시술의 근본적 치료원리가 자석이 아닌 암시의 힘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 그리고 20세기 초에는 프로이트를 통해 무의식이 지닌 치유력, 말이나 다양한 의식차원의 작용에 더욱 강력히 주목하는 최초의 심리치료법도 생겨남.

- 커피에 든 카페인이 미처 혈액에 흡수되기도 전에 벌쩌 작용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통약도 그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인지하는 순간부터 바로 효과를 발휘함. 더욱 놀라운 것은, 진짜 약의 효과를 세번만 겪고 나면 네번째 부터는 똑같이 생긴 가짜 약을 먹어도 비슷한 효과를 본다. 이런 효과는 두통약이나 천식 흡입기같은 가벼운 약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게 아님. 심지어 장기이식후 면역체계에 작용하는 약들에서도 같은 효과가 증명됨. 이 점을 이용해 우리는 앞으로 약을 투여할 때 네번째마다 진짜 약대신 독성과 부작용이 없는 가짜약을 사용하는 실질적 성과도 이끌어낼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는 덤이다. 처음에는 외부 자극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작용력이 있는 약이 필요함. 하지만 우리 몸이 약의 작용을 학습하고 나면 내부의 치유자가 자신의 고유한 약으로 치료를 떠맡는다.

- 뮌헨의 과학자 유타 마이스너는 플라세보 효과가 심지어 간처럼 특정한 장기에도 적용된다는 놀라운 사실도 발견. 하지만 이것이 정확히 어떻게 가능한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대체의학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순간 곧바로 터부시되고 신빙성이 없는 것이 되는 것 같습지다. 하지만 어떤 환자에게서 불필요하게 희망을 앗아가는 행위 역시 일종의 신체상해라는 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확실한 사실입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언어와 내적 이미지의 힘을 굳게 믿었다. 사실 달리 어찌할 방도가 별로 없던 시절이기도 했다. 몇가지 알려진 약초 말고는 의사들이 쓸 수 있는 변변하 수단이 없었다. 그래서 성서의 한 구절을 종이쪽지에 적어 환자에게 먹이는 풍습 같은 것이 존재할 수 있었다. 쪽지를 씹어 삼키면 몸에 좋은 말슴이 말 그대로 체화된다고 믿음. 구구절절 씹을수록 맛이 난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하는게 아닐까.

* 요약
1. 플라세보는환자가 그 정체를 알고 있을 때도 효과가 있다
2. 파란색 플레세보는 진정효과가, 빨간색은 흥분효과가 있다
3. 아무 성분도 들어있지 않은 알약 네개는 두개보다 강한 효과를 낸다
4. 플라세보 주사는 플라세보 알약보다 더 잘 듣는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플라세보 수술이다.
5. 값비산 플라세보는 값싼 플라세보보다 효과가 좋다
6. 플라세보는 진짜 약에도 적용되는 부작용을 지닌다
7. 플라세보는 척추부위에도 효과가 있다
8. 플라세보는 개별장기에 작용하는 특수한 효과도 지닌다
9. 흰색 가운을 입은 수석의사가 건네는 플라세보는 폴로셔츠을 입은 간호사가 주는 플레세보보다 효과가 좋다
10.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 20%정도만이 플라세보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 피부에 작은 혹이 자라나는 이유는 유두종 바이러스 때문. 유두종 바이러스에는 아주 많은 윻ㅇ이 있으므로 이것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움. 사마귀가 생기는 원인은 피부에 작은 균열 같은 출입고, 우리 몸의 면역상태와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자기치유력은 심리상태와 마찬가지로 단단할 대도 있고 허약해질 때도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를 허약하게 만들고, 즐거운일과 휴식과 긍정적 기대는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줌. 기분과 면역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날이 화창할 때나 중요한 데이트를 앞두고 있을 때 입술에 작은 물집이 생겨 가렵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비가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 됨. 그러면 모든 왕자님들에게 키스 금지령이 내려지기 때문. 열성 포진이라는 명칭은 우리 몸이 다른 침입자를 상대하느라 바쁜 틈을 이 작은 악당들이 악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정신병은 왜 생겨날까? 진화심리학자들은 그것이 창의성의 대가일 거라고 추측. 발명, 설화, 농담 등 우리를 동물과 구분짓는 모든 것의 토대는 말랑말랑하고 자유분방한 연상능력이기 때문.
고지식한 물리학자들과 자연과학자들이 완전히 멸종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다. 회의론자와 합리주의자는 비록 언제나 소수에 불과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미심쩍은 경우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어느 과학자가 우연에 힘입어 시험관에서 발견한 LSD라는 것이 있다. 이것을 조금만 쓰면 순식간에 물리학자의 뇌도 구름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양을 조금 늘리면 심지어 구름에 색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은 단지 세상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과도 관계가 있다. 남들보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음악의 선율을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들보다 더 영매소질이 있는 사람도 있다. 남들보다 빈번히 우연을 경험하는 사람은 종교적이거나 영적 성향을 지녔을 가능성이 더 크며, 스스로 썩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남들보다 더 이기적인 사람일 수 있다. 이런 성격유형은 매사에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 이런 유형을 심리학에서는 신경증적 성향이라 부름. 간단히 말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미와 영향을 과소평가하기 보다는 과대평가하려는 성향이다.

- 아스피린은 주된 작용과 부작용의 구분도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ASA는 소량 복용하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함. 이는 2차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됨. 2차 예방이라 불리는 이런 효과는 첫 발병 후 증상이 다시 재발하는 것을 막아줌. ASA는 1차 심근경색/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먹을수도 있지만, 이 경우 먼저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위가 예민한 사람은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복용량을 늘리면 ASA는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전달물질의 형성을 억제함. 그래서 이 신호와 결합된 고열과 통증을 가라앉힘. 그렇다면 ASA와 대장암의 관계는? 이 효증은 어떤 연구를 진행하다가 발견되,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다. ASA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용종도 덜 생기고 대장암도 덜 발생하는데, 이것은 처음 염증반응에 ASA가 작용하기 때문. 하지만 ASA의 다량복용 또한 장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서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원하는 효과에는 반드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
ASA가 이 모든 효과를 내는 이유는 70년이 지나도록 아작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효과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함. 그 사이 메커니즘은 좀더 명확해졌다. 이제 신체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신호전달물질의 목록에 포함되었으니 앞으로는 적용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다.

- 우울증 환자는 자기가 잘 지내면 오히려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런 모순은 많은 심신질환자에게 나타난다. 마음의 고통에서 생겨난 육체의 장애는 종종 자립하여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기도 한다.
요즘 번아웃되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을까? 우리 세대는 윗세대보다 훨씬 일을 덜 하는데도 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많은 시간을 무엇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서,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일하기 때문일 것임. 스트레스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병이 난다. 그래야 사람들이 우리를 걱정하고 돌봐준다는 것을 어릴 때 이미 배웠으니까.
몸이 우리에게 자신을 돌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건강한것이다. 칸트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고 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이 자유를 만끽하라.
자기 몸을 적으로 간주하고 끊임없이 그에 맞서 싸우는 일을 그만둘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진짜 기적일 것이다. 우리는 주름에, 흰머리에, 체중에 맞서 싸운다. 자기파괴를 그치는 순간 자기치유는 시간된다.

- 20분 걷고 나서 이제 햄과 치즈에 계란후라이까지 얹은 햄버거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스포츠의 역할을 과대평가한 것이다. 운동만으로 살을 빼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기초대사량은 근육량이 늘면서 조금 높아질 수 있으나 영양이 부족한 식단을 통해 다시 곤두박질치기 때문. 그러므로 조금 더 운동하고 조금 덜 먹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것을 유행 따르듯하지 말고 생활습관으로 자리잡게 해서 우리몸이 당황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함.
유의미한 7가지규칙
1.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
2. 살을 빼고 싶으면 설탕을 줄여라
3. 좋은 지방은 비만이 아니라 포만감을 준다
4. 빵만이 아니라 단백질도 포만감을 준다
5. 공복시간을 길게 가져라. 자신의 리듬을 찾으라. 배가 고파지면 그때 다시 먹어라
6. 완전히 배가 불러지기 전에 식사를 끝내라. 80%정도면 충분하다.
7. 식사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 편안히 식사를 즐겨라

-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C가 감기에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 코크란 라이브러리 자료에는 1만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결과들이 다음과 같이 요약되어 있다.
첫째, 비타민C를 섭취한 사람도 정확히 동일한 빈도로 감기에 걸린다.
둘째, 감기가 시작될 때 비타민C를 먹어도 아무 효과가 없다
셋째, 비타민C가 감기의 지속시간을 0.5일정도 줄일 수 있다.
기적의 치료제와는 전혀 거리가 먼 결과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비타민의 신화를 꺾지 못했다.

- 체세포가 물질을 처리할 때마다 소위 활성산소라는 것이 생김. 20년전부터 이 공격적인 분자들은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세포를 죽이는 등 가능한 모든 악의 근원으로 여겨졌다. 이것들은 심지어 피부도 쪼글쪼글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이런 활성산소를 없애고 산화스트레스를 방지하는 것이면 뭐든지 좋은 성분으로 여겼다. 과일 주스에도 항산화물질이란 글자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이 과학은 좀더 똑똑해져서 몸에 활성산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이 박테리아나 암세포와 싸울 때 중요한 무기가 된다. 그러므로 과도한 양의 항산화물질로 이런 영리한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오히려 몸을 병들게 하고 암의 위험도 높인다. 이것은 모두 비타민에 대한 체계적 연구로 부터 얻은 성과다.

- 연구자들은 비타민A의 전단계 물질인 카로틴이 폐암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카로틴과 레티놀 효능실험에서 베타카로틴 정제를 복용한 흡연자들은 기대와 달리 오히려 폐암발병률이 더 높아짐. 참가자들의 위험을 막기 위해 실험은 중단되었다. 흡연자들에게 이 흡연자비타민을 권하는 것은 물에 빠져 발버둥치는 사람에게 마실 물을 건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언제나 그렇듯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다.
기적의 원소 셀레늄과 비타민E는 또 어떤 효과가 있을까? 여기서도 사람들은 암 예방효과를 기대함. 3만 5천명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에서는 비타민E도 셀레늄도, 두 성분의 조합도 모두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 장기간 평가결과 비타민E를 섭취한 남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오히려 전립선암에 더 많이 걸림. 셀레늄도 마찬가지로 전립선암의 위험을 높였다. 장기간에 걸쳐 철저하게 조사한다면 기적의 영약은 더욱 충격적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을 둘까? 다양한 조합과 복용량에 대한 실험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도 그런 값비싼 연구에 돈을 지불하려 들지 않는다. 식료품으로 지정된 덕분에 제조업체는 의약품일 때 지불되어야 할 비용을 무산시킬 수 있었다. 신화적 비타민 시장을 체계적 지식을 통해 망가뜨릴 생각도 그들에게는 당연히 없다.

- 고용량의 비타민 섭취가 암을 예방하기는 커녕 오히려 유빌한다면 심순환계에 대한 영양보충제의 효과는 과연 어떨까? 오랫동안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성분으로 권장됨. 그러나 효과를 체계적으로 철저히 조사해보니 칼슘 제제가 골밀도를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반대급부로 심근경새그이 위험도 뚜렷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남. 우리가 추가로 섭취하는 석회질이 바라는 대로 배분되지 않고 동맥도 경화시키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비타민이 발포정으로 만들어져 물에 녹여 먹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면 곧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 소변에서 멀티비타민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비타민 A,D,E,K 등이 속하는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성분들은 체네에 쌓이므로 더 빨리 해를 끼칠 수 있다.

-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과다복용문제는 더욱 빈번히 발생. 약 성분이 간이 느리게 분해하거나 신장이 충분히 빨리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 발륨계열의 후신으로 나온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는 진정효과와 수면촉진효과가 뛰어나 수없이 많이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약으로 수면이 강제될 수는 있지만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나쁜 것은 신체의 협응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그러면 갑자기 카펫 모서리가 치명적 위험요소가될 수 있다. 심장병 전문의는 이뇨제 처방을 잘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밤에 화장실에 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넘어져서 엉덩방아를 찧으면 혼자 사는 생활은 물건너 간다. 그 이후는 대퇴골경 골절, 병원, 병원감염, 요양소 등의 순서대로 진행된다.
그렇자면 모든 약이 과잉일까? 제대로만 사용하면 약효과 뛰어난 좋은 약은 많다. 항생제는 증상을 크게 개선시켜주기 때문에 의사들은 가장 최근에 나온, 가장 효과가 광범위한 항생제를 원한다. 소위 광역 항생물질은 모든 것을 닦아 내므로 의사들이 일을 손쉽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병원균의 내성도 길러준다. 항생제가 더 이상 듣지 않게 되는 날이 오면 우리는 치아염증이나 방광염으로도 사람이 죽는 중세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매년 독일에서는 아무런 약도 더 이상 듣지 않는 감염병으로 1만 5천명이 죽고 있다. 악순환의 시작은 어디일까? 우리 모두 평소에 너무 많은 약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 출발점이다. 항생제가 싸우는 대상은 박테리아 뿐이다. 하지만 기침, 콧물, 목 쉰소리 등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 이럴 때는 차를 마시고 닭고기 수프를 먹으며 증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다름 사람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집에 머물면서. 항생제는 박테리아 감염이 심해서 우리의 면역체계만으로는 병균을 상대할 수 없을 때만 쓸모가 있다. 그런데도 매년 5천만번 이상 처방되어 500톤이 그냥 사탕먹듯이 소비된다. 대포로 계속해서 참새를 쏘아대면 화약은 금세 고갈된다.

- 수도에서 나오는 물보다 더 잘 검사된 물은 거의 없다. 납으로 된 관이 깔린 낡은 건물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겁낼 게 없다. 매일 아침 수돗물은 잠시라도 사용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반대로 몇 달 동안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 있는 물은 가소제부터 박테리아까지 오히려 오염가능성이 더 많다. 병에 든 물에 대한 검사는 표본검사 방식으로만 이루어진다. 상품심사재단에서 실시한 검사는 늘 같은 결과다. 병에 담은 수돗물에 140배 이상 더 비싼 값을 지불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 하지만 독일인은 편안히 집에서 얻을 수 있는 물을 신뢰하기보다 마트에 가서 무거운 생수박스를 들고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심리적 예외상태는 인류역사에 언제나 존재했다. 이를 대하는 방식은 세대마다 사회마다 다 달랐다. 아무 설명이나 효과적 대처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마술적 해석이 번창. 어떤 음성이 들리는 사람은 신이나 다른 차원과 접촉하는 인물로 해석된다. 내적인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사람은 저주를 받았거나 악령에 씌인 존재가 된다.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은 거룩한병에 걸린 사람이다. 정신질환환자가 위협적 존재를 여겨진 것은 그들이 실제로 위혀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우리는 미친 사람이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어떤 위해를 가한 경우에만 그 소식을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이런 일방적인 소식은 계몽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선입겨만 키운다.
신체적 통증이나 소화장애는 환자로 하여금 신속히 의사를 찾아가게 만든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바로 그병 때문에 자신을 제대로 돌보거나 도움을 요청할 능력이 없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나 친구가 환자 앞에 놓여 있는 이런 힘겨운 과제와 파괴적인 내면의 소리에 대해 반드시 경고해 주어야 한다. 반복적이고 자기비하적 생각은 환자가 자신을 고립시키고 더 이상 저항하지 않을수록 점점 더 요란해지고 나빠진다.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고 잘 치료하라. 구름을 뚫고 오르면 조금전까지 전혀 볼 수도 느낄수도 없었지만 해는 다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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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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