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스 폰지 같은 사람들 - 또는 소설 《정글 북》에 나오는 파이선 카 같은 사람들 - 은 카리스마를 이용해서 있지도 않은 신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바로 그게 문제다. 메이도프가 수사 과정에서 말하길, 규제 관청의 조사관이 단 한 번도 주식 중개 회사의 장부를 보자는 요청을 하 지 않았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웠다고 했다. 메이도프가 이런 조사를 맡고 있는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의 주요 간부들과 아주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1992년부터 2008년 메이도프가 체포되기까지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는 최소한 여섯 건의 메이도프 관련 조사 책임 이 있었지만 한 번도 문제가 드러난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도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가 메이도프를 비호한다고 비난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메이도프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력해서 조사관들도 그의 고객들이 돈을 맡길 때와 마찬가지로 그를 일방적으로 믿었다는 이야기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애널리스트 해리 마코폴로스Harry Markopolos를 비롯하여 일부에서 메이도프의 수익률은 산술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라고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에 지속적으로 경고했음에도, 조사관들의 이런 행태는 몇 년에 걸쳐 지속되었다.
- 심슨의 역설은 통계에서 일부 중요한 정보를 빼먹거나 무시할 때 일어난다. 사례에서 간과된 정보는 가장 합격률이 높은 (혹은 낮은) 학과에 지원한 남학생과 여학생 비율은 얼마인가?'이다. 현실에서 심슨의 역설이 얼마나 사람을 당혹스럽게 만드는지 알기 위해 문제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하여 대학에 학과가 A, B 두 곳만 있다고 해보자. 전체 지원자가 남학생 600명, 여학생 400명으로 총 1,000명이고 모두 여학생을 굉장히 우대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B 학과의 합격률이 A 학과보다 훨씬 낮고, 대부분의 여학생은 B 학과에 지원했다고 하자. 이처럼 상황을 단순화시켜 보면 UC 버클리에서 일어났던 일의 실체가 드러난다. A 학과는 여학 생 90퍼센트와 남학생 80퍼센트를 합격시켰고, B 학과는 30퍼센트의 여 학생과 20퍼센트의 남학생을 합격시켰으므로 성차별이라고 볼 여지는 거의 없다. 그러나 전체 합격률을 보면 남학생은 70퍼센트인 반면 여학 생은 45퍼센트에 불과하다!!
- 동전이 하나 있는데, 이 동전은 던졌을 때 앞뒤가 나올 확률이 같은 동전이거나 혹 은 앞면이 나올 확률이 70퍼센트인 동전 중의 하나고, 이 두 종류 중 하 나일 확률이 50퍼센트다. 동전을 몇 번 던져 본 후 이 동전이 어떤 것인 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제 이 동전을 10번 던지는데, 이 10번의 행위 를 한 번의 시도로 본다고 해보자. 첫 번째 시도로 동전을 10번 던졌더니 앞면이 9번, 뒷면이 1번 나왔다. 이 동전이 앞면이 나올 확률이 반이거나 70퍼센트인 것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이 동전이 앞뒤가 나올 확률이 같은 동전일 확률은 약 8퍼센트이고, 70퍼센트의 확률로 앞면이 나오는 동전일 확률은 약 92퍼센트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이기는 해도, 이것만으로 이 동전이 앞면이 나올 확률이 70퍼센트인 동전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 두 번째 시도로 동전을 10번 던져 앞면이 8번, 뒷면이 2번 나왔다. 이 제 이 동전이 앞뒤가 나올 확률이 동일한 동전일 확률은 16퍼센트, 앞면 이 나올 확률이 더 높은 동전일 확률은 84퍼센트다. 언뜻 생각하기엔 시 험을 한 번 더 해서 신뢰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으니 얻은 것이 없어 보일수도 있다. 첫 시험 때는 92퍼센트였던 가능성이 오히려 84퍼센트로 낮아지기만 했다. 위의 글을 쓸 때 헬만의 머릿속에 있던 생각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 바꿔서 보자면 동전을 20번 던져서 앞면이 17번, 뒷면이 3번 나온 셈이다. 도입부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확률을 계산해 보면 이 동전은 98.5퍼센트의 확률로 앞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은 동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법적으로 이 수치가 얼마 이상 되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98.5퍼센트라는 값은 92퍼센트나 84퍼센트같은 수치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값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