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 없이 평범하게 살고 싶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 우리가 꾸던 꿈은 거창하고 멋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평범하게 살기도 힘든 시대라는 말이 많이 오간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은 오래전에 지나왔지만, 배고팠던 시절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환경, 건강, 안전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AI, 핀테크 등 신기술에 적응하기도 벅차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나만의 안전한 공간을 갖고 싶어 한다. 전쟁과 같은 큰 이슈부터 장마,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까지 걱정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것이다. 2019년 여름에 찾아온 몇 차례 태풍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걱정을 부추겼다. 한국은 지진 안심 지역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주·포항 지역에 실제 지진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119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고 많은 이재민 이 발생했다.사람들이 서울에 모여드는 것은 일자리와 생활환경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안전하게 살고 싶은, 피해가 있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곳을 본능적으로 찾기 때문이 아닐까? 미세먼지 수치가 실제로 얼마인지를 떠나,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분명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수치가 낮아지더라도 이 불안감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불안감을 덜어주고 일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심과 안전에 대한 욕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 홈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최근의 여러 트렌드가 혼합된 양상을 보인 다. 대표적으로 워라밸, 하비슈머, 얼리힐링족의 결합이다. 주 52시간 시행으로 현실에 가까워진 워라밸 트렌드, 일 외에도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하비슈머, 생활에 지쳐 휴식을 찾는 3040 얼리힐링족이 만나 홈쇼핑이라는 소비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하비슈머는 취미 hobby 를 즐기는 소비자consumer 라는 의미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취미가 여가활동에 그치지 않고 자기계발이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된다.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부수적인 수입까지 얻는 활동인 것이다. 한편, 얼리힐링 족은 3040 세대 중 힐링을 위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니즈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경쟁에 일찍 지쳐버린 3040 세대는 누구보다 사 회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그 반작용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에 더욱 집중하 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힐링을 위한 목적으로 즐기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 홈쇼핑은 나만의 평온한 공간에서 가벼운 취미를 즐기는 활동일지도 모른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시 짬이 생겼을 때,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기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 즐기는 활동이다. 바깥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기력이 떨어진 자신과 달리, 홈쇼핑 속에는 생기가 넘치고 적극적으로 뭔가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다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에게 바깥의 활기찬 생동감과도 연결되면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이다. 더불어 평소에 필 요했지만 사지 못했던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학업, 취업, 회사생활, 육아 등으로 20대 소비자부터 '힐링'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 휴식을 취하려는 마음이 일찍부터 생겨나고, 이를 적극적으로 쟁취하는 것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공 간이 필요한데, 집만큼 완벽한 공간은 없다. 이때 고요한 휴식도 좋지만, 라디오를 틀어놓은 것 같은 작은 소음도 필요하다.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홈쇼핑 채널이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미래의 홈쇼핑은 1인 가구, 나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친구 역할 을 해야 한다. 마치 라디오처럼 사람의 목소리로 적적함을 덜어주어야 하고, 지친 일상의 활력이 되어야 한다. 많은 일들을 마치고 집에 온 사람들은 말할 기운조차 없지만, TV 속에는 웃는 얼굴과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활기 차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청하는 입장에서 TV 속 저 사람들도 ‘열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묘한 위로를 받기도 한다. 직접 사서 들고 오기 무거운 제품, 혼자서 사용할 미니 제품, 오래 두고 먹어도 불편함이 없는 소포장 제품, 밖에서 직접 구매하기엔 민망한 제품, 유행을 따르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대중적인 트렌드 제품 등 홈쇼핑에서 대박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은 끝없이 많다. 홈쇼핑 채널은 기업들의 물건 을 판매하는 채널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유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열린 채널이 될 수도 있다. 물건이 팔리고 유통되는 채널은 모습은 달라 지더라도 살아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게 바로 홈쇼핑을 이미 최고점을 찍은 소비 채널로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나갈 잠재력 있는 채널로 봐야 하는 이유다. 홈쇼핑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 편의점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은 이 장점을 활용해 오프라인 영업망에 한계를 가진 다른 산업과 손잡고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순한 소매 유통 채널이 아닌 생활 편의 서비스의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편의점 택배다. 편의점 택배는 고객과 택배회사 사 이에서 직접 우체국 등을 방문해 택배 발송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고 택배를 받기 힘든 고객들의 물품을 대신 받아주는 편의를 제공한 결
과, 그 이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3,500원 택배(택배비를 3,5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모바일 택배 예약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고객에게 더욱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대형 유통사와 손잡고 주문 상품을 픽업하고 상품 반품접수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국내 한 인터넷 전문은행는 편의점 '24시간 무인점포ATM'의 입출금 수수료를 무료로 하여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의 한계를 보완했고, 동시에 편의점 ATM 수수료는 비싸다는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영업점과 자동화기기 수를 축소하는 추세인 기존 금융기관들도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려고 한다. 이는 향후 편의점 ATM을 통해 단순 입출금 서비스뿐만 아니라 계좌 개설, 소액 대출과 같은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와 ATM 입출금 서비스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 공공 요금 수납과 상품권 구매도 가능하다. 최근 일부 편의점에서는 배달 앱과의 제휴를 통 해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고, 알뜰폰 통신요금 카드도 판매하는 등 서비스 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나가고 있다. 편의점은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을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의 상품 판매 매출까지 추가로 기대할 수 있어, 서비스 영역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를 가진 여러 서비스들이 편의점으로 들어오면서 편의점이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이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며, 그 변화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 국회예산정책처의 연장 근로시간 제한의 임금 및 고용에 대 한 효과 분석)에서 사업체 규모별 임금 변화 분석 결과를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의 근로자는 연장 근로시간 제한시 월급여가 8% 감소하는 반면, 30~299인과 5~29인 기업 근로자의 경우 각각 12%와 13% 감소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시간 제한이 300인 미만 기업의 비정규직 급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비정규직 급여 감소율: 30~299인 기업 19%, 5~29인 기업 17%). 즉, 300인 이상 대기업에 비하여 300인 미만 규모의 기업 근로자들이 연장 근로시간 제한에 따른 급여 감소 영향이 더 큰 것 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부터 50~299인 기업, 2021년 7월부터 5~49인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 도입 시 근로자들의 소득 감소 영향이 더욱 커져 '머라밸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의 5060 세대는 급변하는 디지털과 모바일 시대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온라인 업종에서 5060 세대의 BC카드 매출 데이터를 보면 다른 세대에 비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 증가율이 높으며(20대 27.0%, 30대 21.8%, 40대 26.9%, 5060 세대 31.4%, 비교 기간 2018년 상반기와 2019년 상반기), 평균 건당 이용액은 7만 원대로 타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통계정보연구실의 <호모 스마트 포니쿠스, 세 대별 진화 속도〉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연령 평균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3년 68.8%에서 89.4%로 20.6%p 증가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가졌으며, 5060 세대의 스마트폰 보유율 또한 큰 폭으로 늘었 다. 또한 스마트폰만으로 정보를 얻고 경제활동을 하는 모바일 온리' 집단 의 절반이 5060 세대로 이들은 PC 사용 경험 없이 곧바로 모바일을 이용하 는 것이 특징이다. 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최근 삼성페이를 비롯한 페이앱, QR 결제, 바코드 결제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 방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5060 세대는 모바일 결제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특히 5060 여성은 3040 여성과 비슷한 속도로 결제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60대 남성만이 평균적인 증가세를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결제에서는 5060 여성이 40대 여성보다 전년에 비해 결제 건수 증가폭이 크다. 또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서도 남녀 모두 이용고객 수와 매출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초반 젊은 세대로부터 시작되었던 소비처가 5060에게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 소비의 되올 림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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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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