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는 뇌

심리 2020. 7. 9. 08:26

- 사회심리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늘 만족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워런 버핏은 만족하기를 극단적으로 수용한 사람이다. 그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부자인데도 오마하의 검소한 집에서 50년째 살 고 있다. 한번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일주일 정도 뉴욕을 방문할 때는 아침식사로 우유 한 통과 오레오 쿠키 한 상자를 사서 먹는다고 했다. 하지만 투자 전략에 있어서만큼은 만족하기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다. '만족 하기'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데 있어서 대역폭, 즉 정보처리 속도의 제약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누군가가 우리에게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초당 60비트 정도의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우리의 처리속도 한계가 초당 120비 트임을 고려하면, 이는 우리가 동시에 두 사람이 말하는 것을 간신히 이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세 사람이 동시에 하는 말을 이 해할 수 없다.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십억 명의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한순간에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기껏해야 둘이다!! 이렇게 보면 이 세상이 오해로 가득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주의력은 전전두엽피질(이마 바로 뒤에 있다)에서 네트워크를 이루는 뉴런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 뉴런들은 도파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도파민은 현관문을 여는 열쇠처럼 뉴런들을 풀어주고, 이 뉴런들은 네트워크 안의 다른 뉴런들을 자극하는 작은 전기신호를 발사한다. 그러면 애초에 도파민 분비 를 촉발하는 것은 무엇일까? 보통 두 가지 중 하나다.
첫째, 어떤 것은 자동적으로 당신의 주의를 끈다. 이런 것은 보통 진화적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생존에 핵심적인 것들이다. 주의 필터를 포함한 경계 시스템Vigilance system 은 심지어 자고 있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작동하면서 중 요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지 감시한다.38 이 사건은 큰 소리나 밝은 불빛일 수도 있고(놀람반사), 무언가 빨리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고(포식자의 움직임 일지도 모른다), 목이 마를 때 발견한 음료수일 수도 있고, 매력적인 이성일 수도 있다.
둘째,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찾거나 감시할 때 의지력을 발동해서 그와 관련된 것에만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이런 의도적인 필터 작용이 실제로 뇌 속 뉴런들의 민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 다. 축제에 갔다가 딸을 잃어버려서 찾아다닐 경우, 당신의 시각계는 다른 것은 모두 걸러내고 오직 딸과 키, 머리 색깔, 체형이 비슷한 사람들만 눈에 들어오도록 재구성된다. 그와 유사하게 청각계 역시 딸의 목소리 음역대와 비슷한 주파수만 귀에 들어오도록 조율된다. 이를테면 '월리를 찾아라’ 필터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 능동적 분류는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법으로, 효율성을 높여준다. 실 용적인 효율성은 물론 지적 효율성도 함께 향상된다.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에 일을 시작하면, 자기가 하는 일이 지금 이 순간에 당연히 하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알기 때문에 깜짝 놀랄 정도로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 게 된다. 다른 일들은 나중에 해도 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일에 집 중하게 해주는 핵심이다.
능동적 분류가 이런 것을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데는 아주 심오하고도 단순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일을 깜빡하거나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리'의 부담을 뇌가 아닌 외부 세계로 넘기는 것이다. 정리 과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뇌에서 물질세계로 떠넘길 수 있다면 그만큼 실수를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것은 뇌의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가 아니다. 뇌가 기억을 저장하고 검색하는 속성 때문이다. 기억 과정은 비슷한 항목들이 있으면 쉽게 산만해지고 혼란에 빠진다. 능동적 분류는 물질세계를 이용 해 머릿속을 정리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저기 물질세계의 더미 속에 들어 있지, 여기 당신의 머릿속에 있지 않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해낼 수십 가지 방법을 고안해낸다. 집 에서, 차에서, 사무실에서, 그리고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기억을 떠올리게 도와주는 물리적 장치들을 고안함으로써 기억이라는 부담을 머리에서 환경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 비노드 메넌Vinod Menon 은 몽상 모드가 네트워크임을 발견했다. 이것은 뇌의 어느 특정 영역에 국한돼 있지 않다. 몽상 모드는 뇌 속에 분산되어 있으나 서로 연결된 뉴런 집단들을 하나로 묶어 전기회로나 전기 네트 워크에 대응하는 것을 형성한다. 뇌의 작동방식을 네트워크라는 측면에서 생각하게 된 것은 최근의 신경과학에서 이루어진 심오한 발전 중 하나다. 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에서의 혁명은 25년 전쯤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단어목록 학습이나 정신을 산만하게 한 상태에 서의 과제수행능력평가 등 수십 년 전부터 사용해온 낡은 방법을 주로 이용 하면서 객관적이고 관찰 가능한 것들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했다. 한편 신경과학에서는 주로 세포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뇌의 생물학 적 구조에 대해 연구했다. 심리학자들은 생각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재료, 즉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반면, 개개 뉴런의 수준에 발이 묶여 있던 신경과학은 실제 행동을 연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 다. 혁명은 비침습적 신경촬영 기술의 발명에서 시작됐다. 이것은 X-레이 와 비슷한 도구로, 뇌의 외형과 구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각 하고 행동하는 동안 뇌의 영역들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 생각에 빠진 뇌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전자단층촬영, 기능적자기공명영상, 뇌자도기술은 PET, fMRI, MEG 같은 약자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 연구가 급증하면서 처음에는 뇌 기능이 일어나는 위치를 밝히는 일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일종의 신경지도 작성이었다. 머릿속으로 테니스 서브 를 넣는 연습을 할 때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가? 음악을 듣거나, 수학 계산을 할 때는? 좀 더 최근에는 이런 영역들이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이해 하는 데로 관심이 옮겨갔다. 신경과학자들은 정신 작용이 늘 특정 뇌 영역 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며, 서로 연관된 뉴런 집단의 회로와 네트워크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누군가가 “냉장고를 작동 하게 만들어주는 전기는 어디에 저장돼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디를 가리키겠는가? 콘센트? 가전제품의 코드를 콘센트에 꼽지 않는 한 사실상 콘센트에는 전류의 흐름이 없다. 코드를 콘센트에 꼽으면 전기의 위치는 의미 없어진다. 전기는 모든 가전제품의 회로에, 어찌 보면 집 안 전체에 존재하게 된다. 사실 전기가 존재하는 어느 한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기는 분산된 네트워크다. 인지신경과학자들도 정신적 기능이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을 점차 인정하고 있다. 언어 능력은 뇌의 한 특정 영역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 안에 존재하는 전선처럼 분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뇌 이곳저곳의 영역들 에 의지하고, 또 그 영역들을 끌어들인다. 초기 연구자들이 언어 기능이 어 느 한 부위에 국한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뇌의 특정 영역이 파괴 되면 어김없이 언어 기능의 상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집에 있 는 전기회로를 생각해보자. 고칠 것이 있어서 사람을 불렀는데 그 사람이 실수로 전선을 잘라버린다면 집 안 전체의 전기가 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기가 전선이 잘린 바로 그 부위에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 당신의 뇌 속에선 수 많은 특수목적 모듈이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분류 및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모듈은 대부분 무대 뒤에서 작동한다. 그러다가 신경 활동이 어떤 정 도에 도달하면 당신은 그것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그것을 의식이라 부른다. 의식은 그 자체로 어떤 사물이 아니며, 그 위치를 뇌의 어떤 영역에 국한시킬 수도 없다. 의식은 중앙관리자의 의식으로 유입되는 아이디어와 지각에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중앙관리자는 용량이 제한된 시스템이어서 보통 한 번에 최대 네다섯 가지에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인간의 주의 시스템에는 네 가지 요소가 들어 있다.15 몽상 모 드, 중앙관리자 모드, 주의 필터, 그리고 주의 스위치다. 주의 스위치는 몽상 모드 과제집중 모드, 경계 모드 사이에서 신경 자원과 대사 자원을 할당하는 역할을 한다. 주의 시스템이 너무나 효과적이어서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필터로 걸러내고 있는지도 거의 알아채지 못한다. 많은 경우, 주의 스위치는 의식의 무대 뒤에서 작동하면서 우리를 몽상 모드와 중앙관리자 모드 사이 로 데리고 다닌다. 주의 필터는 말없이 늘 작동한다. 우리는 이미 다른 모드로 들어가기 전에는 무엇이 작동했는지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우리는 의지를 발휘해서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무언가를 읽고 있다가 눈 을 떼고 고개를 들어 거기에 적혀 있는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경우가 여기 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그 전환은 미묘하게 이루어진다. “이제 모드를 바꿔야지.” 이렇게 말하며 전환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혹은 당신의 섬엽이) 그냥 그렇게 할 뿐이다.
- 무언가를 기억하는 행위는 처음 그것을 경험할 때 관여했던 뉴런들을 다시 작동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일이 일어나는 동안 뉴런들은 세 상을 표상한다. 우리가 그것을 다시 떠올릴 때 이 뉴런들은 그 일을 우리 앞 에 다시 나타낸다. 일단 우리가 이 뉴런들을 원래의 사건이 일어날 당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활성화시키면 우리는 이 사건을 저해상도 재생화면처럼 기억으로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이 뉴런 하나하나를 처음 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활성화시킬 수만 있다면 기억이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현실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은 불완전하다. 어떤 뉴런들을 끌어들여서 정확히 어떻게 흥분시켜야 한다는 지시 내용이 약화되고 질도 저하되기 때문에 결국 그 표상이 흐릿해져서 실제 경험을 부정확하게 복제해내는 경우도 많다. 기억은 허구다. 사실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기억은 왜곡에 대단히 취약하다. 기억은 그냥 '재생'이 아니라 고쳐쓰기' 인 셈이다.
- 기억은 그냥 '재생'이 아니라 고쳐쓰기' 인 셈이다. | 여기에 어려움을 더하는 사실이 있다. 우리의 경험 중 상당수가 비슷한 점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 경험을 기억 속에서 재생할 때 여러 항목이 서로 경쟁하는 바람에 뇌가 속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억은 대 부분 질이 떨어진다. 이는 뇌의 정보 저장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서라기보다는 기억 검색의 속성 때문이다. 검색은 다른 비슷한 항목들 때문에 쉽게 산만해지고 혼란에 빠진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기억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색될 때 기억들은 불안정하고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다시 응고될 필요가 있다. 한 친구와 공유하는 기억이 있는데, 그 친구가 아니지, 그 차는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었어"라고 말하면 이 정보가 기억에 이식된다. 이렇듯 불안정한 상태의 기억은 재응고 reconsolidation 과정에서 수면 부족, 정신 산만, 외상, 뇌의 신경화학적 변화 등으로 인해 방해를 받으 면 증발해버릴 수도 있다. 인간의 기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기가 언제 부정확한 기억을 떠올리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부정확하고 왜곡된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그 기억이 분명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그릇된 자신감은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며 근절하기도 어렵다. 정리 시스템의 장점은 바깥세상의 물리적 기록 장치를 통해 기억을 외부화해 자신감만 넘 치지 정확도는 떨어지는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하는 경향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 어떤 경험은 왜 정확히 기억나고, 어떤 경험은 왜 그렇지 않은 걸까? 기억 이 잘 되는 경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첫째 특이하고 독특할 것, 둘째 강력 한 감정적 요소가 들어 있을 것, 이 두 가지다.
- 감정적 꼬리표는 기억 검색을 더 빠르고 쉽게 해주지만, 정확성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미국인이라면 대부분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그때 자기가 있던 장소와 대략적인 시간은 물론, 심지어 자기가 누구와 대화를 했는지도 기억날지 모른다. 그리고 비행기가 첫 번째 빌딩(노스타워)과 충돌하고, 약 20분 후에 두 번째 비행기가 두 번째 빌딩(사우스타워)에 충돌한 끔찍한 영상도 기억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80%의 미국인이 이런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기억은 완전히 엉터리다. 9월 11일 TV에서 사우스타워 충돌 영상은 실시간 으로 중계했지만, 노스타워 충돌 영상은 입수되지 않아 9월 12일이 되어서야 TV 방송에 등장했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사우스타워 충돌 영상을 노스타워 충돌 영상보다 24시간 앞서 봤다. 하지만 우리는 설명을 통해 노스 타워가 사우스타워보다 20분 앞서 공격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것이 미국인들의 기억 순서를 뒤바꿔놓았다. 경험한 순서가 아니라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순서대로 기억이 재배열된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기억이 너무나 설득력 있게 느껴져 심지어 조지 부시 대통령조차 9월 11일에 노스타워 충돌을 보았노라고 잘못 기억했다.
- 설상가상으로 기억을 떠올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그 기억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새로운 왜곡이 가해질 수 있게 한다. 기억을 되돌려 회복할 때는 틀린 정보가 마치 항상 거기에 존재했던 것처럼 그 안에 이식된다. 당신이 우울할 때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면, 기억을 검색할 당시의 기분이 그 기억에 덧입혀져 당신이 그것을 저장소에 다시 저장할 때 그 사건이 조금 슬프게 기록된다. 파인버그 의과대학의 정신과의사 브루스 페리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뇌에 저장된 기억을 검색해서 불러들 일 때는 컴퓨터의 워드 파일을 열 때처럼 자동적으로 '편집' 모드로 연다는 사실을 이제는 우리도 알고 있다. 현재의 기분과 환경이 회상의 감정적 분 위기, 사건에 대한 해석, 심지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믿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자신은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장하기'를 통해 그 기억을 저장소에 되돌려놓을 때, 당신은 무의식중에 그 기억을 수정할 수 있다. (중략) 이것은 당신이 다음에 그 파일'을 다시 불러오기 할 때 당신이 회상하게 될 내용과 회상 방식을 편향시킬 수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작은 변화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에는 일어나지 않 았던 사건에 대한 기억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억이 왜곡과 겹쳐쓰기에 취약하다는 사실(이는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을 제외하면, 뇌는 과거의 사건들을 대단히 독창적인 방식으로 정돈한다. 접근 지점을 여러 개 만들어놓고, 기억에 신호를 보내는 방식도 여럿 마련해놓는다. 좀 더 대담한 이론가들의 말이 옳다면, 당신이 경험한 모 든 것은 당신의 머릿속 어딘가에 머물며 누군가 접근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너무나 많은 기억에 압도당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당신이 해시브라운을 생각할 때 왜 뇌는 당신이 해시브라운을 먹었던 모든 순간을 자동적으로 떠올리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뇌가 비슷한 기억들을 범주 꾸러미로 분류하여 정리하기 때문이다
- 몽상 모드와 중앙관리자 모드는 정반대로 작동하는 상호배타적인 상태임을 기억하자. 이 둘은 각각 반대쪽 어깨에 서서 당신을 유혹하려고 애쓰는 작은 천사와 악마다. 당신이 프로젝트에 집중하면 몽상의 악마가 당신 삶에 있었던 온갖 것을 떠올리게 해 당신의 정신을 산만하게 만든다. 과제 부정적 네트워크 task-negative network는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당신이 어떻게 든 그 생각을 처리하지 않으면 그 생각들은 계속해서 당신의 머릿속을 휘저 을 것이다. 글로 적음으로써 그런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몰아낼 수 있다. 자 기가 원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잡음을 머릿속에서 깨끗이 청 소해내는 것이다. 앨런은 이렇게 적었다. “당신이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으 면 당신의 마음은 온갖 것들을 당신의 머릿속에 상기시킬 것이다. 하지만 그런 관심사에 대해 그저 생각만 하는 것은 그것을 진척시키는 것과 동등한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 같은 제품을 여러개 마련하기, 엄격하게 지정한 특별한 장소 만들어내기 등 어느 전략을 쓰는 수많은 일상의 항목에 잘 들어맞을 것이다. 열쇠, 컴퓨터, 아이패드, 우편물, 휴대전화 등 똑같은 제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물건에는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다. 이런 물건의 경우, 가장 좋은 전략은 해마와 싸우지 않고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물건들의 집 역할을 해 줄 특정한 장소를 집 안에 지정하자. 그리고 그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자.
- 효율성 전문가 데이비드 앨런은 사람들이 정리정돈하고 싶다고 말하는 의미는 보통 자신의 물리적, 정신적 환경에 대한 통제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그런 통제력을 얻으려면 자주 쓰는 물건들은 눈에 띄게 만들고,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은 숨기라고 한다. 이 원칙은 원래 TV 리모컨 같은 물건의 설계를 위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색상 밸런스를 조정하는 버튼이 채널을 바꾸는 버튼 바로 옆에 달려 있는 것을 좋아 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채널을 바꾸려다가 실수로 그 버튼을 누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리모컨 디자인을 제대로 하려면 잘 사용하지 않는 버튼은 플립 패널 아래 숨겨놓거나, 적어도 자주 사용하는 버튼과는 떨어진 곳에 두어라.
- 별개인 두 가지 프로젝트를 작업하고 있다면, 각각의 작업에 대해 집안의 책상이나 탁자, 혹은 구획을 따로 하나씩 배정한 것이다. 그럼 다른 공간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뇌의 리셋 버튼이 눌러지면서 더욱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컴퓨터를 두세 대씩 마련하는 게 어렵다면 외장형 하드드라이브를 이용한다. 하려는 일에 따라서 여가용 외장 드라이브나 작업용 외장 드라이브, 혹은 개인재무관리용' 외장 드라이브를 꽂아 사용한다. 일부 컴퓨터에서는 다른 사용자 모드를 설정하면 바탕화면의 패턴이나 그 안의 파일, 그리고 전체적인 외양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마가 장소를 바탕으로 내리는 구분을 용이하게 만들어준다.
- 우리는 자기가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 하지만, 이것은 강력하고도 사악한 착각이다. MIT의 신경과학자이자 분할주의 divided attention 의 세계적 권위자인 얼 밀러는 우리 뇌가 멀티태스킹에는 별로 적합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멀 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한 과제에서 다른 과제로 아주 신속하게 전환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저글링 전문가처럼 여 러 개의 공을 동시에 공중에 띄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력이 형 편없는 아마추어 접시돌리기 선수와 비슷해서 지금 당장 자기 앞에 없는 접 시는 무시하고 정신없이 이 접시에서 저 접시로 옮겨 다니면서도 그 접시가 언제 떨어져 박살날지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는 꼴이다. 역설적이게 도 멀티태스킹은 우리를 명백히 비효율적으로 만든다.
- 멀티태스킹은 투쟁-도피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은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생산도 증가시킴. 또한 뇌를 과도하게 자극해 생각을 뒤죽박죽으로 만듬. 멀티태스킹은 도파민 중독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내고, 보상작용을 통해 뇌가 초점을 잃고 끊임없이 외부자극을 찾아 나서게 만든다. 설상가상으로 전전두엽피질은 새로움 편향이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등 장하면 쉽게 주의를 뺏긴다는 의미다. 갓난아기나 강아지, 고양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때 반짝이는 물체를 사용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서로 경쟁하는 여러 활동 속에서 초점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역설은 여기서 분 명하게 드러난다.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가 의지해야만 하는 바로 그 뇌 영역은 쉽게 산만해진다. 우리는 전화를 받고,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검색 하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은 모두 새로 움을 추구하고, 보상을 추구하는 뇌의 중추들을 조정해 내인성 아편물질이 쏟아져 나오게 한다(그러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이 과 제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이것은 뇌가 먹는 궁극의 '텅 빈 칼로리 사탕 empty-caloried brain candy' 이다. 집중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들여 큰 보상을 수확하는 대신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설탕 발린 수많은 자잘한 과제에서 오는 텅빈 보상만 수확하고 있다.
- 최근까지만 해도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소통방식은 그 자 체로 각각 그 내용이 갖고 있는 관련성, 중요성, 의도에 대한 신호를 주었다. 만약 배우자가 시나 노래로 당신과 소통하길 시도한다면 꼭 그 내용을 읽어보지 않아도 그 내용의 본질과 정서적 가치를 추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배 우자가 법원공무원을 통해 소환장을 보내 소통을 시도했다면 굳이 읽어보 지 않아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유사하게 전화통화는 보통 전보나 편지와는 다른 업무 처리에 이용되었다. 이렇듯 매체 자체가 거기에 담긴 메시지에 대한 단서였다. 그런데 이메일의 등장으로 이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간과되고 있는 이메일의 단점 중 하나다. 이메일이 모든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생긴 단점이다. 옛날에는 우편으로 받은 편지를 개인적인 편지와 청구서 대략 이렇게 두 무더기로 분 류했다. 만약 당신이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의 경영자라면 이와 유사하게 전 화 자동응답기 메시지를 들으며 회신이 필요한 것들을 분류했을 것이다. 하 지만 이메일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메시지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강박적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음에 올 메시지가 여가나 유흥을 위한 것인지, 기한이 지난 청구서인지,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것인지, 문의 서신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처리해야 할 일인지, 나중 에 해도 되는 일인지,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중요한 일인지, 아무 상관없는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불확실성은 신속한 지각적 범주화 시스템rapid perceptual categorization system을 붕괴시키고,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결정 과부하 상태로 이끈다.
-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우리는 무언가 성취한 느낌이 들고 우리의 뇌는 무 언가 성취했다고 말해주는 보상 호르몬을 조금씩 얻는다. 트위터 피드와 페 이스북 업데이트를 확인할 때마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과 만나고, 사회적으로 유대감이 강화된 느낌을 받고(인간미 없는 기이한 사이버 방식으로), 또 다시 보상 호르몬을 조금 얻는다. 하지만 기억하자. 이런 쾌락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전두엽피질에 있는 계획하고, 일정을 짜고, 고차원적인 사 고를 하는 중추가 아니라 바보같이 새로운 것만 추구하며 변연계를 움직이 는 뇌 영역이다.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를 거듭 확인하는 것은 분명 신경 중독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비법은 바로 우리 자신, 혹은 우리의 뇌를 속여 우리가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선 하루 중 이메일을 확인할 시간을 정해둔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두세 번 정도를 권장함.
- 60이 넘은 노인들은 아침에 종합비타민제를 챙겨 먹었는지 같은 아주 간단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 혹시 자신의 기억력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 지,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혹은 지적 능력 자체가 퇴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한다.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그것은 십중팔구 약을 복용하는 것이 흔한 일상이 되어 먹는 즉시 잊어버리게 된 것 에 불과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보통 자기가 약을 먹은 것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약을 먹는 행위가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혹시나 약을 먹다 목이 막히지는 않을까, 약이 쓰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그 경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모든 행동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한다. 첫째, 약을 먹는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의 새로움을 강화해준다. 둘째, 아이들로 하여금 그 순간에 골똘히 집중하게 만든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주의는 무언가를 기억에 담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번에는 어른들이 약을 먹을 때 어떻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약을 복용하는 것이 너무 흔한 일상이 되어버려서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 일을 한다. 우리는 입 안에 약을 털어 넣고 물을 마시는 동안 적어도 여섯 가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깜박하지 않고 전기세를 잘 냈나? 오늘은 오전 회의 에서 상사가 또 무슨 일을 새로 맡기려나.... 과도하게 활성화된 뇌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혼선에 약을 먹는 순간에 대한 주의 결핍이 덧붙여지면, 우리는 약을 먹은 지 불과 몇 분 만에 그 사실을 잊어버릴 가능성이 커진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경이로운 느낌, 모든 활동이 모험으로 다가오던 느낌이야말로 어린 시절에 기억력이 그렇게 뛰어났던 이유 중 하나다. 결코 치매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
- 여기서 일상의 활동을 기억하기 위한 두 가지 전략이 나온다. 하나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새로움의 느낌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말이 쉽지 실천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선 같은 맑은 정신을 얻고 자기가 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며 미래와 과거에 대한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매 순간이 특별해지기 때문에 매 순간을 기억하게 된다.
- 작은 일들을 기억하는 두 번째 방법은 더 시시하고, 낭만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심리적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어도 효과가 덜하지는 않다. 앞에서도 했던 얘기다. 기억 기능을 복잡한 정신세계가 아닌 외부의 물리 세계로 넘 기는 것이다. 즉, 종이에 적거나 어떤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요일이나 시간, 혹은 그 둘 모두가 적혀 있는 작은 플라스틱 약 보관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보관통의 칸마다 해당되는 약을 채워두면 다른 것은 기억할 필요 없이 빈 칸은 그 약을 먹었음을 의미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약 보관통을 사용한다고 해서 바보처럼 실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따분하고 반복적인 정보를 전두엽에서 외부 환경으로 넘김으로써 실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현관문 근처의 열쇠걸이처럼 당신이 제자리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 물 건을 위해 특별한 장소를 지정하는 것에 덧붙여, 물건들을 필요해질 가능성 이 가장 큰 곳에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현대의 친밀함은 우리 선조들이 보여준 것보다 더 다양하고, 더 복잡하고, 더 다원적인 양상을 띤다. 그 어느 역사와 문화를 통틀어보아도 지금처럼 친밀함을 중요시하고 강조한 적은 없다.38 수천 년간(우리 역사의 처음 99%에 해당) 우리는 사실 자손을 낳고 생존하는 것 말고는 별로 하는 것이 없었다. 결혼과 암수유대pair-bonding(생물학자들의 용어다)는 주로 생식과 사회 적 동맹을 위한 것이었다. 역사적 시기에는 제한된 자원을 두고 생기는 경쟁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이웃 부족과 유대를 형성하기 위해 결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친밀함의 정의가 달라진 결과, 오늘날 우리는 낭만적인 파트너에게 원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곁에 머물면서 정서적인 지지와 친밀감, 경제적 지원 등을 해주기 바라고, 때에 따라서 친구, 간호사, 조언자, 비서, 회계 담당자, 부모, 보호자, 치어리더, 안마사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섹시한 매력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성적 욕구와 선호도에 맞춰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자기 삶의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우자가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실제로도 점점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 왜 사람들은 에둘러 말할까?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서는 영장류 의 타고난 공격성을 누그러뜨려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일반적으로 영장류는 가장 사회적인 종에 해당하지만 한 집단 안에 수컷 개체를 열여덟 마리 이상 두고 살아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 선을 넘어가면 서로 간의 긴장과 지배 경쟁이 너무 커져서 집단이 분리된다. 그런데 인간의 경우, 수 천 년 동안 수만 명의 남자가 함께 도시를 이루며 살아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이 가까이 붙어사는 데 도움이 된 것 중 하나는 대립을 피하는 화법, 즉 간접화행이다. 간접화행은 자기가 실제로 원하는 것을 대놓 고 얘기하지 않고 암시만 한다. 철학자 폴 그라이스는 이것을 함 축implicature 이라고 불렀다. 존과 마사가 한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마샤는 창문 옆에 앉아 있다고 가 정해보자. 존은 덥다. 그럼 그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창문 열어요.” 이 말은 아주 직설적이어서 마샤를 기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두 사람이 직장동료라면 마샤는 존을 보며 윗사람처럼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신 존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보자. “와, 날씨가 굉장히 덥네요.” 그는 마샤에게 함께 모험을 하자고 초청했다. 그는 직설적이고 대립적인 방식 을 피해서 자신의 의도를 암시했다. 이 정도로 얘기하면 마샤는 보통 그가 단순히 날씨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창문을 열어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음을 추론하고 거기에 동조하는 척한다.
- 믿음 보존 편향 belief perseverance 은 험담과 관련된 일상생활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험담은 최근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험담은 문자로 기 록된 가장 오래된 인간의 기벽 중 하나로, 구약성서와 문자의 여명기부터 내려온 여타 고대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다. 인간은 여러 가지 이유로 험담 을 즐긴다. 자신감이 떨어지다가도 남들을 험담하면 자기가 그들보다 우월 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험담은 충성심을 시험해서 타인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만약 내가 브리트니를 험담하는데, 티파니가 거기에 맞장구를 치며 끼어든다면 티파니를 동지라 믿는 식이다. 험담의 문제는 그 내용이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이다. 험담이 여러 귀와 입을 거치는 동안 모두 들 거기에 한마디씩 보태거나 뺀 경우에는 특히나 그렇다. 믿음 보존 편향 이 작용하는 탓에, 노골적인 거짓말이나 사실의 왜곡에서 발생하는 잘못된 사회적 정보를 근절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험담의 피해 당사자가 되고 나면 경력이나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기도 무척 어려워진다.
- 1962년 10월은 지구의 완전한 파괴에 가장 가까워졌던 세계사의 한 순간이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총리가 미국에서는 '쿠바 미사일 위기 Cuban Missile Crisis'로 알려져 있는 핵 교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갈등을 해소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케네디 대통령과 흐루쇼프 총리 사이의 비밀 채널이었다. 이때는 냉전의 절정기였다. 양측 관료들은 상대방이 세계를 장악하려 들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케네디는 자신과 모든 미국인을 내집단으로, 흐루쇼프와 소련 사 람들은 외집단으로 보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모든 편향이 여기에 축 약돼 있었다. 미국인들은 자신을 신뢰할 만한 존재로 보았으며 미국이 하는 공격적 행동은 국제적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소련이 하는 공격적 행동은 파괴에만 몰두하는 포악하고 무자비하고 비이성적인 행위 주체로서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 믿었다. 그러다가 전환점이 찾아왔다. 흐루쇼프가 모든 허세와 미사여구를 집어 던지고 케네디에게 간청한 것이다. 흐루쇼프는 케네디에게 몇 번이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입장이 돼서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그는 두 사람 다 자기 조국의 지도자라는 비슷한 처지임을 지적했다. “당신이 미국 국민의 평화와 행복을 염려하고, 그것이 대통령으로서 당신이 맡은 책임이라면 나 역시 소비에트 연방 총리로서 내 국민들을 염려합니다. 게다가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일은 우리가 함께 염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현 상태라면 전쟁이 불가피한데, 그 전쟁은 두 나라만의 주장이 대립하는 전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잔혹하고 파괴적인 전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흐루쇼프는 자신과 케네디가 함께 소속되어 있는 한 집단을 지적한 것이다. 세계 주요 강대국의 지도자라는 집단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외집단 구성원인 케네디를 내집단 구성원으로 바꾸어놓았다. 이것이 1962년 10월 26일에 타협의 가능성을 열어준 위기의 전환점이었다. 군사적 행동은 오판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이렇듯 군사적 개입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그리도 많은 것은 무슨 이유 일까? 내집단 · 외집단 편향 때문에 우리는 무력에 의한 강압이 자기들보다는 적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회유책은 적들보다는 자기에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129 전 미국 국무장관인 조지 슐츠는 1970년대부터 현 재까지 40년에 걸친 미국의 외교정책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폭탄과 군수품에 쏟아부었던 그 모든 돈, 그리고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 스탄과 전 세계 다른 곳에서 겪었던 실패를 생각하면, 폭력으로 우리의 의 견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대신 그 나라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아이들의 삶을 개선해주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으면 지금쯤 그 아 이들이 어른이 되어 영향력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을 것이고, 우리를 미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 신비주의자나 물리학자는 한목소리로 시간은 우리 마음이 창조한 환상 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시간은 색과 비슷하다. 실제 세 계에 색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물체에서 반사되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있을 뿐이다. 뉴턴의 말처럼 광파자체에는 색이 없다. 색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이런 파장을 처리해서 색으로 해석하는 뇌의 시각피 질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색의 주관적 실재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딸기를 바라보면 그저 빨간 것 같은 게 아니라 빨갛다. 이와 유사하게 시간도 세상에 대한 경험에 대해 우리 뇌가 부과하는 해석이다. 우리는 밥을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프고, 일어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졸음이 온다.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태양 주 위를 공전하는 덕분에 우리는 일련의 주기적 사건을 통해 낮과 밤, 사계절 등으로 시간을 정리할 수 있다. 이로써 우리는 머릿속으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할 수 있다. 시간을 인식한 인간은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시간을 덩어리와 단위로 나누고 거기에 활동을 배정한 다음 그 안에서 그 활동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시간의 덩어리들은 딸기가 빨갛 듯이 우리에게 실재적이다.
- 뉴런들 사이의 소통을 조절하는 신경화학물질은 뇌 자체에서 제조된다. 이 신경화학물질에는 비교적 잘 알려진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에피네프린은 물론이고, 아세틸콜린, GABA, 글루타메이트, 엔도카나비노이드 등이 포함된다. 이런 화학물질들은 특정 부위에서 분비되고, 특정 시냅스에 작용해 뇌 속의 정보흐름을 변화시킨다. 이런 화학물질을 제조하고, 확산시 켜 뇌의 활성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데는 에너지가 들어간다. 뉴런은 대사하 는 살아 있는 세포고, 그 에너지를 포도당에서 얻는다. 뇌 이외에 우리 몸 에서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조직은 고환뿐이다(남자가 가끔 뇌와 고환 사이에서 자원을 두고 벌이는 쟁탈전을 경험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 포도당의 출처가 어찌되었든, 자동차가 휘발유를 태우듯 뇌는 정신적 활동에 필요한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포도당을 태운다. 뇌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까? 긴장을 풀고 백일몽에 빠져 있는 동안에는 한 시간에 11칼로리, 혹은 15와트를 사용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와 대략 비슷한 양이다. 독서를 위해 관리자 모드를 사용하면 한 시간에 약 42칼로리를 사용한다. 앉아서 수업을 들으면 65칼로리를 사용한다. 이것은 자리에 앉아 서 꼼지락거리는 데 드는 에너지가 아니라(그 점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데 추가적으로 사용되는 정신적 에너지다. 대부분 의 뇌 에너지는 시냅스 전송에 사용된다. 즉 뉴런과 뉴런을 서로 잇는 데 사용된다. 그럼 이것이 결국 생각과 아이디어를 서로 연결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시간관리를 잘하려면 뇌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시간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가 던지는 중요한 질문은 이렇다. 효율 극대화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할 때 찾아오는가, 멀티 태스킹을 할 때 찾아오는가?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해서야 어디 따라잡을 수나 있을까?
- 직관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집중과 백일몽 사이의 시소는 뇌를 재정비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은 그렇지 않다. 멀티태스킹은 그 정의상 문제해결이나 창의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 속적 생각'을 붕괴시켜버리는데, 바로 이런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 정보학 교수인 글로리아 마크는 멀티태스킹이 혁신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10분 30초는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못 된다. 창조적 인 해결책은 완전히 몰두하는 집중과 백일몽 사이에서 일련의 논쟁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었을 때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뇌의 각성 시스템은 새로움 편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뇌의 주의는 거기 에 쉽게 장악당하고 만다. 새로움 편향은 우리에게 가장 깊숙이 내재된 일부 생존욕구보다 강력하다. 인간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만 있다면 먹을 것 이나 짝을 구할 때만큼이나 열심히 일한다. 서로 경쟁하는 여러 활동 중에서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하다. 한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바로 그 뇌 영역이 반짝이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쉽게 정신을 뺏기고 만다는 점이다. 멀티태스킹을 하면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중독의 고리로 빠져든다. 뇌의 새로움 중추가 반짝 이는 새로운 자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 은 한 과제에 집중해서 지속적인 노력과 주의를 기울인 데 따르는 보상을 얻기를 원하는 전전두엽피질에 해롭게 작용한다. 우리는 장기적 보상을 추구하고 단기적 보상은 포기하도록 자신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 상사에서 일꾼으로, 그리고 꼼꼼한 일꾼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기까지 이 모든 수준에서 일어나는 전환은 주의 세트의 전환이며, 여기에는 멀 티태스킹의 대사 비용이 따른다. 손세차 영업점에서 이 세 가지 업무를 세 부류의 일꾼에게 분산시켜놓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자동차 전체를 비누칠하고 헹궈내는 세차원이 있다. 그리고 그 일이 끝나면 꼼꼼한 일꾼이 들어와서 더러운 부분이 남아 있지 않나 자세히 살피고, 바퀴 휠과 범퍼를 청소한다. 그리고 전체 과정을 감시하면서 어느 한 부분이나 어느 한 차에만 시간을 과도하게, 혹은 너무 적게 쓰는 일꾼이 없는지 살피는 상 사가 있다. 이런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각각의 일꾼은 셋이 아닌 하나의 주의 세트를 형성하고, 다른 수준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이 자기 역할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결국 언젠가는 어느 형태의 일꾼으로든 활동해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다. 연구자들은 허드렛일이 있으면 비슷한 것들끼리 모아서 하라고 조언한다. 지불해야 할 청구서들을 모았다면 청구서를 지불하는 데만 신경 쓰자. 그 시간에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갈지, 새 차를 살지 등의 큰 결정 을 내리려고 하지 마라. 집 안을 청소하기로 계획했다면, 그 시간에는 정문 계단을 수리하거나 벽장을 정리하려 들지 마라.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집 중해서 하나의 주의 세트만 유지하자. 정신 자원을 효율적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장기간 하나의 주의 세트를 유지할 수 있는 틈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일을 하고도 에너지가 넘칠 수 있다.
- 덩어리로 나누는 것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두 가지 기능을 지지해준다.
첫째, 명확하게 구별되는 과제를 줌으로써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행 가능하 게 만들어준다.
둘째, 분명하게 정의된 시작과 끝으로 프로젝트를 분할해주 기 때문에 인생의 경험을 기억하기 쉽게 해준다. 이것은 다시 기억이 관리 가능한 단위로 저장되고 검색될 수 있게 만든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시간 을 연속적으로 경험하더라도 삶의 사건들에 대해 얘기할 때는 시간 구분이 가능한 것처럼 쉽게 얘기 할 수 있다.
- 잠은 뉴런의 대사에서 근본적인 속성일 수도 있다. 2013년, 잠이 정보 응고 기능뿐만 아니라 세포의 관리 및 유지에도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새로이 발견되었다. 매일 새벽 5시만 되면 도시를 돌아다니는 쓰레기청소차처럼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 속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대사 과정이 깨어서 생각하는 동안 축적된 잠재적인 독성을 띤 폐기물들을 신경로에서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잠은 실무율을 따르는 현상이 아니다. 뇌의 일부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다른 일부는 깨어 있다. 비몽사몽한다거나 선잠을 잔다거 나 하는 표현은 그냥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것이다. 순간적 으로 뭔가 뻔한 것이 기억나지 않는 뇌 정지brain freeze를 경험해보았거나, 시 리얼에 우유 대신 오렌지 주스를 붓는 등 멍청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의 뇌 중 어느 부분이 낮잠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당신이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는 바람에 주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을 수도 있다.
- 대부분의 사람이 6~8시간 자고 16~18시간 깨어 있는 수면 각성 패턴을 따른다. 이것은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패턴이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에서 우 리 선조들은 오후 낮잠 말고도 잠을 두 번에 걸쳐 나누어 잤다. 이것을 분할 수면 혹은 이중모드 수면이라고 한다. 수면 1라운드로는 저녁을 먹고 나서 4~5시간 정도 잤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한밤중에 1~2시간 정도 깨어 있다가 다시 2라운드로 4~5시간 정도 잤다. 한밤중에 깨어 있었던 것은 야행 성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중모드 수면이 생물학적으로 정상인 듯 보이지만, 인공조명의 발명으로 이것이 깨졌다. 이중모드 수면에 낮잠을 더하는 수면 방식이 건강에 더 좋고 삶의 만족도, 효율, 수행 능력을 더욱 크 게 증진시켜준다는 과학적 증거도 있다. 6~8시간 정도 자고 낮잠은 자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 아온 우리에게 이것은 돌팔이나 떠들고 다닐 허튼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이는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 일하는 존경받는 과학자 토머스 웨어가 발견한 내용이다(재발견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 획기적인 연구에서 그는 실험 참가자들을 하루에 14시간 동안 어두운 방에서 한 달간 살게 했다. 전구가 발명되기 이전의 조건을 흉내 낸 것이다.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두었더니 참가자들은 결국 하룻밤에 8시간을 잤는데, 두 구간으로 나누어 잤다. 이들은 방이 어두워지고 1~2시간 후에 잠이 들어 4시간 정도를 자고, 1~2시간 정도 다시 깨어 있다가 또 다시 4시 간을 잤다.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자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엄청나게많다. 우리 문화에서는 깨지 않고 자는 것이 정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큰 고통을 호소하며 의사들에게 수면제 처방을 요구한다. 수면제 중에는 중독성이 있는 것도 많고, 부작용도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고 계속 졸리다. 수면제는 기억 응고도 방해한다. 어쩌면 잠에 대한 기대를 바꾸고 일과표를 바꾸는 간단한 행동이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낮잠의 이점은 명확히 밝혀져 있다. 5~10분 정도만 낮잠을 자도 현저한 인지능력 강화, 기억력 개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일일수록 그 효과는 크다. 낮잠은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화가 나거나 두려운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낮잠을 자면 부 정적인 감정을 호전시켜 행복의 감정을 키울 수 있다. 낮잠이 어떻게 이런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까? 뇌의 감정 중추인 변연계를 활성화시켜 신경전달물질(우울증, 불안증,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약에도 사용된다)인 모노아민의 수준을 낮춤으로써 가능하다. 낮잠은 또한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발생 빈도를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요즘에는 규정을 만들어서 직원들에게 15분 정도 짧은 낮잠을 자도록 권장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침대가 있는 낮잠 전용 방을 설치한 회사도 많다.
- 캘거리대학의 조직심리학자 피어스 스틸Piers Steel 은 미루기 습관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다. 스틸은 두 가지 요소가 우리를 꾸물거리게 만든다고 했다. “인간은 실망에 대한 내성이 낮다. 매 순간 어떤 과제를 시행하고, 어떤 활동을 추구할지 결정할 때마다 우리는 가장 보람이 큰 활동이 아니라 제일 쉬운 활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즉, 불쾌하거나 어려운 일은 뒤로 미룬다. 우리는 자신이 달성한 성과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전반적인 자신감 결여든, 이 특정 프로젝트 때문에 탄로 날 자신감 결여든 간에 우리가 일을 뒤로 미루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평판이 위험 에 내몰리는 것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자들이 자존심 보호 술책ego-protective maneuver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실망에 대한 낮은 내성은 신경적인 기반을 갖고 있다. 변연계 및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뇌 영역은 전전두엽피질과 갈등을 빚는다. 전전두엽은 뒤처졌을 때 일어날 결과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양쪽 영역 모두 도파민을 바탕으로 움직이지만, 그 각각에 미치는 도파민의 작용이 서로 다르다. 전전두엽피질에서 도파민은 우리를 집중시키고, 과제에 머물게 하지만, 변연계 에서 도파민은 뇌의 자체적인 내인성 아편물질과 함께 작용해 쾌락을 느끼게 한다. 즉각적인 쾌락에 대한 욕구가 만족 지연 능력을 이길 때마다 우리는 일을 뒤로 미룬다. 어느 쪽이 이기느냐는 어느 도파민 시스템이 장악하 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스틸은 자신이 잘못된 믿음'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는 삶이 편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둘째는 자신의 가치가 성공에 달려 있다는 믿음이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일을 미룰 가능성을 수 량화하는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만약 자신감과 과제 완수의 가치, 이 두 가지가 모두 높다면 일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 두 요소가 미루기 방정식의 분모다(이것들이 분모로 들어가는 이유는 미루기와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값이 올라가면 미루기는 내려가고, 그 역도 성립한다). 이것이 두 가지 다른 요인과 겨룬다. 보상의 신속성과 주의 산만함이다(주의 산만은 즉 각적 만족에 대한 욕구, 충동성, 자제력 발휘 능력의 조합으로 볼 수 있다). 과제를 완수하는 데 드는 시간이 길거나 주의 산만함이 높으면 미루기 성향이 높아 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 당신이 어떤 종류든 창조적인 일에 관여하고 있다면 시간을 정리하는 한가지 목표는 아마도 창의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함일 것이다. 누구나 어떤 활동에 너무나 행복하게 몰입해서 시간의 흐름도 잊고, 자기 자신도 잊고, 걱정거리조차 잊어버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1950년대 에이브러햄 매슬로 Abraham Maslow는 이것을 절정 경험'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좀 더 최근,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이것을 '몰입 상태' 라고 불렀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존재 상태로 느껴진다. 안녕과 만족의 느낌이 결합된 고양된 의식 상태다. 신경화학적, 신경해부학적으로도 이것은 평상시와 뚜렷이 구분된다. 몰입 상태는 사람들마다 똑같은 뇌 영역을 활성 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좌측 전전두엽피질(특히 44, 45, 47번 영역)과 기저핵이 포함된다. 몰입 상태에서는 두 가지 핵심 뇌영역이 불활성화된다. 자기비판을 담당하는 전전두엽피질 부위와 뇌의 두려움 중추인 편도체다. 창조적인 예술가가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치 예전에는 감수해보지 않았던 창조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은 것도 바로 이 때 문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게 방해했을 뇌의 두 영역의 활성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다.
- 몰입 상태를 정의하는 것은 관여engagement다. 여기에는 대단히 높은 수준의 관여가 있어야 한다. 정보의 접근과 처리는 아무런 노력 없이도 이루어 지는 것 같다.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들은 바로 손끝에 있다. 심지어 너무 오래돼서 자기가 알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던 정보들을 비롯해 까맣게 잊고 있 었던 기술들까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경우 집중하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당면 과제에 신경 자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가 바로 뇌에서 무언가 역설적인 것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몰입 상태에 서는 더 이상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이런 특별한 주의 상태에 접어들고 나면 과제 집중은 저절로 일어난다. 정신이 산만해지는 것 보다 몰입 상태, 창조적 관여의 정점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가 덜 든 다. 몰입 상태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커지는 이유다. 몰입 상태는 화학적으로도 다른 상태다. 여기에는 아직 확인되지 못한 특 정한 신경화학적 조합이 관여한다.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의식의 흐름 연상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아드레날린(집중을 유지하고 에너지 를 북돋우기 위해)의 균형이 요구된다.1 특히나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선조체(주의 전환이 일어나는 자리)로 알려진 뇌 영역에서 조절되기 때문에 균 형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행동을 억제하고 자제력을 발휘하게 도와주는 GABA뉴런(감마아미노뷰티르산에 반응)이 몰입 상황에서는 활동을 줄일 필 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가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지 않을 수 있어서 아이디어의 생산이 덜 억제당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몰입 상황에서 신체 기능에 의해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항상성에 관계된 과정의 일부, 특히 성욕, 배고픔, 갈증 등의 과정이 줄어들어야 한다. 몰입 상태가 정점에 도달하면 우리는 주변 환경에 대한 의식을 잃어버린다. 칙센트미하이가 지적한 한 사례에서는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지붕이 무너졌는데 외과의사는 수술이 끝날 때까지 그 사실을 몰랐다.
- 몰입 상태는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이 상태에서 당신의 뇌는 의식적인 통제를 발휘할 필요 없이 진행과 운영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특별 활동 모드에 들어가 있다. 이는 해당 과제에 대한 훈련과 전문성이 몰입 상태의 전제 조건인 이유이기도 하 다. 음계를 배운 음악가는 거기에 뚜렷이 집중하지 않아도 운동기억motor memory을 바탕으로 자유자재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실제로 음악가들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마치 손가락이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는 것처 럼 느껴진다고 한다. 농구선수, 비행기조종사, 컴퓨터프로그래머, 체조선수. 그리고 그 외에 기술 수준이 높고 훈련이 잘되어 있는 사람들도 비슷한 현상을 얘기한다. 능력이 어떤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 생각이 전혀 끼어들지 않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이다.
-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려고 하면, 신속하게 간섭이 일어나면서 당신이 누리고 있던 자동성과 높은 수행 능력이 막을 내리고 만다. 자전거 타는 사람을 쓰 러지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기가 어떻게 중심을 잡고 있는지, 혹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집중해보라고 묻는 것이다. 뛰어난 테니스선수 인 존 매켄로 John McEnroe는 시합에서 이런 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상대방이 경기를 아주 잘할 때, 예를 들어 백핸드 스트로크가 특히 좋을 때면 매켄로 는 상대방에게 그 부분을 칭찬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백핸드에 대해 생각할 것이고, 그 때문에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던 동작이 무너지고 말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뇌는 거대한 변화 탐지기다. 우리는 전전두엽의 새로움 편향 때문에 새로운 것에 쉽게 정신을 뺏기고 만다. 우리는 환경과 일정을 조정해서 창조적 영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 스팅은 적어도 네 시간의 개인시간 동안에는 새로운 장면, 색, 공간 배치로 감각이 폭격당하는 일 없이 뇌와 마음의 긴장을 풀고 좀 더 쉽게 몰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산만해지게 만드는 것들을 무시하는 데 성공하려면 자신을 속이거나 손에 잡고 있는 일을 계속하게 북돋아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대처해야 할 산만함은 외부적 산만함(우리에게 손짓하는 세상의 것들에 의해 야기 된다)과 내부적 산만함(우리 마음이 백일몽 모드로 흘러들어가서 생긴다) 두 종 류로 나뉜다. 외부적 산만함에는 앞에서 언급한 전략이 적용된다. 하루 중 특정 시간은 일하는 시간으로 정해서 휴대전화를 꺼두고, 이메일이나 인터넷 브라우저도 꺼두자. 당신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특정 공간을 마련하자. 생산성이 높은 시간에 오는 연락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자.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마음가짐을 갖자. 대선후보 지미 카터의 이야기를 기억하자. 그의 보좌관들은 그를 대신해서 시간과 공간을 관리해주었다. 보좌관들은 최고의 가치를 이끌어내려면 카터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대기 중인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이 좋을지, 혹은 그가 여기 있는 것이 좋을지, 저기 있는 것이 좋을지를 실시간으로 평가했다. 이와 비슷하게 비서들도 상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가 하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되도록 상사를 위해 일정을 짜준다. 상사는 지금 신경 쓰지 못하는 프로젝트나 과제 때문에 염려할 필요가 없다. 비서가 대신 챙겨주기 때문이 다. 이것은 건축 노동자들에 대해 설명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과 실무 일정을 잡고 감독하는 사람이 서로 다를 때 생산성이 높아 지고 품질이 향상된다. 그러나 비서를 두지 못하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와 전전두엽피질의 중앙관리자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내부적 산만함과 싸울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일은 마음 깨끗이 정리하기를 실행하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는 50분 혹은 그 이상 집중력을 유지해야 효과적이다. 당신의 뇌가 집중한 상태에 안착해 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데 드는 시간 때문이다. 가장 좋은 시간관리 기법은 당신의 주의를 끈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글로 적어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프로젝트나 상황에 대한 생각을 마음속에서 지우면서도 잠 재적으로 유용할지 모를 아이디어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한 마디로 전두엽의 외부화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한 발 뒤로 물러나 그 목록 을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머릿속에서 뒤늦게 큰 목소리로 등 장할 내용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있다. 한 가설에서는 시간의 지각은 비선형적으로 이루어지며 자기가 이미 살아온 시간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네 살배기 아이에게 1년은 자기가 살아온 시간에서 아주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40년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다지 큰 비율이 아니 다. 실험에 따르면, 주관적 시간을 계산하는 공식은 멱함수로 나타난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열 살짜리 아이에게 1년은 마흔 살 어른보다 두 배 더 길 게 느껴진다. 아이 때는 1분만 조용히 있으라고 해도 그렇게도 길게 느껴졌는데, 성인이 된 지금 1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시간이 빨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데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서른을 넘기 면 반응 시간, 인지처리 속도, 대사 속도가 느려진다. 따라서 신경 전달의 실 제 속도가 느려진다. 이것 때문에 우리의 느려진 생각의 속도에 비해 세 상이 쏜살같이 나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 치매와 관련해서 우리는 사람이 75세가 되어서 무엇을 하느냐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40세나 50세 때 무엇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증거가 많다. (버클리캠퍼스의 신경과학자 윌리엄 재거스트)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완벽한 해결이 가능한 일은 나한테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그런 일은 이미 다른 누군가가 해결했다.” 해법이 명확한 결정이라면 대통령이 아니라 그 아랫선에서 누군가가 결정을 내린다.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가는 결정은 아랫선에 있는 모든 사람을 쩔쩔매게 만든 문제들뿐이다. 미국 대통령이 내려야 하는 결정은 대부분 인명 손실의 가능성이 있거나, 국가 간의 긴장감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거나, 경제 변화로 실업률을 높이거 나 하는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보통 정보가 부족하거나 불완 전한 상태에서 들이닥친다. 대통령 참모들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브레인 스토밍할 때 대통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참모들이 문제를 위로 넘기는 것은 이들이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런 결정은 대부분 두 가지 손실, 혹은 두 가지 부정적 결과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둘 중 어느 결
과가 더 나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 다. “결국은 확률 싸움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결국 뜻대로 되지 않을 확률을 30~40% 정도는 안고 가야 한다."
- 윈 리조트의 CEO 스티브 윈은 의사결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규모가 충분히 크고 효과적인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는 조직이라면 다양한 수준에 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피라미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내가 결정에 나 서야 하는 경우는 누군가가 실직하거나, 회사가 큰돈을 잃어야 하는 등 부 정적인 결과를 낳는 해결책밖에 없을 때다. 그리고 보통 그 결정은 두 가지 부정적인 결과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틀이 정해진 상태 에서 내게 온다. 나는 그중 어느 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하는 사람인 셈이다.
- 여러 가지 프로토콜에 따라 수십 년간 실행된 광범위한 임상실험에 따르면, 종합비타민은 그 어떤 것에도 전혀 효과가 없었다. 사실 비타민 은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비타민 제제에 함유된 성분의 용량과 관련해 비타민 E와 엽산은 암 발생 위험의 증가와 관련있고, 과도한 비타민 D는 심장 염증의 위험 증가와 관련있고, 과도한 비타민 B는 신경 손상과 관련 있 다. 보충제로 섭취하지 않고 일상적인 식품으로 섭취하는 정도의 용량에 서는 이런 비타민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보충제와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비타민 제제에 보통 들어 있는 용량은 해로울 수도 있다. 감기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비타민 C와 에키네시아(국화과의 다년생 허브식물)를 먹지만,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희박하다.
- 회사는 분산기억 시스템이라 생각할 수 있다. 신입사원이 회사에 잘 적응하는 기술의 핵심은 바로 누가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능한 직원이 되는 길이다. 특히 고위 경영진에게 있어서 이는 더욱 중요한 일이다
- 의사결정의 표준모델은 의사결정자, 특히나 경제나 사업이라는 맥락에 놓인 의사결정자는 정서적인 요인들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신경경제학 neuroeconomics 연구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경제적 결정은 섬엽과 편도체 등을 비롯한 뇌의 정서적 영역의 활성을 일으킨다. 한쪽 어깨에는 천사, 또 다른 어깨에는 악마가 올라타서 혼란에 빠진 주인공에게 경쟁적으로 조언을 늘어놓는 옛날 만화의 이미지는 이 상황에 대한 적절한 비유다. 혜택에 대한 평가는 뇌 깊숙한 곳, 척수와 제일 가까운 선조체의 일부(뇌의 보상 중추인 중격핵도 여기에 포함된다)에서 이루어진다. 그와 동시에 편도체에서는 비용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편도체는 뇌의 심부 구조물로, 흔히 뇌의 두려움 중추로 여겨진다. 전전두엽피질은 비용과 혜택에 대한 상충되는 정보를 받아들여 판단하는 결정자로 작용한다. 이것은 우리 가 두 가지 대안 사이에서 의식적으로 어느 한쪽을 선택하려고 애쓸 때의 경험과는 다르다. 의사결정은 의식적 통제를 벗어나 아주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여기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도록 진화되어온 휴리스틱과 인지적 충동이 관여한다. 우리는 의사결정을 할때 합리적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 착각이다.
- 상급자들은 권한과 결정을 위임하기 꺼릴 때가 많다. 이들은 하급자보다 자시이 기술적으로 더 뛰어나고, 훈련도 제대로 되어 있고, 경험도 많다는 말로 이것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위임해야 마땅한 이유가 있다.
첫째, 상급자는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따라서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데 따르는 혜택은 그런 결정에 들어가는 비용과 대비해서 따져 보아야 한다(다음 격언을 기억하라. 당신의 시간이 가진 가치는 얼마나 되는 가?'). 그 연장선에서 상급자는 더욱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할 수 있도 록 자신의 시간을 아껴둬야 한다.
둘째, 하급자는 결정을 내리기에 더 유리 한 위치에 있을 때가 많다. 하급자는 현장 상황과 관련된 사실들을 직접 접 할 수 있지만, 상급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탠리 매크리스털장군은 미국과 이라크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동안 자신의 리더십과 관련해서 이렇게 진술했다. “나는 지휘할 때 행동을 취할 능력과 권한을 내려놓는다. 리더로서 책임을 방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팀 구성원들은 그저 아랫사람이 아니라 협력자라는 뜻이다.
- 성공한 경영진은 상상 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해 일일이 지침과 지시를 내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의도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소 통하고 나면, 하급자들은 통일된 노력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이 훈련된 주도 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게 된다. 훈련된 주도권 disciplined initiative 이란 기존 지시사항이 더 이상 상황과 맞지 않을 때, 혹은 예측하지 못했던 기회가 등장했을 때 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행동을 취하는 것임
- 분별 있는 위험prudent risk 이란 직원이 판단하기에 잠재적으로 긍정적 결과 가 그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부정적인 결과에 의도 적으로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행동을 취했을 때 따라올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신중하고 치밀한 평가가 요구된다. 생산성 전문가 마빈 바이스보르는 이렇게 지적했다. “개인적 책임감과 업무 현장에서의 협조를 기술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을 무릅쓸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 통제 소재는 표준 심리검사로 측정 가능한데, 이것으로 업무 성과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효과적인 경영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제 소재 외부자인 직원은 자신의 행동이 보상 획득이나 처벌 만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보상이나 처벌에 반응하지 않는다. 고위층 경영진은 통제 소재 내부자인 경우가 많다. 통제 소재 내부자는 성취도가 높고, 통제 소재 외부자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고 우울증에 잘 걸린다. 예상대로 통제 소재 내부자는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통제 소재 외부자와 달리 이들은 자신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통제 소재 내부자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능동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 나서고, 그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 로 활용하며, 문제 해결에도 더 뛰어나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경영진으 로선 통제 소재 내부자만 골라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특정 업무에 따라 필요한 자질은 달라진다. 통제 소재 내부자는 통제 소재 외부자보다. 외부의 지시에 순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설득력 있는 메시지에 노출되고 나서도 태도의 변화가 적었다.
- 백악관에서는 소통을 어떻게 정리할까? 우선 대통령과 부통령은 자기 책상 위에 문서를 쌓아두지 않는다. 그리고 이메일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둘다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것이다. 모든 소통은 비서실장을 통해 이뤄진다. 우 선순위가 무엇이고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비서실장이 결 정한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특정 주제에 대한 요약 책자를 받는다. 예를 들 어, 대통령이 미네소타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면 직원 들이 전화통화, 회의, 이메일, 팩스, 서신 등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한데 모아 바인더로 묶는다. 각각의 직원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판단하에 문서를 분류하고 철할 재량권을 갖고 있다. 백악관 규범'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활히 소통할 수만 있다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정리하면 된다. 이런 분산된 정리 시스템은 제너럴모터스 프리몬트 공장에서 사용되었던 것 같은 하향식 접근방식이 언제나 가장 효과적인 것만은 아님을 강력하게 일깨워준다.
- 일부 사람들, 특히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모든 파일이 자기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지 못하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이런 사람들에게 컴퓨터에 이메일을 철해놓는 것은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이런 경우 린다처럼 프린터로 출력해서 정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파일들을 서랍 아래 숨겨놓을 필요가 없는 개방형 파일카트와 선반도 존재한다. 파일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그냥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겐 작은 구획을 나누어 사물을 거기에 집어넣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인지 스타일과 맞지 않거나, 창의성 발휘에 방해가 될 뿐 이다. 이것은 2장에서 소개한 두 가지 주의 시스템과 관련 있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백일몽 모드에 들어가 있을 때 가장 혁신적이다. 사물을 작은 구획에 집어넣는 것은 중앙관리자 모드에 들어가야 할 뿐 아니라 그 모드에 머물러야 가능한 일이다. 이 두 모드가 시소 관계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어느 한 모드에 들어가려면 다른 모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창조적인 사람들 중에는 여기서 언급한 구획 시스템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다.구획나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법률계에서 의학계, 과학계에서 예술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과 사회 각계각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파일관리를 대신해줄 비서를 고용하거나 파일 파산을 선언하고는 그냥 파일들이 더미째 쌓이도록 내버려둔다.
- 생산성 전쟁에서 승리하는 회사들을 살펴보면, 대개 직원들에게 생산성 시간, 낮잠시간, 운동시간, 그리고 일을 할 수 있는 차분하고 고요하고 질서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끊임없이 일을 하라고 다그치는 스트레스가 많은 환 경에서는 깊은 통찰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구글이 회사 본부에 탁구대를 설치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101 미국과 캐나다에서 영업하는 40억 달러 규 모의 식료품 체인점 세이프웨이는 스티브 버드의 리더십 아래 지난 15년간 매출액이 두 배로 성장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급여 인센티브를 통해 운동을 장려하고 회사 본부에 체육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어놓았다.1 연구에 따르면 주당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올라 간다고 한다. 이는 적절한 여가시간과 재충전 시간은 고용주나 직원 모두에 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 초과근무, 그리고 거기에 동반되는 수면 부족은 실수와 오류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초과근무 시간보다 그런 실수와 오류를 만회하는 데 드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 페리 쿡은 기업과 꼼꼼한 개인들에게 낡은 컴퓨터를 유품처럼 주변에 남겨두거나, 그런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 컴퓨터와 함께하던 시절의 프린터도 있어야 한다(옛날 프린터는 보통 요즘 컴퓨터와 호환이 안 된다). 이렇게 준비해두면 낡은 파일을 지금 읽을 수 있는 포맷으로 전환할 방법이 없는 경우에도 원하는 때에 프린터로 출력해서 볼 수 있다. 쿡의 설명이다. “이것은 현대 기술에 대해 석기시대 사람들처럼 접근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버사 이모가 보낸 이메일을 보관하 고 싶으면 프린터로 출력해서 보관하세요.” 쿡은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 때 낡은 컴퓨터를 버리기보다는 부팅 가능한 디스크 이미지를 만들어서 3~6개월마다 낡은 컴퓨터에서 확인해보라고 충고한다.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절에 사용한 9mm 테이프를 비롯해 처음 PC가 등장한 시절에 사 용한 5글인치 플로피디스크에 정보를 보관해두고 결코 파일 이송을 하지 않 는 회사들도 있다. 대도시에는 파일 이송 서비스업체들이 있지만 서비스 가 격이 비싸다. 이런 매체들은 너무 낡아서 이제는 그것들을 읽을 수 있는 기 계 자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도서관 사서나 대기업의 IT 부서에서는 파일이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상근직 직원을 한 명 이상 둘 것을 권하고 있다(파일 이송 담당자는 백업 담당자와 다르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업무다). 마지막으로 쿡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사용하는 파일 포맷이 오픈소스 라면 이런 경우 크게 도움이 된다. 왜 그럴까?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Adobe 파일들은 아주 취약하다. 파일에서 한 비트만 오류가 나도 컴퓨터는 그 파일을 아예 읽을 수 없다. 반면 그냥 문서파일(txt 파일)은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읽어볼 수 있다. 거기에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저 한 글자가 깨지는 것에 불과하다. 파일이 오픈소스라면 어딘가에 분명 그 파일을 어떻게 열지 알아낼 수 있는 컴퓨터광이 있을 것이다."
- 개구리를 먹어라. 하기 싫은 일을 아침에 제일 먼저 하면 나머지 하루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는 늘 중립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정보를 제공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보 제공자가 어떤 조직의 후원을 받는지, 또 누구와 제휴하고 있는지, 그리고 웹사이트의 내용이 공무원, 전문가, 당파주의자, 아마추어, 혹은 본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칭하는 사람에 의해 승인 되거나 제공된 것은 아닌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은 자기 몸을 자기가 스스로 챙겨야 했던 무법천지의 서부시대와 비슷하다. 디지털 시대의 사기꾼, 거짓말쟁이, 엉터리 물건 판매원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은 인터넷 사용자 각자의 몫이다. 이 또한 그림자 노동의 사례로 들린다면 제대로 본 것이다. 정보의 진위를 증명하는 일은 정도는 다양하지만 도서관 사서, 편집자, 출판사에서 책임지던 일이었다. 교수와 맞 먹는 학위를 지닌 도서관 사서를 두는 대학도 많다. 훌륭한 사서는 학자들의 학자다.
-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 중요한 것은 특정 사실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사실을 어디서 찾아봐야 하는지 알고 있느냐, 그리고 거기서 찾은 해답이 과연 타당한지 검증할 방법을 알고 있느냐다. 인터넷에서는 무슨 일이든 허용된다. 음모론자들은 맥도날드에 대해 사회보장제도를 훼손시키고, 진보 진영 엘리트들이 손아귀에 권력을 움켜쥐게 하고, 외계인들이 우리 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국적으로 이루어지는 끔찍한 계획의 일 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사실은 사실일 뿐이다. 콜럼버스는 1776년이 아니라 1492년에 대양을 항해했다. 붉은 빛은 파란 빛보다 파장 이 길다. 아스피린은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자폐증을 유발하지는 않 는다. 중요한 것은 사실인데, 정보의 원천을 추적하는 일은 점점 쉬워지는 동시에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도서관에 가서 원하는 정보를 찾았다. 도서관에 가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는 저명한
학자가 쓴 백과사전이나 상호심사 학술지 등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단 이런 자료를 통해 검증하고 나면 마음이 놓였다. 오히려 사회 변두리의 의견이나 완전히 잘못된 의견을 접하기가 힘들었다. 하지 만 지금은 수천 가지 의견이 넘쳐난다. 그리고 잘못된 의견들을 올바른 의견들만큼이나 많이 접한다. 우리는 자기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확신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각자가 자신이 접하는 정보를 시험하고 평가하면서 책임지 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기술이다. 명쾌하고, 완벽하고,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말이다.
- 정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무언가를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원칙은 바로 이것이다. 정리의 부담을 뇌에서 바깥세상으로 넘겨라. 이런 과정의 일부 혹은 전부를 뇌에서 물리적 세계로 떠넘길 수 있다면 실수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정리된 마음은 당신이 그저 실수를 피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하게 해준다. 정 리된 마음은 당신이 그렇지 않았다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일을 하고, 상상하 지 못했던 곳에 갈 수 있게 해준다. 꼭 무언가를 적어놓거나 외부 매체에 기록해놓는 것만 정보의 외부화가 아니다. 이미 당신을 위해 정보 외부화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당신은 그저 그 신호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만 알면 된다.
- 글릭은 자신의 책 《정보 The Information)》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경고에는 모종의 진한 향수가 배어 있고, 그와 함께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 담 겨 있다. 지식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느린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도서관을 빼곡히 채운 책들 속을 탐험하는 것 은 그 자체로 어떤 보람이 있다. 오래된 책들을 들추어보고 읽는 것은 데이 터 검색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정신적 자양분을 준다.” 글릭의 이 인용문은 여 기에 딱 들어맞는 사례다. 나는 어반대학 도서관에서 전혀 다른 책을 찾고 있다가 글릭의 책이 시선을 끄는 바람에 이 글을 접하게 됐다. 과학계에서는 애써 찾은 자료는 너무 지루한 데다 별 쓸모도 없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시선을 끈 자료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가 활력을 불어넣는 경우가 많다. 요즘 학생들은 낡은 학술지를 뒤적거리다 만나게 되는 뜻밖의 발견의 즐거움을 모른다. 찾는 자료가 있어서 별 관련 없는 글들을 뒤지다 보면, 자기의 뇌가 어떤 흥미로운 그래프나 제목에 이끌리고 있음을 발견할 때가 있다. 요즘에는 자기가 원하는 학술지 논문 제목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정확하게 찾아준다. 이런 방식이 효율적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감을 불어넣고, 잠들어 있던 창조적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 누군가의 잡동사니 서랍은 그 사람의 인생처럼 자연스럽게 엔트로피 현상이 일어난다. 가끔 우리는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 내가 정말 이 물건이나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이 나를 에너지와 행복으로 채워주나? 내게 도움이 되나?
* 나는 애매한 말로 소통하는가, 아니면 직설적인가? 나는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요구하는가, 아니면 내 배우자나 친구, 동료가 내 마음을 꿰뚫어봐주길 바라는가?
* 내가 똑같은 물건을 굳이 여러 개 모아야 하나? 내 친구, 습관, 생각 등이 너무 똑같지는 않은가? 나는 새로운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에 열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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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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