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사람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가 주어지면 기쁜 마음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다. 그리 고 목표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오히려 원래 바랐던 목표보다 좋은 성과가 나올 때도 많다.  이런 태도의 바탕에는 후츠파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후츠파는 삶을 대하는 확고한 자세로,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고집이 세고 무례하 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긍정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적절한 후츠파 정신과 함께라면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가 가족이 한데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설득할 때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기업가가 중요한 사업 미팅에서 이전에 없었던 창의적인 거래 방식을 제안하기까지, 후츠파는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한다. 당당하고, 용감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가 후츠파의 진정한 힘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 곳곳에서 후츠파를 발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술 강국으로 우뚝 선 데는 후츠파의 역할이 컸다. 다들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국가'로 불린다는 사실은 이미 알 것이다. 아주 딱 맞는 표현이다. 이스라엘은 전 세 계에서 인구 대비 스타트업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인 동시에 미국 다음으로 글로벌 기업가정신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 “석유를 찾아 중동으로 간다면 이스라엘은 들를 필요가 없다. 인재를 찾아 중동으로 간다면 이스라엘 외에는 들를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은 에너지가 없는 대신 그를 상쇄할 만큼 많은 인재를 지녔다.” (워렌 버핏)
- 이스라엘의 역사와 지정학적 조건 탓인지 사람들은 엄청 나게 효율적이고, 경각심이 높은 데다가, 대응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굉장히 혁신적이다.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고 곧장 행동에 나선다. 그 결과 삶을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재치 넘치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또한 이런 특징 덕분 에 뛰어난 기업가가 다수 배출됐다. 하지만 동시에 이스라엘 사람 들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언제 일이 터지나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 
- 장기 계획 수립과 즉각적 상황 판단은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이지만 종종 대립되는 성향으로 판단된다. 기업가는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하지만 일단 기업을 설립하고 경영을 시작하면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기 마련 이니 조직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순발력을 발휘해 상황에 따라 적 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업을 키우는 데는 체계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임기응변 또한 못지않게 큰 역할 을 한다. 즉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미리 생각해 두기보다 그때그때 사태에 맞춰 알맞은 대응을 내놓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무섭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활용해 예상하기 힘든 인간의 행동을 추리하는 소프트웨 어 프로그램 또한 현대적인 임기응변에 속한다. 여러 가지 면을 모두 감안했을 때, 임기응변은 순간적인 처세술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며 임기응변 기술을 익힌다. 어떻게 보면 임기응변을 체득하는 셈이다. 하지만 당장 주어진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대응하는 전략이 주를 이루다 보니 다른 나라처럼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나 단체를 찾기가 어렵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몇 십 년 뒤가 아닌 내일을 생각해서 행동한다. 이스라엘 기업이 규모를 키우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 사람은 기업가로서 훌륭한 자질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대한 조직을 운영하기에 적합한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 이스라엘에서는 얄라 alla', 즉 일단 행동에 나선 후 삶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지 지켜보라는 표현이 있다. 열망과 열정을 가져라. 그리고 비현실적인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라.
- 발라간은 러시아에서 유래한 단어로 이스라엘에서는 지저분함, 즉 미리 정해진 질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사람들은 물론 사회 체제까지 즉흥적이다. 놀랍겠지만 이스라엘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발라간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아이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모두가 발라간의 태도로 삶을 살아간다. 무질서는 혼란을 초래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스라엘의 발라간은 유연성을 발휘해 주변 상황을 수용하도록 돕는다. 놀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엄격한 규칙을 따르기보다 발라간의 태도로 열린 마음을 유지하면 변화를 수용할 여유가 생긴다. 즉 발라간은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는 의외의 상황에 대응하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유도한다. 다소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느 껴지겠지만, 혼란을 추구하는 발라간이 아니라면 어떻게 갈등과 불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단 말인가? .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지저분한 책상이 지저분한 정신을 의미한다면, 빈 책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뉴욕타임스〉의 페넬로페 그린Penelope Green 또한 아인슈타인의 의 견을 지지했다. 그린은 “지저분한 책상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를 상징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깔끔한 일터를 유지하는 사람들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린다고 주장했다. 그린은 신경심리학자 제러드 폴락 Jerrold Pollak의 말을 인용해 “완벽한 정리정돈은 인생의 예측 불 가능한 면을 부정하고 통제하려는 헛된 시도일 뿐”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 에릭 에이브러햄슨Eric Abrahamson과 데이비드 H. 프리드먼David H. Freedinan은 그들이 쓴 책 《완벽한 무질서A Perfect Mess에서 말했다.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보다 적당히 무질서한 사람, 기관, 체제로 이루어진 사회가 더 효율적이고, 탄력적이고, 창의적이고, 대개 더욱 효과적이다.” 이뿐 아니라 환경에 따른 영향을 주제로 한 선구적인 연구는 약간의 소음이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제니스 데네그리노트Janice Denegri-Knott와 엘리자베스 파슨스 Elizabeth Parsons가 이야기하길, 지저분함은 '지저분한 정신'을 의미하 지 않는다. 발라간은 오히려 더 좋은 생각을 이끈다. 데네그리노트와 파슨스가 말하길, 발라간은 “깊숙이 뿌리 내린 편견과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 사회에 어떤 질서가 필요한지, 또 현재 우리가 따르는 규칙 외에 어떤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발라간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게 바로 진정한 기업가정신이 아니겠는가?
- 이스라엘의 유년기는 협력, 공동체 형성, 사회적 관계 유지 및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이스라엘 사회는 '패거리를 굉 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대부분의 문화에서 패거리라는 단어는 나 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히브리어로 패거리는 차부라(복수 로는 차부로트)로 번역되는데, 이 단어에 부정적인 느낌은 조금도 없 다. 차부라는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는 어린이 또는 청년의 무리를 뜻한다. 이들은 학교나 방과 후 활동, 이웃 동네에서 만나 친목을 다진다. 이스라엘에서 차부라는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어른이 된 후에도 종종 차부라를 통해 관계를 넓혀 나간다.
- 나는 선수 시절 9,000번 이상 슛에 실패했다. 300번이 넘는 경기에서 패배했다.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결승샷을 놓쳐 팀이 실패한 적이 26번이나 된다. 나는 평생 실패에 실패를 반복했다. 내가 성공한 비결은 실패에 있다.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의 전설로 남은 빈스 롬바르디 Vince Lombardi 코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넘어져도 괜찮다. 문제는 다시 일어날 것인지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지에 있다.
- 이스라엘의 불안정한 지정학적 조건으로 지금과 같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이 가능했다는 발상의 전환은 새로운 관점을 제 시한다. 위협을 도전의 기회로 보는 태도는 두려움을 완화한다. 주 어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사람 들은 외부의 위협에 무력하게 굴복하는 대신 문제를 정확히 인식 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노력은 안보는 물론 경제 발전까지 가져왔다. 언제 테러와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삶이 우리를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 이스라엘에서는 군 복무 이력을 강점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군대에서 새롭게 형성한 사회적 관계망이 발돋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이스라엘에서 군대는 사회 재통합을 유도한다. 스웨드와 버틀러의 의견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구의 70 퍼센트 이상이 군 복무가 인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으 며, 68퍼센트 이상이 이스라엘 방위군 복무 이력이 구직 성공 확률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 출신 배경이나 과거 경력과 상관없이 입대한 이상 모두 같은 동료로 대우받으니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계급이란 개인이 지닌 역량과 지휘 능력을 인정한다는 징표로 여겨질 뿐이다. 윌리엄스는 말했다. “장교를 달아도 다른 계급과 같은 군복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는다. 전장에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장교는 다른 병사와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고 같은 막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수평적이고 비계층적인 문화는 책임을 분산하는 효과를 보인다. 군사 역사 연구가 에드워드 루트왁Edward Luttwak이 설명하길 “이스라엘 방위군은 의도적으로 고위급 군인 숫자를 적게 유지한다. 즉 명령을 내릴 장교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교의 숫자가 줄수록 낮은 계급에 주어지는 자율성이 늘어난다.”
- 이스라엘 공군의 보고 문화를 설명하는 데 두그리 dugri'보다 적합한 히브리어 단어는 없을 것이다. 두그리는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현상을 이야기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두그리를 갖춘 사람은 부정적인 부분까지 솔직하고 명료하게 이야기한다.  두그리야말로 이스라엘 공군 보고 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보고할 때는 사실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은 날을 떠올려 보자. 거래처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날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회사로 돌아오자 동료가 묻는다. “프레젠테이션 어떻게 됐어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아마 “끔찍했어요” 또는 “잘 안 풀렸어요”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는 감정을 나타내는 대답이다. 하지만 스스로 “내 가 무엇을 잘못했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내일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은 달라진다. 이 질문에 “끔찍했다”는 대답은 맞지 않는다. 이스라엘 공군의 보고 체계는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나?”, “그 일이 일어난 이유가 무엇인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자신을 질책하는 대신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길잡이를 제공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완전히 망쳤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대신 무엇을 왜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 인지를 고민하면 아마 이런 대답이 나올 것이다. “요점을 날카롭게 짚지 못했고, 생각만큼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전달하지 못했다. 새 벽 2시가 다 돼서야 잠들어 굉장히 피곤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 요한 프레젠테이션 전날에는 적어도 7시간은 꼭 자야겠다.” 이렇 게 논리적인 분석에 앞서 “끔찍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물론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 버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미래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두그리의 가장 큰 이점은 감정적인 부분은 잠시 미뤄 두고 곧장 개선점 찾기에 집중하는 데 있다.
- 영어로 임기응변, 즉 improvise는 계획하다'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provisus에서 파생했다. 계획에 부정형 접두사 im이 붙었 으니 improvise는 계획이 없는' 또는 준비되지 않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히브리어로 임기응변은 '일투르iltur'라고 한다. 이는 즉시 행동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레알타르lealtar'에서 나왔다. 허술 함을 떠올리게 하는 영어와 달리 히브리어에서 임기응변은 즉흥성을 강조하며 현재에 충실한 느낌을 준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일 투르는 어떤 문제를 맞닥뜨려도 효율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변화하 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으로 여겨진다. 이스라엘이 그랬 듯 자원이 부족하면 임기응변으로 결핍을 이겨 내면 된다. 이 과정 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점차 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을 배운다. 자원 부족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서 일투르는 예정에 없이 갑자기 마주한 상황에 대처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순간에 충실하게 살며 적응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학습한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방법을 배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맹목적일 만큼 긍정적인 신념을 가졌다. 히브리어로는 이를 '이히예 베세데yiheye beseder'라고 부른다. 이히예 베세데라는 단어 뒤에는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가 있 다. 어떤 면에서 이는 우리가 이스라엘답다고 표현하는 모든 자질의 본질과도 같다.
- 복잡한 문화 현상이 모두 그렇듯, 이히예 베세데 또한 단점을 지닌다. 이히예 베세데를 핑계로 정당한 비판을 회피하고, 어려운 문제를 회피하고, 힘든 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에타이 실로니 Etay Shilony 박사는 그의 책 《이스라엘리즘lycielism)에서 충분한 생 각과 고민을 거치지 않고 대충 일을 처리하는 이스라엘 조직 문화 를 언급하며 비판했다. 실로니 박사에게 이히예 베세데는 이스라 엘 기업과 정부의 무관심과 태만을 상징한다.  “이히예 베세데가 이런 부작용을 보이는 이유는 근거 없는 낙 관 때문입니다.” 페레스가 이야기하길 “뭐든 다 잘될 거라고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말만 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되도록 행동해야죠. 제대로 노력하지도 않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는다면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내 마음이 편하려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이히예 베세데를 남용하면 위험합니다. 이히예 베세데를 핑계로 책임을 분산하다가는 끔찍한 결과가 나올 겁니다.” 이히예 베세데가 지닌 부정적인 면은 현상의 복잡성 을 증명한다. 적절히 활용해 자신의 신념을 강화한다면 기업과 국가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 더 퓨처  (0) 2021.03.01
석유전쟁  (0) 2021.03.01
CEO 사회  (0) 2021.01.21
권력의 배신  (0) 2021.01.21
똑똑함의 숭배  (0) 2021.01.17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