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터득하는 대부분의 기술은 사실 숨겨진 뇌에 일련의 규칙을 가르치는 것과 관련이 있음. 당신이 처음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배울때, 당신이 중력, 균형, 가속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규칙을 터득하면, 당신의 의식적인 뇌는 자전거 타기를 숨겨진 뇌의 영역으로 밀어냄. 당신은 더이상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음. 이제 그 행동은 자동으로 일어나게 됨. 의식적인 뇌는 느리고 신중함. 의식적인 뇌는 교과서를 통해 배우면서 규칙들이 어떻게 예외성을 가지는지를 이해함. 숨겨진 뇌는 빠르게 활동하도록, 즉 빠르게 접근하고, 즉각 적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음. 지금 이순간, 숨겨진 뇌는 의식적인 뇌가 같은 효율성을 가지고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음. 숨겨진 뇌는 속도를 얻기 위해서 정교함을 희생함
- 투자자들이 일단 기업에 대해 알고나면, 이름보다는 더 중요한 것들을 근거로 투자하기 시작함. 회사 이름이 발음하기 쉽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실제 필요한 투자기술에 능숙하게 될 때까지만 유효함. 숨겨진 뇌는 발음하기 쉬운 기업의 이름들을 안정감과 연관시켰고, 발음하기 어려운 기업의 이름들을 불안감과 연관시켰음. 안정감은 투자자들이 특정주식을 선택하며 그 주식의 가치를 과대평가했던 이유인 친숙함이나 안전함과 연결되었음. 불안함은 투자자들이 특정주식을 피하고, 주식을 과소평가했던 이유인 위험이나 생소함과 연결되었음. 휴리스틱(안정감을 안전함과 연결하고, 불안을 위험과 연결시키는 마음의 지름길)을 낯설고, 알지 못하는 상황에 적용시키는 것이야말로 트러블을 일으키게 됨.
- 사람들은 자신이 동감하는 말을 들을 때, 잘 호응하고 신속하게 반응함. 반면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 반응이 눈을 깜빡하는 순간만큼 순간적이기는 하지만, 느림. 이유는 숨겨진 뇌가 곤혹스러운 상황 앞에 놓여 있다는 걸 깨닫고는 새로운 상황에 대비하기 때문.
- 타인들이 성취한 업적에 대해 우리가 자긍심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는 혼란스러움이 바로 숨겨진 뇌의 메커니즘과(숨겨진 뇌는 우리가 속 좁은 이기심에 조심하도록 설계되어 있음) 밀접하게 관련됨. 우리는 뭔가를 남들보다 탁월하게 잘할 경우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냄. 또 우리가 탁월한 재능이 있는 사람과 관련을 맺고 있을 때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냄. 보통 숨겨진 뇌 안에서 이 두가지(자긍심과 질투의 충동) 메커니즘은 갈등을 일으키지 않음. 자기가 잘하고 싶어하는 분야에서 친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일 때 이 두가지 충동은 무의식적으로 서로 갈등을 일으킴.
- 옳고 그름에 관한 우리의 기본적 관념은 교과서와 주일학교에서 배운 것이나 메시아와 입법자들이 정한 법에서 기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뇌의 영역에서 기원함. 우리가 윤리와 도덕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성경이나 인간의 법률에 의해서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아주 오래된 규칙들이라 할 수 있는 숨겨진 뇌의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진 것임. 뇌기능이 정상적인 사람들은 사회적관계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을 굳이 받을 필요가 없음. 사회적 관계는 모든 도덕성의 근본을 이룸
- 정신분열증과 자폐증에서 불안증, 우울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범위에 걸친 정신장애 환자들은 우리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뇌영역 손상이나 기능장애를 경험함. 헤로인이나 코카인 혹은 니코틴 중독은 무의식적인 뇌 안에 있는 경로를 장악함. 일단 중독에 의해 뇌 안의 경로가 장악되면, 숨겨진 뇌는 자신의 의지와 어긋나게 행동하고, 명백하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도록 의식적 마음을 조종함. 자폐증과 정신분열증의 경우, 무의식적인 뇌의 다양한 메커니즘에 문제가 발생함. 예컨대, 상측두이랑 으로 알려진 뇌 영역에 있는 회백질의 감소는 많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망상 및 환각과 상관성을 보임. 편도체 및 전전두엽으로 알려진 뇌 영역이 변화하면,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종종 다른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음. 표정을 읽을수 있는 능력은 의식적인 기능처럼 느껴지지만, 대체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표정을 읽음. 표정을 읽는 능력은 사회적 판단의 본질적 구성요소임.
- 사람들은 통상 자신들의 개인적 성향과 동기를 반영해 결정을 내림. 하지만 재난이 한 집단에 닥칠 경우엔 흔히 개인의 결정 보다는 집단 행동 자체가 결정적 역할을 함. 그리고 이런 일은 대부분 거의 무의식적으로 일어남.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도움을 받고, 안내를 받기 위해 집단으로 주의를 돌리는 경향이 있음. 위기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구속력은 대형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죽거나 집단적으로 살아남는 이유를 설명해줌
- 우리는 진화하는 과정에서 집단에 의존함으로써 좀더 안전할수 있었음. 집단에 의존하는 것이 가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의 뇌는 우리가 집단으로 모여서 활동하도록 진화했음. 우리의 진화된 생존본능은 결과적으로 불합리함. 경보가 울릴 때, 숨겨진 뇌는 우리에게 불안을 느끼게 하고, 집단에 주의를 돌리도록 지시함. 집단은 우리 조상들을 위험과 위기에 노출시켰던 때보다는 위안과 안전을 제공해주었을 때가 많았기 때문. 하지만 현대의 재난상황에서는 집단이 주는 위안은 통상 개인을 위험에 빠뜨림. 현대에 발생하는 위기상황들은 너무 복잡해 집단 내의 누구도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기 때문. 집단이 항상 그릇된 일을 한다는 게 요점은 아님.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자율성을 위축시킨다는 게 요점임. 개인의 자율성이 불안을 일으키는 반면, 집단은 위안을 줌. 하지만 재난상황에서의 불안을 옳은 반응임. 거짓 위안이야 말로 치명적인 것임.
- 터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터널이 외부세계를 봉쇄한다는 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이끌림. 해야만 하는 일들이 서로 상충되고, 견해들이 서로 맞부딪히며, 그리고 다양한 언어로 이루어진 문화의 불협화음은 우리의 삶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만, 그런 요인들의 영향 때문에 우리는 사물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음. 사람들이 자살 폭탄 테러범의 터널로 들어갈 때, 터널 밖에서 경험하는 위와 같은 갈등과 경쟁은 사라지고 맘. 터널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터널은 세계의 전부임
- 우리는 순수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신중하고, 공정하다고 느낄 때조차 무의식적으로 편향되어 그릇된 일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임. 그러면 우리의 사법제도가 이따금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수를 빈번히 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임. 어떻게 보면 배심원제도는 12명의 개인적인 직관을 법의 언어로 신성시 하고 있는 것임. 배심원, 판사, 검사 그리고 심지어 피고측 변호사까지도 무의식적 오류를 쉽게 범할 수 있음. 마치 초등학생 수준의 물리학 지식으로 지은 건물이 무너질 게 뻔한 것처럼 법제도에서 전반적인 오류는 필연적임. 뇌와 인간행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근거한 사법제도는 상상하기에도 벅찬일임. 이런 이유때문에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생명 그리고 죽음과 직결된 판결을 내릴 때, 정직한 사람들의 선의의 의도가 무의식적인 편향을 막을 수 있다는 신화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음.
- 착각적 상관은 별개의 두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 두 사건이 아무런 연관이 없을 지라도 우리의 숨겨진 뇌에게 미묘하게 편향을 주어 두 사건을 연관시켜 보게 함. 만약 당신이 먹었던 음식 때문에 아침에 배탈이 난 적이 있으며 그때마다 비행기를 탔다면 당신은 비행이 배탈을 일으킨 것이라고 믿게 됨
- 총을 소지하고 있을 때 우리는 분명 더 통제력이 있다고 느낌. 그리고 그런 통제력에 대한 느낌과 안전성을 혼동하기 쉬움. 사실 이런 느낌은 숨겨진 뇌의 무의식적 편향임. 수천년을 거치면서 형성된 진화의 영향 때문에 동물들은 통제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선 불안을 느낌. 동물들에게는 통제력이 있는 상황보다 통제력이 없는 상황이 더 위험하기 때문. 하지만 통제를 안전과 연관시키는 무의식의 경험적 법칙은 현대생활에서는 유용하지 못함. 사람들은 난기류 지역을 지나가는 여객기에 앉아 있는 것보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시속 70킬로마일로 고속도로를 내달리는게 더 안전하다고 느낌. 우리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 자동차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다는 환상에 빠짐.
- 우리의 뇌는 폭력이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옛 시절의 모진 시련을 겪으면서 설계됨. 그 시절 우리의 조상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대상은 육식동물, 부상, 함정이었음. 이런 이유로 모두는 원초적 공포를 가지고 있음. 한밤중에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 비행기의 추락, 거리를 활보하는 사이코패스. 당연히 우리가 이런 것에 공포를 느끼는 심오한 진화론적 이유가 있을 것임. 수천년 전이라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무시무시한 공격자들과 맞닥뜨린 상황을 두려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임.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정말로 공포를 느껴야만 하는 사건은 거의 전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행동에 달려 있음. 계단도 못 올라가고,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아 죽는 사람이 살인자들에게 살해당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음.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될 위험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더 큼. 수치로 엄격하게 따지면 한니발 렉터같은 살인자를 만나 살해당할 가능성보다 담배를 피우다 죽을 가능성이 더 높움. 하지만 우리는 작은 수치의 상대적 크기에 대해 생각하는데 그리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수치를 따져보려 하지는 않음. 무의식적 마음은 직관에 기댐. 직관은 외부의 폭력과 위험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이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과 같이 폭력적인 외부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게 함.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테러리즘, 살인, 비행기 추락이 심장병이나 자살, 폐암보다 더 위험하다고 느끼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