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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4. 1. 17. 20:10

- 중국이 반도체 생산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는 노광기 중에서도 '최첨단 노광기'다.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로 경 쟁하는 초미세 회로를 새겨 넣으려면 파장이 극도로 짧은 빛을 쏘 아야 하는데,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노광 장비 업체 ASML은 파장 이 13.5nm에 불과한 EUV(자외선)를 쏠 수 있는 장비를 세계 최 초로 상용화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첨단 노광기는 진공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미세한 주석 알갱이를 레이저로 쏴 맞춰 플라스마 상태로 만드는 일을 초당 5만 번이나 하는 기계다.
네덜란드의 노광 장비 기술도 중요하지만, 빛을 모아서 실리콘 칩으로 정확하게 쏘는 거울을 만들려면 최고의 광학기술이 있어 야 한다. 그래서 독일의 광학기술이 필요하다. ASML이 만드는 노 광기에 들어가는 부품 중 ASML이 직접 만드는 부품은 15% 정도 이고, 독일의 광학기술, 미국의 레이저 광원기술과 일본의 장비, 부품이 합쳐져서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이 10나노 이하의 초정밀 반도체를 만들려면 고성능 노광 기인 EUV 장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미국의 방해로 EUV 구입이 막혀 있다. EUV 장비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사이머cymer 사에서 레이저 광원을 납품하는데,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Joe Biden은 ASML의 EUV를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장비로 간주해 수출 시 미 국의 동의를 얻게 만든 후 지금까지 한 건의 동의도 해주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아직까지 1대의 최첨단 EUV 장비도 확보 하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EUV 장비를 만들려면 10만 개에 달하 는 노광기 부품이 필요한데, 그중 핵심 부품 제조사들이 ASML에 인수되어 ASML의 허락 없이 돈만 준다고 부품을 사올 수 없는 것 이다.

- TSMC도 3나노를 개발 중이다. TSMC는 '3나노까지는 Fin 팻 방식으로 가능하고, GAA 팻 방식은 2025년 예정된 2나노에서 하 면 된다'는 입장이다. TSMC는 3나노를N3, N3E, N3P, N3S, N3X 의 5단계로 순차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의 성능은 보통 '밀도(크기), 속도, 전력 사용량으로 비교 한다. 삼성의 3나노는 5나노보다 크기가 35% 작아지고, 속도는 30% 빨라지며, 전력이 45% 줄어드는 데 비해서, TSMC가 연내 출 시하겠다는 나노는 크기가 13% 작아지고, 속도가 10% 빨라지며, 전력이 30% 줄어드는 정도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 CEO는 저성능의 3나노를 일 단 출시하고, 향후 2년에 걸쳐서 N3E, N3P, N3S, N3X를 순차적으 로 출시하며 단계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밀도(크 기), 성능, 전력 사용량을 모두 만족하는 3나노를 포기하는 대신 밀 도, 성능, 전력 사용량 중 한두 가지를 만족하는 반도체를 높은 수 율로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TSMC의 전략도 나름 일리는 있다. 구매사들의 니즈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는 수율을 잡는 게 문제고, TSMC의 3나노는 종합 성능이 떨어지는 게 문제인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수율을 잡는게 빠를지, TSMC가 제대로 된 3나노를 뽑아내는 게 빠 를지가 3나노 전쟁의 핵심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큰 베팅을 하고 있다. TSMC는 전통 적으로 주문을 받고 제조시설을 확보하는 방식을 쓰고, 삼성전자 는 파운드리 제조시설을 먼저 지은 후 주문을 받는 '셀 퍼스트' 전 략을 추진한다. 예상대로 주문이 따라오면 빨리 주문을 소화할 수 있지만, 주문이 없으면 공장이 멈춰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 위험 고수익)' 방식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투자를 줄이는 TSMC와 달리, 2023년에만 50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했으며, 이것은 삼성전자 창립 이후 최대 수준 의 설비투자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금 돌이킬 수 없는 풀베팅을 하 고 있는 것이다.

- 염호에서 뽑아 올린 호수물을 넓은 노지에서 1~2년간 증발시켜 리튬이 4~6% 정도 되면 공장으로 보낸다. 노지에서 2년 정도 증발 을 시킨다는 의미는 비가 거의 안 와야 한다는 뜻이다. 리튬 함유 량이 풍부한 염호가 있고, 비까지 거의 안 오는 지역이라는 조건을 갖추어야 리튬을 경제성 있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칠레, 볼리 비아, 아르헨티나에서 전 세계 리튬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이유는 이 세 나라가 겹치는 삼각형 지역에 리튬이 풍부한 염호가 있고, 비도 거의 안 오기 때문이다.
'리튬을 노지에서 증발시키지 않고 공장을 지어서 추출하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공장 건설비 등 경제성도 문제지만,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화학물질에서 환 경오염을 시키는 폐기물이 나와 자연 증발을 하게 된 것이다. 리튬 공급량을 쉽게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 테슬라는 기존 모델S와 모델 X에는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했고, 모델 3과 모델 Y는 21700 원통형으로 바꾼다. 18650는 지름 18mm에 길이 65mm, 21700은 지름 21mm에 길이 70mm 를 뜻하며, 조금 굵어지고 길어진 배터리로 바꾼 것이다.
단순히 조금 굵어지고 길어진 것인데, 뭐 대단한게 있냐고 하 지만 일본 파나소닉은 18650을 21700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율 을 2년간 잡지 못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할 뻔하기도 했다. 배터 리의 수율 잡기는 그만큼 힘들고 예민한 영역이다.
테슬라가 2020년 배터리데이Battery Day (배터리 산업을 분석, 전망하 는 콘퍼런스)에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름 46mm에 길이 80mm 의 4680 배터리였다. 얇은 호일을 돌돌 말아서 만드는 방식이라 원통형이다. 18650은 60cm 길이의 호일이 말려서 원통이 되었 고, 21700은 18650보다 두꺼워진 만큼 호일 길이가 80cm로 늘어 난다. 4680은 많이 뚱뚱해서 호일 길이가 385cm까지 길어졌다.
- 원통형 배터리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말듯이 호일을 말고 호 일 양 끝에 양극과 음극 탭을 단다. 전자가 꼬불꼬불 말려 있는 호 일을 타고 음극에서 양극으로 다녀오면 그 힘으로 모터를 돌리는 데, 양극 간 거리가 18650은 60cm, 21700은 80cm에서 4680은 385cm로 더 멀어진다.
전자의 이동 경로가 길어지면 배터리의 노화도 빨라진다. 크고 뚱뚱한 배터리라 용량이 커도, 전자의 이동 경로가 길기 때문에 배터리 노화가 빨리 오는 것이 4680의 문제였다.
테슬라는 꼭지를 없애는 탭리스Tabless로 문제를 해결했다. 4680은 호일의 시작과 끝에 양극과 음극을 붙이고 호일을 돌돌 말아 건전지 위쪽에 볼록한 꼭지와 아래쪽 오목한 곳에 양극과 음극 이 오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호일의 위쪽과 아래쪽에 모두 양극과 음극을 달아버렸다. 탭리스는 탭이 없는 게 아니라 전체가 탭이라 고 봐도 되는 구조다. 건전지의 위쪽 면 전체가 양극이 되고 아래 쪽 면 전체가 음극이 되니, 4680의 전자 이동 경로는 385cm가 아 니라 4680 높이인 8cm만 이동하면 되는 것이다.
4680은 다른 장점도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 엔솔)에서 생산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는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격벽을 만들 고 셀 위에 완충제를 넣은 뒤 배터리팩의 뚜껑도 만들어서 덮어야 한다. 하지만 4680은 뚱뚱한 본체로 어느 정도 하중을 받을 수 있어서, 격벽과 뚜껑을 걷어내고 배터리팩 위에 철판 하나를 깐다음 바로 시트를 얹을 수 있다.
격벽이나 추가 배터리팩 뚜껑, 완충제 등이 들어가지 않아 더 많 은 배터리를 넣거나, 더 많은 실내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인 산철 배터리가 셀투팩 기술로 추가공간을 만들어 주행거리를 늘렸 다면, 4680은 팩 자체 공간을 줄여서 셀투샤시CTC. Cell to Chassis (배터 리셀을 자동차 샤시에 통합하는 기술)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 많이 뒤처진 듯 보였던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앞 서가는 모습을 보이는 흐름에 여러 해석이 나왔다. 부정적으로는 삼원계 배터리는 LG 엔솔에 밀리고, 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주도하고 있으니, 차세대인 전고체 배터리에 희망을 가지 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현재 삼원계에서 전해질을 넣는 방법은 전해질을 주사기와 비슷한 기계로 투입한 후, 화학반응으로 액체인 전해질을 젤리처럼 만드는 방식을 쓰고 있다. 액체가 들어가 비 어 있는 공간 없이 전해질을 채운 뒤, 그 액체를 젤리로 만들어 안 정시키는 방법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고체인 가루 를 넣는다. 고체 상태 가루를 넣으면 액체보다 비어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긴다. 이 빈 공간은 메모리 반도체에 사용하는 정밀적층코 팅 기술로 없앨 수 있다. 삼성SDI의 계열사에 메모리 반도체의 최 강자인 삼성전자가 있는 부분이 비대칭 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전고체 개발에 상당 수준 발을 담그고 있고, 삼성SDI와 협업하며 연구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2020년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정의선 회장이 만났을 때 전고체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고, 이는 삼성SDI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삼성그룹 차원에서 전고체에 힘을 쏟고 있다 는 뜻이기도 하다.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어 양산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남아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하고 오래가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삼 원계 배터리에 사용하는 리튬보다 훨씬 비싼 황산화리튬을 써야 한다. 황산화리튬 외에도 배터리 내 전기를 일으키는 반응을 담당 하는 활물질을 은으로 코팅하는 등 원가상승요인이 많다.
- 테슬라가 보급형에 인산철 배터리를 넣고, 고급형에 삼원계를 넣듯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도 보급형은 삼원계와 인산철이 경쟁하고, 고급형에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나 누어질 수도 있다.

- 빈 살만은 네옴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고유가 상태를 유지하며 자금을 모아야 한다. 푸틴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고유가를 유지해야 한다. OPEC+ 회의의 투톱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힘을 합치자, 2022년 1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자는 안건이 만장일치로 합의 되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 에서 OPEC+의 200만 배럴 감산 합의는 미국을 크게 흥분시켰다. OPEC 회의 전부터 미 백악관은 러시아를 제외한 OPEC+ 회 원국에 감산을 하지 말라고 사전에 강하게 말했다. 백악관에서 감 산은 완전한 재앙이자 적대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격한 반응을 내보이며 관련국을 일대일로 압박한 것이다.
미 의회까지 OPEC의 감산 합의를 독점에 의한 담합으로 처벌하는 법안을 상정하며 행정부의 산유국 압박을 지원했고, 이로써 OPEC+의 담합이 흔들렸다. 결국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 했는데, 12월 OPEC의 산유량은 200만 배럴 감산이 아니라, 반대 로 12만 배럴 증산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22년 6월 초배 럴당 122달러까지 올라갔던 유가는 계속 떨어지며, 사우디와 러시 아가 바라는 고유가 유지는 일단 실패로 끝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빈 살만이 아니다. 중국을 중재자 로 이란과 국교를 정상화하며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미국을 협 상에서 배제했다. 네옴의 내부 통신망과 소프트웨어로 미국이 강 하게 규제하고 있는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를 선택했고, 중국 위안 화 결제도 확대했으며, 원유 판매 대금으로 달러만 받는 페트로 달 러Petro dollar를 건드렸다.

- 배양육을 만드는 방법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혈청이 든 배양액 용기에 주입하면 혈청을 먹이 삼아 배양되어 근육세포가 생성된다. 몇 주가 지나면 배양액 속에서 국수 가락 모양의 단백질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배양육은 가축을 키워서 고기를 얻는 것보다 20배 빨리 고기를 만들 수 있고, 가축을 키우는 것과 비교하면 같은 양의 고기를 얻 기 위해 필요한 토지 사용량이 1%, 물 사용량 4%, 온실가스 배출 4% 정도에 불과한 장점이 있다.
- 반면 배양육의 문제는 지방이 없는 고기라서 맛이 없으며 다진 고기인 패티 형태로 식감이 나쁘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배양육을 만드는 속도가 느리고, 배양액으로 소의 혈청을 사용해서 원가가 비싼 것도 단점이다. 치킨너깃 크기의 배양육을 만드는데 2주 정 도 걸린다. 이는 송아지를 키워서 소를 만드는 것보다는 빠르지만 제조단가를 낮추려면 속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배양육을 성장시키는 배양액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 는 임신한 암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소의 태아에서 추출한 혈청 을 배양액으로 사용했다. 사람도 그렇듯이 소의 태아 혈청에는 세 포가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 있고,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배양육을 배양하는 배양액으로 가 장 좋은 원료다.
문제는 도축하는 소 가운데 임신한 암소는 8% 정도밖에 되지 않고, 암소에서 뽑는 소의 태아 혈청 가격이 l당 1,000달러까지 나 오는데, 햄버거 패티 1장(140g)을 만들려면 소의 태아 혈청 50l가 필요한 것이다. 배양육으로 햄버거를 만들면, 배양액으로 들어가 는 50l의 태아 혈청 가격만 5만 달러가 된다는 말이다.
가격을 떠나서 아무리 도축하는 소라고 하지만, 소의 태아에게 서 혈청을 뽑아내는 것도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다. 2013년에 배양 육 햄버거를 처음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햄버거 한 개 크기의 배 양육 가격이 4억 원(약 31만 달러, 2023년 7월 10일 기준)으로 책정된 이유다.
- 배양육의 미래
2016년 미국 업사이드푸드가 배양육 연구에 뛰어들어 단가를 낮췄다. 그래도 100g에 4,800만 원짜리 배양육 미트볼을 만드 는 정도가 한계였다. 배양육 연구를 계속한 업사이드푸드에서 배 양육 제조원가를 100g당 640만 원까지 낮추자, 이때부터 빌 게이츠Bill Gates가 170억 달러를 투자하고, 글로벌 곡물기업 카길이 1,700만 달러를 투자해서 본격적으로 배양육 연구를 시작했다. 세계 2위 축산 업체 타이슨푸드도 업사이드푸드에 투자했다.
거액의 돈이 투입되자 하나씩 문제가 해결되었다. 마블링이 없 어 퍽퍽한 부분은 소의 지방세포를 배양해 기존 근육세포에 섞는 방식이 개발되어 상당히 고기 맛에 접근했다. 다진 고기 형태인 패 티로 만들었던 것도 근육세포를 틀 속에 여러 개 쌓아 배양해 세포 가 틀 안에서 붙어 고깃덩어리가 되면서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내는 데 성공했다.
- 이렇게 조금씩 진전되던 배양육 시장에서 2019년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소혈청을 사용하지 않고 혈청 없이 배양하는 무혈 청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암소의 태아 혈청을 사용해서 동물복지 차원에서 불편했던 방법이 해결됨과 동시에 배양육 단가가 엄청 나게 낮아졌다.
2019년 5월, 업사이드푸드는 무혈청 기술로 배양육 100g당 가 격을 640만 원에서 3만 원으로 낮췄고, 이를 본 소프트뱅크는 업 사이드푸드에 추가적으로 투자를 했다. 2020년 6월에는 이스라엘 의 퓨처미트가 식물성 배양액으로 하루 500kg의 양고기, 돼지고 기, 닭고기를 생산해 100g당 가격이 2,000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 8월, 미국 와일드타이프는 샌프란시스코에 연 23t의 연어를 배양육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해 초밥용 연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2022년 8월 배양육 스타트업 셀미트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서식하는 독도새우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로 배양육을 만들었다. 셀미트도 소혈청을 사용하지 않고 해조류 에서 채취한 배양액을 사용해 원가를 100g당 500원까지 낮췄고, 2023년 말까지 연간 10만kg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게맛살로 유 명한 한성기업과 협력해 만든다고 한다. 배양육이 자연육보다 저렴해지고 있는 것이다.

- NAFTA로 미국과 멕시코 간 관세가 없다 보니, 조립은 미국에 서 하지만 부품은 미국과 붙어 있는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싼 멕시 코 임금으로 제조를 해왔다. 자동차 산업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미 국은 22달러지만, 멕시코의 경우 3.5달러라 운송비가 좀 더 든다 고 해도 멕시코에서 만들어서 미국에 납품하는 게 훨씬 경쟁력이 있었던 것이다.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을 통해서 트럼프는 2가지를 얻었다. 첫째,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려면 부 품 4개 중 3개 이상은 북미산을 쓰도록 바꿨다. 미국산 부품을 더 쓰라는 말이다.
둘째, 부품의 45% 이상을 시간당 최소 16달러 이상 받는 노동자가 만들게 하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미국 노동자를 더 쓰라는 말이다.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미국산 부품과 미국 노동자를 더 쓰 고, 멕시코 국경에 몰려 있는 부품사를 미국으로 옮기라는 것이었다. 부작용도 있었다. NAFTA를 개정해놓으니, 비싼 인건비로 미 국산 자동차의 원가가 올라갔다. 경쟁 관계에 있는 유럽, 일본, 한 국에서 수출하는 자동차 회사가 반사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이것 을 놔두면 부품사들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옮겨서 제조업을 키우려는 미국의 의도가 무산된다. 유럽, 일본, 한국 자동차사들의 수입 관세를 올려 미국 자동차 제조업이 성장하는데 장애 요인을 없애겠다는 정책 방향이 나온 이유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서 트럼프가 추진한 수입 자동차 관세 는 관심사 밖으로 밀려났지만 언제든지 재점화 가능성이 있는 사 안으로 남았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공장을 증설하고 부품사의 동 반 진출을 독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2022년의 바이든 방한에 맞춰 미국 조지아에 70억 달 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조지아는 20년 이상 공화당의 텃밭이었고, 지난 대선에서는 재검표까지 해서 민주당의 바이든이 아슬아슬하게 이긴 중요한 경합 지역이다. 현대차 는 바이든 정부에서 있을지 모를 피해를 피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 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과 같이 사람이 부족하 고 인건비가 비싼 나라는 제조업이 돌아와도 가격 경쟁이 쉽지 않 다. 미국은 자동차와 첨단산업은 리쇼어링을 진행하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타 제조업은 니어쇼어링Nearshoring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 멕시코 니어쇼어링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점은 바이든은 나라 간의 연결을 중요 시한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미국, 일본, 한국, 대만 4개국 간의 반 도체 동맹인 칩4chip4를 시도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미국에서의 최종 조립이 아닌 북미 지역 내에서의 조립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 국경이 붙어 있는 북미 멕시코가 가장 많 은 혜택을 보고 있다. 니어쇼어링으로 중남미 지역의 추가 수출액 의 절반 이상을 멕시코가 차지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육로운송이 가능하며, 임 금수준이 다른 북미 국가의 4분의 1 수준이라 중국보다 30% 저렴 한 것이 멕시코 니어쇼어링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다.
멕시코 주요 투자국별 비중은 미국(42.6%), 캐나다(10.7%), 아르 헨티나(6.6%), 일본(5.2%) 순으로 미국은 확실하게 중국의 대체지 로 멕시코를 선택했고, 투자 규모 면에서도 멕시코가 중국을 압도했다. 미국과 붙어 있는 북쪽 국경지대에 있는 '몬테레이, 티후아나, 케레타로'의 3개 도시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을 봐도 목표가 명확해 보인다.
한국도 멕시코에 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이 케레타로에 전자기기 생산 관련 5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고, 기아도 누에보레 온주에 생산공장을 확대하는 4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으며, 포스코 는 코아우일라주에 전기차 구동 모터 공장을 설립하고 있고, LG는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 인버터 등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 비중은 1.9%로 7위 수준 이라 조금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 중국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가 미국까지 운송되는 데 한 달이 걸리는데, 멕시코는 몇 시간에서 며칠이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미국은 가장 싸고 쉬운 공급망Just in Time'보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공급망 Just in Case'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
반면, 멕시코의 리스크는 마약범죄 조직으로 치안이 불안하고 공무원이 부패한 점 등이다. 이런 부담을 안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 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투자 지역이다. 기업은 멕시코에 투자할 때 안정된 지역 몇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비아그라도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다. 비아그라는 독감백신과 같이 투여하면 암세포 전이가 줄어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치료는 암세포 제거뿐만 아니라 수술 후 타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인 자연킬러 Natural Killer 세포가 대항하는데, 암 수술을 하면 자연킬러 세포 활 동이 줄어든다. 그래서 암 수술을 하면 수술하기 전보다 암이 다른 부위로 더 쉽게 전이된다. 비아그라는 자연킬러 세포 활동을 방해 하는 세포를 약하게 하고, 독감백신은 자연킬러 세포를 활성화한 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 쥐로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획기적이었다.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한 쥐는 암세포가 평균 129곳으로 전이되었지만, 비아그라만 투여했을 때는 전이가 24곳으로 줄었고, 비아그라와 독감백신을 동시에 투여하니 11곳밖에 전이가 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암세포 전이가 90% 이상 줄어든다는 것은 엄청난 효과다. 물론 사람에게 비슷한 효과가 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비아그라 와 독감백신은 모두 광범위하게 사용된 약이라, 임상에서 효과만 확실하게 나오면 바로 시판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비아그라가 치매 쪽에도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나오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인 류에 중요한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기존 약이 우연히 신약 후보로 재탄생하는 것을 '드러그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이라 고 부른다.
- 제약회사가 5알파환원효소 부족 환자들을 검사했다. 그들은 생식기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 외에도 전립선이 작고 머리숱이 풍성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제약회사는 5알파환원효소가 부족하면 생 식기뿐만 아니라 전립선도 작아지는데, 이것에 착안해 5알파환원 효소를 억제시키는 약을 전립선비대증 약으로 출시한다. 이것이 프로페시아다.
프로페시아는 전립선비대증 약으로 1992년부터 처방되기 시작했다. 1회 복용량 5mg에 대해서는 인체 안전성이나 독성 검사가 충분히 이루어졌다.
프로페시아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출시한 제약사는 5알파 환원효소가 부족하면 전립선이 작아질 뿐 아니라 머리숱도 풍성 해지는 부분에서 돈 냄새를 맡는다. 5알파환원효소는 생식기뿐만 아니라 탈모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환에서 만드는 남성호르 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만나면 DHT'으로 변하고, 이것이 머리털이 나는 모낭을 소형화하는 작용을 확인했다.
- 1997년 제약사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프로페시아를 전립선 치료제가 아니라 탈모 치료제로 출시했다. 두 약의 성분이 같 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용량만 5분의 1로 줄여 1mg으로 판매 를 시작한 것이다.
드러그 리포지셔닝으로 탄생된 다른 약으로 미녹시딜이 있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약으로 실험을 하던 약이었다. 혈관을 확장하면 혈압도 떨어지지만 모공에 혈액 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머리카락이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다. 모공 에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해서 간접적으로 머리털을 나게 하는 약 이라 미녹시딜은 프로페시아보다 효과가 약하다.
- 좀 더 센 약도 있다. 아보다트다. 아보다트 역시 전립선 비대증치료제에서 드러그 리포지셔닝 된 약이다. 아보다트의 문제는 탈 모 효과는 프로페시아보다 뛰어난데 성 기능을 약화시키는 부작 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성 기능보다 머리숱이 우선이라 는 탈모인들은 탈모 치료제로 프로페시아보다 아보다트를 선택하 고 있다.
아보다트는 탈모 방지 효과도 크지만 부작용도 오래간다. 프로페시아는 반감기가 짧아서 3일이면 약 성분이 몸에서 다 빠져나가 는데, 아보다트는 반감기가 길어 몇 개월씩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 다. 이렇게 몸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은 약효 측면에서는 장점이기도 하다. 아보다트는 하루 이틀 약을 안 먹어도 전에 먹은 약효가 몸에 남아 있어서 탈모방지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 1997년 10월, 태국을 무너뜨린 헤지펀드사들은 아시아 금융허 브인 홍콩을 다음 타깃으로 공격했다. 당시 홍콩은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미국 달러와 7.7대 1을 유지하는 홍콩 환율을 무너뜨리면, 이익의 크기가 동남아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영국 치하에서 금융 역량을 쌓아온 홍콩 당국은 헤지펀드사에 서 홍콩 달러를 공격하자 헤지펀드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헤지펀 드시는 자기 자금의 몇 배를 단기로 빌려서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 전에 약점이 있었다.
헤지펀드사는 홍콩 금융권에서 6%대 금리의 단기 자금을 빌려서 홍콩 달러를 공격했다. 1997년 10월 23일, 홍콩 통화국은 '홍콩은행 간 금리HIBOR'를 6%에서 300%로 50배 올려버렸다.
홍콩증시는 반토막이 났다. 헤지펀드사들은 연 300%의 단기대 출금리를 감당할 수 없자, 미국 등의 주식을 팔아 단기자금을 상환 하고 홍콩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두 달 만에 홍콩증시가 반 토막이 나자, 정상적으로 홍콩에 투자했던 미국의 뮤츄얼펀드사들 도 도매급으로 큰 손실을 봤다. 뮤추얼펀드는 다수의 일반인이 자 금을 모아 투자자산을 전문 회사에 맡겨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1997년 10월 27일 월요일, 홍콩증시 급락으로 큰 손해를 본 뮤 츄얼펀드사들은 홍콩에서 손해 본 돈을 갚기 위해 미국 주식을 대 량 투매했다. 당시 미국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 1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 주식 거래를 30분간 정지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날 주식 거래가 2번이나 정지되며, 10년 중 가장 큰 폭인 554포인트 (7.2%)가 폭락했다.
- 공격 방향을 동남아와 한국으로 돌리다
홍콩에서 큰 손실을 보고 빠져나온 헤지펀드사들은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한국으로 방향을 돌렸다. 당시 동남아 각국은 중국의 환율 조작으로 가격 경쟁을 할 수 없어 수출이 힘들던 시기였다. 동남아 기업들은 수출이 안돼 달러가 부족한데다, 헤지펀드사의 공격으로 환율까지 망가 져 여기저기서 부실이 터지기 시작했다.
동남아 기업의 부실이 터지자, 동남아 기업에 투자를 많이 했던 일본 4대 증권사인 야마이치증권, 탁쇼쿠 은행 등 일본 금융기관 이 파산했다. 돈을 빌려준 동남아 기업의 파산으로 일본 금융기관 이 도산하자 일본 금융감독국에서는 자본을 늘리기 위해 규제에 들어갔다. 미국 연준 의장 폴 볼커가 제안한 은행 BIS(가장 오래된 국제금용기구) 비율을 도입해 은행의 자본비율을 높이라고 지시한 것이다.
- 일본은행은 금융감독국의 지시대로 갑자기 자본을 늘릴 수 없 어 대출을 회수하며 비율을 맞췄다. 자본을 늘릴 수 없으니, 대출 을 줄인 것이다. 일본은행은 기존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대로 족 족 회수했다. 한국 종금사에 짧은 만기로 빌려준 돈이 회수의 주 타깃이 되었다. 종금사들은 일본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고 상환 요구를 하자, 그 돈을 갚기 위해 한국 대기업에 빌려줬던 대 출금을 회수했다.
그 당시 한국 대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519%로 현금이 부족해 종금사의 대출 회수에 대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단기로 빌 려와서 장기로 빌려준 종금사들은 만기가 돌아오면 빌려준 대출을 족족 상환받았지만, 계속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해외대출을 갚기에는 한계가 있어 유동성이 부족해졌고, 종금사가 부도날 것 같 다는 소문이 돌았다.
돈을 못 받을까봐 걱정이 된 종금사 예금주들은 종금사에 몰려 와 예금을 인출했다. 정부에서 예금 지급 보증을 해준다고 했지만, 단 3일간 전체 종금사 개인 예금 2.9조원의 40%인 1.1조원이 인 출되었고, 30개 종금사 중 29개 종금사가 시차를 두고 무너졌다. 한국에 들어온 해외자금이 종금사 등에서 상환받은 돈을 달러 로 바꿔 빠져나가자 한국에서도 달러가 마르기 시작했다. 한국 역 시 태국과 마찬가지로 고정환율제를 고수했다. 얼마 안 되는 달러 로 헤지펀드사들의 공격을 방어하던 정부는 1997년 10~11월 외 환시장에 118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달러만 바닥이 났고 변동환 율제로 전환하며 IMF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CR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CRCap Rate은 임대수익을 부동산 가격으로 나눈 것이다. CR은 1년간 상업 용부동산에서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율을 말한다.
공실이 줄어들거나 렌트비가 오르면 CR은 오르고, 반대의 상황 에서는 CR이 내려간다. 보통 CR과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비교해 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한다. 공실 이 늘어나고 렌트비가 내려가면 CR은 낮아지고, 국고채와 경쟁력 이 떨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낮아진다.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을 가장 많이 해준 곳이 은행이고 대출의 만기가 하나씩 돌아오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흔들렸던 이유 중 하나도, EU에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비율이 가장 높았던 은행이라는 점도 있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 해서 금리가 충분히 하락하기 전까지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 는 이유다.

- 닉슨 쇼크 이후 금 1온스의 가치는 35달러에서 120달러까지 바로 올라갔다. 다르게 말하면 미국 달러 가치가 4분의 1토막이 난 것 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수입 물품 가격이 올라서 물가 가 올라간다는 의미고, 미국에 인플레이션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1973년 11월, 미국 외교관 헨리 키신저Henry Alfred Kissinger가 사 우디 파이살 국왕을 찾아간다. 미국이 사우디 왕권을 군사력으로 보호해줄 테니, 사우디는 산유국 모임인 OPEC을 주도하면서 석 유를 달러로만 팔라는 협상이 성사되었다. 이때부터 달러는 석유 의 유일한 결제통화(페트로 달러)가 되었고,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사라질 뻔했던 힘을 되찾게 된다.
석유를 팔아서 달러를 받은 산유국들은 쓰고 남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매입했다. 미국이 찍어낸 달러가 석유 거래 결제 대금으로 사용되고, 산유국이 쓰고 남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선순 환구조가 이때 만들어졌다.
1973년 미국은 세계 은행이 국경을 넘어 서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스위프트SWIFT. Society of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를 만들어 여기에서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도록 했다. 200여 개국의 1만 2000개 금융기관이 가입했다.
- 2005년 미국 대사관 인질극을 주도했던 대학생 마흐무드 압바스Mahmoud Abbas가 이란 대통령에 당선된다. 마흐무드 대통령은 강 력한 반미 정책을 펼쳤고, 페르시아만에 있는 키시라섬에 이란 석 유거래소를 개설한다.
이란은 석유값을 달러가 아니라 유로나 이란 화폐인 리알로 받 겠다고 선언하며 페트로 달러 체제에 도전했다. 이에 미국은 이란 을 제재하기 시작했고, 이란을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 스위프트에 서 차단시킨다. 그런데 이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스위프트 차단에 역효과가 발생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언젠가 자기들도 스위프트 에서 차단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한 것이다.
- 2014년 러시아는 루블화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다음 해 중국도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재 중국 위안화 결제 시스 템은 세계 139개국의 1280개 은행이 사용할 정도로 확대되었다. 미국은 원유의 달러 결제에 도전하는 것을 최대 국익 저해 요소 로 본다.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 원유 달러 결제에 저항했던 국가 를 가만두지 않았고 이란은 아직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2000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Saddam Hussein이 원유 대금의 달 러 결제를 유로화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고 후세인은 교수형을 당했다. 베네수엘라의 4선 대 통령 차베스 역시 원유 대금의 달러 결제에 반발했다. 그는 암으로 사망해서 개인적인 신상에 문제는 없었지만, 현재 베네수엘라 경제는 완전히 파탄난 상태다.
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UAE, 바 레인 등 중동 산유국 지도자회의에서 석유 거래 대금을 중국 위안 화로 결제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와 중국이 원유 결제를 위안화 로 하겠다는 것은, 사우디와 미국의 상호방위조약이 사라지는 것 과 더불어 미국의 타깃에 사우디가 추가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 무언가 장기적으로 큰돈이 될 것 같으면 발 빠르게 투자하는 할아버지가 있다. 2020년 8월 31일, 워런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5%씩 사들였다고 공시하며 일본에 처음 투자했다. 버핏이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구입한 시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 가 침체에 빠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던 때였으며, 일본 종합 상사의 수익과 주가가 모두 바닥이었다.
버핏이 투자한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로 전환하면서 버핏의 5대 종합상사 평가금액은 3배 이상 올랐다. 이로써 버핏은 '투자의 귀재'라는 사실을 재입증했다. 이후 버핏은 2022년 9월 공 시에서 5대 종합상사 주식을 1%씩 더 사들여 5%였던 지분을 6% 대로 높였다. 이어 2023년에도 7.5%까지 추가 구입했다. 최종적 으로 9%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를 무역중개회사가 아니라, 자원과 식량, 친환경 에너지 관련 회사로 보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 아파트를 만드는 과정은 땅을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부동 산 개발업자, 부동산 디벨로퍼라고도 부르는 부동산 시행사는 아 파트를 올릴 땅을 사서 인허가를 받고, 건설사를 선정한 후 금융사 를 모아 공사비를 마련한다. 시행사는 아파트가 완공되면 이익을 가져가는 식으로 일을 진행한다. 따라서 시행사가 돈을 벌려면, 땅 을 싸게 사고 공사비와 이자를 조금만 지불한 뒤 비싼 분양가에 팔 아야하는 것이다.
시행사 입장에서 처음 큰돈이 들어가는 단계는 지주에게서 땅을 사는 단계다. 시행사는 지주에게 계약금을 주고 땅을 사들이거나, 이 정도 가격을 내면 시행사에 땅을 팔겠다는 땅 주인의 약정 서를 모은다. 매매 계약서나 약정서가 90% 이상 모이면, 시행사는 이것을 근거로 대출을 신청하는데, 이 대출을 험한 본 프로젝트 파 이낸싱PE으로 가기 위한 다리가 되는 대출이라는 의미로 브리지론 Bridge Loan이라고 부른다.
아직 시행사에 땅 소유권이 넘어온 것이 아니라서 은행처럼 안 전한 대출을 하는 회사는 브리지론에 참여하지는 않고, 2금융권인 캐피털사, 저축은행, 증권사, 새마을금고 등이 금리를 높게 받고 브리지론을 해준다. 브리지론으로 지주에게 잔금을 치러서 땅을 온전히 넘겨받아 인허가를 받고, 아파트 건설을 해주는 건설사도 선정되어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이 완료되면 시행사는 본 PF 를 신청한다.
- 본 PF에는 은행 등이 참여하고, 대출금액도 전체 공사비에 포함되어 커진다. 본 PF에 참여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건설사에 문 제가 있어서 준공이 안 될 위험과 미분양 위험, 시행사가 본 PF 대 출금이나 분양대금 등을 마음대로 떼먹고 나르는 위험 정도가 남 는다.
그래서 금융기관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대비해 여러 대비책을 세운다. 만약 건설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신 다른 건설사에서 공사를 완공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건설사에는 공사가 진척되는 속도에 맞춰 대금을 조금씩 지급한다.
건설사가 마음대로 준공을 미루지 못하도록 준공을 일정 시간내 못하면 PF 대출금 전체를 건설사가 인수하게 해 준공을 책임지 는 계약을 체결한다.
또 본 PF 대출금이나 분양 대금을 시행사가 마음대로 하는 것 을 막기 위해, 해당 공사만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spc.Special Purpose Company를 만들어 돈을 SPC 명의의 신탁계좌에 넣고, 주간사라고 부르는 금융회사가 그 돈의 입출금을 관리하며 금전 사고를 방지 한다.
- 마지막 남은 위험 하나가 '미분양 위험'이다. 금융회사는 분양대금을 받아서 대출금을 상환받는 순서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나누고 후순위로 갈수록 위험이 높아지므로 대출 금리도 높게 받는다.
주로 은행이 들어가는 선순위는 분양이 50%만 되더라도 분양 받는 자들이 내는 잔금으로 대출금 전액 상환이 가능하고, 2순위 는 60%, 3순위는 70% 이상 분양이 되어야 분양대금으로 전액 상 환이 가능한 구조다. 이렇게 금융회사들은 위험을 여러 방법으로 회피하는 구조를 짠 뒤에 본 PF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도 금리를 따라 올리면서 이렇게 잘 세운 구조에도 문제가 생겼다. 총분양가 1조 원짜리 본 PF의 경우 땅값 2,000억 원, 공사비 등 건설 비용 5,000억 원, 분양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받을 때까지 대출이자 1,000억 원, 인허가 비용, 분 양촉진비용 등 기타 제반 비용 1,000억 원, 시행사 마진 1,000억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시행사는 초기부터 다양한 고생을 하지만, 부동산PF가 잘 진행 되고 분양이 마무리되면 자기 돈 30~50억 원을 넣어서 1,000억 원 정도 가져가는 장사를 한다. 초기에 분양이 완판되어 분양촉진비 가 들어갈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2,000억 원까지도 가져갈 수 있 다. 시행사들이 떼돈을 버는 시기다.
- 시중금리가 올라서 본 PF의 대출이자가 4%에서 10%로 올랐다 고 가정해보자. 대출이자가 올랐다고 분양가를 중간에 올릴 수 없 으니 분양으로 들어오는 분양대금 1조 원은 변함이 없다. 반면 지 출인 대출이자는 1,000억 원에서 2,500억 원으로 늘어나 시행사 는 1,000억 원의 마진을 챙기는 게 아니라 500억 원의 적자를 봐 야 한다.
분양대금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이런 구조가 예상되면 금융회사는 본 PF에 참여하지 않으려 한다. 시행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한데, 사업에서 적자가 예상되면 시행사에서 트집을 잡아 조 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고 이익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 이다.
금융회사가 참여하지 않아서 본 PF가 진행되지 않으면 브리지 론이 문제가 된다. 브리지론은 보통 6개월에서 길어야 1년짜리 고 금리 대출이다. 브리지론의 담보라고 해봐야 브리지론으로 구입 하는 땅 정도인데, 인허가 비용, 본 PF로 갈 때까지의 금융비 등이 추가로 든 상태라, 일반적으로 담보만으로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 을 다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본 PF가 되지 않고 시간이 지체되면 돈이 많은 시행사는 자기 돈을 토해내며 버티고, 돈이 적은 시행사는 브리지 론 이자를 낼 돈이 없어 부도가 난다. 브리지론을 대출해준 증권 사,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은 이때부터 손실이 시작되는 것이다.
본 PF도 구조를 잘 짜놨다고 하더라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 다. 일단 건설사가 준공만 해주면, 분양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파트가 남는다. 금융회사는 분양이 되지 않은 아파트를 싸게 팔 거나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서 상환받을 수 있는데, 준 공이 되지 않으면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
- 건설 기자재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면, 1~2년 전에 도급 계약을 맺었을 때보다 건설 원가가 많이 올라간다. 건설사도 적자 건설이 늘어나는 것이다. 재무가 괜찮은 대형 건설사는 괜찮을지 몰라도,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늘어난 자재비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부도 위험에 처한다.
부동산 PF 구조를 잘 짜서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는 단계에 맞춰 서 건설대금을 나눠서 줬다고 하더라도, 기존 건설사가 부도가 나 서 다른 건설사를 구하려면 자재비나 인건비 등 공사비를 많이 올 려줘야 건설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결국 건설사에 문제가 생기 면, 시행사 이익부터 줄어들고, 후순위, 중순위, 선순위 순서로 원 금손실이 시작된다.

- 호주의 완승으로 끝난 무역전쟁
중국은 아직도 전기의 60% 이상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을 이용한다. 중국은 체면이 다소 상하더라도 호주산 석탄의 수입 재 개를 호주에 타진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기니 쪽도 문제가 풀리지 않아 호주 자원을 더 이상 받지 않고 버티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쿠데타에 성공한둠부야는 임시정부를 만들고 대통령에 취임했 다. 둠부야는 중국이 확보한 세계 최대 미개발 철광석 광산인 시만 두 광산 개발을 완전히 중단시켰다. 시만두는 지름 110km의 언덕 형태의 노천광산으로 함량 65% 이상인 고품질 철광석 86억t이 매장된 세계 최대 미개발 철광석 광산이다. 시만두 광산은 중국 국유기업 중국알루미늄 등이 만든 컨소시엄 2개가 320억 달러를 투자 해 85%의 지분을 확보한 광산이기도 하다.
중국이 85%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말은, 광산을 개발해서 수익 이 나도 기니 정부의 몫이 15%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기니 정부는 시만두 광산과 대서양의 마카통시를 연결하는 650km의 국토 단 철도와 마카통의 수출용 항구 인프라를 중국 돈으로 건설하라고 요구했다.
기니는 지분이 얼마 안 되는 시만두 광산 개발보다 철도와 항구인프라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은 철도와 항구를 실컷 개 발해주고 시만두 광산에서 이익을 얻지 못할까봐 우려했다.
중국이 호주에 여러 수입 규제를 했지만 결국 철광석의 수입은 막을 수 없었다. 2022년 철광석 수입의 60% 이상이 호주산이었 다. 기니 임시정부가 650km짜리 철도와 항구 등이 완공되어야 광 산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라, 합의가 되어도 광산 개발까지 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당장 호주산 공급을 줄일 수 없다. 결국 중 국은 철도를 까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듯하다.
2023년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3연임을 시작하는 첫해다. 3연임 첫해의 경제성장 목표인 5%를 달성하려면, 호주와의 무역분쟁을 계속 이어나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중국은 석탄 수입 재개에 이어서 면화 등 기타 규제 품목도 호주산을 다시 수입했다.
호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호주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미국 과 5척, 영국과 8척의 핵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2,450억 달러 규모의 군사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은 호주 핵잠수함 이 실전에 배치되는 2030년까지 미국 버지니아급 잠수함 4척을 호주에 사전 배치해주기로 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 하는 대가로, 호주에 미국 핵잠수함 기지를 추가로 얻은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영·호주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마땅한 대응 방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과 호주의 무역전쟁은 호주 완승으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하는 것을 보면, 공장 가동률은 점차 올라갈 것이고 한국의 미 세먼지는 다시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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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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