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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란 무엇인가

과학 2015. 4. 9. 21:44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저자
최낙언 지음
출판사
예문당 | 2013-03-0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판다곰은 원래 다른 곰과 동물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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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물주는 우리로 하여금 살기 위해 먹도록 명령했으며, 식용으로써 그것을 권고하고, 맛으로써 지원하며, 쾌락으로 보상한다. (브리아 사바랭, 1825, 미식예찬)
- 입으로 느끼는 것만을 맛이라고 하면 크게 5가지, 바로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들 수 있음. 그러면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만가지 요리의 다양한 맛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사실 그것은 향일 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향기물질이 휘발하면서 느껴지는 극소량의 향을 갖고 수만가지 맛을 느끼는 것. 그래서 비염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다양한 맛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짐. 실제로 코만 막고 먹어봐도 맛은 희미해지고 불완전해짐. 음식을 먹을 때 코로 올라가는 공기를 차단해도 맛은 사라짐. 이처럼 작은 통로로 휘발되는 백만분의 1 이하의 향기물질이 음식 맛을 좌우하고 식품의 운명을 바꿈. 향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미침. 토마토에 존재하는 0.004%의 라이코펜이 토마토를 온통 새빨갛게 물들이듯이 0.01%도 되지 않는 향이 식품 전체를 물들임. 어떤 꽃도 그 꽃향기를 좌우하는 향기성분은 0.01% 이하에 불과. 물론 꽃에서 향기성분을 추출하면 0.1% 정도는 나오지만 실제 향에 기여하는 성분은 이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 향은 일반 성분으로는 구분되지 않는 과일을 전혀 다른 과일처럼 만드는 재주도 있음. 인간의 뇌에서 후각에 할당된 부위는 0.1%에 불과. 시각이 25%를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비율도 낮고 느리며 어눌한 감각임. 그러나 사실 후각은 동물에게 있어서 가장 지배적인 감각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후각은 퇴화한 것일까? 그렇지 않음. 다만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의 뇌가 특이하게 커지고, 그중에서도 후각을 제외한 부분이 특이하게 증가한 것. 인간의 종합적 후각능력은 다른 동물에 비해 부족하지 않고, 우리의 내면에 작용하는 후각의 영향은 흔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중요함.
- 맛은 혀의 위치와 상관없이 균일하게 느껴짐. 모든 믹가은 미뢰가 있는 혀의 모든 지점에서 감지될 수 있음. 혀의 맛지도는 과학에서도 고정관념을 버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잘못된 한 연구결과를 별다른 검증없이 진실로 받아들여 오랫동안 계속 인용해온 것. 그 후로 다섯번째 맛인 감칠맛이 인정받기 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가장 흔한 아미노산. 하지만 글루탐산이 다른 아미노산과 결합한 단백질 상태에서는 크기가 너무 커져 아무 맛도 나지 않음. 이것이 요리나 발효에 의해 단백질에서 분해될 때 혀로 맛볼 수 있는 유리 아미노산(글루탐산)이 된다. 이케다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음. "이 연구로 두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하나는 맑은 해조류 국에 글루탐산이 들어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글루탐산이 우마미라는 맛의 감각지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이케다의 연구는 맛의 생리학에서 획기적 발견이었지만 발표 당시에는 철저하게 무시당함. 천년간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믿어온 서구 과학자들은 우마미란 일본음식에나 어울리는 근거없는 이론이고 바보스러운 생각이라고 치부해버림. 그래서 전 세계 요리사들이 계속해서 파마산 치즈, 토마토 소스, 육수, 다시, 간장(이 모든 것에는 글루탐산이 들어있음)을 기초로 한 요리를 계속 발전시키는 동안에도 오직 4가지뿐인 맛에 대한 믿음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핵산계 조미료인 이노신산이 1913년 가쓰오부시에서, 구아닐산이 1957년 표고버섯에서 발견되었고, 1985년 이후에야 감칠맛이 어느정도 제5의 맛으로 인정받기 시작. 감칠맛이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1997년 생쥐의 미뢰에서 감칠맛 수용체가 발견되고, 2000년에 사람의 혀에서도 감칠맛 수용체를 발견한 이후. 이 수용체는 뇌의 뉴런에서 이미 발견되었던 글루탐산 수용체(글루탐산은 중요한 신경전달물지이기도 함)의 변형이었다. 두번째 글루탐산 수용체의 발견은 2002년에 이루어졌는데, 이때 발견한 수용체는 단맛 수용체가 변형된 것이었음
- 후각물질이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분자의 크기. 우리가 향으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는 매우 적음. 분자량이 300, 탄소수로는 16개를 넘기지 못함. 즉 포도당(분자량 180) 둘이 합한 것(360)보다 큰 분자는 향기물질이 되지 못함. 분자량이 클수로 기체로 휘발하는 성질이 줄고, 기체로 휘발하지 않으면 코를 통해 감지할 수 없기 때문. 물론 최소한의 크기가 있어야 함. 분자량 17의 암모니아가 냄새를 가진 분자로는 가장 작은 분자임. 보통의 분자는 이보다 큼. 탄소수 4~16개 분자, 그 중에서도 8~10개 범위가 가장 우아한 향취를 가짐. 분자량이 증가하면 같은 양일 때 분자의 개수도 감소하고 휘발성도 감소하여 향취가 줄어드나, 발향단(냄새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를 가질 확률과 결합력(지속력)이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분자량이 적으면 분자의 수가 많아지고 휘발성이 좋아지나 발향단을 가질 확률과 결합력이 떨어짐. 결국 중간정도가 적당. 탄소수가 적으면 짧고 강한 향취를 가지고, 탄소수가 많으면 미묘하고 오래가는 향취가 되는 경향. 또 물에 너무 잘 녹아도 안됨. 분자량이 적은 물질은 어느정도 물에 녹는 성질이 있음. 그런에 물에 잘 녹으면 휘발성이 떨어지고 기름에 잘 녹으면 코 점막의 점액층을 통과하기 힘들어 냄새로 느끼지 못함. 결국 약간의 수용성과 지용성을 가진 저분자 물질, 즉 휘발성 유기물질이 냄새물질이다. 사실 이런 조건에 맞는 무질은 식품에 거의 들어있지 않음. 겨우 ppm이나 ppb 정도만 존재. 하지만 이 정도의 양으로도 코로 향을 느끼기에는 매우 충분함. 그래서 우리는 채소, 과일, 음식을 먹으면서 진한 향기를 느끼는 것이다.
- 미각물질으 향기물질보다는 조건이 덜 까다로움. 물에 녹고 분자량이 2만 이하면 맛으로 느낄 가능성이 있음. 여기서 분자량 2만은 최대 크기이고 보통은 이보다 훨씬 적음. 그리고, 사실 분자량이 적을수록 맛을 느끼는데 유리. 예를 들어 포도당이 여러개 결합할수록 단맛은 적어짐. 포도당이 3~5개 결합한 올리고당이 달지 않은 이유. 10개 정도가 결합하면 단맛은 기대하기 어려움. 포도당이 수천개 결합한 전분이나 셀룰로오스는 당연히 아무 맛도 없다. 신맛과 짠맛은 이온채널을 통과하는 물질이므로 포도당보다 훨씬 적은 분자이고, 감칠맛은 아미노산과 핵산 1개 크기 이하임. 결국 대부분의 맛물질은 분자량이 1000이하. 맛의 분자 종류가 다소 복잡한 것은 쓴맛 때문. 우리 몸의 맛 수용체 중에 75%이상이 쓴맛을 감지하기 위한 것. 평소 우리가 쓴맛이 없는 물질만 엄선하여 사용하기에 자연물은 좋은 맛이 많이 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자연물질은 무미이거나 쓴맛이 나는 물질이 대부분
-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당을 크게 두가지 용도로 사용. 그 첫번째는 화학에너지의 저장. 우리의 세포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당을 분해할 때 생기는 ATP에 의존. 우리가 단맛 수용체를 가지고 당을 찾으면 뇌가 쾌감을 부여하는 것도 그 때문. 단맛은 그 음식이 우리의 에너지 수요를 채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신호. 당의 두번째 역할은 물리적 구조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블록을 제공하는 것. 이것은 특히 식물에 중요한데 식물세포벽에 형태와 강도를 부여하는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펙틴은 모두 당으로 된 긴 사슬들이다. 당의 물리적 형태는 요리사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요리사들은 당을 이용해 여러가지 흥미로운 질감을 창출해냄. 동무은 당을 분해하여 ATP를 얻는데 주로 쓰지만 구조물로도 이용. 복합다당은 세포 밖으로 돌출되어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함
-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단맛이 강한 이유는 단맛 수용체에 훨씬 강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라고 함. 즉 설탕은 단맛 수용체에만 결합해 깨끗한 단맛을 주지만 결합력이 약해 감미를 약하게 느끼고, 사카린이나 아스파탐과 같은 합성 감미료는 수용체에 오랫동안 결합하므로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단맛을 냄. 그런데 사카린의 경우 단맛 수용체와 결합하는 작용기뿐 아니라 쓴맛 수용체에도 결합하는 작용기가 같이 있어 설탕보다 선호되지 않음.
- 어떤 감미료가 설탕보다 몇배 더 달다고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음. 예를 들어 사카린이 설탕보다 300배 더 달다는 표현은 설탕과 같은 단맛을 내기 위해 사카린이 300분의 1만큼 있으면 된다는 의미가 아님. 이는 맹물에 사카린을 넣었을 때 처음 단맛이 느껴지는 농도(역치)가 설탕의 경우보다 300분의 1 수준이라는 의미. 즉 사카린은 설탕에 비해 단맛의 역치가 훨씬 낮음. 그러나 농도를 높였을 때 단맛이 비례해서 강해지는 것은 아님. 설탕을 입에 넣었을 때 입안을 꽉 채우는 풍부한 단맛은 사카린을 아무리 넣어도 재현되지 않음. 오히려 사카린은 어느 농도를 넘어서면 쓴맛이 강해져 불쾌함을 줌. 다른 인공 감미료도 마찬가지. 그리고 인공감미료의 효과는 동물에 따라 다르고, 사람에게도 개인차가 있음. 예를 들어 쥐는 아스파탐에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함. 쥐의 단맛 수용체는 아스파탐과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도 단맛을 느끼는 정도나 감밀에 대한 민감성의 차이가 각각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짐. 설탕의 단맛을 느끼는 역치는 사람에 따라 10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 설탕에 물을 넣지 않고 가열하면 160도 정도에서 녹기 시작하여, 170도 정도에서 캐러멜화 되면서 색과 향을 만들어냄. 그리고 약간의 산이 포함된 상태에서 설탕 용액을 가열하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됨. 설탕이 물에 녹았을 때 점성을 갖는 것은 요리에서 아주 중요.
- 당뇨가 무서운 것은 과량의 포도당이 혈액을 끈적이게 하여 말단에 혈액순환을 어렵게 하기 때문. 하지만 요리에서 설탕의 수분결합력은 빵과 과자류의 습기를 유지해주고, 음식물 입자들을 결합시키는 끈적한 기반물질을 형성하고, 식용광택제의 촉촉하고 윤기있는 외양을 유지해주고, 부패균들로부터 수분을 끌어내 그 증식을 차단함으로써 보존을 도움. 아이스크림의 수분을 얼지 않게 하여 딱딱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당류가 수분을 붙잡은 덕분이다
- 과당은 포도당과 완전히 동일한 화학식을 갖고 있지만 입체적 형태는 다름. 과당은 일반적인 당들 가운데 단맛이 가장 강하며, 물에 가장 잘 용해되고, 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간직함. 우리인체는 포도당과 설탕에 비해 과당을 좀더 느리게 대사하며, 따라서 혈중 당 수치를 완만하게 끌어올림. 이 때문에 과당은 다른 설탕들에 비해 당뇨병 환자들에게 선호됨. 거의 모든 과일에는 과당이 들어있고 시원해지면 더 달게 느껴짐. 과일은 달면 향까지 진하게 느껴짐. 그러면 과일 속에 과당함량이 온도에 따라 변한 것일까. 아니다. 과일속 당 함량은 일정하나 과당의 형태가 변한 것. 과당분자는 물에 용해되었을 때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그 모양에 따라 우리 단맛 수용체에 결합하는 힘이 달라짐. 가장 강한 단맛을 내는 모양은 육각고리 형태로, 차갑거나 약한 산성에서 이런 모양이 됨. 온도가 높아지면 단맛이 덜한 오각고리로 모양이 변화. 60도가 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미도가 떨어짐. 포도당이나 설탕은 이처럼 극적으로 변하지 않음. 따라서 과당은 찬 음료에서 설탕에 비해 칼로리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게 해줌. 그러나 뜨거운 커피에서는 단맛이 설탕수준으로 떨어짐
- 모유는 우유보다 단백질(총 글루탐산)은 적으면서 유리 글루탐산은 10배다 많음. 엄마의 젖으로부터 단백질을 좋아하도록 훈련받는 셈. 사람들이 고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 단백질이 많은 육류를 요리하면 육류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이 분해되어 맛으로 느껴짐. 돼지자리로 햄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증가하는 물질이 유리 글루탐산이다. 우유로 만든 치즈는 발효에 의해 유리 글루탐산이 증가. 파마산 치즈는 글루탐산이 가장 많은 식품중 하나로 100그램당 1.2그램이 들어있음. 하지만 이것도 전체 글루탐산의 10%정도만 유리 글루탐산으로 분해된 것임. 토마토는 유난히 글루탐산이 많은데 익으면 익을수록 유리 글루탐산이 증가. 간장, 된장이 맛있는 이유도 글루탐산이 많은 콩을 분해하여 유리 글루탐산이 증가했기 때문. 생선을 발효시켜 젓갈을 만들어 먹는 이유도 생선 단백질에 가장 많은 글루탐산을 분해하여 섭취하려는 것. 냉면 육수를 만들 때 고기와 뼈를 넣고 푹 삶은 국물을 내는 이유도 글루탐산 때문. 서양 요리 소스의 기본은 이런 육수에서 기인했음. 사실 단일물질로 MSG를 발견하고 사용하려는 노력은 동양이 앞섰지만, 감칠맛의 상품화는 서양이 앞섰다고 볼 수 있음. 왜냐하면 비프스톡을 만들었기 때문. 1886년부터 식물성가수분해 단백질이 사용되고, 1908년, 스위스 제분업자 주리웃 마키에 의해 비프스톡이 처음으로 상품화됨. 그는 고기를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이 저렴하게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수프를 먹게 하기 위해서 이 고형 수프를 개발. 이 고형 수프의 개발은 서양 식품산업에 큰 개혁을 가져옴. 요리가 간편해지고 저렴한 식물성 단백질에서도 고기와 비슷한 맛과 향을 얻을 수 있게 됨
- 순도 높고 저렴한 글루탐산을 얻는 방법은 발효를 이용하는 것. 김치나 된장을 만드는 과정과 똑같이 MSG(글루탐산나트륨)도 미생물 발효공정으로 만들어짐. 모든 생명체는 크렙스 회로를 통해 글루탐산을 만듬. 하지만 체내에 축적하는 양은 적다. 그런데 미생물은 과잉의 글루탐산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음. 미생물에게 크렙스 회로의 글루탐산 합성 이후의 기작을 억제시키면 미생물은 계속해서 글루탐산을 합성하고 체외로 배출하여 매우 저렴하게 다량의 글루탐산을 얻을 수 있음. 만약 이대로 판매가 이루어졌다면 글루탐산은 그냥 아미노산으로 불리고 MSG에 대한 유해성 논란을 없었을 것. 하지만 글루탐산에 한가지 공정을 더 거쳐야 하는데 바로 나트륨 첨가반응임. 모든 물질은 물에 녹아야 맛으로 느껴지는데 글루탐산만 결정화시키면 물에 녹지 않아 맛으로 느낄 수 없으므로 나트륨을 넣게 됨. 나트륨을 첨가하면 넣는 즉시 분해되면서 전기적 반발력으로 아주 잘 녹는데, 이때 물에 녹은 글루탐산은 다시 완벽하게 천연 그대로의 글루탐산이 됨. 아무런 차이도 없고, 어떠한 최첨단의 장비로도 구분할 방법이 없음. 혀로(맛으로) 글루탐산과 MSG를 구분하려 하는 노력도 넌센스임. 단지 카제인이 나트륨을 붙였다고 몸에 나쁜 화학적 합성품으로 불리듯 글루탐산도 나트륨을 붙였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합성품으로 분류한 것일 뿐 본체는 천연 그대로임. 어떤 식품을 먹든 단백질에는 평균 20% 정도의 글루탐산, 즉 MSG가 함유되어 있음. 우리가 음식으로부터 섭취하는 글루탐산에 비해 MSG를 통해 섭취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 음식의 글루탐산은 단백질 상태, 즉 다른 아미노산과 결합된 상태라 혀로 느끼지 못하고 아주 소량의 분해된 글루탐산만 감칠맛으로 느낌. 그 양이 식품의 1/200 이하다. 따라서 MSG 1그램이면 고기 200그랜에 해당하는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음. 이처럼 소량으로 충분히 감칠맛을 내므로 별도로 첨가한 MSG는 전체 글루탐산의 섭취량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임. 국물에 감칠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글루탐산의 양은 대략 0.4% 이하임. 따라서 우리가 국물로 하루에 필요한 글루탐산 40그램을 섭취하려면 10리터의 국물을 마셔야 함. MSG의 유해성 논란은 단백질의 유해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더 의미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감칠맛을 위해 흔히 쓰는 다시마는 MSG가 많고, 가쓰오부시와 멸치는 IMP가 많다. 그리고 버섯에는 GMP가 많다. 요리에서 다시마와 버섯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특히 맑은 국물은 이들을 우려내 맛의 기본을 만든다
- 가끔 MSG를 흥분독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글루탐산을 제대로 모르고 말하는 어설프고 위험한 지식임. 글루타만이 척추동물 신경계에서 가장 풍부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것은 맞다. 인간이 깨어 있는 것의 50%는 적어도 글루탐산 덕분. 글루탐산은 포유류의 인지기능에 참여하여 학습과 기억을 도움. 장기기억현상은 해마와 신피질 그리고 뇌의 다른 부분의 시냅스 변화로 이루어짐. 그리고 가바의 전구물질이기도 함. 가바는 글루탐산으로부터 효소에 의해 단 한단계로 간단히 만들어지는 진정성 신경전달물질로 글루탐산과 가바, 두가지 물질의 밸런스에 의해 우리 의식이 조절됨
- 또한 글루탐산에서 만들어지는 글루타민도 신경계 역할에 중요함. 스트레스, 수술, 질병시에는 근육에 저장된 글루타민의 1/3가량이 방출되어 신경계에서 사용함으로써 광범위한 근육소실을 초래. 이때 글루타민 보충제를 투여하면 근육 글루타민 방출이 훨씬 줄어듬. 그 외에도 글루타민 보충제는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발육부전, 발기부전, 정신분열증, 암의 방사선 치료에 의한 손상 때 투여함. 하지만 우리가 먹는 글루탐산은 직접 뇌로 가지 못함. 뇌는 차단성이 강해서 콜레스테롤과 같은 많은 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사용하며, 먹는 식품으로부터 직접 공급받지 않음. 치매의 상당부분은 뇌에 글루탐산이 부족하기 때문. 학습능력 향상과 치매예방을 위해 MSG를 먹어도 소용없는 이유이기도 함
- 지방자체는 맛이 없고 느끼하지만 지방이 많은 식품을 고소하다, 풍부하다, 부드럽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 그리고 혀에서 느끼지 않아도 위나 소장 등 내장에서는 정확히 느낌. 내장의 감각수용체는 뇌의 감각피질과 연결되어 있고, 이 수용체로 다른 영양과 함께 지방을 감지. 실제로 내장의 미각수용체 수는 혀의 미각수용체 수보다 많음. 이 수용체는 영양성분 외에 음식물의 양, 삼투압, 음식물의 온도, 형태와 크기, 촉감을 감지. 이런 감각을 통해 무엇을 먹었는지 알고, 소화과정을 조정하고, 음식을 기억함. 기억은 흔히 뇌로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에도 기억력이 있음. 사물을 인식하기 전이 아주 어릴 때 뭔가를 먹었다가 죽을만큼 고통을 당했다면 나중에 커서도 그 음식은 먹지 못함. 본인은 왜 그런지 모르지만 몸이 그때의 고통을 기억하기 때문. 장에서 느끼는 감각은 여러 호르몬의 분비와 연결되어 일련의 소화작용도 제대로 일어나고 포만감도 느낌
- 서기 500~1000년대를 유럽의 암흑기라 함. 당시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바다 수면이 1미터 가까이 높아져 모든 염전들의 소금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품귀현상이 생겼음. 소금이 줄자 여기저기서 탈수현상과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기 시작. 이런 소금 품귀현상은 내륙지방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결국 사람들이 미쳐 날뛰고 몰골이 흡사 귀신처럼 되어버리면서 소금성분을 대신 섭취할 수 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기까지 이르러음. 동물과 사람의 피는 항상 어느정도의 염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지금도 아프리카 내륙지방에서는 소의 동맥에 뾰족한 대나무관을 꽂아 피를 빨아먹음
- 음식 맛에 있어 소금의 역할
(1) 대비효과 : 미각을 자극하는 두가지 맛이 있을 때 한쪽의 자극이 존재함으로써 다른 자극을 강하게 변화시키는 현상을 대비효과라 함. 소금의 대비효과를 나타내는 좋은 에는 설탕에 소량의 소금을 넣어 단맛을 강하게 하는 것. 단팥죽에 소금을 조금 넣기도 하고 수박에 소금을 뿌려 단맛을 강하게 느끼게 하기도 함. 육수나 다시국물에 소량의 소금을 넣어 맛있는 맛을 증강시키는 것도 대비효과임. 신맛을 더해주면 맛을 부드럽게 할 수 있음. 반대로 신맛이 강한 것은 소금을 치면 부드럽게 될 수 있음
(2) 억제효과 : 두종류의 맛이 있을 때 한쪽의 맛이 다른 쪽 맛의 존재로 약해지는 것을 억제효과라 함. 예를 들면 초무침에 소량의 소금을 넣으면 신맛이 억제되어 맛있게 됨. 매실 절임에 소금을 넣거나 초밥에 소금을 넣는 것은 간을 한다는 의미에 더하여 식초의 강한 자극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 역으로 젓갈의 짠맛이 억제되는 예로 각종 액젓이나 오징어 젓갈과 같은 것이 있음. 이러한 식품이 염분의 농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젓갈속에 들어 있는 각종 아미노산이나 유기산이 짠맛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 소금은 여러가지 잡취와 쓴맛 등 나쁜 맛을 억제함
- 음식에서 쓴맛을 내는 분자가 위 속에 있는 쓴맛 수용체에 결합하면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가 늘어남. 맛 수용체는 당연히 맛을 보는 혀에만 분포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위나 장에도 존재. 음식에 대한 정보인 맛을 음식섭취와 소화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임. 물론 위나 장에서 감지한 맛의 정보는 뇌에 있는 맛의 인식영역으로 가지는 않음. 연구자들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런 결과를 얻었음. 쓴 액체를 위 속에 넣어준 쥐는 그렐린의 수치가 올라가 40분 뒤에 피크를 이뤘다. 처리 후 30분 사이에 먹은 음식량을 측정하자 위에 물을 넣어 준 비교군(맹물쥐)에 비해 20%나 더 많았음. 사람으로 치면 식전주가 그렐린 분비를 자극, 입맛을 돌게 해 그냥 물 한잔을 마신 경우보다 식사량을 늘린셈
- 활동을 많이 하여 피로가 쌓이면 아데노신이 많아짐. 앞에서 한번 설명했던 아데노신은 다양한 용도로 쓰임. 이것은 여러 단계를 거쳐 카페인이 되고, 잔틴과 요산을 거쳐 최종적으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됨. 그런데 아데노신이 뇌에서 생성되면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는데, 이 결합이 일어나면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켜 졸음을 일으킴. 그리고 혈액공급을 늘리기 위해 혈관의 팽창기능도 일어남. 이때 아데노신이 분해되는 중간단계의 물질인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분자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이 가능함. 아데노신 수용체에 카페인이 결합하면 이 수용체가 원래 물질인 아데노신과의 결합을 방해하게 되어 졸음이 오지 않음. 그러면 혈관이 수축된 사앹를 유지해 혈압을 높이고, 간을 자극해 혈당을 분비하게 하여 근육에게 운동을 준비시킴.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기 때문에 심장박동수와 호흡을 약간 빨라지게 함. 이것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전에 미리 신체를 활성화시켜 몸이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 카페인은 근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함. 근육조직이 수축을 하기 위해서는 칼슘이 일단 근육에 흡수돼야 함.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근육조직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버림으로써 더 많은 양의 칼슘이 신속하게 분비되도록 한다. 카페인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면 근육이 더 단단해진다고 느끼는 것이 이런 이유때문. 또한 카페인은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림. 도파민은 신경세포를 흥분시킨다. 이런 작용 때문에 카페인은 강심제, 호흡흥분제, 중추신경흥분제, 이뇨제로 쓰임. 마약중독보다는 덜하지만 습관적 카페인 섭취도 이런 작용에 기인
- 향은 맛에 의해 강도가 크게 달라지는데 그중에서도 단맛과 신맛이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함. 껌에 멘손이라는 향기성분을 넣고 씹기 시작하면 2분이 지나면서 설탕의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 이때 실제 향의 양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소비자는 향이 급격히 약해진다고 느낌. 향의 강도가 향 자체 농도보다는 감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 따라서 껌에 향기가 오래가게 하기 위해서는 향의 지속성보다 감미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더 핵심기술임. 우리 감각의 상호작용과 부정확성을 가장 간단하고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임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자체는 맛과 향이 없지만 분명 맛에 영향을 줌. 특히 지방이 그러함. 향의 방출은 용매가 물이냐 지방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짐. 통상 식품에는 어느정도 지방이 있음. 대부분의 향기물질은 약간의 물에 녹는 성질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물질임. 따라서 식품 성분 중에는 지방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음. 지방이 있으면 향이 지방속에 녹아들어가 붙잡혀 있다가 조금씩 방출됨. 향료물질별로 모두 지방에 녹는 정도와 방출되는 정도가 다르므로 향조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향의 방출이 완만해지고 느려짐. 그래서 부드럽고 풍부하다고 느껴짐. 지방이 사용된 제품에서 지방을 완전히 빼고 나면 향의 느낌이 전혀 달라지는 이유다. 무지방 제품은 통상의 지방이 함유된 제품과 전혀 다른 향의 발현형태를 가지므로 이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 지방이 많을수록 향의 방출양이 감소하므로 향의 사용량을 적당히 높여 주어야함
- 탄수화물은 비교적 향에 영향이 적음. 단당류 이당류 같이 작은 분자는 향료방출에 거의 작용하지 않음. 방출보다는 향의 인지작용에 영향이 있음. 대체로 감미의 상승은 향의 인식에 도움을 줌. 달지 않으면 과일이 맛이 없는 주된 이유다. 고감미 감미제도 분자량이 적어서 향의 방출 패턴에 영향을 주지 않음. 하지만 향취의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 아스파탐 같은 고감미 감미제는 안정성이 떨어져 감미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 아스파탐은 2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분해되기 쉬움. 더구나 알데히드류를 만나면 아주 쉽게 변화됨. 아스파탐의 구조가 변형되면 감미가 사라지고 감미가 사라지면 향도 사라짐
- 분자량이 큰 전분은 제품의 물성(점도)에 영향을 줌. 점도가 높아지면 향료가 제품에서 휘발하기 어려워지고 후가 수용체게 도달하는 시간이 지연됨. 전분은 친수성이 적어진 상태이므로 향이 포집될 가능성도 커진 상태. 사이클로덱스트린이 대표적 포집형 구조이며, 전분은 이보다는 적지만 역시 포집력이 있음. 특히 변성전분 중에는 치환된 작용기에 따라 이런 포집기능이 높아진 것도 있음.(분말향료 코팅제) 젤리에 사용되는 탄수화물(증점다당류, 겔화제)은 제품의 조직을 단단하게 하여 물질의 이동속도를 늦춤. 그러므로 향의 사용량을 늘려 해결해야 함. 향뿐 아니라 감미를 느끼는 것을 방해하여 향을 덜 느낄 수 있음. 그중에 젤란검과 CMC는 향의 방출에 대한 방해작용이 적은 편
- 세포막에 위피한 G수용체는 보통 스위치 오프상태로 있다가 제 짝인 분자와 만나면 구조가 변하여 스위치 온상태가 됨. 이 상태가 되면 결합한 G단백에 의해 2차신호물질이 만들어져 신호가 전달됨. 이게 끝이다. 다른 기능은 없다. 하지만 이 단순한 기능이 그 뒤로 연결된 기작에 의해 무한한 능력을 발휘. 뇌에 연결되어 감각의 신호가 되거나, DNA에 연결되어 단백질을 합성시키기 때문. 후각세포의 역할은 G수용체의 결과를 연결된 신경세포를 통해 최종적으로 뇌에 전달되는 기능이 전부다. 입에 있으면 미각이고, 코에 있으면 후각, 눈에 있으면 시각이지 감각세포 자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님. 감각은 전기적 신호만 전달되지 어떤 맛물질이나 향기물질이 뇌로 전달되는 것이 아님. 전기적 온/오프, 즉 컴퓨터의 0과 1과 같다. 컴퓨터에 처리되는 정보인 0과 1은 약속에 따라 숫자, 글자, 그림, 음악, 동영상이 되듯이 G수용체의 감지결과도 약속(해석, 위치)에 따라 달라짐. 글루탐산수용체가 입에 있으면 글루탐산이 감칠맛이 되고, 뇌에 있으면 글루탐산이 신경전달물질이 됨. 하지만 감각세포만 감각을 하는 것이 아님. 감각세포가 아닌 다른 모든 세포도 감각능력이 있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1/1000이상 작은 세균도 감각능력이 있는데 우리 몸의 세포가 감각능력이 없을리가 없다. 단지 그 결과를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하지 않고 내부의 조절신호로 사용하는 차이밖에 없음. 내부 조절신호는 타겟 단백질의 기능을 바꾸거나 DNA를 작동시켜 단백질을 합성하게 함. 감각세포는 감지한 신호를 뇌로 전달하면 역할이 끝나지만, 일반세포는 감지한 신호로부터 단백질의 양이나 기능의 변화를 통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호르몬에 의한 대사조절이 대표적인 경우. 호르몬은 세포막 표면에 해당 G수용체와 결합하고 G수용체에서 2차신호물질이 약속된 DNA의 전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수많은 단백질(효소)를 만들게 하여 그 기능을 구현. G수용체는 단지 온/오프 스위치고, 실제 기능은 시스템, 즉 단백질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
- 알려진 것만 30만종인 식물 모두에서 향기물질을 얻지는 않음. 대략 60과, 약 1500종의 식물로부터 대부분을 얻으며 사용량으로 보면 90% 이상이 20종 이하의 품종에서 얻어짐. 향기물질은 식물의 2차 대사 산물인 터펜계 물질과 페놀계 물질이 대표적. 풀을 베거나 채소를 잘랐을 때 나는 풋내(grass note)는 지방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 의도하지 않은 산물이고, 식물이 만드는 물질은 페놀류와 터펜류가 주종임. 페놀물질은 6개의 탄소원자가 고리로 연결된 환구조에 수산기가 결합된 것. 이 물질에 다양한 형태로 원자들이 추가되거나 고리가 추가되어 엄청나게 다양한 페놀화합물을 형성. 안토시아닌 색소와 리그닌도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임. 터펜계 물질이 허브와 향신료에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부여하는 물질이라면 페놀계 물질들은 차별적 향조를 부여. 정향, 계피, 아니스, 바닐라, 타임, 오레가노 등의 풍미를 결정하는 물질이 대표적. 탄소고리에 붙어 있는 수산기 덕분에 물에 조금 더 잘 녹고 음식물 속에서나 입안에서나 더 오래 남음. 가장 대표적인 향기물질인 터펜 화합물은 이소프렌으로부터 만들어진 5개의 탄소원자에 수소만 결합한 간단한 물질이지만 지그재그로 벽돌을 쌓아올리듯 연결되어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물질을 만듬. 터펜 물질은 침엽수들의 잎과 껍질, 감귤류 과일, 꽃에 많으며 수많은 허브와 향신료들의 기본적 풍미를 제공. 터펜계 물질은 휘발성이 강하여 우리 코에 가장 먼저 닿아 가볍고 상큼한 최초의 인상을 제공. 아주 짧은 가열에 의해서도 쉽게 증발해버리거나 변형되는데 이 상큼하고 가벼운 미향들이 금세 사라져버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 모든 발효음식은 작은 분자로 분해되어 맛과 향이 풍부해지고, 중독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음. 발효는 혐기성 상태에서 세균이나 효모의 효소에 의해 탄수화물의 당류가 중간생성물을 거쳐 산류(젖산, 초산, 구연산, 글루콘산 등)로 생성되고 단백질이 분해되어 글루탐산 등 정미성분이 증가하며 탄산가스와 알콜이 생성되기도 함. 결국 맛과 향기 성분이 증가하는 것. 대표적 발효제품은 발효유, 김치, 된장, 간장, 식초, 주류 등이 있음
- 오랫동안 빵의 발효에 사용된 효모는 술에서 사용하던 효모였다. 서양에서도 1868년 이후에야 빵 전용 효모(이스트)를 생산하기 시작. 이스트는 제빵 시 탄산가스를 발생시켜 반죽을 부풀게 하는 일 외에 알콜과 유기산, 에스테르를 생성해서 빵에 향미와 물성을 부여하는 등 제빵에서는 매우 중요한 원료다. 빵을 굽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향도 중요하지만 이스트와 발효생산물이 조화를 이루어 생기는 것. 즉 이스트로부터 용출된 아미노산류가 빵에 독특한 풍미를 줌. 효소에 의해 생긴 아미노산, 발효에 의해 생긴 알데히드류, 생지 중의 당 등이 구울 때 열에 의해 분해되거나 아미노카보닐 반응 등에 의해 향기성분이 생성되고, 이때 발효에 의해 생긴 알콜과 유기산의 향이 혼합되어 빵 특유의 푸임가 얻어짐
- 발표유제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치즈다. 아라비아 상인이 양의 젖을 양의 위주머니에 넣고 사막을 여행하다가 마시려고 했더니 끈적끈적한 덩어리로 변해 있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함. 다양한 향기성분을 함유한 치즈의 풍미형성은 당, 단백질, 지방이 유산균이나 기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각각 젖산, 아미노산, 지방산이 생성되면서 시작됨. 주요 향기성분인 부탄산, 옥탄산, 데칸산 등의 지방산은 지방의 분해에 의해 생김. 발표의 중간산물인 피루빈산으로부터 디아세틸, 아세토인 등의 가벼운 향기성분이나 젖산, 프로피온산 등이 생성됨. 또한 아미노산으로부터 탈탄산, 탈아미노반응, 분해반응 등으로 아민, 지방산, 유황화합물, 알데히드, 케톤류가 생성되며 이들로부터 또다시 메틸케톤류, 2차 알콜, 락톤 등의 특징적인 향기성분이 생성됨. 유지방이 적게 분해되면 밀크취가 나고, 상당히 분해되면 버터취, 많이 분해되면 치즈취가 남
- 아로마테라피라는 용어는 28년 프랑스 화학자 가트포스의 책 아로마테라피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려졌으나 식물이 갖고 있는 향기의 특성을 일상생활에 도입한 것은 훨씬 더 옛날부터라고 볼 수 있음. 옛날부터 향기는 신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생각해서 종교적 의식에 향나무나 꽃 등을 분향했음. 이것은 기원전 3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감.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미 의료목적이나 화장품을 위해 정유를 이용하였고, 또 미라를 만들기 위해 삼나무나 몰약, 계피 등을 방부제로 사용. 파피루스 문서에 의하면 유향, 오레가노, 코리안더 등의 방향식물이 향료로 이용되고 있었음. 물론 이집트만이 아니고 메소포타미아나 그리스 등에도 종교의식이나 의료장식에 방향식물을 이용하였음. 인도에서는 기원전 600년경부터 아이유베다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승됨. 10세기 경에는 아라비아인들이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추출법인 수증기증류법을 발명하였고, 12세기에는 영국에서 라벤더가 재배되었으며, 방향증류수인 라벤더워터가 인기를 얻었다고 함. 12세기부터 방향식물을 오일에 넣어서 가온하고 그 성분을 침출해서 사용했음. 알콜을 사용한 로즈마리워터(화장수의 원조)는 헝가리 왕비 엘리자베스가 고령에 젊어지는 물로 간주해서 세안시 사용했다고 함. 1664년 런던에 흑사병이 유행하고, 그때 향료가 갖고 있는 살균 소독 효과가 세상에 널리 인정되었음. 18세기 프랑스에서는 그라스 지역을 중심으로 향료산업이 성행하게 되고, 유럽 전역에서 정유나 방향식물을 이용한 의료가 성행. 19세기가 되고 크게 진보한 서양의학이나 약학의 영향으로 향기요법은 쇠퇴하였지만, 최근 재차 유명해지기도 했음
- 낙타는 지오스민 냄새로 생명의 샘 오아시스를 찾아가고 사람은 지오스민 냄새를 휴양림에서는 흙냄새로 위안을 얻고, 수돗물에서는 악취로 기피하기도 함. 지오스민을 향취로 느낄 것인지 악취로 느낄 것인지는 지오스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결정은 오직 인간의 마음이다.
- 안와전두피질은 전두엽의 밑부분, 즉 눈위에 위치한 부위다. 왜 맛이 그렇게 여러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지를 이해하려면 여러개의 고리가 만나는 안와전두피질을 알아야 함.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전전두엽은 변연계 시스템의 신피질로써 보상과 처벌, 즉 욕구와 동기를 관장함. 또한 감정적, 정서적 정보들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여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수행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 안와전두피질의 외측 영역은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되고, 내측영역은 보상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됨. 안와전두피질에 손상을 입으면 즉각적 보상에 집중하게 되어 보상이 적지만 확률이 높은 쪽보다는 확률은 낮아도 보상이 큰쪽만 집착하고, 무책임해지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됨. 자신의 실수를 통해 학습하는 기능도 사라짐. 바로 이곳이 후각의 2차피질이며, 미각, 시각, 촉각이 만나는 곳이다. 물론 미각과 시각은 따로 모이는 곳이 있고 여러 과정과 루프를 통해 정보가 처리되는데 신경의 일부가 이곳에 모여서 감각의 연합을 하는 것이다. 이곳의 세포는 후각을 담당하는 세포에 미각의 신호도 같이 연결되어 있어 동시에 자극을 받는 경우가 많음. 이것을 감각의 융합 또는 공감각 현상이라고 부름. 한편, 냄새는 유쾌한 유형과 불쾌한 유형으로 분류되어 유쾌한 쪽은 안쪽에 불쾌한 쪽은 바깥쪽에 위치한다. 이처럼 냄새를 분류하는 능력은 보상 시스템과 연계되어 음식의 취사선택의 도구로 사용됨. 경험(문화)에 의해 바뀌기도 하는 이런 연합, 분류, 보상이 진화의 원동력이고 감각의 목적이기도 함.
- 우리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열 감지 수용체 중 하나인 TRPV1은 고온인 42도 이상의 열을 감지해 화상을 예방하는 기능을 함. 그런데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 TRPV1과 결합해 대뇌에 고운의 감지를 전달. 고온에 노출되었다고 판단한 우리 뇌는 열을 식히는 반응, 즉 땀을 내게 되는데, 뇌의 입장에서는 깜빡 속은 셈이지만 우리가 고추를 먹고 뜨겁다고 느끼는 것은 진실인 셈이다. 엔돌핀은 우리 몸이 통증을 느끼면 뇌에서 자연스레 분비되는 화합물로 마약보다 100배나 강한 진통효과가 있음. 바로 이 엔돌핀이 매운 음식에 중독되는 이유다. 캡사이신이 많을수록 TRPV1에 자극이 커지고 뇌는 화상으로 착각하여 엔돌핀이 많이 분비되고 궁극적으로 쾌감이 커지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원래 고추가 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화학무기임. 모든 척추동물은 온각인 TRPV1이 있어 캡사이신에 통증을 느낌. 반면 새들은 고추를 먹고도 태연함. 조류와 포유류의 TRPV1 구조가 다르기 때문. 조류의 그것은 열은 감지하지만 캡사이신과는 반응하지 않아 고추의 매운맛(통증)을 느끼지 않음. 고추가 씨를 퍼뜨려 자손을 늘리려면 동물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포유류는 이빨이 있어 음식을 씹을 때 으깨져 싹이 트지 않음. 게다가 씨가 넓게 퍼지려면 걸어다니는 포유류보다 날아다니는 조류가 더 좋은 파트너임. 따라서 캡사이신은 불청객인 포유류를 쫓아내기 위해 고추가 만들어낸 진화의 산물인 셈
- 재미있는 또 다른 온도 수용체 TRPM8은 25도 이하를 감지하는 냉센서로서, 온도가 낮아질수록 활성이 커지는 성질을 가짐. 그런데 우연히도 박하의 주성분인 멘톨이 TRPM8을 자극하는 성질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됨. 그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멘톨의 시원한 느낌을 향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TRPM8이 발견됨으로써 진짜 온도감각에 영향을 준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 사람은 15도 이하를 통증으로 느낌. TRPA1은 마늘의 매운성분인 알리신이나 고추냉이의 이소티오시아네이트에 반응함. 이것은 고추의 캡사이신에 반응하는 TRPV1과 같은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짐. 센서는 다르지만 모두 맵다고 느끼는 이유다. 혹시 누군가 온도수용체 TRPV4에 결합하는 물질을 찾아 활용한다면 식품산업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모른다. 분자량이 커서 향기물질은 아니지만 상온을 느끼는 온도 수용체인 TRPV4에 반응하는 물질은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차가운 아이스크림에는 약간 따뜻한 느낌을 주고, 뜨거운 국물에는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임. 지금까지 발견된 물질은 너무 저온이거나 고온에 반응하는 물질임. 너무 뜨거워도 통증이고 너무 차가워도 통증이다. 평소에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아서 느낌이 없지만, 국물이 뜨거울 때나 아이스크림처럼 차가울 때 적절하게 상온의 느낌을 주는 물질이 있다면 뜨거울 때나 차가울 때 적용성이 클 것이다. 맛은 공감각, 즉 감각의 연합이며 매우 유동적인 가소성 있는 감각이다. 뇌의 가소성은 뇌가 손상된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공감각은 남다른 감각으로 문학과 예술에 천재를 만들기도 함. 감각은 활용하기 나름이다.
- 계란이 익으면 왜 굳을까? 당연하지만 너무나 이상한 현상임.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가면 묽어지고 유동성이 높아지지 굳어지지 않음. 계란을 익히는 것이나, 밀가루 반죽을 하면 탄성이 생기는 것이나, 계란 흰자를 휘핑하면 거품이 생기는 것이나, 두부를 응고시키기 위해서 콩물을 끓이는 것이나 모두 동일한 현상. 말아져 있던 단백질을 길게 펼치는 현상(unfolding)이다. 생명을 이루는 단백질은 항상 콤팩트하게 말아져 있고 가열하면 운동성이 붙잡으려는 힘보다 커져 기다랗게 풀리고, 길게 풀린 단백질은 물과 다른 물질과 훨씬 잘 얽혀서 굳거나 점도가 높아진다는 사실만 알아도 여러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음.
- 기름은 향을 유지하는 능력이 아주 크가. 요리 중 만들어진 향은 기름에 잘 녹는 성분이다. 기름이 많으면 향이 많이 남아서 보다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구우면 맛이 있다. 예전에 고기가 풍족하지 않아서 국이나 탕으로 겨우 몇점 먹을 때는 아무도 기름이 많은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느끼한 기름인 마블링을 좋아하게 된 것은 고기를 일상적으로 구워먹을 정도로 경제력이 좋아진 이후다.
- 자연에는 진보도, 합목적성도, 아름다움도 없다. 자연에 그런 것이 있다고 믿는 것은 단지 인간의 희망이 자연에 투사된 것일 뿐이다. (프란츠 부케티츠, 독일의 철학자이자 생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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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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