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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심리 2014. 12. 28. 10:36

 


몰입의 즐거움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10-03-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문교양서 독자에서 자기계발서 독자까지, 9년 동안 20만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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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성격은 우리가 직업적으로 하는 일에,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애쓰는 노력에, 그리고 남는 시간에 벌이는 활동에 좌우된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삶은 이러한 기본 좌표 안에서 펼쳐지며, 우리가 보낸 하루하루를 모두 더하였을 때 그것이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느냐는 바로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
- 자신의 목표를 다스리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은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그것은 자연발생적 욕망에 몸을 맡기는 것과도 다르고 욕망을 무조건 억압하는 것과도 다르다. 최선의 방안은 자기 욕망의 뿌리를 이해하고 그 안에 숨어 있는 편견을 인식하면서, 사회적, 물질적 여건을 지나치게 흩뜨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의 의식에 질서를 가져올 수 있는 목표를 겸허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이보다 덜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며, 이보다 과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좌절을 자초하는 셈이다.
-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으로서의 일은 역사적으로 아주 최근에 등장한 것으로, 약 만 이천 년 전 대규모 경작의 물꼬를 튼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없었던 현상이다. 그전까지 수백만 년 진화해 오는 동안 인간은 자기 자신과 가족의 먹거리만 조달하였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개념은 애당초 없었다. 수렵 채취인에게 일은 삶의 나머지 영역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 일에서 얻는 본질적 보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전문 직종이다. 전문 직종은 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과제의 난이도도 조정할 수 있으며, 개성이 깃들일 여지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아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예술가, 기업가, 정치가, 과학자는 사냥을 하던 선조들처럼 일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삶과 일이 혼연일체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 사람의 신경계는 외부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중간중간 장애물이나 위험이 끼여들지 않은 상황에서 오래도록 한곳에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단계까지 적응하지는 못했다. 내부에서부터 정신력을 자유자재로 운용할 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성인들에게 여가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여유로운 사회에서는 마음을 분주히 만들기 위한 정교한 문화적 관습이 발전하였다. 바로 의식이나 춤, 그리고 때로는 몇 날 몇 주 동안 이어지기도 하는 경쟁적 시합 같은 것이다. 유럽사의 여명과 함께 시작된 올림픽 경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종교 활동이나 예술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적어도 마을 전체가 끝없이 소문과 이야기 기회를 제공하였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은 커다란 나무 밑에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가벼운 환각 상태를 유발하는 잎 따위를 씹으면서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았다. 지중해 지역의 카페나 북유럽의 맥주집에 가면 남아도는 시간을 이렇게 쓰는 남자들을 아직도 많이 만날 수 있다.
- 과거의 예를 보면, 한 사회가 사회 성원에게 의미 있고 생산적인 직업을 제공할 능력이 없어지면 그때부터 여가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시작한다. '빵과 원형경기장'은 사회의 붕괴를 오직 잠정적으로만 지연시키는 마지막 버팀목이었다.
- 과거에 성이 억압되었던 것은 성에 실린 강력한 에너지를 생산적 목표로 탈바꿈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성적 자기 실현이라는 환상을 심어주어 성의 에너지를 소비 행위로 끌어모으기 위해 성욕의 발산이 권장된다. 어느 경우에든 삶의 가장 깊고 내밀한 희열을 가져올 수 있는 힘이 바깥 세계의 이익에 의해 뒤엎어지고 농락당하고 있다.
- 사소한 변화에 주목하면 위대한 발견을 낳을 수 있는 것처럼, 조금만 태도를 바꾸면 지긋지긋하고 넌더리나던 일이 빨리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날 정도로 기다려지는 환상적 활동으로 변모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지금의 방식이 업무에 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수동적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 셋째, 대안을 모색하면서 더 좋은 방법이 나타날 때까지 실험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직장인들이 더 힘든 자리로 승진하는 것은 그들이 이전의 직책에서 이런 단계를 충실히 밟았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자신의 정력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직장일에서 더욱 만족을 느낄 것이다.
- 자기목적성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더 행복한 건 아니지만 아무튼 복잡한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자신에 대한 만족감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실력을 높이고 우리의 가능성을 채워 우리를 성장시키면서 행복을 맛보는 일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무위도식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청소년이 어른이 되어서도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고독을 즐기건 즐기지 않건 어느 정도의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수학 공부, 피아노 연습, 컴퓨터 프로그램 짜기, 삶의 의미에 대한 사색은 다른 사람들 속에서는 아무래도 하기 어려운 활동이다. 생각을 모으려면 집중력이 필요한데 주변의 불필요한 말 한마디에, 다른 사람에게 주목해야 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좀체 집중할 수가 없다. 항상 친구들과 붙어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학생은-대체로 가정에서 소원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복잡한 학습에 요구되는 정신적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혼자 있는 걸 싫어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개발할 수가 없다.
- 한 사람의 삶에서 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므로 사람은 직장 생활에서 당연히 즐거움을 얻고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수가 많고 안정성이 높다면 아무리 지겨운 일을 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한 자세는 깨어 있는 시간의 4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중한 시간을 방기하는 태도다. 우리가 직장 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결국 그 책임은 스스로 떠맡아야 한다.
- 시간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은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우리에게 정말 꼭 필요한 일이 얼마나 될까? 우리의 관심을 흐트려놓는 판에 박힌 일들을 잘 추려서 우선 순위를 배긴다면 지금처럼 시간이 없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올까? 빠져나가는 시간을 수수방관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시간을 잘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먼 훗날 재산을 불리고 안정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삶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 문제는 어떻게 자기 의식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어수선한 주변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느냐다. 불가에서는 그 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주의 미래가 내 한 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한시도 접지 말되,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 때마다 그걸 비웃어라." 이처럼 진지한 유희의 정신이 살아 있고 근심과 겸손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사람은 어딘가에 전념하면서도 무심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지혜를 익힌 사람은 반드시 이기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성패와는 무관하게 우주의 질서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시도 자체가 그에게는 보상으로 다가온다. 그런 사람만이 뻔히 질 줄 알면서도 선의를 위한 싸움에서 희열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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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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