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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실수

과학 2015. 3. 7. 16:45

 


찬란한 실수

저자
마리오 리비오 지음
출판사
열린과학 | 2014-08-11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사려 깊고, 통찰력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워싱턴 포스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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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이현상과 생존율에 대한 양적 접근법 개발이란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고, 다윈주의 자연선택과 멘델유전학이 완전히 통합되기까지는 70년이라는 시간이 걸림. 멘델의 선구적 1865년 논문이 1900년에 재발견된 이후 몇 년 동안은 멘델의 유전법칙이 다윈주의와 상반된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음. 유전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전가능한 변이로 인정된 유일한 형태인 돌연변이는 완성된 행태가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지 점진적 선택이 아니었음. 그러나 20년대에 여러 훌륭한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이런 반대 의견들은 사그라졌다. 그 첫번째 연구는 생물학자 토머스 헌트 모건과 그의 연구진의 드로소필라 초파리 교배실험이었다. 모건은 이 실험을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증명. 또 다른 연구로는 개체군 내의 작은 형질변이가 선택작용을 통해 유전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유전학자 윌리엄 어니스트 캐슬의 쥐실험이 있음. 마지막으로 영국의 유전학자 시릴 딘 달링턴은 유전물질에서 염색체 교환이 일어나는 실제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이 모든 연구와 유사한 다른 연구들을 통해, 돌연변이는 드물게 일어나며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짐. 아주 드물게 이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났을 때, 이 변이를 개체군 전체에 퍼트릴 수 있는 메커니즘은 자연선택뿐인 것으로 확인되었음. 더 나아가 생물학자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많은 유전자들이 한가지 특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 다윈의 점진주의는 적응을 일으키는 작은 차이들에 작용하는 자연선택과 함께 결실을 맺게 됨
- 태양과 지구나이 추정에 대해 켈빈이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게 된 중요한 계기는 1859년에 출간된 다윈의 종의 기원이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이 문제의 답은 아주 간단하다. 켈빈은 진화론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1871년 영국 과학진흥 협회의 회장연설에서 켈빈은 종의 기원에서 다윈이 내린 결론 일부에 대해 온건한 지지를 표명. 그러나 그는 자연선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거부의사를 나타냈는데, "만약 생물계에서 정말 진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이 가설이 진정한 진화이론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켈빈은 그 까닭에 대해 "최근 동물학자들의 추정이 설계에 관한 논의를 너무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서 "과학의 본질은 ... 실제 관찰 결과를 통해 선행조건을 추론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있다"고 열정적으로 공언했던 이 헌신적인 수리물리학자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곳에는 지적이고 호의적인 설계가 깃들어 있다는 강한 증거들이 있다"는 것도 여전히 믿고 있었다. 사실 켈빈은 열역학 법칙 자체도 우주 설계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비록 켈빈이 설계라는 개념에 감정적으로 집착했지만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그의 신랄한 비판이 종교적 신념이 아닌 정통 물리학에 단단히 닻을 내리고 있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심리학과 신경과학에서는 "알고 있다는 느낌"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이 느낌이 켈빈의 생각을 일부 형성했던 게 틀림없다. 먼저 과학과 지식을 추구하는 접근법에서 켈빈은 철학자라기보다는 공학자에 더 가까웠다는 점을 지적해야 함. 효율적인 수리물리학자인 동시에 재능있는 실험가였던 그는 서로 다른 가능성을 깊이 고찰할 기회보다는 자신이 측정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문제를 탐색했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켈빈의 실수는 있음직한 현상이 무엇인지를 언제나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초래한 결과였다. 그는 다른 가능성을 간과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좀더 깊이 파고들면 켈빈의 실수는 유래한 심리적 특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음. 특정 관점에 얽매이면 얽매일수록, 아무리 엄청난 반증과 마주하더라도 그 관점을 포기하기가 더 어려워짐
- 비교적 오랜 사고과정을 시작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에서 적어도 약간의 즐거움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노벨상이든, 이웃의 부러움이든, 봉급인상이든, 단순히 evil단계의 스도쿠 퍼즐을 풀었다는 만족감이든, 우리 뇌의 측좌핵은 그 과정을 지속하기 위한 약간의 보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뇌가 자주 보상을 이끌어내면, 자발적으로 굶는 쥐나 약물에 중독된 사람처럼 정신활동을 성취감과 연결시키는 신경경로가 점차 바뀌게 됨. 약물중독의 경우에는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 더 많은 양의 약물을 필요로 함. 지적 활동의 경우에는 항상 옳아야 할 필요성이 강화될수도 있고, 이와 함께 실수를 받아들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수도 있다. 특히 신경과학자이자 작가인 로버트 버튼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옳다고 우기는 행위는 다른 중독들과 심리적으로 유사함. 버튼의 주장이 옳다면, 켈빈의 모습은 의심할 여지없이 확신에 대한 중독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지질학자들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확신했던 반세기에 이르는 시간동안, 그는 신경의 연결이 거의 바뀔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확신을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옳다는 확신이 중독이든 아니든, 동기화된 추론은 냉철한 추론작업과 연계된 신경활동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 fMRI연구를 통해 증명됨. 동기화된 추론이란, 목적달성을 위한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시키는 판단에 집중하는 상태를 말함. 즉, 동기화된 추론은 냉철한 분석이 아닌 감정에 의해 조절되고, 그 목적은 자신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하는 것. 노년이 된 켈빈이 이따금씩 이성적 마음보다는 감정적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 가능.
-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을 하는 상태에서는 살지 못함. 그래서 우리는 가장 가능서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귀납적 추론은 개연성에 근거한 추측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때로 틀리기도 하고 가끔은 아주 많이 어긋날 수도 있다. 폴링은 지름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분자구조에 관한 자신의 직감이 과거에 모두 옳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DNA의 실패에서 그는 명민했던 과거 자신의 희생자였다.
- 대담한 발상, 근거없는 예측, 불확실한 생각.
  우리가 자연을 해석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이것들뿐이다.
  자신의 발상을 반박의 위험에 노출시키길 원치 안흔 사람은 과학이라는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칼 포퍼)
- 과학계의 문제는 선사시대의 소규모 사냥집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전체가 필요하다. 사냥을 할 때 사냥감이 정확히 어느 방향에 있는지 확실치 않은 것처럼, 과학에서도 처음에는 어느쪽이 올바른 이론인지 불확실하다. 따라서 무리 전체가 어느 쪽으로 갈지를 결정해야만 했고, 설사 단순히 무작위로 방향을 정하더라도 모든 구성원이 그 방향으로 따라가야만 했다. 선택한 방향과 정반대 방향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리에서 버려질 수밖에 없었다. 마치 오늘날 합의된 내용과 다른 관점을 가진 과학자들이 논문발표를 거부당하고 정부기관에 신청한 연구보조금이 간단히 묵사로되는 것과 비슷하다. 선사시대에는 살아가는 것이 분명 힘겨웠을 것이다. 선택한 방향에서 사냥감을 찾지 못하면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길을 멈추고 논쟁을 하면 불안을 일으키고 의견차이를 일으켜 결국에는 무리가 뿔뿔히 흩어질 수도 있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최초 주창자가 옳지 않더라도 모든 과학자들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기성 과학계 역시 아마도 본능적이고 원시적인 동기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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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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