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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2.17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5
  2. 2024.12.17 20241217

- 미생물 왕국은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스터리.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고 으스스하며 우리를 두렵고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의 다른 생명체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미생물은 아주 빠르게 번식하고 빨리 죽으며 유전자를 활발히 교환하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우리 몸에는 없더라도 주변에서 접하는 미생물들에게서도 우리는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뇌세포 86억개로는 미생물의 수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흙 1그램에 사는 미생물이 세계인구보다 더 많다고 한다. 모든 미생물을 알기에는 우리의 이해력이 부족하고, 더 많은 끈기가 필요. 새로운 생물학 지식은 세제광고의 간단명료한 명령보다 인가가 없다. 당연하다. 광고는 "세균은 적이다. 물리쳐라"라고 명령하니까.
연구덕에 우리는 미생물 왕국에서 선과 악이 동전이 앞뒷면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됨. 예컨대, 건강한 사람의 콧속에서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이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의 콧속에서는 약을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음. 또한 같은 종류의 미생물이 치유와 발병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장 박테리아의 활동으로 생기는 변기의 악취는 구역질을 유발.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 역시 장 박테리아다. 우리는 요구르트 형태로 떠먹기 위해 그런 박테리아를 돈을 주고 산다. 썩은 과일에 핀 곰팡이는 식중독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보낸다. 반면 로크포르치즈를 맛있게 해주는 곰팡이 냄새에는 미식가가 맛있는 냄새라며 좋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곰팡이는 의학적으로 우연히 얻은 행운으로, 곰팡이 배양에서 나온 페니실린은 독이지만 생명을 살리는 좋은 독이다.

- 물에서, 모래사장에서, 진흙에서 목욕으로 청결을 유지하다
대왕가오리들은 처음에는 물속에서 헤엄치다 넓은 지느러미를 날개처럼 활짝 펴고 바다 위 몇 미터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그런 다음 다시 철썩 소리를 내며 바다표면에 배를 부딪치고 바다 밑으로 잠수. 대왕가오리들은 이런 묘기를 반복하고 때대로 공중제비까지 보여주는데, 공중제비 후에는 바다 표면에 등으로 떨어짐. 왜 이럴까? 놀이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일종의 청소운동이다. 바다표면과 충돌할때 기생충이 떨어져나가는데, 가오리들의 다이빙은 말 그대로 깔끔하다. 양식장의 비단잉어들도 같은 방법을 사용함.

- 물은 동물과 인간이 청결을 유지하는 최고의 특효약이다. 빗물로 샤워하거나 강, 호수, 웅덩이에서 목욕을 한다. 동물은 대개 물속에 있는 것을 좋아함. 지빠귀, 박새, 참새에게는 웅덩이면 충분. 그들은 웅덩이에서 신나게 첨벙대고, 깃털이 엉키지 않도록 아주 노련하게 혼자, 혹은 서로에게 물을 튀겨 적셔준다.
또한 우리가 더 깨끗하게 씻기위해 비누를 사용하듯이, 동물도 잘 씻어내기 위해 물 이외의 것을 사용. 물은 표면의 오물을 씻어내주지만 몸에 들러붙어 버티는 기생충을 떼어내기에는 부족함. 그래서 몸을 담글 수 있는 다른 물질이 있으면 좋은데, 바로 오물이다. 오물로 오물에 맞서는 것. 이른바 먼지목욕이다. 참새부터 타조까지 새들은 먼지목욕을 즐김. 흙구덩이에 앉아 부리와 날개로 먼지를 일으켜 깃털위에 뿌리면 먼지에 숨이 막힌 진드기가 떨어져나감. 
끈적끈적한 진흙은 언뜻 보기에 비주로 적합해 보이지 않지만 코끼리, 코뿔소, 하마처럼 피부가 두꺼운 동물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들은 진흙탕에서 구르고 뒹군다음, 일광욕을 한다. 진흙이 딱지처럼 굳으면 낡은 외투를 벗어던지듯 몸에서 털어내는데, 이때 진흙딱지와 함께 진드기가 모조리 떨어져나감. 뜨거운 사막에 사는 멧돼지들은 진흙목욕 후, 햇볕에 진흙을 말리지 않고 나무에 몸을 문질러 기생충을 떼어냄.

- 고양이 혓바닥은 굵은 사포처럼 거친데, 현미경으로 보면 마치 톱니가 깔린 것 같다. 호랑이 혓바닥에는 최대 5밀리미터나 되는 유두라는 톱니가 깔려 있는데, 가시처럼 날카롭고 미늘처럼 생김. 호랑이는 먹이를 먹을 때 이 유두로 뼈에서 살을 발라내며, 식사가 끝나면 머리빗처럼 사용. 혀로 가죽을 핥으면 털이 정돈되는데, 이때 이물질과 빠진 털들도 훑어냄. 미늘에 걸린 털과 이물질을 목구멍으로 보내는 동시에 청소한 가죽에 침을 묻히는 것임. 호랑이 침에는 털을 물에 젖지 않게 하고 박테리아를 죽이는 성분이 들어 있다.
자연은 빗질의 원리를 다양한 형태로 동물들에게 심어두었다. 우리가 손토으로 긁는 것처럼 다른 포유류들도 발과 발톱으로 긁는다. 가마우지의 물갈퀴 뒤 발가락 하나에 청소용 발톱이 있는데, 이것으로 머리와 목을 긁는다. 두더지는 그들이 가진 일종의 굴착기로 털을 말끔하게 빗는다.

- 집흰개미는 병원체를 해치우기 위해 자신의 분비물을 미끼로 놓는데, 나쁜 병균을 막는 박테리아를 똥이 유인하는 것임. 붉은 불개미는 마른 송진을 최대 20키로까지 둥지에 꼼꼼하게 뿌리는데 송진은 천연 항생제 구실을 하여 위협적인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물리침.
최고의 사례는 고대 이집트에서 키운 꿀벌이다. 벌집내부는 섭씨 35도에 매우 습했으며, 병이 퍼지기 딱 좋은 환경. 하지만 프로폴리스라는 놀라운 약이 있었다. 일벌들은 프로폴리스를 만들기위해 자작나무, 포플러나무, 느릅나무, 가문비나무 등 특정 나무들의 상처난 껍질에서 송진을 가져왔다. 그리고 송진에 포자와 밀랍을 섞고 약간의 타액을 추가하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곰팡이를 막는 기적의 무기가 완성되었다.
여왕벌이 알을 낳기 전에 벌집 전체는 살균 및 항생제 물질로 얇게 코팅이 되었고, 균열이나 틈이 생긴 곳도 이 물질로 메웠다. 벌집입구에도 칠했는데, 무리지어 돌아다니가 돌아온 벌들을 위한 일종의 발매트였다. 그리고 프로폴리스는 침입자를 막는 무기로도 쓰임. 모든 벌이 힘을 합쳐도 벌집에서 밀어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침입자를 처리하는 데 프로폴리스를 사용. 벌침을 맞고 죽은 침입자 시체를 끈적한 물질로 세심하게 감싸는데, 그렇게 하면 뱀과 쥐도 금세 미라가 되었다. 사체는 프로폴리스 무덤에서 잠들었고 방부처리가 되어서 부패로 독이 뿜어져 나올 위험도 없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런 기술을 잘 관찰했고 미라를 만들때 프로폴리스를 사용했다.

- 비누에서 손 세정제 자그로탄,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섬유유연제와 필링제까지, 오늘날 바디케어 및 세제들은 한눈에 다 살필 수도 없다. 위험과 부작용도 마찬가지. 우리는 너무 공격적으로, 또 일상적으로 너무 많이 씻고 빨리 닦아낸다. 알레르기 위험물질과 플라스틱 소용돌이가 우리의 건강과 환경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모두 잘못된 청결관념 때문이다.


- 목욕문화는 중세시대에 다시 호황을 누렸다. 공중목욕시설은 로마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권위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전여명이 유럽을 덮치자 사람들은 천벌이라고 생각했다. 페스트와 콜레라의 책임을 물에 돌린 것. 사람들이 물이 피부를 무르게 하여 열린 모공 사이로 전염병이 들어갔다고 믿었고, 그렇게 물을 멀리하고 피부모공을 철저히 막았다.
비눗물이여, 아듀! 파우더와 화장품이여, 봉주르! 마른 목욕과 향수의 시대가 도래. 마른 수건으로 몸을 문지르고 수건에 오물이 묻어나지 않을 때까지 수건을 교체하며 닦았다. 그리고 강력한 향수로 몸에서 나는 냄새를 덮음. 결과적으로 몸은 기생충의 꿈의 서식지가 되었다. 사람들은 기생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약을 넣은 이른바 벼룩 덫을 몸에 차고 다녔다. 그리고 청어의 악취로 해충을 쫓기 위해 청어를 안고 자기도 했다.
프랑스 역사학자 필립 아르트망은 "마른 목욕이 불가능한 곳, 그곳에는 욕실도 욕조도 없었다. 배설물과 분비물이 계단으로 흘러내렸다."라고 당시 병원을 묘사.
그러나 마른 목욕의 시대도 종말을 맞음. 물과 비누가 다시 칭송받았고, 비누생산이 강화되고 생산방식도 최적화됨. 오늘날까지 향 비누로 유명한 마르세유에서 호사스러운 대안이 등장했는데 바로 올리브유가 기름을 담당하고 프로방스의 라벤더밭이 향을 담당한 것이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비누제조공을 제노바에서 베르사유로 데려와 프로방스에서 생산한 재료들로 비누생산을 시작. 

- 박테리아 공포조장은 여전히 자주 써먹는 광고전략 중 하나로, 단순한 걱정을 넘어서 거의 공포증에 가깝다. 이런 공포는 19세기에 시작되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박테리아를 소독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하수정화시설에서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것이 박테리아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또한 비피도박테리움 아니말리스와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가 들어 있다고 선전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요구르트를 아침에 마신다는 사실도 잊고 있다.
박테리아가 몸과 환경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오래전에 과학적으로 입증됨. 항균소독제는 균형잡힌 박테리아 환경을 방해함. 병원에서는 의사, 간호사, 환자, 방문자가 손을 소독하여 접촉을 통한 박테리아 전염을 마근 것이 필수임. 그러나 집은 병원이 아니다. 사적 공간에서 자연적 박테리아를 박멸하려고 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 소독제로 손의 각질이 벗겨진 사람들은 크림을 구매하여 제조사에게 이중의 이득을 안겨줌. 손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문제를 소독제가 일으키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많은 연구들이 비판과 경고를 보내도 문제가 되는 소독제는 오래도록 버젓이 판매되는데, 대표적인 게 트리클로산이다. 트리클로산은 항균물질로, 소비자보호센터와 건강환경보호원이 수년째 사용금지를 요구. 그러나 제조사들은 땀과 냄새를 억제하는 기능 때문에 트리클로산을 여전히 선호. 하지만 접촉알레륵를 유발할 수 있고, 하수정화시설로도 이 물질을 완전히 분해하지 못해 수생생물에게는 독이다. 실험결과 트리클로산은 약의 효능물질에 대한 박테리아 내성을 유발했고, 동물실험에서 호르몬 시스템을 망가뜨렸다.

- 풀로니카는 오줌을 사용하는 세탁소를 의미. 고대 로마의 이런 거대세탁소는 로마, 오스티아, 폼페이에서 소변을 구했다. 세탁노동자가 원료를 구해와서 돌 통에 채운다음, 더러워진 옷을 그 안에 넣고 빨았다. 남자와 아이들이 맨발로 돌통에 들어가 밟아서 옷의 오물을 제거하는 모습이 조각작품으로 남아 있다. 이 사업은 벌이가 좋았던 것 같다. 서기 1세기때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세탁소에 세금을 부과하면서 돈에서는 악취가 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효능물질에서 보면 오줌은 화학교재에 나올법한 혼합물이다. 소변 1리터에는 요소 20그램과 암모니아 0.5그램이 들어 있는데, 옷에서 기름얼룩을 지우는 데 적합. 그로부터 2000년 뒤에 세탁세제 퍼실로 유명한 헨켈은 웹사이트에서 원조 액상 세제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오줌은 인산염과 구연산 성분으로 물을 연화시켰다. 웹사이트에 적힌 내용을 인용하면 "세탁물을 오줌 세제에 넣고 충분히 반복해서 비벼주면, 특히 오줌이 썩기 시작했거나 완전히 썩었으면 거품이 잘 인다"고 하였다.

-세제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 연화제, 표백제, 표백활성제, 효소, 물때방지제, 형광증백제

- 위생을 위해 굳이 항균제를 쓸 필요는 없다. 거의 모든 박테리아는 해롭지 않고 우리를 해치지 않기 때문. 조화롭게 잘 구성된 박테리아 공동체는 우리를 위협하는 위험한 침입자들을 막아준다.
박테리아에 대한 공포는 옛날 사고방식. 이 사실은 바디케어와 집 청소에 모두 해당. 미생물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공기중에도 살고 수세미, 싱크대, 카펫, 컴퓨터 키보드, 문손잡이에도 산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몸을 미생물의 서식지로 허락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쾌한 바다향이 함유된 변기용 세제를 손데 들지 말라. 그 물건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주의사항 안내문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 너무 지저분해서 병에 걸리는 것만 위험한 게 아니다. 세제는 청결을 이야기하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쓸데없는 화학물질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 위험이 잠복해 있다. 세제회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으스스한 박테리아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고, 사람들은 그렇게 조장된 공포 때문에 세제를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고 더 나아가 위생광이 되었다.
비누, 향수, 미용크림, 섬유유연제, 세제. 근대과학은 이 모두를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지구의 천연물질이 거의 강제적으로 값싼 신제품으로 계속 교체된 것. 그리고 이제 그 제품들의 위험과 부작용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청소용품의 발달은 인간을 청소악마이자 동시에 오물악마로 만들었다. 

- 구역질은 대단히 중요함. 구역질 대부분은 위협에 대처하는 영리한 행동방식이며, 이 사실은 수천년 뒤 미생물학자들이 증명. 인간은 본능적 역겨움 때문에, 병균이 잠복해 있는 물건을 만지지 않으며 먹으면 안되는 음식을 먹지 않음. 먼저 끔찍한 악취가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연구에 의하면, 가장 격렬하게 역겨움을 유발하는 똥에는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20종 넘게 들어 있다. 살모넬라를 비롯해 A형과 E형간염, 여러 기생충, 콜레라, 파상풍을 일으키는 균들이 있다. 동물들도 자신을 병들게 할 수 있는 사물과 상황을 피하지만, 일종의 심사기관으로서 구역질을 발달시킨 종은 인간뿐이다. 이 심사기관은 처음에는 전의식(비교적 쉽게 의식이나 기억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현재는 억압된 잠재의식)으로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식적 행동이 됨. 전의식은 아직 의식이 깨어나지 않았지만 빨리 의식을 깨워야 한다는 것을 아는 상태를 의미. 내적 경고신호가 울리면 몸이 반응한다. 몸이 가려우면 긁어서 오물을 제거하고, 악취가 나면 다른 곳으로 피한 뒤에 파리가 들끓는 죽은 동물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본다.
길게 놓고 봤을 때 역겨움은 바디케어 욕구와 역겨움을 유발하는 모든 사물을 말끔하게 없애려는 생각으로 이어짐. 고대 의사들은 이런 지식을 주의사항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위험한 연기가 나는 장소와 물을 멀리하라고 권했다. 그는 이런 연기를 미아즈마라 불렀다. 기원전 1200년에서 600년 사이에 생겨난 인도의 베다경전에서도 불결한 열 두가지를 피하라고 조언. 정액, 혈액, 소변, 대변뿐 아니라 귀지와 눈물도 여기에 포함시켰다.
청결추구의 근원에는 역겨움이 숨어 있다. 청결교육은 정신문화 수준을 높여주었다. 인간이 삶의 의미에 대해 파고든 이후, 청결규율과 정결의식은 종교와 문화의 주요구성요소가 되었다. 내적 순결과 죄의 회개에 대한 영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신체에 대한 실질적 지침이 되었다.

- 올리 라거스페츠는 오물개념에서 한 스웨덴 교수의 중국인 아내 이야기를 인용. 그녀는 청도의 79년 생활상을 들려주었는데, "아궁이 재를 제외하면 ... 집에서 버릴 것이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낡은 신발, 뼈, 닭털, 헌 옷 등은 보부상에게 팔았다. 그래서 쓰레기 수거함은 필요없었고, 가재도구에 속하지 않았다." 고 했다. 모든 물건이 쓸모가 있었다.
79년은 그리 오래된 과거가 아님. 어쩌면 이런 기억 때문에 중국 정부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 중지를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일깨워줘서 고맙다고 중국에 인사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성급한 인사다. 안타깝게도 중국의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장본인이 바로 중국인들이기 때문. 그러나 이런 평가 역시 서구인의 자만이다.
선진국들이 자기네는 친환경적이고 깨끗하다고 뻐길 수 있는 것은, 오염물질을 양산하는 제품생산공정을 아시아로 보낸 덕읻. 그들은 자기 손을 더럽힐 필요 없이, 나쁜 환경에서 생산된 제품을 아시아에서 수입한다. 섬유와 강철은 서구로 오고, 오염물질은 아시아에 남는다.

- 우리 인체만 보더라도 박테리아가 체세포보다 많음. 이 사실은 지금도 큰 충격인데 과거 미생물 사냥꾼들에게는 더 그랬을 것이다. 최근 추산에 따르면 체세포가 30조이고 박테리아가 39조라 한다. 박테리아 종류만 1만종에 달하고 대개는 세포와 평화롭게 공존. 이것 역시 오늘날 아이들이 이미 어린이집에서 배운다. 나쁜 박테리아들은 당연히 예외지만 대부분의 박테리아는 우리와 우리의 건강에 유익함.
현대 연구에서는 훅이 발견한 작은 동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쳐 주고 있다. 위험한 병균은 통제해야 하지만 박멸보다 균형이 더 현명한 방법임. 박테리아 균형에 성공하면 신체는 스스로 주치의가 된다. 그래서 현대 미생물학자들은 더는 적군과 아군의 프레임으로 보지 않고, 건강한 유기체가 오물과 외부공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어머니가 물려주고, 진화를 통해 건네받은 뭔가를 갖고 있다. 바로 면역체계. 외부공격이 너무 심해지면 때때로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지만, 대개는 모든 위험한 박테리아를 스스로 방어함. 면역체계는 제멜바이스, 나이팅게일, 코흐 등이 연구하고 치료하려고 했던 질명에 걸리도록 우리를 무작정 방치하지 않는다.

- 선천적 면역체계. 온각 종류의 오물을 막아주는 방어벽
선천적 면역방어는 서툴고 굼뜬 외부공격을 통해 완성됨. 면역방어의 임무는 물리적, 화학적 방어벽을 이용해 신속하게 보호하는 것임.
입자가 굵은 오물의 침투는 일차적으로 피부가 막는다. 인간의 피부는 코끼리나 해마처럼 두껍지 않지만 정교한 다층 구조로 되어 있어서 온갖 종류의 오물을 막아냄. 표피층에는 각질 세포가 기왓장처럼 서로 포개져 있는데, 이것이 오물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해줌. 피부 아래 몇 밀리미터 깊이에 배치된 결합조직에는 작은 지방쿠션이 깔려 있어서 압력과 충격을 완화해준다. 약간 시큼한 땀은 불청객 박테리아가 피부 표면에 자리잡지 못하게 방해함. 그리고 피지샘은 지방을 공급하여 피부 아래로 스며드는 수분을 밀어내고, 이를 통해 수분에 무임승차한 이물질의 잠입도 막는다.
인간의 몸에는 눈, 코, 입처럼 구멍이 뚫인 취약한 지점이 있다. 그러나 눈에서는 눈썹과 눈꺼풀이 응급방어로 오물을 막고, 나머지는 안구 앞에서 눈물이 처리. 항균성 효소인 라이소자임이 들어 있는 눈물이 비강을 통해 이물질을 배출. 입과 코를 통해 신체로 숨어들어온 유해물질은 호흡기 섬모가 처리. 섬모는 부비동, 후두, 기도 및 기관지를 지나 폐까지 담당함. 섬모를 크게 확대해서 보면 마치 잘 관리된 잔디밭의 촘촘한 풀처럼 보인다. 이물질이 감지되면 섬모들이 움직이며 이물질을 침과 점액이 있는 인후쪽으로 운반한다.
이 모든 방어에도 침입자가 계속해서 아래로 들어가 내장까지 도달하면, 위산이 처리. 묽은 염산으로 이루어진 염산은 매우 파괴적으로, 음식물 소화뿐 아니라 미생물도 죽인다.
- 간은 소화기능 외에 해독작용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함. 혈액에서 박테리아를 걸러내고 알콜을 지방으로 바꾸며, 독성 암모니아를 독이 없는 요소로 만들고 물에 녹지 않는 유해물질을 담즙을 통해 대장으로 보냄.
신장에는 수많은 작은 튜브인 네프론이 유해물질을 걸러내고 배출한다. 소화 찌꺼기는 얇은 막을 통해 요도로 떠밀려가는데, 이때 용해된 단백질, 예를 들어 효소는 재활용을 위해 필터가 걸러 보관함. 이 과정은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어 심장은 1분에 1리터, 하루 총 1500-1700리터의 혈액을 신장조직에 보냄. 그래서 혈액순환이 가장 활발한 기관이 신장이다.
- 장은 청소부이자 건강활동가로서 천재적 면역체계의 중심이다. 장의 기능을 모두 열거하려면 너무 길어지니 요점만 적자. 길이 1.5미터, 표면넓이 2제곱미터의 대장에는 수조에 달하는 박테리아가 체세포와 함께 거주. 박테리아와 체세포는 협동하여 혹은 분업하여 신체에 필요한 영양분, 비타민, 염분을 공급하며, 동시에 건강검진 서비스도 담당. 면역세포의 약 70%가 이곳에서 활동함. 몇몇은 불청객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물질을 생산하며, 몇몇은 주변의 위험을 스캔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병원체가 발견되면 전달물질로 경보음을 울리고 불청객 침입자를 파괴함.

-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결핵 사망자수가 160만명에 이르며 매년 신규환자가 1000만명에 달한다.
박테리아는 노련하게 전진한다. 그들은 폐에 침투하여 자살을 단행. 폐에 서식하는 대식세포에게 스스로 잡아먹힌다. 그러나 결핵균 킬러인 대식세포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다. 대식세포는 결핵균을 세포 내부로 데려가지만 산으로 영구히 파괴하지 못함. 결과적으로 결핵균은 대식세포 내부에 자리잡고 증식하여 숙주세포가 터질만큼 수를 늘린다. 
이런 게릴라 전략은 수많은 전략 중 하나. 어떤 병원체는 다양한 면역성분의 소통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기도 하고, 가짜 신호를 보내 면역방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처럼 보고하기도 함.
에이즈 병원체는 우선 면역세포를 직접 공격함. 바이러스 자체에는 세포핵이 없기에 증식을 하려면 다른 체세포를 강탈해야함 에이즈병원체는 증식을 위해 보조T세포를 강탈함. 이들은 유인물질을 분비하여 면역세포를 덫으로 끌어들이고 면역세포는 HIV의 계획대로 행동하게 됨. 이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정보를 잠입시켜 새로운 HIV를 생산하도록 강요한 다음, 다른 보조T세포를 감염시킴. 전투는 오랜기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로 이어짐. 면역체계는 계속해서 새로운 보조T세포를 생산하여 공격에 맞섬. 그러나 HIV에게는 또 다른 전략이 있다. 자신의 유전자 구성을 바꾸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면역체계가 병원체를 색출해내기 더욱 어렵게 됨. HIV는 그런 식으로 면역방어를 이중으로 어렵게 하고, 결국 바이러스가 우위를 점유하게 됨. 면역체계는 항복하고 무너진다.

- 발밑의 부엽토는 기껏해야 30센티다. 지구에 사는 생물체의 앞날이 이 얇은 층에 달렸다. 작고 작은 생물이 비옥함을 만들어냈다. 박테리아, 해조류, 편모충, 근족충, 등각류, 진드기, 곰팡이, 회충 등 흙 한 숟가락에는 지구인구보다 더 많은 유기체가 들어 있다. 인체내 박테리아와 마찬가지로 활동적인 그들은 유기물질을 분해하고, 단백질과 미네랄을 생산하며, 양분과 미네라를 풍부하게 한다.
다양성을 자랑하던 지하 공동체 역시 지금 인류세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 제초제와 살충제가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버렸다. 이에 전세계 지역단체들이 부엽토 혁명으로 이 상황을 바꾸려 노력중. 부엽토층 재생에 성공하면 축복의 효과가 몇 배로 커질 것이기 때문. 유기체의 종이 다양해져 토양이 비옥해지고 수확량이 증가할 것임. 토양에 통풍이 잘되고 투과성이 좋으면 물이 잘 흡수되어 뿌리가 깊어지고 침식이 방지됨. 또한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탄소가 토양에 들어가서 그곳에 갇히기 때문에 기후 변화도 느려질 것임. 게다가 토양의 미생물에는 자가치유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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