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질시대 중 석탄기에는 목재를 분해하는 곰팡이(균)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구표면에는 대량의 목재 쓰레기가 쌓여 있었죠. 석탄기 말, 진화의 결과로 백식 부후균Whiterrot fungi 이 나타나면서, 쌓 여 있는 쓰레기들을 분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균류의 등장으로 마침내 자연자원의 순환성이 완성된 것이죠. 균류의 등장이 없었다면 지구 표면은 지금까지도 나무 쓰레기로 뒤덮여 있을 것입니다. 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저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류가 산업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자연의 순환 고리안에서 분해하고 새로운 자원으로 탄생시켜 우리의  래를 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곰팡이 균류가 산업시스템과 자연생태계의 핵심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함으로써 현재의 산업 체제를 선형 구조에서 자연 시스템의 순환 구조로 바꾸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것이 궁극적으로 마이셀이 하고 싶은 일입니다.
- 양분과 호르몬, 성장인자는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개 발하거나 암과 에이즈 치료제 개발 등 의학 연구에서는 필수적인 재료입니다. 즉 배양육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그만큼이나 많은 소의 태아가 필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기왕의 공장식 축산에서 고기로 태어난 동물들의 비극 적 삶이 문제였다면, 배양육은 '태어나지도 못한 소가 오로지 혈청 제공의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모순이 생깁니 다. 생명의 가치와도 위배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요. 게다가 소태아 혈청은 무척 비쌉니다. 1리터에 70~80만 원을 호가해요. 최초로 배양육 패티를 쓴 햄버거 하나를 생산하는 데 50리터의 혈청이 필요했다고 해요. 어처구 니없을 만큼 비싼 햄버거였던 까닭이지요. 
-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비닐봉지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나무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며 열광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당연한 듯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으로 간주되지만, 애초에는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봉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신소재 혁신상품이었다. 플라스틱 역시도 조숙한 '동물권 보호'라는 고귀한 소 명에서 출발했다. 당구공을 만들 때 사용했던 코끼리 상아를 대체 하기 위해 발명한 인공물이었기 때문이다. 동물과 식물을 보호하 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동식물 은 물론이요, 사람에게까지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역설이 일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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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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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태양과 태양에너지에 투자했습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힘의 원천입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석유와 석탄이 고갈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에디슨이 헨리포드와 하비 파이어스톤에게(1931)
- 로마에서는 고향을 그리워하게 된다. 하지만 고향에 가서 보면 로마와 같은 곳은 없을 것이다. (호라티우스)
- GMO 작물에 실험실에서 변형한 DNA가 자리하고 있어서 인간이 그것을 섭취했을 경우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 과학아카데미는 GMO 농산물의 안전성을 두 번에 걸쳐 조사해 인간의 건강에 특별한 위험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GMO 농작물의 문제는 그 종 자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몇 안 되는 기업에 의해 독점적으로 팔린다는 사실이다. 주변 농부들과 발을 맞추기 위해 이런 놀라운 대두나 옥수수 품종을 재배하고 싶은 농부가 있다면, 거의 독점 상태에 가까운 사업을 하는 몬산토Monsanto 나 듀폰DuPont과 거래할 수밖에 없다.
- GMO 농산물이 처음 소개된 지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 작물의 10퍼센트는 GMO 농작물이다. 지금 미국에서 재배되는 거의 모든 대두와 옥수수, 면화, 카놀라유는 유전형질 전환 농산물로, 모두 내가 태어난 이후 등장한 것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미네소타의 폭발할 듯 푸른 농지는 전통적인 품종과 함께 GMO 대두와 GMO 옥수수를 심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유전형질 전환 농작물이 등장한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대두와 옥수수 생산량이 적어도 추가로 30퍼센트 이상 증가해 20세기 초반에 비해 네 배나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매년 점점 더 많은 GMO 농작물이 전 세계에서 재배 되고 있다. 문자 그대로 전 세계 식량 생산의 씨앗을 팔 것 인지 말 것인지가 다섯 곳이 채 안 되는 미국 기업 손에 맡겨져 있는 것이 과연 분별력 있는 일일까?
- 농약과 GMO 작물에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이 둘 사이에 영원히 쫓고 쫓기는 게임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복합 글리포세이트glyphosate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 는 농약이다. 글리포세이트는 모든 새로운 식물 조직을 구 성하는 일에 빨간 불을 켠다. 그렇기 때문에 농장의 밭고 랑처럼 전략적으로 식물의 생장을 중단시켜야 하는 곳 어디에서나 쓰이기 쉽다. 글리포세이트는 1974년 라운드업 Roundup 이라는 상표로 처음 판매되었는데 그 후 미국 농가 에서 20억 톤에 가까운 양이 사용되었다.
- 1996년 라운드업을 팔던 기업인 몬산토가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 대두, 옥수수, 면화 종자를 시장에 선보 이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유전형질 전환 작물에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유전자가 삽입되어 글리포세이트의 생장 억제 효과를 넘어서버렸다. 라운드업 레디 GMO 품종은 농사를 더 단순하게 만들었다. 라운드업 제초제는 밭고랑에 조심스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체 농지에 뿌려댈 수 있었고, 그 덕에 농작물이 자라는 동안 잡초는 죽어 갔다. 라운드업 레디 품종을 채택하면서 글리포세이트의 전체 사용량은 급격히 치솟아서 지난 20년 동안 15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의 농지는 역사상 그 어느 시점보다 농약에 푹 적셔져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전형질 전환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에 바람이 불어오면, 라운드업 레디 GMO의 꽃가루가 인근 생태계로 옮겨져 식물의 수정에 관여하게 된다. 1998년에는 글리포세이트에 저항성을 갖춘 잡초가 한 종류였는데 오늘날에는 열다섯 종이 넘는다. 모든 항생물질과 마찬가지로 농약은 목표가 되는 대상이 독성에 대한 내성을 갖추면 효과가 덜해지고, 그렇게 되면 익숙한 피드백이 나온다. 우리가 농약에 더 의존할수록, 그것은 덜 효과적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더 큰 우려가 등장한다. 2015년 국제암연구기관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세계보건기구 산하의, 암퇴치를 위한 국제적 연구 기관 - 옮긴이)은 글리포세이트(라운드업) 가 비호지킨성 림프종 발생을 초래하는 인체에 대한 발암 가능 물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위험성은 흡수량과 관련이 있기에 엄청난 양의 라운드업을 다루는 사람들에 게 특히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이 나라의 농부들이다.
- 지난 50년간 엄청나게 생산된 미국의 옥수수는 옥수 수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는 이상한 산업의 발달을 촉진시 켰다. 그리하여 원래 형태로 인간의 위장으로 들어가는 것 은 극히 적은 양의 부수적인 소비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옥 수수 가루뿐만 아니라 녹말, 설탕, 기름처럼 익숙한 형태로 는 물론이고 수지gum, 산酸, 왁스, MSG(모노쇼듐 글루타메이 트) 형태로 가공 옥수수를 섭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간이 소비하는 옥수수의 양은 미국에서 매년 생산되는 옥 수수의 1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남은 양의 절반(한 해 동안 심고 가꾸어 수확하게 될 옥수수의 45 퍼센트)은 살아 있는 생물의 먹이로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 다. 그 나머지 절반 중 1억 명의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10억 부셸 이상의 옥수수는 바로 거름 형태로 전환되어 버린다.
- 인간과 동물은 음식의 통로이고 도관이다. 다른 동물들의 무덤이자 죽은 존재들의 쉬는 장소로,  다른 존재를 죽여 생명을 얻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1508년경))
- 2011년 이후 전 세계 육류 생산량은 연간 3억 톤 을 넘었다. 이는 1969년 생산량의 세 배에 해당한다. 그중 97퍼센트는 세 종의 가련한 동물이 차지한다. 소와 닭, 돼지는 50년 전에도 전체 육류의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했다. 이런 증가의 부담을 세 동물이 공평하게 진 것은 아니다. 1969년에 비해 소는 50퍼센트 정도 더 도축되어 소고기 생산량은 두 배가 되었고, 돼지는 세 배 더 많이 도축되어 네 배 더 많은 돼지고기가, 닭은 여섯 배 더 많이 도살되어 열 배 더 많은 닭고기가 생산되었다. 여기에 더해 암탉들 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조 개의 알을 낳는데 이는 1969년 생산량의 네 배에 이르는 수치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21세기는 닭이라는 생물종에게 어두운 역사로 기록될 것 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 육류를 생산하려면 엄청난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양의 자원이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집중 투입되는 과정이라 하겠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용하는 담수의 30퍼센트는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의 생산과 사육, 도살에 쓰인다. 감금상태에서 도축을 기다리는 250억 마리의 소와 돼지, 닭에게는 엄청난 양의 약이 주어진다. 1990년만 해도 미국에서 사용된 항생제의 3분의 2가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들에게 투여된 것이었다. 이는 명백히 성장 촉진과 폐사율 저하를 위한 것이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두 가지 목적 중 어느 것에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약 대부분은 동물의 몸속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배설물과 섞여 방출된 후 지표수에 스며들어 농장을 떠나게 된다. 항생물질은 지하수로 흘러들어 미생물에게 연습훈련을 제공해준다. 땅속 깊은 곳의 박테리아는 몇 세대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으며 유서 깊은 기술을 구사해 약제를 사용한 인간의 방어에 저항할 방법을 연구한다. 육류 생산을 위해 동물에게 투입해야 하는 가장 중요 한 것은 곡류, 정말이지 엄청난 양의 곡류다. 우리는 매년 16억 톤이 넘는 곡류를, 대부분의 경우 옥수수, 콩, 밀을 가 축에게 먹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가축이 먹은 곡류는 살 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일에도 사용된다.
농장의 동물들이 움직이고 숨을 쉬고 소리를 내고 배 설할 때마다 근육이 수축하고 뉴런이 발화하는데, 이때 그 들은 먹이를 연소해 얻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움직임을 억제하면 음식을 통해 얻은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케이지 닭장이나 암퇘지용 철제 우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그러면 공간이 극도로 제한되어 동물들은 고개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지도 못하게 된다. 이런 새로운 고안물 안에서조차, 동물에게 3킬로그램의 곡물을 먹여서 얻는 고기는 0.5킬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인간이 10억 톤의 곡물을 먹어 소비하는 동안 또 다른 곡물 10억 톤이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고 있다. 그렇게 먹여서 우리가 얻는 것은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 1킬로그램의 연어를 얻으려면 3킬로그램의 연어 먹 이가 필요하다. 1킬로그램의 연어 먹이를 얻으려면 5킬로 그램에 이르는 물고기를 갈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양식장 에 가둬놓고 키우는 연어 1킬로그램을 얻으려면 바다에 사 는 작은 물고기 15킬로그램이 필요해진다. 지금은 바다에 서 잡히는 물고기 3분의 1가량이 분쇄되어 양식장 물고기 의 먹이로 사용된다. 멸치와 청어, 정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인데 그 대부분은 양식장 물고기의 먹이로 사용된다. 이렇게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는 작은 물고기는 바다에서 가장 작은 식물과 동물인 플랑크톤을 먹고 살아간다. 먹이 물고기는 바다의 먹이사슬 가장 아래쪽에 자리하면서 돌고래, 바다사자, 혹등고래 등을 포함한 훨씬 카리스마 넘치는 바다생물의 안정적인 먹이 역할을 한다. 작은 물고기들이 점점 더 많이 양식장으로 향 한다는 것은 바다에서 이런 생물들의 먹이가 점점 더 줄어 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장 낙관적인 양식 전문가는 바다에서 이런 먹이 물 고기를 매년 3,000만 톤 정도만 잡아들이면 먹이사슬이 지 속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이 수치의 75퍼센트 선에 와 있다. 
-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은 숫자 자체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엄청난 양의 식품이 끓다가 썩어가지만 그 이상의 문 제가 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에는 엄청난 비극이 담겨 있다. 매일 거의 10억 명이 배를 곯는 동안 또 다른 10억 명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망쳐 버린다. 우리는 먹을 의도가 전혀 없는 음식에 숲과 깨끗 한 물과 연료를 걸고 도박을 하는데, 매번 그 도박에서 지 고 있다. 우리 입맛에 봉사하기 위해 이 지구에서 짧은 시간 머물다 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식물과 동물을 무의미하 게 멸종시켜버렸다.
절반쯤 먹다 버린 음식을 쓰레기통에서 발견하면 도대체 왜 우리가 땅을 갈았는가 생각하게 된다. 왜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솎아냈을까? 왜 수확기를 몰고 탈곡기를 돌리고 저장고를 채웠을까? 왜 소에게 송아지를 낳도록 했을까? 왜 이 송아지를 사육장으로 몰고 가 살을 찌웠을까? 왜 고깃덩어리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았을까? 왜 냉장고를 고치고, 라벨을 디자인하고, 비 타민 C 함량을 계산하고, 고기와 빵과 과일과 상자와 병과 포장 용기에 든 설탕을 가게와 학교와 레스토랑과 병원에 실어 나르기 위해 도로를 정비하고 카뷰레터를 교체했을 까? 왜 상점에 가서 통로를 걸어 다니며 살펴보다 선택해 서 사고, 자르고 으깨고 간을 해서 음식을 내놓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노동에 삶을 허비하고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깨 어 집을 떠나 일을 하고 또 일하고 일하는 것은, 이런 공급 의 엄청난 전 세계적 연결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이루어낸 모든 것의 40퍼센트를 쓰레 기통으로 던져 넣는다.
- 불에 대한 대가로 나는 인간들에게 평생 불행을 껴안고 살아가게 만들 재앙을 내릴 것이다. 헤시오도스 (기원전 700년경)
- 농사는 매년 새로 짓는 것이다 보니 바이오 연료는 ‘재생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수확한 농작물의 일부분을 가져다 잘라 발효시킨 후 여기에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방법으로 소비하게 되었다. 오늘날 연료 소비 수준을 볼 때, 바이오 연료는 석유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만일 미국이 화석연료를 포기하고 100퍼센트 바이오 연료에만 의지하려 한다면, 내 계산으로 현재와 같은 연간 바이오 연료 생산량으로는 6일밖에 사용할 수 없다. 유럽연합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서 3일 정도 사용할 수 있 을 것이다. 브라질은 이보다 좀 더 긴 편으로 3주 정도 사 용할 양이다. 생산하는 농작물의 상당 부분을 연료 생산으 로 돌린다 해도 세 곳 중 그 어디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살짝 줄여주는 것 이상으로 충분한 바이오 연료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자동차에 장착된 엔진을 위해 엄청난 양의 식량에 불을 붙인다는 점에서 바이오 연료에 관한 부가적인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1킬로그램의 바이오 연료를 만들려면 20킬로그램의 사탕수수가 필요한데, 이런 전환에 필요 한 옥수수와 대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오늘날 지구상 에서 생산되는 곡류의 20퍼센트가 바이오 연료에 사용되는데, 바이오 연료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로는 먹을 수 있는 부분과 먹을 수 없는 부분을 함께 사용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바이오 연료 옹호론자들의 지적을 참고한다해도 8억 명에 이르는 온 세상 굶주린 사람들을 고려하면 엄청난 양이다.
- 감각의 쾌락에 빠져 게으른 채로 이 세상의 바퀴를 돌리는 일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수치스럽고 헛되게 사는 삶이라 할 수 있다. (《바가바드 기타》(기원전 200년경))
-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달성 가능한 목표처럼 이야 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늘날과 같은 전기 소비 수준에서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은 미국의 경우 불가능하다. 지금의 전력 소비와 생산 수준에서라면, 미국의 전력 공급을 위해 오직 수력발전만 이용할 경우 50개의 주마 다 후버 댐이 50개 정도씩 필요하다. 오직 풍력만으로 미국 전역에 전력을 공급하려면 풍력 터빈이 미 대륙 전체에 걸쳐 1.5킬로미터마다 하나씩 세워져야 하므로 총 100만개 이상이 필요하다. 태양광에 관해 말하자면, 태양광으로 연간 사용량만큼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패널을 설 치하기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크기의 땅을 희생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효율성 수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은 불행하게도 허황된 꿈이다.
청정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효 과와 효율성도 비례해서 나아질 거라고 예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엄청난 강도로 에너지 생산을 개선시 켜줄 타개책이 필요하다. 그런 창의력은 미국의 전력 공급에 필요한 500개의 원자력발전 시설의 안전과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보아야 할 것은 당신의 주위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이다.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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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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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자연의 궁극적 신비를 풀지 못할 것이다. 자연을 탐구하다 보면 자연의 일부인 자기 자신을 탐구해야 할 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막스 플랑크)
- 모스펫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나 대접받는 것일까. 모스펫을 우리 말로 그대로 옮기면 금속-산화물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다. 얼핏 보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단지 금속과 산화물, 반 도체를 붙인 트랜지스터라는 뜻이니까. 앞서 말했듯 트랜지스터는 스 위칭과 증폭을 강화하는 소자다. 금속은 전기가 잘 통하는 소재다. 산화 물은 전기가 안 통하는 소재다. 반도체는 전기가 반만 통하는 소재다. 즉 모스펫은 전기가 잘 통하는 소재-전기가 안 통하는 소재 전기가 반만 통하는 소재를 붙여놓은 트랜지스터'다. 왜 이렇게 붙여놓은 걸까. 한마디로 전기의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모든 소재는 전기의 흐름에 관여하는 나름의 벽이 있다. 그런데 신기 하게도 반도체의 세계에서는 전기의 세기, 소재의 종류, 결합 방법 등을 조절해 벽의 높이를 조절하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속과 산화물, 반도체를 붙인다. 예를 들어 금속에 양의 전압을 가하면 (중간의 산화물 때문에 직접 닿아 있지는 않지만) 전기장이 형성되어 반도체 의 전자들이 금속 쪽으로 향한다. 이 전자들이 산화물에 가로막혀 쌓이 다 보면 일종의 통로를 형성하고, 이를 따라 전기가 흐르게 된다. 좀 복 잡하기는 하지만 또 다른 방식의 스위칭인 셈이다. 어렵다면 전자를 원 하는 때에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재료들을 붙였 다고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 2020년 6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유니스트가 공동으로 연구한 2차원 소재가 《네이처》에 발표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유전율을 가진 비정질 질화붕소가 그것이다. 유전율은 회로의 전기적 간섭을 나타내는 것인데, 낮을수록 좋다. 그만큼 전자의 이동이 방해받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일단 반도체 안에는 굉장히 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가 있다. 처음에는 트랜지스터를 많이 넣을수록 반도체 성능이 좋아졌는데, 너무 많아지니까 오히려 성능이 떨어졌다. 트랜지스터에 들어 있는 절연 체, 즉 전자가 새는 걸 막아주는 벽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자를 잡아당 겨 모으는 절연체가 늘어나니 당연히 전자의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연 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즉 유전율을 낮추면서도 전자가 새지 못하게 막는 절연체를 개발하기 위해 비정질 질화붕소라는 소재를 합 성했다. 이 소재의 유전율은 1.78로 기존의 절연체보다 30퍼센트 이상 낮은 수치다. 신현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원은 “기술적 난제로 여 겨지던 유전율 2.5 이하의 고강도 신소재를 발견했다” 라고, 신혁석 유 니스트 교수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고 평가했다.33 사실 삼성전자는 꾸준히 2차원 소재를 연구하고 있었다. 2012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팀은 유명한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을 활용한 새 로운 트랜지스터 구조인 배리스터 parister를 개발해 사이언스》에 발표했 다. 그래핀은 굉장히 얇고 전기가 매우 잘 통하며 물리적·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신의 소재로 불린다. 다만 너무 비싸고 수율이 좋지 못하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기 위해 연구한 결과가 배리스터 다. 배리스터 구조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실리콘 위에 그래핀이 올라 가 있는 꼴이다. 서로 다른 소재들이 붙어 있으니 벽이 생길 텐데, 이 벽 의 높이를 조절해 반도체로 기능하게 한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하지만 연구가 발표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용화는 이루어지지 않았 다.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고,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을 대면적大面積 으로, 또 3차원 구조로 다시 합성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소자를 위로 쌓자는 생각은 매우 타당하다. 하지만 와이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몇 층이 되든 각 소자를 와이어로 일일이 연결한다면 작 업이 너무 복잡해질 게 뻔하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TSV다. 소자를 쌓고, 레이저를 이용해 수직으로 구멍을 뚫은 다음, 전기전도도가 좋은 구 리 같은 소재를 채워 넣는 것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공정이다. 무엇보다 소자는 쌓으 면 쌓을수록 온도 변화에 따른 Warpage 현상이 극심하게 발생한다. 일단 소자 자체가 워낙 얇기도 하고 소자별로 온도에 팽창하는 정도가 다르 기 때문이다. 이를 감수하고라도 TSV를 사용하는 건 접합 길이interconnection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기 신호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다. 연장선에서 전력도 적게 소모하고, 당연히 열도 적게 난다. 소자를 옆으로 퍼뜨리지 않고 위로 쌓기 때문에 집적도가 좋아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패키지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전前공정, 즉 회로를 설계하고 그리는 일이 물리적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이 제 3 나노미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나노미터 시대도 멀지 않았다. 그런데 회로의 폭이 너무 좁아지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 들에 정공법으로 대응하다가는 연구·개발비가 너무 높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 게 뻔해 다른 우회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패키지가 눈에 띈 것이다. 물론 전공정과 후後공정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다양한 전공 의 기술가들이 함께 연구하는 최근 경향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 체는 종합 예술이다.
- 반도체 미세화의 끝에는 SoC와 SiP가 있다. SoC는 CPU부터 GPU 와 램까지 모든 반도체를 하나의 반도체로 통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 어 AMD의 라이젠 9 5950X, 엔비디아의 지포스 GeForce RTX 3090, 삼성의 64기가바이트 D램 등이 하 나의 반도체 위에 올라가 있는 꼴이다. SiP는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지가 단위다. 즉 모든 반도 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싸겠다는 것이다. 비유하면 SoC는 과자 한 조각에 세상의 모든 맛을 구 현하겠다는 거고, SiP는 과자 한 봉지에 세상의 모든 맛을 넣겠다는 것이다.
- 그리고 가장 효율 좋은 패키징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FOWLP다. FOWLP를 알려면 우선 WLP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옛날에는 웨이퍼에 그림을 그리고 자른 다음(전공정) 전선을 연결하고 각종 접합 소재를 달았다(후공정), 그런데 WLP는 이 순서가 반대다. 즉 먼저 패키징 공정을 수행하고 그다음에 소자를 자른다. 이렇게 하니 패 키징 공정이 훨씬 수월해졌을 뿐 아니라 (패키지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소자의 크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접합 소재를 많이 달지 못한다는 것 이다. 접합 소재가 많아야 전기 신호도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패키지가 작아져 접합 소재를 적게 달 수밖에 없어진 탓에 반도체의 성능이 저하되었다. 예를 들어 건물을 짓는데, 일단 외부를 먼저 완성하고 내부 공간을 1평짜리 방으로만 가득 구획했다고 하자(패키지), 사람(소자)은 많이 들어갈 수 있겠으나, 방이 워낙 작아 콘센트(접합 소재)를 하나만 설치해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에 각 방에 0.1평짜리 테라스를 달고 거기에 추가 콘센트를 설치했으니, 이것이 바로 FOWLP다.
일반적인 WLP가 소자의 크 기와 패키지의 크기가 같다면, FOWLP는 후자가 좀 더 크다. 즉 더 많은 접합 소재를 붙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FOWLP가 TSMC의 특허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후공정 기업인 네패스 NEPES가 연구 중인데, 다만 삼성전자가 대외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것은 FOWLP가 아니라 FOPLP다.
앞서 짧게 설명했듯이 FOPLP는 웨이퍼 대신 PCB를 사용한다. 그래서 얻는 장점은 무엇인가. 첫째,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2인치 웨이퍼보다 더 넓은 면적을 패키징할 수 있다. 둘째, 면적 효율이 아주 좋다. 원형 웨이퍼에 사각형 소자를 만들면 당연히 버려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 반면 PCB는 애초에 사각형이므로 그럴 걱정이 없다. 즉 FOPLP가 FOWLP보다 이론적으론 돈도 덜 들고, 효율도 12~15퍼센트 정도 좋 다. 무엇보다 크기와 두께를 거의 0.7배 이상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반도체는 FOWLP로 패키징한 것이다. FOPLP는 잘 쓰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열에 약하다. 즉 소자를 보호하고자 PCB에 몰드mold를 바르는데, 고무와 비슷한 소재라서 열을 받으면 부피가 쉽게 변한다. PCB 자체는 변하지 않는데, 몰드만 늘어나는 것이다. 당연히 결함이 발생한다.
- 대부분의 소자는 전기의 크기와 방향이 계속해서 바뀌는 교류를 그 크기와 방향이 일정한 직류로 바꾸는 정 류기rectifier가 필요하다. 이 정류기 없이 교류를 직류로 바꾸기만 한다면, 와이파이만으로 전자 제품을 충전할 수 있다.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 셈이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이용했는데, “양자역학적 수준에서 물질이 테라헤르츠파를 맞았을 때, 자신의 전자를 한 방향(직류)으로 흐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질화붕소 위에 쌓은 그래핀이 테라헤르츠파를 맞자 그 전자가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마디로 직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래핀의 순도다. 불순물이 있으면 첫째, 양자역학적으로 전자구름이 생겨 전자의 흐름이 엉클어진다. 전자 구름이란 전자가 원자 내부에서 어떤 위치에는 있을 수 있는 상태를 말 한다. 즉 전자가 확률적으로 존재하게 되므로 일정한 방향을 띠기 어렵 다. 둘째, 재료공학적으로 저항이 높아진다. 불순물이 산란 중심체 역할 을 하기 때문인데, 쉽게 말해 전 자의 흐름이 불순물에 막힌다는 뜻이다. 웨이퍼에 먼지 한 톨만 올라가도 수율이 떨어져 엄청난 손실을 입는 것처럼, 불순물은 뭐든 없는 게 좋다. 그렇게 깨끗 이 처리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 서 문제이지. 여하튼 연구팀은 질화붕소와 그래핀을 이용해 테라헤르츠파 를 직류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원리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배터리 없이도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이라면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첫째. 이번 연구는 이론적인 수준에서 와이파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 음을 발견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소자를 만들었을 때 생각대 로 작동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일단 MIT에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 라니,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 둘째, 불순물 없는 그래핀의 가격이다. 상용화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체 에 무해한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실제 모습은 전혀 알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알려진 것 그 너머에, 발견해야 할 엄청난 것이 있다. (드브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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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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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적 분석은 소프트웨어를 실행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source code를 분석해 서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소스 코드란 소프트웨어의 모든 것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즉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한 글을 말합니다. 인간이 읽고 쓰 는 언어는 컴퓨터가 이해할 수 없으므로 컴퓨터에게 무언가를 지시 하고 싶다면 각 소프트웨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표현해 주 어야 합니다.
- 이와 같은 정적 분석을 사람이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분석을 맡은 사람은 우리가 쓴 글을 받아 들고 차근차근 꼼꼼하게 읽어 갈 겁니다. 그러면서 거기에 쓰인 그대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겠지요. 그러다 혹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에게 알려 줄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분석하는 과정을 글로 써서 컴퓨터에게 전해 주면 컴퓨터는 그에 따라 움직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소스 코드를 사람이 분석하는 대신 컴퓨터가 스스로 분석하게 하는 것이 정적 분석입니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는 전달받은 글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기 전에 그 내용을 검토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 같으면 우리에게 내용을 알리고 실천에 옮기지 않습니다.
- 컴퓨터 비전은 작업이 어려운 정도에 따라 크게 저수준, 중수준, 고수준 작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수준 컴퓨터 비전 작업은 주어진 사진을 더 나은 사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흐릿하게 찍힌 사진이나 저해상도 사진을 선명한 사진으로 바꾸어 준다든지 흑백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바꾸어 주는 식입니다. 중수준의 컴퓨터 비전작업은 사진에서 특별히 중요한 부분을 밝혀내는 것입니다. 사진에 찍힌 물체의 경계선을 찾아 영역별로 구분해 주거나 여러 이미지가 겹쳐 있는 부분을 정렬해 주는 작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수준 컴퓨터 비전 작업은 사진으로부터 여러 가지 의미를 밝혀 내는 것입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제별로 분류하거나 찾고자 하는 물체가 사진에서 어디에 있는지 검출하는 작업 등입니다. 얼굴을 인식하거나, 글자를 읽거나, 프레임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자세를 알아내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사진이 어디에서 몇 시에 찍혔는지, 조명이 어디에 있는지, 인물 이 몇 살인지 등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부터 밝혀낼 수 있는 작업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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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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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스는 수학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학자로 뽑힙니다. 이러한 가우스의 가장 중요한 업적이 중심극한정리입니다. 독일은 가우스의 업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이는 지폐에서 잘 나타납니다. 유럽 통화가 유로로 통일되기 전에 독일은 마르크화를 사 용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것이 10마르크 지폐였 습니다. 10마르크 지폐의 인물이 바로 가우스였고, 가우스 초상 옆에 정규분포곡선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 중심극한정리는 데이터를 올바르게 관측했다면 히스토그램은 반드시 정규분포를 따라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이 논리를 확장 하면,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데이터는 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정규분포가 아닌 이유로는 측정 시에 편이 偏異가 있을 수도 있고, 기기의 오류로 이상한 값이 데이터에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정규분포라는 이름에서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정규분포는 영어로 Normal distribution 인데 직역하면 '정상분포입니다. 즉, 정규분포가 아 닌 데이터는 비정상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수학능력시험으로 대체되었지만 과거에는 학력고사라는 시험을 통해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학력고사는 모든 학생이 동일한 문제를 풀어서 점수를 받습니다. 학력고사의 점수 분포가 정규분포가 아니면 문 제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고 출제위원장이 반성 문을 쓰기도 했다는 사실에서 정규분포의 위상이 얼마나 높았는 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잡음이 정규분포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20세기 초 부터 과학계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중심극한정 리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진 행되었습니다. 잡음의 정규분포성을 특히나 진지하게 고민했던 그룹은 주식투자자였습니다. 주식가격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이론 은 효율적 시장 이론' Efficient market theory 입니다. 효율적 시장 이론은 주식가격은 필연적으로 잡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이 론적으로 증명합니다. 즉 t시점에서의 주식가격을 S라 하면 가 격변동 Dt = (St+1- St)/St은 완전히 잡음이라는 것입니다. 나아 가 주식가격에서 가격변동 D가 '잡음'이라는 것은 주식가격의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효율적 시장 이론의 창시자인 유진 파마 Eugene Fama는 이 공로로 2013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 상합니다. | 가격변동이 잡음이라면 중심극한정리에 따라 히스토그램은 정규분포와 비슷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격변동 D 의 히스토그 램은 정규분포와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평균이 0이고 종 모 양인 것까지는 비슷한데, [그림 7]에서 보듯이 가격변동이 매우 클 확률이 정규분포에 비해서 많이 높습니다. 분포의 꼬리 부분 이 정규분포에 비해서 많이 두껍습니다. 즉 정규분포에 비해서 주식가격은 급등이나 급락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1987 년 10월 19일 월요일 하루에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무려 22.61 퍼센트나 폭락했습니다. 전쟁이나 에너지 가격의 폭등 같은 외부 적인 요인이 전혀 없었는데 주식가격은 사상 최대로 떨어졌습니 다. 정규분포라면 22.61퍼센트 폭락할 확률은 어림잡아 100만 년 만에 1번 나오는 사건입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것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8월에 5일 동안 코스피지수가 무려 20퍼센트나 폭락했습니다. 주식가격의 폭락은 세계적인 현 상입니다. 반면에 주식가격의 폭등도 자주 목격됩니다. 
- 주식의 가격변동이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면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주식가격의 예측이 가능하거나 또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잡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1980년대에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수학적 모형으로 주식가격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크게 각광을 받았습니다. 월스트리트는 가격변동의 예측 가능성 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잡음이 존재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가우스의 이론이 주식시장까지 설명하 지는 못한 것입니다. 세상은 수학 이론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 가우스 이후에 많은 과학자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잡음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중심극한정리의 증명을 위한 가정 중 하나는 관측치의 변동이 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잡음의 변동이 매우 큰 경우에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정규 분포를 따르지 않는 잡음은 매우 큰 값이나 매우 작은 값이 훨씬 자주 관측된다는 것입니다. 주사위를 던졌는데 드물지만 가끔씩 60000이라는 엄청나게 큰 숫자가 나오면(예: 기록을 잘못해서 생기는 오류) 주사위 숫자 합의 분포는 정규분포와 비슷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사건이 정상 상태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2020년 코로나 19사태 중에 경험한 주식가격의 폭락과 폭등도 정규분포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 길이 편이 조사로 인한 정부통계와 시민통계의 부조화는 우리 생 활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통계로는 소비자물가 지수가 있습니다. 정부통계로는 물가가 안 올랐는데 장바구니 물 가는 항상 올라갑니다. 그것도 빠르게 올라갑니다. 물가에 대한 정부통계와 장바구니통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구 매하는 인기 상품은 가격이 오르고 인기 없는 상품은 가격이 떨 어지기 때문입니다. 정부통계는 상품당 가격을 조사하는 데 비해 서 장바구니통계는 구입한 상품의 가격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소비자가 많이 구입하는 상품은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장바구니 통계에 의한 물가는 정부통계의 물가보다 항상 커집니다. 운전할 때도 머피의 법칙이 작동합니다. 항상 내가 가고 있는 차선만 막힌다고 느낍니다. 나만 불행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 차선만 막힌다고 느끼는 이유는 막히는 차선에 차가 많기 때문 입니다. 2차선에서 1개 차선은 잘 뚫리고 다른 차선은 정체되는 경우, 많은 운전자가 정체 차선에 있었을 것입니다. 정체 차선에 차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의학에서도 길이 편이는 매우 자주 발견됩니다. 당뇨병 환자 의 평균수명을 구하려고 합니다.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서 1980년 1월 1일에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환자 100명을 찾아서 평균수명을 구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은 매우 적절해 보이지만 사실 길이 편이에 빠져 있습니다. 1980년 1월 1일에 당뇨병 환자는 그 이전 적당한 시점에 당뇨병이 발병했을 것인데, 발병 이후 1980년 1월 1일까지 생존한 환자만 분석에 포함되었습니다. 당뇨병이 심해서 1980년 1월 1일 이전에 사망한 환자 는 분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수명이 긴 당뇨병환자가 분석에 포함될 확률이 수명이 짧은 환자에 비해서 높습니다. 이러한 길이 편이는 데이터과학 전문가조차도 간혹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데이터과학의 중요한 원리인 '검약의 원리' Parsimonious principle 가 바로 오컴의 면도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미래를 예측할 때 가급적 간단한 논리를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이 원리에 따라 비 슷한 사람을 찾을 때 수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소수의 조건 만을 이용하면 예측력이 좋아집니다. 말이 많으면 신뢰가 떨어 지듯이 조건이 많으면 예측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 인생에서도 오컴의 면도날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 를 찾을 때 안정적이고 월급도 많고 분위기도 좋고 복지도 좋고 상사도 좋고 등등 너무 많은 조건을 가지고 찾으면 잘못된 결정 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수의 조건을 정하고 이를 이용하면 훨씬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 다. 데이터과학을 통해서 배우는 인생의 진리입니다.
- 데이터과학에서는 다양성과 관련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측을 위한 방법론 중 앙상블이라는 방법이 있습 니다. 앙상블이란 음악에서 여러 명의 연주자가 하는 합주 또는 합창을 의미하는데, 다양한 의견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법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측에서 말하는 앙상블이란 같은 데이터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석하여 각자 지식을 습득한 후 이를 결합 하여 예측하는 방법입니다. 20세기 말에 개발된 앙상블 방법은 예측력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 앙상블 방법론에는 매우 흥미롭고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현 상이 숨어 있습니다. 앙상블의 예측 성능을 높이는 데에는 개별 예측 방법의 정확성보다 다양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어진 문제에 대해 모두 비슷한 답을 주는, 성능이 우수한 10개의 예측 방법보다 성능은 좀 떨어지지만 다양한 답을 제공 하는 10개의 예측 방법이 앙상블에는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 다. 이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우수한 인재 10명보다 다양한 의견을 내는 평범한 10명의 의견이 훨씬 유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앙상블 방법은 사회의 발전에는 효율성 보다 다양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문화계 블랙리 스트, 이념 다툼과 같이 반대편의 의견을 억누르려 했던 과거의 잘못된 정책이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들의 존재는 인권 신장을 넘어서 국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 데이터 분석에 매몰되지 않는 방법은 새롭게 찾은 정보가 상 식과 부합하는지 조사하는 것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 심스럽게 분석에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데이터로 확인해보는 것 입니다. 마트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기저귀를 산 사람이 맥 주도 사는 경향이 있다'라는 새로운 정보를 찾았다면, 분석 이후 향후 3개월 동안 기저귀와 맥주가 정말로 같이 팔리는지를 확인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확인분석' confirmatory analysis 이라 고도 합니다. 흥분하지 말고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다중비교의 오류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새로운 데이터를 모으고 다시 분석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되도록이면 생략하려고 합니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판단되는 약은 즉시 에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합니다. 확인을 위해 새로 분석하는 동 안 새로운 피해자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데이터로 확인 이 어려운 경우에는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결단을 해야 합니 다. 다중비교의 오류를 범하지 않고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 는 자신에게도 매우 엄격해야 합니다. 데이터에서 찾은 새로운 정보를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장 발생하기 어려운 사건이 가장 쉽게 눈에 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원하는 대로 판단하기 쉬운 세분화의 함정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출판 편이' publication bias가 있습니다. 빅데이 터에 원하는 정보만 저장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신문이나 논 문으로 접하는 정보는 일정 부분 상당한 양의 편이를 갖고 있다. 는 것입니다.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중에서 의미 있 거나 흥미로운 결과만 세상에 알려집니다. 그 밖에 별 의미가 없 는 수많은 연구는 그런 연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같은 주제에 대한 100개의 실험 중 하나만 결과 가 의미 있게 나왔을 경우, 논문을 통해서는 의미가 있는 하나의 결과만 알 수 있을 뿐, 이름도 없이 사라져 간 99개의 실험에 대 해서는 그 존재 여부도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의미 없는 결과가 정답인데도 말입니다. 모이는 빅데이터는 성 공한 연구 결과만 기록합니다.
- 대체로 새로운 정보는 유용성이 떨어지고 유용한 정보인 경우 이미 알려진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빅데이터가 제공하 는 수많은 새로운 정보 중 실제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기란 쉽 지 않으며, 매의 눈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과학자가 필요합 니다. 또한 데이터를 맹신하지 않고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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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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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의 발자국

과학 2022. 2. 5. 20:23

- “인류의 진화에서 물리적인 힘에 기초한 계급 이 어떻게 망했는지 혹시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돌팔매질 때문에 망했어요. 우리 인간은 어떤 물체를 정확 하게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생물 종이지요. 선사 시대 사람들은 침팬지에게 볼 수 없는 능력을 개발했어요. 정확한 돌팔매질 이 진화에서는 필수적이었거든요. 그 덕분에 신경계와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었지요. 침팬지들이 돌을 다듬지 않은 이유는 인식 체계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육체적 조율을 하지 못한 탓 입니다.”
- “역사학자들은 이 돌 던지는 능력을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요. 머리에 돌멩이를 정확하게 던진다면 하이에나도 죽일 수 있는데 말이지요. 개들은 우리가 돌을 집으려고 몸을 숙이기만 해도 도망칩니다. 주둥이에 맞으면 이빨이 다 빠질 수 있 으니까요. 돌팔매질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사납 고 용맹해도 쓸모가 없습니다. 같은 집단에 속한 다른 누군가가 돌을 던질 줄 안다면요."
- “오디나 베리 종류는 일반적으로 덤불에서 발견됩니다. 자, 이제 우리는 작은 과일류와 곡류의 세계로 들어섰어요. 이젠 커다란 앞니는 별 필요가 없어졌어요. 하지만 과일이나 곡류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서 집게손가락이 필요하게 됐고, 씹기 위해서는 어금니를 반드시 사용하게 되었지요. 또, 나무에 올라 가지 않아도 됐어요. 베리 종류는 키 높이 정도에 열렸기 때문이죠.”
- "페일리는 시계를 제작한 사람과 세계를 만든 신 사이에 존 재하는 유사성을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18세기 철 학자이자 신학자입니다. 기억나세요?"
"물론이지요. 들판에서 돌멩이를 발견하면 자연의 일부이 니까 예전에도 여기 있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일 시 계를 발견한다면 누군가가 시계를 그곳에 놔뒀을 거라 생각한 다고 말했던 사람이잖아요. 시계는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으 니까요. 시계에 제작자가 존재하듯이 더 복잡한 우주도 분명신이라는 제작자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이쟎아요.”
"맞아요. 그리고 모든 다윈의 이론은 시계가 스스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었죠. 다른 말로 하면 자연은 지적 설계를 하는 존재가 필요없다는 이야 기죠. 여기까지 이해했나요?" “그럼요!” “그것이 바로 다윈이 부딪힌 문제였어요. 엄청 큰 난제였지요. 분명히 눈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어요. 각각의 부분이 우연히 서로 만나 전체로서의 눈을 만들 수는 없어요. 그렇게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선 분명한 의도나 목적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다윈은 진화를 믿었어요. 모든 종은 진화하고, 시 간이 흐름에 따라 '시계 제작자'가 없이도 스스로 모습을 바꾼 다고 믿었지요. 하지만 이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어요.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도 알 수 없었고, 왜 진화하는지 이유도 찾을 수가 없었지요. 과학에선 설명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똑같아요. 선생님도 매일 아침 해가 떠서 저녁에 지 는 것을 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왜 그런지 설명을 하지 못한 다면 그저 관찰한 것뿐이죠.”  “다윈은 자연에서는 모든 종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 거죠.”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진화의 배경에 어떠한 목적이나 의도가 없어도 말이에요."
“빙고! 사전 설계를 하는 존재가 없는데도,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볼 수 있는 완벽함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도달했죠?" "다윈은 동물들의 가축화를 연구하는 데 여러 해를 보냈어요. 문득 가축화된 개를 생산하는 것과 진화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무의식적 선택'이라는 아이디어를 낼 때까지만 해도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지요. 이 발견에 대해 아무도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어요." “당신은 알았잖아요!”  “나는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문제에 관해 책을 쓴 적이 있어요. 고대 사회에선 지금처럼 경마장에서 경쟁할 말 품종이나, 우유를 생산할 소 품종을 만들 생각을 전혀 못했다. 는 사실을 다윈은 깨달았어요. 경비견이나 전서구傳書鳩를 만들 생각도 없었지요. 최근에 우리 인간이 한 것은 의식적 선택'이라고 하지요. 여기에 전시되고 있는 모든 개 품종은 의식적 선택의 결과예요. 그러나 고대인들은 새로운 종을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자신들에게 유용한 동물들을 곁에 둘 생각은 했어요. 어떤 양이 양모를 많이 생산하면 그 양만 번식시켰고, 다른 양은 잡아먹었어요. 어떤 옥수수 알갱이가 다른 것 보다 더 통통하면, 그것을 남겨뒀다가 씨앗으로 사용했어요. 다시 말해, 이런저런 종들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행 . 하고 있는 의식적 선택과 자연이 수행한 무의식적인 선택 사 이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는 거예요.”
- 보노보는 위협을 받거나, 지배를 받거나, 억압을 받지는 않아요. 모든 특성이 차분하면서도 잘 참는 본성에서 나오는 거예요. 왜냐하면 차분하면서도 잘 참는 개체가 선택을 받았 거든요. 누가 선택했을까요? 바로 암컷들이죠. 널리 알려진 영 장류 동물학자인 리처드 랭엄 Richard Wrangham"은 우리가 네안데르탈인의 보노보에 해당한다고 했어요."
- “인간이란 종은 사형이란 제도를 통해 선택을 했어요.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종족은 보노보처럼 여성이 선택하지 않았죠. 왜냐하면 여성들이 결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경우 에 공동체가 나서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감옥에 가 두거나 사형을 시켜 번식을 막았어요. 죽은 자는 번식할 수 없 으니까요. 우리는 친사회적인 성격을 가지지 못한 사람을 수 천 년 전부터 사형해 왔어요. 내가 예전에 선생님에게 이야기 했던 영장류 동물학자인 랭엄에 따르면, 인간이란 종족 전체가 스스로 길들이기를 실행했던 거예요. 
- “침팬지의 정자에는 머리와 꼬리 부분 외에도 '중간 부분이라고 불리는 게 있어요. 바로 이곳에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있어 요. 영국인들은 이를 휘발유를 저장하는 기름 탱크 fuel tank'라고 부르죠. 침팬지 정자의 경우 이 탱크가 정말 커요. 다시 돌아가서, 우리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건 이겁니다. 고환의 크기는 각각의 종이 벌이는 정자 경쟁의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입니다.”
- "인간의 귀는 맡은 소임을 다하는 데는 정말 탁월한 능력이 있어요, 그런네 단점도 많지요, 파충류의 경우, 중이에 있는 망 치뼈와 모루뼈가 모두 턱관절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어요. 그 런데 나중에 이것이 청각의 도구가 되죠. 잘 아시겠지만, 파충 류의 설계도에서 선생님과 같은 포유류가 나왔어요.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잘 만들었죠. 비유한다면, 형이나 누나 가 버린 헌 옷으로 우리를 만든 셈이에요. 예를 들어, 태반은 알에 기초해서 만들어졌어요. 태반은 그 자체로 훌륭하지만, 처음부터 설계해서 만든 것과 똑같은 정도의 완벽함을 기대할 수는 없죠." “본질적인 면에서 우린 물고기에서 나왔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우리 떼는 부레와 같은 기관이었어요. 우리 몸은 책처럼 만들어졌어요. 교정을 보고, 또 지우고 고치길 반복하면서요. 단 한 번의 설계로, 단 한 번의 디자인으로 만들 어진 게 아니에요. 다윈이 증명했듯이 자연은 목적이 없어요. 그러나 목적을 가진 생물학적 구조를 만들 수는 있죠. 자연은 목적을 가지고 찾지 않고, 우연히 발견합니다.”
- “대체로 뇌와 신체가 동시에 성장합 니다. 우리는 이것을 급성장'이라고 부르는데, 시기적으로 사 춘기와 일치하죠. 이건 인간만의 특성이기도 한데, 이때쯤이 면 뇌가 어른 뇌의 크기와 똑같아져요. 바로 이것이 인간의 발달 전략이죠. 사회화되어야 하거든요. 그때까진 몸이 작으 면 작을수록 더 좋아요. 비용이 덜 들거든요. 열량 소비가 적 은 거죠. 우리는 아이들을 열한 살이나 열두 살까지는 아주 어린 상태로 둡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사회적 성격을 가진 놀 이에 참여하지도 않고, 어른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도 않아요. 하지만 2년 정도가 지나면 급격하게 변하지요. 정말 엄청나게 변해요. 조그만 아이들은 먹는 것을 싫어하거나, 편식해서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하지요. 이런 일은 정말 빈번하 게 일어나요. 하지만 청소년기가 되면 어른들이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냉장고를 다 털어 버릴 거예요. 우리 인간은 2년 만에 몸이 두 배로 커지죠. 정말 황당해요. 정말 믿을 수 없 는 일은 우리가 사춘기를 거치고 살아남았다는 거죠.
어떤 학자들은 곤충의 변태와 비교하는데, 이는 진정한 의 미에서 위기예요. 교육적인 시각에서 보면, 아이들을 어른인 듯 교육하는 것은 애벌레를 나비인 양 교육하는 것과 똑같은 잘못이죠. 애벌레는 나비의 축소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존재예요. 아이들도 작은 인간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존재예요. 정말 멋진 판단을 내렸던 오르테가는 아이들에게 돈키호테를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에 반대했어요. 이것은 어른을 위한 책이거든요. 사춘기의 자녀가 누에고치처럼 행동한다고 불평하는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부인, 걱정하지 마세요. 곧 고치에서 아름다운 나비가 나올겁니다.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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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8년 3월, 미국 엔지니어이자 물리학자인 프랭크 벤퍼드Frank Benford는 출처가 다양한 수치 자료 2만 건 이상을 분석한 「이례적인 수의 법칙The Law of Anomalous Number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는 벤퍼드가 작성한 표에서 전 세계 강의 길이, 각기 다른 미국 도시의 인구, 발견한 원자의 질량, 신문에서 우연히 찾은 수, 수학 상수 등을 볼 수 있 다. 그리고 벤퍼드는 이 자료에서 매번 우리와 같은 결과를 관찰한다. 첫 번째 자리 숫자는 골고루 분포하지 않는다. 이 수들 가운데 약 30퍼센트 가 1로 시작한다. 2로 시작하는 수는 18퍼센트다. 이 백분율은 점점 내 려가서 9에 다다르면 겨우 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 수학은 이렇게 성가시면서도 동시에 날카롭게 파고드는 힘이 있다. 가끔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정확하게 이야기할 때가 있다. 이처럼 메소포타미아 서기들은 0도 소수점도 없이 수를 곱하고, 0도 소수점도 없이 그 값을 구했다. 그들은 어떤 수를 계산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 값만큼은 항상 정확했다!!
이러한 곱셈의 속성을 활용해서 메소포타미아인은 아주 먼 훗날 과학자들이 '불변식invariant' 이라고 부르는 것이 빛을 보게 했다. 불변식이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변하지 않는 것, 그것도 불변식의 발생 조건상 생길 수 있는 변동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것을 말한다.
12×8이라는 곱셈이 의미할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0도 소수점도 없앤 결과값은 변함 없이 96이다. 
- 세상이 곱셈을 더 좋아한다고 치자. 대체 왜? 왜 현실은 매사에 이러한 분포를 다른 것보다 더 좋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다시 한번 이 질문의 답은 자연에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편향적으로 현실을 관찰하는 데 있다. 벤퍼드의 법칙은 보편적이라서 우리가 관찰하 는 방식에 따라 법칙이 바뀔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예를 들어 프랑스 지리학자는 강을 측정할 때 킬로미터 단위를 쓰는 반면 영국 지리학자는 마일을 쓴다. 따라서 영불해협의 이편에 있는지 저편에 있는지에 따라 이집트 나일강을 (6으로 시작하는) 6650킬로미터로 측정하거나 (4로 시작하는) 4130마일로 측정할 것이다. 이렇듯 영국식으로 측정하느냐 프랑스식으로 측정하느냐에 따라 전 세계 강 길이의 첫번째 숫자가 바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단위 변화가 앞자리 숫자의 전체 분포를 뒤바꿀 수 있지 않을까, 또 영국 학자들이 프랑스에서 쓰는 로그표와 다른 자기들만의 방식에 따른 로그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킬로미터와 마일은 인간이 고안한 단위일 뿐이고, 자연은 우리가 측정하는 자의적인 단위가 무엇인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각기 그 자리에 있는 강 하나하나는 프랑스식으로 측정하는지 영국식으로 측정하는지에따라 첫번째 자리 숫자가 달라지지만, 전 세계 강의 목록을 총괄해서 작 성하면 첫번째 자리 숫자의 전체 분포는 같을 것이다.
달리 말해 벤퍼드의 법칙은 반드시 불변한다. 메소포타미아식 곱셈 이 소수점과 0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동일한 것과 마찬가지이고, 어느 정 도 분량이 있는 글에서 본문 내용이 어떻든지 항상 문자 E 비율이 대략 15퍼센트 정도인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자연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얻는 방식이 무엇이든 첫번째 자리 숫자의 분포는 같다.
- 미국 경제학자 핼 베리언Hal Varian은 1972년 사기를 탐지하는데 벤퍼드의 법칙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사기꾼이 자기 입맛에 맞게 수치 데이터 목록을 위조하려고 하면 그 목록이 틀리게 된 다. 다시 말해 사기꾼이 조작한 숫자들은 첫번째 자리 숫자의 분포가 벤 퍼드의 법칙과 같지 않다. 특히 위조된 숫자들은 그러면 안 되는데 주로 5나 6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사기꾼들이 중간 크기 숫자가 1이나 9로 시작하는 숫자에 비해 덜 의심스럽다거나 더 정상적으로 보이리라고 믿는 경향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러한
편향이 첫번째 자리에 원래 보여야 하는 것보다 5와 6을 더 많이 드러낸 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지를 알아보면 사기 꾼이 수치를 위조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 가령 세무신고에서 비 정상적인 통계를 잡아내거나 선거투표 조작을 막는 데 이러한 방법을 활용했다.
- 기이한 성격의 소설가이자 여행가였던 영국인 조너스 핸웨이Jonas Hanway는 18세기에 런던에서 처음으로 우산을 사용한 사람이었다. 진짜 우산 말이다. 비 올 때 쓰는 그 우산, 핸웨이가 우산을 쓰고 다니자 수많은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마부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는데, 그 당시 런던에 서 날씨가 안 좋을 때 비에 젖지 않고 이동할 유일한 방편이 삯마차뿐이 었기 때문이다. 핸웨이는 주눅 들지 않고 30여 년이 넘게 계속해서 자랑 스럽게 우산을 사용하며 조금씩 동시대 사람들이 차례차례 우산을 받아 들이는 것을 목격했다. 핸웨이가 죽은 지 몇 달 뒤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우산이 상용화되었고, 우리가 익히 아는 바대로 성공을 거뒀다.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것이 우산이 주는 교훈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선입견을 품지도 말자. 머리 위로 추상화 우산을 쓰는 것을 받아들이고 수학 세계로 들어가자마자 우리가 현실에서 할 일은 더는 아무것도 없다. 쓸데없는 제약이나 성가신 통념으로 이를 가로막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4월 34일을 원하는가? 얼마든지! 음수를 원하는가? 얼마든지! 무한을 원하는가? 얼마든지! 이런 생각이 여러분의 사고를 구성하는 데 방해되지 않고 심지어 도움이 되기까지 하는데 왜 전부 없애려고 하는가? 여러분은 자유롭다!!
- 시에르핀스키삼각형은 1.585차원 도형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고 나면 마음을 편히 먹어야 한다. 동요하지 않 고, 이제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 할 시간이다. 소수점 차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이상하고 당혹스러워서 반항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이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어떤 책의 페이지 번호를 소수점으로 매기는 것만큼이나 말이 안 된다. 놀랍게도 자기 직관보다 논리적 추론을 더 신뢰하려면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결과를 보 고 여전히 회의적인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고, 심지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문단을 쓰는 지금, 프랙털차원을 처음으로 안 지 거의 20 년이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전적으로 믿지 못하겠다고 아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을 믿어야 한다. 연구자들이 소수점 차원의 존재를 알고 이를 연구한 지 이제 수십 년이 흘렀고, 여기에는 오류가 없다. 다양한 맥락에서 소수점 차원의 존재와 그 정합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믿기힘들지만 차원의 연속체가 존재하고, 그 가운데 차원에 해당하는 각각의 도형을 만들 수 있다.
- 1905년 9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를 발표한다. 아인슈타인은 이 논문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 그 자체에 깊숙이 의문을 제기하는 혁신적인 이론을 소개한다. 바 로 특수상대성이론 이다. 이 논문에서 아인슈타인은 에테르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지지부진하며 회피하는 태도에 종지부를 찍는다. 먼저 아인슈타인은 정지 상태를 정의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남아 있던 희망을 완전히 꺾어버린다. 에테르는 없다. 위치처럼 속도도 상대적이다. 어떤 실험도, 심지어 파동 현 상이나 다른 자연현상에 개입하는 실험도 등속운동과 정지 상태를 절대 로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두번째로 빛의 속도는 언제나 초속 30만 킬로미터다.
- 두번째 사항이 핵심적인데, 마이컬슨과 몰리가 부각한 문제를 완전히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빛의 이 같은 불변성을 설명하려고 시도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이 문제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인슈타인에게 빛의 속도가 변하지 않는 성질은 이해해야 할 현상이 아니라 우리 우주의 기하학에 있는 특징일 뿐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현상을 그저 공준에 추가해버린다.
- 유클리드가 다섯 가지 공준으로부터 평면기하학을 구축한 것처럼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기하학과 빛의 속도는 관측하는 사람의 속도와 상 관없이 항상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라는 현상을 기본적인 진리로 통합해서 운동에 관한 새로운 이해를 구상한다. 아무리 이상하고 반反직관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은 이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빛의 속도는 불변한다.
- 유클리드 기하학은 우리에게 너무 밀접하고 익숙하므로 고작 책 몇 쪽을 읽었다고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직관이 뒤바뀌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헛된 망상일 것이다. 상대성이론을 수년씩 탐구한 연구자들도 상대성 기하학으로 직관을 단련한다. 이들은 점차 서로 다른 속도를 정신적으로 자유자재로 다루고, 이러한 관점들의 일관성을 총체적으로 포착해낸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이것은 이해의 문제라기보다 습관의 문제다.
우리는 계속해서 몇 가지 사고실험을 하면서 이 새로운 기하학의 다 른 특징을 알아볼 테지만, 여러분이 상대성이론에 완벽하게 익숙해지고 싶다면 기적의 비법은 없다. 무르익어갈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시공간은 일종의 탄력적인 물질이고, 시공간 기하학은 그 안에 질량이 있게 되자마자 왜곡된다. 그리고 바로 이 기하학에서 천체의 경로는 각자 자기 길을 따라간다. 질량은 기하학을 바꾸고, 기하학은 질량의 경로를 바꾼다. 시공간과 물질 사이의 이런 끊임없는 교환으로 거대한 천체 시계가 돌아간다.
- 시공간을 2차원 바둑판무늬로 표현하는데, 마치 탄성이 강한 직물 위에 태양을 올려놓은 듯이 태양의 질량이 시공간에 구멍을 판 모습이다. 원리는 세계지도와 거의 같다. 왜곡된 대륙과 비행기 경로를 이해하려면 세계지도를 3D 지구 위의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세계지도의 왜곡은 지구의 곡률 때문에 일어난다. 같은 식으로 이 그림은 아인슈타인 기하학에도 시공간의 곡률이 있다고 말해준다. 마치 각각의 천체가 시공간에 더 큰 구멍을 팔수록 무거운 천체인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태양의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려면 구멍 안을 관통해서 가는 것보다 태양을 돌아서 가는 게 실제로 더 짧은 길이다. 사물을 보는 이러한 방식은 실용적이고, 우리 뇌가 아인슈타인 기하학의 착상을 얻도록 도와준다. 그렇지만 그 한계를 자각해야 한다. 우리 시공간은 2D가 아니라 4D이기 때문에 만약 시공간을 휘게 해야 한다면 시공간에 5D나 6D 어쩌면 그 이상의 차원으로 구멍을 뚫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 구멍이 실제로 있는 무엇인지 증명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 우주의 지도 효과는 항공기 조종사의 기하학처럼 곡률의 산물 일까, 아니면 벨트라미와 푸앵카레의 원판처럼 순전히 추상적일까? 오늘 날 이 질문에 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계속해서 그럴 가능성이 큰 게 이 두 가지 해석은 완벽한 오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해석 중 어느 쪽도 정리와 계산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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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의 총합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는 것이고, 제2법칙은 고립계에서 총 엔트로피(복잡성)의 변화는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6년 드렉셀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열역학을 가르친지 만 14년이다. “어떤 것을 완전히 알려거든 그것을 다른 이에게 가르치라” 라고 한 트라이온 에드워즈의 말처럼 열역 학을 가르치면서 열역학을 배웠다. 아인슈타인은 열역학이 유일한 물리학 이론이며, 물리학이자 철학이라고 했다. 또한 열역학프레임 안에서 모든 기본적인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 박테리아는 생각할수록 신통방통한 미생물이다. 자연은 박테리아가 생화학적 감각기관을 십분 활용하여 아주 지능적으로 행동하고, 물리적·화학적으로 건장한 몸통과 유연한 편모 을 사용해 아주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진화시켰다. 독립적으로 살다가도 주변 환경이 갑자기 안 좋아지면, 박테리아는 생존을 위해 전략적으로 형태를 변형한다. 독립 개체의 박테리아는 자기분화를 하여 이동세포 형태로 변하고, 더 나아가 다세포 무리 형태를 만들어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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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수학교수 천융밍이 지은 책이다. 사실 교수님들이 일반인이나 중고등 학생을 위한 책을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저자는 2015년에 '상하이시 우수 과학보급 작가'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수학대중화를 위해 많은 책을 집필했다. 저자가 지은 책으로는 등분원주만담, 순환소수탐비, 만담근사분수, 기하는 네 곁에, 수학두뇌탐비 등과 같은 것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이전 작품을 재구성하여 소름돋는 수학의 재미, 상/하편으로 엮은 책이다. 상편은 주로 대수학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리수, 무리수, 식과 방정식, 수열과 극한을 다루고 있다. 하편은 함수, 확률, 조합, 집합과 논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제일 처음 다루는 내용은 소수에 대한 내용이다. 1과 그 자신 외에는 나누어  떨어지는 수가 없는 경우가 소수인데, 사실 소수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많은 수학자들의 흥미를 자아냈고, 최근에는 암호문제를 푸는 데에도 응용되고 있다. 계산과정 자체가 일일이 대입해 보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블록체인에서 채굴하는 데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확률과 통계는 학교에서 수학을 배울 때 가장 나중에 배우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 내용도 어려워서 많은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서 확률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두 사람의 생일이 같은 확률을 구하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한 반에 50명이 있다고 하면, 그 중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97.04%의 확률로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게 된다. 이해가 잘 안 갈수도 있지만, 50명의 학생이 전부 생일이 다를 확률로 문제를 바꾸어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암진단과 관련된 사례는 약간 위로가 되는 내용이기도 한데, 양성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실제로 암에 걸렸을 확률은 생각보다 무척 낮다. 왜냐하면 암환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 거짓양성이 나올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 및 우리가 활용하는 기술 속에 숨어 있는 수학원리나 수학이야기를 통해 수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 도서지원을 통해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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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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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간인 이유

과학 2022. 1. 15. 07:57

- 자연선택은 앞을 볼 수 없는 존재, 혹은 앞으로의 계획이 없 는 존재와 같다. 사람의 눈을 예로 들어보자. 사람의 눈은 놀라 운 유기적 설계가 돋보이는 것도 맞지만, 제대로 된 엔지니어 라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중대한 결점이 하나 있다. 눈에서 빛 을 감지하는 곳은 망막인데, 이 망막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시 신경섬유가 세포의 뒤쪽이 아닌 안구 안쪽에서부터 시각 세포 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텔레비전과 연결된 모든 전선을 화면 뒤쪽으로 연결해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 화면 앞쪽으로 연결해서 화면이 가려진다고 상상해보라.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 눈은 그렇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는 생물학의 별난 특징이라고밖에 설명 할 수 없다. 계획 없이 일어난 우연한 진화, 앞이 보이지 않는 자연선택이 낳은 결과다.
- 종합해보자면 개체 간의 차이점과 자연선택의 압력은 변화 의 동력이 된다. 그렇다고 호모 사피엔스가 조만간 새로운 생 물 종으로 갑자기 진화할 거라는 뜻은 아니다(앞에서 설명한 종 을 정의하는 일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떠올려보길 바란다). 유전학을 통해 현재 우리가 30만 년 전 인간과는 차이가 있고, 피부색은 애초부터 다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런 차이는 서로를 아예 다른 종으로 분류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 또 인간의 진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 최소한 한 사람의 일생만큼 시간이 소요된다. 새로운 종의 진화, 특히 종 간 체구 변화를 조사한 연구결과를 보면 변화가 제대로 고정되고 종끼리 뚜렷하게 구분되기까지 최소 100만 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가 존재한 시간은 이제 겨우 1/3 정도다.
- 젖을 소화하는 기능을 획득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진화를 보여주는 상당히 간단한 사례다. 관련된 유전자도 한 종류라 젖산분해효소의 지속성 여부만 검사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특성이 간단하다고 해서 오해하면 안 된다. 여기에는 인류 전체에 적용될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인간의 정밀한 문화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존재로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믿음이 얼마나 굳건한지와 관계없이 자연선택은 모든 요소를 뚫고 영향력을 발휘한다.
- 트루트는 새끼 여우에게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고 쓰다듬고 안아주었다. 다른 인간과는 별다른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했고, 새끼 여우의 생애 6개월이 흘러가는 동안 1달에 한 번씩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이 간단한 실험이 모두 끝나면 트루트 는 새끼마다 길들어진 정도를 평가하고, 각 세대에서 가장 많 이 길든 순서를 매겨 5위까지만 사육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같은 방식으로 6년간 총 6세대에 걸쳐 인위로 길든 개체를 선별한 결과, 여우는 인간이 만져도 가만히 꼬리를 흔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혼자 남겨지면 낑낑대고 실험자의 손을 핥는 행동을 했다.
1972년에 12대째 태어난 새끼 여우 중 가장 길이 많이 든 기준을 충족한 여우는 약 1/3이었다. 이후 2009년이 되자 이 숫자는 2배 넘게 증가했다. 은빛여우가 가축화되기까지 50세대면 충분하다는 결과였다. 그 50년의 세월은 여우의 사회성과 행동에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었다. 여우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두개골은 단단함이 줄어 약해졌으며, 주둥이는 짧아지고, 송곳니가 작아졌다. 털도 얼룩무늬가 생기거나 심지어 붉은색으로 변하는 개체도 있었다. 화석 연구와 가축화된 다른 동물에서 관찰된 결과를 종합했을 때, 이는 모두 예상할 수 있는 변화였다. 가축화에는 사회성 증대와 몸, 특히 두개골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도 정확히 같은 변화를 겪었을지도 모른다.
- 고대 인류 화석을 조사하던 미국의 한 연구진은 지금으로부 터 9만~8만 년 사이 어느 시점에 인간 두개골에 약간의 변화 가 있었다고 밝혔다. 눈 위에 있던 큼직한 눈썹 융기와 두개골 의 전체적인 높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호모 에렉투 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와 비교하면 턱뼈가 덜 도드라지고 두개골을 기준으로 턱이 좀 더 뒤쪽으로 들어간 것을 알 수 있 었다. 튀어나온 입도 짧아지고, 송곳니는 크기가 작아졌다. 화 석의 흔적은 벨리예프와 트루트가 길들인 여우들에게서 나타 난 가축화와 똑같은 특징을 보였다.
오늘날 우리의 두개골 모습이 가축화가 진행된 결과라면 인 간의 강력한 사회성도 가축화에 따른 결과라는, 합리적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일어나려면 반드시 한 개체의 유전자가 생식 활동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진화와도 상당한 관련이 있다. 다른 인간과 무리지어 지내며 공동체 규모가 점점 커질수록 더 많은 다른 인간과 어울려 지내야 하는 압력에 좀 더 수월하게 대처했던 사람이 짝짓기와 양육 같은 복잡한 사회적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벨리예프와 트루트가 여우에게 인위적으로 부여한 선택압selection pressure(개체군 중에서 환경에 가장 적합한 일원이 부모로서 선택될 확률과 보통의 일원이 부 모로서 선택될 확률의 비율 - 옮긴이)과 동일하다. 뛰어난 사회성, 낯선 사람을 덜 적대시하는 것이 유리한 진화적 요소가 된 것이다. 피상적인 증거로는 인간은 여우, 말이나 소와 같이 가축 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만 알 수 있을 뿐,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인간 진화의 역사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최소 120만 년 전(사람종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 짙은 색의 피부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몸을 덮은 털도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므로 호모 사피엔스가 하나의 생물 종으로 처음 나타났을 때, 호모 사피엔스의 피부는 짙은 색이었을 것이다. 옅은 색 또는 하얀 피부는 진화를 거쳐 나중에야 등장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2차례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 먼저 밝은색 피부가 나타났는데, 그 시기가 겨우 6,000여 년 전이었다. 인류가 유럽에 첫발을 내디딘 시기가 약 4만 년 전이니, 유럽 대륙에 살던 인류의 85%는 짙은 색의 피 부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낸 학자들은 초기 유럽인들에게서 유전학적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 변화가 MSHR 유전자가 아닌 멜라닌 생산과 관련된 돌연변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피부색이 밝아진 것은 또 다른 유전학적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현재까지 이 변화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는 꽤 정확한 시점까지 고대인의 외모에 어떤 특징이 있 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유럽에서 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 비교적 최근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이유와 진화의 어떤 힘이 피부색 변화에 영향을 주었는지의 논의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 결과적으로 약 4만 년 전, 짙은 피부색의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 발을 디딘 북유럽은 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어둑한 겨울철이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고 그만큼 체내 비타민D의 생성량도 감소했다. 그렇게 인류는 비 타민D 결핍으로 고통받다가, 2만~3만 년이 흐르며 멜라닌 생산이 중단되는 돌연변이가 일어났다(추정), 아프리카에서는 내리쬐는 자외선이 인체의 보배 엽산을 파괴할 위험을 주므로 이러한 변화가 반가울 리 없겠지만, 날씨가 흐린 북유럽에서는 자외선에 노출될 일이 적었으므로 이런 변화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부 내부로 침투하는 자외선의 양이 많아지면서 비타민D 생산량이 증가했으니 유리한 변화였다.
이것이 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과 옅은 사람의 진화에 관한 엽산과 비타민D 가설이다. 
- 캘리포니아대 연구진들은 짙은 피부색을 진화시킨 가장 큰 원동력은 '물'이라고 주장한다. 선행 인류가 숲에서 나와 몸의 털이 사라지고 땀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 피부색 변화를 일으킨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프리카 대초원에서는 탈수증이 문제가 된다. 표피에 있는 멜라닌은 피부를 뚫고 물이 들고 나가는 투과성을 떨어뜨리므 로 체내에 귀중한 수분을 보존하는 데 용이하다. 그러나 피부색이 짙은 인류가 습하고 어둑한 유럽으로 이동한 후, 비타민 D가 충분한데도 인류는 물을 보존하기 위해 멜라닌 생산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하지만 습습한 유럽에서는 수분 보존을 목적으로 멜라닌을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렇게 낭비되는 에너지가 극히 일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슷하게도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다른 특징 이 진화를 거쳐 사라진 사례가 있다. 다시 말해 유럽인들의 피부에서 색소가 사라진 것을 인체 에너지의 절약을 위해 일어난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 하면 막대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과거에 암은 세포 분열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일어날 때 생기는 병으로 여겨졌다. 물론 실제로 세포에 돌연변이가 일어나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마구잡이식 분열이 일어나면 종양이 된다.
그러나 세포 자멸의 유전학적인 특징이 밝혀지고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최신 기술이 등장한 후, 세포가 죽음의 신호에 반응하지 못하는 게 수많은 암의 부분적인(혹은 전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심스럽게 제거되어야 하는 세포가 그대로 남아서 암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암 정복의 가능성을 열었다.
하나의 예로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화학물질인 캡사이신을 이용한 초기 연구에서, 캡사이신은 쥐의 전립선암 세포의 세포자멸 기전을 재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지만 현시점에서 인체가 이런 효과를 얻으려면 끔찍할 정도로 매운 하바네라 고추를 매일 10개씩, 그것도 씨까지 통째로 먹어야 한다. 좀 더 대중적이지만 매운 건 마찬가지인 할라페뇨 고추를 기준으로 하면 1,500개 이상에 해당하는 양이다. 지금도 이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암세포의 세포자멸 기전을 다시 깨울 수 있다면 치료 가능성도 크게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 자멸과 관련한 또 한 가지 놀라운 정보가 있다. 세포 자멸을 통제하는 여러 유전자는 보통, 서로 가까운 종끼리 유사한데 인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침팬지 같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해보면, 인간의 세포 자멸 유전자는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세포 자멸 유전자 활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런 사실은 인간의 뇌가 큰 이유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침팬지보다 인체의 세포 자멸 활성도가 떨어 지는 것이 우리가 체구에 비해 큰 뇌를 갖게 된 이유일 수도 있다. 앞서 태아의 뇌 형성 과정에서 여분 세포의 상당수가 세포 자멸로 제거된다고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세포 자멸 활성도 가 인간의 수명이 긴 이유를 설명할 단서일지도 모른다. 세포 하나에서 일어나는 세포 자멸의 속도가 생물의 죽음과 직접 관련되지는 않겠지만, 이 세포 자멸 현상이 그저 별난 생물의 특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 인터넷상에서 제멋대로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트롤(낚시질)'이라 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1990년대 초, 월드와이드웹www이 개발되기 전에 사용되던 전 자게시판 '유즈넷Usenet'에서 이용자들이 '초보 이용자를 트롤링하러(낚으러) 간다.' 라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기존 이용자가 게시판에 일부러 자극적인 내 용을 게시하거나 이미 여러 번 논의된 적이 있는 질문을 던진 후 거기에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를 보고 초보 이용자를 찾아내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 어떤 병의 원인을 찾으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알려진 항목이 있다. 19세기 독일의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의 이 름을 딴 '코흐의 가설'이라는 항목이다. 이 항목의 첫 번째는 '그 병을 앓는 모든 환자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질병 유발 생 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찾았다면, 환자에게서 그 생물을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피험자를 확보해 분리한 생물에 노출시 켰을 때 피험자에게서 병의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마지막 순 서는 다시 두 번째 단계로 돌아가서 새로 환자가 된 그 피험자 에게서 질병 유발 생물을 분리한 후 처음에 환자에게서 분리한 생물과 동일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단계까지 전부 완료되면 병의 원인을 찾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 다. 하지만 생명은 고사하고 병의 원인은, 특히 생물학은 결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 털이 줄어든 이유로 2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털이 적으면 기생충이 적다는 것, 또는 한낮에 태양빛이 따가워도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 이론은 진드기나 벼룩, 이와 같은 생물이 털이 없는 피부보다 털이 많은 피부에서 훨씬 더 확실하게 생존할 수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기생충이 대량으로 번식하면 인체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생충이 몸에 숨어서 지낼 수 있는 털이 사라지는 것이 진화적으로 이점이 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무더운 아프리카 기후에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과 관련이 있다(26쪽에 인류의 진화에 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솜털은 몸의 열을 식히는 기능이 매우 우수하다. 모낭마다. 연결된 분비샘에서 나온 땀이 자그마한 솜털 위로 솟아나 증발되면 피부의 온도는 내려간다. 두꺼운 털은 이런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오히려 털 사이의 공기층이 단열재처럼 열을 가둔다. 호모 사피엔스가 태양이 작열하는 아프리카의 열기 속에서 진화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인류가 주로 낮 시간에 활동하는 것은 우리의 눈이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몸의 열을 조절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온몸에 뒤덮인 털을 사라지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 음식의 풍미를 이루는 감칠 맛과 냄새는 모두 헴haem이라는 유기물질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헴은 우리 몸의 적혈구에 존재하며 몸속 곳곳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의 구성요소로, 아마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혈액의 고유한 색과 육류 특유의 맛은 이 헴과 관련이 있었다. 여러 식물에도 헴이 존재하며, 형태는 다소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실험을 이어간 끝에 효모 세포에 유전공학 기술을 적용하여 식물 성분으로 헴이 포함된 물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물질을 임파 서블 푸드에서 개발한 햄버거에 첨가하자 맛도 냄새도 진짜 고 기와 놀라울 만큼 흡사한 버거가 완성됐다.
쇠고기를 잘게 갈아서 만든 햄버거 고기의 질감을 입에서 그 대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다. 이 질감 을 살리기 위해 식품과학자들이 개발한 각종 묘책이 무수하게  활용된다. 우선 기본적인 질감은 밀과 대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얻는다. 여기에 식물 수지와 여러 가지 특별한 종류의 전분을 넣으면 쫄깃함이 생기고, 씹을 때 치아에 느껴지는 독특한 저항감도 만들어진다. 고기의 육즙은 특별한 맛이 나지 않는 코코넛유를 첨가하면 포화지방과 거의 흡사한 촉촉한 맛을 낼 수 있다.
-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이유는 벽 때문이 아니라 떼 지어 움 직이는 다른 사람들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내면에 구축된 사적 공간이 있고, 이곳을 다른 사람, 심지어 낯선 이가 침범하 면 불편해진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곳에 끼어 있는 다른 사람 들도 같은 심정임을 알고 있으므로 서로의 사적 공간을 침범하 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인파 속에서 걸어갈 때 우리는 자신의 사적 공간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한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서로 부딪히지 않고 적당한 간격 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 모든 노력 때문에 이동 속도가 느 려진다. 군중 속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은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벽이 아닌 군중을 이룬 개개인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 하겐-푸아죄유 법칙을 따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많은 사람이 스타디움 출구처럼 좁은 공간을 한꺼번에 빠져나가려고 할 때 2가지 일이 일어난다.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이동하다 보면 밀도가 더욱 높아지고 사람들 틈에 더 심하게 끼인다. 그만큼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늘어난다. 이런 상황이 되면 남들과 부딪히거나 혹여 남의 발을 밟아서 민망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더 천천히 움직인다. 스타디움 벽 쪽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은 이와 달리 사적 공간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즉 사람이 없는 쪽에서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이동 속도를 늦출 필요 없이 적정 속도로 계속 걸어간다. 결과적으로 유체의 이동 법칙과 반대로 벽과 가까운 쪽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스틸 박사의 의문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고 동시에 몇 가지 흥미로운 팀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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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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