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정말 키오스크 도입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는지는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독일, 호주 등 다른 국가를 보면, 대부분의 매장에서 맥도 날드 직원이 음식을 직접 테이블로 서빙합니다. 심지어 주문을 키오스크로 해도 음식은 직접 가져다주곤 하지요. 이를 보면 키오스크의 설치가 단순히 고용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오스크 설치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문량 증가입니다. 실제로 키오스크를 통해서 주문을 받았더니 사람들이 주문을 더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키오스크의 확산과 보급이 당시 최저임금제 이슈와 맞물려서 많이 보도되었지만, 맥도날드가 키오스크를 도입하게 된 진짜 이유는 실은 비용 절감 때문이 아니라 주문량을 늘리기 위한 시도였던 것입니다.
또한,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사람들은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할 때 대화하지 않고 화면을 직접 누르니 조금 더 마음이 편하고 일순간이지만 자기가 전지전능해진 듯한 감각을 느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 화두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경우에는 디지털 화면이 더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 더 힘들고 때로는 피곤하기까지 합니다.
-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배달 애플리케이션 산업의 활성화 이유가 사람들이 전화 거는 일을 불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다들 전화하는 일을 내심 힘들어합니다. 오히려 비좁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것이 심리적으로 편합니다. 어쩌면 인류가 그렇게 진화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주문을 받는 직원과 대면해서 거북해하면서 했던 주문을 이제는 손안에서 마음 편하게 하고 싶어 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화면 앞에서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여러 가지 조합도 해보고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맛의 조합도 실험해보는 등 조금 더 자유롭게 행동합니다. 이처럼 디지털이라는 것이 고객에게 전지전능한 느낌을 줄 수 있고 그 느낌을 우리 기업의 고객에게도 전해줄 수만 있다면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맥도날드가 이처럼 여러 가지 일을 굉장히 많이 시도한 것은 실질적인 성과와 움직임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여러 테크 기업들을 인수했습니다. 다이나믹 일드도 그렇게 인수한 기업입니다. 다이나믹 일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인공지능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또한, 음성 인식을 통해서 드라이브 스루에서 음성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업도 인수했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도 인수했습니다. 패스트푸드 기업인데도 실제로는 엔지니어의 근거지를 늘린 셈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기술 연구소인 맥도날드 테크랩이라는 기구를 실리콘밸리 한가운데에 뒀습니다. 마치 테크 기업인 것처럼 보이려는 의도가 농후합니다. 또한,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사업 전략도 공표했습니다. 맥도날 드는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익숙하고 오래된 비즈니스를 바꿔보겠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치를 내걸었습니다.
맥도날드의 이런 시도들의 공통점은 모두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뒀다는 것입니다. 맥도날드가 그야말로 좌충우돌하면서 다양한 시도들을하는 와중에도 우리는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왜 이렇게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고 하는 지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IT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겨지는 이런 기업들조차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해서 시도할까요? 바로 그들이 IT, 특히 소프트웨어가 가져온 변화와 효율에 대해서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테크 기업 과 함께 코로나19의 타격을 가볍게 뛰어넘은 기업으로 손꼽힙니다. 맥 도날드는 백신 보급이 시작된 2021년 봄에 이미 코로나 이전의 매출을 회복했습니다. 맥도날드나 스타벅스가 그렇게 위기를 극복한 이유를 충 성도가 높은 고객을 소유한 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큰 타격을 받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충성도가 높다고 여겨지던 브랜드였습니다.
- 예전에는 IT를 당연히 코스트 센터 Cost center(원가 중심점), 경영의 시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IT라고 하면 대부분 내부에서 만든 기획을 외주 업체에 위탁해서 만든 뒤에 다시 가져오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 굳이 직접 몸을 움직일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일부 IT 구성원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도 할 때 수동적 저항 세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의 업무는 특이하 니까 특수하게 만들어야 한다”, “전부 다 특별 주문 외주로 만들어와야 한다”, “클라우드로 이행하지도 못한다”, “데이터가 우리 전산실 내에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러시느냐?”라며 부정적으로 대응합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도 스마트폰의 영향이 전 세계 소비 시장에 퍼지자 점진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굳어 있는 밸류 체인 위에서 하는 게 아니라 생태계라는 유연한 발상 안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모두가 목격했고, 이제는 그 일이 각자의 조직 앞에 놓인 현실이 됐기 때문입니다.
- 기크가 본인의 소중한 시간에 무언가를 공부해서 앞으로도 그것에 의존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큰 결정입니다. 무언가를 스스로 골라서 기 꺼이 의존하겠다고 하는 것, 이 자체가 기크들한테는 상당히 큰 선택입 니다. 그리고 기업이 기크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 이 시너지는 더욱 커집니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기업이 만든 아이디어를 공부한 기크들은 다시 생산자 역할을 하기 시작합니다. 오픈 소스가 잘되는 이유는 기업들이 단지 자기가 쓰기 위해서 만드는 것을 넘어서 조직 밖의 사람들이 쓰게 해주고, 이 과정에서 안팎의 기크들이 그걸 공부하고 다시 그 지식을 확장해서 새로운 가치의 재료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개방성 그리고 호환성, 파급, 확대 재생산 등 일련의 메커니즘이 이렇게 개방되고 공유된 지식 상품을 둘러싸고 움직입니다. 결국, 개발자들과 같은 기크들은 어떤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 서비스, 제품을 둘러싸고 커뮤니티를 키워나가게 됩니다.
한편으로, “저희가 만든 거예요”, “저희가 틈틈이 쉬는 시간에 만든 것들을 공개합니다” 등 사소한 일들이라도 개방형으로 공개하면 이는 다른 누군가를 자극하고 또 다른 혁신에도 쓰이게 됩니다. 선의가 점점 파급력을 가지면서 확대 재생산이 이뤄지는 사이클이 생겨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이타심에 의해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은 오픈 소스야말로 지극히 이기주의적인 활동입니다. 훌륭한 오픈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경력이 됩니다. 그래도 오픈 소스라고 하면 '그렇게 공짜로 뿌리는 게 과연 믿을 만할까?', 그것을 우리 업무에 쓰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의 요소가 오픈 소스의 신뢰도를 보장해 줍니다.
- 닌텐도나 소니에게 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놀이의 마음, 그리고 생산 과 창조하는 일이 지닌 낭만성을 어떻게든 지킨 곳입니다. 그런 곳들만 이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 른 말로 표현하면 바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들 은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중시하고 소프트웨어가 결국 위기에서 자신을 구원한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이처럼 쓰러진 전자 업계에서 그나마 유 일하게 생존한 분야는 놀이의 마음을 지니고 있고 새롭게 뭔가를 만드 는 것을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던 분야였습니다. 바로 기크 들의 기업이었습니다.
- 그런 장기적인 여유가 우리에게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유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리더가 위기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런데도 용기를 잃지 않을 때, 사내의 누군가도 지금까지 존재하 지 않았던 걸 만들어볼 용기를 절박함 속에서도 다시 발휘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되겠지요. 안 되면 짐 싸서 다 함께 집에 가는 것입니다.
“Go Big, or Go Home."
모 아니면 도, 대박 아니면 쪽박, 이판사판을 나타내는 영어 숙어입니다. 이는 스타트업의 만트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유의 문화라고 말은 하지만, 리더들의 마음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쉽지는 않습니다만, 방법은 있습니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거친 후에 만들어지는 '디지털 제품은 그 개선 속도가 비약적으로 빠릅니다.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들이 그 업그레이드의 주인공들입니다. 그렇게 개선된 제품들은 완성후 고객에게 전달하는 간격이 극단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제품의 경우에는 제품을 개선한 후에 고객이 사용할 수 있게되는 때까지 수분의 시간 만에 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습니다. 개선된 업무가 100% 디지털라이제이션이 이뤄져 있다면 중간에 수작업이 걸쳐 있는 경우와 비교해서 제품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고객의 손에 쥐어 줄 수 있게 됩니다. 제품을 내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서 제품을 개선한후 다시 제품을 출시하는 이 과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제품의 고도화가 빨라지고 그 완성도 또한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급기야는 열광하는 팬이 생기고, 그렇게 바라던 브랜드 로열티도 생깁니다. 즉, 개선 업무가 선순환을 이루고 양적으로 쌓이면 질적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다가옵니다.
이제 데이터 플레이의 상위 단계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기업의 데이터 분석 역량이 향상되면 예측 분석 Predictive analysis 이나 처방 분석 Prescriptive analysis 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됩니다. 과거나 현재를 분석 해서 이해하는 것보다 미래를 예측하고 예측 결과에 따라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판단하게 되면 비즈니스 임팩트의 크기가 거대해집니다.
데이터로 일하는 방법에도 고수가 있습니다. 이런 분석 역량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면 거의 고수의 단계입니다. 이 지점에서 분석 역량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론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용할 데이터를 준비 하는 일입니다. 이론이나 알고리즘을 갖추는 일은 단시간에 압축해서 따라잡을 수 있지만, 데이터를 갖추는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또한, 필연적으로 하위 단계의 발전을 직접 겪어야 합니다.
-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경험을 빠른 속도로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사업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경쟁력이 생깁니다. 속도가 충분히 빨라지면 임직원과 고객은 기업이 기존과는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양질 전환, 즉 양이 쌓이면 질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분석 역량도 성숙해져서 현황을 기술 Descriptive 하거나 진단판단Diagnosis 하는 수준에서 예측이나 처방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도 미리 갖추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질적 변화는 비즈니스 모델의 플랫폼화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숙도가 진척된 기업들은 제품과 고객을 양면 시장을 가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강력한 제품과 열광하는 팬을 확보한 상태에서 새로운 제품을 공급하게 되고, 새로운 제품으로 인해 고객의 폭을 넓히게 됩니다. 게다가 강력한 데이터의 비즈니스 임팩트를 목격한 다른 사업 주체들과 연계돼 플랫폼을 조성해 더 큰 시장을 창출하게 됩 니다. 이후로는 다른 사업 주체들이 이 플랫폼에 올라타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지금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기업 들을 보면 플랫폼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뿐이지, 수많은 업체가 문을 열어주기만 한다면 그 플랫폼에 올라타려고 애씁니다. 이쯤 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에는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전문적인 도구들이 많습니다. ETL Extract Transform Load 뿐만 아니라 딥러닝 모델도 자동으로 만들고 하이퍼 파라메터 Hyper-parameter"를 튜닝해줘서 추론Inference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모델을 최적화까지 해주고 합니다. SOTA State Of The Art (최신식의) 기술들도 일용품화돼 있어서 필요한 만큼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도구들을 어떻게 엮어서 유기적으로 동작하게 하느냐겠지요.
- 데이터가 만들어져서 데이터웨어하우스DW, Data Warehouse 나 데이터레이크 Data Lake에 저장되면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가는 세일즈포스 같은 플랫폼이나 태블로 같은 분석 · 시각화 솔루션들은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솔루션들은 SaaS 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나 PaaS Platform as a Service (서비스형 플랫폼) 형태의 클라우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사용 가능한 상태로 바로 앞에 놓입니다. 이렇게 필요한 기술은 예산사용을 승인받는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5단계까지 진행되면 업무에 실시간성이 생성됩니다. 업무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에 가깝게 빨라집니다. 즉, 좋은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해볼 수 있게 됩니다.
- 데이터 플레이 조직을 구성할 때 필요한 직군과 역할
* 데이터 프로덕트 매니저 Data Product Manager
데이터 프로덕트 매니저는 데이터를 가져가서 사용할 조직과 원활한 대 화가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개발자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의 소통도 가능해야 합니다. 디지털 조직과 기존 조직은 둘 사이에 통역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 조직 간의 대화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철학뿐만 아니라 용어가 아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데이터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런 상황에서 안내가 가능해야 합니다. 즉, 양측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만큼 확보하기 어려운 인적 자원입니다.
* 클라우드 엔지니어 Cloud Engineer
클라우드 엔지니어는 필요한 솔루션을 찾아내고 평가해서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AWS, GCP, 애저는 모두 각각 장점이 있는 솔루션들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다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가 됐습니다. AWS에서는 외부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을 빌더 Builder라고 부릅니다. 본인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마치 블록 쌓듯이 쌓아 올리면 그것만으로도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명칭처럼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주요한 역할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Saas, PaaS 중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찾고 그것들을 엮어내는 데 있습니다.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DS, Data Scientist
예측 분석을 진행하거나 복잡한 분석 과제를 진행하다 보면 통계 지식과 소프트웨어 개발 지식이 동시에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 사 이언티스트는 무엇보다도 클라우드상의 솔루션을 이용할 때 해당 솔루 션이 결과로 제시하는 용어와 수치를 보고 현상을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의미 있게 만들어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합니다.
* 데이터 엔지니어 DE, Data Engineer
데이터 사이언스 Data Science 과제의 80%는 데이터를 다듬는 일이라고 합니다. 빅데이터 플랫폼BDP, Big Data Platform에 데이터를 얹기 위해서는 ETL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데이터 엔지니어는 원천 데이터를 받아서 다듬고 사용하기 쉽도록 변형해서 빅데이터 플랫폼에 올립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업무 난이도보다는 전체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작업으로 업무의 완성도를 높였다면 늘어나는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서 자동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데이터 애널리스트 DA, Data Analyst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현업 업무 진행에 대한 이해, 즉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데이터에 담긴 사업적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 다. 물어보지 않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데이터도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감수성과 데이터 문해력이 매우 필요한 역할입니다.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역할을 묶을 수 있으 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인건비가 워낙 비싸므로 한 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주니어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여러 명 두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클라우드 엔지니어와 데이터 엔지니어도 역할을 묶을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각각의 전문성이 살아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할 수 있다면 분화하는 편이 좋습니다. 클라우드 업계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서 클 라우드 엔지니어는 새로운 기술을 파악하고 습득하기에도 바쁩니다. 반면에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이 도출되는 것은 오히려 속도가 느린 편이라 메가존이나 베스핀글로벌 같은 국내의 외부 클라우드 전문 벤더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대기업에서는 데이터 조직을 만들 때 최소 3명 정도는 확보하고 시작해서 5명까지 모은 후 하나의 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후로 업무 진행이 능숙해지면 다수의 인원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해서 학습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데이터에는 비즈니스 로직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탐색하는 사람은 우선 데이터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데이터를 봐도 마음으로 봐야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어린 왕자가 말하듯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는 일이니, 신기합니다. 그냥 흘려듣듯이 데이터를 숫자로만 보고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데이터를 보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데이터 감수성'이라고 부릅니다. 고급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면 이 감수성을 키워야 합니다.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도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로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물어야 할 때입니다. 물어볼 때는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설명해달라고 하는 대신에 이 데이터 를 이렇게 보고 저렇게도 보았는데 이런 부분이 납득되지 않으니 어떻 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자기 밥그릇인 업무 노하우를 친절하게 거저 가르쳐줄 위인은 큰 조직일수록 쉽게 찾기 힘듭니다. 적어도 그 답변을 요구할 만큼 나도 데이터를 들여다봤다는 것을 내세우고, 실은 당신도 내가 궁금해하는 그것을 의아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공감대를 불러일으켜야 좋은 답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업무 협업이 이뤄지고 다른 사람의 업무 노하우를 나눠 받게 됩니다.
- 데이터를 더 많이 보여줘야 합니다. 탐색적 분석과 인사이트 리포트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충분히 활용하면 좋습니다. 데이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 Visualization 하고 사업의 목적과 인사이트 리포트에서 다루는 주제의 합을 맞춰야Align 합니다.
이 단계에서 곧잘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알고리즘이나 도구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정작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이들은 사업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분들입니다. 데이터 안에서 비즈니스를 더 잘할 수 있는 단초를 찾아내면 함께 업무 협의를 할 수 있는 커다란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데이터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낯선 외래어를 남발하면서 가능성만을 제시하곤 합니다. 알고리즘 이나 도구에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가 사업에 가져올 영향력입니다.
- 전통적 마케팅에서는 마켓 세분화 Market segmentation 를 중시합니다. 대기업에서 마케팅 캠페인을 집행하려면 에이전시를 이용하기 마련인데, 캠페인이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에이전시에 업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환되면서 온라인을 활용해 개 인화 마케팅 Personalization marketing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데이터가 더 늘어난 만큼 고객을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됐으며 여기에 더해 데이터 분석역량이 성숙해지면서 초개인화 마케팅 Hyper Personalization marketing 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데이터가 충분히 늘어나고 예측 분석의 정확도가 높아지면 이제 기존 구매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비슷해 보이는 잠재 고객의 목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사 타게팅 Lookalike modeling 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이상적인 잠재 고객을 찾아낸 후에 예측 모델링을 통해서 이들이 얼마나 구매할 것 같은지 예상해서 스코어를 매길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메시지를 보내야 할 대상을 우선순위에 따라서 줄을 세울 수도 있는 셈입니다. 고객마다 어떤 디지털 채널을 통해서 메시지를 보낼지 선별합니다. 가장 반응이 좋은 디지털 채널을 가려냅니다. 메시지 내용은 어떤 표현을 선호할지도 계산합니다. 더불어서 메시지를 언제 전달하면 좋을지도 추론합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활용해서 예측값을 높이면 마케팅 효율성이 좋아지니까요. 데이터 드리븐 디지털 마케팅은 이렇게 이뤄집니다.
- 아날로그 감성이 풍성한 오토바이 제조 업체인 할리데이비슨 같은 전통적인 기업도 디지털 채널을 이용하기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앨버트를 도입해 CRM(고객 관계 관리) 타깃을 대상으로 메시지, 타이틀, 이미지 등을 변경해가면서 가장 반응이 좋은 마케팅 캠 페인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수백만 개의 키워드와 수천 개의 유사 광고를 테스트하면서 고객별로 맞춤형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전체 물량의 40%를 디지털 채널을 통해서 판매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 니다. 한국에서 할리데이비슨의 대상 고객은 구매력이 강한 40대와 50 대입니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채널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한국에서 40~50대에게 적합한 채널은 네이버였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 담당자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 동호회에 접근한 후 이벤트를 기획하고 최적의 메시지를 만들어서 입소문을 냈습니다.
- 프로덕트 오너는 스크럼으로 대변되는 애자일 문화가 종래의 PM과는 다른 업무 수행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전파하기 위해 만든 단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테크 기업에서 PO와 PM을 혼용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오너는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익숙한 프로젝트 매니저와는 완전히 다른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오너는 프로젝트 매니저(제품 관리자), 제품 기획자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PM 이라고 하면 대개 프로젝트 매니저를 지칭합니다. 제품 기획자는 제품의 기획 문서를 만들고 구현은 제품 관 리자에게 넘깁니다. 제품이 만들어지면 곧바로 종료되는 프로젝트란 거의 없고 이후로는 유지·보수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제품이 기획했던 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거나 사용자가 기획한 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처럼 제품의 유지와 보수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기면 팀을 다시 꾸려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시 프로젝트를 구성해도 원래의 제품 기획자는 이미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된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서 제품을 개선하는 일이 새로운 제품 기획자에게 맡겨지면 제품에 담겨야 할 철학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가 바뀝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품이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제품 관리자는 본인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세무적인 실행 사항은 사업 책임자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 결정권자인 만큼 다수의 제품 관련 사항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세부사항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제품 간에 '카니발 이 발생하면 사업 책임자가 이를 전략적으로 조율해야 합니다. 제품 관리자는 본인이 맡은 제품이 잘 성장하도록 제품에 관련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며 점검합니다. 하지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므로 때로는 의사 결정이 정체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실행 속도를 더 빠르게 하도록 제품과 관련된 의사 결정권과 책임을 더 강화한 역할을 프로덕트 오너, 즉 제품 소유자라고 부르곤 합니다. 이처럼 프로덕트 오너는 제품에 대한 의사 결정권을 넘겨받은 사람입니다. 더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서 제품과 관련한 CEO의 권한이 위임돼 있다는 뉘앙스로 미니 CEO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실제 상황에서는 의사 결정을 못해서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로덕트 오너가 프로젝트 매니저와 다른 점은 의사 결정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것입니다. 권한 위임이 이뤄지지 않아 권한과 책임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무늬만 바뀐 호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권한을 위임받은 상태라면 제품의 성장은 프로덕트 오너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덕트 오너의 중요 역량을 꼽자면 1 고객에 대한 이해, 2 제품에 대한 이해, 3 개발에 대한 이해, 이렇게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 “스마트한 사람을 뽑아서 뭘 하라고 하다니요. 말이 안 됩니다. 우리는 똑똑한 인재를 뽑죠.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게 하려고요 (It doesn't make sense to hire smart people and tell them what to do; we hire smart people so they can tell us what to do).” (스티브잡스)
* CDO Chief Digital Officer
온오프라인(유무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 채널 전체를 도맡는 역할은 CDO에게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 지털 네이티브 기업은 별도의 CDO가 있는 것이 아니라 CEO가 CDO역할을 함께 수행합니다. 반면에 전통 기업은 디지털 제품의 비중이 아 직 작은 경우가 많으므로 CEO 외에 별도로 CDO가 존재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기존 전통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조직이 사업부로 나뉘어 있거나 이를 통합해서 관장하는 조직장이 있기 마련인데, 해당 조직에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를 함께 맡기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디지털조직은 AARRR 등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바라보려고 하지만, 기존 조직은 매출에서 영업 이익 등 전통적인 잣대만을 고수하기 마련이기에 이 시각이 통합되거나 조율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이런 상황은 제품의 성격이 달라서 발생합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원가 구성이 다른 디지털 제품은 제품의 성격상 싸다고 팔리는 것이 아니고 좋은 사용자 경험을 하게 해줘야 팔립니다. 반면에 전통적 아날로그 제품은 대개 가격을 낮추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더 많이 팔립니다. 또 디지털 직군은 IT 직군이 아니라 사업 조직으로 사업에 이바지하 는 것을 선호하므로 디지털 조직의 입장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가진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CDO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디지털 제품과 채널을 맡는 업무는 필요하므로 해당 역할을 사업보다는 기술에 무게를 신는 CTO에게 맡기거나 꼭 CPO라고 부르지는 않더라도 디지털 제품에 대해 같은 역할을 하는 임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CPO Chief Product Officer
제품과 마케팅 채널을 모두 관장하는 업무는 대개 CEO의 업무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CPO라는 역할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전통 기업에서는 기존 제품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CEO 는 기존 제품에 익숙하고 디지털 제품에는 익숙하지 않으므로 해당 업 무를 CDO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CDO가 CIO와 업무를 나누는 경우에는 CPO의 역할이 경계가 모호해져서 CPO라 부르지 않고 별도의 임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역할은 분명하지만, 부르는 이름이 애매해서 조직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곤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존재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 CDMO Chief Data Management Officer(7||0|| CC/2THE Chief Data Monetization Officer), 또는 CDO Chief Data Officer
데이터 담당 임원입니다. CDO라고 하면 디지털 임원인 CDO Chief Digital Officer 와 혼동할 수 있으니 CDMO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CDMO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임원은 누구에게 보고하고 승인받을까요? 이에 따라 CDMO의 역할이 변하기도 하고 조직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지 여부도 달려 있습니다. CDMO가 CEO에게 보고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면 가장 강력하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을 터이지만, 데이터 활용처가 많지 않은 초기부터 이렇게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CEO에게 보고할 경우 CEO의 데이터 이해의 폭에 따라서 실행 속도가 달라질 것이고, 다른 부서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초기를 지나 확실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태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으로 CDMO가 CDO, CIO, COO에게 보고하고 권한과 책임 을 부여받는다는 것은 상위 조직의 역할 일부를 나눠 받게 되는 것입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모든 역할을 다 나눠서 수행할 만큼 임원 진을 다양하게 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이 아니라 전통 기업의 경우 가장 효율적인 조직 구성은 CDO-CDMO의 라인업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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