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는 힘

인문 2020. 4. 14. 08:26

- 직장인들 대부분은 일단 하던 일이 중단되면 기왕 손을 놓은 김에 방금 전에 떠올랐던 다른 일들 몇 가지를 더 처리한 뒤에야 비로소 원래 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20~25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또 원래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하기까지 대략 8분이 소요된 다. 이메일을 쓰기 전 머리에 떠올랐던 중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에 저 산 너머 어딘가로 달아나 버렸다. 용케 다시 원래의 일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각종 통계에 따르면 다시 방해받기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겨우 3분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 연구자들은 그러한 현상을 이른바 '톱날 효과'라고 부른다.
- 게다가 여러 가지 일들에 손을 댈 경우, 시작한 일의 50퍼센트 이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다. 새로 시작된 일 역시 다른 일 때문에 중단되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업무적으로 연관된 일에 잠시 눈길을 돌리는 경우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 외의 모든 일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방해할 뿐이다. 적어도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능력을 한껏 과시하고, 인정받고, 사회 적으로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어 멀티 태스킹 능력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 여왔다. 문제는 인간에게 그런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1950년 대 맨체스터공대 교수였던 인지과학자 에드워드 콜린 체리 Edward Colin Cherry는 그러한 세간의 믿음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제는 관련 학계의 대표적 실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칵테일파티 실험'이 바로 그것이다. 칵테일파티 실험에서 체리 교수는 “멀티태스 킹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 칵테일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옆자리 사람들의 대화도 엿들으려 한다. 체리는 거기에서 착 안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헤드폰을 주고, 오른쪽 귀로 한 가지 정보를 듣는 동시에 왼쪽 귀로는 그것과 다른 정보를 듣게 했다. 피실험 자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른쪽 귀로 들어오는 정보만 유심히 들은 뒤 나중에 정확히 재생하는 것이었다. 체리는 실험 참가자들이 왼쪽 귀로 들은 정보를 어느 정도 기억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두 명의 화 자가 하는 말을 동시에 듣고 얼마나 기억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었다. 결과는 불가능' 이었다. 실험 참가자들 중 누구도 왼쪽 귀로 들은 메시지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여자 목소리였는지 남자 목소리였는지, 어느 나라 말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도 속출했다. 그래서 체리가 내린 결론은 멀티태스킹은 환상이요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늘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우리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러 개의 궤도를 한꺼번에 달리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그런 다음 다시 다른 일로 전환하며 집중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단기 기억력에 부담이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독일의 안과 의사 카를 하인히리 드촌디는 무려 1816년에 이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자신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이 특정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 낼 수 있는 이유를 탁월하게 설명했다. 카너먼에 따르면, 어떤 일에 완전히 숙달이 되어서 의식을 하지 않아도 그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 할 수 있게 된 경우, 우리의 대뇌 상부(느린 사고를 주관하는 기관)는 간 뇌(빠른 사고를 주관하는 기관)로 해당 업무의 처리를 떠넘긴다고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동시에 운전이나 양치질, 설거지, 식사 같은 익숙한 행위들을 처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즉, 늘 반 복되는 행위, 익숙해진 행위에는 특별한 주의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작, 시각적 능력, 언어적 능력이 필요한 행동, 즉 의식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낼 수는 없다. 우측 상단의 한 지점과 좌측 하단의 한 지점을 동시에 쳐다보는 것, 혹은 글을 쓰면서 뉴스를 청취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TV를 보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행위도 우리 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넘어선다. 수사물 시리즈를 보면서 최신 아이폰이나 다음번 휴가지를 검색할 경우 방송 내용은 잘해야 드문드문 기억나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 멀티태스킹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논점이 더 남아 있다. 멀티태스킹이 도취성, 즉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멀티태스킹은 아편을 흡입했을 때와 비슷한 강도의 내적 쾌감을 안겨준다. 그 쾌감 때문에 자꾸만 멀티태스킹을 다시 하 게 되는 것이다. 그 뒤에는 뇌세포에서 일어나는 '도파민 피드백 경로 dopamin feedback loop'라는 밑거름이 숨어 있다. 도파민 피드백 경로란, 뇌 세포에서 생성된 도파민에 의해 느끼게 되는 긍정적 기분을 우리 뇌 가 집중력과 맞교환하면서 계속 새로운 외부 자극을 갈망하는 과정 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좀 더 학술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뇌 안에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일종의 검색센터가 있다. 이른바 흑질이라 불리는 기관이 바로 그곳이다. 새로운 것을 향한 흑질의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이나 성욕, 혹은 기타 생존 본능과 강도가 거의 같거나 심지어 더 높다. 새로운 것이 입력되는 순간 뇌세포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되고, 그로 인해 다 시금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즉,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도파 민이 제어하는 피드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문제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도 바로 우리 뇌(정확히 따지자면 대뇌 전두엽)라는 것이다. 전두엽은 휴대폰 벨소리나 이메일 도착 알림, 새로 열린 인터넷 팝업 창, 방금 도착한 문자 메시지 등과 같이 아주 사소한 새로운 정보들도 놓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주의력은 금세 분산된다. 이러한 사소한 정보나 질문들은 우리 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쾌 감과 보상을 갈망하는 최신 정보 제어센터를 자극하고, 도파민이라 는 이름의 아편을 폭발적으로 분비시킨다. 그러니 기분이 당연히 좋 아지고,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외부 자극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를 제어하고 우리의 생각을 관장하는 제어센터인 전두엽은 조금만 더 참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집중해서 나중에 더 큰 보상을 얻으라고 설득한다.
- 휴식을 취할 때는 얼마든지 산만해져도 된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 고 있는 상태에서의 흐트러진 산만함과 휴식을 취할 때의 여유로운 산만함은 전혀 다른 것이다. 집중 상태에서의 산만함'은 정신 건강을지속적·체계적으로 해치고, 심지어 인성까지 분열시킬 수 있다. 산만한 인간의 대표적 특징은 '정신적 방황'이다. 정신적 방황이란 지금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이 정처 없이 떠도는 상태를 뜻한다. “지금 이 순간 처리해야 하는 과제에 신체 모든 감각을 집중 하지 않으면, 우리의 정신은 그 즉시 방랑을 시작한다. 철학자이자 뇌과학자인 토마스 메칭거 Thomas Metzinger가 한 말이다. 메칭거는 현대인 들이 하루 중 3분의 2 이상의 시간을 자주적으로 생각하는 주체로서 가 아니라 “머릿속에 온갖 잡념을 가득 채운 채 갈지자걸음을 하는 존재”로서 허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했거나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고도의 집중력, 즉 생존 본능이 자동적으로 발동된다는 사실은 인류발달사적 으로도 이미 수차례 입증되었다. 예컨대 석기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위기가 닥치면 자동적으로 시야가 좁아졌고, 단 한 가지 목표에 정신을 집중했으며, 분비된 아드레날린 덕분에 불곰과 맞닥뜨렸을 때 그 즉시 줄행랑을 치거나 들고 있던 창으로 곰의 가슴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볼 때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일종의 '생명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자극이 유입되는 즉시 우 리 몸이 알아서 '경고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것이다.그런데 요즘에는 생존 본능이나 경고 메커니즘의 의미가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심지어 그러한 메커니즘 때문에 더 큰 정신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외부 자극이주어지면(요즘에는 그 자극의 양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몸은 늘 보여왔던 반응을 보인다.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신체 반응이 예전에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만 일어났지만, 요즘은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마구 발생된다는 것이다.아드레날린 과다 분비에 따른 부작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다. 지나친 아드레날린은 곧 사고 능력의 저하를 불러온다. 스트레 스 상황에서 발동되는 고도의 집중력은 아쉽지만 매우 제한된 범위 에만 적용된다. 지금 막 맞닥뜨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 반 응, 오직 생존이라는 목표를 향한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이다. 이성적 사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앞서도 강조했지만, 아드레날린 분비가 심지어 사고 능력을 완전히 중지시켜버리기도 한다. 아드 레날린 수치가 일정량을 넘어서는 순간, 원활히 진행되던 우리 뇌 속 시냅스들 간의 사고의 흐름에 경고등이 켜지는 것이다. 샤워기 꼭지에 시간이 흐르면서 석회질이 쌓이면 방출되는 물의 양이 조금씩 줄어들다가 급기야는 단 한 줄기의 물만이 가늘게 졸졸 흘러나오는 상황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드 레날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시냅스와 시냅스 사이가 차단되어 신경 전달 물질이 오가는 통로가 막혀버리고 그로 인해 또렷한 사고가 불가능해진다. 그 결과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없게 되며, 어떤 사안을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게 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하게 된다. 그 상황에서 우리 뇌는 부담을 덜기 위한 길을 찾는다. 즉, 힘든 일, 어려운 일보다는 가볍고 쉬운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진다는 뜻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기는 하지만, 그 집중력은 우리가 일을 할 때 필요한 집중력과는 다른 종류의 집중력이다.
-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이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이 한 말로, 헤크먼 은 수년째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성공적 삶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연구해오고 있다. 헤크먼은 뛰어난 두뇌나 풍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 가지 일에 인 내심을 가지고 매달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실패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으며, 남들이 포기할 때 끈기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 여러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도파민의 분비량은 우리가 어떤 일에 온전히 집중할 때 더 늘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우리 뇌는 평소보다 더 중요한 일과 부수적인 일을 훌륭하게 판별해낸다. 그 결과 생각과 판단이 빨라지고, 창의력이 평소에 비해 높아지며, 일 처리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그렇게 볼 때 도파민은 생 리적 형태의 단순한 '뇌 도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단순한 현상 이 지닌 위력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금세 느낄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더 쉽게 느껴지고, 실제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며,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성취감에서 유발된 또 다른 긍정적 감정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일을 더 많이, 더 끈기 있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고취되는 것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집중력 발휘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고, 도파민이 동기와 끈기를 부여한다.
- 협상에 능한 이들, 대화를 주도하는 이들, 상대방을 설득할 능력을 지닌 이들은 대개 사안과 더불어 결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도 함께 관찰한다. 이에 대해 어떤 독자들은 그 또한 멀티태스킹이 아니 냐고, 멀티태스킹은 원래 불가능한 일이라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과 사람을 동시에 살피는 것은 멀티태스 킹이 아니라 '전문가적 초점 확장'의 영역에 속한다. 예를 들어 강연을 할 때 오직 무슨 말을 할지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청중의 반응도 둘러보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도 조언을 듣는 사람의 표 정과 반응을 관찰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없다. 상대 방이 어느 지점에서 두려움이나 거부감, 저항감을 느끼는지, 혹은 반 대로 내 말에 수긍하고 마음을 다질 때면 표정과 눈빛이 어떻게 변 하는지를 파악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코칭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가장 좋은 좌석 배치 구도는 마주 보고 앉는 것이다.
- 독일의 심리학자 옌스 코르센은 “휴대폰을 이용하는 기쁨 이 삶의 기쁨을 망가뜨린다"라고 경고한다. 코르센에 따르면 삶의 진정한 기쁨은 무언가를 극복했을 때나 자신의 능력으로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만질 때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은 성취감과는 거리가 꽤 멀다. 별 노력 없이 느끼는 행복감이기 때문에 뭔가를 견뎌낸 뒤에 오는 가슴 뭉클한 성취감이 들 리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주는 행복감은 지속 시간도 매우 짧다. '좋아요'에 중독되어 있거나 잠시도 소셜미디어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들은 대부분 '가상 세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진짜 세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지속될수록 두려움과 절망감은 커진다. 그뿐 아니라 끊임없이 휴대폰을 확인하는 행위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심각한 경우에는 디지털 번아웃 증상을 불러온다.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은 말할 것도없다. 하지만 거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숨어 있다. 게임을 할 때 발동되는 집중력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기 위한 집중력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집중력이고, 그 집 중력은 휴식이나 이완보다는 피로감 유발에 더 가까운 집중력이라 는 것이다. 컴퓨터게임을 하는 이들은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분비를 촉발하는 자극에 쉴 틈 없이 노출되고, 그 때문에 게임을 끄지 못한 채 계속 거기에 매달린다. 혹시라도 적을 놓칠까 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적은 게이머가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게이머에게 수동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즉,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적극적 행위자가 아니라 게임의 지배를 받는 수동적 '호모 게이무스'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크리스토프 튀르케 교수는 그러한 지배 메커니즘이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좌우한다고 경고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자극들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우리는 더 큰 집중력을 발휘해서 거기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다음 자극을 기다리게 되고, 다음 자극이 오면 또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극과 자극 사이의 간격도 매우 짧아서,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는 액션 영화에서처럼 딱 맞는 타이밍에 절묘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나 게임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집중할 때는 그 정도의 피로감이나 긴장감이 누적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집중은 오히려 휴식과 이완을 안겨준다. 즉, 집중이라 해서 다 같은 집중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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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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