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리화란 이름으로 내쫓기는 노동자 :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기에는 신발공장의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됨. 87~88년에 이르는 노동자 대투쟁 이후의 일이다. 당시 부산을 중심으로 동양고무, 삼화, 태화, 진양고무, 국제상사 등 신발공장은 나이키, 퓨마, 아디다스, 리복 등 세계적 브랜드의 OEM 신발을 생산하고 있었음. 최고 생산실적을 보인 86년에는 이들 5대 기업 정규직 노동자만 5만4천명이었다. 대부분 20대에서 40대 여성이었떤 당시 신발공장 노동자들은 그러나 불과 몇년 사이 90% 가까이 해고됨. 해외 바이어들이 보다 싼 임금을 찾아 동남아로 납품선을 옮겼고, 태광산업 등 당시 한국 신발회사들도 노조가 만들어진 골치아픈 한국을 떠나 동남아에 생산시설을 만들었다. 결국 90년대 초 신발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당시 부산을 주름잡던 신발생산 기업들은 현재 일부 생산시설을 제외하곤 모두 동남아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음. 근 20년 넘게 신발을 생산하던 대기업은 살아남았고 그곳의 여성 노동자들만 실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때도 당연이나 한 듯이 정부의 신발산업 합리화조치에서 신발공장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내몰린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부산의 신발산업이 몰락한 원인을 국내 기업들이 독자 브랜드를 만들려 하고 여기에 위협을 느낀 나이키 등의 해외기업이 동남아로 하청선을 돌린 것에 있다고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생산공정의 이른바 합리화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주로 숙련된 노동자들에 의해 생산되던 신발공정이 컴퓨터 제어에 의한 조립라인으로 바뀌면서 노동자의 숙련도가 중요한 고려사항에서 빠지게 된 것. 노동자의 숙련도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 임금이 싼 동남아로 하청선이 바뀐 것. 결국 기술혁신이 불러온 결과다
- 이제 동남아 신발공장들은 새로운 경쟁자를 마주하고 있다. 바로 공장자동화와 로봇이라는 상대. 아디다스의 독일공장 스피드팩토리는 이런 점에서 대단히 시사적임. 스피드팩토리는 주문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음.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거기에 맞춰 자동화된 시스템이 신발을 만든다. 그런데 이 스피드팩토리에 필요한 인원은 고작 150명. 내부 조립라인에는 사람이 없다.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고 필요한 부속품과 재료를 조달하는 등에만 사람이 쓰임. 이만한 규모의 공장을 기존 방식대로 운영한다면 노동자가 대략 2000명 정도 필요함. 이제 동남아 노동자들은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임. 아직은 로봇제작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생각만큼 싸지 않아서 아직 동남아 공장이 그나마 경쟁력이 있지만 시간문제임. 미국과 유럽의 신발공장이 일본으로 넘어간 것이 대략 1950~60년대이고, 다시 한국에 넘어온 것이 70~80년대, 동남아로 넘어간 것이 1990~2000년대임. 이 흐름은 이제 다시 실제 신발을 구매하는 곳의 무인공장으로 넘어가게될 것이다. 비슷한 일들이 자동차 공장에서도 일어남. 자동차 조립라인 곳곳에 로봇이 투입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 8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용접은 거의 100% 로봇에 의해 이루어짐. 노동자 1만명당 로봇수가 2015년 기준으로 1100대가 넘는다
- 인공지능은 '특정한 영역에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모아, 특정한 목적을 위한 특정한 상황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하는 기술' (리카이푸)
-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바로 응용가능한 정제된 형태의 데이터로 전환하는 프로세스가 인공지능"이라고 이야기함
-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산업사회는 90년대 후반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고용없는 성장이 본격화되는 시기. 따라서 덜 일하고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임. 한편으로는 현재보다 더 많은 '돈 안되는 일'을 찾아내는 것도 필요. 현재 자원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에 대해 정부와 사회가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필요.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모든 노동인력을 거둘 수 있을까? 결국 핵심은 개인별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임. 물론 '지급되는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임. 현재 OECD 최고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이런 점에서 오히려 유리함. 줄일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기 때문. 가령 개인당 노동시간을 주 4일 8시간으로 해서 32시간으로 맞춰도 엄청나게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본소득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야 함. 물론 그 재원은 인공지능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부담을 해야 할 것. 이는 단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회사만 말하는 것이 아님. 그와 연계된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기타 회사도 마찬가지.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현재처럼 전 세계적 네트워크 속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구글이나 IBM등 외국 기업에도 과세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는 쉬운 문제는 아닐 듯 하다. 현재도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한국 정부가 벌이는 여러 갈등으로 봤을 때도 그렇고, 원칙과 무관하게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역학관계상 미국 대기업에 국내기업과 같은 요구를 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든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마찬가지 사정임. 결국 전 세계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각 국가들 간의 합의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의 공통된 노력을 필요로 함. 물론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이 세상을 이만큼이나마 만들어놓은 것은 그런 민중과 시민들의 투쟁이 있었기 때문.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다스리는 미래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가진 소수가 가지지 못한 다수를 착취하는 사회가 다가올 수 있다는 것. 한 가지 위로는 우리 중 대다수는 이미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별로 새로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 어떤 일도 두번 일어나진 않아요. 결과적으로, 유감스런 사실은 즉흥적으로 우리가 여기에 도착하듯 연습할 어떤 기회도 없이 떠난다는 것이죠. 당신이 이 행성의 가장 멍청한 이라 할지라도 같은 수업을 되풀이할 순 없어요. 계절학기를 들을 수도 없죠. 오직 한번만 제공되는 코스일 뿐이에요. 어제는 결코 반복되지 않아요. 같은 키스를 나눌, 두번의 행복한 밤은 없어요.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 스마트그리드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스마트한 것도 아니고, 친환경적이기만 한 것도 아님. 심지어 전기요금을 줄일 거라는 것 또한 의심스러움. 당연히 이런 멋진 사업이 한국에서만 추진되는 것도 아님.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앞 다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일에 대해 반대하고 저항하는 일들 또한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실정. 왜일까? 스마트 그리드 사업의 핵심 중 하나가 스마트 전력계량기(AMI)임. 스마트 계량기란 현재의 계량기를 대체하는 것으로 가정에서의 전기소비를 초 단위로 아주 미세한 양까지 측정하여 실시간으로 전력회사에 전송함. 따로 계량을 할 필요도 없음. 더구나 이 스마트계량기는 전기뿐 아니라 수도와 가스도 같이 계량 가능. 이 계량기가 측정한 자료가 전송되는 것으로부터 스마트 그리드가 시작되는 것임. 현재 한전은 250만개의 계량기를 스마트 계량기로 교체했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교체중. 2022년까지 전국 2000만 호의 계량기를 교체한다는 계획임. 예산만 1.5조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 그런데 이 AMI가 도입되면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적으로 검침이 이루어지므로 지금처럼 검침원들이 일일이 매달 검침할 필요가 없음. 즉 이들은 일자리를 잃게되는 것. 더구나 이 계량기가 가스와 수도마저 확인해주니 가스와 수도검침원들도 필요 없음. 전국의 가정이 모두 스마트계량기로 교체될 경우 직업을 잃을 검침원은 약 1만명 수준. 외부 업체에 고용된 전기검침 노동자들은 따라 전기검침연대 비상대책위를 꾸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중.
- AMI에는 고용문제와 더불어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누군가가 나와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 수 있다는 점. 초단위 전기 사용량과 수도 사용량, 그리고 가스 사용량 등은 우리 집에 몇명이 거주하고, 언제 샤워하며, 언제 TV를 보고, 잠을 청하는지 모두 알려줌
- 이 일로 누가 돈을 벌까? 물론 관련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돈을 번다. 그러나 스마트 전려계량기나 에너지관리 시스템 등을 만드는 회사가 돈을 제일 많이 벌 거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단순한 판단이다. 물론 그들도 돈을 벌겠지만, 이 일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이들은 '민영화된 전력공급시장'에 발을 담그려는 대기업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광대역 에너지 생산자 외에 여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공급자가 참여하는 다에너지 생산자 시스템. 즉 이제 한전의 발전 자회사 이외에 다양한 민간 발전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임. 실제로 현재 우리 나라에도 민간부문 전력생산자들이 존재. 과연 누구일까? 현대 이들은 사단법인 민간발전협회라는 단체를 구성하고 있음. 회원사 면면을 보면 포스코 에너지, GS EPS, SK E&S, GS동해전력, 평택 ES, 포천파워, 에스파워, 파주 에너지서비스, GS Power, GS E&R 등. 포천파워는 대림산업의 자회사이고, 평택 ES와 파주 에너지서비스는 SK E&S의 자회사임. 즉 민간발전사는 거의 모두 재벌 기업 계열사. 더군다나 이들은 신에너지도 재생에너지도 아니다. 모두 화력발전소임
- 스마트 그리드가 활성화되면 발전부문뿐 아니라 공급부문도 민영화될 예정. 원래 우리나라 전기회사는 한전 하나였다. 그러다가 발전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하여 현재 6개 발전자회사가 있고, 한전은 국내 유일의 공급담당자로 남아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2011년 대정전사태 이후 민간부문 발전사업자들이 대거 등장하여 발전 시장 민영화가 시작되었다. 이제 스마트 그리드와 함께 지역별 공급자를 민영화하여 효율을 추구하는 이른바 빅픽처를 그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영역의 활성화는 어디가고, 재벌의 배불리기에 동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과연 스마트그리드를 실시하면, 우리의 전기요금은 줄어들까? 사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싸다. 산업용도 싸고 가정용도 싸다. 문제는 이 요금이 비싸지면 그걸 감내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오롯이 기업의 배를 불리는 데 들어간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스마트 그리드가 되고 민영화가 된다면, 전기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비싼 요금을 물고,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는 싼 요금을 물게 된다고, 그러니 잘 아껴쓰면 적은 비용이 될 거라고 하는데 이게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 언제 비쌀까? 여름 한낮 에어컨을 켤 때 비싸다. 산업체나 기업체, 관공서등은 EMI 설비를 통해 쌀 때 저장해놓은 전기를 쓰지만 일반 가정에서 돈을 더 들여가며 그런 설비를 할 수 있을까?  특히 저소득층에서? 결국 가난한 이들은 더울 때 에어컨을 틀지 말고, 추울 때 전기장판 스위치를 올리지 말라는 말이다.
-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은 분권화된 에너지 권력을 만드는 것. 농어촌에서 마을별로 태양광 발전이나 해상풍력발전을, 도시에서는 지자체 단위로 혹은 아파트 단지 단위로 다양한 형태의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생산을 이루어내야함. 그리고 이런 작지만 광범위하고 다양한 전기생산을 통해 중앙집중화된 에너지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선 정보통신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스마트그리드가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함. 하지만 스마트 그리드를 자본의 이윤추구 또는 국가산업의 성장동력이란 측면으로만 본다면, 우린 결코 행복해지지 못할 것임. 효율과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행복임. 작은 단위에서 각 지역에 맞게 설계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생산된 전기를 공동체가 무상으로 혹은 소득에 따라 차등화된 비용으로 나누고, 부족하거나 남는 부분을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서로 나누는 마이크로 그리드를 기초로 한 스마트 그리드의 진정한 모습일 것임. 우리가 제대로 된 스마트그리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대기업과 정부가 아닌, 지자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관련 학술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성장동력이 아닌 지역공동체 위주의 행복한 삶에 스마트그리드의 목표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
- 숱한 대리운전기사가 어디서 나타났을까?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건설현장의 일용직들과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노/중년의 사람들, 거의 망할 것을 알면서도 치킨집을 차리고 편의점을 여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프로그램 코딩을 배우고, 외국어를 배우며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사람들은 어디서 나올까? 결국 줄어드는 일자리를 가지고 우리끼리 경쟁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애드벌룬을 쫓아가는 것은 위험함. 마치 70년대 수출 100억불이 달성되면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되리라 믿었던 것처럼, 90년대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되면 이제 선진국이 되어 모두 잘사는 나라가 되리라 호들갑을 떨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는 저성장 기조이긴 하지만, 어찌되었건 매년 수출도 늘고, 수입도 늘고, 외환보유고도 늘고 있음.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총가치도 나날이 높아만 가고 있다. 우리만 빼고 잘 나간다.
- 원래 세상은 불공평했다. 최소한 신석기 혁명 이래로는 그러했다. 왕과 귀족이 있었고, 노예와 농노가 있었다. 간혹 고대 그리스 민주정 같은 이상한 정치체제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곳에서도 여자와 노예, 외국인은 차별을 받았다. 초기 로마 공화정도 그러했다. 그 외의 사회에서 차별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모든 사람은 성, 종교, 출신, 인종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아주 당연한 선언이 나왔다. 최소한 지금 지구의 절반 정도는 그 인권선언이 맞는다고 주장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 하지만 이 상징적 선언은 대부분의 사회에선 투표를 하러 갈 때에나 가능한 이야기. 물론 잘살고 못하는 구분없이 모든 개인이 각자 한표씩 행사할 수 있게 도니 것도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긴 투쟁 끝에 이룬 것이기에 그를 폄하할 생각은 없음. 다만 자본주의 사회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는 투표장에서만 서로 동등한 개인이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이런 불평등은 20세기를 넘어 21세기가 되어도 해소되기는 커녕 더 심화되고 있음. 우리나라에서는 9.99%의 가구가 월소득 평균 93만 1637원이다. 흔히 소득 1분위라 하는 분들이다. 우리나라 국민중 월 100만원을 벌지 못하는 가구가 10가구당 1가구. 이들 가구원수는 평균 2.38명이다. 즉 둘이 살거나 아니면 셋이 산다. 가구주 평균연령이 65.5세로 전체 인구중 가장 높음. 둘이나 셋이 사는 가구인데 그중 한명은 노인이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2인가구의 평균 생활비는 230만원. 3인가구는 355만원이다
- 내 주변에 그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안 보이던데, 정말로 그렇게 많을까?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당신이 보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지금의 가난한 사람들은 60년대 가난한 사람들처럼 거지행색을 하거나, 땟국물이 흐르거나 하지 않는다. 비록 동대문 시장이나 동네 주민회관 바자회에서 사더라도 남들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옷을 입고 다닌다. 아무리 가난해도 휴대폰은 들고 다니고, 잘 씻고 다닌다. 그래서 당신 눈에 띄지 않는 것. 긜고 당신이 만약 그 가난한 사람들의 부류가 아니라면 높은 확률로 당신의 지인들도 가난하지 않다. 당신이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당신의 동료들도 비슷하게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고, 당신이 좋은 대학을 나왔다면 먹고살 만한 집안일 확률이 높은 것처럼 당신의 동창도 먹고 살 만한 집안 출신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좋은 대학을 나왔다면, 마찬가지로 괜찮은 고등학교를 나왔을 확률이 대단히 높고, 당신의 중고등학교 동창들도 다들 잘 사는 집 자제들일 확률이 높다. 당신이 의도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환경이 배제하는 것이다.
- 반대로 만약 당신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들이라면 높은 확률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한 반에 열 댓명 이상을 몰아넣고 국영수과사 다섯과목을 가르치면서 월 20만원 정도의 싼 수업료를 받는 동네 보습학원에 다녔을 것이고, 서울에 살았다면 강북이나 중랑구, 동대문구, 관악구 등 집값이 싼 동네에 살았을 것이며, 대부분 공립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고등학교에선 이른바 일류대를 가는 경우는 매년 한 손가락에 꼽을정도니, 당신이 만약 공부를 그래도 잘했다면 서울의 평범한 4년제를 갔을 것이며, 중상이라면 서울의 2,3년제 대학이나 지방대를 갔을 터이고, 그 이하라면 경기도 전문대에 진학했을 것. 그리고 대부분 차상위 계층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으로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차마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고 손 벌리긴 어려우니 아르바이트를 했을 것이다. 열심히 돈을 보아 3박4일 정도의, 비행기값이 싼 해외에도 한두번은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취업을 합니다만, 당신이 원하는 대기업의 사무직은 언감생심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공계라면 대기업의 생산직 노동자로라도 취업을 할 수 있다면 다행. 당신들 대부분은 부모와 비슷하게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있을 것이고, 부모의 가난은 당신에게서 대물림될 것이다.
- 20-30대의 32.5%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결혼을 포기함.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당신이 사랑하는 이는 당신과 비슷한 처지다. 비정규직 둘이 만나 아이를 기르는 건 너무 가혹하므로 사랑하는 이와 같이 살더라도 아이는 낳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는 비율도 35.1%다. 출산을 하겠다는 사람이 64.9%인 셈인데, 경제적 부담때문에 출산이 꺼려진다는 비율은 4.9%다.
- 개인은 우연히 불행하거나 행복할 수 있지만, 사회는 확률적으로 그래서 필연적으로 불행하거나 행복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계층의 80% 정도는 계속 가난한 상태를 유지. 그러니 통계가 말해준다. 우리나라에서 당신이 가난하다면 당신은 행복하기 힘들고, 당신이 혹시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도 행복하기 힘들 것이다. 당신이 어려서 살아왔던 과정을 아이도 겪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당신은 최소한 20년 이상의 인생을 아이를 위해 바쳐야 한다.
-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먼저 2-3년 동거를 해라. 그래서 같이 잘 살 마음이 들면 그냥 계속 동거를 해라. 여러 이유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더라도 꼭 같이 살아보고 해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아이를 낳지 말라. 이 시대에 가난한 당신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모음이다. 당신이 물려받은 가난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말라. 그리고 아이가 없다면, 당신은 좀 더 당신에게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다. 개 같은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장을 그만들 수 있고, 당신이 즐기는 취미로 행복할 수도 있다. 사회가, 정부가 이야기하는 한국의 미래 띠윈 그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맡기세요. 그들이 앞으론 가난한 사람도 잘 살거라고 하면, 실제로 잘살게 만드는 게 먼저라고 하세요. 45년 해방 이후 그들은 항상 참고 견디면 잘 사는 날이 올거라고 50년도 넘게 떠들고만 있는 중이다. 자손을 낳는 건 돈 많은 집 자식에게 미루세요. 20년쯤 후 우리나라에 돈 많은 집 아이들만 득실거리겠죠. 잘 사는 집 아이들만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나라겠어요? 여러분은 절대로 결혼이나 양육이라는 모험을 섣부르게 하지 마세요. 모험은 자신이 좋아서 자신이 대가를 치를 각오로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강요한다고, 좋은 말로 구슬린다, 잔돈푼 지원한다고 할 일이 아니에요. 당신이 행복한 것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하다.
- 정부와 기업들이 식물공장에 투자를 하고 연구를 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는 세계 인구의 증가세가 식량생산의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으며, 농지는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는 힘들어도 미래에 유망산업이 될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 그리고 수송비용의 문제도 있다. 실제 농산물 가격에서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약 70%. 만약 도시 근교에 식물공장을 짓는다면 획기적으로 수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기술발전 속도로 보면, 적어도 10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거란 예상도 있다. 여기에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인공지능을 통한 최적화된 무인재배시스템, 그리고 식물품종개량 등의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또한 수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탈퇴를 선언해서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는 이제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가 되었다. 운송부문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억제가 가능하다면 그 자체로 얻는 이익이 작지 않다.
- 거기다 농업인구의 고령화도 고려대상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농업인구는 고령화되고 있다. 일은 힘들고 벌이는 적으니, 자연스레 젊은 사람들이 농업을 기피하는 것. 그러나 식량 자체는 흔히 이야기하듯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일정하게 확보해야 하는 바, 많은 나라들이 식물공장에 대해 지속적 연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땅의 문제가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땅은 유한하다. 간척 등으로 영토를 넓히기도 하지만 이젠 그마저 여의치 않다. 식물공장을 통한 생산이 일반화되면, 남는 유휴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
- 우연한 개인들이 만나서 함께 사는 사회는 통계적 필연이 지배. 개인은 우연히 행복하고 불행하지만, 사회전체는 필연적으로 행복하거나 불행하다. 장애인이 된 것은 우연에 의해서지만, 장애인으로서의 삶이 불행한 건 사회의 책임. 노인이 되어서 가난한 것도 우연에 의한 것이지만, 가난한 노인이 비참한 것은 사회의 책임. 가난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은 우연에 의한 일이지만, 가난한 집에 태어난 것이 힘든 삶의 시작이 되는 건 사회의 책임이다. 한국의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난해져 있지만, 20%의 살아가는 사정은 사회적으로 결정된다. 그 20%에 대한 사회의 대책이 어떠한 것인가에 따라 그들은 더 불행할 수도, 덜 불행할수도 있다. 또한 개인에게 가난의 책임을 돌리는 어떤 정책도 하위 20%의 삶을 개선시킨 적은 없다. 오히려 하층계급의 범죄율을 높이고, 평균수명을 낮추고, 삶의 질을 낮추었을 뿐이다. 마치 치안을 강화하지 않고 대신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 범죄율을 낮추지 못함과 마찬가지. 거기다 개인이 가난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본주의의 문제이기도 함.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에서, 더구나 이전의 승자가 계속 유리한 사회에서 한번의 패배는 계속되는, 대물림되는 패배가 된다.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는 이런 승자독식의 사회를 마치 이상적 사회인양 찬양하지만 그 결과 세계는 더 불평해졌다. 결국 개인의 소득이 이렇게 큰 격차가 난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문제. 상위 1%가 하위 20%를 모두 합친 것보다 커다란 자산을 소유하고, 소득을 올리는 체제는 누가 뭐라 변명을 하든 잘못된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란 변화는 이러한 불평등구조를 더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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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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