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스템과 그 위험에 대한 기존 분석들은 주로 금융기관 사이의 상호연결관계, 거시경제 이론의 타당성, 정량적 모형의 힘에 초점을 맞출 뿐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관들을 관장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귀결된다. 기관을 대표해 결정을 내리고, 이론을 고안하고, 어떤 모형을 쓸지 결정하는 것은 추상적 개체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 실체가 없는 것처럼 모호한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인간관계의 역학은 엄격하게 정형화되지 않으며,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런 인적 측면은 또 다른 수준의 복잡성을 더한다. 그러나 인적 네트워크도 네트워크 과학의 법칙을 따름. 따라서 이 법칙들을 활용하면 어떻게 관계가 형성되고 어떤 구조를 지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과 그 상호연결관계를 파악하면 시스템 자체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금융은 갈수록 추상적이고, 헤아릴 수 없으며, 자신의 세상과 단절된 영역이 되어갔다. 이런 단덜을 초래한 주된 요인은 금융 시스템이 지닌 강력한 자기강화 기제가 경제의 금융화로 이어진 것이다. 금융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과도하게 늘어났으며, 그 부상 과정에서 점차 실물경제와 단절됐다. 금융 서비스 부문은 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가치를 지닌 대상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발행기관을 위해 수수료를 창출하는 것이 주목적인 가계대출 특히 주택대출이 뒷받침하는 인위적인 금융상품들을 만들었다. 이런 역학은 국제경제 시스템을 거의 붕괴시킬 뻔한 시스템적 장애를 촉발한 금융위기에 크게 기여했다. 금융은 심화되는 부의 격차와 불평등을 초래한 주된 동인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지난 수십년 동안 극심한 빈곤은 역대 최저수준까지 줄어들었지만 부의 격차는 크게 늘어났따. 그래서 지금은 사상 최대수준에 이르렀으며,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옥스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36억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재산을 80명이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1%의 부가 나머지 99%의 부를 넘어설 것이다. 이 초엘리트 집단에 속한 사람들 중 다수가 금융인이다. 이런 변화는 부자들이 이른바 지대추구를 통해 노동이 아닌 소유권에서 나오는 이익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로 심화된다. 다시 말해 그들은 돈에게 일을 시킬 수 있으며, 이런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이익을 창출한다. 반면 노동을 통해 얻는 급여는 자본이익률만큼 빨리 늘어나지 않는다. 기회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우리의 시스템은 완전경쟁을 보장하지 못하고 슈퍼스타들 또는 슈퍼허브들을 만든다. 그리고 경쟁의 승자들이 다른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수단을 취하는 피드백 고리를 통해 보상을 강화함으로써 소수의 경쟁자들만 남긴다. 긴밀한 개인간 네트워크는 기회에 대한 불평등한 접근권에 기여하며, 그 결과 사람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그러나 협동과 신뢰는 우리를 한데 묶는 사회계약의 일부다. 불평등한 사회는 서로 협력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약화시켜서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 슈퍼허브가 누리는 이점은 다른 슈퍼허브에게 쉽게 접근가능하다는것. 특히 조지 소로스가 그렇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명분에 참여할 때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 전 국가수반과 고위 정책입안자를 비롯해 전 세계의 고위 인사들이 그의 사상과 활동에 연계되고 싶어도 도움을 제공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인맥과 영분에 사상과 자금만 제공하지 않는다. 그가 지닌 강력한 네트워크는 핵심적 자원으로 기여한다. 그가 호출하면 사람들은 응답한다
- 하버드에서 발표한 '당신이 지닌 네트워크의 가치를 평가하라'란 논문에 따르면 사회적, 교육적, 직업적, 성적 배경을 통대로 한 개인적 유대관계는 정보의 흐름과 질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종종 공개된 정보를 불신하며, 익숙하고 신뢰하는 원천을 선호. 특히 채용과 취업에서 임원들은 더 나은 결과와 더 낮은 탐색비용을 보장하는 동류집단의 의견과 판단에 의존함. '동문 네트워크의 힘'이란 다른 논문은 운용역이 같은 학교를 나온 동문이 임원으로 있는 유관기업에 투자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기업에 투자한 경우를 비교해 정보 흐름이 주가에 미치는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운용역들은 동문이 임원으로 있는 유관기업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 더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드러남. 그들은 서로를 더 잘 알고 이해하며 잦은 교류를 통해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동질성 덕분에 더 정확하게 서로를 평가할 수 있다.
- 슈퍼허브들은 극단적으로 경쟁심이 강하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도전해 우위를 취하고 선두에 선다. 영향력과 권력을 얻고 유산을 남기려고 그들의 내적 욕망은 극단적으로 강한 자신감 내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과도한 노력을 하게 만드는 깊은 불안감에 이끌린다.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권력을 향한 추구는 생존에 대한 필요성으로 촉진됨. 권력을 획득하려는 동기는 높은 테스토르테론 수치와 연관되며, 권력을 보유하는 일은 쾌감을 유발하는 신경적 반응을 보임. 또한 권력은 행복감과 건강, 그리고 기대수명을 확연하게 늘리는 삶에 대한 통제력을 제공. 권력추구는 슈퍼허브 성향의 필수적 측면이다.
- 현재의 명성이 미래의 성공을 좌우한다. 버핏이 지난 고유하고도 드높은 명성은 도덕성, 투자실력, 안정성을 대표한다. 이 명성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며, 그와 연계된 사업은 자동적으로 인정받는다. 실제로 버핏은 좋은 명성을 토대로 사용권을 부동산 업체들에게 제공해 버크셔 해서웨이를 소비자 브랜드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 네트워크의 핵이 되려면 높은 지능과 최고학벌이 필수적. 또한 슈퍼허브들은 대개 개방적 태도와 지적 호기심 그리고 새로운 기회에 대한 수용성을 지님. 그들 중 다수는 금융계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발명가나 엔지니어 또는 사업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복잡하고 비선형적인 세상이 돌아가는 양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기를 견딜 뿐 아니라 오히려 번성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다. 또한 경력을 이해하려면 지능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 변화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추세를 활용하는 능력인 상황지능은 인지적 능력이 지닌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이다. 또한 상호연결성을 이해하는 일은 유효한 권력을 중요한 원천이다.
- 지적 호기심을 지닌 슈퍼허브들은 또 다른 슈퍼허브들의 또 다른 공통적 속성은 다른 사람의 이론이나 사상을 따르지 않고 종종 독자적 이론이나 사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계의 운영체제를 여는 암호를 풀기 위해 지성과 직관을 수련하며 성공적인 전략을 위한 독자적 틀을 세운다
- 금융계 경영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실패의 종교를 추종하며, 실패와 좌절 그리고 실망이 교훈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재닛 옐런은 뉴욕대 졸업연설에서 기개와 헌신, 그리고 끈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실제 월가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 다수는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패를 겪었으며, 끈기가 없다면 지금의 그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 금융계에서는 성격적으로 평범함에서 조금 벗어나는 편이 성공에 도움이 됨. 일부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에 속한 사람들 중에는 일반인보다 사이코패스가 3배나 많다. 아마도 다소 과장된 결과이겠지만 금융계의 최고 임원들은 대개 자존심이 강하다. 이 현상은 정책부문보다 상업부문에서 더 두드러지는 듯 하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최근에는 시대정신이 바뀌었다. 정치계와 주주들의 압력으로 위압적이고 공격적인 유명 최고자아도취자들은 선호대상에서 탈락했다. 대신 자제력있고, 위험을 인지하며, 유화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부상.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종종 관심과 칭찬을 갈구하며, 거기서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동기를 얻음.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자신감과 무모함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게 만든다. 약한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뛰어난 정치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이용하는 데 이 능력을 활용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당연한 권리를 누린다는 그들의 태도가 급여의 규모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부풀린 자아는 때로 자아도취와 오만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공감능력을 상실하고, 과도하게 거만해지며, 우월감에 빠지게 된다. 특출한 과감성과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은 종종 깊이 자리잡은 불안감을 숨긴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다수는 출신배경이든, 과거의 실패든, 부정적 경험이든 어두운 구석이 있어 정상까지 올라간다. 이 사실은 다소 불안을 자아낸다. 리더의 인성은 회사의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 가령 사이코패스 기질이 너무 두드러지면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 이런 지표가 시스템이 나아가는 방향을 가리킨다면 그다지 상서로운 징조는 아니다. 어떤 금융기관도 사이코패스가 이끌지 않는다고 믿고 싶지만 금융계는 분명 유별난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 슈퍼허브들이 지니는 또 다른 공통적 속성은 한가지 생각에 과도하게 집중한다는 것. 엘론 머스크의 전처 저스틴은 "극단적 성격에서 극단적 성공이 나온다"는 말로 이를 잘 표현.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들의 대표적 성격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단어는 집착이다. 그래서 "어떤 문제나 사안에 집착하는 사람은 살면서 온갖 방해물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집착은 광증에 가까울 정도로 독자적이어야 한다."
- 사람들이 지닌 인맥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누구와 어울리는지 말해주면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고 괴테가 말한 대로다. 인적 네트워크는 "비슷한 대상을 좋아한다"는 뜻을 가지며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는 동종애의 법칙에 따라 계속 진화한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더 흥미롭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대개 공통점을 지닌 사람에게 공감하고, 그 사람과 소통하는 일을 더 쉽게 여기며,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편안해한다.
- 슈퍼허브들은 자신이 알고 신뢰하는 사람들과 사업을 한다. 또한 경영자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복잡한 금융 시스템에서 거대하고 통제하기 힘든 기관을 경영하는 일을 쉽게 만들기 위해 대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일하기를 선호. 동종성은 소통화 이해를 촉진하고 편안함을 안긴다. 또한 사회자본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통된 경력과 교육적 배경, 성,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사업기회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데 중요한 우위를 제공하는 특혜성 정보를 직접 전달한다. 같은 맥락에서 많은 연락처는 정보의 빠른 확산을 보장한다. 금융 엘리트들은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며, 같은 사회적 신호를 내보낸다. 서로의 역사와 명성을 안다는 사실은 더 나은 판단에 도움을 준다. 반면 네트워크에 속하지 못한 사람은 의사결정과정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맥락과 변수를 전혀 제공받지 않는다. 게다가 아는 사람과 일하면 비용과 고용위험을 줄일 수 있다. 리더십 스타일과 문화적환경에 친숙하면 학습곡선이 짧아지며, 시간과 돈을 아껴서 효율성이 높아짐.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고투자책임자들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슷한 신념과 직업윤리 그리고 철학을 가진 의사결정자들을 고용함으로서 돈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위험하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큰 대가가 걸린 결정을 내릴 때 경영자들은 공식 규정에서 벗어나 신뢰하는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경향을 지닌다.
- 연준 부의장이자 전 이스라엘 은행 총재 스탠리 피셔는 한때 MIT에서 밴 버냉키와 유럽중앙은행 총재인 다리오 드라기를 가르쳤다. 또한 이전에 IMF부총재,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 시티그룹 부회장 자리를 거쳤다. 그의 제자로는 미국 전 재무부 장관 래리 서머스, 조지 부시 정권에서 경제자문위 위원장을 지낸 그렉 맨큐 등이 있다. 피셔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이 물러났을 때 IMF 총재, 버냉키의 임기가 끝난 후 연준의장 물망에 올랐다. 피셔와 버냉키 그리고 드라기가 가진 생각의 유사성은 금융위기 그리고 그 여파가 미치는 동안 양적 완화에 대해 취한 비슷한 접근법에 반영됨. 금융위기 당시 영국은행 총재 MIT경제학 교수를 지낸 머빈 킹이었따. 우리의 세계가 이처럼 같은 학교를 다니 소수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 없다.
- 관계자본은 네트워크 자본을 창출하고 네트워크 자본은 관계수익을 늘린다. 경영자의 관계자본은 조직 자체의 네트워크 그리고 그에 따른 수익성을 확장하기 때문에 가장 귀중하게 여겨진다. 특히 세계화를 감안할 때 네트워크는 뚜렷한 경쟁분야가 되었다. 세계화는 품질에 상방압력을,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해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대단히 개인적이고 고유한 인간관계가 더욱 바람직하게 되었다. 인간관계는 대규모 상장을 조율할 은행이나 수십억 달러를 맡길 펀드 또는 대형 계약을 맺을 기업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무척 귀중한 자원 중 하나는 네트워크 정보다. 가장 중요한 정보는 이론적 출처가 아니라 다른 사라에게서 나온다. 이 점은 슈퍼허브들 사이에 강력한 연결선 역할을 함. 상시적으로 정보 과부하가 존재하는 시대에 원 출처에서 나온 의미있고 시의적이며, 개인적 정보는 이제 필수적 요소다. 클라우스 슈밥이 지적한 대로 상황에 따른 정서지능은 논문을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교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깊고, 다양하며, 역동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은 리더들에게 반드시 필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신 정보를 얻어야 하고, 기회 그리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자원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 강한 네트워크는 슈퍼허브들이 비슷한 생각이 이뤄지는 반향실을 넘어서고 모든 맹점을 포괄하는 갈수록 긴밀한 망을 엮기 위해 그리고 더 약한 고리들과 교류하도록 해준다. 이런 연대는 자원과 지원 그리고 더 강한 영향력을 제공한다.
- 슈 리서치에서 발표한 '사회적 고립과 새로운 기술'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주된 연락수단으로 여전히 대면 소통을 선호. 서로 신뢰하는 깊은 관계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역경을 통해 시험받으며, 서로의 경험으로 가꿔지는 특별한 혜택이다. 또한 인간적 교류가 드물어질수록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넘치는 일정에 쫓기는 금융인, 시간압박에 시달리는 CEO, 과다한 자극을 받는 억만장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전세계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알고리즘은 개인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인간적 교류는 너무나 복잡하다. 그래서 디지털 비트는 결코 진정으로 인간적 교류를 대체할 수 없다.
- 인맥구축을 중시하는 자세는 개방적 태도를 수반한다. 성공한 CEO들은 호기심많고, 도전을 즐기고, 한계를 밀어붙이며, 위험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에 걸쳐 배움을 얻고 상태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는 동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받아들인다. 또한 대개 인간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인맥을 찾으며, 장기적 관계를 구축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시간을 아끼고 익숙한 영역에 머물기 위해 편향에 따라 쉽게 판단을 내림. 반면 뛰어난 인맥구축자들은 열린자세를 유지한다. 그들은 높은 정서적 지능을 통해 진정한 교류를 나누고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우리가 한 말과 행동은 잊어도 우리가 준 기분은 결코 잊지 않기 때문이다."
- 먼 개최지는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여행을 수반하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이 비효율성은 궁극적 효율성을 제공한다. 참가자들이 모임에 참석하는 데 너무나 많은 노력을 투자했으므로 더욱 진지하게 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사람들은 지루한 비행기 여행이든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었든 자신들을 한데 묶는 경험들을 나눈다. 이 유대감은 시간이 지나만셔 더욱 강해지며, 많은 경우 단순한 사업관계가 친교관계가 발전한다.
- 비밀스러움은 의심을 자아낸다. 일부 외부자들은 빌더버그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고 기업들이 조종하는 세계의 그림자 정부라고 믿는다. 다양한 참가자와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이런 믿음은 다소 허황된다. 다만 시민사회가 전혀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실력자들이 닫힌 문 뒤에어 직접 교류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들이 무척 귀중한 기회를 두고 내통하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이해관계를 맞출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가장 위험한 결탁은 대개 훤히 드러난 곳에서 로비라는 형태로 이뤄진다. 사실 참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설령 비도덕적인 의도를 가졌더라도 전화로 소통할 수 있는데 굳이 멀리 빌더버그까지 갈 필요가 없다. 그들은 서로를 잘 알기에 좋아하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요트 또는 주말별장에서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지 않고도 얼마든지 회동하고 대화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에게 빌더버그가 갖는 매력은 자신의 엘리트 지위를 공개적으로 과시할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 트레이너이자 전 보디빌더 존 시타라스가 만든 회원제 클럽은 기존회원의 추천과 철저한 배경조사 후에 신입회원을 받아들인다. 시타라스는 독자적 분석 프로그램과 개인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으로 피트니스 클럽의 운영을 완벽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온화하고 매력적인 성격으로 실려자들과 사귀는 데 천부적 재능을 지녔다. 그래서 이상과 확실한 본능을 토대로 투자자이자 자문역할을 겸하는 최고고객들과 관계를 다졌다. 대단히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그는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고객들로 구성된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차별화를 이뤘다. 슈퍼허브들은 프라이버시와 호사를 즐기지만 무엇보다 비판받거나 성가신 일 없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특혜를 즐긴다. 800만명이 살고 수많은 선택지가 있는 도시에서 이 업계 수장들은 편안함과 느긋함을 느낄 수 있는 동종성의 영역으로 이끌린다. 이곳에서는 부수적 혜택으로 콘크리트 사막의 한복판에 있는 푸르른 오아시스와 같은 테라스의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가볍게 사업 이야기를 하고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실제로 대형계약들이 여기서 맺어졌다는 소문이 있다.
- 초기에는 고무적 환경이 활력을 주고, 강한 문화와 동료애가 공동체 의식과 목적의식 그리고 자긍심을 부여한다. 그러나 아무런 통제력이 없고, 경계를 설정할 수도 없는 가운데 종일 대기해야 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결국 대가를 초래한다. 금융계는 들어가든지 아니면 나가든지 또는 게임에 참가하든지 아니면 옆으로 물러서든지 결정해야 하는 이분법적 문화, 특정한 삶의 방식을 요구한다. 군대식 훈육을 수반하는 엄격한 위계구조 안에서 종종 개인적 생활과 관계를 대가로 치르면서 자기 몫을 내야 한다.
- 테스토스테론이 지배하고 내 보너스가 네 보너스가 많다고 뽐내는 문화에서 사실상 잠을 자지 않고 견디는 능력은 곧 고성과자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은행가들이 퇴근하는 5시는 대개 오후 5시가 아니라 다음날 새벽 5시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짜증스런 요소 중 하나는 일이 없는 데도 조직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계속 자리에 앉아 있는 페이스 타임이다. 경쟁심에 누구도 먼저 퇴근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바쁘게 보이려고 늦도록 회사에 남는다. 그러다가 회사차를 타고 집까지 가서 샤워후에 옷만 갈아입고 다시 출근하는 마술적 왕복이 이뤄진다
- 사람들은 일정한 교류후에 애착심을 가지며, 결국은 서로에게 신세를 지게 된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리더들은 적절한 거리를 둬야 하지만 각각 상대가 원하는 것을 갖고있다. 정치적, 규제적 영향력은 종종 좋은 자리 또는 선거자금과 교환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관계적 포획은 짧은 기간에 걸친 교류로 이뤄진다. 단순한 관계적 포획은 인지적 포획으로 나아간다. 이 경우 규제 책임자들이 규제대상과 너무나 가까워진 나머지 그들의 관점을 취하기 시작한다. 인지적 포획은 규제 책임자들이 규제해야 하는 금융부문에게 지배당하는 규제적 포획으로 완결된다.
- 부채는 불평등의 주요 동인중 하나였다. 매킨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07년 이후 전세계의 부채는 75조 달러나 늘어 GDP증가율을 앞질렀다. 어떤 주요 경제도 GDP대비 부채비율을 줄이지 못했따. 금융위기 이전 수십년 동안 신용증가를 토대로 삼은 금융 서비스가 GDP에서 갈수록 높은 비중을 차지. 그러나 금융화는 특정한 지점까지만 경제성장에 기여하며, 그 이후에는 추세가 역전된다. 금융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실물경제에 대한 투자가 감소함. 저술가이자 전 은행가 사트야지트 다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금융산업은 절정기에 기업 이익의 40%를 창출했다" 그 결과 금융은 경제와 비동조화됐고, 월가는 더 부유해지는데 다른 모든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면서 부의 간극이 넓어졌다. 금융화는 기업의 소유와 통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엘리트 네트워크를 한층 확장하고 강화했다.
- 왜 시스템은 갈수록 취약해질까? 왜 08년에 비극적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에도 거의 개선된 점이 없을까? 어쩌면 아인슈타인이 말한대로 이제는 "더 많이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해야"할지도 모른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문제의 요소들을 따로 다루도록 교육받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복잡한 세상은 단선적이지 않으며, 역동적이고 동시에 상호작용을 하는 여러 현상들의 결과다. 브렉시트, 예측할 수 없는 통화정책, 대규모 이주, 테러가 그런 예다 시스템 사고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면 개별적으로는 시스템의 행동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구성요소 자체보다 개별 구성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조직이론가인 스티븐 헤인즈에 다르면 "주요한 변화는 시스템에 생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려는 단편적이고 분석적인 접근법 때문에 실패율이 75%에 이름. 또한 세계 체제 분석가인 이매뉴얼 월러스틴에 따르면 부분적 문제는 우리가 여러 현상들을 정치, 경제, 사회구조, 문화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인 개별 상자에 넣어서 연구했으며, 이 상자들이 현실보다 더 가까운 구조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기이후 은행 부문에 적용된 규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석적이고 1차원적인 접근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별사안들을 보면 진전이 이뤄진 것처럼보인다. 그러나 폭넓은 맥락에서 보면 더 엄격해진 규제로 위험한 금융활동들이 가벼운 규제를 받는 그림자 금융부문으로 옮겨가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잠재력을 갖는 의되 않은 결과가 나왔다. 즉 은행 부문에 대한 규제가 위험을 줄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위험을 만든 것이다.
- 더글러스 러시포크는 '구글 버스에 돌을 던지다: 성장은 어떻게 번영의 적이 되었나'에서 우리가 성장의 덫세 빠져서 경제의 목적을 잃고 성장 자체를 목표로 삼는 바람에 일자리 없는 회복과 저임금 경제를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애초에 강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면 어떨까? 성장이 제한돼 있다면 어떨까? 싱크탱크인 로마클럽은 72년에 발표한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물, 식량, 에너지같은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 성장을 무한정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 근래에 이뤄진 연구도 이 이론에 동조하면서 무한한 경제성장을 향한 노력은 여러 국가적, 지역적, 세계적 체제를 단절시킬 것이며, 통제되지 않은 붕괴 내지 인간의 적응을 통해 종결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노스웨스턴대 경제학자인 로버트 고든은 내연기관, 상수도, 전기처럼 지난 150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촉발한 대다수 주요 혁신들이 고유하고 반복될 수 없는 것이어서 앞으로 당분간 상당히 느린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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