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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킬링필드

사회 2014. 12. 25. 10:11

 


불평등의 킬링필드

저자
예란 테르보른 지음
출판사
문예춘추사 | 2014-07-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배제’로서의 ‘불평등’ 그 절망과 낙관에 관한 입체적 통찰!학...
가격비교

- 가난한 사람들과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죽음만 일찍 맞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만성질병 또한 아주 빨리 시작된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육받은 기간이 8년정도인 사람들은 16년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에 비해 갖가지 심혈관 질환, 당뇨, 만성 폐질환 등을 5년에서 15년정도 더 일찍 맞는 것으로 나타났음.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 25~75세까지 만성질환을 겪지 않고 살 확률을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교육만 받은 남성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보다 사망확률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그 50년 중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기간이 7~8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음. 교육수준이 낮은 여성은 만성질환을 5년 더 겪음.
- 불평등은 누군가를 무엇으로부터 배제하는 것을 의미. 불평등이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이거나 사람들의 생명력을 저해한다면, 그 불평등은 곧 배제를 의미. 즉 인간개발이 만들어내는 가능성으로부터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 인간사회의 배제에는 두개의 커다란 문이 있음. 하나는 가난한 자의 면전에서 사정없이 닫히는 문으로 가령 영국과 인도에서 판이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조건이 그런 경우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보편적 의미를 갖는 조건이기도 하다. 가난하다는 것은 많은 동료 시민들과 부대끼는 일상생활에 제대로 참여할만한 자원이 없다는 의미다. 또 다른 배제의 문은 엘리트를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격리시켜 보호하는 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엘리트는 0.1%나 1%, 많으면5% 정도의 부자들이다. 국가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독재체제에서 엘리트는 독재자 주변의 소수 이너서클이거나 공산당의 경우처럼 위계조직의 최고위층이다. 두 경우 모두 두번째 문은 명령을 내리는 자와 명령을 받는자, 정책을 입안하는 자와 정책을 수용하는 자를 갈라놓음. 1%와 99%의 격차가 클수록 배제의 문은 두터워지고, 그럴수록 협력과 상호의존성은 전자에게만 유리하게 왜곡됨.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분열, 경제적 낭비, 정책왜곡과 독재 등의 문제를 낳음. 자원불평등은 사회를 갈라놓아, 정치가라기보다는 소설가가 더 어울릴 법한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두개의 국민이라고 칭한 부자와 빈자로 나눔. 그렇게 해서 인간개발을 위한 사회적 공간은 따로 구분되고 제한됨. 당연히 제한을 받는 곳은 약자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만 제한받는 것은 아님. 둘재로 경제자원의 소유권과 지배권, 또는 접근권의 불평등은 해당 사회에서 만들어진 것을 소수 특권층이 쉽게 탕진할 수 있도록 만듬. 셋째로 경제자원과 그 자원을 정치적으로 배분할 때 야기되는 불평등은 결국 민주주의를 무산시켰다. 19세기 자유주의자들은 시민들이 권력을 가질 경우 사유재산이 침해될 것이라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오랜기간 동안 대부분의 나라에서 엘리트들은 건전한 경제정책이란 허울좋은 말을 앞세워 시민들의 권력을 통제했음.
- 계급에 따른 생명력 불평등에 대한 가장 좋은 통계를 갖고 있는 나라는 영국임. 영국에서 20~44세 나이에 죽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계급 불평등은 1910~12년과 1991~93년 사이에 갑자기 심해졌고 그 후로도 꾸준히 악화되었음. 요즘 런던에서 중상류층이 많이 사는 첼시, 켄싱턴과 가난한 사람들이 많으 모여있는 토튼햄그린 간의 남성의 기대수명 격차는 무려 17년이다. 영국과 미얀마의 차이와 같은 수준. 런던의 33개구가 보여주는 남성의 기대수명 격차범위는 99~01년의 5.4년에서 06~08년에는 9.2년으로 벌어짐.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하는 런던 동남쪽 지역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주빌리라인을 타고 동쪽으로 가면, 정거장 하나를 지날때마다 주민들의 기대수명은 6개월씩 줄어듬. 이렇게 건강과 생명에서 계급에 따른 불평등이 좀처런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음. 서로 다른 계층과 신분과 지위가 몸과 마음에서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원인. 생활이나 근문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없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해도 건강이 나빠지고 조기사망의 위험은 높아짐.
- 요즘 각국의 국내소득분포 평가는 가구조사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정치여론조사와 비슷하지만, 보통은 경제조사의 오차범위가 훨씬 크다. 매우 부유한 사람이나 매우 가난한 사람들은 접촉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 그래서 통상적으로 삭제방식을 사용. 그러니까 특정 소득이상과 이하는 집계를 포기하고 추산하는 식으로 대신함. 결국 불평등의 실질적 정도도 그에 맞춰 삭제됨. 국가간 비교 역시 몇가지 근본적 비교가 어려우므로 애를 먹음. 대부분 나라들의 국내조사는 소득조사인 반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같은 인구가 많은 아시아국가들은 소비자지출 조사방식을 고수함. 통상적인 경우 소득과 소비는 유엔이나 세계은행 자료에 함께 제시되지만, 아무런 부연설명이 없으므로 불평등에 대해 서로 다른 추산을 하게 만듬. 부자는 저축을 많이 하고 가난한 사람은 빚을 내서 소비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소비자지출은 사실상 불평등 수치를 낮춤. 그 수치의 변화량을 표준화한 적은 아직 없지만 대략 6~10 지니포인트의 범위내에 있을 것으로 추산됨. 대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소득조사가 총시장소득을 나타내는데 반해 OECD자료는 보통 세금과 공적 이전소득을 제하고 난 후의 가처분소득을 나타낸다는 점도 참고해야 함. 하지만 선진 OECD국가가 아닌 곳에서 주목할만한 공적 재분배가 없기 때문에, 이런 불일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됨.
- 국가내 불평등의 상층부는 일차적으로 자본챙창과 자본집중이 그 추진력이고, 바닥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계속 아래에 머물도록 하고 어떤 조치도 감수하도록 유순하게 만드는 정책이 불평등을 추진함. 현재의 불평등을 추진하는 이 두가지 원동력은 모두 최근에 들어 세계 자본주의의 유형이 바뀐데서 비롯된 것. 그 핵심에는 역사적 구조전환이 있음. 그 과정은 탈산업화를 지향하는 기술적 전환과 함께 시작되었음. 탈산업화는 65년부터 집계된 OECD 노동통계에서 확인된 이후, 73~74년의 첫번째 석유위기 이후 가속화되고 있음. 얼마 안가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진자본주의는 통하시장 규제완화와 증권거래소의 활황에 힘입어 극적인 금융화의 길을 밟게 됨. 탈산업화와 온라인으로 팽창이 가능해진 민간 생산력은 노동자원과 노동력의 집중과 단결을 위축시켰음. 노동세력의 패배는 근로자를 쥐어짜기에 혈안이 됨 정치가와 고용주에게 그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인과적 설명은 또 다른 문제로 구조적 변형과 관계가 있음. 심화되는 자원 불평등과 앞에서 우리가 정치적 독재를 통해 확인했던 체제의 악순환이 그 중요한 메커니즘이었을 가능성이 큼. 탈산업화와 관리경영의 전산화는 노동의 규모뿐 아니라 응집력을 악화시켰고, 자본의 국제적 이동과 금융화는 자본의 권력자원을 팽창시킨데다, 정책과정은 후자에 유리하도록 기울어져 보다 친자본족인 정책이 득세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본독재자들을 더욱 강하고 가혹하게 바구어 놓았음.
- 현대 역사에는 네가지 평등과 관련된 획기적 순간들이 있었음. 그러나 공중위생 수준이 대폭 개선된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그 어떤 획기적 순간에도 생명력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 적은 없었음. 그 중 하나는 위대한 혁명의 순간들이었음. 미국 독립전쟁만큼은 아니어도 프랑스 혁명을 통해 프랑스 남성시민들은 실존적 평등에 초점을 맞추었음. 또한 미국 독립전쟁과는 달리 프랑스 혁명은 토지개혁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자원평등도 이룩. 도시의 실질임금 인상도 자원 평등화에 일조.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공산혁명을 통해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토지와 소득뿐 아니라 주택공간에서 철저한 자원 평등을 실혐. 공산혁명의 평등화는 또한 남녀관계를 확장해 철옹성 같던 가부장제를 정면공격했다. 특히 중국과 쿠바 혁명은 의료서비스를 농촌지역까지 확대. 의료서비스 개혁은 마오쩌둥이후 90년대 중국에서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쿠바에서는 그 힘겨웠던 10년 동안에도 당초 취지를 당당하게 유지했음. 동부유럽과 서유럽의 기대수명 격차는 30년에 10년이었지만 1965년에는 2년으로 좁혀졌음. 하지만 그 후로는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 이들 혁명은 비록 이상향에 어울리는 평등을 실현하지는 못했어도 평등화라는 유산만은 남겼다. 프랑스 혁명이 이룩한 진보적 평등은 영국과 차르 치하의 러시아가 강요한 반혁명적 왕정치하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음. 자본주의로 전환하기 전의 중국과 러시아의 소득 불평등은 지정학적으로 운이 좋은 스칸디나비아에 조금 뒤지기는 했지만 78년에 중국이 지니계수 0.32, 89년 러시아가 0.26을 기록하는 등 당시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수준을 유지. 둘째로 유럽과 북미와 일본의 경제 배분에 크게 영향을 준 두차례 산업 세계대전은 그 어느때보다 넓은 지역에서 격렬하게 치러졌음. 두 차례 전쟁 모두 다 지주나 주주 등 불로소득 계급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음. 국가의 공업력이 총동원된 전쟁으로 인해 이루어진 인구의 이동으로 실존적 평등화는 보다 쉽게 진행되었음. 결과적으로 두 전쟁을 통해 여성의 정치적 권리는 크게 향상되었고, 독일과 일본의 완패로 뻔뻔스러운 인종주의는 평판에 큰 손상을 입음. 셋째로 30년대 대공황은 미국의 뉴딜, 스칸디나비아의 사회민주주의, 프랑스의 인민전선 등 여러나라의 판도를 바꾸는 평등주의 체제를 탄생시킴. 이들 체제는 평등의 정도와 수명이 저마다 달랐음. 런던에 불어닥친 위기의 돌풍 또한 영국의 최고소득자들의 규모를 크게 줄였음. 그러나 대공황의 영향은 모순적인 결과를 낳았음. 대공황은 독일과 그 동맹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인종주의를 부추겼음. 우생학은 스칸디나비아로 번짐. 미국남부의 민주당원들은 뉴딜연합에 없어서는 안될 기둥이었기에 정부는 그들의 과격한 인종주의를 묵과할 수밖에 없었음. 노동시장에서도 남녀 차별이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스칸디나비아 남쪽의 유럽과 소련의 서쪽이 특히 심했음. 무력혁명, 대규모 공업전쟁, 극심한 전쟁위기 등은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이고 근대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포악한 반평등주의를 길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음. 평등의 순간은 또 한차례 있었음. 어떤 환경에서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평화로운 사회개혁이 가능했다. 이것은 대부분 현재의 세계와 관련이 있는 경험이었다. 두가지 예가 있다. 그중 한가지는 소득뿐 아니라 생명력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역사작이면서도 현재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2차대전 직후부터 80년경까지 이어진 선진 자본주의 세계로, 이들은 소득과 교육자원에서 국내적으로 주요한 평등화를 이루었을뿐만 아니라 건강과 기대수명을 전반적으로 평준화시켰고 존중과 실존적 권리의 평등수준을 한단게 올려놓았음. 60년대와 70년대 초에 이전지출과 사회복지사업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남성에게 유리했던 남성지배체제에 금이 가면서 평등화 움직임은 가속화됨. 1968운동은 그 가속의 원동력이었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뿐 사실은 더 긴 평등화 기간의 일부였음. 이것은 또한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평등의 순간으로, 탈식민지 행렬, 제도화된 인종주의의 패배, 70년대 여권의 획기적 전환 등 실존적 평등화가 특히 두드러졌고, 백신과 공공위생과 예방의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생명력 평등화도 호전되었음. 중국과 더불어 남아시아의 독립국들은 경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동북아 자본주의는 국내적으로 비교적 평등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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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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