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걸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1.07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걸까?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저자
강준만 지음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 2014-06-1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한국 사회를 성찰하는 새로운 관점 "‘확신’보다는 ‘지식’에 근...
가격비교

 

 

- 고대 사회학과 박길성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낳은 한국적 위험사회의 배경에는 독특한 세가지 문화적 인식구조가 있다고 지적. (1) 잘되겠지하는 근거없는 낙관주의, (2) 위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는 대책없는 모험주의, (3) 나는 괜찮겠지라는 자기 예외주의임. 이어 박길성은 근거없는 낙관주의와 모험주의가 결합해 잠재적인 위험의 폭발성을 가중시키고 여기에 자기예외주의가 더해져 안전 불감증을 낳고 있다고 분석. 이 모든 분석과 진단을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은 바로 압축성장임. 압축성장은 짧은 기간에 이룩한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한국의 압축성장은 인류사에서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음.
- 이젠 위험감수 문화를 위험관리 문화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은 쉽게 하면서도 그 전환비용엔 관심이 없다. 그저 옷 갈아입듯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함. 세상에 비용과 고통없는 패러다임 전환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위험관리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무엇보다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생산성이 없는 일에 바쳐야 하기 때문. 우리는 그게 싫은 것이다. 대다수 우리 기업들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자 70%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만용을 저지르는 이유도 안전에 대한 투자를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 위험감수를 전제로 한 압축성장에 길들여져 온 우리의 의식과 관행, 그리고 그 터전위에서 자기 배만 불려온 천민 엘리트의 구태가 위험관리로의 전환을 막고 있는 것.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이 졸지에 삼류국가로 전락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음.
- 의관을 갖춘 자들이 모인 자리에는 오직 대청에 가득한 웃음소리만 들릴 뿐이고, 정사 다루는 것을 보면 자신의 이익만 도모할 뿐이며, 실제로 나라를 걱정하고 공적인 일을 받드는 사람은 적다. 관직을 매우 가볍게 여기고, 관청보기를 주막집처럼 여긴다. 재상은 중용이라 지키는 것을 어질대 내세우고, 삼사는 말하지 않는 것을 고상하다 여기며, 지방관은 청렴하고 검소한 것을 바보라고 생각한다. 점점 이런 상태로 가다가, 결국에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중환, 택리지)
- 밀실만 푸짐하고 광장은 죽었습니다. 각자의 밀실은 신분에 맞춰서 그런대로 푸짐합니다. 개미처럼 물어다 가꾸니까요. 좋은 아버지, 불란서로 유학보내준 아버지, 깨끗한 교사를 목 자르는 나쁜 장학관, 그게 같은 인물이라는 이런 역설. 아무도 광장에서 머물지 않아요. 필요한 약탈과 사기만 끝나면 광장은 텅 빕니다. 광장이 죽은 곳. 이게 남한이 아닙니까? 광장은 비어 있습니다. (최인훈, 광장)
- 도적적 해이 대신 모럴 해저드라는 외래어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도덕적 해이라는 번역을 둘러싼 논란 때문. 예컨대 공주대 강용구는 모럴 해저드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고 주장. 미국인들이 우리처럼 도덕이 해이해지거나 타이트해질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다면, 그들은 모럴에대 위험대신 해이라는 단어를 붙였을 것이며, 미국인들은 도덕을 해이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위험한 대상으로 보았다는 것. "국가발전을 위해 유난히 도덕을 강조하는 사회는 결코 일류 사회가 아님. 그보다는 순자의 성악설에 기초한 시스템으로 인간에 내재된 모럴 해저드를 막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치밀하게 설계해 나가는 사회가 오히려 일류사회임. 경제학자들이 제시하는 모럴 해저드의해결방안도 도덕의 재무장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이 구조적으로 비도덕적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의 확립임. 그런 의미에서 모럴 해저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해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다. 모럴 해저드에서 모럴은 주관적인이라는 단어의 대용어러 쓰인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이라는 번역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음. 모럴 해저드는 시장 또는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에서 계약의 당사자가 정보나 자기만 가진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이득을 취하는 걸 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도덕적 의미를 갖기는 하지만 도덕을 너무 강조하면 본래의 의미가 살기 어려움. 한국에서는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가 주로 개인 채무자, 그것도 저소득, 저신용 연체자를 향해 빈번하게 사용되는데, 이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보기 어려움. 오히려 금융권이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하는 게 옳다. 미국 학자들은 주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모럴 해저드에 대해 다양한 정의를 내리지만 도덕을 강조하지는 않음. 예컨대, 미국 컬럼비아대학 마이클 모부신은 모럴 해저드를 다수를 대신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그 대가를 치르지 않는 현상으로 정의. 또 누리엘 루비니와 스티븐 미흠은 다음과 같이 말함. "모럴 해저드란 간단하게 말해 책임질 필요가 없는 초과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박약한 상태를 말한다. 그 위험은 실제로 위험을 짊어지는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이유로 피해야 할 위험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도난 관련 보험을 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도난 위험이 높은 지역에 차를 세우는 경향이 더 많거나 도난 방지 용품을 구비하는 일을 등한시할 공산이 크다. 차 주인은 보험회사가 자신이 입을 피해를 보상해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실제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 댄 애리얼리는 경제심리학에서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신념이나 언어, 프로세스, 제품 등을 중심으로 기업문화를 창조해간다. 기업조직 내의 사람들이 이러한 조직문화에 흡수되면 조직 내부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조직외부의 것보다 더욱 유용하고 중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만약 조직문화가 NIH성향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특정 기업이나 직업 내에서만 사용되는 업무를 두문자어의 활용정도를 통해 그 기업이나 직업의 NIH성향이 얼마나 강한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두문자어들은 일종의 내부기밀정보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빠르게 주고받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외부인들은 잘 모르는 두문자어를 사용하면,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어떤 아이디어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외부의 아이디어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음. 두문자어 자체가 위험하다는 말은 아니나,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든 신화에 집착하고 편협한 내부의 관점만을 수용하려 한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기게 된다."
- 조지 레이코프는 99년 출간한 몸의 철학에서 신체화된 인지와 관련된 인지과학의 세가지 주요한 발견을 다음과 같이 정리. 첫째, 마음은 본유적으로 신체화되어 있다. 인간의 마음은 신체적 경험, 특히 감각운동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둘째, 인간의 인지는 대부분 무의식적이다. 의식적 사고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든 사고의 95%는 무의식적 사고이다. 셋째, 우리의 사고는 대부분 은유적이다. 우리는 가령 사랑은 여행이나 죽음은 무덤과 같은 개념적 은유를 수천개 사용하여 생각하고 말한다. 이런 은유는 신체화된 경험에서 나옴. 그래서 은유가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님. 신체화된 인지 개념은 급박한 상황에서 행동을 취해야 하는 안전관련 활동이 마음의 문제라기 보다는 몸의 문제라는 걸 시사해 줌. 즉,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구조활동도 몸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심리학자 나은영은 "선장과 선원은 물론 해경도 사건 초기 제 역할을 못한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사람은 누구나 위기가 닥치면 논리저긍로 행동하기 힘들다. 그들이 승객을 버린 것은 인도적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다. 뇌가 몸에 시키는 대로 자동반사적 반응에 의해 우선 살길을 찾은 거다. 그래서 필요한 게 평소 재난훈련이다. 생각하기 이전에 행동이 먼저 나오도록 재난시 대응요령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9/11 테러 때 그나마 희생자가 줄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두번째로 공격당한 월드트레이드센터 남쪽 빌딩 안전요원이 첫번째 공격이구 17분간 영웅적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킨 결과다. 전직 군이인 그는 1분 1초가 돈으로 환산될 정도로 몸값 비싼 빌딩 근무자들의 불평을 감수하며 안전훈련을 강력하게 주장해 관철시켰다." 같은 맥락에서 방통대 이필렬교수도 이렇게 말함. "배에는 어른도 많았지만, 학생들을 구해내는 데 앞장선 사람은 몇명 없었다. 수십명의 학생을 구해낸 사람은 건축설비 기술자였다. 그는 오랫동안 이 일을 했고,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런 그가 구조에 앞장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의인이어서가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몸과 머리가 준비되어 있었기에 그 일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해경에도 바다에서 수십년 동안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해온 사람들이 있었다면 구조가 그렇게 더디게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는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고 아름다움.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윤리적이성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 한사람 한사람을 변화시키면 공유지의 비극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정책은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임. 공유지의 비극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협력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 계획오류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지만, 낙관주의 편향은 기억마저도 압도하기 십상. 계획오류엔 세월 또는 나이라는 변수도 있음. 미국작가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There is sadder sight than a young pessimist, except an old optimist"
- 스톡홀름 신드롬은 정신적 외상에 의한 유대의 일종으로 억류유대라고도 함. 피해자가 자아를 방어하기 위해 공격자와의 동일시를 추구한다는 프로이트 이론으로 설명되는데, 프랑스 정신과 전무늬 파트리크 르무안은 인질범들이 부모와 같은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았음. 인질이 된 사람들은 생사는 물론 식사와 배설 등 모든 것을 인질범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갓난아기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됨. 그런 상황에서 인질범들은 시키는대로 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하고, 단호하면서도 안심시키는 제스처를 취함. 그래서 인질로 잡혔던 사람들이 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함. "그들은 아주 친절했고 절도 있게 행동했습니다. 그들의 범행동기 또한 공감할 만하고요. 우리는 그 범인들보다 경찰이 더 무섭습니다."
-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의도대로 본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 원리를 기업 경영에 적용한 피터 드러커는 '자기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을 가리켜 지적 완전성이라고 했다.
- 증오 마케팅의 작동방식에 대해 비키 쿤켈은 본능의경제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지자를 얻기 위해서는 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열정을 보이며 당신의 적을 향해 더 많은 전투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끌어당김과 밀침은 단순히 보편적인 물리학의 법칙이 아니다. 이는 지위와 권력, 권위를 성취한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비판자나 적이 없다면, 강력한 지지자 역시 얻을 수 없다."
- 정치와 정치 저널리즘 영역에서 우리 대 그들이라고 하는 구도가 모든 의식과 행동양식을 지배하는 상황에선 이성적 사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적에 대한 반대, 그것이 바로 정치의 핵심이 된다. 이와 관련, 사회생물학자 레베카 코스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거티브 광고가 효과적인 이유는 후보자가 우리의 지지를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해야 할일은 우리가 단 하나뿐인 대안, 즉 그들의 경쟁자로부터 등을 돌리도록 하는 것뿐이다. 어쩌면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하는 일은 한 후보자를 반대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유일한 대안에 지지를 보내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두세기가 넘도록 양당제에 정체되어 있는 이유이자, 우리가 앞으로도 수세대에 걸쳐 이 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그런 상황에선 언론의 정치보도에 대한 정당한 평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주류 매체의 진보적 편향성에 대한 인식도 바로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지만, 이는 폭스뉴스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다. 편향성이 이익이 되는 장사가 되는 현실은 한국도 다를 바 없기에, 현재 한국정치가 이전투구의 수렁에 빠져 있는 게 아니겠는가?
- 미국 정치학자 머리 에덜먼은 냉전시절의 미소관계에 대해 미국의 호전적 매파는 상호 적대적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돕는 관계라고 지적. 소련의 매파가 호전적 발언을 하면 그것은 미국에서 국방비를 쉽게 증액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었으며, 그래서 매파와 군수업자들은 큰 재미를 봄. 반대로 미국 매파가 소련에 대해 호전적 발언을 하면, 그건 소련에서 매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효과를 낳음. 에델먼 외에도 여러 학자가 적대세력간의 공생관계에 대해 말했지만, 이는 이론으로 정식화되지 않았으며, 그 어떤 통일된 용어가 있는 것도 아님. 국내에선 적대적 공생, 적대적 공존, 적대적 의존, 적대적 상호의존 등으로 쓰임
- 적대적 공생은 이전투구위주와 반감의 정치를 심화시킴. 유권자들은 누가 더 잘하고 낫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싫고 미운가 하는 기준에 따라 표를 던짐. 정책이나 이슈중심의 세력은 물론 온건파와 중간파는 그런 적대적 공생의 와중에서 설 자리를 만들기 어려움. 그런데 왜 사이가 나쁜 두 세력이 서로 돕고 사는 적대적 공생관계가 가능한 걸까? 그건 증오가 정치의 원동력이기 때문. 미국 역사가 헨리 브룩스 애덤스는 "현실정치는 무엇을 가장하든, 언제나 체계적 증오를 조직화하는 데 달려 있다"고 했음. 사실 정치는 공격성 분출의 제도적 승화로 탄생된 것인바, 정치의 원동력이 증오라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편견과 증오를 극복해야 할 악덕으로 여기지만, 편견과 증오는 보편적 인간현상이다. 새뮤얼 헌팅턴이 잘 지적했듯이, "사람은 이성만으로 살지 않는다. 자아를 규정하기전까지는 자기이익을 추구하면서 합리적으로 계산하고 행동할 수 없다. 이익추구 정치는 정체성을 전제로 한다." 바로 이 정체성 형성의 근간이 되는 것이 편견과 증오다.
- 로버트 스턴버그와 카린 스턴버그는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나와 내가 증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최대한 부풀린다. 그 차이점이 증오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아 존중감이 위협받을 때, 사소한 차이점을 과장하여 자아존중감을 회복하려는 성향이 높아진다." 서로 비슷하면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증오는 비슷할수록 더욱 격렬해지는 바, 증오의 정당화를 위해 사소한 차이점을 물고 늘어져야만 한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프로이트는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똑같아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격력하고 화해가 불가능한 다툼이 발생할 때가 많다고 저적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함. "스리랑카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는 타밀족과 신할리족은 외부인이 보기에 다른 점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신할리족은 자기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으며, 또한 그곳의 토박이인 타밀족들은 영국이 차를 수확한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나중에 남인도에서 수입해온 타밀족과 자신이 어떻게 다른지 잘 알고 있다. 선동가들과 기회주의자들에게 분할이라는 방안이 그토록 유혹적인 것은 바로 분할충동의 이런 내밀성 때문이다." 상당히 비슷하고 문화적으로 가까우며 경제적 수준도 비슷한 프랑스인과 독일인들이 오랫동안 서로 증오하며 두차례나 서로를 파괴했던 것도 바로 사소한 차이에 대한 나르시시즘으로 설명할 수 있음.
- 인간은 자존심이 강한 동물. 물론 자존심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에 비추어 비교적 그런 것일뿐,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함. 이런 자존심에 대한 열망은 일어날수도 있는 실패에 대한 변명거리를 미리 만들어놓는 생각이나 행동으로 이어짐. 남들에게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은 실력이 있지만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결과가 나빴을 뿐이라고 변명하고 싶은 심리가 작동하는 것. 그런 심리의 실천을 가리켜 자기 열등화 전략이라고 함. 자기 불구화 전략 또는 구실 만들기 전략이라고도 함. 자신의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해 실패나 과오에 대한 자기 정당화 구실을 찾아내는 것을 말함.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드워드 존스와 스티븐 버글러스가 78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이론화한 것.
- 한 보험회사의 보험계약 기록을 분석한 결과, 고객들은 자신과 나이, 종교, 정치적 성향, 흡연 습관 등이 비슷한 영업사원과 계약을 맺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짐. 기업들은 이런 유사성 효과를 적극 활용. 사원들의 영업훈련 프로그램에서 잠재고객과의 유사성을 찾아보라고 하며, 고객의 자세, 분위기, 화법, 제스처를 따라하라고 교육시킴. 상대방의 호감을 끌어내기 위해 배경이나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공유하는 척하라는 것.
- 카네기는 36년 출간한 인간관계론에서 제임스의 말을 이렇게 인용. "행동은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행동과 감정은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더 직접적으로 의지의 통제하에 있는 행동을 조절하여 의지의 통제하에 있지 않은 감정을 간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쾌하지 않을 때, 저절로 유쾌해지는 최고의 방법은 유쾌한 마음을 먹고 이미 유쾌하다는 듯이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태도 형성엔 초두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회상엔 최신효과가 크게 작용. 그래서 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선 여러개의 정보를 차례로 제시하는 경우 자사 브랜드의 호의적 태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정보는 처음에 제시하고, 브랜드명처럼 반드시 기억해주길 바라는 정보는 끝에 제시. 우리는 흔히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거나, 사람이 끝이 좋아야 한다는 말을 즐겨하지만, 어디 끝만 중요하겠는가? 시작도 중요하다. 즉, 알파와 오메가가 다 좋아야 인간관계는 물론 전반적 세상살이에서 복을 누릴 수 있다.
- 노세보 효과는 잘 안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가 비극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작동이 멈춘 영상 19도의 냉동고안에서 얼어 죽은 선원을 예로 들 수 있음. 곧 얼어죽을 것이다는 선원의 마음과 두려움이 실제로 그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고 죽음으로 몰아간 것. 잠재소통 전문가인 엘든 테일러의 말이다. 별로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설마 거짓말을 했겠는가. 노세보는 라틴어로 나는 당신에게 해를 줄 것입니다는 뜻으로, 61년 월터 케네디가 플라세보의 반대경우로 처음 쓴 말. 호주 원주민들은 주술사의 저주를 받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 뒤에 숨을 거두는 데, 42년 미국 생리학자 월터 캐넌은 이런 현상이 부두 죽음이라는 이름을 붙임. 부두는 서인도 제도에 있는 아이티의 원시종교인데, 부두교의 주술사에게 저주를 받고 죽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술사의 저주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노세보 효과라고 부름. 설탕을 구토제로 알고 먹은 입원환자의 80%가 실제로 구토증상을 일으킨 것, 우울증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부정적 기대감을 갖기 때문에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 많은 의대생이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질병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 모두 노세보 효과임.
- 제프리 페퍼는 권력의 기술에서 간단히 말해 기억된다는 말고 선택된다는 말은 동의어라며, 생각도 나지 않는 사람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함. 선택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꾸 얼굴을 보여야 한다. 영업사원이 매번 거절을 당하면서도 계속 고객을 찾아 인사를 드리는 것이나, 사랑의 열병에 빠진 남자가 짝사랑하는 여자의 근처에 계속 얼씬거리는 것도 단순노출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우리가 오랜된 업무방식에 익숙해져 호감을 느낌으로써 새롭고 혁신적 업무방식을 거부하거나,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애용하는 제품이나 용역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에 많이 투자한다면, 이 또한 단순노출효과라고 할 수 있음. 이런 경우 단순친숙효과란 말도 쓰임. 그러나 상대방에게 부담을 준다면 이는 단순노출로 보기 어려움. 계속 고객을 찾는 영업사원이 단순노출의 수준을 넘어 고객을 설득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는 역효과를 내기 십상.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를 설득시키는 실험을 한 존 카치오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설득효과가 높았던 것은 세번째의 시도였으며, 이후의 시도는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남. 즉, 지나친 반복은 오히려 설득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
- 믿거나 말거나 어떤 후보에 대한 좋지 않은 사실을 누군가 퍼뜨리면,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 정보가 신빙성 없는 소스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여 별로 태도 변화를 일으키지 않다가, 나중에 처음 정보원의 신빙성 수준을 잊고 내용만 머리에 남아 뒤늦게 그 후보에 대해 좋지 않은 쪽으로 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 이는 사람의 머릿속에 일단 부정적 내용이 입력되면 어떤 식으로든 효과가 나타남을 의미. 무조건 믿기 전에 먼저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결과임. 텔레비전 토론에서 상대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수면자효과를 노린 수법. 84년 대선에서 레이건진영의 홍보 참모였던 피터 틸리는 그 이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 "텔레비전 토론에서는 무엇이든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말할 수 있따. 8천만 유권자가 지켜보고 있지 않은가? 만약 신문기자가 거짓말을 한 후보의 오류를 지적한 기사를 나중에 쓴다 하더라도 그걸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 어렸을 때 사람들은 항상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불안감은 생생하고, 기억은 강렬하다. 그때에 대한 우리의 기억 속에는 빠르게 움직이면서 아주 재미있는 여행을 했을 때의 기억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여러가지 일들이 길고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음.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런 경험들 중 일부가 자동적 일상으로 변해 사람들이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되고,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알맹이가 없이 기억속으로 섞여 들어감. 그래서 한해의 기억이 점점 공허해져서 붕괴해버림. 듣고 보니 그렇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경험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기억할만한 것도 사라지고, 시간이라는 열차는 기억이라는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은 채 마구 내달릴 게 아닌가 말이다. 이를 가리켜 시간압축효과라고 한다.
- 매직넘버 7이란 개념이 인간의 인지한계를 규정하는 일종의 법칙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기업들은 많은 지표를 측정할수록 조직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고 상세한 지침을 하달해야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미신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함. 이처럼 회사의 중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직원들에게 숨기려 하거나, 한번에 떠올릴 수조차 없는 여러개의 평가지표가 난무하게끔 한다는 것은 회사가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직원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로 간주한다는 의미. 기억요량의 한계가 일곱자리라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음. 밀러의 견해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것. 예컨대 호주 심리학자 존 스웰러는 99년 출간한 기술영역에서의 교육적 디자인에서 우리는 주어진 시간에 두개에서 네개까지의 요소정도를 처리할 수 있을 뿐이며, 실제로 가능한 숫자는 범위내 최대치보다는 아마도 최저치에 머물 것이라고 했음. 작업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이 요소들은 반복을 통해 기억을 되살리지 않는 한 빨리 사라진다는 것.
-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현재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감정적인 이율이 상승하는 반면 현재와 멀수록 이율을 낮게 보는 현재 선호를 가리켜 과도한 가치폄하 또는 현재편향이라고 함. 과도한 가치폄하는 템플대 심리학자 조지 에인슬라가 만든 말인데 미래에 대한 과도한 가치폄하를 줄인말로 이해하면 되겠다. 훌륭한 결심이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져 가는 이유나 노후대책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실천에 옮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과도한 가치폄하로 설명할 수 있음. 사람들이 슬픔 감정일 때 물건을 좀더 비싸게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현재편향 때문. 슬픈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자연풍경 영화를 본 사람들보다 30%가량 더 많은 돈을 쓴다. 연구팀은 슬픈 기분이 들면 즉시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
- 카르페 디엠이 보통 삶을 즐기라는 말로 번역되어 쓰이면서 그저 놀아제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면죄부로 쓰이는 경우가 많음. 김난도는 그게 아니라며 다음과 같이 말함. "지나간 나날에 대한 후회로 현재를 채워서는 안된다.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필요없는 의무감으로 현재가 비참해져서는 안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자신의 목표를 확고하게 하고, 그 목적지를 향해 순간순간의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길 수 있을 때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 카르페 디엠하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야 한다. 비록 꿈의 내용이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떻게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현재를 즐길 수 있다."
- 네이버 유송석 이사는 게이트키핑의 시대는 가고 게이트워칭을 거쳐 게이트쉐어링의 시대가 왔다고 주장. 플랫폼 성장 관점에서 정리해보면 게이트키핑은 자체 플랫폼 시대, 게이트워칙은 주변부 사이트의 콘텐츠가 나의 플랫폼 내부에서 유통되는 시대, 게이트 쉐어링은 주변부 사이트의 콘텐트가 나의 플랫폼에 있는 게이트를 통해 노출되지만 그 혜택을 주변부 사이트와 공유하는 시대라는 것. 게이트 키핑 시대에는 철저학 정보를 단절시키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둠. 과거에는 뉴스를 보려면 언론사 사이트를 찾아가야 했고, 문안에서 어떤 지저분한 일이 일어나든 이용자들은 잘 추려진 결과만 볼 수 있었음. 뉴스캐스트 이전 네이버는 게이트쉐어링 이전단계로 2차 게이트키핑이거나 게이트워칭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음. 포털이 직접 뉴스를 취사선택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그래서 나온게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임. 말 그대로 게이트쉐어링, 관문을 공유하는 방식. 잘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쓰면 독이 됨. 인터넷이 전통적 게이트키핑 개념을 뒤흔들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아 게이트키핑 개념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짐. 미디어의 게이트키핑은 자연스레 의제설정으로 이어짐.
- 언론이 특정 이슈들을 강조, 부각시킴으로써 수용자들로 하여금 그런 이슈들을 중요하게 인식하도록 만드는 효과 또는 기능을 가리켜 의제설정 기능이라 함. 즉, 언론이 수용자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도록 하기보다는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끈다는 것. 의제설정 기능의 이론적 뿌리는 22년 출간된 미국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여론'으로 거슬러 올라감. 이 책에 기술된 밖의 세계와 우리들 머릿속의 상이라는 개념이 의제설정의 기본 아이디어를 담고 있음. 이어 미국 정치학자 버나드 코헨은 언론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말하는 데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 모르지만, 무엇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데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다고 했음.
-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이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함. 정치에서 프레임은 사회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고자 수립하는 제도를 형성.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이 모두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임. 우리는 프레임을 직접 보거나 만질수 없음. 프레임은 인지과학자들이 인지적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임. 레이코프는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그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라며 상대편의 프레임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라고 주장. 그는 이성과 합리성 중심의 18세기 뇌로는 21세기 정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함. 과거에는 감정이 대개 합리성을 방해한다고 믿었음. 그러나 아무런 감정도 느기지 못하게 될 때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능력도 상실함. 레이코프가 제시한 사례를 보자.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한 바로 그날부터 백악관에서는 세금구제라는 용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렇습니다. 이 말은 그해 국정연설에서 여러번 등장했고, 4년 뒤 선거유세에서는 더욱 자주 등장하게 됩니다. .. 세금이라는 말이 구제 앞에 붙으면 그 결과로 다음과 같은 은유가 탄생합니다. 세금은 고통이다. 그리고 그것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이고, 그를 방해하는 자는 나쁜 놈이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입니다." 부시는 우리가 미국을 방어하고자 하는 데 부모 동의서를 받아올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함. 레이코프는 부시가 그냥 동의를 구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부모 동의서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프레임 효과를 노렸다고 보았음. 여러분이 몇살 때 마지막으로 부모 동의서를 받아와야 했는지 한번 더듬어 보세요. 그리고 부모 동의서를 요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요구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생각해 보세요. 이것은 여러분이 현대 정치담론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필히 던져야 할 질문입니다. 레이코프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르는 것은 진실이니 훌류한 대안정책 상세목록들이 아니라 가치와 인간적 유대, 진정성, 신뢰, 정체성이라고 함. 진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이 믿는 흔한 속설. 만약 바깥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실들 모두를 대중의 눈앞에 보여준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모두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것임. 그러나 이는 헛된 희망임. 인간의 두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음. 중요한 거은 프레임. 한번 자리잡은 프레임은 웬만해서는 내쫓기 힘들다. 레이코프는 프레임 전쟁에서 보수주의자들이 더 유능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함. 그들은 대개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그때 마케팅도 배웠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교수들은 생리학과 인지과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작동되는지 알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보수들은 이렇게 배운 것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주장을 선전하는 데 능숙한 겁니다.
- 선택이 어렵거나 고통스러운 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답에 시원하게 답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함. 그래서 미국에는 심지어 원톨로지스트라는 신종 직업도 생겨남. 이는 고객이 마음속으로 절실히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고 결정해주는 사람. 사회학자 엘리 러셀 혹실드는 원톨로지스트의 업무를 자세히 소개한 뒤 이렇게 탄식한다. "이제 전문가의 지도 없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말일까?" 혹 계급 또는 계층간의 경계는 엄연한데도 대중문화에 의해 그 경계가 흐려진 것처럼 보이는 효과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닐까?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는 85년 출간한 옳은 연못 선택하기에서 사회생활이 우리가 사는 연못에서 큰 고기가 되고싶어 하는 우리의 열망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음. 슈워츠는 지위경쟁에서 성공해 행복해지는 법은 옳은 연못을 선택해 그곳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주장. 흥미롭지 않은가? 행복이 어떤 연못(준거집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늘 최고나 최상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조건 가장 큰 연못을 선택할 것. 다른 큰 고기들과 경쟁하며 몸집을 키워나가려고 애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행복에서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0) 2014.11.11
반 자본 발전사전  (0) 2014.11.09
두개의 미국  (0) 2014.11.06
많아지면 달라진다  (0) 2014.11.05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0) 2014.11.05
Posted by dal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