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기술

인문 2019. 1. 28. 07:34

- 40년 무렵 일본사회은 국민 전체가 똘똘 뭉쳐 생산력을 증강하려는 전략을 완수하기 위해 종신고용, 연공서열임금을 원칙으로 하는 일본형 기업, 집단주의와 평등주의를 핵심으로 하는일본형 경영의 원형을 완성. 그 후의 전후 부흥기는 미국을 모델삼아 최선을 다해 생산력을 높이면 국가가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대임. 이 시기에는 다양성을 존중하기 보다 집단으로 일치단결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했다. 이런 점에서 40년대 체제는 시대의 요청에 완전히 부응한 시스템이었다. 그렇게 해서 일본은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고도성장기는 이른바 스스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좋았던 시대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일본은 나라를 재건하면서 미국처럼 가공무역입국을 목표로 하겠다고 결정했다. 일본도 GM이나 GE 같은 기업을 만들면 수출이 늘어나 금세 부구깅 되리라 생각한 것. 미국처럼 경제대국을 목표로 정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흥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셈. 즉 목적과 방법을 알고 있기에 누군가가 경제자원을 배분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관료가 세운 부흥계획으로 자원이 나뉘어졌고 국민은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 대로 일만하면 꿈같은 고도성장을 실현할 수 있었다
- A안과 B안중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쪽이 더 이득일 클지만 생각하라. 상사의 반응이나 과거의 경험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 아래와 같은 요인은 본래의 결단과 관련이 전혀 없다
* 상사의 반응이나 회사내 정치적 역학관계
* 자신의 경험유무
* 과거의 실패나 성공경험
* 자신만의 업무철학
- 결단을 내리는 일이 힘들다는 사람은 의사를 결정하는 일과 제안을 통과시키는 일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 핵심은 다른 제안(결단)을 하는 것과 제안을 통과시키는 일이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문제를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다
- '언제 제안하는가?'는 제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역사 속 현명한 신하는 황제나 왕에게 항상 절묘한 타이밍(시간과 장소)에 요건을 냈다. 이 밖에도 제안 자료에 사용하는 언어를 상사의 마음에 드는 표현으로 고른다거나 사전에 상사에게 넌지시 언질을 주는 등 통과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파악하고 방법을 달리하는 요령이 필요.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야기를 꺼내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도 상대가 들을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을 때 이야기를 꺼내면 제대로 전달될 리 없다. 제안을 통과시키기에 좋은 타이밍을 잡으려면 상대를 잘 관찰해야 함. 상대의 물리적 또는 심리적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관찰한 다음에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사가 제안과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시작했거나 상사의 업무가 일단락돼 여유가 있을 때, 상사의 기분이 상당히 좋을 때를 노리면 좋다. 물론 근본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상사의 반응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해결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 상사의 기분이나 일의 미학 같은 것, 정치적 상황 등에 좌우되지 않고 바른 제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회사 안에서 바르게 결정하는 룰을 정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
-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기존 세력을 미움을 받는다는 말과 같다. 기존세력을 미움을 받는 게 싫다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두가지를 다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에 좋은 게 좋은 것은 없다. 트레이드 오프 관계임. 돌을 던졌을 때 파문이 일지 않는 경우는 없다.
-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 고민스럽거나 위험을 불가피하게 짊어져야 할 때는 우선 투자에 실패해서 제로가 되어도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확인하고 그 능력이 있으면 투자의 성공확률은 어느정도인가를 생각해야 함. 이 순서가 중요하다. 투자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최종적 판단은 직감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해도 그 전제로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은 필요한 것임. 투자에서 능력을 전제로 하다니 꿈이 없다. 로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위험을 감수해 실패했다는 사람 대부분은 감수하지 않았어야 할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 무언가를 결정할 때는 근본까지 단단하게 파내려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암반까지 파내려간다는 식으로 말한다. 암반까지 파내려가 생각하면 자신있는 태도가 생기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간단함.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일반적 상식으로 생각되는 것이나 과거의 실적, 주위 사람의 의견 같은 것을 바탕으로 생각함. 일반적이리고 이야기되는 것, 사회상식으로 여겨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정말 그런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하고 의심해 보라. 숫자, 팩트, 로직을 사용하면서 깊이 생각하면 이게 답이라는 것을 틀림없이 발견할 것임. 이치에 맞는 답이 나와야 비로소 분명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사람은 매사 납득을 해야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 그런데 어떤 분야의 프로이거나 익숙한 사람일수록 시작지점이 너무 높은 경향이 있다. 깊이 파내려가 생각하는 것을 생략하고 전제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아마추어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뭐든 조사해봅니다.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논의의 아마추어를 넣어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상식을 의심하는 것에서 과학이 시작된다
- 간단한 일이면 1주일, 어려운 안건이면 2주만에 결단한다는 것처럼 시간을 나누는 습관을 들여라. 우선은 그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내용이 다양하더라도 기한을 정한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기한을 정하지 않고 문제를 질질 끌기만 하면 결단력은 생기지 않음
- 상사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임.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결단할 수 없다는 것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소리. 그런 부하직원이 있다면 상사는 결코 그 부하직원 대신 결정을 내려서는 안됨. 일상생활에서부터 스스로 생각해 스스로 결정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 70% 정도의 확률로 가능할 것 같으면 결저하고 움직이라.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궤도를 수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진행하면서 완성시켜라. 이것이 트라이&에러다. 실패하고 싶지 않다고 다른 회사나 과거의 성공사례에 사로잡히면 안됨. 애당초 스타트업이 다른 사람을 모방해 이길 방법은 없다.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생각하고 실행하면서 실패를 겪어야 대기업을 이길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생김. 시행착오 속에서 남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에 숫자, 팩트, 로직으로 나중에 이유를 붙인다 해도 결국 가장 납득이 가는 거이 낫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망설여지는 일을 결정할 때는 직감을 도구로 삼아야 함. 이제까지 숫자, 팩트, 로직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역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자리에서 바로 결단할 필요가 있거나 데이터를 직접 대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결단해야 함. 직감은 결코 억측 같은 것이 아니다. 무의식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뇌 내 검색의 결과임. 이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뇌가 100퍼센트 회전하며 안에 있는 정보를 순식간에 찾아내 가장 적합한 해답을 내놓는 것. 이제까지 인생에서 얻은 정보를 모두 사용해 가장 좋은 답을 내놓기 때문에 답은 거의 옳다고 할 수 있다. 경험이나 지식이 적으면 고만고만한 직감이 나오겠지만 그 시점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답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역시 직감은 옳은 것. 그러므로 위급한 순간에는 직감을 믿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동물인 인간은 중요한 순간일수록 직감이 번뜩인다. 예를 들어 파트너를 발견할 때가 바로 그렇다. 눈이 맞은 순간 '이 사람이 좋구나'하는 생각은 로직으로 따질 수 없다. 동물에게 파트너를 발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므로, 그때야말로 뇌가 100% 회전해 답을 낸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재해가 일어났을 때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야 할 때도 뇌가 100% 작동함. 화재가 났을 때 '자세를 낮추고 왼손으로 입을 막고 창가를 따라 기어가서 오른손으로 문을 열고...' 와 같이 논리정연하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없으며 그럴 여유도 없다. 죽느냐 사느냐의 위험한 순간에 뇌는 행동을 의식부분으로 일일이 올리지 않는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직감에 다라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결과 정신없이 도망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밖에 있엇다..와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직감이 도와준 것이다.
- 직감에 따르지 못하는 이유. 직감이 아누리 뛰어나도 그 판단을 스스로의 행동에 적용할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 사람이 직감으로 움직일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1) 일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실패하면 인생이 끝날 것처럼 생각하므로 결단 자체를 두려워함. 그런 사람은 직감이 선택한 방법이 있더라도 논리를 가져다붙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절대로 이것이 옳다'라는 이유를 찾아 헤매지만 조금이라도 '옳지 않을 것 같은 이유'가 나타나면 걱정이 되어 결국 다른 선택을 하고 만다. 직감을 솔직히 믿지 못하는 것이다.
(2) 다른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와 같이 일과 전혀 관계가 없는 측며을 생각하는 것. 상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일의 목적에서 보면 전혀 관계가 없는 일. 그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져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 프랑스에서 '연인과 싸운다면 일단 별을 먹으러 간다'라는 말이 있다. 미슐랭 별이 붙은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의미. 전채, 생선요리, 고기요리 등 차례로 맛있는 것이 나오면 분노는 사라지낟. 식대는 상당할 지 모르지만 두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는 '좋은 시간'을 돈으로 얻은 것이므로 그만한 가치가 있다. 일과 중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면 커피를 끓여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도 좋다. 잠깐 브레이크 타임을 두는 것마으로도 평소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냉정함을 잃을 듯하면 시간의 도움을 얻는 것이 가장 좋은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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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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