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언어

인문 2019. 6. 10. 08:18

- 권력의 언어를 떠받치는 세가지 기둥
(1) 주도권 : 권력의 언어는 다른 사람들에 맞서 자신의 주장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을 리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마음을 다스리기 : 권력의 언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과 머리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들에게 확신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3) 카리스마 : 권력의 언어는 자기 확신과 독립성을 선사한다
-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신호의 분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안다. 어떨 땐 굴복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넌지시 섞어 보내기도 함. 약한 모습을 보이는 편이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좀더 사랑스럽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내가 너보다 잘났다'는 신호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에너지와 힘이 너무 많이 든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남들을 리드하는 힘과 자질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주도권을 쥐고 남들 앞에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설사 그런 사람이라 해도 항상 자제력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 좋다. 파워 게임은 어떤 관점으로 보아도 도움이 안된다 에너지도 많이 들고 자칫하다가는 외톨이가 되기 쉽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서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는 항상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과연 이 만남에서 내가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유리할까? 섣부르지 않게 고민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최소한의 권력이 없으면 리더의 역할은 수행하기 힘들다. 내 사람들을 이끌 때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다른 리더들이나 외부 인사와 접촉할 때도 뒤로 물러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서는 안된다. 그렇게 해서는 상대, 특히 내 사람들에 게서 존경을 얻지 못한다. 밖으로 강해 보이면 안에서 지지를 얻는다. 당신의 강한 힘이 내뿜는 빛이 당신이 리드하는 사람들에게도 환히 비추기 때문이다.
- 주도권을 쥐게 되면 나쁜 점도 물론 있다. 항상 지배하고 리드하려면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클 것이다. 따라서 가끔씩은 한 걸음 물러나 상대에게 내 구역을 양보하는 것이 경제적 처사다. 특히 크게 중요하지 않은 구역, 소소한 권력의 장이라면 앞에서도 말했듯 여유를 갖고 자주 양보하는 것도 나쁜지 않다.
- 그뿐만이 아니다. 특정 사안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나중에 그 일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그러자면 어느 정도이 요령이 필요함. 또 요령이 있따고 해도 어무 자주 사용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가끔씩은 상대에게 전략적으로 넘겨주는 편이 유익하다. 잘 모르는 사안이거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지 않는 경우 특히 그러하다.
- 까다로운 고급 인력들을 리드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한가지 점만 명심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일단 그들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완벽한 권리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단, 그들이 당신의 분야, 즉 관리나 경영의 분야까지 손을 뻗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이른바 눈높이 리드라고 일컫는다. 각자가 자기 분야에서는 주도권을 행사하고 대신 다른 분야에서는 복종해야 한다. 모두가 상대의 능력을 인정하고 상대의 이해관계를 용인하는 것이다.
- 주도권을 잡으려면 상대의 제안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그대로 통과시켜서는 안된다. 바꾸고, 개선하고, 뛰어넘어야 한다. 하다 안 되면 개악이라도 시켜야 한다. 상대가 무슨 요구를 했듯이 상관없다. 상대에게 돌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다. 상대를 뛰어넘었건 상대보다 못한 결과를 내놓았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여기서 결정권을 휘두르는 사람은 나!'라는 사실을 과시하는 것이다.
- 입장을 바꾸어 당신이 지시를 내린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앞의 대응전략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상대의 행동을 부당하고 몰상식한 행동으로 몰아세우는 방버이다. 상대는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자기 잇속을 위해 지시를 함부로 무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신은 피해자다. 당신은 상대에게 공손하게 부탁했다. 전혀 초인적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아주 사소한 부탁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의 반응이라니.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주 몰상식한 반응이다. 상대의 반응에 아주 강력하게 대처하라. 소통은 기대할 수 없으니 아예 싹을 잘라라. 단칼에 대화를 끝내라. 냉담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불쌍한 피해자(약한 입장) 역할을 하지 말고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하라. 대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을 밝히고 일체의 추가 멘트에 대꾸하지 말라
- 첫말뚝의 효과는 때로 이렇게 결정적일 수 있음. 그러니 상대에게 말뚝을 넘겨주어서는 안됨.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거든 출발점을 장악하라. 처음으로 발언을 하거나 서문을 읽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토론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생각을 좌중을 향해 날려야 함. 동맹군이 있어서 그가 대리인으로 먼저 스타트 지점을 표시하는 방법은 더 효과가 좋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그의 첫 제안이 폐기되더라도 어쨌든 흔적은 남겼다. 그럼 당신은 그 흔적의 끈을 잡고 끝 무렵에 토론에 뛰어들어 승자가 되는 것이다.
- 먼저 출발했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음. 진짜 우두머리는 토론의 싸움터에 미리 머리를 들이밀지 않는 법. 중요한 것은 상대를 추월할 수 있을 정도로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 더 좋은 논리를 들이대 상대를 반박하고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들어야 하며, 더 많은 양의 권력을 흩뿌려야 함. 하지만 상대가 상사이거나 같은 급의 적수라면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생각한 트릭이 있다. 권력의 장에서 자꾸 뒤로 밀려나는 느낌이 들거은 결정을 연기하게끔 노력하는 것이다. 다음 두가지가 가장 잘 먹힌다. 중요한 정보가 빠졌거나 부족하다고 주장하거나 혹은 오늘 이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도 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지금 결정이 나지 않도록 방해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놓고 다음번에 선수를 쳐서 말뚝을 박아버리는 것이다. 상대가 항의를 하거든 지난 번에는 그쪽이 먼저 선수를 쳤으니 이번에는 내가 시작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느냐는 논리로 맞서면 됨
- 나를 띄우려면 어쩔 수 없이 상대보다 내가위에 서야 함.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이라 누군가를 향하는 것이므로 무턱대고 나의 강점을 강조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러므로 나의 강점을 세우는 대신 상대를 평가절하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너무 강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질문 자체가 소용이 없어지니까 말이다. 직접적으로 상대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경멸하는 말투나 비꼬는 말투 정도라도 충분히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 "이 분야를 주름잡는 전문가라고 하시니 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아시겠네요?" 일부러 가짜 타이틀을 붙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박사나 교수가 아닌 상대를 일부러 박사님, 교수님으로 불러주는 것이다. 거꾸로 다들 박사니이라 부르는 자리에서 혼자서 박사님이라는 호칭을 빼고 부르거나 다정하게 별명으로 상대를 칭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다. 상대의 이름이 생각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도 상대에게 모욕감을 안겨줌. 상대에게 "저기...성함이..."라고 묻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 비슷한 이름으로 잘못 부르는 것 또한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김. 혹은 상대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불러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들 수도 있음
- "나는 주차장 문제가 이미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요, 왜 케른 씨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거죠" 이런 전략의 의미는 명확하다. 자신을 개입시키면 누가 대답의 수신자인지 분명해짐. '정보를 원하는 사람은 나다!'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다. 상대는 나를 향해야 하고 나의 소망을 들어주어야 한다. 나를 띄우는 질문에는 항상 지시의 내용이 숨어 있음. 이렇게 질문하면 자신의 부족한 지식을 고백하는 셈이 되어 주도권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현실은 정반대임.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주도권의 신호이기 때문.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설명이 필요해"와 같은 의미. 대답을 해야 하는 쪽에서는 질문을 던진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 질문을 한 사람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이상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되기 때문.
- 재차 질문을 던지는 방법이 있다. 상대의 첫 대답에 금방 만족하지 않고 계속 추궁을 하는 것이다. "언제부터 그랬죠?", "왜 그렇게 생각해요?", "왜 나는 여태 몰랐지?", "확실해요?", "아무개하고는 이야기해 보았어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 "왜 지금에야 그런 이야기를 하는거죠?" 등이 전형적 질문. 그중 가장 정통적인 질문을 꼽자면"...이 무슨 뜻입니까?" 이다. 이 질문은 어떤 상황에도 어울리고 대답하는 사람에 대한 적절한 경시를 담고 있다.(첫번째 대답이 충분치 않다는 뜻이므로)
- 유도질문은 평이 안 좋다. 상당히 비열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 사실 대처방법도 간단함. "유도질문이군요"라는 한마디면 이미 충분한 대답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유도 질문이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잘 써먹기만 한다면 거의 천하무적이다. 이 질문 형식의 성공비밀은 상대가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이나. 상대가 반박하기 힘든 공동의 이해관계를 거론하는 데 있다. 공동의 가치체계를 부인하지 않고서는 반박할 수 없는 질문이므로 상대는 어쩔 수 없기 수긍하게 된다. 형식상으로 보면 유도질문은 확인이다. "...를 주장하고 싶은 것 아닌가요?", "...에 대해 반박하지 않겠지요?" 와 같은 유도질문 뒤에는 (대부분은 자칭) 합의가 따른다. 상대는 아웃사이더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입을 다물거나, 유도질문의 단순한 논리에 비해 너무나 복잡하게 들릴 설명을 주절주절 늘어놓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하는 것이 두번째 형태의 유도질문이다. 앞의 유도질문이 공동의 가치를 운운했다면 이번 유도질문은 편리함을 화두로 삼는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괜히 돌아가고 지연시키는 등 불편하고 복잡한 상황을 야기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건가요?", "지금까지 합의된 사항을 되돌리고 싶으신 겁니까?", "애써 의견일치를 봤는데 그게 흡족하지 않다는 겁니까?"와 같은 질문이다.
- 누구든지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정도로,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목적으로, 올바른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 미시건대 브래드 버시맨은 적절한 분량의 화는 명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가끔씩 책상을 내려치는 사람이 제 뜻을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나아가 강하고 용감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런 주장은 스탠포드대 심리학자 라리사 티덴스의 연구결과로도 입증된 바 있다. 그녀에 따르면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강하고 현명하다는 평을 받을 뿐 아니라, 그들의 분노가 우리 눈에 정당할 경우에는 정의감이 넘친다는 평가마저 받는다고 한다. 화를 내는 사람들의 주장이 우리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그 화를 참고 견뎌야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모욕감을 주기 깨문. 또한 그로 인해 서로 존경하던 사이가 악화될 수도 있고, 상처가 너무 깊어 충성스럽던 부하직원이 마음의 문을 닫거나 사표를 던질수도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화는 상황에 따라 존경을 선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폭발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어떤 상황에서 등장하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다.
- 상대가 화를 낼 때는 상대의 분노를 무시하지 말아야 함. 일단 확실하게 상대의 상황을 알려준다. "지금 고함을 지르고 계십니다." 이런 말이 거울이 되어 상대가 이성을 되찾게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무엇이든 다 할 각오가 되어 있지만 지금 그 상태, 그 말투로는 말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혀야 함. 그리고 그 공간을 나간다. 상대가 즉각 건설적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화가 난 상태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무조건 그의 분노를 감수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방을 나가기 전에 이렇게 덧붙인다. "화가 가라앉고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언제라도 전화주십시오"
- 어떤 전략이 주도권 쟁탈전에서 더 잘 먹힐까? 닻 내리기 효과일까, 아니면 최근효과일까? 효과는 결정의 종류와 목표에 따라 다름. 예를 들어 액수나 판단이 걸린 사안이라면 닻내리기 효과가 더 잘먹힘. 먼저 발언권을 쥔 쪽이 유리함. 물론 원하는 토론의 결과를 정확히 예상하고 있다는 조건이 전제된다면 말이다. 반대로 틀이 이미 정해진 경우가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참가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 결국 투표를 통해 공동의 결정이 내리는 경우다. 이럴 때는 최근 효과가 훨씬 잘 먹힌다. 일단 잠자코 자기 의견을 만들어서 시간이 흐른 후에 발언권을 쟁취하라. 닻 내리기 효과는 무의식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최근 효과는 주도권을 더 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싶거든 닻 내리기 효과를 쓰고, 원래 의미의 주도권을 잡고 싶을 경우에는 최근 효과를 쓰는 것이 유리함
- 화내지 말라는 부탁을 곁들인 채 상대의 약한 지점을 공략하는 사람은 위에서 상대의 머리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 이는 곧 비판을 받는 사람이 평소 객관적이지 못하고 화를 잘 내며 위험한 인물이라는 가정이 바탕이 된 것이다. 금연 표지가 필요한 곳은 그 표지가 없다면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우는 장소뿐이다. 그러므로 그런 과도한 친절에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함. 사소한 비판이라면 "왜 제가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정도로 넘어간다. 비판이 부당하고 비객관적이거나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말한다. "화내지 말라는 그 부탁, 들어드릴 수가 없겠군요"
- 우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상대와 자신을 한 편으로 묶는다. 원을 그려놓고 상대와 자신을, 그리고 다른 몇 사람을 그 원으로 끌어들인다. 우리는 공동체 의식을 조장하고 신뢰를 쌓는다. 우리는 강하다는 느낌을 선사한다. 혹은 나머지 세상과 담을 쌓은 너와 나만의 세상을 만든다. 우리는 그것이 자신의 의지, 자신의 이익과 결부될 경우 특히 더 전략적으로 유용함. 나의 의지는 우리의 의지이고 나의 이익은 우리의 이익이다. 내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타인과의 동맹을 결성한다. 우리의 의지 속에 얼마나 많은 나의 의지가 숨어 있는지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 핵심 메시지는 이성적 논리가 아니다. 논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며 직접적으로 설득을 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논리의 중요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논리는 아예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당연히 말이나 글은 논리가 있어야 하고 자기 입장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팽팽한 논리의 싸움 같은 것은 없다. 그런건 교과서에나 존재한다. 실제 생활에서 토론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혼잡스럽고 비합리적으로 진행된다. 나의 논리를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핵심메시지와 관련하여 논리는 메시지를 떠받치는 기능, 나아가 장식적 기능을 맡는다. 뭔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견해는 훌륭해 보인다. 근거도 확실하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없어서 살짝 불안하다.이때 당신이 간단한 핵심 메시지로 설명을 해주면 나는 마음이 편해진다. 어쨌든 핵심메시지를 이해했으니 중요한 부분은 간파했다는 느낌이 든다
- 핵심메시지의 원칙은 최대한 단순하라는 것이다. 목표도 청중의 머리에 내리는 것이다. 그러자면 모든 것이 일목요연해야 함. 심지어 상대의 말에 약간 미심쩍은 느낌이 든다고 해도 그것이 짧은 공식으로 응축되어 있다면 그 말의 효과는 오래 남는다. 나중에 기억도 더 잘난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 말을 상기시키기도 좋다. 무엇보다 상대의 머리에 내 메시지가 못박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 기본모델을 바탕으로 감명깊은 문장을 만들어내기
* 연대감은 민중의 사랑이다 (유추) (체 게바라)
* 정치는 하와이에서 서핑을 하는 것이다. 뒤에서 파도가 오는지 절대 모른다 (유추) (마르크스 죄더, 독일 바이에른 주 재무장관)
* 우리가 믿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 위해 산다 (반증) (달라이 라마)
* 두려워서 협상하지는 마라. 하지만 협상을 두려워도 말라 (유사) (존 F 케네디)
* 오늘 행동해야 내일을 지킬 수 있습니다. (시간순서) (로널드 레이건)
* 나와 나의 정당이 한 잔의 지혜와 한 통의 영리함과 대양 같은 인내를 갖추기를 바랍니다. (비교급) (호르헤스 제호퍼, 독일 바이에른 주 총리)
- 가치를 거론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해당 사안이 자신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또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자신의 목표가 아주 존경할 만한 것이라는 암시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나는 멋진 인간이야. 내 편에 붙으면 당신도 멋진 인간이 왜"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그 가치를 그냥 그대로 말하는 방법이 있다. "기회균등의 차원에서 그레타를 세미나에 보내주셔야 합니다." 이런 식의 말을 들으면 모두들 내가 그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눈치챌 것이다. 내가 그레타를 세미나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나의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은 기회균등의 가치를 무시하는 인간이 된다. 동시에 나는 기회균등을 위해 사우는 전사로 등극한다.
- 투표장에 안 갈 만큼 똑똑한 사람들은 나중에 자기들보다 훨씬 멍청한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할 것이다. (페르 슈타인브뤼크, 독일 전 재무장관)
- 카리스마는 무조건 조화와 타협을 추구하지 않음. 카리스마의 조건은 명확성과 자기 확신이다. 당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이 개발한 '나 전달법'을 추천함. 당신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가 기대하는 바는...", "내가 못마땅한 점은..."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나 전달법'은 카리스마를 발산하게 해준다. 또한 '나 전달법'은 '너 전달법'에 비해 큰 장점이 있다. 상대를 수세로 몰아넣는다는 점. 예를 들어 "당신은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는 직접적 공격이다. 상대는 즉각 항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당신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대화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당신의 느낌, 당신의 인상에 대해 상대가 반박할 수는 없다. 상대는 당신의 인상이 어디에 근거했는지 귀 기울여 듣고 자기가 어떤 일을 했는지 당신에게 설명할 것이다.
- 대화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지금껏 대화한 내용을 정리한다. 한 문장이면 가장 좋다. 이 문장의 내용은 대화의 주제 및 당신의 역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당신이 뚜껑을 덮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은 좀 더 일반적인 차원으로 돌아가거나 평가를 내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
* 피터씨, 이 시점에서는 저희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도저히 합의에 도달할 수가 없겠습니다. (당신이 피터 씨에게 보내는 신호: 당신 논리는 이미 다 간파했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 오늘 흰 개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당신이 흰개미 전문가에게 보내는 신호: 그 정도면 평생 배울 것 다 배웠어)
* 그러니까 중요한 지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끝났습니다. (당신이 협상 파트너에게 보내는 신호: 이제부터 당신이 할 말은 중요치 않아)
* 네, 매력적인 주제군요. (당신의 신호: 이쯤에서 끝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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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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