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와 메타데이터에 관해, 데이터가 내용이라면 메타데이터는 맥락이라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메타데이터는 특히 전체적으로 수집될 경우에 데이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다. 특정 인물을 감시할 경우에는 대화와 문자 메시지, 이메일 내용이 메타데이터보다 중요할 수 있음. 하지만 집단 전체를 감시하고 있다면 메타데이터가 훨씬 더 의미있고 중요하고 유용하다. NSA에서 법률 고문으로 일한 스튜어트 베이커는 이렇게 말했다. "메타데이터는 누군가의 삶에 관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말해준다. 메타데이터를 충분히 갖고 있다면, 내용은 필요하지 않다." NSA와 CIA에서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도 14년에 "우리는 메타데이터에 기반해 사람들을 죽인다"고 말했다. 하나는 내용, 하나는 맥락이라 크게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 어쨌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 감시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무시하기도 쉬워짐. 그리고 더욱 거슬리는 감시 체제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더 높아짐. 우리는 대부분 사무직 채용을 앞두고 실시되는 약물검사는 거부할 테지만, 많은 기업은 채용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원자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적인 신원조회를 실시한다. 마찬가지로 한 번도 상대한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도 없는 수백 개 업체에게 인터넷에서 추적을 당하는 것은 메모지를 들고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100명의 시장조사원보다 훨씬 더덜 거슬리게 느껴진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아주 특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은 많은 감시 체계가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무이다. 신분증 검사는 흔한 일이 되었지만 아직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카메라는 도처에 있지만 아직 우리는 그 카메라들을 볼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감시체계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 더 많은 감시를 묵인하게 될 수도 있다.
- 제러미 벤담은 1700년대 말에 돈이 많이 안드는 교도소를 짓는 방법으로 파놉티콘을 생각해냄. 그가 제안한 교도소는 모든 수감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나 감시당할 수 있는 교도소였다. 수감자는 자신이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순응하게 된다. 이 개념은 인터넷에서든 아니든 개인 데이터의 대량 수집을 의미하는 은유로 사용되었음. 인터넷에서 감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항상 감시당하고 있고, 그 데이터는 영원히 저장되고 있다. 정보시대의 감시국가가 바로 이런 모습이며, 이 국가는 벤담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효율적이다.
- NSA가 휴대폰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
(1) 휴대폰 위치정보를 이용하여, 이동경로가 서로 교차하는 사람들을 추적. 예를 들어 앨리스라는 여성에게 관심이 있다 치자. 어느날 저녁에 밥이 앨리스와 같은 식당에 있었고, 일주일 뒤에 앨리스와 같은 커피숍에 있었고, 한달 뒤에 같은 공항에 있었다면, 그 둘이 전자기기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도 NSA 시스템은 밥을 앨리스의 잠재적 공모자로 표시함
(2) 해외에서 미국 요원들이 갖고 다니는 휴대폰 위치를 추적. 그런 다음 요원들의 전화 주위를 따라다니는 다른 휴대폰이 있는지 판단. 그 요원들을 미행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3) 휴대폰 메타데이터를 통해 켜졌다가 잠시 사용되고 다시 꺼진 뒤 절대로 사용되지 않은 전화기를 찾아냄. 그리고 사용패턴을 통해 그 전화기들을 한데 엮는다. 이 기법은 적발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대포폰을 찾아내는 데 이용됨
(4) 누가 전화를 끄는지, 그리고 얼마 동안 끄고 있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그런 다음 전화를 껐을 때 그 사람들의 위치를 수집하고 그 주변에서 비슷한 시간동안 똑같이 전화를 끈 사람들을 찾아냄. 은밀한 만남을 찾아내는 것이다.
- 단 한번의 실수가 당신을 노출한다.
(1) 미국 정부와 기업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중국의 군사 해커들은 공격을 실행할 때 사용한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한 탓에 신원이 밝혀졌다
(2) 11년, 국제해커집단인 룰즈섹 지도부 일원이던 엑토르 몬세구르는 그들의 수많은 상업용 네트워크 해킹 협의를 수사중이던 FBI에 의해 발각되어 체포됨. 몬세구르는 대체로 컴퓨터 보안에 철저했고 자신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의 중계 시스템을 사용했지만, 딱 한 번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수사관은 그가 채팅 중에 무심코 신분을 드러낸 틈을 타서 그의 자동차가 나오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낼 수 있었고, 결국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냈다.
(3)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CIA국장과 불륜관계였던 폴라 브로드웰은 각별히 주의해서 자기 신분을 감췄다. 그녀는 자기집 네트워크에서는 절대로 익명의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호텔이나 다른 공공장소의 네트워크를 이용. FBI는 여러 호텔의 체크인 데이터를 연관시켰고, 결국 그녀의 이름이 공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4) 미국 법 집행기관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혐의로 수배대상에 오른 어나니머스 소속 해커 w0rmer는 익명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 트위터 계정에는 아이폰으로 찍은 한 여인의 가슴사진이 링크되어 있었다. 사진에 담긴 GPS정보에 따르면 사진이 찍힌 곳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주택이었다. 그리고 e0RMER가 다시 한번 등장한 웹사이트에서 '이히니오 오초아'라는 이름이 언급되었다. 결국 경찰은 오초아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내어 그에게 오스트레일리아인 여자친구가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여자친구의 사진은 이 모든 사단의 단초가 된 맨 처음 사진과 일치했다. 경찰은 w0rmer 즉 오초아를 체포했다.
- 언뜻 생각하기에는 납득이 안 되겠지만, 신원을 알아내는 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 아무리 평범하다고해도 각자의 고유한 특징은 있기 마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순서대로 100개의 영화를 제거하고 나면 각자의 영화습관은 상당히 고유하다고 함. 독서습관과 인터넷 쇼핑습관, 전화습관, 인터넷 검색 습관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에 의해서도 고유하게 식별됨. 당연히 위치정보로도 우리 각각을 식별할 수 있음. 휴대폰이 쉼 없이 발생시키는 위치정보를 이용하면 아주 큰 어려움 없이 이름을 알아낼 수 있다. 사실 그 데이터 전체가 필요하지도 않다. 단 네 개의 시간, 날짜, 위치정보로도 미국인 중 95%의 이름을 식별해낼 수 있다.
- 안타깝게도 확실한 대책은 부족함. 기업들은 일부 데이터를 제거하고 타임스탬프를 수정하거나 이름을 대체하는 ID 번호에 고의로 오류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데이터세트의 신원을 숨겨왔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로는 신원 식별과정이 약간 더 어려워질 뿐이다. 그래서 개인식별정보라는 개념에 근거한 규제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PII는 주로 이름이나 고유의 계정번호 등으로 정의되며 여기에는 특별한 규정이 적용된다. 하지만 개인식별정보는 데이터의 양이 문제이기도 함. 익명의 정보라도 당신에 관한 정보를 가지면 가질수록 당신을 식별하기는 점점 더 쉬워짐. 대체로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이나 수학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용하는 기업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따라 제한받음. 그리고 고유번호로 식별하는 방식으로는 그다지 보호가 되지 않는다. 데이터는 여전히 수집되고 연관 지어져서 사용될 수 있으며, 결국 우리는 언제든 무심코 그 익명의 데이턱 기록에 우리의 이름을 부착하게 된다. 모두가 시시때때로 우리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함에 따라 도처에서 감시가 이루어지는 시대에서는 익명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익명성을 지키기 위해 더욱 확실한 기법을 개발하든지, 아니면 익명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 전통적으로 인터넷 감시는 쿠키라 불리는 것에 기초함. 쿠키라는 이름은 친근하고 무해하게 들리니, 끈질긴 식별자라는 기술적 설명이 훨씬 더 정확하다. 쿠키는 원래 감시가 아니라 웹서핑을 용이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본질적으로 웹사이트는 당신이 여러 번 방문하거나 클릭해도 기억하지 못한다. 쿠키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다. 각각의 쿠키에 고유번호가 들어 있는 덕에 사이트는 당신을 식별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당신이 어느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서 여기저기 클릭하고 있다면, 당신은 내가 8*WHLG 고객입니다 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덕에 사이트는 당신의 계정을 찾아내서 장바구니를 당신에게 계속 붙여놓고 다음번 방문했을 때도 기억할 수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쿠키를 다른 사이트에 속한 페이지에도 설정할 수 있음을 재빠르게 간파했다. 물론 그 사이트의 허락을 받고 돈을 치러야 했지만 말이다. 그 결과 제3사 쿠키가 탄생. 더블클릭 같은 업체들은 서로 다른 여러 사이트에서 웹 사용자들을 추적하기 시작. 이때부터 광고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따라다니기 시작. 특정 자동차나 휴가지, 질병이름을 검색하면 당신이 방문하는 모든 상업적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 자동차나 도시, 의약품 광고를 몇 주간 보게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충격적일 정도로 광범위하고 확실하고 수익성 높은 감시 체계로 발전. 당신은 수많은 기업과 데이터브로커 업체에 의해 가는 곳마다 추적당하고 있다. 어느 사이트에서는 열 개의 업체들이, 다른 사이트에서는 스무개의 업체들이 당신을 추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좋아요 버튼으로 모든 사이트에서 당신을 추적한다. 그리고 구글은 구글 플러스 +1 버튼이 있는 사이트나 웹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당신을 추적한다.
- 스마트폰에 깔린 앱들도 당신을 추적. 그 앱들은 당신의 위치를 추적하고, 가끔은 당신의 주소록, 캘린더, 북마크, 검색내력을 다운로드함. 13년 제이지와 삼성은 특정앱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에게 발매 전인 제이지의 새 앨범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모든 계정을 보고 전화기의 위치를 추적하고 통화중인 상대를 추적하는 권한을 요구. 그리고 앵그리버드는 사용자가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위치정보를 수집한다.
- 컴캐스트같은 브로드밴드 업체들도 자사 사용자들을 감시. 지금은 사용자가 저작권이 있는 노래와 영상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치중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도 곧 적용될 것임. 버라이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업체들은 사용자의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링해서 그 정보를 근거로 광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연구중. 빅 브라더 대신 고자질쟁이 리틀 브라더가 수백명 있는 것이다.
- 오늘날 인터넷 감시는 쿠키보다 훨씬 더 끈질기다. 사실상 소규모의 군비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인데, 당신의 브라우저는 쿠키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광범위한 통제방법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기능을 만든다. 대표적으로 두낫트랙미가 가장 인기 있는 브라우저 플러그인 중 하나다. 이런 플러그인이 인터넷 감시산업은 플래시 쿠키로 대응해왔다. 기본적으로 쿠키와 비슷한 파일인데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와 함께 저장되어 브라우저가 쿠키를 삭제할 때도 남아 있음. 이것들을 차단하려면 플래시 블록을 설치하면 됨. 하지만 이에 맞서 에버쿠키나 캔버스 핑거프린팅, 쿠키 싱킹 같이 난해한 이름이 붙은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여 당신을 추적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14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백악관 웹사이트는 자체적 프라이버시 방침을 어겨가면서 에버쿠키를 사용했다
- 93년 이전에 인터넷은 완전히 비영리였고 무료가 온라인의 규범이었음. 상업적 서비스가 처음 인터넷에 등장하면서 서비스 요금을 부과할 방법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짐. 그리고 곧 이어 투자나 포르노 웹사이트같은 몇 가지 단발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전혀 없음이 확실해짐. 결국 텔레비전 사업모델과 아주 흡사하게 광고가 유일하게 타당한 수입원으로 부상했고, 감시는 그 광고를 더욱 더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만들었다. 웹사이트들은 방송광고보다 개인을 겨냥한 광고에 더 높은 가격을 청구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서비스를 받는 대신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판매한 뒤 다시 광고로 우리를 공격하는, 명목상의 공짜 시스템을 얻고 말았다. 공짜는 특별한 가격이다.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공짜 앞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음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공짜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그래서 공짜 물건이 있으면 필요 이상으로 소비함.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소비하라고 압박. 공짜는 비용대 편익에 관한 정상적 의식을 왜곡함. 그래서 결국 우리는 자신의 정보를 내주는 대신, 그 가치보다 더 적은 것을 받는다. 프라이버시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이런 경향은 고의로 사람들이 프라이버시에 무관심하게 만들려는 기업들에 의해 악화됨. 우리는 페이스북에 로그인할 때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페이스북에 드러내는지도 모르면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이 어떻게 하루종일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을 추적하게 놔둘지도 모르고 그냥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는다. 그 결과 인터넷 업체들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축소함으로써 실제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을 개선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 방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사용자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더 많이 확보하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축소하면서 여러 해에 걸쳐 이 작업을 체계적으로 해왔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자의 이름과 사진, 게시물은 물론 사용자가 올린 사진과 좋아요 등을 볼 수 있도록 초기 설정을 바꾸었음. 구글도 똑같았다. 12년 구글은 대대적 변화를 선언했는데, 검색, 지메일, 유튜브, 구글 플러스 등에서 얻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사용자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세트에 통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애플은 이 부분에서 다소 예외적인 기업이다. 애플의 성격은 소비자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이며,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사용자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캘린더, 주소록, 사진을 감시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음. 애플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노래나 영상을 추천하는 데만 아이튠즈 구매정보를 이용한다. 14년말부터 애플은 이 사실을 시장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은 당신이 거래하는 기업들에게서 개인정보를 사들인 뒤, 당신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기업들에게 다시 판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전산화의 물결을 제대로 활용함. 당신이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낼수록 그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 정확하게 당신의 프로필을 만든다. 데이터브로커들이 보유한 정보는 놀라울만큼 폭넓고 자세하다. 그들은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성별, 연령, 혼인여부, 자녀의 연령, 교육수준, 직업, 소득수준, 정치적 성향, 운전하는 차종, 집이나 다른 재산에 관한 정보 등의 인구통계학상의 정보를 수집함. 그리고 구입한 물건, 구입시기, 지불방법까지 수집하며, 가족내 사망자나 이혼, 질병도 추적. 그리고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서도 모든 정보를 수집함. 데이터 브로커 업체들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당신을 팔릴만한 여러 범주로 나눔. 잠재 상속인, 고령의 부모를 둔 성인, 당뇨병에 관심이 많은 가구, 노년기 요구가 있는 가구 등등이다. 이런 것을 액시엄이 제공해줄 수 있다.
- 전체적으로는 인터넷 광고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단일 광고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주에게 전달되는 우리의 데이터가 갖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소비자의 상세한 프로필은 소중했다. 이제 너무 많은 기업과 데이터브로커들이 그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평범한 상품이 되었다. 13년 한 금융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구글에게 사용자 1명은 연간 40불 가치가 있으며, 페이스북, 링크드인, 야후의 경우에는 6불에 불과. 그래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밑돈을 올리고 있다. 그들은 광고주에게 판매할 데이터를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어쩌면 수입원으로서 광고의 수익성이 이미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제는 떨어질 일밖에 없고, 결국 지속가능한 단일 사업모델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 광고거품이 꺼지고 감시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명되면서 인터넷 업체들이 사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같은 더욱 전통적 사업모델로 되돌아가야 한다면, 그때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지 아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 우리가 의존하는 많은 인터넷 업체들과 우리의 관계는 전통적 기업-고객관계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고객이 아니기 때문. 우리는 그 업체들이 자신들의 실제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 관계는 상업적 관계가 아니라 봉건적 관계에 가까움. 기업은 봉건영주이고 우리는 그들의 가신이거나 농민이거나 일진이 사나운 날에는 농노가 된다. 우리는 기업이 소유한 땅에서 데이터를 생산하면서 일을 하는 소작농이며, 기업들은 우리가 생산한 데이터를 돈을 받고 판매함. 물론 비유지만 정말로 그렇게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다. 구글에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메일 계정을 갖고 있고, 구글 캘린더와 구글 독스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애플에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를 갖고 있고, 아이클라우드가 자동으로 모든 것을 동기화하고 백업하도록 놔둔다. 모든 것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맡기는 사람들도 있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때문에 이메일까지 모두 내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특정 봉건영주를 좋아할 수도 있고, 이 중 몇몇에게 충성심을 분배할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특정 업체를 세심하게 피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업체들 중 적어도 하나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 미국은 세가지 유리한 점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감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음. 미국의 첩보 예산은 전 세계 국가들의 첩보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음. 전 세계 트래픽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의 물리적 배선장치로 인해 미국 국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다른 두 국가 간의 트래픽도 예외는 아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인기있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업체들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 법체계의 지배를 받는다. 한마디로, 미국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NSA가 감시를 통해 목표하는 바는 NSA의 극비 프레젠테이션에 등장하는 '모두 수집하라', '모두 알아내라', '모두 이용하라' 는 문구로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다. NSA는 통신회사와 케이블 회사에서 인터넷을 감청하고, 이메일, 문자 메시지, 검색기록, 친구목록, 주소록, 위치정보 등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수집. NSA가 미국 내에서 오간느 모든 통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NSA가 소말겟 프로그램을 통해 적어도 아프가니스탄과 버뮤다에서 오가는 통화내용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는 가실을 알려져 있다. NSA의 13년 예산은 108억불이었다. NSA가 직접 고용한 인원은 3.3만명 정도였고, 더 많은 인원을 하청으로 계약했다. 스노든이 공개한 문서 중 하나는 NSA를 비롯한 여러 정보기관의 은닉 예산에 관한 최고기밀문서였는데, 13년 총 예산이 530억불이었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정보활동에 720억불을 지출한다.
-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사람이 쓴 문장 여섯줄을 보여주면, 나는 거기서 그 살마을 교수형에 처할 만한 꼬투리를 잡아낼 수 있다." (17세기 프랑스 정치가 리슐리외 추기경), "그 사람을 내게 보여줘. 그럼 내가 당신에게 범죄를 보여줄께" (구소련 당시 스탈린의 비밀경찰국을 이끌던 라브렌티 베리야)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그가 어떤 죄든 저질렀다고 판결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 많은 국가의 법원이 경찰의 투망식 수사를 금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경찰이 무엇이든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반영장을 미국 헌법이 특별히 금지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일반영장은 극도로 악용될 수 있다. 영국은 과거 식민지 미국에서 일종의 사회통제 방법으로 일반영장을 이용했음. 도처에서 감시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법률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 일거수일투족이 저장되었다가. 나중에 어떤 시점에 자기에게 불리한 증거로 제시될 수 있는 세상에 살아가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함. 경찰이 거대한 데이터세트를 파헤쳐서 범법 행위의 증거를 찾아내도록 허용하는 것은 크게 위험할 수 있다.
-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현재의 자유는 과거의 권력구조에 의해 종종 위협적이라고 간주되거나 심지어는 범죄로 여겨졌음. 권력당국이 감시를 통해 완벽한 사회통제에 성공했다면 그런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못했을 것임. 이것은 지금의 감시체계 때문에 모두가 개인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는게 아니더라도 그런 체게가 새로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감시 체계의 영향 때문에 손해를 입는다.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적, 사회적 사상을 공표한다거나 특이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 만약 에드거 후버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감시해서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킹과 킹의 가족들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임.
- 근본적으로 기업은 감시 데이터를 이용하여 차별화한다. 기업은 사람들을 여러 범주로 나누고 그 범주에 따라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60년대 용어인 레드라이닝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관행을 일컫는 표현으로, 은행이 주택을 구입하려는 소수인종 집단을 차별하는 것을 말함. 은행은 소수인종 집단이 사는 동네를 따라 지도에 붉은 선을 그어놓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주담대를 승인해주지 않았다. 아니면 소수인종 사람들이 같은 동네에서 집을 구입하려는 경우에만 대출을 해줬다. 물론 불법적 행위지만 은행은 오래도록 처벌받지 않고 무사히 지내왔다. 더 일반적으로는 인종 대신 거주지역에 근거해 서비스를 거부하거나 더 많은 돈을 청구하는 관행을 일컫는데, 인터넷에서 이렇게 하기는 훨씬 더 쉽다. 2000년, 웰스파고 은행은 주담대를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음. 이 사이트에는 잠재 구매자가 거주할 동네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역사회 계산기라는 기능이 있었음. 이 계산기는 잠재 고객의 현 우편번호를 수집한 뒤에 해당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인종을 근거로 고객을 안내했다. 백인에게는 백인동네를, 흑인에게는 흑인동네를 알려준 것이다. 이 관행은 웹라이닝이라 불리며 전통적 레드라이닝보다 훨씨 더 널리 퍼지고 더 차별적일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 개인의 데이터를 엄청나게 많이 수집하고 아주 상세한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12년 오비츠는 고객이 맥을 사용하는지 윈도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호텔 객실요금을 다릉게 보여주었음. 검색이력을 기초로 서로 다른 상품을 보여준 여행 사이트들도 있었음. 많은 사이트가 고객의 소득수준을 추정하고 그것을 기초로 다른 페이지를 보여줌. 이런 과정은 많은 부분 교묘하다. 고객에게 특정 항공요금이나 호텔 객실을 아예 보여주지 않은 게 아니라, 사이트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페이지를 더 클릭하게 쉽게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 우리는 연령이나 성별, 인종, 성적 신호, 연애상태 등을 예측하는 데이터에 우리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봤다. 기업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보다 우위를 확보하며, 개개인과 각 계층에 관한 데이터를 더 많이 모을수록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짐.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여자들이 월요일에 자신을 덜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월요일은 여성을 상대로 화장품을 광고하기에 가장 좋은 요일이다. 또 마케터들은 성별과 연령별로 각기 다른 광고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머지 않아 그들은 특정이에 관해 충분히 많은 것을 알아내서 그 사람이 아침 8시에는 커피를 마시기 전이라 기분이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상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아침 9시 30분 경에는 카페인을 잔뜩 섭취했기 때문에 영향을 잘 받을 것이고, 오전 11시에는 점심 직전에 혈당이 낮아진 관계로 다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서도 평가 받음. 렌도라는 필리핀 업체는 고객이 페북에서 자주 대하하는 이들의 신용도를 살펴보고 그 사람의 신용리스크를 평가함. 아멕스는 고객이 물건을 구입하는 매장유형에 근거하여 고객의 신용한도를 줄인 적도 있다.
- 프라이버시는 인간의 타고난 권리이며, 존엄과 존중 속에 인간의 조건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 프라이버시는 자기에게 선택권이 있느냐, 세상에 자기 자신을 어떻게 내보일지 스스로 통제권을 갖느냐와 관련 있다. 인터넷 민속지학자인 다나 보이드는 프라이버시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라이버시는 단순히 힘에 좌우되기만 하는 게 아니다. 프라이버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의 표현이다."
- 프라이버시에는 강력한 생리학적 배경이 있다. 생물학자 피터 와츠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욕구는 타고나는 것이며, 특히 포유동물은 감시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주장. 자연계의 동물들은 포식자에게 감시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감시를 물리적으로 위협으로 느낌. 감시로 인해 감시자가 포식동물처럼 행동하게 되듯, 감시를 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먹잇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람들이 더 편안하고 느긋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고 녹음기가 돌고 있다면 하지 못할 이야기도 털어놓게 해주는 사회규범이다. 장기간에 걸쳐 인간은 잊어버리고 틀리게 기억하면서 역사를 처리해왔다. 망각은 용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과거의 상처는 덜 아프고 덜 뼈저리게 된다. 이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과거의 언쟁을 기록할 수 있다고 해서 내 결혼생활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 우리 사회는 그러한 변화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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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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