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인간에게 있어 디지털 기술은 이제는 부차 적인 수단일 뿐, 인류의 역사가 그래왔듯 사람들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며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옷은 입어보고 사야지', '물 건은 만져보고 사야지', '회의는 얼굴을 보며 해야지'와 같이 그간 전 통적으로 잠재되어 있던 인간의 기본적인 행태나 습성 따위는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되었다. 결국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명제는, 인간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그동안의 사고방식, 행동양식, 소비 문화, 교류방식 등에 스스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인간 중심의 대 전환'으로 규정할 수 있다.
- 2015년까지 금융위기 등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10%를 넘나 드는 고성장을 구가하던 나이키는 2016년부터 경쟁사, 특히 아디다 스의 3선 패션 공세에 타격을 입었다. 성장률이 5~6%로 떨어짐과 동시에 주가도 폭락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 는 없었다. 무언가 반전을 꾀할 만한 혁신적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다. 고심 끝에 나이키는 디지털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 장과 고객의 트렌드, 그리고 고객의 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담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디지털 기반의 D2C 를 꺼내 들었다. D2C는 고객과 직접거래가 가능하기에 유통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다소 일차원적이지만 명확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나이키의 D2C 전략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나이키는 고객과의 직 접적인 관계를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 은 쇼핑 및 사용 경험을 새로운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D2C의 핵 심 전략으로 삼았다. 즉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거나 고객 만족도를 높 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시행하고, 여기서 확 보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제품 출시나 프로모션 등 마케팅 측 면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 였다. 결국 나이키의 디지털 기반 D2C 전략은 나이키에 대한 고객들 의 팬덤(Fandom: 특정한 인물이나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단) 을 극대화해 큰 성공을 이루어냈다.
- 이러한 D2C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실행을 위해서는 데 이터에 대한 역량 확보가 가장 중요했다. 따라서 나이키는 자체 역 량 육성과 더불어 데이터 관련 시장에서의 유력 기업들을 공격적으 로 인수하면서 데이터 기업으로서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우선 2018년 고객 데이터 분석 회사인 조디악(Zodiac) 인수를 통해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역량을 확보하였고, 2019년에는 AI 기반 수요예측 전 문 분석 회사인 셀렉트(Celect)를 인수하여 수요와 재고 관리 관점의 오퍼레이션 최적화 토대도 갖출 수 있었다. 또한 2020년에는 머신러 닝을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과 통합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데이터로그(Datalogue)를 인수하면서, 나이키는 데이터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췄다.
이 같은 나이키의 D2C 전략은 전체 매출 중 자사 디지털 채널에서 의 매출 비중을 2010년 15%에서 2021년 38.7%로 급격하게 끌어올 렸고, 2025년에는 60%까지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 수립을 가능케 했다.
- 사실 고객들에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나이키와 같은 기업이 아니라면, D2C로의 본격적인 전환은 나이키의 사례에 서보다 몇 배는 더 힘들 수는 있다. 나이키의 경우, 유통사에서 물건 을 빼면 알아서 자체 몰로 찾아오는 충성 고객이 이미 존재했기에 그 러한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D2C는 포기할 수 없는 전략이다. 유통 체계의 혁신 등 기존의 방식을 바꾸어나가는 것과 동시에 고객이 가질 수 있는 가 치, 고객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경험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 다. 즉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활 용해야 할지 방향을 정하고, 그로 인해 향상된 경험을 누린 고객들 이 스스로 자사 브랜드를 찾는 팬덤을 형성하며, 이것이 다시 고객 데이터를 풍부하게 함으로써 고객 경험의 추가 개선 기회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 CDP(Customer Data Platform는 현재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고객 데이터 통합과 데 이터 드리븐 마케팅, 또는 개인화 마케팅을 위해 가장 큰 관심을 갖 고 있는 IT 시스템이고,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본 철학을 가지고 있다.
1)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고객 데이터(인구통계 정보, 거래 정보, 상담 정보, 디지털 행동 정보 등)를 식별된 '개인' 중심으로 통합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을 360도로 이해할 수 있는 고객 싱글뷰(Single Customer View) 체계를 갖추고,
2) 이를 통해 고객의 경험 여정(CEJ: Customer Experience Journey)을 온오프라인 연계 관점에서 보다 심리스(Seamless: 중간중간 끊어짐 없이 매끄럽게)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며,
3) 결과적으로 초개인화(Hyper Personalization) 마케팅을 가능하게 함 으로써 고객 경험 개선과 비즈니스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반을 구현한다.
- CRM과 DMP는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의 핵심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CRM은 비식별 디지털 고객 행동 데이터에 대 한 통합이 어렵고, DMP는 비식별 고객 데이터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초개인화 마케팅으로의 활용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DMP의 연료라고 할 수 있는 3rd party 쿠키(Cookie: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만들어지는 임시 파일로, 이용자가 본 내용, ID, IP주소, 상품 구매내역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파일)에 대해서는 고객의 동의와 무관하게 무차별적으로 수집 및 활용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 관점에서 논란이 지속되어왔다. 2022년 초 프랑스 당국은 구글이 쿠키 사 용에 대한 사용자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개인 정보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위반 명목으로 1억5 천만 유로(한화 약 2천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했을 정도로 세계 각국이 개인정보보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 련된 주요 기업들은 쿠키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 다. 애플은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통해 사용자(고객)가 자신의 정보를 타사 및 데이터 브로커와 공유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구글은 2024년부터는 더 이상 3rd party 쿠키에 대한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 약 30년간 디지털 광고 산업의 엄청난 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해오 던 쿠키의 시대가 저문다는 것은, 마케팅 관점에서 0 & 1st party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DP는 DMP와는 다르게 1st party 데이터, 나아가서는 0 party 데이터를 통합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CRM과는 다르게 식별되지 않은 온라인 행동 데이터도 수집했다가 로그인 등을 통해 고객이 식별되는 순간 해당 고객이 비식별 상태로 남긴 흔적들도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 해 CDP는 고객과 그 고객의 경험 여정을 훨씬 더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CDP의 6대 기술적 가치는 고객 데이터를 비즈니스 가치로 연결할 때의 모든 활동 영역, 즉 데이터 수집, 통합, 분석, 마케팅 실행, 성 과 분석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사실 CDP 구현을 검토할 때는 기 업마다 처한 상황이나 도입 목적과 활용 전략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 기에 이 키워드들을 무조건 모두 적용하거나 고려할 필요는 없다. 앞 서 강조했듯이 CDP 도입 시에는 풀고자 하는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 고, 이 문제를 비즈니스와 시스템, 데이터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여, 이를 완벽히 지원하는 데 적합한 CDP를 선정 또는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 CDP의 6대 핵심 가치를 생각의 틀로 활용하면서 CDP 도입 및 적용의 과정에서 빠진 것은 없는지, 더욱 강조해야 하는 점이 어디인지 등의 물음에 반드시 참고하기를 바란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중장기 비즈니스 목표와 전략을 놓고, 이와 연계된 데이터 활용 목표를 명확히 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의 방향성도 정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한꺼번에 해낼 수 있는 기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목표와 전략적 방향을 공고히 세우고, 그중에 가장 먼저 해 야 할 것과 조금 미루거나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세부적인 실현 계획, 즉 필요한 물적·인적 자원의 확 보 및 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데이터를 언제 어떻게 추가 확 보할 것인지, 시스템은 어떻게 고도화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전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필요성이 검증된 다른 IT 시스템들과는 다르게 데이터와 그 시스템에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사방에서 그 활용 가치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강력 한 사전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CEO를 비롯해 모든 데이터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경영진 및 구성원에게 데이터 관련 활동의 가치 를 공감케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목표와 전략, 그리고 철저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객 데이터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연결시키는 것은 최근 B2C 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고객 데이터와 관련한 기업들의 당면 과제를 풀어가는 활동들은 다 음과 같이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Data Product Business
수집한 Raw 데이터를 의미 있는 형태로 가공하거나 분석하고, 이것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여 수익화를 도모하는 데이터 프로덕트 비즈니스 유형
ex) 카드회사의 시도별/업종별 소비현황, 외식소비패턴 등
2) Data-driven Customer Experience
수집하거나 구매한 고객 데이터를 통해 고객 및 고객 경험 여정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유형
ex) 유통회사의 개인 맞춤형 오퍼, 앱/웹에서의 개인 맞춤형 랜딩 페이지 (Landing Page) 구현 등
3) Data-driven Operation Excellence
수집하거나 구매한 고객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가 아닌 오퍼레이 션 데이터(매출, 이익, 비용, IoT 등)를 연계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업무 생산성을 증대하는 유형
ex) 제조회사의 수요예측 분석, 마케팅 채널 믹스 분석 등
4) Data-driven New Business
기존 비즈니스에 데이터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 를 실현하는 데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아예 새로운 비 즈니스를 론칭 및 실행하는 유형
ex) 앱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스타트업, 카드사의 고객 데이터 플랫폼 및 컨설팅 서비스 등
- HBR(HarvardBusiness Review)에서는 데이터 리터러시를 위해 조직에 필요한 역량을 다음과 같이 6개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1)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지(Ask the right questions)
2) 어떠한 데이터가 필요한지, 그 데이터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지(Understand which data is relevant and how to test the validity of the
data they have)
3) 데이터를 잘 해석하고, 그 결과를 의미 있게 쓸 수 있는지 (Interpret the data well, so the results are useful and meaningful)
4) AB테스트를 활용하여 가설을 테스트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Test hypotheses using A/B tests to see what results pan out)
5) 데이터를 쉽게 시각화하여 경영진이나 리더들도 그 결과를 이 해할 수 있는지(Create easy-to-understand visualizations so leaders understand the results)
6) 의사결정자들이 빅피처를 보고 분석 결과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지(Tell a story to help decision-makers see the big picture and act on the results of analysis)
- 고객 데이터의 품질관리에는 전사 데이터 품질 요구사항은 물론. 고객 분석 관점의 품질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데이터 품질 지표 정의가 필요하다. 데이터 품질 지표는 데이터의 사용 목적을 충족시 키기 위한 기준으로, 데이터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품질 점검으로 관리되어야 할 평가 기준이다. 일반적인 데이터의 품질 요 건을 만족시키는 품질 지표로는 일관성, 유일성, 유효성 등이 있다. 일관성은 데이터의 정합성 체크 항목으로 수집한 데이터가 원천 데이터와 동일해야 하고, 집계한 값이 원래 값과 동일해야 하는 지표들을 포함한다. 유일성은 테이블 내 유일한 값을 가져야 하는 지표로, 고객 마스터에서 고객번호의 유일성 점검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 효성 지표 항목으로는 형식 유효성(e.g. 핸드폰 번호가 11자리 혹은 10자리의 형식을 잘 맞추어져 있는지 확인), 표준 코드를 준수하고 있는지의 표준 준 수도 등의 지표들을 포함한다.
- 고객 분석 관점의 품질 지표 사례로는 최신성, 충실성, 표준화를 들 수 있다. 최신성은 데이터가 갱신주기에 따라 값이 갱신되고 있는 지 확인하는 지표로,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 사업모델에 대한 데이터 를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 많은 서비스 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사라지기도 한다. 기업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출 시하지만, 사라지거나 통폐합되는 서비스도 많다. 더 이상 서비스되지 않는 데이터는 고객 분석에 활용하지 말아야 하고, 새로 출시되는 서비스는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신성을 관리해야 한다. 충실성은 확보된 정보량이 고객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지표다. 위치정보를 활용하여 고객 분석을 하고자 했는데, 막상 해당 테이블에 있는 위치정보 컬럼에 정보가 20%도 채워지지 않았 다면, 이 고객 분석이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표준화는 온라인 행동 정보에 대한 표준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 여정을 분 석한다고 하면, 웹사이트의 페이지 정보가 고객의 여정 단계를 표시 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은 수많은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지속적인 개편이 이루어져 많은 변경 사항이 발생한다. 이런 항목들이 표준화되어 관리되지 않으면 고객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고객에게 잘못된 오퍼나 화면을 제공해 고객의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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