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2: 일상생활의구조(하)

저자
페르낭 브로델 지음
출판사
까치 | 1995-03-0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물질문명의 토대가 되는 교환, 시장, 생산, 서유럽에서 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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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 물레방아가 들어서는 것은 두번째 발전단계로 볼 수 있음. 첫번째 단계는 물레방아가 설치된 곳은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 마을 근처의 시골이었음. 바로 이곳에 수력 에너지가 뿌리를 내리고 수세기 동안이나 지속된 것. 다른 무엇보다도 곡물을 빻는 용도로 쓰였던 물레방아는 따라서 장원경제의 핵심적 도구가 됨. 영주가 이것을 설치할 생각을 하여 맷돌을 사고 목재와 석재를 대면 농민들이 품을 들였음. 장원경제는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일련의 기본단위들을 구성했음. 그러나 상품을 집중시키고 재분배하는 교환경제는 도시를 위해서 일했고 도시에 귀결되었음. 그리고 이 교환경제는 이전체계에다가 자신의 체계를 위로부터 부가했으며, 자신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어 물레방아들을 더욱 많이 만들어냄

- 산업혁명 이전에 이미 선행단계가 있었음. 가축의 힘을 보다 잘 이용하게 해주는 멍에의 발전, 나무를 태워 얻는 힘, 강이나 바람을 이용하는 초보적 모터, 게다가 더 많은 사람의 힘을 작업에 투여하는 것 등에 힘입어 15~17세기 중에 유럽은 어느정도 성장하게 되었음. 1730~40년대부터 점점 더 활발한 진보가 이루어진 것은 바로 이러한 앞시기의 팽창에 근거한 것. 그리하여 흔히 인식할 수 없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전산업혁명이 있었음. 다양한 기어, 기중기, 동력전달장치, 크랭크-핸들 시스템, 모든 움직임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주는 플라이 휠, 압연기, 광산에서 쓰이는 점차 정교해지는 기계류 등이 그것이었음. 그밖에도 편물기, 리본 제조기, 화학공정 등 많은 혁신이 있었음. 선반, 드릴링 머신, 볼링 기계 등을 산업적 용도에 적용시키려는 시도를 처음 시도한 것이 18세기 후반이었으나, 이런 것들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던 도구들이었음. 그리고 영국 경제의 이륙에 결정적이었던 방적과 직조의 자동화가 시작된 것도 이 시기였음. 이러한 꿈의 기계들이나 혹은 이미 실현된 기계들이 완전히 이용되는 데에 아직 모자랐던 것은 잉여 에너지, 게다가 이동이 손쉬운, 말하자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였음.

- 중국과 이슬람은 오늘날 우리가 식민지라고 부르는 것을 가지고 있었던 부유한 사회였음. 그 옆의 서구는 아직 프롤레타리아였음. 그러나 중요한 것은 13세기부터 장기적 긴장이 물질문명을 흥기시켰고 서구세계의 심리를 변형시키게 되었다는 것. 역사가들이 황금에 대한 갈망, 세계에 대한 갈망, 혹은 향신료에 대한 갈망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 실용적 적용에 대한 추구가 늘 함께 있었음. 그것은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인간의 노력을 경감시키고 동시에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음. 실제적 발견들이나 세계를 장악하려는 의도적 욕구를 드러내는 발견들이 집적된 것, 그리고 에너지원이 되는 모든 것에 대해서 크게 흥미를 가진 것은 유럽이 본격적으로 성공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유럽의 참모습이었으며 우월성의 약속이었음.

- 화폐는 그 자체로서보다는 그것이 가져온 것 때문에 새로운 것임. 화폐가 가져온 것이란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의 가격마저 급격하게 변화시켜 버리는 것, 인간이 서로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자기자신도, 관례도, 인간의 오래된 가치도 무시하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관계가 그것임. 인간의 노동은 상품이 되고 인간 자신이 사물이 되는 것임.

- 화폐체제이는 두가지 불치병이 잠복. 그 하나는 귀금속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저축이나 조심스러운 퇴장으로 인하여 귀금속이 숨어버리는 것. 귀금속은 유럽내의 순환으로부터 빠져나와, 특히 인도와 중국방향으로 끊임없이 유출됨. 이것은 이미 로마제국 시대부터 일어난 일이었음. 극동의 비단, 향로, 후추, 약물, 진주 등을 얻기 위해서는 금과 은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런 물품을 서구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음. 이 때문에 유럽의 수지는 중국에 대해서 1820년대 까지도 적자였음.

- 역사는 장기적 왕복운동, 여러가지 팽창들, 도시의 탄생과 재생들로 가득 차 있음.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전 2세기까지의 그리스, 아마도 로마가 그러했을 것이며, 9세기 이후의 이슬람 세계, 송나라 시대의 중국 등이 그런 사례임. 그러나 매번 이와 같은 재상승 기간동안 두 명의 주자가 있었으니, 국가와 도시가 그것임. 대개는 국가가 승리했고 그러면 도시는 이에 복종하고 몹시 강한 완력 밑에 눌리게 됨. 이에 비해 유럽의 첫 위대한 도시의 세기에 일어난 기적은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 적어도 이탈리아, 플랑드르, 독일 등지에서는 그러했음.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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