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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2020. 5. 19. 08:25

- 재활용 알루미늄은 이와 달리 화학적 · 물리적 측면에서 신제품과 구분할 수 없는데도 비용 경쟁력이 훨씬 높다. 알루미늄 재활 용은 보크사이트를 채굴하고 정제하는 일보다 92퍼센트나 적은 에너지 를 사용하며, 먼 광산이 아니라 최종 소비 지역에서 이뤄져 운송비용과 거리를 줄여준다. 재활용 알루미늄은 이런 높은 가치 덕분에 플라스틱 이나 유리, 종이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데 드는 지자체의 비용을 뒷받침 하는 경우가 많다.이는 1880년대 이후 채굴된 알루미늄의 대부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수십 번, 아니 심지어 수백 번 재활용된 사실로 알 수 있다. 자동차나 냉장고 또는 콜라 캔에 들어간 알루미늄 중에는 1세기 전에 채굴된 것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전생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동원된 폭격기의 몸체로 비행했을 수도 있고, 1960년대 냉장고의 일부로 얼음 조각을 만들었을 수도 있고, 9·11 이후 세계무역센터의 잔해에서 수거된 수천 톤의 외장재 중 하나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이 손에 든 캔이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다른 사람의 손에 들렸을 수도 있다. 현재 냉 장고에서부터 재활용 쓰레기통과 공장을 거쳐 다시 진열장까지 가는 주 기가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케빈 맥나이트는 이런 캔이나 새로운 경량 바퀴 축, 이론적으로 전기 차의 주행거리를 1600킬로미터로 늘리는 실험적인 알루미늄 배터리에서 미래를 본다. 그가 세계 최초이자 최대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 Alcoa 에서 일하면서 본 미래는 알루미늄으로 덮여 있다. 말쑥한 임원인 그 는 환경을 중시하는 기업계 리더들이 모이는 브레인스톰 그린Brainstorm Green 연례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알루미늄의 경제성이 모든 산업을 바꾸고 있으며, 운송은 그 절호점”이다.- 철은 산화철을 용광로에 넣고 가열해 비교적 간단하게 생산할 수 있다. 반면 복잡한 홀-에루 공정으로 같은 양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려면 사실상 수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전해셀 과 도시급 발전소가 필요하다. 단적인 예를 들면 강철로 만든 자동차가 같은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만든 자동차보다 37퍼센트 저렴하다.17 다만 오크리지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가 수명주기에 걸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낮은 운용비와 연료비 덕분에 알루미늄을 써서 만든 차량의 전체 에너지와 탄소 족적이 일반적인 철제 차량보다 작다.18 재활용금속을 쓰는 경우 이 수치는 알루미늄에 훨씬 더 유리한 쪽으로 바뀐다.
- 나의 탄산수 캔을 만드는 데 사용될 알루미늄 잉곳은 냉각된 후 화물선을 타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롱비치항으로 이동한 다음, 열차로 테네시주에 있는 알코아의 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스 Great Smoky Mountains 가공공장으로 옮겨진다. 재활용 캔으로 만든 잉곳도 같은 공장으로 온다. 캔을 만들 때 내구성과 강도를 높이기 위해 알루미늄뿐 아니라 소량의 마그네슘과 망간(각각 약 1퍼센트)도 들어간다. 뚜껑의 경우 고리를 딸 때받는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마그네슘이 더 들어가고, 망간은 덜 들어간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음료 캔은 평균적으로 70퍼센트는 재활용 금속, 30퍼센트는 1차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 소다 업계는 집에 서 쉽게 만들 수 없기에 병이나 캔이 필요한 맥주에서 단서를 얻어 새 로운 혁신을 선보였다. 그것은 바로 마실 수 있는 일회용 유리병이었다. 유리병은 나중에 플라스틱 병과 알루미늄 캔으로 이어졌다. 추가로 들 어가는 물을 포함한 무거운 제품을 운송하는 일은 어려웠지만 업계의 관점에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여러 번 쓸 수 있는 1병의 농축액을 파는 것보다 일회용 용기를 많이 파는 편이 훨씬 수지가 맞았다. 소다 사이펀은 한번 사두면 계속 쓸 수 있고, 농축액도 자주 살 필요가 없었 다. 그러나 일회용 용기는 마실 때마다 계속 사야 했다. 업계의 관점에 서 판매되는 음료의 95퍼센트는 그냥 물이었다(다이어트 음료의 경우 99 퍼센트다). 따라서 용기와 운송이 가장 비싼 요소가 됐다. 효율성과 운송 그리고 낭비 관점에서 이런 변화는 타당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더 적은 것에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 그럼에도 혁신과 진전, 편리라는 이름으로 홍보됐다. 쓰기 까다로운 소다 사이펀은 구시대 의 물건이 됐다. 금주법으로 술집들이 문을 닫았을 때 인기를 얻은 약국의 소다 판매대도 지나간 유행이 됐다. 시장과 마케팅이 힘을 발휘했다. 1세기가 지난 지금 복고풍 매력을 풍기는 친환경적 모델로 가정용 소다 수 제조기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은 마시고 바 로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용기에 담긴 탄산음료를 원한다. 그 덕분에 캔 사업이 번성하고 있다. 그러나 캔의 역사는 이런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선택임을 말해준다. 소수의 기업에는 이익을 주지만 소비자뿐 아니라 지구에는 비용을 가져오는 선택 말이다. 우리를 담는, 가장 인기 있고 오래가며 비싼 용기로서 제2차 세계대 전 이후 현재의 형태가 얼마나 불가피하게 보였는지를 고려하면 차도 하나의 커다란 캔이라는 의미에서 도어투도어 세계의 미래를 위해 불가 피한 것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산업혁명은 자동차와 배관 그리고 전기 부문에서 경이로운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망치고 말았다. 이사이스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큰 깡통에 든 커피는 끓이기도 전에, 심지어 진공 포장을 풀 때 나는 인상적인 소리와 함께 미처 열기도 전에 신선함을 잃어버리고 마는데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런 사실을 모른다. 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화학작용에 따른 것이다. 커피는 로스팅 후 하루, 이틀 동안 맛있는 향과 함께 상당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그래서 바로 깡통에 넣으면 가스의 압력 때문에 깡통이 부풀어 오르거나 심한 경우 터지기도 한다. 이때 깡통을 밀봉하기 전에 방출 속도가 느려질 때 까지 기다리면 문제가 사라진다. 그러나 신선함도 함께 사라진다. 이전 에는 신선한 상태로 또는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던 커피를 대량으로 로스팅해 깡통에 넣기 시작한 20세기 초부터 미국의 커피는 이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사이스의 말에 따르면 이는 포장 문제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나 름 스마트폰만큼이나 복잡한 운송과 공급사슬의 문제다. 커피를 사고 마시는 수많은 소비자와 멀리 떨어진 특정한 열대지역의 특정한 고도에 자리 잡은 수백만 개의 작은 가족농장에서 자라는 고가의 일용품을 어 떻게 처리해야 할까? 수확한 후 쉽게 상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두 상 태로 부분적인 가공을 하면 몇 달 동안 보관할 수 있지만 로스팅을 거쳐 끓일 준비를 하면 다시 쉽게 상하는 제품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소비자가 녹색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바로 사용하거나, 커피숍에 가 서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된 커피를 마시지 않는 한 커피 맛은 편의성, 신 선함, 거리, 시간 사이의 타협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운송이 커피 맛 을 좌우한다.
- 헨리 포드가 자동차산업에 도입한 대량생산기법이 적용되기 전만 해 도 커피는 녹색 생두 상태로 많이 팔렸다. 즉, 껍질과 섬유질 그리고 속 껍질만 벗기고 로스팅하지 않은 상태의 파치먼트parchment로 팔렸다. 이 경우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최대 1년까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소 비자들은 생두를 집으로 가져와 팬이나 오븐으로 로스팅한 후 손으로 돌리는 분쇄기에 넣어 갈았다. 커피는 독립혁명기에 미국에서 어느 정 도 인기를 얻었다. 독립주의자들은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이전에 마시던 차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싶어 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영국식 관습과 통치에 맞서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커피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때는 거의 1세기 후인 남북전쟁 시기였다. 커피는 양쪽 군대가 누릴 수 있는 드문 호사이자 자극제였다. 전쟁 발발 1년이 지나고부터는 북 부군만 충분한 양을 공급받았지만 말이다. 전쟁이 끝난 후 수십만 명의 참전용사가 자바에 맛을 들인 상태로 귀향했다. 북부군은 매일 배급받 는 녹색 생두를 군장에 든 작은 로스팅 도구나 주철 냄비로 볶았다. 그러고 나서 볶은 생두를 정부에서 지급한 카빈의 개머리판에 달린 작은 분쇄기나 그냥 딱딱한 개머리판으로 끓일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잘게 부쉈다. 이사이스는 이런 역사를 흥미롭고 시사적이라고 여긴다. 미국이 당시 에도 좋은 커피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당시 북부군 군인이 1950년대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 던 사람보다 더 나은 커피를 야전에서 마셨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이사이스의 갈 길을 정해주었을 뿐 아니라 현대 커피 산 업을 더 나은 수준으로 밀어 올렸다. 뒤이어 커피 산업은 두 갈래로 갈 라졌다. 한편에는 거의 모든 미국인이 1970년대까지 마셨던 저렴한 상 업용 커피가 있다. 다른 한편에는 1963년에 이사이스가 일하던 회사의 창업자가 촉발했고, 또 다른 주요 업체인 스타벅스가 3만 2000개에 달 하는 매장에서 흔하게 만든 스페셜티커피가 있다. 이제는 스페셜티커피도 분화돼 고급 와인처럼 조달하고, 음미하며, 평가하는 이른바 장인 커피의 새로운 고급 커피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 아라비카 커피나무는 해발 1000미터부터 1700미터 사이의 열대지역, 특히 부분적으로 그늘이 지는 언덕에서 잘 자란다. 생두는 주로 손으로 수확하며, 6주에서 8주 주기로 익기 때문에 연간 여러 번 수확해야 한다. 등급이 낮은 커피의 경우 지형이 허락하는 곳에서 기계로 한 번에 수확한다. 막 딴 커피 열매는 외과육이 금방 상해서 속에 든 생두의 맛과 질을 떨어뜨리므로 즉시 가공해야 한다. 커피 질은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그 래서 이사이스는 해마다 조달 농장으로 가서 제대로 가공하는지 점검 한다. 아라비카커피의 경우 (습식법이라 부르는) 흔한 절차에 따라 생두 를 수영장과 비슷한 개방형 물탱크에 담가 천연 발효를 거쳐 과육이 벗 겨지게 한다. 그다음 건조 과정이 진행되는데 작은 농장에서는 젖은 생두를 마당이나 건조대에 흩뿌린 다음 가끔 손으로 뒤집어 말리고, 대형 농장에서는 회전하는 거대한 상업용 건조기에 넣어 말린다. 끝으로 생두가 마르면 탈곡기로 땅콩의 얇은 속껍질과 비슷한 파치먼트를 제거한 다. 이르가체페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농민들은 지금도 오래된 건식법을 쓴다. 건식법은 커피를 햇볕에 건포도처럼 말린 다음 탈곡 과정을 거 쳐 과육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세심한 손길을 거친 커피는 대단히 복잡하고도 강렬한 풍미로 높은 가치를 얻는다. 이 모든 작업은 대개 산지의 농장 근처에서 이뤄진다. 가족농들이 직 접 또는 소규모 협동조합을 통해 가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현지 기업이 농민들에게 열매를 사들여 대규모로 가공한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커피가 그리 먼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는다. 멀리 옮기면 시간이 오래걸려 커피의 질과 가격이 떨어진다. 적어도 커피 세계에서는 막 딴 열매에 대한 오랜 규칙이 지금도 유효한 셈이다. 즉 시간과 거리는 적이며, 어떤 기술이나 화물 컨테이너 또는 외주공장도 부패를 멈추고 시간을 이기지는 못한다.가공을 거친 생두는 크기, 균질성, 외관, 품질에 따라 최대 14가지 등 급으로 나뉘며 최고 등급은 이사이스 같은 스페셜티커피 구매자에게 가고, 나머지는 훨씬 싼 가격에 상업용 커피 구매자나 인스턴트커피 공장으로 간다. 최하 등급은 수출할 수 없을 정도로 질이 낮아 현지에서 소비된다.
- 품질 측면에서 반대편에 있는 커피는 흔히 로부스타robusta라고 부르는 종인 코페아 카네포라 Coffea canephora(또는 코페아 로부스타)에서 나온 다. 이 종은 주로 브라질이나, 비교적 최근 커피 게임에 뛰어들었으며 아라비카커피를 많이 생산하지 않는 베트남에서 재배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튼튼해서 고도와 기후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쉽고 저렴하게 기계로 수확할 수 있는 평지에서도 잘 자 라며, 카페인 함량도 50퍼센트나 더 많다. 이처럼 현대에 딱 맞는 종이지만 단 한 가지, 맛이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은 로부스타가 아라비카보다 더 씁쓸하고 훨씬 덜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저급 와인처럼 로부스타도 가격이 낮다는 나름의 장점이 있어 인스턴트커피용으로 적합하다. 인스턴트커피를 만드는 절차 자체는 커피 맛을 해치지 않는다. 물론 부가비용이 들지만 로부스타의 낮은 가 격이 그 비용을 벌충해준다. 대형 상업 브랜드들은 종종 통커피를 만들 때 로부스타와 아라비카를 섞는다(정확한 혼합비는 비밀이다). 그래야 통커피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이스의 말에 따르면 커피 맛을 해치는 다른 비용 절감 수단이 있다. 바로 가열과 건조 과정에서 최대한 생두의 무게가 줄지 않도록 낮은 온도에서 볶는 것이다. 이렇게 볶으면 제대로 볶은 커피보다 부피가 커진다. 이런 조치는 커피 값을 싸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스페셜티커피가 통커피보다 훨씬 맛이 좋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자동차가 지닌 과도한 족적은 우리가 사는 장소와 방식까지 좌우한 다. 우리는 차를 편하게 몰고 주차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전국의 주차공간을 합치면 델라웨어와 로드아일랜드를 합친 넓이와 같다. 이는 빽빽한 도심지의 경우 공지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차량 1대 당 8배의 주차공간에 해당하는 수치다. 차를 타는 데 따른 감정적인 반응도 그에 못지않게 과도하다. 가령 주 행시간을 몇 분 줄이려고 새 차선과 첨단 교통정보센터에 수십억 달러 (몇 분을 위한 수십억 달러)를 들인다. 식당이나 경기장에서는 기꺼이 기 다릴 수 있는 시간도 차 안에서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거듭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보내는 시간보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주차할 자리를 찾거나, 막히는 도로에 갇히는 등 이동이 지체되는 시간을 2, 3배 더 길게 인지. 인간은 이런 식으로 조건화되거나 체질화돼 있다. 이 점은 유권자들 이 본질적으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류장이나 역에서 시간표에 맞춰 힘들게 대기해야 하는 버스나 지하철에 투자하기보다 카마겟돈 같은 사업이나 자동차로 더 빨리 가도록 해준다는 헛된 약속에 돈 쓰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모든 자동차 사고의 50퍼센트는 집에서부터 8킬로미터 이내에서 발생한다. 근래에 이런 사고가 하도 만연해 특히 휴대전화를 쓰는 부주의 운전 은 공적 논쟁과 법규 제정, 단속 그리고 상당한 오해의 초점이 됐다. 문제는 휴대전화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뇌 그리고 전미안전위원회가 말하는 '다중작업 속설' 이다.이 흔하고도 잘못된 속설에 따르면 우리 는 운전을 하든, 요리를 하든, 춤을 추든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데 뛰어 나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렇게 믿는다고 해서 해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을 때는 속설을 따르는 대가가 너무 크다. 운전은 걸으면서 껌을 씹는 것과 달라 생각과 주의가 요구된다. 사실 주관적으로는 어떻게 느끼거나 인식한다고 해도 인간의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인지적 작업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 컴퓨터는 가능하지만 인간은 안 된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뇌가 정말로 잘하는 일은 집중력을 기울이는 과제들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즉, 뇌는 초점을 나누는 게 아니라 전환하면서 이전 과제를 다시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휴대전화나 카 스테레오 또는 바닥에 떨어진 우유병을 만질 때는 운전을 하는 상태가 아니다. 이때 운전자는 한 과제 에서 다른 과제로 초점과 주의를 옮긴다. 이런 전환은 때로 아주 빠르게 이뤄지지만 결코 동시에 과제를 수행하지는 못한다. 이것이 산만성의 핵심이다.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는 경우만 산만한 것이 아니다. 운전자의 뇌를 스캔한 결과를 보면 전 방을 주시하는 상태로 통화할 때도 움직이는 이미지를 처리하는 영역 의 활동이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 이는 뇌가 산만해졌다는 분명한 증거 다. 흔히 '터널 시야'라고 부르는 이 부주의 맹시inattention blindness때문 에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운전 중에 통화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 람은 거기에 정신이 팔린다. 그래서 뇌가 눈에서 들어오는 정보의 절반 도 지각하지 못한다. 겉으로는 주의를 기울이는 듯 보이지만(심지어 운전자 본인도 주의를 기울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산만해진 상태다. 이는 기술이나 연습 또는 경험과 무관한 생리적인 문제다.
- 대부분의 국제물류를 통제하는 6개의 해운사 가운데 덴마크에 적을 둔 머스크라인스Maersk Lines가 보유 선박수와 재화 용적, 매출, 이익 면 에서 1위를 달린다. 또한 1위 기업답게 세계에서 가장 크고 진전된 화물선을 건조하고 있다. (석유 굴착 플랫폼, 석유 굴착, 육로 운송, 항만 터미 널 운영 부문에 자회사를 둔) 머스크는 자체적으로 전 세계 화물의 거의 16퍼센트를 처리한다. 이는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물건 6개 중 1개에 해당하는 규모로, 메릴랜드주보다 인구수가 약간 적은 나라에 적을 둔 머스크를 해상 상업 부문에서 반박할 여지가 없는 절대 강자의 자리에 오르게 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듯 세계 2 위 해운사로 제네바에 적을 둔 MSC(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와 초대형 선박 공유 동맹을 결성했다. 두 회사가 만든 '2M 얼라이언스2M Alliance' 는 전 세계 물동량의 29퍼센트를 실어 나를 수 있는 1119척의 선박을 거느리고 있다. 이 컨테이너 선단에는 단 하나의 미사일이나 대포 또는 총도 없다. 그 래도 이 해운사나 다른 소수의 강력한 해운동맹 중 하나가 요구하면 전 체 물류체계가 엎드려서 받아들인다. 그에 따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 로젝트가 시작된다. 항만 터미널이 철거되거나 재건축되고, 고속도로가 확장되며, 철도 노선이 재조정된다. 물류 회사들도 등을 휘게 하는 새로운 운임과 지연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해운사들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언제든 유순한 항만이나 협력자로 옮겨갈 준비가 돼 있다는 태도 로 국가와 국가, 주정부와 주정부를 맞붙이는 데 아주 능숙하기 때문이다. 만일 로스앤젤레스가 해운사들이 내미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휴스턴이나 서배너savannah, 멕시코, 캐나다가 언제든 기다리고 있다. 지 금까지 수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됐다. 이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생산됐지만 지금은 해외에서 조달하는 저렴한 물건들, 의류의 97퍼 센트, 신발의 98퍼센트, 가정용 가구의 3분의 2,5 대부분의 소비자 가 전제품, 장난감과 자전거에 딸려 있는 숨겨진 가격표다. 이 모두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며, 해외에서 온다. 1980년에는 1100만 톤이던 전 세계의 컨테이너 선단 재화 용적이 2010년에는 1억 6900톤으로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점점 커지는 소비 주도 경제가 먼저 요구했고, 뒤이어 거기에 의존하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장 그리고 미국의 매장과 옷장을 연결하는 대형 해운사들에는 매우 기쁘게도 미국 국내총생산의 70퍼센트가 소비지출의 형태를 지닌다. 대형 해운사들은 수십 년 동안 비유적으로 그리고 문자 그대로 복합운송 체계를 이끄는 큰 힘 또는 가장 큰 힘이었다.
- 전 세계에는 (총 9만 척의 화물선 중) 약 6000척의 컨테이너선이 있다. 이 대형 선박들은 연간 4조 달러어치에 이르는 1억 2000만 개 분량의 컨테이너를 옮긴다.14 또한 그들은 가장 지저분한 화석연료를 엄청나게 소비한다. 해상 운송과 대형 컨테이너선이 증가하면서 국제교역이 유례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환경적 재난도 뒤따랐다. 문제는 흔히 사용하는 벙커유다. 가장 저렴하고 지저분한 연료인 벙커유는 원유에서 유용한 제품을 모두 뽑아낸 후 남은 사실상의 폐기물로서 버스와 대형 트럭에 쓰이는 경유보다 1800배나 더 많은 오염물질을 만든다.또한 아스팔트와 농도가 같아 식히면 사람이 그 위로 걸어 다닐 수 있다. 대형 화물선은 벙커유를 너무 많이 태우기 때문에 갤런이 아니라 메트릭톤 단위로 소비량을 측정한다. 실로 큰 선박은 하루 에 200톤에서 400톤을 소비한다. 벙커유를 태우는 대형 컨테이너선은 50만 대의 대형 트럭이나 750만 대의 승용차보다 더 많은 황과 산화질소(스모그와 미립자 오염물질을 만들 뿐 아니라 어장과 산호초를 위협하는 해 양 산성화를 가져온다)를 내뿜는다.16 이 말은 현재 운영되는 6000대의 초대형 선박 중 단 160대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차량과 맞먹는 오염물 질을 내뿜는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발효된 새로운 법규에 따라 미국 공해인 322킬로미터 수역을 넘는 배들은 오염물질을 덜 내뿜는 깨끗한 벙커유를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 해안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선박이 내 뿜는 오염물질이 줄었다. 그러나 깨끗한 벙커유는 더 비싸기 때문에 여 러 해운사가 수역 바깥에서 기다리다가 정박지가 생기면 빨리 달려가는 식으로 지저분한 벙커유를 최대한 많이 쓴다. 화물 선단은 전 세계 배출량의 2~3퍼센트를 차지하는 주요 탄소 배출원이기도 하다.이는 전 세계의 차량들이 내뿜는 온난화 가스의 3분 의 1에서 5분의 1 사이에 불과하다.18 그러나 선박 수가 비교적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거대한 온실가스 족적이다. 전체 해운업계를 하 나의 국가로 치면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상위 10대 국가에 들어가며, 해마다 내뿜는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와 그 등가물은 세계 4대 경제대 국인 독일보다 많다. 현재의 추세대로 성장할 경우 전 세계 물품의 90 퍼센트를 옮기는 해운산업의 규모는 2050년까지 지금보다 2.5배로 커 진다. 그때까지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고 진지하게 노력하지 않는다면 해운업계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무려 18퍼센트에 해당하는 양을 내뿜 게 될 것이다.
- 매시는 경로 최적화 문제와 마찬가지로 자동화가 이런 분류 오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거나 최소한 관리해주리라 믿는다. 그는 로봇 항공기, 다시 말해 제트기 드론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조종사들에게 물어보면 로봇 항공기는 이미 나와 있으며, 단지 이름이 없을 뿐이 라고 말할 것이다. UPS 화물기는 자동으로 공항에 접근하고, 착륙 기어를 내리고, 활주로에 착륙하고, 활주로를 따라 이동한 다음 멈춰서 엔진 을 끌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조종사가 계기를 전혀 건드리지 않은 가운데 진행된다. 사실 시야가 좋지 않을 때는 이것이 유일한 착륙 방법이 다. 매시의 말에 따르면 다음은 운전사 없는 트럭이다. 배송 트럭이 아 니더라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공급 트럭은 분명 자동화될 것이다. 안전성, 효율성, 저비용 그리고 수면을 취할 필요 없이 계속 달릴 수 있는 장점은 로봇의 부상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변화도 매시가 편안한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기술은 문제가 아니고 교통량도 문제가 아니다. 정말 문제는 인프라로, 우리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은 단순한 교통정체나 불편 정도로 치부하겠지만 올림픽 빌딩 5층에 있는 매시의 사무실에서 보이는 풍경은 더 많은 현실을 드러 낸다. 과부하로 일반 경로에서 10분만 더 배송이 지연돼도 UPS의 비용은 1억 2500만 달러가 늘어난다. 이는 물건을 사고파는 모든 사람 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 수치에다가 물건을 문에서 문으로 옮겨야 하는 다른 기업, 사실상 모든 기업에 해당하는 1000배 또는 1만 배를 곱해보라. 매시는 빙하처럼 쌓여가는 비용의 압력을 느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미 과부하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 인구는 70억에서 2050년까지 90억으로 늘어날 겁니다. 일주일에 100만 명씩 35년 동안 늘어난다는 말이죠. 이런 인구 증가에 발맞춰 인프라를 늘리지 않으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매시는 한숨을 짓는다. 조금 지나친 면이 없지 않지만 트럭과 배송은 그가 열정을 쏟는 대상이자 밥벌이다. 그는 회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손쓸 도리가 없는 더 큰 문제로 회사와 나라가 피해를 보는 현실 때문에 좌절한다. 그는 이렇게 말을 마무리한다. “분명하게 말해두자면 우리는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요.”
- 실제로 모든 사람이 무인자동차라는 비전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다. MIT의 공학 및 기술사 교수인 데이비드 민델은 완전 자동화 구상을 불완전하거나 심지어 허상이라고 말하며 사람과 컴퓨터를 50대 50으로 완벽하게 조화시키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그는 1969년 에 이뤄진 아폴로호의 달 착륙을 인간의 판단력과 컴퓨터의 능력을 성 공적으로 융합한 대표 사례로 든다. 민델의 주장에 따르면 일상적인 주 행에서 이처럼 원활하고 안전하게 통하는 융합을 이루는 일은 상당한 기술적 난제이지만 인공지능의 적인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인간의 판단력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기 때문에 추구할 가치가 있다. 이는 과학에 토대를 둔 주장이면서도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욕구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현실로 드러난 현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비상시 로봇에게서 사람으로 통제권을 넘길 때다. 사람이 놀랐을 때 순 간적으로 '얼어붙는 바람에 주의를 집중하기까지 몇 초 동안 발생하는 지연은 부분 자동화 시스템을 두 세계의 최고가 아니라 최악으로 만들 수도 있다. UCSD 디자인랩 소장인 돈 노먼은 이렇게 말한다. “항공 분야에서 그런 일이 거듭 일어났습니다. 사람은 주어진 과제에 계속 집중할 수 없어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요.”
- 사람보다 똑똑한 차로 넘어가는 전환에는 커넥티드 카라는 또 다른 형태가 있다. 이 기술은 교통부에서 주도적으로 권장한다. 커넥티드카 는 무인자동차와 다르며, 보완적인 성격을 지닌다. 요점은 무선 기술을 활용해 차량들을 서로 연결하고(전문가들은 이를 V2V라고 부른다), 차량 과 도로 그리고 인프라와 연결하는(V2I) 것이다. 차량들을 서로 연결하 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오랫동안 모든 항공기에 탑재돼 위치와 방 향 그리고 속도를 알려주는 저렴하고 검증된 응답기를 활용하면 된다. 프라이버시 문제가 보급에 걸림돌이 된다면 응답기를 익명화할 수 있 다. 핵심은 자율주행차의 센서가 감지거리나 장애물 또는 가장 밀접하 게는 악천후로 다른 차량을 감지하지 못할 때 그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량과 일반 차량이 뒤섞이는 전환기에 특히 유용할 것이다. 사람이 모는 차가 교차로에서 멈추기 위해 서행하는지 또는 그 냥 지나치는지 미리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V2I 개념은 적용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기존 인프라에 통신 선을 깔고 신호등, 건물, 주차장, 교통신호에 발신기를 넣으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시스템을 구축하면 악천 후에서 센서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도로가 사실상 차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쁜 조건으로 가려진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현재 V2V나 V2I를 구현하기 위한 일정이나 자금은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판을 준비중인 무인자동차는 이런 통신 기능을 배제한 채 자족적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 경우 디지털 보안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처럼 해킹의 표적이 되 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무인자동차가 커넥티드 카와 인프라 시 스템에 접속할 것이다(그런 시스템이 실현된다면 말이다). 따라서 보안은 계속 걱정거리로 남을 것이다. 트럭, 버스, 택시 운전사를 자율주행장치로 대체하는 과정은 고통 러울 것이다. 택시는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수단이며, 트럭과 버스 운전은 여전히 중산층으로 가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오래도록 공급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전미운수조합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300만 명의 트럭 운전사가 있으며(트럭 운전사는 대부분의 주에서 가장 흔 한 일자리다), 그중 약 170만 명은 자율주행장치로 대체되기 쉬운 장거 리 트럭 운전사다. 장거리 트럭 운전사는 2022년까지 최소 11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럭 운전을 자율주행장치에 맡기는 데 따르는 경제적 혜택은 무시하기에 너무 크다. 이 변화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며, 승용차 부문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그 과정은 고통스 울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말을 몰아내고 개인과 상업 교통의 왕좌를 차지한 1920년대까지 모든 도시에서 활발하게 일하던 대장장이, 장제사, 말 중개인, 사료점, 수의사, 조련사, 사육사, 마구간 들이 처한 운명 보다 가혹하지는 않을 것이다. '말들의 전성기'가 이어지던 동안에는 미국인 3명당 1마리의 말이 있었으며, 뉴욕시의 경우 1인당 연간 297번 의 마차 여행을 했다. 이 변화는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가 성장하던 시 기인 근래에 이뤄졌다. 엔진이 말을 대체해 사람과 화물을 옮기고 농장 일을 하는 기본적인 수단이 되면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와 수천 개의 사 업이 사라졌다. 기술적 혁신은 원래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 파괴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래서 힘들고 괴롭다. 그러나 현재 해마다 3만 5000명이 죽는다. 또한 250만 명이 응급실 로 실려 가고, 500만 건의 충돌사고가 일어난다. 1세부터 30세 사이의 미국인에게 사망 원인 1위가 교통사고다. 이 역시 파괴적이기는 마찬가 지다.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이런 고통을 끝내는 일, 그뿐 아니라 과부하와 파산, 오염, 온실가스를 없애는 일이 지니는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미국인들은 이런 변화를 불안하게 여긴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은 기계보다 사람을 신뢰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환경과 일 상의 일부였던 자동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서는 존재로 변화하는 현실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는 이동 과정에서 겪는 고생과 차 에 갇혀 보내는 시간을 싫어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과 함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궁극적 수단인 자동차를 사랑한다.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감상하고, 편안함을 얻고, 스타일을 드러내는 방 편이다. 그래서 목수가 손에 익은 연장을 사랑하고, 잃어버리면 가슴 아파하듯 차를 대한다. 우리는 차가 발휘하는 연금술을, 손과 바퀴 그리고 도로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휘어진 길을 미끄러지듯 완벽하게 돌아나갈 때 누리는 즐거움을, 밤에 달콤한 음악을 들으며 홀로 운전할 때 온 세 상을 가진 것 같은 느긋한 느낌을 사랑한다. 그리고 돈이 있거나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차를 가지는 즐거 움도 있다. 많은, 어쩌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런 즐거움과 호사를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필요할 때 언제든지 자율주행차를 부를 수 있는 교통수단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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