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다양성

과학 2014. 12. 21. 15:19

 


생명의 다양성

저자
에드워드 윌슨 지음
출판사
까치 | 1995-10-01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자연의 재앙으로 인해 발생한 생물의 다양성을 살피고인간의 활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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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과학은 교과서에서처럼 그렇게 수학적 모델과 실험으로만 구성되지는 않음. 그것은 더 나중의 일임. 최고의 과학은 보다 원시적인 사고방식에서 새로이 솟아 오르며 거기서 탐구자의 정신은 오래된 사실과 신선한 은유, 그리고 최근에 본 마구 뒤엉킨 사물의 이미지로부터 나온 생각들을 엮어냄. 앞으로 전진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고의 양식을 엮어내고 그 다음 모델과 실험의 모형을 반영하는 것임. 말하기는 쉽지만 이것을 성취하기는 어려움.
- 종은 빠르게 생성될 수 있고 따라서 다양성은 폭발적으로 퍼져나감. 진화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비록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왜 생물이 그러한 잠재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남김없이 이야기해줌. 적합한 환경이 주어지면 새로운 종은 한세대에서 여러세대에 걸쳐 일어날 수 있음. 다양성의 기원에 관한 이같은 견해는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함. 만일 진화는 빠른 속도로 일어날 수 있고 종의 수가 신속히 복구된다면 왜 우리가 종의 멸종에 대해서 걱정해야만 하는가? 그 대답은 새로운 종은 보통 값싼 종이라는 데 있음. 새로운 종들은 외형적인 특성에서는 상당히 다를지 모르지만 유전적으로는 여전히 그들 주위의 조상형태나 자매종과 유사함. 만일 그들이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차지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매우 비효율적으로 그렇게 할 것임. 아직까지 그들의 많은 돌연변이들은 자신이 포함되어 있는 생물 공동체에서 견고하게 자리잡는데 필요한 자연선택의 과정에 의해서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았음. 새로이 생성된 자매종들의 쌍은 종종 먹이분류, 둥지 선호도, 특정 질병에 대한 민감도 등 여러 생물학적 특성들이 아주 비슷하여 공존할 수 없음. 각각은 경쟁에 의해서 상대방을 밀쳐냄.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범위를 차지하게 되고 결국 지역공동체는 두 종의 존재로서 풍부해지지는 않음. 엄청난 생물종의 다양성은 장구한 지질학적 시간을 거치면서, 그리고 독특한 유전자들의 거듭된 축적으로 이루어져 왔음. 생태계의 풍부함의 극치는 수백만년에 걸쳐 더디게 형성되었음. 나아가 우연히 소수의 새로운 종만이 새로운 적응지대로 옮겨가고 뭔가 특별한 것을 창출하여 다양성의 한계를 확장시킨다는 것 또한 사실임. 판더 혹은 세쿼이아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진화의 중요성을 보여줌. 이들은 뜻하지 않은 행운과 오랜 기간 동안의 철저한 탐색, 실험, 그리고 실패의 과정을 밟았음. 이들 창조물은 심오한 역사의 일부로서, 지구는 이들을 되풀이할 수단이 없으며 우리는 그것이 반복되는 것을 볼 시간이 없음.
-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유전자에서 마구잡이식의 뉴클레오티드 치환은 해부학적 구조, 생리기능, 혹은 행동에서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가져옴. 그것은 이러한 식으로 생성된 유전자의 다양한 형태들을 개체군 전체에 흩뿌려 놓음. 유전자가 염색체의 위치를 바꾸거나 염색체의 수(유전자의 수)가 증가 혹은 감소하여도 유전적 변화가 일어남. 생물학적인 표현을 빌리면, 유전형은 이러한 형태나 또 다른 형태의 돌연변이들에 의해서 바뀌고, 그 결과 이제는 다른 표현형을 가지게 됨. 새로운 표현형은 즉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기능, 행동의 바뀐 특성들은 보통 생존과 생식에 영향을 미침. 그 영향이 우호적인 것이라면, 즉 높은 생존율과 생식율을 부여한다면, 그것을 지정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들은 전체 개체군에게 퍼져나갈 것임. 만일 그 영향이 비우호적이라면 그것을 지정하는 유전자들은 감소하여 사라지게 될 것임.
- 진화의 세가지 특징이 상호 협력하여 창조의 가능성을 제공함. 첫째는 염기쌍의 치환, 염색체상에서의 유전자 위치의 변화, 염색체 수의 변화, 염색체 조각의 이동 등 광범위한 돌연변이임. 모든 개체군들은 계속해서 빗발치는 옛것을 시험하는 그러한 새로운 유전형들의 지배를 받음. 진화적 창조의 두번째 근원은 자연선택이 적용할 수 있는 속도임. 자연선택은 하나의 종을 형성하는데 수천년 도는 수백만년에 걸친 지질학적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음. 이 점은 집단 유전학 이론에서 나온 명백한 예로서 가장 잘 설명됨. 동일한 염색체 위치에서 열성유전자를 제치고 발현되는 우성유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가령 정상적인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우성유전자는 혈우병에 관여하는 다른 유전자를 압도하며, 혀를 U자형으로 만들 수 있는 우성유전자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유전자를 무시함. 우성유전자가 같은 세포내에서 열성 유전자와 함께 나타나는 이형상태는 표현형으로 나타내짐. 여렁유전자의 경우는 열성유전자만 있을 때, 다른 말로 동형 상태일 때만 그 표현형이 발현됨. 열성 표현형에 비해 생존 혹은 생식에서 40퍼센트의 우위를 누리는 우성 유전자는 20세대 만에 5퍼센트의 비율에서부터 80퍼센트의 비율로 되면서 그 개체군내의 열성 유전자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음. 20세대는 사람의 경우에는 아무리 작게 잡아도 400년, 아니면 500년이 걸리지만 개에게는 40년 남짓, 그리고 초파리의 경우에는 1년 정도에 해당함. 같은 정도이 이점을 가지는 열성 유전자는 같은 빈도의 범주를 망라하기 위해서는 60세대가 걸림. 그러나 이것 또한 지질학적 연대에 비추어본다면 아주 짧은 기간에 불과함. 만일 불완전 우성이고(함께 있는 두 유전자가 둘다 발현되고) 이긴 유전자의 우위가 절대적이라면 이론적으로나 최소한 실험개체군내에서는 한세대만에 달성될 수도 있음.
자연선택의 마지막 창조적 특질은 우연한 돌연변이에 작용하는 자연선택 그 자체말고는 따로이 마련된 아무런 청사진이나 동인력 없이, 새로운 행동양식 등 복잡하고 새로운 구조와 생리적 기능을 규합하는 능력임. 이것이 창조론자 등 진화론에 대한 비판론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핵심임. 그들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눈, 손, 혹은 생명까지 규합될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적으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싶어함.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은 진실은 그것과 반대임을 보여줌. 다른 염색체 부위에서 C와 D라고 하는 새로운 두 돌연변이가 동시에 일어나면 하나의 새로운 형질이 나타난다고 가정하자. C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은 일반적인 돌연변이 발생율인 100만분의 1이고 D가 일어날 확률역시 100만분의 1이다. 그러면 동일한 개체에서 C와 D가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1조분의 1이 되어, 이것은 비판자들의 주장대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됨. 그러나 자연선택은 그 과정을 뒤엎음. 만일 C가 순전히 단독으로 약간의 이득을 부여한다면 전체 개체군에서 압도적인 유전자가 될 것임. 이제 CD가 나타날 확률은 100만분의 1이됨. 비교적 큰 식물과 동물의 개체군은 종종 100만 이상의 개체로 이루어지므로 CD로의 변환은 실질적인 확실성을 띠게 됨.
- 적응방산은 공통조상을 지닌 종이 여러 생태적 지위로 퍼져나가는 현상. 진화적 수렴은 갖가지 적응 방산의 결과로 특히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생태적 지위를 점유하는 것을 말함.
- 더 많은 에너지, 더 큰 생물량의 생산, 덜 다양한 환경내로 좁혀진 지리적 범위, 이 모든 특성들이 긴 진화적 시간을 거치면서 열대지방의 생물 다양성 수준을 증가시킴. 그러나 열대의 번성을 가져온 원동력은 아직 더 있음. 계절의 변동이 없는 안정된 기후는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좁은 환경범위에서 분화하여 주위의 분화되지 않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그래서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함. 종들이 더욱 빼곡하게 축적됨. 채워지지 않은 생태적 지위는 없을 듯이 보임.
- 곤충의 우세와 초다양성은 크기, 변태,그리고 날개라는 세 단어로 설명됨. 크기는 곤충을 작은 생태적 지위에 한정시킨으로써 많은 종을 생성하게 함. 변태는 하나의 생활단계에서 다른 생활단계로의 이행으로 (번데기나 유충에서 성충으로) 하나 이상의 생활양식과, 아직 남아 있는 생태적 지위로의 침투를 용이하게 함. 그리고 날개는 곤충들로 하여금 호수나 사막을 가로질러 육상환경의 후미진 구석이나 제일 높은 곳이 나뭇잎이나 외떨어진 은신처에 분포하게 하여 쉽게 먹이제공처나 짝을 짓는 곳이나 적에게서 쉽게 피신할 수 있는 장소를 찾도록 함. 이 세가지에다 선점이라는 항목이 덧붙여질 수 있음. 왜냐하면 곤충은 공중을 포함한 모든 육상서식지로 퍼져 나간 최초의 생물이었으므로 너무나 굳건히 자신들의 입지를 지켜 신참자들에게 축출되지 않았기 때문.
- 보호생물학자들은 한 종이 유전적 억압으로 인해 이 멸종의 위험이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왔음. 그들은 유전적으로 건강한 개체군의 크기를 어림잡아 50-500법칙으로 이야기함. 유효한 개체군의 크기가 50이하로 떨어지고 결함 유전자가 존재한다면 근친교배 억압이 개체군의 성장을 늦출 정도로 보편화됨. 가축 사육자들은 유효크기가 50이상일 경우 개체군내에서 일어나는 근친교배 억압에 대해서 별반 걱정하지 않음. 그러나 그 수가 50이하로 내려가면 그들은 심각하게 고려함. 유효개체군 크기가 500이하이면 유전자 부동(유전자 비율의 변동가능성)은 일부 유전자를 제거하여 전체적인 개체군의 변이성을 감소시킬 만큼 강함. 반면에 돌연변이의 빈도는 이러한 손실을 다시 채워줄 정도로 높지 않음. 따라서 종은 점차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됨. 근친교배 억압은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더 옭죄어 종의 수명을 단축시킴. 많은 세대를 거치는 동안 줄어든 유전자 저장고도 그렇게 작용함. 이것을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하면 50이상의 개체군은 단지 짧은 기간에만 충분할 뿐으로 먼 장래까지 종을 건강하게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500의 개체군이 필요함.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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