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이 땅을 휩쓸고, 땅은 빠르게 악의 먹이가 되고 있다. 부가 축적되는 곳에서 사람은 타락한다. (올리버 골드 스키스, 버려진 땅)
- 산업혁명이 인간의 몸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작업방식이 존재했다. 그때의 작업방식을 낭만적으로 묘사하려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일은 대부분 힘들고 재미없었으며 생명을 위협했다. 하지만 그 일을 하려면 몸을 상당히 폭넓게 움직여야 했다. 19세기 중밤 맨체스터 노동계급을 연구한 엥겔스는 198세기에는 지방 노동자들이 "큰 위험을 겪지 않고 편안하게 평생을 보냈으며, 매우 경건하고 정직하게 올바르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었고, 그들의 물질적 상황은 그전 사람들보다 훨씬 나았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고 서술.
육체노동이 기계노동으로 전환되는 동안, 트깋 19세기 전반부에 육체노동자가 몸을 움직이는 범위는 대폭 감소. 육체노동자들이 손으로 하던 일은 점점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흔적조차 찾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19세기에는 당시의 작업방식 때문에 발생한 수많은 사고와 끔찍한 장애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당시 횡행하던 고용주들의 착취로부터 노동계급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 발의가 홍수를 이룸. 노동 또는 고질적 혹사로 상해나 장애를 겪고 난 후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빈곤층도 흔했다. 작업 중 기계에 피부를 뜯기거나 실명하거나 팔다리가 잘려 불구가 된 노동자들의 참혹한 이야기들이 퍼지기도 했다.
- 산업혁명의 두번째 물결은 첫번째 만큼 건강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독성을 노출하고 있다. 아마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지금 이 책을 쓰는 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앉아 있는 자세다. 현재 지구상 노동 대부분은 이 자세에서 이루어진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종아리와 허벅지, 허벅지와 등이 각각 직각을 이룬 상태에서 몸은 앞으로 살짝 구부러지고, 어깨는 안쪽으로 둥글게 말리고, 목덜미 부분의 인대는 두개골이 키보드에 부딪히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의자가 보편적으로 사용된 지는 얼마 되지 않음. 역사적으로 보면 고대에는 의자가 매우 드물었음. 고대 바빌로니아의 니네베 유적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의자가 있다. 고대 그리스 화명과 석비에도 고대 중국과 일본문화에도 의자가 나타난다. 수천 년 동안 의자는 권위의 상징으로 반아들여졌다. 오랫동안 의자가 널리 쓰이지 않는 이유는 이렇게 중요한 지위의 상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 고귀한 자질, 가장 천한 살마도 가지리 않는 동정심, 인간뿐 아니라 심지어 가장 보잘 것 없는 생물에게도 향하는 박애심, 태양계의 움직임과 구조를 꿰뚫는 신적인 지능. 이 모든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점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인간의 몸에는 미천한 출신이라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찰스 다윈,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 인간의 발에는 발바닥을 따라 흐르는 강한 인대의 지지를 받는 아치형 근육이 네 개 층으로 분포. 이 근육들이 아치 모양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몸무게를 감당하기 위한 추진 에너지를 저장하고, 걷거나 뛸 때는 발가락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그 에너지를 다시 반환한다.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봤다면 이 저장된 에너지를 낭비했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인간의 발은 이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됨.
인간의 발은 그 모양과 기능, 모든 면에서 움직임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되어 있음. 모든 발가락이 앞쪽으로 뻗어 있기 때문에 보행주기의 전반부 동안 발의 아치에 저장된 에너지가 반환되어서 보행 후반부에 필요한 추진력을 보강해 줄 수 있음. 앞쪽으로 뻗은 엄지발가락은 인간이 걷거나 뛸때 생기는 여분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반환해 작은 용수철 역할을 함. 몸의 운동량과 무게를 이용해 이동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막히게 기발한 메커니즘이다.
- 딱딱하고 보호기능을 가진 발싸개가 나타난 것은 후기 구석기 시대 후반.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의 화석 유적을 보면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발가락 네개가 그 전에 비해 훨씬 덜 발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신발은 우리가 움직이는 방식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혹독한 기후에서 두 발로 더 멀리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줌. 수많은 세월동안 인간의 보행방식에 일어난 이런 변화는 우리 뼈에 그대로 새겨짐. 우리의 발을 감쌌던 발싸개는 보행방식에 변화를 주었고, 그 변화는 다시 우리 몸의 움직이는 부분들 간의 연결방식 대부분을 변화시킴. 우리가 슬리퍼를 신고 있을 때와 직장에서 15센티 하이힐을 신고 있을 때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음. 신발은 우리 발의 아치를 평평하게 만든다. 또 신발을 신으면 발의 내부근육을 거의 쓰지 않거나 잘못 쓰게 되어 내부 근육이 약해짐. 발의 뼈 자체에 염증이 생기는 건막류 같은 심한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짐.
- 형질 인류학자 에릭 트링카우스는 고고학 저널에 중기 구석기 시대화 후기구석기 시대 유적에서 발가락뼈의 형성과 발달을 비교한 결과, 이 둘 사이에 비교적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했다고 보고. 발가락뼈가 훨씬 더 발달했다는 것이다. 초기 아메리카 원주민(맨발로 다녔다고 알려짐)의 비교적 통통한 발과 이누이트족(물개가죽으로 만든 장화를 신음) 일부 발가락을 비교한 결과, 트링카우스는 신발을 신은 발은 맨발만큼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아 점점 가늘어진다는 결론을 내림.
신발은 약 4만년 전 샤머니즘, 의식과 종교, 동굴미술이 나타나는 등 갑자기 창의성이 폭발한 현상의 일부였던 것으로 보임. 신발이 정교하게 변화한 시기도 이때였을 것이다.
초기 인간의 하루 이동량이 8-14키로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맞다면 하나의 종이 접근할 수 있고 거주할 수 있는 지구의 다른 모든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여러 세대가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 미스릴야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의 위턱뼈를 보면 현생인류가 이전에 생각했던 시점보다 훨씬 전부터 이동을 시작한 듯 하다. 중국에서 발견된 사피엔스의 치아들도 약 10만년 전의 것이라는 연대측정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식사간격을 줄이는 것은, 광고회사나 제과회사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일지는 몰라도, 치아와 몸 모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침, 한꺼번에 많이 먹고 그렇지 않으면 굶는 방식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낯설다. 이런 방식은 소규모 재배가 시작된 이후로 사라졌기 때문. 우리 몸은 수백년 동안 굶는 데 익숙했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과학적으로도 우리 몸은 굶는데 최적화되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기분장애 환자의 단식: 신경생물학과 효율성이라는 13년 논문에서는 단식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들, 즉 신경전달물지르이 변화, 수면의 질, 신경 영양학적 요소의 합성 같은 것을 제시. 많은 임상환자 진술을 바탕으로 한 관찰에 따르면, 단식이 우울증상에 미치는 초기 효과는 기분, 각성 수준, 평온한 느낌의 개선과 연관되어 있다.
- 서던캘리포니아대 노인학, 생명곡학 교수 발터 롱고의 연구는 단식에 세포확산(세포교체) 속도 감소, 뇌와 내장의 염증감소, 인슐린 감소, 렙틴 감소, 뇌 네트워크 활동 강호, 새로운 뇌세포 생성, 휴식기 심박수 감소, 혈압 강하, 스트레스 저항성 증가 등의 효과가 있음을 여러차례 보여주었음. 롱고는 존스홉킨스 마크 매트슨과 함께 발표한 논문 '단식 : 분자메커니즘과 임상적용'에서 "습관적 단식은 대사경로와 스트레스 저항성 경로를 다시 설정함으로써 부분적인 생명연장 효과를 낸다"고 결론내림. 간헐적 또는 주기적 단식은 설치류에게는 제2형 당뇨, 암, 심장질환, 신경퇴화를 예방해주고 인간에게는 비만, 고혈압, 천식 류머티즘성관절염 발생빈도를 낮추어 준다.
- 하루 여덟 시간을 충실하게 일하면 결국 보스가 되어서 하루 열두 시간씩 일하게 될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 작물수확이 늘어나자 정착지도 늘어났다. 정착지는 마을, 부락, 항구가 되었으며 결국 도시가 됨. 도시가 커지며 운송과 앉아서 하는 일이 필요해졌고 도시문제의 영원한 상징인 운동의 필요성도 커짐.
농업혁명으로 곡물생산이 안정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그리스 문화에서 운동이란 개념이 생김. 노동관습과 패턴의 변화 그리고 여가를 즐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반응이었따. 자신을 위해 일할 테테스(소작농)와 노예를 소유한 사람들은 육체노동을 어느 정도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곧 깨달음. 운동은 놀이와는 매우 달랐다. 그 결과는 비슷할지 몰라도 운동은 건강개선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데 반해 놀이는 오락, 즐거움, 또는 경쟁과 경기 등 모든 종류의 이유로 한다.
운동은 노동량의 차이가 큰 사회, 특히 도시에서만 나타남.
- 우리의 신체기관들이 그렇듯이, 팔다리의 일부분이 망가지면 다른 부분이 그 역할을 대신. 그래서 아치가 몸의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면 발목, 무릎, 엉덩이, 척추, 목 등이 도움을 주려 한다. 문제는 이것들이 실제로 도움을 줄 능력이 없다는 데 있음.
인간은 말, 양, 염소와 달리 땅 위 생활에 결코 완전히 적응한 적이 없다. 초기 인간이 발달시킨 메커니즘은 복잡하고 강력하고 기발하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했다. 하지만 적절한 영양분과 자극이 없으면 그 메커니즘은 결국 무너진다. 우리의 위가 음식물을 필요로 하고 피부가 햇볕을 필요로 하듯이, 발과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움직임이 필요. 한번 발이 약해지면 그것은 바이러스처럼 우리의 몸 다른 부분으로 확산할 수 있음.
빅토리아시대 공장노동자들은 초과 작업과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이 상황이 꼿꼿이 앉아서 일하는 방식과 합쳐지며 러다이트 기계 파괴자들이 난동을 부릴 때처럼 광폭하게 각종 질병이 우리 몸을 총공격하게 되었다.
- 이런 공장들이 있었던 도시와 시기에 학교가 부상한 것은 어느 정도는 우연이다. 하지만 이 과정 어딘가에서 우리는 교육을 공장으로 변화시켰다. 공장의 규칙과 규율을 어린이들에게 주입하는 것은 일종의 통치전략. 이 통치전략하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자신의 생활방식을 점점 더 확실하게 기계화하는 방법을 배워나갔다.
- 공장과 학교의 융합은 오늘날 교육제도에 나타나는 모습과 다르지 않음. 오늘날 교육제도에서도 비즈니스 관행은 학교와 대학에 억지로 주입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학교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찰스 디킨스는 이 모든 것을 진작부터 알았다. 그는 아이들을 배우는 기계로 취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견했다. '어려운 시절'에서 디킨스는 공장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 했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롭게 부상하는 교육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이 책의 유명한 첫문장은 다음과 같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소년과 소녀들에게 오직 사실만을 가르쳐라. 삶에서 필요한 것은 오직 사실뿐이다. 다른 어떤 것도 주입하지 말고, 다른 어떤 것이든 뿌리째 뽑아내라."
- 09년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는 '앉아서 주로 생활하는 정상 체중 성인은 유산소운동을 해서 몸이 탄탄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보다 심혈관 질환위험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림. 날씬한 몸매보다는 탄탄한 몸이 건강의 조건에 가깝다는 의미.
앉아 있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사람들이 이 위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면 이와 관련된 수백만건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앉아 있기라는 질병은 침묵의 살인자다. 그에 관련된 연구들의 결론도 매우 놀랍다. 2010년 미국암학회는 앉아 있는 시간과 육체적 활동의 수준 및 형재를 비교연구해서 놀랄만한 결과를 발표. 비활동적인 여성은 하루에 세 시간 이하로 앉아 있는 여성에 비해 이런 생활을 지속할 경우 사망확률이 94% 높았다.
- 2012년 미국 역학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앉아 있기와 조기사망의 연관성을 밝힘. 연구자들은 텔로미어를 관찰했는데, 텔로미어란 염색체의 보호캡 같은 것으로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가늘어짐. 연구자들은 실험 대상자 7813명 중 하루에 열시간을 앉아 있었던 사람들의 텔로미어가 엄청나게 짧아졌다는 사실을 발견.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8세 정도 나이가 더 든 상태였다. 연구는 "아주 적은 정도의 활동도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 비만은 수없이 많은 원인을 가진 복잡한 질환이지만, 의지부족은 그 원인들에 포함되지 않는다. 의지부족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생각은 20세기 중반에나 하던 생각이다. 현재 비만의 원인은 유전적 영향, 출생전 상태, 생물학적 영향까지 다양하게 알려지고 있음. 초기발달의 영향 같은 더 분명한 사회적 원인들도 있다. 돈과 시간도 중요한 요소이며, 환경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함.(특정 음식을 먹는 습관과 가용성을 결정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의지부족 때문에 비만이 되었다고 비난하는 것은 전 세계적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비만에 대한 유익한 반응이 아님. 비난하면서 고개를 젓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비만은 다른 환경적 요소들과 점점 더 연관관계가 많아지고 있음. 미생물총, 즉 삶의 초기에 우리의 장에서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 수조 개의 미생물들이 비만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장내 환경이 음식처리방식을 바꿈. 특정 종류의 미생물들이 음식으로부터 불필요한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흡수한다는 의미. 13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도 이 사실을 암시함.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들로부터 장내 세균을 채취해서 실험을 했다. 이 쌍둥이들은 유전적으로 동일했지만 한 명은 살쪘고 다른 한 명은 말랐다. 이런 상태의 쌍둥이 집단으로부터 채취한 미생물들은 무균상태의 쥐에게 옮겨졌다. 이 쥐들에게는 다시 똑같은 먹이, 즉 칼로리 흡수와 소비가 동일한 상황이 주어졌지만, 몸무게는 같은 상태를 유지하지 않았다. 쌍둥이 중 살찐 쪽으로 장내세균을 받은 무균상태 쥐들은 쌍둥이 중 마른 쪽으로부터 장내세균을 받은 쥐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늘었고, 체지방이 더 많이 축적됨. 이 경우를 보면 비만은 전이되는 듯하다.
이 연구결과는 체질량, 음식, 장내세균 사이의 상호작용이 적어도 현재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줌. 칼로리 흡수처럼 단순한 과정이 비만이라는 유행병의 원인이라는 생각은 의심받고 있다. 그보다는 광범위한 식습관 자체가 비만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핵심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이 우리가 먹는 다른 모든 음식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신경전달물질과 우울증의 관계에서처럼 이 시스템은 새로운 외부자극에 잘 반응하지 않는 민감한 시스템으로 보임.
물질대사는 편의성과 몸에서 에너지가 사용되는 속도에 관련된 것일 뿐만 아니라 음식이 소화계에서 처리되는 방식에도 관련됨. 내장에 매우 다양한 세균이 많이 분포한다면 몸무게를 유지하기 어려움. 최근의 연구둘이 몸무게 감소를 칼로리 흡수, 소비비율이 아닌 음식의 질과 연결시키는 이유도 여기 있다.
- 제2형당뇨병은 초대형 문제다. 제1형과 달리 제2형은 비만과 화가실한 연관관계가 있음. 몸무게가 늘어나면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은 인슐린 효과에 대한 저항성을 높임. 따라서 인슐린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 우리 몸은 점점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야 한다.
포도당이 에너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혈액에서 세포로 전달되어야 하며 인슐린은 그 전달과정을 돕는다. 하지만 몸무게가 늘어나면 지방, 특히 복부지방이 증가. 이는 우리 세포들이 왁스칠을 해서 만든 방수재킷처럼 지방으로 번들거리게 된다는 뜻. 이렇게 되면 인슐린이 세포 안으로 뚫고 들어가기 더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세포들은 혈중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혈액안에 포도당이 엄청난 농도로 축적됨. 몸 안을 돌던 포도당이 지방으로 왁스칠이 되지 않은 세포를 찾다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 부름.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은 공평한 경쟁의 장이 아니다. 단지 과체중이라 해서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
- 인슐린 저항성은 나이가 들면서 약간 늘어남. 하지만 당뇨병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갖는 것은 복부지방이다. 탄수화물로 가득한 음식의 섭취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음. 당뇨병은 에너지 입력과 출력의 문제다. 여분의 칼로리는 결국 혈액 내 지방산을 더 고농도로 쌓이게 하고,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킴.
우리 문호에서 음식가공이 그토록 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음식가공은 우리 얼굴 모양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 미량 영양소를 고갈시켜서 좋은 박테리아를 죽이고 당이 더 늘어나도록 만들었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최대의 열량을 내는 기름진 당 폭탄을 배달하기 위해 이미 정리된 음식이 내는 에너지의 영향이 조용히 늘어남. 이런 음식에 들어 있는 인공첨가제는 어무나 기묘하고 불가해한 것이라서 내 생각에는 화학박사 학위가 없는 사람은 인스턴트 식품에 들어 있는 성분의 반도 알지 못할 것임. 가공식품 안의 정제 탄수화물이 너무 쉽게 분해되는 것(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증시킴)이 문제는 아니다. 가공식품이 자연식품에 비해 영양가가 적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적게 들어 있는 것이나 가공식품에 섬유질이 훨씬 덜 들어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가공식품을 적당히 먹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는 한다. 그런데 위의 사실들을 모아보면 우리 음식에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구성되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우 적게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 가공식품은 꽉 차있기도 하고 텅 비어있기도 하다. 가공식품은 영양가는 적지만 칼로리와 염분은 엄청나게 많이 포함하며, 우리 몸이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상태라서 먹으면 금세 다시 허기를 느낀다.
- 아주 오래전 빙하가 예상치 못하게 얼고 녹던 시대에 우리에게는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기간을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능력이 진화했음. 혹독한 시기에는 잉여 칼로리를 지방으로 가장 잘 전환할 수 있는 일부 생물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류는 대기중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렇게 높은 상태에서 먹걱리를 길러야 하는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앞으로 몇십년 안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시대 이전의 두 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그로 인해 지구가 받을 영향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이미 그로 인해 단백질가 미네랄 농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탄수화물 범벅인 먹거리에 당과 녹말이 더 첨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임. 인류세에 높아지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먹이사슬 밖으로 축출되고 있는 미량영양소화 이를 갈망하는 인간이 식욕이 앞으로 비만을 얼마나 널리 퍼뜨릴지 궁금하다.
- 우리의 면역체계는 땅콩, 먼지 입자, 또는 꽃가루 같이 무해하다고 인식되어야 하는 물질에 대해 적대적으로 반응하도록 변했다. 면역 체계는 무해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지 못함. 출생때부터 발달의 핵심 단계들에서 면역체계는 충분히 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 한때 자궁은 균이 거의 없는 환경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엄마의 장 박테리아가 이미 자궁안에서 태아의 면역체계를 변호시킨다는 사실을 안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우리는 우호적인 박테리아에게 최초의 세계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산모의 산도를 지나 질을 통해 나오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호적인 박테리아(주로 유산균)로 뒤덮힌다. 면역체계에게는 일종의 최초 몰입교육이 되는 셈.
- 루크는 모유의 기능에 대해 설명. "모유는 오랫동안 균이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렇지 않다. 모유 안에는 유기체들이 있으며, 특정한 장 미생물총의 먹이가 되고 성장을 촉진하는 다당류도 있다." 신생아를 위한 완벽한 음식인 이 물질은 유아가 소화할 수 없는 특정 다당류를 포함하고 있다.
인간의 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기발한 능력을 지님. 쓸모없는 요소들을 포함하는 물질의 생성가 배달에 왜 대사차원의 노력을 기울일까? "다당류는 전혀 유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발달상의 이유로, 아이의 장에서 증진되어야 하는 유기체들은 탐욕스럽게 이 다당류들을 먹어치운다. 따라서 다당류는 기본적으로 유기체의 비료역할을 하는 프리바이오틱스다.
-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콘크리트, 벽돌, 유리에 둘러싸인 인류세에 산다. 박테리아의 의도와 상관없이 박테리아를 차단하도록 설계된 병실 같은 환경에 태어나는 것. 수백만 년 동안 우리는 개울물을 먹었지만 현재는 염소살균한 물을 먹는다. 그전에는 흔하던 부생성 미코박테리아를 마주치지 않는다는 뜻. 이 박테리아는 기생충, 유산균과 마찬가지로 현대생활에서 우리가 거의 마주치지 않는 박테리아다. 이 모든 박테리아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면역체계에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은 장내 박테리아의 종류가 얼마 안되고 밀도도 낮다. 우리는 몸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미생물총을 만나지 못하며, 선사시대 초원에 있던 모든 종류의 박테리아와 마주치는 대신 도움이 안되고 성질이 균일한 박테리아만을 만난다. 이케아의 미생물 버전이다. 숲의 복잡한 다양성 대신 공항 라운지의 답답함과 만나는 것이다.
- 미생물총은 식욕을 자극하기도 함. 박테리아가 자기 잡단의 구성원 수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짐. 우리가 먹으면 그들도 먹는다. 그리고 그들은 물질을 분비하고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며 우리가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을 도와줌. 또한 이 박테리아들은 우리의 중추신경계, 뇌와 소통함. 소통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의 몸 속에서 살아온 미생물총은 숙주와 소통하며 함께 진화했다. 이 박테리아들은 식욕을 자극해서 음식을 섭취하게 함. 그리고 우리가 박테리아에게 적대적 환경을 만들 때 우리 몸은 우울증, 불안, 심지어 고혈압 등의 증상을 보인다.
- 심리분석가이자 작가인 대리언리더는 우리가 전화기를 가만히 놓아두지 못하고 회의 중에도 만지작거리며 극장이나 공연장에서도 들여다보는 이유는 전화기를 만지는 것이 상실의 몸짓이기 때문이라 주장. 우리는 엄마의 손길을 원하던 어린 시절의 자아처럼 잠정적이고 무언가를 찾는 행동을 연습하고 다시 살려내고 있는 것임. 전화기 사용은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거기에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한다. 나는 이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접촉과 연결된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우리 손은 실제로 매우 원시적이다. 키벨은 내게 다른 영장류이 형태와 기능을 살펴본 동료들의 해부학 연구를 보여주었다. 그 연구는 종으로서의 우리 이야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무두더쥐, 여우원숭이, 다람쥐원숭이, 갈라고, 늘보로리스, 안경원숭이, 타마린, 마카크, 개코원숭이, 콜로부스 원숭이, 잎원숭이, 긴팔원숭이,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의 손을 종이에 대고 따라 그려서 모양과 크기가 평균인 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결과는 평균적이고 원시적인 영장류의 손일 것이다. 어떤 특정한 기능에도 적응하지 않고 어떤 특정한 일들을 딱히 더 잘하지도 않는 그런 손 말이다.
- 우리의 손은 평균적이다. 특정하게 적응된 부분이 전혀 없다. 키벨은 우리 손이 우리를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손은 거의 모든 영장류의 손과 비교할 때 환경에 가장 덜 적응된 것으로 보임.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안 손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 않았따. 문자를 보내고 타이핑을 하는 손은, 제니 방적기를 작동시키고, 땅에 씨를 뿌리고, 사자 인간을 조각하고, 오할로 유적지에 부상자를 묻고, 최초의 석기를 만들었던 손과 다르지 않다. 그 손이 바로 이 책을 들고 있는 당신의 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장류의 손이 자신의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성공적으로 진화하는 동안 인간의 손은 훨씬 더 극적인 일을 했다는 것.
우리는 종들 사이에서 특이한 존재다. 진화가 일어나 일을 하기에 적당해지기를 기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지능력은 그 반대과정을 가능하게 했다. 다른 유인원의 손은 환경에 적응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원시적인 손을, 엄지손가락을 포함한 손가락들을 환경과 상호작용하기 위한 이상적 도구로 만들었다.
- 버나드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는 1705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물의를 일으켰다. 존슨 박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 이 책은 현대의 자본주의 경제가 어떻게 펼쳐질지 보여준다.
... 노예들이 허용되지 않는 자유국가에서 가장 확실한 부는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빈곤층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일을 하지 않고 안정적인 해군이나 육군간호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그들은 굶주림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축할 가치가 있는 그 어떤 것도 받아서는 안된다. ... 빈곤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절대로 놀지 못하게 하면서 돈을 버는 대로 쓰게 만드는 것이 모든 부자들의 관심다다. ...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고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려면 그들 대부분을 무식하면서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