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심리 2014. 11. 29. 19:56

 


트래픽

저자
톰 밴더빌트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09-10-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왜 내가 선택한 차선은 늘 막히고, 옆 차선은 뻥뻥 뚫리는 걸까...
가격비교

- 총살형을 당하는 사람의 눈이나 얼굴을 가리는것은 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총살형을 집행하는 사람이 당하는 사람을 같은 인간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임. 인간에게 그가 어떤 인간인지 알 수 있는 표시와 인간적 접촉기회를 없애면 인간은 말 그대로 비인간적으로 변하게 됨.
- 인간은 상호 이타주의에 기초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게 잘해줄 때 혹은 괴롭힐 때 그것을 머릿속에 입력해 둠. 사실 운전할 때 그런 일을 당하면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확률이 높은데도 그 사람에 대해 좋고 나쁨을 평가함. 원시사회에서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타인에 대해 좋고 나쁨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음. 이에 따라 자기가 정해놓은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면 크게 분노함. 즉, 본능적으로 누군가 작은 신호위반을 해도 크게 분노하고 반대로 상대가 예의바르게 행동하면 그것을 높이 평가함
- 초보운전자는 대개 차 앞과 도로의 안내판 등에 집중적으로 시선을 보냄. 반면 차 밖에 딸린 사이드 미러는 거의 보지 않으며 심지어 차선을 바꿀 때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음. 그런 점에서 어떤 사람이 어디를 보는지를 보면 그가 얼마나 경험과 지식이 많은지를 알 수 있음. 시선 추적에 관한 여러 연구는 화가와 보통사람이 그림을 보는 시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음. 보통 사람의 시선은 그림 속 얼굴 같은 구체적인 것에 머무는 반면, 화가의 시선은 그림 전체를 훑고 지나감. 운전자의 경우에도 시선을 보면 그가 얼마나 노련한 사람인지 알 수 있는데, 이는 시선에 경험과 지식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
- 예쁜 여자에게 키스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는 사람은 자신이 건성으로 키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아인슈타인)
- 학습과 집중력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어떤 활동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일사천리로 처리한다는 것.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습관이 됨녀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그 활동을 제대로 못해내는 결과를 유발함. 그렇기 때문에 안타율이 최고로 높은 선수가 최고로 좋은 코치가 되지 못하는 것임. 좋은 코치가 되려면 설명을 잘 할 수 있어야 함.
- 뇌의 신경이 계속 앞으로 달리는 행동에만 집중할 때 운전자가 한동안 같은 속도로 달리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함. 이처럼 신경이 피곤해지면 부정적 결과를 유발하게 됨. 달리던 상태에서 갑자기 정지하거나 속도를 줄이면 운전자는 그때까지 앞으로만 달리는 앞쪽 신경만 사용하고 뒤쪽은 사실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던 상태이기 때문에 오만해진 앞쪽 신경이 운전자를 놀리며 운전자가 마치 뒤로 가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부정적 결과를 초래함. (러닝머신 효과)
- 인간에게는 보통 작은 물체보다 큰 물체가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짐. 눈이 움직이는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시스템이 두 종류 존재하기 때문. 하나는 반사적 시스템으로 우리는 주변을 두루 살피는 이 시스템 덕분에 움직이면서 사물을 계속 볼 수 있음. 다른 하나는 추적 시스템으로 이것은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도 움직이는 물체를 계속 추적해 그 정체를 파악하게 해줌. 이처럼 인간은 추적 시스템과 반사 시스템을 활용해 어떤 물체가 어느 정도 속도로 달려오는지 측정할 수 있음. 눈이 물체의 크기와 속도에 따라 그것을 정확히 보려고 노력하지만 물체가 클수록 눈이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에 그 물체가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짐.
- 이탈리아 물리학자 케사레 마르체티는 인류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일하러 가는데 소요된 시간을 깊이 연구했음. 그 결과 자동차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인간은 통근을 위해 1시간 정도를 할애하려 노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 그는 자신이 동굴본능이라고 부르는 특징 때문에 인간은 이동의 욕구(더 많은 땅과 자원을 확보하고 더 많은 친구를 만나는 것 등)와 집에 머물려는 욕구(인간은 밖에 나가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더욱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낌)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이루려고 함. 특히 그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죄수도 하루에 1시간 정도는 감옥의 마당에 나와 있다고 지적.
- 70년대 도시계획 전문가로 일한 도널드 애플야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친구는 물론 외출시간도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지역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회적 교류가 적음. 교통량이 적은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돈이 많아 한적한 곳에 근사한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실제로 더 많은 교통량을 유발하는 반면, 교통량이 많고 시끄러운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멀리 갈 능력이 없어서 부자들이 유발한 부정적 여파를 안고 살고 있다는 점. 결국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드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셈.
- 교차로에서 운전자는 교통신호를 보는 동시에 다른 차도 봐야하고 회전도 신경써야 하는 등 확인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님. 초록색 신호를 받고 교차로에 들어오는 운전자의 경우 곧 신호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조급하게 운전함. 어떻게 하든 초록색 신호를 받고 있을 때 교차로를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바로 그런 자세가 큰 사고를 유발함. 교통신호등이 운전자의 눈 위치보다 한참이나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임. 그처럼 시선이 위로 간 탓에 운전자는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앞차의 브레이크 등을 미처 못볼 수 있음. 여기에다 빨간색과 초록색 색맹자가 신호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세하거나 햇빛이 눈부셔 신호를 신속하게 파악하지 못할 경우 교차로의 사고발생 가능성은 커짐. 하지만 로터리의 경우에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없음. 로터리를 지나가는 운전자는 속도를 늦추고 앞에 누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하며 다른 운전자와 타협해 끼어들기를 해야 함. 그러다 보면 교차로보다 머릿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더 많아져서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님. 교차로의 경우 로터리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장소이다보니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더 위험한 장소로 전락해 버림.
- 고속도로 전문가는 계속 직선 코스로 달려오다 커브를 배치하는 것보다 연속으로 커브길을 배치하는 것이 운전자에게 덜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 이러한 현상은 야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타자는 직구 후 커브볼이 올 때보다 연속해서 커브볼이 올 때 더욱 쉽게 안타를 침. 이에 따라 도로설계 전문가는 설계 디자인상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하며 특히 운전자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가능한 그 기대대로 갈 수 있도록 설계하려 애씀.
- 어떤 상황에 대해 위험하다고 느낄 경우 그것이 생각보다 더 안전할 수 있음. 반대로 어떤 상황에 대해 안전하다고 느낄 경우 방심하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함. 대부분의 추돌사고는 노면이 잘 마른날, 즉 날이 아주 좋은 날 발생함.
- 교통신호등은 누가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그 순서를 정해주는 것일뿐,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는 절대 아님. 차에 치이는 사람 중 상당수는 빨간불에서 정지하지 않고 가는 차들로 인해 사망함. 따라서 신호등을 없애고 한가운데 분수를 설치해둔 로터리를 조성하는 편이 오히려 사망자를 감소시키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음
- 표준화 혹은 정형화한 방식 그대로 만들어진 세계 모델(교통섬, 단주, 도로표지판, 안전보호막, 교통표시, 교통신호등으로 이루어진)은 이세상과 저세상을 완전히 구분해 서로 단절시키는 역할을 함. 우리가 배우고 정책을 채택할 때 배운 것이 바로 이 세계 모델인데, 이것인 인간세계와 단절된 세계라고 할 수 있음. 그 교통세계에 들어간 운전자는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규범과 다르게 행동하게 되며, 설사 그렇게 하더라도 그 세계의 원칙에 의해 사회적 책임이 면제됨. 이처럼 모든 것이 교통세계 위주로 돌아가는 바람에 보행자는 길을 건너려면 일일히 허가를 받아야 하고, 차 때문에 늘 많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짜증나고 지치게 되었음. 그래서 자신의 이익과 상반되는 도로 안전대책에 저항하게 되고 편한대로 무단횡단을 하게 됨. 이처럼 보행자와 운전자모두에게 좋다고 해서 채택된 안전대책은 오히려 양측 모두를 더욱 위험한 길로 몰아가고 있음.
- 환경적 요소를 희생시키며 도입되는 절대적 안전조치는 거리나 도시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경우 도시 및 거리의 안전마저 해치는 결과를 유발함. 고속도로하는 교통세계가최고로 잘 돌아가게 만드는 요소, 즉 일관성, 획일성, 넓은 도로폭, 소요시간 예측 정보 확보, 상충지점 감소, 진입제한, 장애물제거 등은 인간이 사는 사회세계에서느 거의 통하지 않거나 발붙일 자리가 없음.
- 소크라테스 전통과 달리 유교는 법의 지배보다 개인적 윤리와 미덕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 중국인은 분쟁이 발생할 때 자기 이익을 내세우거나 소송을 통해 권리를 찾으려 노력하기보다 적당한 타협 및 양보를 통해 해결하라고 배워왔음.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중국의 도로에서는 확실한 법규를 준수하며 자기권리를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 법규를 어기면서 적당히 타협하며 도로를 공유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
- 뉴욕시는 여러 이민자의 전통이 뒤섞인 탓에 튀다 못해 무례하게 느껴질 만큼 개인주의가 팽배한 도시임. 그 점에서 무단횡단은 군중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자 뉴욕시에 사는 사람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는지도 모름. 뉴욕과 달리 코펜하겐은 역사적으로 볼 때 단일 문화에 국민간에 합의도출을 추구하는 전통을 간직하고 있음. 따라서 무단 횡단은 지역공동체의 화합과 단합을 해치는 나쁜 행동이라는 의식이 확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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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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