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는 독일인이 라틴아메리카에 가서 휴가를 즐겼지만 지금은 반대로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유럽에 와서 소비를 한다. 나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잘 안다. 라틴아메리카 친구들이 독일에 올 때마다 데려가서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두 저자는 마인드 세트에서 '유럽이 과감하게 개혁하지 않으면 부유한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역사 테마공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즘 라틴아메리카에 갈 때마다 그 경고가 사실임을 실감한다.
- 91년 구소련 해체로 공산주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대표되는 서방세계 가치관 및 원칙이 세계의 주류로 자리 잡았고 이것이 전 세계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실제로 서방세계는 희희낙락하며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자신의 책 역사의 종말에서 내놓은 관점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런 맹목적 자만심은 오래할 수 없다. 서방세계는 우주에서 통용되는 가치관과 정의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며 자신들의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자랑하지만, 이제 글로벌 서던벨트에 속하는 수많은 신흥경제국이 서서히 개혁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서방세계의 명령에 따를 필요가 없으며 서방세계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물론 자국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음을 안다. 이른바 역사의 종말이 새로운 경제동맹이 탄생하는 기회로 변화한 셈이다
- 글로벌 서던벨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관계는 중국-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트라이앵글이다. 중국은 한쪽 발은 아프리카에, 다른 한쪽 발은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 딛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상품수요를 아시아와 아프리카 상품으로만 충족시킬 수는 없으며 또 중국이 그것을 원치도 않음. 이 세지역은 민족과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 문화도 상이하지만 공통의 목표를 지향한다. 그것은 바로 수억명에 달하는 막대한 인구의 빈곤을 낮추는 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시장과 상품 수입선을 다양화하고 라틴아메리카 국가는 미국 및 유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원칙이 아프리카 일부 독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 글나 중국은 현지 인프라와 국영기업에 직접 투자해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저가상품으로 아프리카 여러나라의 산업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 브렌트하우스트러스트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아프리카 방직업종에서만 7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남아공에서도 신발 및 방직품 중 40%는 중국산 제품이다
- 대부분의 언론사는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 투자소식을 일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그러나 브라질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있고 특히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기니비사우, 카보베르데, 앙골라, 모잠비크 등과의 협력에서 진전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여하튼 라틴아메리카, 중국, 아프리카는 향후 10년간 서로 경쟁상대이자 협력 파트너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국가는 상호 협력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아프리카 각국과의 경제관계도 개선했다. 사실 브라질 인구 2억가둔에 7500만명이 아프리카 혈통. 이들 두 대륙의 여러 나라에는 서방 식민주의자에게 짓밟힌 슬픈 역사 외에도 무능한 정부, 심각한 빈부격차, 부패 등 적잖은 공통점이 있따. 한편 이들 두 대륙의 공통적 장점은 젊은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며 성장 잠재력이 크다
- 개혁개방 초기 중국은 전 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처음부터 세계를 향한 개방을 강조한 것. 여기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서방세계에서 말하는 세계란 곧 서방을 의미한다는 점. 2001년 서방세계가 마침내 중국의 WTO가입을 허락했을 때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친서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중국의 관점에서 WTO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글로벌 무역에 참여한다는 뜻. 사실 세계 각국이 참여한 WTO회권국 중 많은 국가가 경제적으로 서방국가의 주목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반면 중국은 처음부터 그 나라들을 장기적 전략적 청사진에 포함했다. 개혁개방 초깅 중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선진국의 경험을 배워 실력을 기르는 일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중국이 두번째로 내놓은 전략은 서방국가가 낙후된 지역으로 낙인찍은 나라들과 단결하는 것이었다. 이들 동맹국의 관계는 빠르게 발전했도,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은 세계 각지에 6880억 불을 투자. 더구나 중국이 투자한 나라들은 대부분 글로벌 서던벨트에 속해 있다.
- 중국인은 수천년 동안 국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억눌러 왔음. 그러나 이제는 개인의 이상이 점점 존중받고 있다. 우리가 메가트렌드 차이나에서도 말했듯 중국의 안정유지는 지도층과 국민의 적극적 소통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는가에 달려 있음. 시주석이 호소하는 민족부흥은 애국심이 투철하면서도 글로벌 사고를 하는 세대를 향한 외침. 차이나드림을 실현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 서양인은 차이나 드림을 말할 때 습관적으로 그러나를 붙인다. 이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모든 중국인이 정부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 수준에 맞는 생활을 누리는 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언스트앤영의 마리아 피넬리 부회장은 14년 5월 중국진출을 원하는 기업가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정책이 있으면 우리는 보통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가들은 대부분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고 정책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미래의 억만장자는 타고난 낙관주의자다. 그들은 정책에 매몰되지 않는다."
- 서방의 우월감은 종교의 절대패권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 과거에 서방인은 자신들이야말로 세상에 보낸 특별한 존재라고 믿었다. 그런 인식하래 교회는 세속의 통치자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동시에 그들에게 하늘이 부여한 사명을 전달. 황제는 타국을 침략할 권력을 얻고 타국의 이교도에게 개종을 강요했으며 자신이 믿는 종교의 교리, 원칙, 가치관을 완전히 받아들일 것을 종용했ㄸ. 962년부터 1806년까지 존속한 신성로마제국은 로마교황이 대관한 독일제국의 이름이다. 나라의 명칭을 이렇게 정한 근거는 그들이 고대로마제국의 우수한 전통과 정권의 합법성을 계승한 것이 신의 뜻에 부합한다는 데 있다. 미국의 공식 표어는 지금도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이며 심지어 이것은 달러지폐의 뒷면에 인쇄되어 있다. 미국인과 종교가 같은 서방의 여러 나라와 지도자도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가 전 세계의 표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 서방인은 이교도가 서방의 원칙과 가치관에 귀의하도록 이끄는 것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여김. 그러나 모든이가 기독교 신자는 아니며 모두 서방인이나 미국인이라고 낙인찍히길 원하는 것도 아님. 물론 서방 민주주의가 거둔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이제 서방인은 마음을 열고 각 문화마다 민주화 과정에서 고수해온 근본원칙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서방국가가 발전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바탕은 투철한 직업정신과 근면성, 진취성이다. 그런데 오늘날 그들은 더 짧은 근무시간과 더 수준높은 사회복지 쟁취에만 급급한 나머지 신흥경제국, 특히 우수한 교육을 받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힘들어도 묵묵히 일하는 아시아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점점 경쟁력을 얻고 있다는 심각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 서방국가가 전 세계의 규칙을 정하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활기차게 발전하는 중국의 원동력과 특수한 개혁방식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 현재 혁신을 진행중인 중국을 분석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님. 어떤 시대든 발전단계에 있을 때는 새로운 체제를 명명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 중국 지도층은 자국의 방식을 중국식 사회주의라고 부르지만 서방세계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토머스 쿤은 과거 모델의 명칭으로 새로운 모델을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09년 메가트렌드 차이나를 집필할 때, 토마스 쿤은 "새로운 모델이 충분히 발전할수록 그것을 정의하는 용어도 더 풍부해진다"라고 했다. 서방의 민주주의를 최종적인 정부 모델로 삼아 중국의 통치모델을 분석하고 평가하면 실망스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진정한 해답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 기드온 래치먼은 덩샤오핑의 영어 통역사 장웨이웨이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따. "중국인은 통치성과에 따라 정당성을 부여한다. 정부가 훌륭한 성과를 내면 그 정부의 법 집행이 정당하다고 본다."
- 교육은 우리가 세계와 사회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렌즈중 하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지 못한 수백만명과 수준높은 교육을 받은 행운아들의 생각이 같을수는 없다. 교육을 받은 이들은 글로벌화가 제공한 기회를 훨씬 더 쉽게 발견하고 종교적 근본주의에 빠져 테러단체에 가입할 가능성도 낮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한 보고서도 이 말이 사실임을 입증.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아동 네명중 한명꼴로 독해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고 쓰는 능력은 가장 기본적 요건이다. 이 능력만 있어도 전문적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안드로울라 바실리유 유럽연합 교육문화집행위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우리는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독해능력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지만 우리의 독해능력은 디지털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을 바꿀 방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읽기와 쓰기 능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경제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장기적으로 이것은 개인과 사회를 위해 수십억불의 가치를 창출한다. 우리가 지금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지혜를 계승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나지움에서 교육받는 것은 그리스 사회 및 문화에 참여하기 위한 필수조건이었고 수사학도 정규교육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을 "효과적 설득수단을 찾기 위한 예술"이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여인인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7세는 아름다운 미모로 찬사를 받음. 그런데 스테이스 시프는 '더 퀸 클레오파트라'에서 그녀를 '현명한 전략가이자 천재적 협상 전문가이며 고대세계의 판도를 바꾼 사람'이라고 평가. 그녀의 업적을 익히 알고 있는 로마인은 그녀의 미모를 칭송하지 않는다.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출중한 미모가 아니라 남다른 언변이었다. 이집트 교육의 기초는 그리스 철학이며 이집트인은 언변을 중시.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어 단어부터 습득했고 시와 이야기를 배웠다. 그녀는 글을 쓰고 시를 지을 수 있으며 복잡한 신들의 계보와 갖가지 서사시를 물 흐르듯 자연스레 암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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