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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권력의 종말

사회 2014. 10. 13. 20:29

 


거대 권력의 종말

저자
니코 멜레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3-06-2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미래 권력 이동의 실체, 작은 다수가 지배하는 세상의 명암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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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신망받는 일간지 가디언(1821년 창간)의 사례는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기존 거대 언론의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줌. 최근 가디언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블로그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고 채팅방과 토론게시판, 팟캐스트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며 온라인 상에서 변신을 시도했음. 또한 웹 개발자와 장차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웹사이트를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가디언의 컨텐츠를 다른 앱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도입. 가디언의 변신 중 흥미로운 것은 무엇보다 크라우드 소싱을 활용한 탐사보도임. 09년, 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회 의원 경비지출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됨. 방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던 가디언은 방문객 중 56%가 참여해 80시간 만에 17만 페이지, 전체 분량의 약 20%가 검토됨. 그후 가디언은 이런 방식을 다시 활용해 세라 페일린의 알래스카 주지사 재임시절 기록과 위키리스크를 통해 공개된 외교관련 문서 등을 분석. 한번은 폴루이스라는 기자가 앙골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사망한 어느 강제추방자의 죽음을 조사한 일이 있었음. 의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는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찾아야 했음. 루이스는 사망자의 이름 앞에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에서 탑승객을 찾는 글을 올렸음.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비롯해 몇몇 사람에게서 답을 받음. "저도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때 돕지 않은 것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가디언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기자들과 컴퓨터 매니아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했왔음.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결과로 나타남. 가디언은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인력과 예산에도 불구하고 28만 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영국 최대 일간지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웹사이트로 자리매김.
- 미국 역사에서 20세기 중반 대부분의 시기 동안 정당은 후보를 육성하고 검증하는 중요기능을 수행했음. 엘리트 주의에 젖어 있었다는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당시 양대정당과 정당시스템은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 주요 공직의 후보가 되도록 철저한 검증을 시행했음. 악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제쳐놓았고, 정당 구성원 대부분은 계급적 사고방식에서 유래한 굳건한 도덕심과 사회적 책임감을 명확히 드러냈음. 이는 현재 우리가 보는 정당의 모습과 매우 다름.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다음과 같이 밝힘. 오늘날의 엘리트들은 자의식을 갖춘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반유대주의 성향이 강했던 옛날 정치인들도 분명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만약 1세기전 그로턴(유명 사립학교)에 다녔다면 자신의 특권을 깨달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특권이 도덕적으로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특권에 얼마나 많은 책임이 수반되는지 교육받았음. 또 리더십의 엄격함을 가르치기 위해 검소하고 좁은 방에서 지내도록 했음. 가장 뛰어난 와스프 엘리트들은 자신들이 세대를 거쳐 이어질 기관을 잠시 맡아 관리한다는 청지기 정신을 지니고 있었다.
- 70년대 이후 양당의 기득권층은 대통령 후보지명과정에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 여기에는 아웃사이더가 출마해서 당선되기 어려운 특별한 이유가 있었음. 바로 돈. 텔레비전과 라이도 광고가 선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선거운동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고, 여기에 프라이머리 일정이 초반에 집중되면서 선거비용은 더욱 늘어났음.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치러지는 초반 경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후보들은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대권경쟁에 뛰어들어야 했음. 그렇지 않으면 선거전에 나서볼 수도 없었음. 이 때문에 양대 정당의 기능은 변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미국 정치의 필수요소였던 후원금 모금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유가 되었음. 고액 기부자와 정치 모금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양대정당의 모금 구조는 대통령 후보지명에서 새로운 통제자 역할을 하기 시작. 돈이 시스템을 장악하면서 공공서비스 정신이 변질되고 권력과 경제적 성공을 중시하는 문화가 워싱턴 DC에 스며들었고, 그 주변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 됨. 공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이상은 차츰 사라지고 출세 제일주의라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짐.
- 음반업계가 냅스터와의 전쟁에 돌입했을 때, 거대 음반사들은 저작권에 대한 법률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했음. 음반을 직무저작물로 재분류하여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해 저작권을 소유할 수 없도록 만드는 법률이었음. 이러한 시도는 거대 음반사들이 예술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했던 중요한 시기에 수많은 뮤지션들의 분노를 초래했음. 법률안은 결국 통과되었지만 나중에 폐기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는 막을 수 없었음. 이글스 멤버 돈 헨리는 거대 음반사들이 날강도 같은 냅스터로부터 예술가들의 저작권을 지켜주겠다고 말해놓고 뒤로는 저작권을 훔치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비난.
- 궁극적으로 거대 엔터네인먼터의 종말이 가져온 도전은 거대 언론의 종말이 가져온 도전과 비슷하지만 중요한 점에서 차이가 있음. 아마존, 유투브, 아이튠즈에서 볼 수 있듯이 더욱 거대한 플랫폼은 작품의 양을 증가시키고 있음. 이와 달리 언론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음. 전보다 많은 블로거와 시민기자들이 활동하가 있지만 탐사보도의 양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음.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더욱 거대한 플랫폼이 이끄는 모호하고 흥미로운 문화적 과도기를 겪고 있음. 로이터 통신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앤서니 드로사는 현대를 디지털 봉건주의시대라고 비유. 아마추어 창작자들은 페북이나 트위터, 유투브 같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음. 중세시대의 농노처럼 창작자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그 땅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텀블러 등 다른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음. 창의적 작품을 만들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 어느때보다 쉬워졌지만 그로부터 수익을 얻는 것은 더 어려워졌음.
- 기지국이 필요없는 무선기술도 있음. 바로 메시 네트워크라는 기술. 내가 어머니께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면 기존 방식의 무선 네트워크에서는 가장 가까운 기지국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그 기지국에서 다시 어머니께 메시지를 전송함. 하지만 메시 네트워크에서는 내 휴대전화가 메시에 연결된 근처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냄. 버스에서 내가 당신 옆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내가 어머니께 메시지를 보내면 그 메시지는 당신의 휴대전화로 전달되어 어머니 휴대전화가 맞는지 확인한다. 어머니 휴대전화가 아닌경우 다음 휴대폰으로 전달되어 다시 확인한다. 메시지가 어머니 휴대폰으로 전달될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실제로 스카으프 음성통화 작동 방식과 매우 유사함. 메시 네트워킹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기기가 많아야 제대로 작동.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전혀 새로운 기술은 아님. 등장한지 수년이 지났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기술임. MIT 미디어 연구소에서 설립한 OLPC(one laptop for child)는 메시 네트워킹 기술이 등장한 초기부터 이 기술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한 전 세계의 외딴 지역에 네트워크 연결을 제공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음. 아프리카의 시골마을에는 이동전화 기지국이 없을 것임. 하지만 그 지역 학생들에게 200대 가량의 노트북을 제공하면 곧바로 메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음. 스메시닷오그라는 또 다른 프로젝트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 기존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발전된 메시 네트워크를 설치. 이를 이용하면 특별한 장비가 필요없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로 와이파이 네트워크 대신 메시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됨. 많은 도시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대체하기 위해 메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시작. 모든 버스에 메시 노드를 설치하면 그 도시에서는 휴대전화 기지국 대신 버스가 커뮤니케이션 인프라의 기능을 수행함. 메시 네트워크는 주요 부품을 만드는 것도 용이함. 팹파이라는 메시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든 에이미 선은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으로, 저렴한 일상용품을 사용해 복잡한 기술을 구현하는 팹랩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음. 08년 어느날 그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고,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도시 잘라라바드에 팹랩을 세움. 그리고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 한 블로그에 따르면 팹파이 네트워크의 구성부품을 보면 맥가이버라는 프로그램이 떠오른다고 함. 나무조각이나 플라스틱, 그 밖의 주변에 있는 어떤 재료든지 메시노드를 고정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 팹파이 같은 형태의 네트워크는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동됨. 또한 전통적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도 누구나 효율적으로 이용가능.
- 오늘날 국가안보에 닥친 진정한 위협은 다른 국가도, 비국가 활동세력도 아님. 미국에게 비국가 활동세력은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 하지만 억압적 정권에게는 국민들의 반대에서 비롯된 권력에 대한 위협일 것임. 유투브와 토르 같은 기술은 친민주주의 인권운동가와 테러리스트의 느슨한 네트워크, 양쪽 모두에게 힘을 제공함. 지금까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사용된 패러다임(국가, 군사력, 전쟁 등)들은 더이상 그리 유용하지 않음. 어나니머스는 다소간의 두려움과 오해를 조장한 면이 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나타난 도전들을 압축적으로 보여둠. 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코드를 고수하면서도 처벌받지 않고 운영되는 것 같음. 하지만 어나니머스는 문화 이상의 의미를 가짐. 그들은 새로운 기관의 시작이며, 급진적 연결의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대대적 권력재편의 일부분임. 이런 현상은 기존과 다른 운영방식과 일관된 철학의 정립을 시도하며 스스로 발전해나가고 있음. 어나니머스가 언제나 지금같은 방식은 아닐수도 있으며, 어나니머스에서 발전한 새로운 기관을 사람들이 원하지 않을수도 있음. 하지만 그들이 중요한 무언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함.
- 우리세대와 이전세대들이 생각하는 지식은 일반적으로 책이 가득한 도서관으로 표현되는, 믿을 수 있는 콘텐츠의 모음이었음. 그러나 지금 세대들에게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책에서 사실을 얻는 것보다 토의와 논쟁이 오가는 살아있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함. 우리는 너무나 크고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불완전한 사회적 존재이며, 그러한 사회적 활동은 불완전한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음.
- 오래전부터 거대기업이 존재했던 것은 아님. 기업이 탄생한 시기는 엘리자베스가 동인도 회사를 만들었던 17세기 초 무렵으로, 약 40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음. 동인도회사는 역사상 가장 큰 회사로 성장했고 추정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의 50% 이상을 통제한 때도 있었음. 최대한 몸집을 불리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고자 했다는 측면에서 동인도 회사는 기업의 본보기와 같은 역할도 하게 되었음. 동인도 회사가 거둔 성공은 미시경제의 근본적 신조인 규모의 경제를 증명해 보였음. 사업규모가 커지면 비용우위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규모확장을 추구하도록 기업을 부추김
- 예전에는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야 거물급 고객의 사건을 수임할 수 있었음. 대규모 조사팀을 운영하거나 비싼 법률문헌을 구독하고, 유리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수많은 문서들을 관리하는 등 대형로펌만이 광범위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구글 검색 같은 간단한 온라인 서비스와 법조계 전용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오늘날에는 대형 로펌의 매력이 상당부분 줄어들었음.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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