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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19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저자
마이클 샌델 지음
출판사
와이즈베리 | 2012-04-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마이클 샌델 2012년 최신작 4월 24일, 한,미,영 동시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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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데 분명 탐욕이 큰 역할을 했지만 무언가 더욱 큰 원인이 도사리고 있음. 지난 30여 년 동안 발생한 가장 치명적 변화는 탐욕의 증가가 아니었음. 그것은 바로 시장과 시장가치가 원래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영역으로 팽창한 것.
- 흥미롭게도 놀이공원은 자신들이 파는 특별한 권리를 숨길 때가 많음. 일부 공원은 일반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단골고객을 뒷문이나 전용문으로 안내. 어떤 공원은 VIP고객이 새치기할 때 길을 터주기 위해 에스코트 서비스를 제공. 놀이공원이 이렇게 신중하게 행동하는 이유는 놀이공원에서조차 돈으로 새치기 권리를 사는 행위는, 공정함이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거스르기 때문.
-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는 현상은 낭비이면서 비효율적 행동이고, 가격체계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신호. 그들은 공항, 놀이공원, 또는 고속도로에서 좀더 빠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에 가격을 매김으로써 경제적 효능을 높이는 것이라 믿음.
- 줄서기에 관해 시장을 옹호하는 입장에는 두가지 주장이 있음. 하나는 개인의 자유존중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이나 사회적 효용의 극대화에 대한 주장. 첫번째는 자유지상주의자의 입장. 그들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원하는 재화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 자유지상주의자는 매춘이나 장기매매금지법에 반대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암표 매매금지법에 반대. 이러한 법은 성인이 상호동의에 따라 내린 선택을 방해함으로써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믿기 때문. 시장을 옹호하는 두번째 주장은 경제학자에게 좀더 친숙한 것으로 공리주의자의 입장. 공리주의자는 시장에서의 거래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똑같이 이익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집단의 행복이나 사회적효용을 향상시킨다고 말함. 돈을 지불한 사람과 돈을 받고 대리로 줄을 선 사람 사이에 거래가 성립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었다는 의미. 125달러를 내고 라인스탠더를 고용한 사람은 줄을 서지 않고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틀림없이 행복을 느낌. 그렇지 않다면 라인스탠더를 고용하지 않았을 것임.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125달러를 번 라인스탠더도 행복을 느낌. 그렇지 않다면 애당초 그 일을 하지 않았을 것임. 이렇게 시장거래의 결과로 구매자와 판매자는 모두 행복해지고 효용은 증가. 이것이 바로 자유시장이 재화를 효율적으로ㅗ 분배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임. 시장은 사람들이 상호 유리한 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재호에 가장 높은 가치를 매기는 사람에게 그 재화를 할당함. 그리고 그 기준은 얼마나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로 측정.
- 시장이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려는 마음과 능력을 바탕으로 재화를 분배하듯 줄서기는 자발적으로 기다리려는 마음과 능력을 바탕으로 재화를 분배. 그리고 자발적으롤 가격을 지불하려는 마음이, 자발적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려는 마음보다 더 나은 가치평가 기준이라고 추정할 근거는 없음. 따라서 줄서기보다 시장논리가 더 낫다는 공리주의자의 입장은 우연에 상당한 지배를 받음. 그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에게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은 시장이 수행할 때도 있고 줄서기가 수행할 때도 있기 때문.
- 가격을 지불하고 새치기 하는 방법으로 라인스탠더 고용, 입장권 암표구매, 항공사나 놀이공원의 새치기 특권 직접구매 등의 거래는 자기차례를 줄서서 기다리는 줄서기의 도덕을, 더욱 빨리 서비스를 받으려고 가격을 지불하는 시장의 도덕으로 대체함. 시장과 줄서기, 즉 가격을 지불하는 행위와 기다리는 행위는 재화를 분배하는 서로 다른 방식이며, 각 방식에 적합한 활동은 다름. 줄서기 도덕은 선착순 원칙으로 평등주의적 매력을 지님. 따라서 적어도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면 특권, 영향력, 풍부한 재력 등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함.
- 명분이나 활동이나 사회적 관행은 적합한 수준보다 낮은 규범에 의해 다뤄질 때 부패됨. 극단적 예를 들면, 팔아서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아이를 임신하는 행위는 부모의 역할이 부패한 것. 자녀를 사랑해야 할 존재롤 보지 않고 사용해야 할 사물로 다루기 때문. 정치적 부패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음. 한 판사가 뇌물을 받고 부정한 판결을 내릴 때, 그는 자신의 사법적 권위가 대중의 신뢰가 아니라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수단인 양 행동하고 있는 것임. 그는 적합한 수준보다 낮은 규범에 따라 사법적 권위를 다룸으로써, 자신의 공직을 타락시키고 그 품위를 떨어뜨림. 불임시술의 대가롤 지급하는 현금이 일종의 뇌물이라는 주장의 이면에는 좀더 광범위한 부패개념이 놓여 있음.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강압여부를 떠나 협상자체가 부패라고 주장함.
- 경제학자들은 흔히 시장은 무기력해서 스스로 통제하는 재화에 관여하거나 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고 가정.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님. 시장은 사회규범에 흔적을 남김. 종종 시장 인센티브는 비시장 인센티브를 잠식하거나 밀어냄. 이스라엘의 어린이집에 관한 연구는 이런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줌.
- 출산 허가증 거래에 따르는 도덕적 문제점은, 자녀를 갖고 싶은 부부가 다른 부부를 매수해서 자녀 출산 기회를 포기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것. 이런 행위는 자녀를 양도할 수 있고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간주하도록 부모를 부추김으로써, 부모애의 규범을 무너뜨림. 하지만 오염배출권 시장이 안고 있는 도덕적 문제는 이와는 다름. 여기서의 쟁점은 뇌물이 아니라 의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행위임.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보다는 국제무대에서 더욱 첨예하게 나타남. 국제적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유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게서 오염권을 사거나 다른 국가가 오염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으로 자국의 에너지 사용량을 감소해야 하는 의무를 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두가지 규범에 위배됨. 우선 자연을 도구로 생각하는 태도를 굳히고, 국제 환경윤리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공동희생정신을 약화시킴. 만약 부유한 국가가 돈으롤 자국의 탄소배출량 감소의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살 수 있다면 결국 그랜드캐니언을 찾은 등산객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이 경우에는 부자 관광객이 히말라야에서 자신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줄 사람을 고용하여 벌금을 내는 대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그랜드 캐니언에 빈 맥주깡통을 버릴 수 있는 것임.
- 트로피 헌팅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별로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검은 코뿔소를 죽일 수 있는 권리를 파는 것은 시장 인센티브를 사용해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구조하는 현명한 방법임. 사냥군이 검은 코뿔소 한마리를 사냥하기 위해 15만불을 자발적으로 지불한다면 목장주인은 코뿔소를 키우고 보호해서 공급을 늘리는 데 인센티브를 받는 것. 하지만 이는 왜곡된 생태관광임.
- 경제적 논리의 관점에서는 시장중심 해결책이 분명 승리한 것처럼 보임. 거래 당사자들은 이익을 얻었고 손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 목장주인은 돈을 벌고, 사냥꾼은 위협적인 동물에게 몰래 접근하여 총으로 쏠 기회를 잡았고,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은 멸종직전의 낭떠러지 에서 되살아났음. 그렇다면 누가 불평할 수 있겠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트로피 헌팅의 도덕적 수준에 달려 있음. 오락을 목적으로 야생동물을 죽이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못마땅하다면, 코뿔소 사냥권을 사고 파는 것은 악마의 거래이고 일종의 도덕성에 대한 강탈행위임. 코뿔소 보호에 기여한 것은 환영할지 모르지만, 부자 사냥꾼들의 비뿔어진 쾌락에 영합해 이룬 결고라는 사실에 개탄할 것임. 이는 마치 벌목꾼이 부유한 기증자에게 나무 몇 그루에 자기이름을 새길 권리를 팔 수 있도록 허용하여 오래된 삼나무를 멸종위기에서 구하는 것과 같음.
- 우리는 늘 그렇듯이 도덕적 논리가 없이는 시장논리도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게됨. 코뿔소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는 방식을 둘러싼 도덕적 의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코뿔소를 사냥하는 권리를 거래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음. 물론 이것은 어떤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만한 의견이 분분한 문제임. 하지만 시장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교화되는 재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관한 논란에 부딪힐 수 밖에 없음.
- 대중에게 미치는 손해와 불편에 대한 보상으로는 개인에게 돌아가는 현금보다 공공재가 적합. 공공재는 폐기물 처리장 유치결정으로 시민이 져야하는 부담과 희생을 인정한다는 표시이기 때문. 거주지에 활주로나 쓰레기 매립지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주민에게 지불하는 보상금은 자칫 지역사회의 훼손을 묵인하는 데 대한 뇌물로 비칠 수 있음. 하지만 새로 건립한 도서관, 놀이터, 학교 등은 공동체를 강화하고 공공정신을 존중함으로써 시민의 희생을 동일한 가치로 보상함.
- 청소부 보험은 직원이 살아 있는 것볻다 죽었을 때 더욱 가치가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면서 직원을 사물화함. 즉 회사는 직원의 가치를 직원의 업무에서 찾지 않고 직원을 상품선물로 다루게 됨. 기업 소유의 생명보험이 생명보험의 목적을 왜곡한다는 반박도 있음. 한때 유족에게 안전망 역할을 했던 생명보험이 지금은 기업을 위한 세금혜책 정책의 일종으로 전락했기 때문.
- 광고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원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라고 부추김. 하지만 교육은 자신의 욕구를 비판적으로 돌아본 후에 욕구를 자제하거나 향상시키라고 가르침. 광고의 목적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인 반면, 공립학교의 목적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임.
- 어린시절에 소비사회를 지향하는 기본훈련을 많이 받는 학생들에게 주변세상에 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음. 아이들이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되어 로고, 라벨, 라이센스 의류를 선전하며 등교하는 시대에, 학교가 소비지상주의의 정신에 흠뻑 젖은 대중문화오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중요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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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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