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1.23 바벨탑에 갇힌 세계화
  2. 2014.10.21 세계화의 종말

 


바벨탑에 갇힌 세계화

저자
페테르 빈터호프 슈푸르크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0-04-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16세기 화가 피테르 브뢰겔의 그림 "바벨탑". 『바벨탑에 갇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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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날의 세계를 설명하는 그림

2. 인간을 위협하는 세계화

- IMF의 가장 결정적 변화는 레이건 대통령과 대처수상 등이 자유시장 경제원칙을 설교했던 80년대에 있었음. IMF와 세계은행은 새로운 선교단체가 되어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저항하는 가난한 국가들이나 그들의 도움이 급하게 필요했던 국가들에게 자유시장 경제원칙을 강요하곤 했음 (세계화의 그림자, 스티글리츠)

- 시장의 개방은 국제무역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음. 2004년 세계적으로 약 90억 달러의 수출품목이 거래됨. 그렇게 많은 상품이 전세계에 분배되는 것은 좋은 일임. 그러나 세계적으로 약 6만 5000개의 다국적 기업중 단 200개 기업이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두운 이면임.

- 상위 200개 기업이 세계 전체특허의 90%를 갖고 있다. 이들이 식량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가공하여 판매한다. 자동차와 보일러에 쓸 기름을 조달하고 세계 수십억 인구를 위한 미디어 산업과 문화산업을 담당한다.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컴퓨터를 만든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만들고 비행기와 자동차로 여행을 한다. 전 세계가 입을 옷을 만들고 거의 모든 은행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민보건에 대한 결정권도 점점 더 많이 갖는다. 무엇보다도 전 국가의 무기창고에 가득한 대부분의 무기를 생산한 장본인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나의 세계-세계적 폭력에서 사회적 세계화까지)

- 신자유주의와 주주가치지향 기업정책이라는 두 이론은 결국 돈의 종교임. 중하위계층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상류층은 엄청나게 부자가 됨. 만약 이런 현상이 낳은 계명이 거부할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진실이 된다면, 18세기 중엽 계몽주의학파 바론 돌바크가 종교에 가했던 비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음. "통치자는 각종 악행으로 현세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종교는 내세에 열광케 하는 교묘한 수로 사람들을 취하게 해 통치자의 악행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못하게 한다"

3. 회사는 더 이상 직원을 돌보지 않는다

- 실직을 논하려면 노동시장의 핵심에 놓인 비정규 노동의 지속적 증가를 염두에 두어야 함. 비정규직 노동자는 40%에서 그치지 않음. 지금까지 정규직 노동자였던 직장인도 비정규직으로 하락할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음. 공무원같은 몇몇 직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직장이 비정규 노동으로 변할 위협에 놓여 있음. 그리고 비정규 노동은 다시 실직 위협으로 이어짐. "노동이 인간의 존엄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경제논리가 지배하면서 노동은 하나의 생산요소나 상품으로 전락했다. 개인, 가족, 사회, 국가는 노동에 더 이상 가치를 두지 않는다."

4. 고급노동자에 불과한 살찐 고양이

- 거침 없는 세계화 자본주의에서 CEO의 상황은 일반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음. CEO도 자신의 노동력을 시장에 팔아야 함. 그리고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예전보다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고 더 많이 일하며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함. 사회적, 지역적 이동도 더욱 잦아졌음. 자신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서 좋은 값에 팔아야 함. 게다가 자신을 도구로 이용하려는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 서 있음. 또한 회사간부나 지역 지도층과의 고전적 관계도 매우 중요함. 어쩌면 그의 가족관계는 일반 노동자보다 더 위태로울 수 있음. 의심의 여지 없이 이 모든 것을 지탱하게 하는 힘은 어마어마한 재정적 이익임. 변화된 생활 방식과 업무조건은 기업 소유주와 직원 그리고 그 밖의 관련자와의 관계를 변화시킴. CEO는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1인 영업체가 되며, 최종적으로는 두려움 때문에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조직적인 거래를 결정할 수 밖에 없음.

5. 미디어는 세상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가

- 계층이라는 개념은 어떤 특징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에 따라 구별된 사회의 한 부분을 뜻함. 어떤 특징을 같는 일부가 이쪽에 있다면 그 특징이 없는 일부가 반대쪽에 있음. 이런 식의 이분법은 지배냐 피지배냐, 착취하느냐 착취당하느냐, 정보가 풍부하냐 부족하냐 등으로 묘사될 수 있음. 미디어 소비에서도 둘로 나뉨. 정보가 풍족한 부유층은 정보가 부족한 빈곤층 위에 있으며, 두 계층은 서로 반대편에 있음. 정보 부유층은 미디어 활용에 적합한 요소와 지식을 갖추었기 때문에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고 정보 빈곤층과는 달리 미디어에서 지식을 얻는 이점을 누림. 그들은 적절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자식들에게 이점을 계속 전달하고 그로 인해 정보빈곤층보다 먼저 도약할 수 있음.

6. 균열된 사회, 흔들리는 사람들

- 미국에서는 가계소득의 약 20%를 출퇴근 교통비에 쓰는데, 이것은 식료품비용보다 높은 수치임. 시간과 돈 이외에 모든 사회적 친분관계, 즉 배우자, 가족, 친구 그리고 다른 일상의 친분관계가 위협 받음.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음. 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이 넘을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 근육 및 뼈질환, 불안증가, 공격성에 시달리게 됨.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린 사람은 아침에 회사에 도착하면 그리고 저녁에 집에 오면 기분이 나쁨. 말하자면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생활의 만족도는 떨어짐.

7. 세계화가 인간심리에 미친 영향

- 세계화는 청소년에게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생활감정이 생기게 하고, 이에 대해 처음에는 방어기제를 동원하여 약효가 끝날때까지 두려움을 방어함. 그 다음에는 사고방식과 감정이 변하고 결국에는 공격성을 보이거나 분노를 풀 희생양을 찾게 됨

- 경제엘리트는 감정적으로 직원과 보통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직원과 보통사람이 사회를 지탱한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음. 만약 경제엘리트가 사회적 신분상승자라면, 그는 감정적으로 출신배경에서 멀어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함

8. 과도한 자기애와 자기표현에 빠진 사람들

- 미국 역사가 크리스토퍼 래시는 이 시대의 지배적 유형을 자기애라고 일컬음. 현대 복지국가 형성 과정에서 인간은 가족, 계층, 계급이라는 산업사회의 직접적 형식에서 벗어나 건강과 복지제도의 망 속으로 이동하면서 자기애 성격이 생겨났음. 관료제도를 따르는 거대한 사단법인 및 국가기관이 성장하면서 사회적 연결이 없는 냉정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성격이 생겨남. 분석 심리학에서는 자기애를 보이는 사람은 거대한 환상이나 자괴감 징후를 보이고 타인의 인정과 감탄에 과도하게 연연함. 더 나아가 주변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이 없고 그들과 착취관계를 맺으며 질투심에 불탐. 사람을 평가할 때도 오직 선과 악 두종류로만 인식함.

- 자기애가 높은 사람은 뛰어난 사회적응력을 발휘. 큰 야망을 성취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사는 분야에서 일함. 활동적이고 끈기가 요구되는 업무에 뛰어난 능력이 있음. 산업사회에서 이런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당연하고, 학계나 기술분야에서도 틀림없이 이런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음. 엄격하고 냉정한 동시에 과보호를 하는 부모, 특히 자식에 대해 자기애적 환상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기애가 높은 경향이 있음. 외동이거나 형제중에서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 가족 전체의 야망을 채워주리라 기대되는 아이가 주로 자기애에 빠짐.

- 감정의 표면행위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음. 그들의 감정은 재빨리 생성되며 밋밋하고 표면적임. 그들은 다양한 경험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 활기차고 다채로우며 감정을 충전하고 자극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짐.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도구화할 때 그들은 쾌감을 느낌. 이런 유형을 일컬어 타고난 판매원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판매원이 아닌 동기부여 강사, PR전문가 혹은 배우 중에 많이 있음. 심리학에서는 이런 유형을 일컬어 히스트리오닉이라고 함. 배우를 가리키는 라틴어 히스토리오에서 유래한 이 말은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강렬한 태도를 강조하는 개념으로 사용됨. 히스트리오닉으로 묘사되는 사람은 수시로 바뀌는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며 고집스러운 사람, 성적 매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유혹하고 때로는 진짜 성관계를 맺기도 하는 사람, 줏대없고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사람임. 더 나아가 이기주의자, 감정이 불안정한 사람, 과장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히스토리오닉이라고 함.

- 회사, 학교, 가족 등을 보면 세계는 새로운 규칙을 가짐. 더 이상 순종, 훈육, 도덕성이 중요치 않음. 오히려 유연성, 변화, 빠른 반응과 적응이 중요함. 자기제어, 심리와 감정의 유연성, 거래능력이 중요함. 모두가 세계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야 함. 그런데 세계는 지속성이 없고 불안정하며 일시적임. 이리저리 갈팡질팡함. 가난한 사람, 약한 사람 할 것없이 모두가 이런 변화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함. 그리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이런 세계에 딱 맞는 사회성격이 생서오딤. 히스트리오닉은 가장 이상적 전제조건을 갖추었음.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기것해야 미디어의 연출에 잠시나마 정치적 행동주의를 보이는, 평소에는 사회참여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미래의 시민인 양 자신을 연출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드링 연결불안의 토양에서 자라는 것임.

9. 정치가는 성직자도 아버지도 아니다

10. 자선권력으로 탈바꿈한 기업

11. 인간적인 노동윤리를 찾다

12. 바벨탑의 그늘에서 벗어나다

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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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종말

경제 2014. 10. 21. 20:43

 


세계화의 종말

저자
자크 사피르 지음
출판사
올벼 | 2012-10-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화의 종말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 자크 사피르 교수(파리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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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40여 년간 경험한 세계화는 무역의 세계화와 금융의 세계화가 결합한 것. 금융의 세계화는 브레턴 우즈 협정에 의해 확립된 국제통화체제가 73년 와해되면서 그 기반이 조성되었으며, 무역의 세계화는 자유무역의 확대과정을 통해 구현됨. 무역과 금융의 세계화가 진행되어 온 각각의 단계에서 폭력과 전쟁의 씨앗이 만들어짐. 오늘날 우리는 그 결과를 목도하고 있음. 바로 경제와 사회의 전면적 퇴행임. 이 퇴행은 부유한 나라들을 먼저 강타했음. 그렇다고 신흥 개도국들을 관대하게 다룬 것도 아님. 더욱이 역사적 퇴보는 자원자원의 무분별한 개발을 초래하여, 무려 15억명이 넘는 지구촌 사람들이 환경재난 속에서 나날이 피폐해져 가고 있음. 사회적 유대마저 파괴되는 나라가 속출하면서 수많은 민중들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현란한 불빛 아래 광적인 개인주의가 주는 충격에 시달리고 있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실들이 또 다른 퇴행, 최악의 퇴락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
- 70년대부터 90년대 말까지 세계 GDP는 크게 증가했더라도, 그 시기는 경제활동의 상품화가 빠르게 진행된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회계적 관행에 따라 무시할 수 업을 정도의 통계적 가공물이 GDP와 GNP에 포함되었을 것임. 그러므로 최근 30여년 간 세계무역의 상승과 GDP증가의 상당부분은 실제적인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함. 이 변화는 국민소득의 산정규범에 의해, 예전에는 고려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이뤄져 온 생산등이 단지 통계에 반영된 것일 뿐임. IMF, 세계은행 등과 같은 세계경제기구들은 개도국들이 수출상품의 생산을 늘릴 것을 권고해 왔는데, 그 근거가 되는 국제무역통계에는 상품화의 진전에 의해 왜곡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함. 특히 70년대 초부터 90년대 말까지 무역량을 비교할 때 통계적 착오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오차가 대략 전체 무역량의 30~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 따라서 무역의 세계화가 짧았던 20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되었다는 것은 하나의 신화임. 세계화는 1차대전의 발발로 중단되고 오랜 쇠퇴기를 거쳐 70년대부터 부활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하지만, 사실상 세계화의 황금기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음
- 러시아는 세계경제에 통합되어 있으면서도 WTO가 규정하고 있는 세계화 규칙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움.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의 입장은 명확함. 러시아는 주요 국제기구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WTO에 가입하기를 원하지만, WTO가 먼저 보장해야 하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음. 러시아는 자국 성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WTO의 규칙들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 기구의 외부에 머물기를 원함. 또한 최근 러시아는 WTO의 규정에 비춰볼때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제안을 하기도 했는데, 벨라루스 및 카자흐스탄과 하나의 블록을 형성해서 WTO에 참가하겠다는 것. 러시아가 자신의 조건을 끝내 관철시킨다면 WTO의 일관된 원칙을 흐트리는 데 성공하는 것. 사실 러시아의 경제성장 과정은 무역 세계화의 제도들과 일정정도 단절하는 것이 아주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좋은 사례임. 러시아는 98년 예기치 않은 충격적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그후 9년 연속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음.
- 프랑스 자동차회사 시트로엥사는 DS-19/21/23모델을 20여년 동안 약 150만대를 생산했음. 그런데 오늘날 이 모델의 경우 연간 생산량 150만대가 최소 손익분기점임. 이와 같은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려면 판매시장이 넓고 많아야 함. 다국적 기업들은 국제무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해 옴. 무역자유화의 초기에 주요 생산거점들은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생산공정의 한 부문을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간 경우는 아주 많았음. 생산공장의 해외이전은 국제무역의 확장 초기에 큰 기여를 함. 그런데 국제무역이 대폭 발전한 것은 분명하지만, 리카르도가 19세기 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모직물과 포르투갈 와인 경우와 같이 공업과 농업부문간 교역이 아니라, 같은 산업부문 내의 교역이 증가한 것임. 하나의 생산공정을 구성하는 여러 단계간에 이뤄지는 무역형태는 국제무역이 비교우위에 따른 전문화가 아니라 공장들 간의 기술적 특화에 의해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줌. 따라서 무역의 세계화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세계화임. 하지만 세계화가 초국가적인 글로벌한 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은 아님. 여러 사람들이 동일한 경제활동을 하더라도, 각 개인이 속한 민족적 특성은 작업의 구상 과정에서도 뚜렷이 나타남. 한 부품을 설계할 때 프랑스 기술자는 열역학적 관점에서 모델을 개념화하는 데 반해, 일본 기술자는 부품을 시각화하고 형태변화를 꾀하는 방식을 택함. 미국과 러시아, 영국의 기술자는 또 다르게 작업할 것임.
- 지난 40년간 진행된 세계화가 알려준 교훈 중 하나는 나라마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고유한 기술문화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기술이라도 나라마다 적용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나며, 이에 따라 경영문화도 국가별로 고유한 특성을 띤다는 점. 그리고 이런 차이점은 19세기 말 이후 기업의 역사적 발전과정이나 국가의 전통적 경제개입 방식에도 반영되어 있음. 그 외 다른 차이점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데, 예를 들면 알파벳과 표의문자의 차이나, 열린 국경을 가진 나라들(브라질, 러시아, 미국 등)과 이른바 자연적 국경으로 둘러싸인 나라들(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처럼 대조적인 생활공간에 따른 차이점을 들 수 있음.
- 유럽연합의 확대과정이 유럽의 전통적 핵심국가의 국민들뿐만 아니라 동유럽 국가들의 국민에게도 유익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음. 따라서 해외직접투자를 이타적 선택이라고 정당화할 수 없음. 결국 유럽연합의 확대가 갖는 의미는 서유럽 국가를 동유럽 신규가입 국가들과의 경쟁으로 몰아넣어 서유럽의 사회모델을 와해시키겠다는 엘리트들의 의지가 실현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뿐임. 게다가 몇몇 산업영역에서 노동자들의 처지가 개선되기도 했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님. 유럽 차원에서 세계화는 사실상 전통적 핵심국가의 노동자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었음. 이런 까닭에 유럽연합과 유럽연합의 각종 제도들이 세계화 과정에서 야기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할 수 있음. 유럽연합은 서유럽 국가의 노동자들을 보호해주지 못했으며, 신규가입 국가의 사회적 수준을 서유럽 수준으로 빠르게 수렴시킨 것도 아님. 오히려 산업부문의 사회적 환경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한편, 대기업에게는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줌.
- 무역의 세계화는 개도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퇴행을 낳고 있음. 바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세계화는 부국의 빈곤층을 더욱 가난하게 하고 빈국의 뷰유층을 더 부유하게 하는 정책일 뿐임. 실제로 세계화는 지배층들이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노동계층에 양보했던 것을 모두 되찾으려는 과정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활용되었음. 그러나 세계화는 또한 정치적 한계에 직면했음. 도하 어젠다의 협상실패가 그 증거임. 우리는 분명 패러다임의 전환과 마주치고 있음. 아직 그 전환이 언제 어떻게 구체화될지 알 수 없지만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함.
- 대공황이란 비극적 시기는 국제적 통화, 무역체제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케인즈의 성찰이 무르익는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 케인즈가 이 시기로부터 이끌어낸 교훈은 세가지 방향으로 정리됨. 먼저 30년대 초반의 경험으로부터 국제통화체제에서 유동성 공급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교훈을 이끌어냄. 케인즈는 모든 형태의 금본위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음. 그 다음으로 자유무역에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애초의 입장을 버리고 기본적 체제로서 보호주의를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위급한 시기에는 자급자족에 가까운 보호정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 케인즈가 도출한 두번째 교훈은 자유무역이 20세기에 긍정적 내용을 모두 소진했다는 점. 가장 중요한 세번째 교훈은, 국가간 조율이 필수적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국가정책들의 운용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점. 모든 협력의 체제는 행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임.
- 금융자유화는 지지자들이 약속했던 혜택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 개도국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연구작업들은 자본계정의 개방이 성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줌. 이보다 앞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외국자본에 대한 개방이 실제로는 내수의 변동성을 높였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는데, 이 문제는 확실히 단기자본의 경기자극적 성격에 기인. 또 다른 연구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국가들이 바로 이러한 단기자본에 가장 덜 의존했던 나라들임을 입증했음. 자본 자유화를 옹호하는 논리적 추론은 다음과 같음.
* 개도국들은 투자를 위해 자본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사실임)
* 투자자본은 외부로부터만 얻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나라의 사정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음)
* 따라서 필요한 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자본이동에 대해 문을 열어야 한다. (이것은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오류임)
- 한국 등 동아시아와 러시아 등을 파국으로 몰아넣엇던 97~99년의 금융위기는 73년 이래 미국과 IMF의 정책이 함께 만들어낸 통화의 무질서가 낳은 결과이며 세계금융질서의 중대한 파열을 의미. 사실 이 위기를 계기로 금융의 세계화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비판들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음. 금융자유화에서 비롯된 위기는 그 영향력이 실로 파괴적이었으며, 특히 미국과 IMF는 위기의 통제에 있어서 완전한 무능력을 드러냈음. 이 사실은 세가지 중대한 결과를 초래. 첫째, 세계경제의 금융화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림으로써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음. 세계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인 전제가 되었음. 이미 98년부터 미국이 이제껏 강요해온 세계 금융, 통화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기 시작. 두번째는 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이 새로운 대외경제전략을 수립하게 만들었다는 점. 사실 이렇게 수립된 전략은 현재의 위기를 초래하는 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음. 97~99년 위기가 낳은 긴박감은 세계겨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하기에는 부족했음. 대부분의 나라들은 세계겨제를 구조적으롤 개혁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보다는 자국경제의 안정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비축하는 데 주력했음. 케인즈가 제안했던 국제통화체제가 정착되어 있다면 하등 필요없을 외환보유고를 축적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제무역에서 공격적 수출전략을 전개. 이 전략들은 선진국의 임금정체를 야기함으로써 선진국들의 불균형을 심화시켰음. 현 금융위기의 출발점인 미국, 영국, 스페인 등의 가계부채의 위기는 다른 나라들이 외환보유고의 축적을 위해 추진한 공격적 수출전략에 기인하는 바 큼. 여기서 국제통화 무질서에서 비롯된 악순환의 전체상을 확인할 수 있음. 이 악순환 속에서 보호주의 정책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등장하게 됨. 이 나라들은 무역적자와 가계부채의 증가로 인해 경제적 불안정이 위험수위에 있기 때문. 하지만 보호주의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무질서를 더욱 심화시키고 수출국들의 안정성이 위협받게 됨. 이 상황은 정확히 케인즈가 피하고자 했던 유형의 악순환임. 케인즈가 통화동맹의 원칙들과 조정가능한 고정환율제, 방코르의 역할, 무역규칙과 자본통제를 결합한 체계를 제안한 이유는 모든 나라들이 이웃나라의 안정을 해치지 않으면서 경제정책의 진정한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음. 세번째 결과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외환통제정책을 부활시킨 것임. 중국이 위안의 태환성을 확대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거부한 것은 확실히 현명한 선택이었으며,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정책에서 시사바든 바 큼. 이처럼 케인즈의 생각은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음. 자본과 환율에 대한 통제는 대내적으로 자유로운 경제정책을 추진할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자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경로를 찾아가는 데 필수적임. 하지만 환율과 자본이동에 대한 통제를 확립하는 것은 미국과 직접적 갈등을 낳는 민감한 사안임. 현재로서는 미국의 정책목표는 다른 나라들의 경제적 주권의 수호와 양립할 수 없음. 아시아 국가들의 산업화 전략에서 대한 최고 전문가 중의 한 사람인 로버트 웨이드는 자본이동에 대한 통제문제의 본질은 미국과 정치경제적 주권을 수호하기를 원하는 다른 나라들 간의 갈등에 있다고 규정함.
- 건전성 규제가 위험을 예방하지 못하고, 다가올 미래에서도 무기력할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무질서가 초래할 결과로부터 자국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전략들이 강구되어야 함. 여러 신흥경제국가들은 외환보유고를 대규모로 축적하는 전략을 선택했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전략은 세계적 차원의 금융조절이 현재로는 불가능하다는 자각의 직접적 결과임. 특히 앞서 일어난 위기에서 IMF의 실패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에 상당한 활력을 다시 불어넣었음. 01년 IMF는 위기관리에 대한 무능력을 자인하면서 신흥국의 전략을 지지하기로 결정했음. 하지만 이 정책에 수반되는 비용은 막대했음. 이것은 금융비용이기도 하고 예산비용이기도 함. 왜냐하면 축적된 경상수지 흑자는 투자를 위해 사용될 수 있기 때문. 이 관점에서 보면 금융자원의 기회비용과 투자에 할애할 수 있었던 재정자원의 불태화로 인해 초래된 성장지연은 바로 금융개방과 세계화에 의해 초래된 것임. 하지만 개도국에게는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음. 개도국은 내수를 강력하게 억제하면서 공격적 수출전략을 추진해야만 했음. 중국은 이 전략을 추진한 대표적 나라임. 우리는 중국인의 전략을 약탈적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는 97년고 99년 사이 국제 금융환경의 불안정성에 의해 야기된 혼란에 대한 중국의 선택으로 이해해야 함.
- 화폐는 거울 또는 확대경과 같은 역할을 함. 실물세계의 변화를 반영하기도 하고 더욱 증폭시키기도 함. 이 결과는 경직적 정보모델의 결론과 완벽하게 일치. 사회경제체제의 개별성 자체는 사회경제체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국가의 역사적 산물이며, 이 개별성은 모든 통화정책의 연구에서 핵심적인 분석대상임. 각 국민경제에는 생산적, 금융적, 사회적 구조에 조응하는 인플레이션율이 존재. 이보다 낮은 인플레이션율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경제와 사회는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음. 따라서 국민경제 간에는 인플레이션율이 차별화되는 현상이 계속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함. 그런데 단일 통화는 상이한 속성을 갖는 국가경제들에게 공통의 틀을 부여하며,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국가들 간의 경쟁력격차가 커졌음. 물론 국가간 재정이전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면 부조화와 이질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유로존이 당장 재정통합에 성공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음. 유로는 오랜 준비끝에 출범했지만 이론적으롤 고루한 것이었음.
- 유로는 달러가 누리는 것과 같은 정치적 힘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음. 유로를 채택하지 않은 나라들이 유럽대국의 건설이라는 해법을 수용하지 않는한, 그리고 유로가 유로존 회원국 간의 경제논리의 차이로 인해 내부적인 침식이 진행되는 한, 결코 미국과 같은 정치적 힘을 가질 수 없음. 위기가 시작된 이후 유로존의 이질화 현상은 계속 진행되었음. 유로존 차원에서 소득을 균등화하는 기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몇 년 안에 이질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임. 하나의 통화가 국제적인 대외준비금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경제라는 조건 외에 다른 조건들이 필요함. 달러의힘은 사실상 미국이 지리, 전략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특별한 위상에서 비롯된 것임. 이 부분에서 유로와 유로존은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지 않음. 미국을 대체하려는 계획을 추진한다손 치더라도 그에 필요한 수단이 없음. 또한 유로존이 현재의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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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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